#4. 미신
니콜라스는 기나긴 악몽 속을 헤매다가 간신히 눈을 떴다. 몇 시인지 확인할 필요도 없는 시대가 시작된 지도 벌써 일주일째였으나, 그는 습관적으로 알람 시계가 있던 곳을 노려보았다. 니콜라스 본인의 손으로 직접 시계를 박살 내 버렸기 때문에 시계가 있던 자리는 휑했다.
힘없는 중년 남성은 그 뒤로 아들들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더 나올 것도 없을 만큼 정액을 쥐어짜였다는 사실만을 어렴풋이 기억할 뿐이었다. 둘 중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욕실에 밀어 넣고 깨끗하게 씻긴 뒤 눅눅한 이불로 몸을 감싸줬던 것 같았다. 그러지 않고서야 몸이 저절로 깨끗해질 리는 없었으니.
차츰 정신이 돌아오면서 무슨 꿈을 꿨는지 상기한 니콜라스는 숨을 죽이고 이불을 끌어안았다. 소름 끼치는 꿈이었다. 꿈속에서 로건과 더스틴이 사라져버렸다. 어디 멀리 떠나거나 하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눈앞에서 연기가 흩어지듯 자취도 남기지 않고 홀연히 사라졌다.
놀란 니콜라스가 아이들을 어떻게든 불러 세우고 품에 안아보려 해도 헛된 짓이었다. 그렇게 꿈속에서 망연자실하게 혼자 남은 그를 맞이한 건 다름 아닌 괴물들이었다. 코딜리언의 것으로 추정되는 초록빛의 비늘 돋은 손이 팔과 다리를 붙잡아왔다. 니콜라스는 두렵지만 사라졌던 아이들이 돌아온 것이라 여기고 떨리는 목소리로 두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들었다.
바로 그 순간, 금빛으로 번쩍이는 파충류의 눈과 마주쳤다. 사람의 얼굴이 달려있어야 할 곳에 괴물의 얼굴이 있었다. 괴물들의 얼굴을 확인하는 찰나에 니콜라스는 흠뻑 젖은 채 악몽에서 깨어났다.
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묘사하라고 하면 설명하기 난감할 정도로 두루뭉술한 이미지만 남아 있었다. 희뿌연 기억 저 너머로 단지 그 얼굴이 사람보다는 일그러진 형태의 괴생명체 쪽에 더 가까웠다고 기억하는 게 다였다. 그마저도 잠에서 깨어나고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희미하게 변해갔다.
“으….”
타는 듯한 갈증을 느낀 니콜라스는 뭉그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 전체에 쓰라림이 느껴졌다. 퉁퉁 부은 양쪽 젖꼭지는 말할 것도 없었고, 어깨와 팔뚝, 심지어 허벅지 안쪽에도 잇자국이 남아 있었다. 몸을 움직여 침대 밖으로 발을 내딛자, 아랫구멍에서도 화끈거리는 감각이 올라왔다.
온몸을 혹사당한 흔적을 무시하며 문을 연 니콜라스는 주방으로 향했다. 로건이 젖은 옷가지를 좁은 베란다에 널고 있었다. 이제야 그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난 모양이었다.
‘그럼 뭐 하겠어.’
모처럼 만의 화창한 날씨였건만,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세상에는 종말이 찾아왔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종말과 함께 무너진 도덕규범 안에서 음탕하고 배덕한 짓을 저질러버렸다. 이제 아들 앞에서 정사의 흔적이 역력한 헐벗은 몸을 내보인다고 해서 부끄럽지조차 않거늘, 맑은 날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비관에 빠진 니콜라스는 첫째 아들을 무시하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안에 물이 들어있긴 했으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지 며칠 째라 미지근한 물이었다.
컵에 물을 따르는 순간까지도 약간 몽롱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하도 소리를 질러 칼칼해진 목구멍에 물이 닿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올라왔다. 정신을 차린 니콜라스는 죄를 지은 사람처럼 베란다에서 제 할 일을 하는 아들을 곁눈질했다.
혹시라도 아들이 탐욕스러운 눈빛을 감추지 않고 물 마시는 모습을 훔쳐보고 있을까 봐 불현듯 겁이 난 탓이었다.
다행히 로건은 빨래 너는 일에 열중해서 주방에 있는 아버지에게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속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두 아들이 없어지는 악몽까지 꿀 정도로 아이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렸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아들과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있었다.
여전히 아들을 가족으로서 사랑했다. 그러나 그건 딱 부자 관계일 때의 이야기였다. 아들이 자신을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그 눈빛만큼은 견디기 힘들었다.
“일어나셨어요?”
빨래를 다 널고 안으로 들어온 로건이 천연덕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제야 니콜라스는 아들을 바로 보았다. 우중충한 날씨 때문에 항상 집 안이 어두침침해서 몰랐는데, 아들은 인상이 상당히 달라져 있었다. 순박한 청년의 얼굴은 간데없고 어딘가 날카로움이 깃든 눈빛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꿈에서 본 추한 괴물의 얼굴과는 느낌이 달랐다. 오히려 잘생긴 편에 속했다. 분명 로건의 얼굴은 사람의 미의식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었음에도, 눈매와 입가가 선명해 날렵한 인상을 주었다.
흔히 늑대나 독수리를 볼 때 잘생겼다고 느끼는 감상을 바로 큰아들에게서 느끼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성적인 관계를 나눈 아들에게 호감을 느꼈다는 사실이 거북하기도 했지만, 아들을 보면서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을 볼 때와 유사한 감상을 느낀 것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데 한몫했다.
아버지가 대답이 없자 로건은 소파에 앉아 그를 응시했다. 아들을 따라 앉아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느꼈지만 니콜라스는 꿋꿋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들과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감조차 안 왔다. 이렇게 평화로운 상태로 마주 보고 있는 게 너무 오래간만이라 낯설었다.
“이야기할 준비가 된 거니?”
가장으로서의 체면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니콜라스는 최대한 침착하게, 로건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를 시도하려 들었다. 로건 역시 온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준비됐어요.”
함부로 달려들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합의를 얻어내고서야 니콜라스는 아들의 옆에 앉을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앉지는 않고 한 칸 떨어져 앉았지만, 어쨌든 지금으로서 허용할 수 있는 최대한 가까운 거리였다. 오히려 로건 쪽에서 아버지와 너무 가까이 붙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듯 몸을 뒤로 빼며 거리를 약간 더 벌렸다.
“더스틴은 어디로 갔지?”
“걔는 먹이를 구하러 나갔어요. 얼마 안 됐는데.”
“그렇구나.”
니콜라스는 조심스럽게 작은아들의 안부부터 물었다. 사실 물어보고 싶은 게 한도 끝도 없었지만, 뭐부터 질문해야 할지 난감한 상태였다. 그렇게 감정 섞인 질문들을 쏟아내다 보면 결국 할 말 못 할 말 가리지 않고 아들에게 퍼붓게 될 거란 걸 뻔히 알아, 니콜라스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려고 애썼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별로 괜찮지 않은 것 같구나.”
“저런.”
로건이 짧게 혀를 찼다. 잘생겼지만 매서운 그의 얼굴에 실금 같은 주름이 잡혔다. 로건은 아버지의 컨디션을 최악으로 만든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대신, 그가 날고기를 먹을 수 있을지, 가스가 끊긴 상황에서 어떻게 불을 피워 조리해야 할지 따위를 생각하는 중이었다.
공감보다는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생각하는 게 우선시되었다. 한 번 페로몬에 취해 코딜리언 수컷으로서의 변이가 가속화된 이상, 코딜리언처럼 사고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로건이 가장 먼저 망각하기 시작한 건 아버지에 대한 동정심이었다. 인간이었을 때 말하던 버릇대로 유감을 표했지만 실은 전혀 유감스럽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게 도대체 다 무슨 말인 거니. 너희가 나한테 한 짓은….”
“아버지.”
로건의 차분한 말을 듣자 울컥한 니콜라스의 언성이 높아졌다. 로건은 감정적으로 대응하려는 아버지의 말을 자르고 말없이 그를 응시했다. 순간적으로 아들의 눈빛에 압도당하는 듯한 착각이 들어 니콜라스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조용해졌다.
“이해할 수 없겠죠. 알아요. 아버지는 우리와 같은 변이체가 아니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렇게밖에 할 수가 없는 걸…. 정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세계는 코딜리언들에게 침공당했고 그들이 알을 요구한다’라는 단순한 사실을 아버지에게 전파한다고 해서 이 갈등이 해소될 리 없었다. 절반만 변이한 아들도 괴물 보듯 하는데, 아버지가 진짜 코딜리언을 보고 우호적으로 반응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버지에게 듣기 좋은 거짓말을 해야 하는가? 그런 식으로 얻어낸 동의는 얼마 못 갈 거란 걸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침공 이후 집에 들어온 니콜라스가 겁에 질려 도망가야 한다고 소리치던 모습이 떠올랐다. 로건은 당시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며 건조한 목소리로 니콜라스에게 물었다.
“코딜리언을 만났나요?”
“만났지…. 아니, 실제로 만난 건 아니지만. 봤어.”
“세계는 침공됐어요.”
“그건 나도 알아, 로지.”
“우리는 힘이 없어요. 그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야 해요.”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구나. 그 괴물들이… 놈들이 아버지를 겁탈하라고 하든?”
무미건조한 아들의 말투에 니콜라스가 기가 찬다는 듯 응대했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변이 이후 유독 눈 깜빡임이 적어진 로건은 아버지를 빤히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주 단정적인 아들의 대답에 니콜라스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놈들이 아버지를 찢어발기라고 하면 그렇게 할 거냐는 반문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간신히 삼키고 대신 한숨과도 같은 탄식을 내뱉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아버지.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죽어요. 이렇게 살아서 뭐에 쓰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버지를 잃고 싶지 않아요.”
이 말만큼은 진심이었다. 동생과 합의해서 이런 짓까지 벌이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이 세계에서 멀쩡히 살아남길 바라서. 그게 전부였다.
“지금 바깥에는 우리 같은 변이체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아시잖아요. 아버지가 힘으로 우리를 포함한 변이체들을 당해낼 수 없다는 걸…. 우리가 꼴도 보기 싫은 거? 다 이해해요. 그렇지만, 아버지. 우리를 떠나는 건 안전하지 못한 일이란 걸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로건은 온건한 목소리로 상대방에게 겁을 주는 내용을 말했다. 인간 로건은 하지 않았을 법한 말이었다. 그가 조금씩 코딜리언처럼 사고방식이 변해간다는 증거였다. 로건은 무의식적으로 변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은 아버지를 약한 존재로만 치부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나약한 아버지, 인간에 가까운 아버지를 마땅히 통제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래, 네 말대로 바깥에 괴물이 우글거린다고 치자. 결론적으론 그게 너희가 나한테…. 그런 짓을 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냐 이 말이야. 아무리 괴물 우두머리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다지만. 설마…. 너희가 나를 지켜주는 대가로 추잡한 짓을 참아주길 원하는 거니.”
니콜라스의 목소리가 점점 가늘어졌다. 아마도 목이 메는 듯했다. 어느새인가 고개를 돌린 채 아들을 쳐다보지 않으려 하는 중년 남성의 모습은 애처로워 보였다. 부디 두 아들이 그렇게 사악한 이유로 자신을 범하고, 밖은 위험하다고 설파하는 게 아니길 바라는 목소리에는 희망이 전혀 깃들어 있지 않았다.
“그건 아녜요.”
로건이 또다시 단호히 대답했다. 아버지가 슬퍼하건, 안도하건, 그는 오로지 진실만을 말했다.
“코딜리언들이 원하는 건 알이에요. 우리의 알이요. 그리고 우리 중 알을 낳을 수 있는 건 아마도 아버지뿐일 테고. 알을 낳길 원하는 다른 변이체들도 아버지를 원할 테고요.”
“알이라니. 내가? 그런 걸 할 수 있을 리가.”
니콜라스가 말하다 말고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어쩐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순간적으로 몸 전체에 스친 탓이었다. 아이들의 체취를 맡으면서 무언가 두근거리고 떨리는 감각을 분명히 느꼈었다. 그 비정상적인 성적 흥분과 이 사태가 관련 있을 거라 생각하니 허탈해지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차라리 다른 누군가가 알을 낳아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지금의 아들들이 하는 것처럼 그 누군가를 범하는 입장이었다면 덜 괴로웠을까?
속으로 생각해보던 니콜라스는 곧 그렇지 않을 거라고 결론지었다. 어찌 됐든 범하는 입장이 된다는 것은 곧 괴물이 되는 걸 의미했다. 변해버린 손과 발, 그리고 심지어 성기까지. 쉭쉭거리는 바람 섞인 목소리를 내는 아들 본인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생각하자 눈가가 뜨끈해졌다.
“로지. 다 양보해서 너희들 말대로 해준다고 치자, 그럼. 그렇게만 한다면…. 너희들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니?”
“그건….”
아들에게 질문하는 아버지의 목소리에는 물기가 어려 있었다.
니콜라스는 지극히 위태로워 보였다. 툭 건드리면 순식간에 모래 먼지처럼 바스러질 듯 심약한 모습이었다.
거짓말을 하는 게 이득일까? 아니면 사실대로 말하는 게 나을까.
사실대로 말하자면 니콜라스의 질문에 대한 답은 로건 본인도 알지 못했다. 단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대답하기에는 아직 로건도 코딜리언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변이는 비가역적인 반응이었다. 놈들이 분명 도태란 말을 하지 않았는가. 변이를 끝마치지 못한 개체에게는 죽음뿐이었다. 아버지가 그토록 원하는 인간 아들은 이 세계에서 더는 살아남을 수 없음을 확실히 못 박아야만 했다. 그러나 모질게 진실만을 말하기에는 인간이었던 아들을 그리워하는 중년 남성의 얼굴이 너무도 깊은 슬픔으로 젖어 있었다.
“글쎄요….”
로건은 말끝을 흐렸다. 그가 만일 진짜 코딜리언이었다면 나약한 인간의 환상을 처참히 깨부쉈을 테지만, 로건에게는 아직 티끌만 하게나마 인간의 마음이 존재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하기 나름이겠죠.”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을 내놓는 게 최선이었다. 아버지가 협조적으로 구는 건 좋았어도, 없는 사실을 꾸며내어 속이고 싶지는 않았다.
거의 불확실함을 가리키면서도 약간이나마 가능성이 있다는 듯한 어투. 인간의 언어에 비하면 고저가 매우 적은 로건의 목소리는 기계음처럼 들렸다. 아들의 말에서 아무런 죄책감도, 고뇌의 흔적도 읽지 못한 니콜라스는 작은 희망의 불씨라도 꺼뜨리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아빠가 꿈을 꿨어…. 너희들이 사라지는 꿈을 말이야. 다시는 사람 말도 못 하게 되고.”
여전히 니콜라스의 목소리는 떨렸다. 아들들이 원하는 게 교미인 걸 뻔히 알면서도 자꾸만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약한 가능성을 두고 저울질을 하게 되었다.
방금도 무의식적으로 아들과의 관계를 ‘교미’라는 단어로 규정한 자신에게 소름이 돋아 니콜라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댔다.
아니야, 로건은, 큰애는 괴물이 아니야.
로건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도 혼자 괴로워하며 몸을 떠는 니콜라스는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이 불쌍한 중년은 어떤 질문에 관해 모호한 답변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인간적인 특징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에게 있어 아들의 인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는 말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이미 아들의 얼굴은 인간성을 잃었고, 그가 하는 행동 역시 인간성을 잃었으니 남은 건 목소리뿐이었다. 어떤 것이 진짜 아들의 인간성을 반영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니콜라스는 본인이 알던 아들의 흔적을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온 힘을 다했다.
“그건 꿈일 뿐이에요.”
“그렇지? 역시, 역시 꿈이니까….”
별것 아니라는 투로 아무런 공감조차 해주지 못하는 아들의 말에도 니콜라스는 큰 위안을 받았다. 아직 로건이 공감하는 능력을 잃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기에 할 수 있는 반응이었다.
다시 예전만큼 사람다운 모습으로 돌아오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계속해서 사람처럼 대해주고 말을 걸어주면 악화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미신적인 발상이냐고 누군가 딴지를 걸면 할 말이 없겠지만, 니콜라스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부채감에 시달렸다.
불안정한 정신에 비합리적인 믿음이 깃들었다. 니콜라스는 저도 모르게 더스틴과 로건을 단둘만 있도록 방치하면 그들이 내면의 야성에 잡아먹혀 완전히 괴물이 되어버릴 거라고 믿기 시작했다. 둘이서 본인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소통하고 계획을 주고받는 것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크나큰 공포를 느낀 것이다.
그러니, 좋든 싫든 두 아이가 괴물이 되지 않게 하려면 아직 인간에 가까운 본인이 더 노력해야 했다. 니콜라스는 이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이 남아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야만 했다.
“그 알이란 건, 어떻게 만들 수 있지…?”
알이란 게 번식 행위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란 사실을 몰라서 물어보는 질문이 아니었다. 니콜라스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아들에게 묻고 있었다.
“정확히 어떻게 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몸이 어떻게 하라고 시키고 있다는 걸요.”
“그건….”
로건의 대답을 들은 니콜라스는 부정하는 대신 고개를 수그렸다. 끌림을 느낀 것을 부정하기에는, 지난밤 두 아들도, 그리고 자신도 취한 사람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고 오로지 본능이 이끄는 대로만 행동했었다.
“우선 생존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아버지가 정 그렇게 원치 않는다면 더스랑 이야기해서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긴 해요.”
로건의 동공이 좁아졌다. 파충류의 형태로 변한 아들의 눈동자는 무언가 속이려는 것 같진 않았지만, 인간이 읽기에는 너무도 낯선 눈동자였다.
로건도 내심 둘이서 한 명을 차지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하고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다른 방법이 없고, 아버지를 지키는 최적의 방법이니 잠시 동생과 타협하고 있다지만. 앞으로 영영 이러고 살 거라고 생각하니 어딘가 막막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만일 안정적으로 기틀을 잡는 데 성공한다면 둘 중 하나는 새로운 변이체를 찾아 떠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이유였다.
“안전히 정착하고 밖이 좀 진정되면…. 우리 중 누군가는 새로운 번식체를 찾아 떠날 수도 있겠죠.”
“…….”
아들이 페로몬에 취해 이성을 잃고 날뛰는 것도 아닌데 그 말이 왜 그렇게 낯설고도 불편하게 느껴지는지 몰랐다. 니콜라스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인상을 쓴 채 아들을 바라보았다.
더스틴과 로건 둘 다 상대하는 건 확실히 육체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세계에서 아들이 분가한다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적어도 니콜라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둘 중 누가 될지는 몰라도, 괴물 암컷을 신부로 맞이한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건 조금 나중에 생각해봐도 될 것 같은데.”
“그래요, 당장은 있기 어려운 일이죠. 만약에요, 만약에. 잘 정착하면.”
씁쓸하게 말하는 니콜라스에게 로건은 깔끔히 대답했다. 왜인지 설명하지는 않아도 니콜라스가 그 방법을 썩 내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읽은 탓이었다.
무표정한 로건과 달리 니콜라스의 얼굴은 어두웠다. 언젠가 둘 다 제 짝을 찾아 장가보낼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때가 있었으나, 지금은 아니었다. 아들에게 대놓고 그건 썩 좋은 방법 같지 않다며 반대하진 못해도 니콜라스는 속으로 로건의 말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심사가 뒤틀렸다.
잘못된 음식을 먹거나 빈속으로 버스를 탔을 때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특히 아랫배 쪽에서 불쾌한 감각이 연달아 느껴졌다.
유약한 중년 남성은 본인의 눈빛도 한창 욕정하는 두 변이체 아들처럼 탐욕스럽게 질투로 번들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 번 몸을 섞은 이상, 무의식은 두 수컷 변이체를 잠재적인 파트너로 상정하고 있었다. 두 아들 모두가 떠나간다고 말한 게 아니었는데도 니콜라스는 욕심을 내고 있었다.
본인이 둘 다를 원하는 중이며, 다소 집착적으로, 그리고 강박적으로 굴고 있다는 것을 평범한 아버지의 걱정으로 치부하려 들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솟아난 음험한 욕망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품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알을 품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 코딜리언 암컷이 수컷에게 품을 수 있는 성애에 가까운 욕망이었다.
아들들에 비하면 눈에 띄도록 크게 변이한 구석이 없어 니콜라스는 본인을 아직 인간으로 여겼다. 옅게 노란빛으로 물들어가는 녹색 빛 눈동자를 제외한다면 외적으로는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이 그런 사고를 굳히는 데 한몫했다. 물론 그것은 진실이 아니었다. 두 아들과 마찬가지로 니콜라스 역시 번식체로 변이하고 있었다.
무지한 번식체는 스스로가 육체적으로 아들을 갈망하고 있으며, 아들의 잠재적 파트너를 견제한다는 사실을 부성애에서 비롯된 걱정으로 덮어버렸다. 니콜라스는 본인의 욕망을 직시하지 못한 채 잘못된 곳에서 불쾌함의 원인을 찾는 중이었다. 진실에 대한 부정은 그를 한층 더 혼란스럽고 기분 나쁘게 만들었다.
“뭐라도 드실래요? 아니면….”
로건이 말꼬리를 흐리며 아버지에게 조금 가까이 붙어 앉았다. 더 대화할 거리도 없었고, 아버지도 어느 정도 현실에 타협했다고 판단한 끝에 한 행동이었다. 실은, 아까부터 아버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야릇한 냄새를 참기 힘들었다.
아들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거리가 좁혀지자, 니콜라스 또한 그의 몸에서 올라오는 기분 좋은 체취와 유혹적인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아들의 피부 표면은 꽤 미적지근했지만, 그래도 몸을 섞으면 참을 수 없는 열감에 휩싸이곤 했다. 직전까지 불쾌하게 싸한 느낌이 들었던 아랫배에서 슬금슬금 열기가 지펴져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니콜라스는 마른침을 삼키면서 아들을 바라보았다.
손 한 뼘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바로 로건의 얼굴이 있었다.
여전히 이런 관계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제까지 로건과 나눴던 대화들 때문에 몸을 뒤로 뺄 수가 없었다. 하자는 대로 협조해주기로 단단히 약조한 것도 아니면서. 아들을 방치하거나 놓아두면 그가 그대로 괴물이 될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니콜라스는 로건이 유혹해오는 것을 떨쳐내지 못했다.
혼돈의 한 중심에 서게 된 번식체는 찰나의 순간 동안 로건을 밀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밀어낸다 한들 아들이 하고자 하면, 억지로 밀어붙인다면 꼼짝없이 당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어쩌면 선택지가 없는 상태에서 아들에게 힘없이 범해진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머뭇거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강제로 일어나는 일이라기에는, 자꾸만 아랫배가 저렸다.
어젯밤 구멍을 파고들던 그 육체의 감각이 서서히 되살아나면서, 비어있는 구멍을 자꾸만 움찔거리게 되었다.
어차피 둘 다 의복도 걸치지 않고 헐벗은 채로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저 몸을 겹치기만 하면 아찔한 쾌락을 맛볼 수 있을 만한 상황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로건의 뒤로 그가 밖에 널어둔 빨래가 바람을 타고 펄럭거리는 게 보였다.
입을 사람도 없는데 아들이 어째서 빨래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원래 그의 일상이었으니 습관처럼 그렇게 행동한 걸 수도 있었고, 아니면 오래간만에 날이 너무 좋아서 기회를 틈타 밀린 집안일을 해치우고 싶은 욕구가 들끓었을 수도 있었다.
그래도 빨래를 한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였다. 아들이 아직은 사람답게 행동할 줄 안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제정신이 남아있는 아들인데. 본능에 굴복하고 행위에 어울려 주면 아이를 더 사악한 짐승으로 만드는 건 아닐까? 아니면 그나마 온전히 정신을 유지하게 해주는 행위인 걸까.
불안과 합리화가 니콜라스의 속에서 끊임없이 맞부딪쳤다. 판단을 유보하기에는 너무 짧은 순간이었으며,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결론짓기도 전에 아들의 체취가 훅, 치고 올라왔다.
니콜라스는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더는 옷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점점 가까이 다가온 아들에게 신경을 집중했다. 사소한 것들 따위를 신경 쓰기에는, 이 페로몬 덩어리가 너무 가까웠다.
로건은 아버지가 피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점차 몸을 그쪽으로 기울였다. 조심스럽게 양손으로 그의 어깨를 그러쥐자 손바닥에 인간의 체온이 퍼져 나갔다. 뜨끈한 피부가 참 마음에 들었다.
비가 내리는 동안은 몰랐는데, 햇볕을 쬐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밝은 햇빛을 그리워하고 있었음은 물론, 반쯤은 정온 동물에서 이탈하게 된 몸의 대사가 열원을 원했다. 변이체들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볕 밑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열기로 충만한 존재와 몸을 섞어야 했다.
손바닥으로 따뜻하게 전해져오는 아버지의 온기가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로건은 니콜라스가 겁먹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입술을 쇄골 위에 대고 온기를 만끽했다.
니콜라스는 불안해하면서도 기분 좋게 적당한 압박감으로 몸을 주물러오는 손길을 떨쳐내지 못했다. 괴물처럼 욕구의 노예가 되어 달려들지 않는 아들에게 안도했으나, 어차피 이 행위의 종착역은 하나뿐이란 사실을 알았다.
로건은 아버지의 어깨부터 팔뚝까지 근육을 풀어주듯 주무르며 타고 내려왔다. 쇄골에서 내려온 입술이 향한 곳은 아직도 빨갛게 부어 있는 유두였다.
“로건….”
“싫어요?”
유두와 주변의 살을 입에 물고 빨아들이던 아들이 고개를 들고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싫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니콜라스는 대답하지 못하고 얼굴을 붉혔다. 밝은 아들의 눈동자 위로 겁먹은 중년의 얼굴이 비쳤다.
면도하지 않아 수염이 자란 데다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하도 울어서 눈가는 여전히 울긋불긋했고 눈 밑의 그늘도 깊었다. 지친 것처럼 보이는 얼굴은 어딘가 야릇한 색기가 묻어있어 퇴폐적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니콜라스 본인만 모르는 듯했다.
페로몬에 이끌린 로건은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입맛을 다셨다. 위태로워 보이는 중년의 얼굴을 보고도 묘한 정복욕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싫다고 해도 선택지가 없잖아.”
“그렇긴 하죠.”
니콜라스가 아들의 질문에 침울하게 대답했다. 개인의 도덕적 관념 때문이든, 처해있는 현실 탓이든, 아들과의 관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버지의 울적한 표정을 눈도 깜빡이지 않고 보고 있던 로건이 반대쪽 유두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말했다.
“그렇지만 이 일이 마음에 들게끔 노력 정돈 해볼 수 있어요.”
“읏… 로지, 이게 궁합의 문제가 아니란 건 너도 알지 않아?”
“궁합도 무시할 순 없잖아요. 저는 슬퍼하거나 불행해하는 얼굴을 보려고 이러는 게 아닌걸요.”
언뜻 들으면 지극히 아버지를 생각하는 말처럼 들렸지만 그 기저에 깔린 것은 암컷을 만족시키고 싶어하는 수컷의 욕망이었다. 로건은 얇은 혓바닥으로 니콜라스의 유두를 핥아 올렸다. 잘근잘근 씹고 싶은 마음은 뒤로하고, 자극을 받아 뻣뻣하게 도드라져 올라온 곳을 어르고 달래듯 공들여 혀로 더듬기도 했다.
유륜 주변에 동생의 이빨 자국이 아직도 선명히 남아 있었다. 그 자국만 보면 잇자국을 비롯한 모든 흔적을 뒤덮을 만큼 아버지의 몸을 물고 빨고 싶었다. 그러나 짐승처럼 굴었다간 겁 많은 인간이 우는소리를 할까 봐 코딜리언 청년은 끓어오르는 경쟁심을 꾹꾹 눌러 참았다.
어차피 더스틴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터였다. 지난번 같이 갔던 그 공터는 집에서 꽤 멀기도 하거니와, 가족이 먹을 만큼의 식량을 혼자서 가져오려면 제법 힘이 들기도 했다.
동생의 방해가 없는 지금이야말로 아버지를 사로잡을 기회였다. 더스틴이 힘으로 아버지를 지배하려 들었다면 로건은 특유의 온건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아… 으, 읏, 간지러워.”
“간지럽기만 해요?”
아들의 혀와 손가락을 피하려고 몸을 빼지는 않아도, 니콜라스는 수시로 고개를 이리저리 틀어대며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자꾸 미묘한 간질거림이 양쪽 가슴에서 저릿하게 올라왔다.
안 그래도 일을 전혀 하지 않는 상태에서 먹고 누워있기만 반복하니 몸이 붓는 느낌이 들었는데, 가슴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어깨를 비롯해 등과 허리가 결리는 느낌이었다. 살면서 가슴 근육이 결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니콜라스는 순간적으로 그런 곳도 결릴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곧 예민한 곳을 부드럽게 매만져주는 아들의 손에 의해 그런 의혹은 순식간에 와해되어 버렸다. 타액으로 푹 젖어 번들번들해진 곳을 집적거리던 손가락이 본격적으로 가슴을 그러쥐기 시작한 것이다.
니콜라스는 가슴에도 멍울이 잡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저 운동 부족, 혹은 갑작스러운 환경과 생활의 변화로 인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고만 느낄 뿐이었다. 아들이 제법 무게가 있는 묵직한 가슴을 받쳐 들고 이리저리 주무르자 찌릇거리는 아픔이 가슴 전체로 퍼져 나갔다.
“흐, 으, 아… 아파, 앗, 로지….”
“엄살도 부릴 줄 아셨어요? 풀어줘야 할 것 같아요. 고작 이 정도로 주무르는데 아프면 어떡해요.”
로건은 손에 별다른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도 아픔을 호소하는 아버지의 반응을 엄살쯤으로 일축했다. 세게 주무르는 게 아니라며, 아들이 비슷한 강도로 아버지의 허벅지 바깥쪽을 붙잡고 살살 주무르자 니콜라스는 다리를 무의식적으로 들썩였다.
“자꾸 도망가지 말고요. 익숙해지시는 게 좋아요.”
허벅지나 가슴이나. 어느 쪽이든 근육이 꽉 들어차서 만지기 좋았다. 거친 비늘이 돋은 코딜리언의 딱딱한 살과는 달리, 인간의 말랑거리는 살은 주무르기에 적합했다. 로건은 아버지의 양쪽 가슴을 손바닥으로 꾹 누른 채 위로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탄탄한 가슴 근육이 손길에 따라 몇 번이고 출렁거렸다. 긴장한 몸에 힘이 들어가면 즉각적으로 가슴 근육이 단단해졌다. 그럴 때마다 로건은 힘을 풀라는 듯 유두를 비벼 문질러주거나 겨드랑이 밑과 갈비뼈 부근을 간질이듯 더듬었다.
“아… 이, 이상해, 읏…! 으읏….”
“흥분하신 건 아니고요?”
로건은 반쯤 발기한 아버지의 성기를 지적했다. 페로몬을 내뿜고 있는 존재와 성적인 행동을 할 거라 예상하며 성적 긴장감을 느껴서인지, 그는 고작 가슴을 몇 번 만져준 것만으로도 성기를 세우고 있었다.
니콜라스는 아들의 말에 귀 끝까지 얼굴이 빨개져서 허둥지둥 손으로 밑을 가렸다. 다 벗은 몸이었기 때문에 그런다고 가려질 리가 없었지만, 수치심을 느낀 중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었다.
“섰잖아요. 가슴 만져주는 걸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아니야, 그런 게….”
“그럼 왜 세웠어요?”
“그게….”
아들에게 왜 이런 걸 변명하고 있어야 할까? 게다가 그 상냥했던 로건은 어째서 여전히 나긋한 말씨로 이런 음란한 추궁을 하고 있는 걸까. 니콜라스는 얼굴이 너무 화끈거리다 못해 따끔거린다고 느끼며 아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코딜리언이 된 로건은 이전보다 훨씬 이성적인 데다 어딘가 능청스러워진 구석이 있었다. 아들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마주한 니콜라스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몸 여기저기를 주물러오는 손길을 받아들였다.
헐벗은 채 엉성한 자세로 성기를 가리고 아들에게 몸이 더듬어지는 중년의 모습은 꼭 벌을 받는 것을 연상케 했다. 니콜라스는 경직된 자세를 취한 채 배 아래로 타고 내려가는 아들의 손을 보고만 있었다. 목울대부터 등허리까지 간헐적으로 꿈틀거리며, 말 그대로 아들의 행동을 견뎌내는 중이었다.
“제가 만지는 게 싫어요?”
로건이 손을 거두며 아버지에게 질문했다. 소리와 반응을 억누르고 있던 니콜라스는 호흡이 가빠진 채로 아들을 내려다보았다. 아들은 얼굴이 붉어지긴커녕, 흥분조차 안 한 것처럼 보였다. 시선이 의지와 관계없이 아들의 하반신으로 향했다. 그는 발기해 있지 않았다.
“괴물이라 닿는 것조차 끔찍하게 느끼시나요?”
니콜라스가 답이 없자 그의 아들이 재차 질문했다. 간사한 코딜리언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는 인간을 휘두를 줄 알았다. 죄책감을 자극하는 말이 아들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니콜라스는 펄쩍 뛰며 고개부터 내저었다.
“아냐…! 그런 게 아니라….”
“손이 닿기만 해도 움찔거리시잖아요. 꼭 억지로 제가 만지는 것처럼…. 저는 아버지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니까요.”
“알아, 아는데…. 이게 안다고 내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잖니.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 같아.”
“지금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거군요.”
로건이 씁쓸한 어투로 말했다. 아들의 반응을 보면 어떻게든 그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끌림을 느끼다가도 자꾸만 이성이 제동을 넣었다. 현실을 자각하면서 차갑게 식는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니콜라스는 덩달아 죄지은 것 같은 표정으로 아들을 보며 말했다.
“미안하구나….”
“어쩔 수 없죠. 아버지가 하고 싶은 기분이 들게끔 도와드리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긴 했으니까요.”
오로지 목적만을 위해 움직이는 순종 코딜리언과 변이체가 보이는 차이였다. 변이체 로건은 인간이었을 때의 습성대로 행복을 추구했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행복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생각한 그는 경직된 아버지의 손을 잡아끌었다.
“제가 만지는 것도 싫다 하시고… 아직 할 준비는 안 됐고. 그런데 가슴 만져주는 건 꽤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으니까요. 혼자서 주물러 보시겠어요?”
“뭐…?”
“아니면 제가 계속 주물러드리길 바라나요?”
니콜라스는 가슴께에 자신의 손이 닿자 깜짝 놀란 얼굴로 아들의 눈치를 살폈다. 잠깐 로건에게 주물러진 것뿐이었는데, 가슴에 닿는 인간의 체온이 유독 뜨겁게 느껴졌다. 코딜리언에 비하면 인간의 손은 한없이 뜨겁고 건조했다. 지금 혼자 만지는 것을 선택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가슴을 주무르겠다는 듯한 로건의 말에 니콜라스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아, 알아서 할게.”
내가 무슨 말을 해버린 거야, 하고 후회하기에는 이미 급박하게 내뱉어버린 뒤였다. ‘그냥 이런 짓 안 하는 건 안 되나.’ 따위의 생각을 하며 손을 움직이기를 머뭇거리고 있자 아들의 따가운 시선이 손등에 날아와서 박혔다. 하필이면 코딜리언은 눈을 거의 깜빡거리지 않아 마치 로건이 추궁하듯 쏘아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눈이었다.
“…….”
세로로 길게 찢어진 동공 근처의 자글거리는 홍채 무늬가 눈에 들어왔다.
묘하게 생긴 아들의 눈동자에 압박감을 느낀 니콜라스는 마른침을 삼키며 엉성하게 가슴을 그러쥔 손을 움직였다. 애써 침착하려고, 성기를 붙잡고서 자위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속으로 되새기며 손가락을 꿈틀거렸다. 가슴은 조금만 힘을 주어도 뻐근할 정도로 뭉쳐 있었다. 살짝만 힘을 주어 가슴 전체에 압박감을 전해도 입에서 저절로 아, 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으, 으윽….”
손으로 가슴을 주무르니 자연스럽게 가리고 있던 곳의 경계가 풀어지기 마련이었다. 로건은 발기한 아버지의 물건을 훔쳐보며 혀로 입술을 축였다. 이전까지 딱히 남성기에 페티쉬가 있던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성기를 빨아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달랐다.
지난밤 아버지의 성기 끝에서 떨어지던 체액이 얼마나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는지 잊을 수가 없었다. 갈망에 사로잡힌 로건은 아버지의 사타구니를 슬슬 손으로 더듬었다.
“로지… 알아서 하겠다고 했잖아.”
“아, 그랬죠…. 그게 몸을 건드리지 말라는 소리인지는 몰랐는데.”
로건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아버지의 경계를 풀고 구멍을 핥거나 성기를 빨아댈지 궁리하는 중이었다.
“하고 있으니까….”
기다리라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니콜라스는 가슴을 주물럭거리던 손을 바르르 떨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벌 바에야, 차라리 빨리 몸을 섞고 끝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기다리고 싶긴 한데, 역시 가슴을 만지는 것 정도로는 할 마음이 안 드시나 봐요. 차라리 제가 아래쪽을 만져드릴까요?”
니콜라스는 ‘그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니?’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으나, 로건의 손이 엉덩이를 움켜쥐고 슬금슬금 안쪽으로 들어오려 하는 바람에 숨을 삼켰다. 아래쪽을 만진다는 게 성기를 만진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 로건은 구멍 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아니야, 괜찮아!”
로건이 손가락으로 아래쪽을 더듬기 시작하자 몸에 잔뜩 힘을 준 채로 참고 있던 니콜라스가 숨을 토해내며 소리쳤다. 간밤에 로건이 구멍에 혀를 집어넣었던 것을 떠올린 그는 가슴을 만지고 있던 손까지 휘저어 가며 아들을 만류했다. 생각만 해도 소름 돋는 일이었다.
“여기도 혼자 하실 수 있겠어요? 부담될까 봐 권하지 않았던 건데 잘됐네요.”
미소인지 뭔지 모를 것을 얼굴에 띤 로건이 말했다. 애초에 살짝밖에 벌어지지 않은 아버지의 가랑이를 억지로 잡아 벌리고 추잡스럽게 그 사이로 고개를 파묻을 생각은 없었다. 기왕이면 아버지 쪽에서 스스로 벌려주길 원했다. 지금도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굴고 있는데, 조금만 더 구슬리고 암컷으로서의 본능을 자극하면 머지않아 니콜라스가 타협적으로 나올 거라 기대했다.
“뭐, 뭐…?”
“어제 보니까 넣을 때 많이 힘들어하시던 것 같아서요.”
로건은 평이한 어조로 말하며 니콜라스의 한쪽 다리를 잡아 소파 위에 올리게끔 했다. 저항할 의지가 거의 없는 사내에게 이런저런 자세를 취하게 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버지의 다리 사이로 성기와 선홍빛 구멍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로건은 그곳을 핥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아버지를 길들이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력을 끌어모았다.
“넣으려면 역시 잘 들어가게끔 넓히는 게 좋지 않겠어요.”
아들이 손을 잡아다 구멍 앞에 갖다 대자 니콜라스는 그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깨달았다. 아들은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가슴과 구멍을 스스로 애무하길 바라고 있었다. 한 번 달아오른 얼굴이 잠잠해질 틈도 주지 않고 로건은 계속해서 낯부끄러운 짓을 하기를 요구해댔다.
아무런 생각도,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니콜라스는 일어나서 물을 그렇게 마셔댔는데도 목을 축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입안부터 목구멍까지 너무도 건조했다.
“로지….”
애처롭게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건 로건의 마음에 불을 붙이는 행위일 뿐이었다. 아버지의 간절한 부름을 들은 로건은 씩 웃어 보이며 말했다.
“빨리요.”
“으….”
아들이 말한 건 고작 한 단어였으나 아버지를 흔들어 놓기 충분했다.
‘아빠! 빨리요, 빨리!’
아이가 어릴 적, 언젠가 함께 달리기 시합을 했을 때 저만치 앞으로 달려가서 손을 휘휘 저으며 부르던 게 떠올랐다.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개구쟁이처럼 굴던 아들의 얼굴은 이제 없었다. 사나운 이빨을 드러낼 줄 아는 괴물과 반쯤 섞여버린 로건만 있을 뿐이었다.
순간적으로 어릴 적 아들의 모습과 지금 무릎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청년이 겹쳐 보이면서 니콜라스는 코끝이 찡해졌다. 로건이 더스틴의 얼굴에서 어릴 적 그를 봤던 것처럼, 니콜라스 역시 로건에게서 사랑하는 아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흐윽….”
날카로운 이빨과 휘어지는 눈의 얇은 동공을 보면서도 니콜라스는 아들의 요청대로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지근한 코딜리언의 것 대신 인간의 뜨거운 손가락이 애널의 점막을 건드렸다. 발기한 성기와 마찬가지로 은밀한 부위도 벌써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예민한 곳에 뜨거운 손가락이 닿자마자 불이 번지듯 아찔한 감각이 안으로 퍼져 나갔다. 손가락이 닿은 것만으로도 구멍은 움찔거리며 침입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읏….”
니콜라스는 조심스럽게 구멍에 중지를 넣어 보았다. ‘한낮부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따위의 생각이 들기도 전에 구멍은 기다렸다는 듯 손가락을 부드럽게 조여왔다. 남성과의 경험이 없었다 뿐이지,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는지는 알음알음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남자끼리 관계하려면 준비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여성의 몸과는 다르게 윤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미끈거리는 체액이 분비되는 애널에 손가락을 넣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변이의 증거였다. 손가락 두어 개쯤을 집어넣고 안에서 크게 휘저어도 별문제가 없을 만큼 유연한 구멍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이런 사소한 차이가 바로 변이의 증거이며, 본인도 코딜리언의 일종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둔감하게 반응했다.
정확히는, 이변을 감지해 놓고도 모른 척하는 것에 가까웠다. 일주일간 믿을 수 없는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났던가. 변해버린 아들이나, 침공당한 세계 따위에 비하면 뭐든 잘 집어삼키게 된 몸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 아아… 으윽….”
“잘하고 계세요.”
이미 거근에 익숙해진 구멍은 손가락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오히려 손가락의 열기로 헛헛함을 느낀 구멍은 줄기차게 손가락을 조여대며 더한 것을 내놓으라는 듯 호소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답답함을 느낀 니콜라스가 점차 다리를 벌리고 손가락을 더 집어넣는 건 시간문제였다. 굵직하고 투박하게 생긴 손가락에 투명한 체액이 잔뜩 묻어나오도록 안을 휘저어 봐도 말 못 할 답답함만 커져 갔다.
“로건, 언제까지… 이걸 해야 하는 거니.”
넣을 수 있는 손가락을 다 넣어도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가락은 아들의 것만큼 깊은 곳을 찔러주지도, 그렇다고 해서 두께감으로 몸을 충족시켜주지도 못했다. 니콜라스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소파 위에서 얼굴을 붉힌 채 다리를 활짝 벌리고 앉아 헐떡거렸다. 혹시 가슴 쪽을 만지면 조금 더 짜릿한 감각을 느낄 수 있을까 싶어 유두를 당겨 보기도 했지만 헛수고였다.
수치심과 도덕적 죄책감을 전부 내려놓을 수 있을 만큼 아래쪽의 호소는 강력했다. 로건을 보고 성적 긴장감을 느꼈을 때 아랫배가 당기던 그 감각이 한층 격렬해졌다. 다만 손으로는 그 당김과 주림을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좌절할 뿐이었다.
아버지의 애처로운 목소리를 들은 로건은 유하게 웃으며 확인차 질문했다.
“준비가 다 되신 건가요? 그럼 그만하셔도 돼요.”
몸의 준비뿐만 아니라 마음의 준비를 아우르는 말이었다. 여기서 수긍하고 손장난을 그만두면 아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했다. 니콜라스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쉽사리 대답을 내놓지 못한 채 입술을 잘근거렸다. 이미 못 보일 꼴 다 보여 놓고 뭘 그렇게 점잖은 척하냐고 질책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
“나… 나는….”
니콜라스의 미간 주름이 깊어졌다. 중년의 남성은 결국 처량한 목소리로 아들에게 죄를 고백하듯 말했다.
“준비가 다 된 것 같아….”
“그래요? 잘됐네요.”
로건은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니콜라스는 그런 아들의 미소를 불안한 눈빛으로 좇았다. 아들이 어제처럼 앞에서 들이박아 오는 걸까, 하고 생각했으나 로건은 좁은 소파에 천연덕스럽게 드러누웠다.
“올라와요.”
“내, 내가 위에서 하라고?”
“싫어요? 그럼 제가 뒤에서 해드릴까요? 어제 보니까 그쪽도 좋아하는 것 같긴 하던데….”
코딜리언 청년이 비늘 돋은 푸른 손으로 제 아랫배를 느릿하게 문질렀다. 아들은 그저 누워서 어서 올라오라는 듯 제 몸 위를 문질렀을 뿐인데, 니콜라스는 그 모습이 너무 음란하다고 생각했다. 뒤이어 후배위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인 걸 알아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괴물 같은 몸의 말단들만 보는 건 불안했다. 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얼굴이라도 보면서 하고 싶었다.
물론 얼굴을 보면서 하는 것과 아들 위에 올라타는 건 아주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니콜라스가 올라오지 못하고 시선을 피하자 로건은 배의 갈라진 틈을 한층 유혹적으로 문지르며 말했다.
“제가 멋대로 넣는 것보다는 아버지 쪽에서 조절해가면서 넣는 게 덜 아프고 덜 힘들 걸요.”
어딘가 거만하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아무렇게나 들이박고 싶은 욕구를 참아주고 있으니, 기회를 줄 때 올라오란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아들이 제안한 내용이 너무 충격적인 나머지 그의 얼굴에 스친 오만함을 읽지 못했다.
“어서요, 짐승처럼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배의 갈라진 틈에서 붉은 성기를 끄집어낸 로건이 말했다. 짧은 사이에도 변이가 진행되어, 이제는 더스틴과 마찬가지로 성기가 몸 안에 숨어들었다. 아버지와 체액을 교환할수록, 코딜리언의 본성에 굴복할수록 몸의 변화는 점점 빨라졌다. 로건은 체액으로 젖어 질척거리는 것을 손으로 훑으면서 아버지에게 어서 올라올 것을 종용했다.
“알았어, 하면 되잖아.”
니콜라스는 ‘짐승처럼’이라는 단어에 민감히 반응하며 아들의 몸을 짚고 그 위로 올라갔다. 짐승 같은 자세로 관계하기 싫기도 했지만, 그가 성기를 끄집어내면서 공기 중에 수컷의 페로몬이 강하게 퍼지자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탓도 있었다. 얼굴을 보고 하는 게 어디냐, 이런 체위는 오로지 사람만이 하는 거다, 라고 속으로 자기 자신을 설득하려 들며 아들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거만하지만 잘생긴 얼굴이었다. 녹색 눈동자일 때 느껴지던 선함과 순박함은 간데없고 어딘가 비열한 기색마저 느껴졌다. 동시에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니콜라스는 이것이 불쾌와 불안에서 기인한 것인지, 잘생긴 아들을 보고 마음속에서 솟아난 음심에 의한 것인지 확신치 못했다.
“혼자 넣기 힘들면 도와드릴게요.”
혼자 할 수 있어, 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니콜라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긴장한 탓에 땀이 배어 나와 축축해진 손으로 아들의 배 위를 짚고 올라앉아 있는 게 다였다. 밝은 낮에 아들의 성기를 가까이에서 보니 속이 더 울렁거렸다. 끝부분만 겨우 인간의 것과 유사할 뿐, 아들의 성기는 인간보다 훨씬 더 길고 곳곳에 가시처럼 울퉁불퉁한 돌기가 돋아나 있었다. 이런 형태의 성기는 이미 더스틴 때문에 익숙했고, 심지어 몸에 받아들이기까지 했지만 자의로 몸에 넣어 본 적은 없었다.
어찌 됐든 발기한 아들을 멀뚱히 보고만 있을 순 없어, 니콜라스는 로건의 미끈거리는 성기를 손으로 잡아챘다. 손이 제법 큰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들의 성기는 한 손에 다 쥐기 힘들 만큼 거대했다. 미지근한 배와 달리 성기는 몸 안에 있던 장기라 훨씬 뜨거웠다. 방금까지 몸속을 휘젓던 손가락보다 열기가 더 충만한 것처럼 느껴졌다.
니콜라스는 조심히 엉덩이를 들어 아들의 것 위로 구멍을 맞추었다. 축축한 애널 입구에 뜨겁고 미끄러운 것이 닿는 감각이 소름 끼쳤다.
“으, 으으….”
“잘하고 있어요. 힘들면 도와드릴 수 있는데.”
“해, 해볼게, 그러니까….”
제발 조용히 해달라고 하기에는, 사람 말을 해주는 아들을 막을 수 없었다.
이건 사람끼리만 할 수 있는 자세이고 아들은 지금 인간의 언어를 하고 있다. 로건은 사람이다. 괴물이 아니다.
니콜라스는 속으로 거의 주문을 외우듯 아들이 인간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성기를 끝부분부터 받아들였다. 손가락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굵은 게 입구를 느릿하게 벌리며 안으로 밀려 올라왔다.
“흡… 크, 하앗….”
안쪽 깊은 곳에서 간질거리는 감각이 퍼지자, 숨이 거칠게 터져 나왔다. 구멍은 기다렸다는 듯 페로몬을 잔뜩 내뿜고 있는 로건의 성기를 짓씹어댔다. 니콜라스가 어제보다 더 유혹적으로 성기를 조여오자 태연하게 아버지에게 이런저런 명령을 하던 로건이 살짝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뜨겁네요…. 아버지.”
로건이 딱히 음담패설을 한 것도 아니었고, 비아냥댄 것도 아니었다. 삽입하는 도중에 고작 아버지라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니콜라스는 순간적으로 손에 힘이 빠져 아들의 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크핫…!”
근육 붙은 거구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미끄러지면서 단박에 아들의 성기를 중간까지 집어삼켜 버린 여파였다. 여린 점막과 묵직한 것이 세게 마찰되는 느낌에 니콜라스의 눈이 커지고 입에서 거친 숨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무지막지한 것 위로 미끄러졌는데도 아직 다 들어가지 못하고 반쯤 꿰뚫려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몸 전체를 달궜던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등허리를 타고 싸한 감각이 올라왔다. 눈앞에 현기증이 이는 듯했다. 니콜라스는 어떻게든 수습해보려고 앓는 소리를 내며 허리를 들썩였다.
아버지가 괜히 땀으로 흠뻑 젖어 축축해진 손으로 가슴팍을 더듬어오자 로건은 눈을 깜빡였다. 지금이야말로 그에게 간섭할 때였다. 건실한 맏아들은 비늘이 빼곡히 들어찬 커다란 손으로 아버지의 양쪽 둔부를 움켜쥐었다.
근육이 꿈틀거리는 탄력 있는 엉덩이였다. 양손으로 아버지의 엉덩이를 꽉 그러쥔 로건이 말했다.
“역시 혼자 하게 두는 게 아니었어요.”
바들거리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버지를 돕는 게 아들의 할 일이었다. 로건은 니콜라스의 엉덩이를 잡고 그대로 힘을 실어 몸을 내리눌렀다. 그 바람에 두꺼운 살덩이를 제대로 집어삼키지 못한 채 움찔거리던 곳이 열리면서, 괴물의 성기가 끝까지 박혀 들어갔다.
“흐아아앗…!”
니콜라스는 부끄러운 것도 잊고 울부짖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아들의 몸 위로 늘어졌다. 아랫배가 팽팽히 펴지면서 박혀 들어온 것이 배 위로 자취를 드러냈다.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굽어진 채 펴질 줄을 모르는 손가락을 어떻게든 움직여보려 했으나 간헐적으로 달싹거리며 덜덜 떠는 게 전부였다.
“진짜 좁네요…. 움직일 수 있겠어요?”
“으흐, 하아… 하….”
질척한 내부에 성기를 다 집어넣는 순간 녹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로건은 침착하게 숨을 골랐다. 니콜라스의 허리를 강제로 붙잡아 입구가 짓무를 때까지 쳐올리기보다는, 그가 삽입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편이 나았다. 맞붙은 아버지의 뱃가죽 아래로 본인의 성기가 느껴졌다. 목소리는 침착하게 내도, 눈빛에 희열이 감도는 것까지는 감출 수 없었다.
니콜라스는 흐느끼는 듯한 소리를 내며 눈에 보일 만큼 심하게 몸을 떨었다. 움직일 수 있겠냐는 아들의 질문에 대답하지도 못하고 씨근덕거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시간이 지나고 배 속에 들이닥친 열기가 조금씩 가라앉고 나서야 간신히 아들의 서늘한 가슴팍에서 고개를 들 수 있었다. 자잘한 푸른 비늘이 돋은 아들의 단단한 가슴은 온통 니콜라스가 흘린 땀과 눈물로 젖어 있었다.
“힘들면 잠깐 이러고 있어요.”
로건이 니콜라스의 등판을 쓸어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몸을 웅크린 채 타액도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벌벌 떠는 아버지가 한없이 작아 보였다.
비록 높은 사회 기여도를 가지고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건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존경스러운 가장이었다. 매일같이 고된 일을 하고 있음에도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았고, 오히려 모든 것을 책임지는 걸 아주 당연히 여기기까지 했다. 로건은 그런 아버지를 사랑했다. 세월이 흘러 그보다 키가 훨씬 커졌어도, 아버지의 등은 좁아지지 않고 여전히 듬직해 보인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아버지가 고작 살덩이에 꿰뚫려서 우는 소리를 내며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건은 고개를 들어 가슴팍 위로 엎어진 아버지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옅은 갈색빛의 곱슬머리가 땀으로 얼룩져 헝클어진 모습이 바로 보였다.
지금 이 떨리는 기분은 그토록 강했던 아버지가 무너져 내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일까? 아니면 강인한 사내를 함락시키고 마침내 몸을 벌려 받아들이게 한 것에 대한 성취감일까.
둘 다일 수도, 어쩌면 둘 다 아닐 수도 있었다. 니콜라스가 죄책감을 느끼고 고민하는 것만큼이나 로건 역시 아버지를 보며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로건에게 있어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마지않는 존재라는 점이었다.
“잘 참았어요. 이제 곧 기분 좋아질 거니까….”
“힘들어….”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것을 그대로 소리 내어 흘리는 아버지를 보며 로건이 은근히 미소 지었다. 전혀 힘든 내색을 안 하던 사내가 사실대로 그 감정을 토로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마치 아버지의 신임을 얻고 그가 내면 깊은 곳까지 공유해준 듯한 착각이 들었다.
설령 이 충만감이 착각이면 어떻겠는가. 아버지와 아주 약간의 틈조차 남기지 않고 몸끼리 꽉 맞물린 상태인데.
로건의 은근한 미소는 곧 비틀린 웃음이 되었다. 후끈, 열기가 올라오는 둔부를 손에 쥐고 살살 쓰다듬던 로건의 손이 점점 위로 타고 올라왔다. 니콜라스의 탄탄한 허리를 붙잡은 괴물의 손은 근육질의 몸을 위로 쉽게 들어 올렸다. 인간일 때의 근력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괴물이 된 뒤로 아버지의 몸을 들어 올리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흣…!”
“도와드릴게요.”
로건은 아래로 몸을 끌어당겨 처박는 대신 천천히 다시 삽입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조절해가며 아버지의 몸을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 그러기를 두세 차례 반복하자 잔뜩 긴장해 있던 몸이 차츰 풀려가는 게 손아귀 안에서 느껴졌다.
“하아… 하, 윽, 응….”
밭은 숨을 연달아 내쉬던 니콜라스는 아직도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아들의 손에 붙들려 있었다. 괴물의 성기가 내부를 확장시키고 성감대를 짓누르며 안으로 밀려들어 올 때마다 현기증이 일었다.
“아… 아윽…. 흐, 아, 이상해, 로지… 아…!”
어지럼증과 함께 몸의 중심을 타고 야릇한 성감이 함께 퍼져 나갔다. 힘이 빠져있던 사지를 다시 뻣뻣하게 만드는 감각이었다. 거부하기엔 너무도 중독적인 감각이기도 했다. 니콜라스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무의식적으로 쾌락을 쫓아 허리를 들썩거렸다.
“이제 혼자 움직이실 수 있겠어요?”
아버지의 허리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로건이 물었다. 몸 위에서 천천히 허리를 흔드는 법을 친히 아버지에게 가르치는 중이었다. 니콜라스는 아들이 여린 속살을 파고들 때마다 잔뜩 느끼는 듯한 야한 얼굴을 가리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내비쳤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아버지의 일그러진 얼굴과 풍만한 가슴, 그리고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몸은 최고였다. 육중한 몸을 가진 근육질의 사내에게 이렇게 욕정할 날이 올 거라 예상조차 못 했지만, 니콜라스는 정말 음란해 보였다.
“그런 것… 아…!”
혼자 움직일 수 있겠냐는 말에 허리를 꼿꼿하게 펴던 니콜라스가 신음했다. 아들의 것은 정말이지, 부담스러울 만큼 컸다. 조금만 몸을 비틀거나 심지어 숨을 들이켜도 곧바로 배 속이 무자비하게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거칠어진 숨을 어떻게든 다듬어 보려고 심호흡을 하면 오히려 저린 감각이 전신에 퍼지면서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쫙 돋았다. 양 허벅지 안쪽의 깊게 파인 근육의 결이나, 열이 잘 잡힌 복근이 쉬지 않고 숨결에 맞춰 꿈틀거렸다.
아들은 참을성 있게 니콜라스를 기다려 주었고, 니콜라스 역시 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조금씩 몸을 움직여 보았다. 오싹한 성감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아들의 성기에 익숙해질수록 몸을 움직이는 게 편해졌지만, 동시에 움직임이 커질수록 쾌감도 더욱 커져만 갔다.
“핫… 으, 아… 하아, 윽, 으응….”
로건은 니콜라스가 허리를 들어 올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다시 아버지가 몸을 스스로 내려 그토록 거부하던 아들의 것을 집어삼킬 수 있도록 유도했다. 얼마나 성기를 삽입하고 뱉어내길 반복했는지 셀 수 없을 때쯤이 되자, 니콜라스는 제법 몸을 유연하게 놀리는 법을 터득했다. 이제 그는 아들이 허리를 잡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위에서 몸을 가눌 정도는 되었다.
“허리를 이렇게 앞뒤로도 움직여 봐요. 위아래도 좋지만.”
“아, 으으으… 헉, 읏…!”
“그래, 거기가 좋은가 봐요.”
로건은 아버지의 양쪽 엉덩이를 붙잡고 주물럭거리며 그가 여러 방향으로 허리를 움직이도록 지시했다. 니콜라스는 후들거리면서도 아들이 하라는 대로 몸을 움직였다가 굳히기를 반복했다. 중년 남성의 얄팍한 자존심은 미숙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들에게 얕보이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들던 습성이 어김없이 고개를 든 것이다.
니콜라스는 맏이가 괜찮은지 물어보면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희미하게 웃어주면서 태연한 척했다. 실은, 조금 힘겹고 여전히 눈앞이 아찔했지만 그 모든 걸 감수하게 할 만큼 접합한 곳에서 느껴지는 열감이 강렬했다. 아들의 배 위에 오를 때만 해도 니콜라스의 내면은 온통 죄책감과 불안감, 그리고 두려움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은 허리를 놀릴 때마다 몸 깊은 곳을 쥐어짜듯 달라붙어 오는 성감에 의해 조금씩 녹아내렸다.
“흐으, 흣… 아, 흐으윽…. 읏, 아…!”
“후우… 잘하시네요. 이젠 제 도움이 없어도 되겠어요.”
내부 깊은 곳 중 약간 살이 도톰히 부풀어 오른 곳을 자극당하는 게 특히 좋았다. 아들의 것이 그곳을 꾹 누르고 올라오면 온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골반과 척추를 타고 오싹한 감각이 이어졌다. 자극을 받고 들어온 것을 덩달아 세게 조이기라도 하면 곧바로 아랫배와 내부가 압박되면서 또 다른 감각이 일었다.
“하으윽… 응…! 아, 더, 하아아…!”
니콜라스는 본능적으로 성감을 좇아 허리를 돌리고 엉덩이를 아들의 배 위에 문질렀다. 호흡이 안정되어감에 따라 그의 움직임이 점차 격렬해져 갔다. 수치심처럼 얄팍한 감정은 욕정 앞에서 쉽사리 무뎌졌다. 어느새 니콜라스는 무아지경에 빠져 아들 위에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하아, 하, 으, 앗…! 아아…!”
이러면 안 되는데.
순간적으로 반짝 떠오른 죄책감은 쾌락에 휩쓸려 나갔다. 방금 뇌리를 스친 생각을 붙잡아보려 해도 무엇을 떠올렸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었다. 대신 아들의 성기 위로 돋아난 혈관이나 돌기의 모양까지 느낄 수 있을 만큼 온 신경이 하반신에 쏠렸다.
아들이 몸을 붙잡아 아래로 처박았을 때보다 더 크고 빠른 움직임으로 스스로의 몸을 추락시켰다. 철퍽, 하고 뜨거운 둔부가 상대적으로 미적지근한 아들의 아랫배에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흐윽…! 아, 아아….”
아들의 몸 위로 주저앉으면서 그의 성기 뿌리 끝까지 집어삼킨 니콜라스는 고개를 젖히고 숨을 토해냈다. 다 집어삼키자마자 압박을 버티지 못한 니콜라스의 성기에서 바로 물이 뿜어져 나왔다.
로건의 것은 정말 굉장했다. 성기 표면에 돋아난 돌기들이 사정없이 안에서 마찰하며 점막을 긁어대고 자극을 주었다. 아주 깊은 곳이 벌어지는 감각 또한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아들들과의 관계를 통해 숱하게 쾌락을 느껴왔지만, 그 감각들을 부정하기 바쁜 나날들이었다. 그러다가 한 번 쾌락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이상 유혹을 거절할 방법은 없었다. 니콜라스는 몸이 거의 멋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로건의 몸 위에서 거칠게 위아래로 들썩이는 근육질의 몸뚱이는 다름 아닌 자신의 것이었다. 움직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추락과 동시에 반동으로 인해 묵직한 가슴이 출렁거렸다. 반동으로 인한 충격이 유두에 따끔하면서도 날카롭게 퍼져 나갔다.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누가 가슴을 빨아주거나 만져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었다.
“으읏, 흑… 하, 앗… 좋아, 아…!”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에 대한 반감을 가질 사이도 없이 허리는 자동적으로 쾌락을 좇아 움직였다. 살 부딪히는 소리와 니콜라스의 입에서 터져 나온 교성이 난잡하게 울렸다. 아들의 배 위에서 허덕이며 몸을 놀리던 중년 남성의 눈가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추락하는 감각은 마음을 산산조각 낼 만큼 아찔했다.
멈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태연함을 유지할 수도 없었다. 니콜라스는 흐느끼면서 계속해서 중독된 사람처럼 허리를 흔들고 엉덩이를 비벼댔다. 그리고 로건은 그런 아버지의 움직임에 합을 맞추며 위로하듯 등허리와 엉덩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를 향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으읏, 아버지…. 야해요, 보기 좋아요.”
우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지긴커녕,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을 보니 음심이 더욱 꿈틀댔다. 몸 위로 쭈그려 앉은 흰 다리 사이로 성기를 한가득 물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몇 차례 절정을 맞이해 정액과 투명한 체액으로 범벅이 된 하반신도 빼놓을 수 없었다. 하나같이 야해 빠진 모습들뿐이었다.
유희는 이 정도면 되었다고, 아버지도 육체관계의 즐거움을 충분히 안 것 같다고 판단한 때였다. 햇볕을 등지고 거대한 코딜리언 한 마리가 현관에 몸을 들이밀었다. 역광 때문에 얼굴이 어둡게 보였으나 형형한 금빛 눈동자만큼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실컷 포식을 하고 먹이까지 조달해온 더스틴이었다.
집 현관에 가까워질수록 아버지의 신음과 한데 어우러진 암컷과 수컷의 페로몬을 감지한 더스틴은 잔뜩 예민해진 상태였다. 급박하게 문을 열었을 때 더스틴이 마주한 건 소파 위에서 현관을 등진 채 앙앙거리고 있는 아버지였다. 심지어 그는 형의 몸 위에 올라타 허리를 들썩대고 있었다.
암컷을 다른 수컷에게 빼앗겼으니 질투심이 이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런 단순한 질투와는 결이 조금 달랐다. 더스틴은 아버지가 로건의 위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것에 심하게 불쾌감을 느꼈다.
아버지가 거부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열심히 움직여주는 것이야 마땅히 축하할 만한 일이었고, 본인에게도 잘된 일일 테지만. 더스틴 본인에게는 보여주지 않던 아버지의 모습을 형이 실컷 만끽했다는 사실이 분했다.
가져온 식량을 갈무리하지도 않은 채, 더스틴은 몸을 섞고 있는 둘에게로 향했다. 둘의 행위를 부러워하는 동시에 흥분해버렸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더스틴은 자연스럽게 배의 갈라진 틈에서 성기를 끄집어내며 니콜라스 앞에 섰다.
“다녀왔어요, 빨아줘요.”
둘째는 성의 없이 인사를 하며 아버지에게 성기를 들이밀었다. 난데없이 작은아들이 난입한 것에 당황스러움을 느낀 니콜라스였지만 한껏 흥분한 상태에서 커다란 것을 들이미는데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몸 위로 마른 절정이 쌓여 있던 탓에 페로몬을 내뿜는 건 뭐든 반갑게만 느껴졌다. 니콜라스는 눈을 내리깔고 아들의 것을 입에 담았다. 입술로 울퉁불퉁한 표면을 문지르다가 끝부분부터 삼키면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행위를 멈추지는 못했다.
밖에 나가 진짜 코딜리언들의 페로몬을 잔뜩 뒤집어쓰고 온 더스틴은 또 한차례 변이한 뒤였다. 몸의 비늘이 한층 더 두꺼워지고 비늘로 덮인 부위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성기의 모양도 거의 완벽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성기 밑 부분에 유난히 튀어나와 있던 돌기에서 또 다른 성기가 분화해 두 갈래가 된 것이다.
코딜리언과 그 아종들에게는 전형적인 형태였지만, 니콜라스에게는 낯설었다. 그런 것을 입에 넣고 있기까지 하니 더더욱 소름이 끼쳐 당장에라도 뱉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더스틴은 다소 거칠게 아버지의 뒤통수를 잡아 누르며 성기를 입에 물고 있게 했다.
이형의 성기를 보고 역함을 느끼던 니콜라스는 점점 페로몬에 취해 정신을 교란시키는 근원을 핥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더스틴의 성기를 게걸스럽게 빨면서 로건에게 사정없이 들이박히고 있었다.
“흐우…! 으, 읍, 흐븝… 로, 로지…! 아, 그흣… 더스….”
이런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도덕관념이 무너져 내리고 두 아들과의 관계를 즐기면서도 니콜라스는 아들들의 이름을 부르려 했다. 둘이 아직 제정신이고,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확인하고 싶은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후의 발악인 셈이었다.
두 아들은 아버지의 부름에 말로 응대하는 대신 몸으로 성의를 표했다. 그런 아들들의 반응에 니콜라스는 눈물지으면서도 둘이 선사하는 쾌락의 수렁으로 끌려들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