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본능 (1)
언제 그렇게 비가 왔었냐는 듯 하늘은 아주 맑고 청량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모든 걱정이 한 번에 쓸려 나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타르카는 아름다운 행성이었다. 넓은 우주와 비교한다면 푸른 모래알보다도 더 작은 수준이었지만, 그 속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했다.
인간이 구행성 지구를 버리고 오염되지 않은 이 행성에 터를 잡은 지도 벌써 우주 표준시로 100년 가까이 흐른 뒤였다. 핵으로 인한 오염은 인류의 추악한 본성과 밑바닥을 드러나게 했다.
오염된 세계를 탈출할 능력이 있던 자들은 타인을 비롯한 다른 생명체를 가차 없이 등질 수 있는 자들이었다. 오직 강대한 몇 나라에서만 지구를 버리고 우주로 피난할 수 있는 우주선을 쏘아 올릴 자격을 갖추었고, 그렇게 다소 이기적인 존재의 후손들은 머나먼 항해를 시작했다.
그것이 현생 인류의 기원이었다. 제아무리 원래 살던 모행성을 떠나 다른 행성에 정착할 만큼 고도의 문명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문명을 꽃피우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아무것도 없는 빈 땅을 한정된 자원만 든 채로 개발한다는 건 쉽지 않았다.
재건을 위해 인간은 구행성에서 누리던 모든 영화를 포기하고 다소 원시적인 형태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아주 처음부터 시작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몇십에서 몇백 년은 퇴보한 경제 수준과 생활환경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기틀을 잡고 문명을 바로 세울 준비를 했다.
그런 인류를 한 번에 궤멸 직전까지 몰아넣은 것은 바로 이 땅의 진짜 주인들이었다. 크고, 거대하며, 타르카의 원주 생명체로서 인류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문명을 일궈낸 코딜리언들. 그들이야말로 인류보다 훨씬 앞선 체계를 가진 포식자들이었다.
[세력 확장의 진척 수준을 보고하도록.]
놀랍도록 좋은 날에 두 코딜리언이 풀밭 위를 거닐고 있었다. 한 놈은 살아남은 인간들에게도 익숙한 크기였으나, 다른 한 놈은 여태껏 인류가 맞이한 적 없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어찌나 거대한지, 놈이 한 발씩 움직일 때마다 땅이 쿵쿵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놈은 어느 개체보다도 크고 위압적이었으며, 놈에게서 진짜 지배자다운 위용이 느껴졌다.
그녀가 바로 코딜리언의 수장, 두령으로 불리는 존재였다.
[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열등한 개체들은 대부분 도태했으며, 우리의 규율을 받아들이는 소수만이 살아남았습니다.]
[잘된 일이군. 개체 수 증대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아직 코가 벌어질 만한 성과는 없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작업 성과가 순조롭습니다.]
두령의 최측근으로 보이는 코딜리언이 다소 부산스럽게 꼬리를 흔들며 말했다. 그의 머리 크기는 끽해야 두령의 손 크기 정도밖에 안 되었다. 두령이 마음만 먹으면 그를 짓밟는 것은 일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두령은 포악한 태도를 보이는 대신, 위엄있고 엄숙한 태도로 보고를 받을 뿐이었다.
둘은 풀밭 위에서 쉭쉭거리는 짧은 소리와 몸짓을 통해 의사소통했다. 바람 소리에 섞여드는 그 소리는 다른 짐승들이 내는 소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상당히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변이체가 있었다면 치밀함과 주도면밀함에 벌벌 떨며 목숨을 부지하려고 머리를 굴릴 만큼 두 개체는 영리했다.
[우량 개체들을 포섭할 준비를 해라.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들이니 절대로 해쳐서는 안 된다. 하급 발양석을 지급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각 거점의 우량 개체 하나나 둘에게만 지급하도록.]
[알겠습니다.]
두령의 눈이 희번덕 빛났다. 모든 코딜리언은 금빛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고, 특히 우두머리인 그녀의 눈동자는 매서운 사냥꾼의 기색을 띠었다. 정착지 재탈환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으나,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신중해야 하는 법이었다. 침착하게 보고를 받은 두령은 앞으로의 일을 냉정히 계산하며 몸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인간에 비하면 코딜리언은 수명이 길었다. 게다가 그들은 일정한 주기에 따라 서식지를 이동하는 습성이 있었다. 우주 표준시 기준, 87년 정도 되는 주기를 가지고 찾아오는 긴 장마철이 이동을 알리는 신호였다. 코딜리언들이 터를 잡은 땅은 장마가 끝나면 서서히 건조해져 살기 좋은 환경이 유지되다가 그다음 주기에 불모지를 방불케 하는 시기가 돌아오곤 했다.
처음 행성에 정착한 인류가 문명을 이룩하는 데 애를 먹은 것도 바로 그 탓이었다. 이 낯선 침입자들은 적절하지 못한 시기를 피해 떠난 코딜리언의 빈 둥지에 자리를 잡은 것이었다.
귀환을 위해 옛 둥지에 선발대를 보낸 두령은 괴상한 생명체가 둥지를 파괴하고 거대한 도시를 지은 것을 발견하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디서 나타난 외계인들인지는 몰라도, 지적 수준, 기술 수준도 그리 높지 않은 주제에 최상위 포식자인 코딜리언의 둥지에 터를 잡았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고작 한 주기만 자리를 비웠는데 그렇게 빨리 정착한 것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처음에는 인류를 전부 고깃덩어리로 만들어 훌륭한 식량 자원으로 삼아버릴까 했으나, 두령은 곧 생각을 바꾸었다. 그렇게 적응력과 번식력이 좋다면 번식용 개체로 쓰는 게 더 이득이었다.
인간과는 정반대로, 코딜리언의 암수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암컷인 두령뿐이었다. 그리고 대체로 정착 과정에서는 종족의 재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암컷 개체를 생산하지 않는 편이었다. 새로운 두령의 출현 가능성이 곧 종족의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컷만 생산한다 쳐도 각종 위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었다. 애초에 알을 생산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 소모를 감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착은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이었기에, 종족 재생산을 비롯한 추가 노동력을 얻을 기회가 있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두령은 기나긴 장마를 이용하기로 했다. 변이된 코딜리언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비에 변이 물질을 섞는 방법이 안성맞춤이었다.
인간의 도시에 진입하기 전, 비의 근원지가 되는 물과 바람에 코딜리언의 강력한 페로몬과 변이를 촉구하는 물질을 섞어 보냈다. 어리석은 인간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긴 장마도 대비하지 못할 게 뻔했고, 코딜리언 변이체가 되는 것은 더더욱 막을 수 없을 터였다.
특히, 코딜리언의 체내에 있는 바이러스에 면역이 취약한 개체들은 변이할 것도 없이 한 번에 솎아낼 수 있어서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그런 식으로 두령과 그녀의 코딜리언 무리는 인류를 소리 없이 몰아냈다. 도시 중앙에서 비교적 위생적인 생활을 하던 상위 기여자들은 페로몬 비를 이기지 못하고 죽어 나갔다. 오직 도시 외곽 쪽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있던 자들만이 상대적으로 높은 면역력 덕에 장마를 버텨낼 수 있었다.
변이체를 만드는 것의 최고 장점은 변이한 개체들이 모두 수컷이 된다는 점이었다. 그들 중 일부는, 특히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개체일수록 번식체가 되는 경향을 띠었다. 번식체는 알도 생산할 수 있고 암컷 특유의 페로몬을 내뿜어 수컷들을 유혹할 수도 있으나, 유전적으로는 결국 수컷의 형질을 보유했다. 그 때문에 변이체끼리의 교미는 수컷 간의 교미였고, 오직 수컷인 개체만을 재생산할 뿐이었다.
두령이 원하는 바였다. 새로운 암컷의 출현 없이, 둥지를 무단으로 점거한 몹쓸 괴생명체들을 몰아내고 그들 중 쓸 만한 것들을 새로운 동족으로 받아들이는 것. 나아가 그들끼리 새로 재생산을 하게 해 큰 에너지 손실 없이 동족의 개체 수를 늘리는 것.
모든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며 이제 정말로 마지막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인간들이 함부로 허물었던 건축물이나 터전들의 복구 작업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고, 번식체들이 알을 생산하는 것도 머지않은 일이었다.
새로운 알들을 위탁하여 관리하려면 또 다른 준비가 필요했기에 시간을 많이 지체할 수 없었다. 두령은 거구의 몸집으로 움직인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기민하게 풀밭을 헤치며 제 둥지로 돌아갔다.
*
니콜라스와 그의 두 아들은 두 종족 간의 이런 첨예한 대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부자는 그저 본능이 시키는 대로 교미하고 관리자 코딜리언이 주는 먹이와 생필품을 위해 꼬박꼬박 명령을 이행하는 중이었다.
번식체가 되는 개체들이 노령이라는 점은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나이 든 개체들은 비교적 고통에 무디고 순응적인 편이었으므로 순산할 수 있지만, 자연적으로 젊은 개체보다는 생존력이 떨어져 죽을 확률이 높았다. 다행스럽게도 니콜라스는 아들들이 극진히 보살피고 총력을 다해 페로몬을 쏟아부은 덕에 안정적으로 변이 단계를 거치고 있었다.
두 아들이 인간의 겉모습을 잃어가는 속도에 맞먹게 니콜라스의 내부도 인간성을 잃어갔다. 점차 번식체가 되어 감에 따라, 변이체 수컷의 페로몬에 민감히 반응하고 알을 품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리게 되었다.
“더스…. 앗, 흐윽… 너무, 커, 잠깐만….”
매일같이 하는 일이라곤 아들과 번식 행위를 하는 게 전부였다. 어느새 니콜라스는 아들과 관계 맺는 것을 섹스라고 표현하지 않게 되었다. 그건 아무리 봐도 짐승이 하는 교미였다.
얼굴을 붉히고 아들에게 애원해도 더스틴은 봐주는 법이 없었다. 아버지에게 언제나 미칠 듯한 충만감을 선사해주는 아들은 무자비했다.
[잘만 먹어 치우고 계신데요. 다리 더 벌리세요.]
아들의 요구에 니콜라스는 후들거리는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붙잡아 벌렸다. 그러자 벌어진 구멍이 성기를 두 개나 집어삼킨 게 보였다. 상대하는 건 더스틴 한 명이었지만 그의 성기는 오래전에 두 갈래로 분화한 상태였다. 전부터 하던 대로 하나씩 집어넣을 수도 있었으나, 하필 분화한 성기는 그 이전보다는 굵기가 조금 얇았다.
더 큰 것을 몸에 담을 수는 있어도, 이미 큰 것의 맛을 본 뒤 작은 것을 받기란 쉽지 않았다. 두 개 다 넣는 건 니콜라스가 고통스러워할 거라 여긴 더스틴도 나름 아버지를 배려하려 했었다. 그러나 굵기에 만족하지 못한 니콜라스가 교미할 때마다 아쉬워하는 소리를 내서 어쩔 수 없이 두 개를 다 박아줘야만 했다.
[욕심부렸으면 책임을 지셔야죠.]
더스틴이 추궁하듯 그르릉, 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기울여 성기를 더 깊게 삽입했다. 양쪽으로 갈라진 두 성기를 붙잡아 한 구멍에 집어넣다 보니 두 갈래가 딱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살끼리 붙은 틈으로 니콜라스의 안에서 분비된 말간 체액이 질척하게 고여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그 모습이 지독하게도 야하다고 생각한 더스틴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흐으으… 더스, 더스, 아…! 흐윽…!”
끝까지 삽입하는 것만으로도 니콜라스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갈수록 사정량도 많아져서, 거의 배 위로 분수를 뿜는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체액이 그의 성기 끝에서 뿜어져 나왔다.
[몰랐는데…. 진짜 몰랐는데 말이죠.]
더스틴은 의미불명의 말을 중얼거리며 흠뻑 젖은 아버지의 몸 위를 날카로운 눈으로 훑었다. 니콜라스는 완전히 농익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원숙미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비록 젊은 몸은 아니었지만 본인과 비슷한 나잇대의 몸을 보면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매력이었다.
아버지의 몸은 나이에 걸맞게 무르익은 부분과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빛을 발하는 부분이 공존했다. 가령, 탄력 있는 가슴이 그랬다. 볕에 노출된 적 없어 뽀얀 가슴은 언뜻 보기엔 살집이 붙은 것처럼 보여 만지면 몽글거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안은 근육으로 꽉 차 있어 겉보기와 다르게 만지면 제법 단단했다. 부피감이 훌륭해 손안에서 처지는 게 적절한 무게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만지기 좋은 만큼 박으면 위아래로 요동치며 들썩이는 게 보기도 좋았다. 그의 큼직한 가슴은 몸 전체가 격렬히 흔들리고 있는 걸 알려주는 지표인 셈이었다. 가슴을 볼 때마다 더스틴은 가시적으로 아버지를 함락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배로 흡족함을 느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젊은 근육질의 남성과 별다른 바가 없었으나, 나이를 속이지 못하는 피부 결이나 왼쪽 가슴팍 위의 점들이 상대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주기적으로 환기시켰다. 오로지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서만 나타날 수 있는 옅은 빛깔의 점이 어깨와 가슴팍을 따라 군데군데 산재해 있었다.
[아버지…. 가슴이 더 커지신 것 같아요.]
더스틴은 그렇게 말하며 아버지의 가슴을 집착적으로 만지고 핥았다. 살결을 따라 난 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로건이 특유의 온건한 성품으로 아버지를 구슬린다면, 더스틴은 무자비할 정도로 격렬한 방법을 통해 그의 육욕을 채워 주는 편이었다.
“더스….”
눈물 고인 니콜라스의 레몬색 눈동자가 일렁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더스틴은 입을 벌려 아버지의 어깨를 살짝 깨물었다. 이제는 주둥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어울릴 만큼 크고 길쭉해진 입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다닥다닥 들어차 있었다.
아버지는 이빨을 겁냈다. 맹수의 이빨이 보기에 무서워 보일지언정, 절대 해치는 일이 없을 거라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더스틴은 아프지 않게 피부 위를 살짝 물었다 놓는 행위를 거듭했다. 그런 행동은 특히 성기를 박은 직후 아버지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는 동안 자주 행해졌다.
“아, 으으… 더스틴, 제발….”
아들은 애처로운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는 아버지의 어깨와 가슴팍을 약하게 깨물어 자국을 남긴 뒤 혀로 핥았다. 전보다 훨씬 길고 넓어진 혀는 순식간에 가슴의 절반을 타액범벅으로 만들었다.
“흐읏….”
아버지는 겁쟁이였다. 게다가 응석받이였다. 살면서 그가 그런 성품의 소유자일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던 더스틴은 니콜라스의 낯선 모습에 놀랐다. 막내는 어린 시절, 유독 겁이 많아 놀림을 많이 받았다. 형은 동네 꼬마들에게 바보같이 장난감을 다 주고 올 정도로 착하고 순했지만, 그래도 겁은 없었다. 그런 형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이런 성격이 누굴 닮았을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이제야 그 해답을 찾은 것 같다고, 정말로 몰랐었다고 탄복한 아들이 아버지에게 손을 뻗었다.
인간보다 파충류에 가까워진 손은 전처럼 자유롭게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 탓에 정교하게 머리카락을 정돈해주고 어루만져주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할 수는 있었다.
아들의 엉성한 손길이 아버지의 뺨과 이마에 닿았다. 괴물의 손길을 느낀 니콜라스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아들의 손가락에 돋아난 딱딱한 비늘과 손톱을 부정하고 싶었다. 겉모습만 보면 침공 선언이 있던 그날, 사람을 물어 죽였던 그 괴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제 더스틴을 면밀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가 한때 사람이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더스, 틴….”
니콜라스는 또 서러워지려는 것을 꾹 참고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거대한 파충류가 눈을 깜빡이며 대답해왔다.
[왜 불러요.]
쉭쉭거리는 갈라진 음성이 귓가를 간질였다. 변이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니콜라스는 코딜리언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단지 인간의 발성 기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 똑같은 언어로 답해주지 못할 뿐, 아들과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더스틴이 더 이상 사람의 말을 하지 못한다는 건 통탄할 만한 일이었다. 아들이 다시 한번 인간의 언어로 아버지라고 불러주면 울음을 참지 못할 게 분명했다.
“아니야….”
니콜라스는 무어라 대답하려다 말고 뒷말을 삼키며 입술을 깨물었다. 품에 얌전히 안겨있던 아버지가 또다시 슬픔의 방으로 들어가려 하자 더스틴은 눈을 가늘게 좁혔다. 아버지는 주기적으로 우울감에 젖어들었고, 그를 달래주는 건 오롯이 아들의 몫이었다.
[또 그러신다.]
코딜리언이 된 더스틴은 지나칠 정도로 감정이 무뎌져, 틈만 나면 눈물짓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감정 소모는 모두 무가치하며 연약한 존재들이나 하는 행위라고 여겼다.
한때 자신이 그러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상태였다. 여리고 발전하지 못한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 그런 니콜라스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건 수컷으로서 그가 왜 슬펐는지조차 잊어버릴 만큼 극에 달한 쾌락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거의 코딜리언화 된 사고방식을 가지고도 가족으로서, 그리고 남편으로서 아버지를 위하는 건 진심이었다. 더스틴은 니콜라스의 몸 위로 늘어뜨렸던 혀를 거두었다. 그 대신 천천히 꼬리를 움직여 반들거리는 아버지의 복근 위를 더듬었다.
꼬리는 손보다 훨씬 유연하면서도 각종 의사 표현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었다. 본디 코딜리언들의 꼬리는 꽤 굵어 무게 중심을 잡기 충분했지만, 변이체들은 그렇지 못했다. 애초에 꼬리 없이 직립 보행을 하던 종족에서 변이한 것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변이체의 꼬리는 원류와는 다르게 끝으로 갈수록 아주 얇아져, 맨 끝은 작은 도마뱀의 꼬리만큼이나 가늘었다. 몸과 연결된 뿌리 부분은 그래도 어느 정도 부피감이 있어 인간 남성의 팔목만큼은 되었다. 민둥한 꼬리 끝과 다르게 뿌리 부분에는 날카로운 비늘이 열을 맞춰 돋아나 있기도 했다.
더스틴의 꼬리는 짙은 청록빛이었다. 그의 얇고 가는 꼬리는 마치 기다란 끈처럼 보였다. 얇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될 게, 이 길쭉한 꼬리는 온통 탄력 있는 근육으로 이루어져 아주 유연하고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움직임이 자유롭기로는 거의 혀에 견줄 만했다. 그런 꼬리로 더스틴은 아버지의 배 위를 슬슬 문질러 대는 중이었다.
두 갈래의 성기를 한껏 집어삼킨 니콜라스의 배는 도톰히 부풀어 올라 있었다. 그리고 부푼 아랫배 바로 위를 덮고 있는 건 팽팽히 발기한 그의 성기였다. 빳빳하게 고개를 든 인간 남성의 성기는 코딜리언의 것에는 못 미쳐도 꽤 크다고 말할 정도는 되었다.
조금 전까지 정액을 뿜어낸 탓에 니콜라스의 성기 주변은 온통 축축하고 미끈거렸다. 더스틴은 희뿌연 액체를 손가락으로 집적이듯 꼬리를 이용해 문질러댔다. 어두운 청록빛의 꼬리가 희멀건 피부 위를 꿈틀거리며 기어 다니는 모습이 유독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꼬리는 흡사 뱀 같은 움직임을 보이며 니콜라스를 불안에 떨게 했다.
“더, 더스…? 그건, 싫어, 아빠가… 흐앗…!”
더스틴이 꼬리로 무슨 짓을 할지 알아차린 니콜라스가 아들에게 애걸했다. 자신을 낮추는 화법에 익숙해져 있던 그는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재빨리 주문을 읊듯 더 잘하겠다고 말하려 했다.
“흐, 아흐, 으윽…!”
그러나 더스틴은 아버지가 비굴한 말을 주워 담게끔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살짝 들었다가 다시 아래로 들이박는 행위를 통해 아버지의 입을 다물게 했다. 잘게 쳐대는 행위에도 니콜라스는 자지러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더스틴을 붙잡았다. 안을 꽉 채우고 있던 두 개의 육봉이 조금이라도 밖으로 밀려 나가면 그대로 눈앞이 번뜩일 만큼 열락이 들이닥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렇게 안 하면 너무 많이 싸잖아요.]
“싫어, 힘들어….”
니콜라스는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먹먹한 목소리로 아들에게 다시 간청했지만 더스틴은 그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배꼽과 성기 부근에서 천천히 꿈틀거리며 음란한 움직임을 보이던 꼬리가 순식간에 니콜라스의 성기 밑부분을 휘감았다. 얇지만 탄력적으로 움직이던 꼬리는 니콜라스의 성기를 단단히 옭아매 절제력 없는 중년 남성이 함부로 사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흐으, 으…!”
핏발이 서 있던 성기가 더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꼬리에 비하면 밝은 빛을 띠었기에 기둥 전체를 칭칭 감고 있는 요사스러운 꼬리가 확연히 돋보였다.
[잘 참을 줄 알면서.]
크고 두꺼운 파충류의 손이 니콜라스의 어깨를 눌러왔다. 아버지가 함부로 버둥거리지도, 몸을 비틀지도 못하게 한 더스틴은 본격적으로 그에게 박아댈 생각이었다.
동시에 얇은 꼬리 끝이 니콜라스의 요도구 주변을 기웃거렸다. 투명한 액체로 축축하게 젖은 곳을 간 보듯 톡톡 건드려 보기도 하고 집적거리기도 하던 것이 기어이 움찔대는 좁은 구멍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흐, 하아아악…!”
니콜라스가 비명 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몇 번 당해봤지만 요도구가 벌어지면서 꼬리가 안으로 기어들어 오는 감각은 익숙해지려야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더스틴이 친히 몸을 숙여준 덕에 니콜라스는 그의 목을 끌어안고 등판을 사정없이 긁어 댔다.
“하으, 흐, 으으으….”
허연 손등 위로 시퍼런 핏줄이 울룩불룩 돋아났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인간의 빈약한 손톱은 거대한 파충류의 비늘에 흠집 하나 내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했다.
[움직일게요.]
코딜리언 청년이 아버지의 몸 안에 한참 들어차 있던 성기를 주욱 뽑아냈다. 그러자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놀란 구멍이 쉴 새 없이 움찔거리며 거대한 두 육봉을 물었다 놨다 했다. 그 모습은 흡사 벌벌 떨며 경련하는 것처럼 보였다.
“으, 아, 아아…! 핫, 으으…!”
괴물의 성기에 돋아난 돌기들이 예민해진 내벽을 긁어내려 온 탓에, 니콜라스는 삽시간에 절정에 도달했다. 이미 크기만으로도 내부에 굉장한 압박감을 선사하고 있던 데다, 울퉁불퉁한 것들이 안쪽을 잔뜩 긁어대기까지 하니 버텨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바짝 발기한 중년 남성의 성기는 애처롭게 움찔거릴 뿐 액을 전혀 뱉어내지 못했다. 더스틴의 꼬리가 밑을 단단히 조이고 있는 한, 사정의 즐거움을 누릴 수 없었다.
“으흑, 더스…! 더스, 제발….”
아직 추삽질을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애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더스틴의 내면에서 기묘한 가학심이 솟구쳤다. 그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 같은 모습만 보여주던 아버지가 무너져 내려 칭얼대는 모습에서 충족감을 느꼈다. 내심, 아버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 같아 일부러 아버지의 약한 모습을 파헤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무렴. 절대로 그를 못살게 굴려는 게 아니었다. 이 모든 건 서로 즐겁자고 하는 일이었다. 더스틴은 기다란 것을 끄집어내, 아버지의 입구에 성기 끄트머리만 걸쳐 놓았다.
니콜라스의 몸 안에 박혀있던 부분은 경악스러울 만한 크기를 자랑했다. 그리고 아들은 그런 시뻘건 살덩어리를 예고도 없이, 거대 파충류 특유의 강인한 근력을 이용해 안으로 처박아 넣었다.
“아, 하아윽…!”
니콜라스가 고개를 한껏 젖히고 헛숨을 들이켰다. 방금 그 움직임 한 번으로 인해 또다시 사정감을 느꼈으나 성기는 아직도 아들의 꼬리로 칭칭 묶여있었다. 심지어 더스틴의 얇은 꼬리는 수시로 요도구 안쪽을 파고들었다가 빠져나가기를 반복했다. 그 감각만으로도 성기 끝이 화끈거리고 찌릿해서 금방이라도 갈 것 같은데, 배출해내지 못하는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흐으, 크, 흐앗…! 으, 으응… 더스, 아, 제발 더스으…!”
더스틴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거리며 흐느끼는 아버지의 소리를 무시했다. 대신 움직임에 박차를 가했다. 지금까지 하던 건 전부 전희에 지나지 않았다는 듯, 한층 더 격렬해진 몸짓이었다.
팔뚝의 비늘들이 수시로 꿈틀거리며 번들거렸다. 비늘이 뒤덮인 살가죽 아래로 언뜻 보이는 근육의 형태는 그가 얼마나 강성한 괴물이 되었는지 드러내는 지표였다.
[하…. 좋다고… 좋다고 말해요. 저를 원한다고….]
파충류의 눈은 상대를 향한 욕망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아버지의 몸을 부술 듯 안으면서, 그가 자신을 갈구해주기를 바랐다. 아버지의 풍만한 양쪽 가슴 위에 손을 얹고 몸을 지탱한 아들은 마구잡이로 요동치듯 허리와 골반을 움직여댔다.
“응, 핫…! 아, 제, 제발! 으, 좋으, 앗! 니까…!”
아들의 짐승 같은 몸짓에 견디지 못한 니콜라스가 오열하면서 그가 요청한 대로 아무 말이나 주워 담았다. 시퍼런 괴물의 몸에 얽힌 희멀건 인간의 사지는 유약해 보였다. 니콜라스 또한 근육질의 몸을 자랑했지만, 거대한 괴물에 비할 바는 못 되었다.
수시로 쇄도하는 오르가슴을 견디지 못한 팔다리는 벌벌 떨렸고, 손은 뭐라도 잡아보려고 애썼다. 발도 마찬가지였다. 힘이 단단히 들어가 근육의 결이 불뚝 돋아난 허벅다리는 바르작대며 괴물의 허리를 걸어댔다. 아들의 허리는 과장 없이 돌처럼 단단했고, 그런 몸을 가진 괴물이 범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꼬리뼈부터 오싹한 감각이 휘몰아쳐 올라왔다.
배의 갈라진 틈에서 솟아난 코딜리언의 성기 표면에서는 점액이 분비되었다. 질척거리는 점액은 거근이 인간의 몸으로 파고드는 것을 돕는 동시에 점막에 흡수되어 인간의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그 덕에 몸이 마비되듯 통증은 미미해지고 홧홧한 열감이 한층 강해졌다.
“아…! 아, 아아아…! 흐, 으앗…!”
니콜라스는 얼굴을 한껏 일그러뜨린 채 우짖는 소리를 냈다. 괴물에게 박히는 쪽은 인간이었으나, 괴물보다도 더 짐승 같은 울음소리를 내는 것 역시 인간이었다. 급격하게 구부러진 진한 눈썹이 그가 얼마나 진득한 쾌락을 느끼고 있는지 알게끔 했다. 이마며 눈썹이며, 온통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한 번 벌어진 입은 다물릴 줄 모른 채 앓는 듯한 교성을 흘려댔다. 무력한 중년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들이박히는 대로 탱탱 부은 가슴을 출렁거리며 괴물과의 교접을 받아들이는 일뿐이었다.
[아버지…. 하….]
“으극…! 흐, 아… 흐아읏…! 아…!”
더스틴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숨을 내뱉었다. 코딜리언의 폐활량은 물속에서 생활하는 종들만큼이나 뛰어났고, 고작 이 정도로 힘을 쓴다고 해서 숨이 가빠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좁은 아버지의 내부가 기분 좋게 달라붙어 왔기 때문에 그는 애가 타는 듯한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니콜라스는, 아버지는 정말 최고였다. 매일같이 박아주는데도 내부는 항상 뻐근할 만큼 좁았고, 더스틴은 그런 곳을 벌리고 들어가 씨를 뿌리는 행위를 통해 황홀한 기분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어서 아버지를 함락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살을 퍽퍽 쑤시고 들면, 아버지의 좁은 구멍은 성기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절반쯤 삼켰다가 뱉어내기 일쑤였다. 거기서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들이박으면 얼마 안 가 깊은 곳이 열리면서 내벽이 성기를 쥐어짜듯 흡착해왔다.
“더, 크흣… 으, 아아…!”
안이 제대로 확장되어버린 니콜라스는 칠칠치 못하게 타액을 줄줄 흘리며 아들의 이름을 부르려 했다. 성기를 다 받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내부는 거의 경련하듯 떨어대며 들어온 것을 꽉꽉 조였다.
눈앞이 번뜩이면서 수시로 사정감이 올라왔다. 만일 사정이 허락됐다면 벌써 네 번도 넘게 갔을지도 모르지만, 니콜라스에게 사정은 허락되지 않았다. 절정이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른 절정이 몸을 덮쳐왔다.
“그하, 으, 흐윽…! 아, 제발, 제발…! 히윽, 싸게, 해줘!”
아버지는 아들에게 울음 섞인 목소리로 빌면서 몸을 달싹거렸다. 잔뜩 흥분해버린 몸 위로 마른 절정이 계속해서 쌓여만 갔다. 앞은 막혀 있었고, 아들의 얇은 꼬리를 집어삼키고 있는 귀두는 안쓰러울 정도로 움찔거리며 어떻게든 정액을 뱉어내려 했다. 그러나 꽉 막힌 틈새로 방울방울 투명한 액을 찔끔거리는 게 전부였다.
[크으… 너무… 조이고 있어요, 힘 빼셔야죠.]
그르렁거림이 잔뜩 섞인 대답이 잇따랐다. 더스틴은 아버지를 가학적으로 몰아붙이면서도 달래듯 그에게 말했다. 처음보다 한층 누그러진 말투와 다르게 괴물의 몸은 인간의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인간보다 두 배쯤 굵은 괴물의 허벅지 아래의 근육이 꿈틀거렸다. 그저 힘을 주어 근육을 움찔거렸을 뿐인데도 그 움직임은 공격적으로 보였다.
“아흐으응…! 아, 흐, 흐악, 그흡…!”
더스틴은 최고조에 가까운 속도로 아버지를 쉬지 않고 들이박았다. 가슴을 비롯해 엉덩이, 허벅지 할 것 없이 코딜리언에 비해 부드럽고 약한 인간의 살은 위아래로 마구 흔들거리며 들썩였다. 둔부의 근육 붙은 살집을 코딜리언의 단단한 아랫배가 철퍽거리는 소리를 내며 올려붙였다.
“제발, 더스틴, 흐아읏…! 힘, 힘들어, 그만…!”
[뭐라고요? 그만? 그만이라고 했어요?]
아버지의 우는 소리에 더스틴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그가 낸 크륵거리는 소리는 인간이 비웃는 것과 비슷하게 들렸다. 정액을 짜내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그만하라니. 기가 찼다. 형한테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으면서, 왜 본인과 관계할 때는 이렇게 내숭만 부리는지 몰랐다. 그게 싫진 않아도, 자연히 형에 대한 경쟁심이 타오르면서 몸짓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었다.
“제, 제발, 흐으…! 너무… 허윽…!”
좋아서 무서워. 니콜라스는 아들의 잇따른 몸짓에 말을 끝맺지 못하고 숨을 삼켰다. 두려울 정도로 강한 쾌락이 몸 전체를 강타하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곧 회음부와 둔부에 닿는 것이 인간의 매끈한 피부나 음모가 아니라 괴물의 미끈거리는 비늘 표면이라는 것을 망각했다.
그런 사소한 것쯤은 느낄 수도 없을 만큼 몸이 달아올라 있었고, 묵직한 두 갈래의 성기가 배 속을 마구 휘저은 탓에 더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이기도 했다. 흥분이 정점에 달한 구멍은 어서 정액을 주입해달라는 양 벌벌거리며 성기를 더 깊은 곳으로 빨아들이고 질펀하게 말간 액을 흩뿌려댔다.
“아…! 아, 아으, 긋, 하…!”
[어? 이렇게 욕심부리면서 그만하긴 뭘 그만해요.]
더스틴이 씨근덕거리며 거칠게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엄살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슬슬 임계점을 넘기고 있었다. 지금 아무리 우는소리를 해도 아버지는 곧 페로몬을 뿜어대며 씨를 받아들일 준비를 할 터였다.
“크하으…! 아, 흐악, 으으! 거, 거기…! 좋, 아!”
어째서 이런 벌을 받는 것 같은 거친 행위에 몸이 동하는 걸까. 번식체의 본능이었다. 튼튼한 수컷이 공격적으로 느껴질 만큼 구애해야 비로소 씨를 받을 만한 개체로 인정했다.
신경을 불태우는 것 같은 감각이 연달아 몰아치자, 니콜라스는 이성을 잃고 아들에게 매달렸다. 가지 못한 채로 계속 안을 자극당하다 보니 한계였다. 어서 안에 정액을 받고 싶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거근이 안에 밀려 들어왔다가 빠져나는 게 반복되자 점차 앞쪽의 감각이 무뎌져 갔다. 쾌감의 중추와도 같던 성기 쪽은 대놓고 꼬리가 귀두의 예민한 곳을 살살 간질여도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할 만큼 마비된 상태였다. 오로지 뒤쪽의 감각에 온 신경이 쏠려버려, 이제는 그곳을 찔러주지 않으면 다른 감각은 느끼지 못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말았다.
니콜라스는 사정하지 못해 괴로워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성기를 더 받아들이기 위해 몸을 뒤틀었다. 다리가 한껏 벌어지고 몸을 부술 듯 밀고 들어오는 것으로부터 어떻게든 정액을 짜내려고 애썼다. 몇 번이고 절정에 달한 끝에 드디어 몸이 씨를 받아들일 준비를 끝마쳤고, 성감이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곤 ‘들쑤셔지고 싶다.’, ‘누가 정액을 안에 싸질러 주면 좋겠다.’ 따위의 난잡한 것들뿐이었다.
[아주…. 그렇게 야해 빠진 얼굴을, 할 거면서, 왜, 앙탈을 부리시는지….]
더스틴은 희열을 감추지 못하고 오르가슴에 푹 젖어있는 아버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니콜라스의 양 뺨 위로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은 굳이 손을 대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후끈거리는 열기가 느껴졌다.
쇄골 부근까지 빨갛게 물들인 채 음란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버지를 보면, 이미 한참 타오른 뒤 재밖에 남지 않은 정욕에 다시금 불이 붙는 기분이었다. 더스틴은 짐승 특유의 길고 얇은 혓바닥으로 아버지의 뺨을 핥아 올리며 성기를 처박는 속도를 점차 늦춰갔다.
[좋으면, 제 때, 좋다고 하셔야지….]
아버지의 몸을 거의 덮듯 끌어안은 채 엉덩이만을 살살 움직여 조여오는 곳을 부지런히 달랬다. 누구의 체액인지 모를 것으로 내부와 기둥이 흥건히 젖어 아주 미끈거리는 동시에 합을 도왔다. 아버지와 아들의 배가 딱 맞붙어 있었다. 비록 겉보기에 둘이 종은 달라 보여도, 서로 원해서 몸을 섞는 것만은 분명했다. 서로를 마주 보는 두 쌍의 노란 눈은 양쪽 모두 단단히 홀린 듯한 눈이었다.
“더스… 더스…. 하아, 으, 흐윽….”
니콜라스는 간신히 팔을 뻗어 손을 휘적거리다가 아들의 목을 끌어안았다. 팔을 엉성하게 걸치고 있는 것에 가까웠지만, 그렇게 하면 안정감이 느껴졌다. 감각이 둔해진 몸은 코딜리언의 피부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눈만 감으면 모든 것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다. 인간의 뜨거운 몸에서 열기가 옮은 괴물의 몸은 어둠 속에서 더없이 듬직하고 단단한 아들처럼 느껴졌다.
눈을 감고 매달려오는 아버지의 등판을 괴물 아들이 손으로 매만졌다. 엉성한 손이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 같아 니콜라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버지의 감정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감지한 더스틴은 몸을 들썩이며 계속해서 니콜라스의 내부를 잘게 찔러주었다.
“아응, 아, 아아… 응, 핫….”
슬픔은 곧 절정에 잡아먹혀, 니콜라스는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저 감각에 휩쓸려 허우적거리고 상대를 끌어안으며 감각의 끝에 다다르기 위해 애처롭게 허리를 달싹거리기 바빴다.
몸 위로 묵직한 코딜리언의 체중과 함께 아들의 심장 박동이 느껴졌다. 여전히 꼬리로 단단히 묶인 성기는 아들의 뱃가죽으로 뒤덮인 채 짓눌리는 중이었다. 코딜리언의 명치 바로 아래부터 아랫배까지 벌어진 틈에 가지 못한 중년 남성의 성기가 비벼졌다.
거칠고 미적지근한 겉 피부와 달리 갈라진 틈 쪽은 굉장히 뜨겁고 미끈거렸다. 아들이 움직일 때마다 질척거리는 피부 표면이 성기를 비비며 자극을 가하는 한편, 아래쪽에서는 안쪽을 수시로 찌르고 들어오는 감각이 생생히 느껴졌다. 꾹 감긴 눈앞에 펼쳐진 건 무한한 어둠뿐이었고, 모든 감각은 하반신에 집중되어 있었다.
[크읏….]
더스틴이 그릉대는 소리를 내며 움직임을 멈추고 니콜라스의 안에 탁액을 내뿜었다. 질퍽한 정액은 좁은 내부를 한 바퀴 휘돌아 밖으로 터져 나왔다. 관계 내내 아버지를 괴롭히던 꼬리도 풀어, 마침내 니콜라스에게 사정을 허락해 주었다.
막힌 것이 풀리자마자 니콜라스는 찔끔거리며 액을 내뱉었다. 그것이 영 시원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더스틴은 몸을 완전히 빼내기 전에 정액이 가득 찬 곳에 몇 번 더 허릿짓을 반복했다.
“아아…! 아!”
정점을 집중적으로 들이받힌 니콜라스는 그제야 가쁘게 숨을 들이켜며 고여 있던 정액을 흥건할 만큼 내뿜었다.
“흐으… 하아, 하….”
성기가 빠져나가고도 다물리지 못한 입구가 간헐적으로 움찔거렸다. 몸을 움직임에 따라 정액이 울컥거리며 밖으로 한참 쏟아져 나왔지만, 도무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스틴이 지쳐 늘어진 아버지의 몸을 뒤집어 한 차례 더 교미할까 생각할 때였다. 밖에 나가 노역을 하고 식량을 배분 받아온 로건이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막내는 조금 느긋하게 할까 했던 생각을 철회했다. 아버지와 단둘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끝난 이상, 보이지 않는 경쟁의 장으로 뛰어들 때임을 알아차렸다.
2권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