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 산란 (8/11)

#7. 산란

“하아, 하… 아, 우윽….”

니콜라스는 눈을 내리감은 채 간헐적으로 달뜬 신음을 내뱉었다. 아직 잠이 덜 깨서 정신이 몽롱했다. 꾸벅, 잠에 못 이겨 고개를 미끄러뜨리면 들썩, 두툼한 두 갈래의 성기가 안에서 위로 치고 올라왔다.

맏이와 막내 둘 중 누가 몸을 끌어안고 살살 파고드는지 몰랐다. 어느 쪽이든 동일하게 두 갈래의 성기로 몸을 유린했기 때문에 감각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윽…! 아, 아아아…!”

반쯤 잠에 빠져 눈도 못 뜨고 있다가도 살덩이가 깊은 곳을 짓누르고 들어오면 눈이 저절로 번쩍 뜨였다. 니콜라스는 방금 막 잠에서 깬 탓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아들의 팔을 붙잡았다. 단단한 비늘이 손바닥에 느껴졌다.

“하, 흐, 으으, 쌀 것, 같아, 아…!”

아들은 뒤에서 아버지의 몸을 품에 안고 다리를 활짝 벌리게 한 채 천천히 그의 내부를 들쑤시는 중이었다. 그럴 때마다 아랫배 전체에 순간적으로 감각이 없어질 만큼 강렬한 쾌락이 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 그 오싹한 감각은 손발을 곱아들게 했다. 니콜라스는 사지를 바르르 떨며 주먹을 움켜쥐려 했으나,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고작 손가락을 꿈틀거리는 게 다였다.

[싸도 좋아요.]

기다란 혓바닥이 땀으로 젖은 니콜라스의 눈가와 뺨을 차례로 핥았다. 아들의 단단한 가슴팍에 기댄 채, 양쪽 허벅지가 당길 정도로 다리를 넓게 벌리고 있던 니콜라스는 꽉 맞물린 구멍과 성기를 동시에 움찔거리며 사정해 버렸다.

하도 정액을 쥐어짜인 끝에 성기에서는 물처럼 말간 액이 분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바닥이 흥건해질 정도로 액을 지려버린 니콜라스는 사정 직후 몸에 힘이 쭉 빠져나가면서 상반신과 머리까지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는 것을 경험했다.

“잠깐 쉬었다가… 쉬었다 하자, 아빠 힘들어.”

니콜라스가 쌕쌕거리면서 숨을 몰아쉬었다. 일어나자마자 절정에 달해버린 탓에 잠은 깼지만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아버지의 부탁을 들은 더스틴은 호의를 베풀듯 말했다.

[그럼 잠깐만 이러고 있어요.]

아버지가 더 편하게 기대어 있을 수 있도록 더스틴은 몸을 살짝 뒤로 젖혔다. 니콜라스보다 덩치가 한참이나 커져 버린 그는 아버지를 딱 안락하게 품어줄 만큼 가슴이 넓었다.

“으읏….”

하지만 더스틴이 조금만 움직여도 안에서 발기한 것이 곧바로 움찔, 떨리며 내벽을 자극해왔다. 니콜라스는 아들의 몸 위로 늘어져 천천히 숨을 들이쉬다가 작게 신음을 흘렸다. 금방이라도 소변을 지릴 것처럼 아슬아슬한 감각이 순간적으로 아랫배에서 머물다가 골반과 구멍 쪽으로 퍼져 나갔다. 숨만 쉬는데도 거근의 존재감이 느껴져, 니콜라스는 일부러 얕게 호흡을 했다.

일탈 이후 착실히 아들들과 몸을 섞은 덕에 이제는 알을 밴 게 확연히 보일 만큼 배가 부풀어 있었다. 원래는 삽입당하면 열이 잘 잡혀 있던 아랫배가 조금 불룩해지는 게 다였지만, 알을 갖게 된 지금은 성기를 전부 집어삼켜도 배 위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하아… 후….”

코딜리언은 난생이었으므로 굳이 젖을 물려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개체를 임신한 니콜라스의 몸은 여전히 인간처럼 굴었다. 포유류에서 변이가 덜된 번식체라는 증거였다.

딱딱하게 뭉친 젖가슴은 이제 유륜 쪽에 손을 대지 않아도 송골송골 유즙이 흘러나왔다. 잘못 스치면 비명이 나올 만큼 아팠기 때문에, 섬세하게 관리해줄 필요가 있는 곳이었다.

[쉬는 동안 젖 짜드릴게요.]

파충류의 두꺼운 손은 인간처럼 정밀히 움직이기 어려웠다. 그래도 더스틴은 성의껏 아버지를 돌보려 했다. 둘째는 손톱이 아버지의 가슴을 찌르지 않도록 한껏 손가락을 펼쳐 그의 가슴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천천히 누르면서 둥글게 돌려 나갔다.

“아… 아, 아앗….”

손이 닿기만 해도 뻐근하던 게, 압력이 실리자 곧바로 찌르릇거리는 통증으로 발전했다. 니콜라스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입을 벌린 채 어깨를 움츠렸다.

[아파도 참아요.]

더스틴은 손에서 자꾸 빠져나가려는 아버지에게 단호히 말하며 엄지로 유륜 위쪽을 꾹 누르다가 아래로 쓸어내렸다. 유두에 손가락이 스치지 않아도 얼얼한 감각을 느낀 니콜라스는 얼굴을 찡그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 모습이 꼭 절정에 달하기 직전인 얼굴처럼 보였다.

“너무, 아파, 아읏…!”

뭉친 것을 유륜 쪽으로 끌어모으듯 주무르자 미지근한 유즙이 몸 위로 튀었다. 젖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불안정한 변이의 증거였고, 더스틴은 그런 열등한 상태에서 아버지가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슴을 마사지해 주었다.

[아프면 박아드리면서 짤까요?]

“응… 그렇게 해줘.”

충분히 쉬었으니 슬슬 다시 움직일 때가 됐다는 듯 더스틴이 허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맞물려 있던 곳이 찔걱거리며 떨어져 나가자, 내부는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더스틴의 것을 힘껏 조였다. 먹어 치운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탐욕스러워진 곳은 도무지 만족할 줄을 몰랐다.

니콜라스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더스틴은 느긋하게 움직임을 재개했다. 급박하게 들이닥치듯 쑤셔대는 대신, 아버지의 집중이 그곳에만 쏠릴 수 있게끔 질척하고 끈덕지게 움직였다.

“아… 아, 으으응….”

확실히 아들의 말대로 적당히 안쪽을 자극해주면서 젖을 짜니 가슴 쪽의 아픔보다는 아래쪽에서 지잉거리며 울리는 쾌락 쪽으로 주의가 기울었다.

몸 안에 자리 잡은 알주머니에는 이미 수정된 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몸이 흔들리면 묵직해진 배가 유난히 크게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니콜라스는 숨을 허덕였다.

산란할 때가 아니면 알주머니의 입구는 꽉 다물려 있는 편이었다. 대부분의 입구가 그렇듯 알주머니의 입구 또한 신경이 예민한 곳 중 하나였다. 니콜라스는 본인의 몸 안에 자리 잡은 새로운 장기에 대해 알기도 전에, 돌기가 잔뜩 돋아난 아들의 성기로 내벽을 자극당했다. 아들의 울퉁불퉁한 성기가 알주머니 입구와 내벽을 건드리면 전에는 없던 성감대가 생긴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흐, 으으응….”

[아파요? 아니면 자세가 불편해요?]

“아냐, 그게, 아니라….”

거세게 들이박힐 때마다 성기 기둥에 일렬로 나열된 돌기들이 내벽 어딘가의 움푹 들어간 알주머니 입구를 차례로 주르륵 긁어댔다. 그런데 잘게, 천천히 움직이면 그곳이 자극당하는 빈도가 줄어서 애가 탔다. 니콜라스는 무의식적으로 더 쾌락을 느끼기 위해 다리를 한껏 벌리고 엉덩이를 앞뒤로 들썩거리며 조금이라도 크게 움직여보려 들었다.

“으으으… 아, 더스….”

니콜라스는 애타는 소리를 내며 아들을 불렀다. 아들에게 젖짜기는 관두고 박아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충혈된 눈가를 계속 비빌 때처럼 따끔거리는 감각이 젖가슴에서 느껴졌다. 양쪽 젖꼭지에서는 탁하고 희뿌연 유즙이 줄줄 흘러내려, 봉긋한 근육질의 가슴과 더스틴의 울퉁불퉁한 손가락을 흠뻑 적신 지 오래였다.

이따금 아래에서 올라오는 쾌락을 잡아채기 위해 꽉 들어찬 애널을 오물거리고 등허리를 뻣뻣하게 펴면, 가슴에 방울방울 매달려있던 유즙이 복근 위로 후두둑 떨어졌다.

니콜라스는 간질거리는 감각을 이기지 못하고 수시로 애널을 움찔대고 조였다 풀었다 하며 더스틴에게 몸으로 발정 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매일같이 아들과 방탕하게 교접하면 성감이 둔해질 줄 알았으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오히려 예민해진 곳은 잠시 자극이 잦아들었다가 다시 찾아올 때 전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어떻게 해주길 원해요.]

“더… 더 세게 쑤셔줘….”

[정말 그걸로만 되겠어요?]

더스틴은 아버지의 가슴팍 대신 허리로 손을 옮겼다. 흉통에 비해 얇은 허리는 괴물의 손에 한 번에 잡힐 만큼 가늘었다. 허리 근육 위로 도드라진 핏줄이 꿈틀거리는 게 비늘을 타고 느껴졌다. 니콜라스의 긴장한 몸이 물씬 내뿜는 열기는 아들의 손바닥을 적시고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안팎으로 미끈거리는 몸을 들어 올리자 맞물려 있던 곳에서 질척거리는 소리가 났다. 흉물을 삼키고 있던 곳이 쑥 들려 올라가면서 새빨갛고 후끈거리는 코딜리언의 성기가 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갈래의 돌기가 잔뜩 돋아난 성기는 점액과 정액으로 뒤범벅되어 난잡했다.

“그하앗…!”

세게 박는 것 만으로 만족하겠냐고 물은 더스틴은 아버지의 몸을 그대로 추락시켰다. 성기 위로 몸이 내리꽂히는 순간, 니콜라스의 입에서 비명 같은 소리가 터져 나오며 또 한차례 예민한 곳들에서 물이 터져 나왔다.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도 전립선이 짓눌리고 알주머니가 돌기에 잔뜩 긁혀버리는 것은 물론, 몸 안 깊은 곳이 한계까지 열려버렸다.

피부에 충격을 느끼고 나면 한동안 얼얼한 것처럼, 몸 내부에 성감을 동반한 충격 역시 여운을 남기며 아래쪽에서 지잉거렸다. 그러다가 몸을 나락으로 끌어내리는 듯한 감각이 곧 가라앉았다. 그제야 니콜라스는 그걸로만 되겠냐고 한 아들의 질문 의도를 알게 되었다.

“아, 더스으… 장난치지 말고, 하아….”

더 세게 쑤셔 달라는 말에 한 번만 쑤셔주는 건 꽤 악질적인 장난이었다. 아들이 종종 이런 식으로 칭찬과 사랑을 갈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니콜라스는 그에게 자존심을 내려놓고 조르며 허리를 달싹였다.

[정말 그걸로만 되겠냐고 물었잖아요. 뭘 원하는지 말해봐요.]

영리한 파충류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쉭쉭거리는 소리를 연달아 짧게 내며 뒤에서 혀를 내어 아버지의 턱을 핥았다. 타액으로 축축이 젖은 혓바닥 위로 까끌한 수염과 단단하고 날렵한 턱선이 느껴졌다. 땀으로 젖어 반들거리는 니콜라스의 몸을 핥으며 암컷 특유의 페로몬을 만끽하는 것도 좋았지만. 아버지가 직접 원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으웃… 계속해줘…. 네 자지로 찔러 달란 말이야.”

[아버지께서 원하신다면요.]

더스틴은 아버지의 어깨 위로 고개를 수그려 기다란 주둥이를 그의 몸에 걸쳤다. 제법 묵직한 머리의 무게를 느낀 니콜라스는 진동하듯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아들을 쓰다듬었다. 손가락 끝을 따라 단단한 비늘과 두부의 거대한 뼈들이 느껴졌다.

이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코딜리언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한 지금, 애정 표현을 갈구해오는 아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아버지에게 응석 비슷한 것을 부리던 더스틴은 그가 순순히 머리를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주자 기분이 풀렸다는 양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응…! 아, 흐으, 응…! 아, 더, 더스…!”

[하, 뜨거워요, 정말로.]

두 개의 성기가 니콜라스의 배 속에서 놀아나며 그 안에 든 체액을 마구 뒤섞어댔다. 입구를 자극당한 알주머니는 수시로 움찔거리며 투명한 점액을 분비했다. 예민한 기관인 만큼, 조금이라도 입구가 벌어질 듯 자극을 느끼면 즉각적으로 산란을 돕기 위한 점액을 배출하는 곳이었다.

내부를 흠뻑 적시고 밖으로 뿜어져 나오기까지 한 그 점액은 진득한 암컷 페로몬의 결정체였다. 점차 농밀해지는 페로몬의 냄새를 맡은 더스틴의 행위도 격정적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었다.

“아…! 아, 하, 아악, 응…! 흣…!”

[허리, 움직여 봐요. 더 기분 좋을 테니까.]

애정 욕구를 충족한 아들은 아버지에게 확인받으려는 시도를 계속하는 대신 그를 만족시키려고 애썼다. 얇고 판판하면서도 넓적한 혀는 아버지의 젖가슴 위를 날름거리며 흥건한 유즙을 맛보듯 핥았다.

젖 먹을 나이는 한참이나 지났지만 아버지의 유즙은 이야기가 달랐다. 젖 역시 아버지의 체내에서 분비되는 체액인 만큼 진한 페로몬 덩어리였다. 게다가 곧 태어날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오롯이 그를 만족시켜주는 수컷만이 차지할 수 있는 전유물이기도 했다.

“흐, 그흣… 아, 흐윽… 너무, 아…! 좋아….”

아래에서 수시로 퍼져 나가는 열감을 주체하지 못한 니콜라스는 흐느끼듯 말하며 허리를 떨어댔다. 아들이 시키는 대로 몸이 벌어지는 박자에 맞춰 하반신을 움직이니 쾌락이 훨씬 커져 멈출 수가 없었다. 니콜라스는 말초적인 감각을 쫓아 골반을 좌우로 틀어대고 아들의 성기를 꽉꽉 조여 물었다.

번식체로서, 그의 수컷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자마자 눈앞이 흐려질 만큼 기분이 좋아졌다. 분명 극에 달한 기쁨을 느끼고 있는데도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흐윽…!”

푹푹 들쑤시며 올라오던 것이 어쩌다가 알주머니 입구를 찌르면 니콜라스는 숨도 못 쉬고 몸을 떨었다. 한껏 벌어진 입에서 타액을 흥건히 흘리고 하복부를 강타당한 사람처럼 전신을 꿈틀거렸다.

[아버지… 아버지.]

더스틴은 순간적으로 입구뿐만 아니라 내벽 전체가 수축하며 꽉 조여드는 그 감각을 사랑했다. 아버지의 몸이 성기에 짜 맞춘 것처럼 딱 맞도록 변한 게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슬슬 사정감이 드는 만큼, 마지막으로 진득하게 즐기고 싶어 오직 그의 예민한 기관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아…! 으, 아아…!”

[후우, 아버지, 진짜…. 조이는 것 봐.]

연달아 민감한 곳을 찔리자 니콜라스는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고개를 젖히며 아들의 팔을 붙잡았다. 팔뚝과 목에 힘줄이 선명히 도드라지고 수시로 근육이 꿈틀거렸다. 박는 대로 성기와 젖가슴이 크게 흔들려도 얼얼하게 들이박히는 구멍을 제외하면 감각이 없었다. 그저 살덩어리로 찔리기만 하면 앞쪽이든 뒤쪽이든 찔끔거리며 체액을 내뱉고 경련하듯 벌름거리며 기쁨을 호소할 뿐이었다.

“으…! 흐아, 아…!”

[잘하고 계세요, 팔이 아니라 여길 붙잡으시고.]

살이 올려 붙었다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들썩이는 건 보기 좋았지만, 아무래도 알은 소중했다. 더스틴은 알을 품은 배가 너무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니콜라스 스스로가 배를 감싸 쥐게 했다. 더 힘있게 처박아대겠단 신호였다.

니콜라스는 더스틴이 시킨 대로 알이 가득 든 배를 부여잡았다. 뜨거운 살갗 아래로 울룩불룩한 알의 형태가 손에 잡혔다.

“아흐아앙…! 하, 으, 그핫…! 아아아!”

곧, 철퍽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쟁쟁하게 울릴 만큼 격렬한 허릿짓이 이어졌다. 깊은 곳이 찔릴 때마다 눈앞이 까맣게 가라앉았다가 하얘지길 반복하면서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변이하기 전이었다면 이런 몸의 변화가 두려워 괴성을 지르며 목 놓아 울었겠지만, 한창 절정에 달한 상태에서 페로몬을 뒤집어쓴 몸은 잉태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얼마 안 가면 알을 낳을 수 있다.’

전부터 조금씩 보였던 기질이 드디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었다. 니콜라스는 음란한 동시에 욕심이 많았다. 두 아들의 알을 갖고도 더한 것을 원해 올라타거나 다리를 벌렸다. 배가 부르면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교미를 원하지 않을 법도 했는데, 임신한 채로도 몸을 잘만 놀렸다.

“흐으, 흐 으윽, 응….”

니콜라스는 갈라진 목소리로 낮게 신음하며 숨을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절정에 달해버린 나머지 소리를 낼 기운조차 없게 된 상태였다.

그럴수록 더스틴은 더 집요하게 아버지의 안을 헤집어댔다. 코딜리언의 습성 중 하나였다. 암컷이 지쳐서 더는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오랜 시간 교미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안으로 정액을 쏟아붓는 것. 아들은 아버지의 힘없는 몸을 품에 안아 들고 급작스럽게 체위를 바꿔 그가 바닥에 엎드리도록 했다.

“아, 아아아… 흣, 더스….”

[잘 벌리고 있어요. 안에 싸줄 거니까.]

니콜라스는 엉덩이만 든 채 바닥에 얼굴을 문대며 눈을 감고 얼굴을 찌푸렸다. 배가 꽉 들어찬 상태에서 체위를 바꾸는 건 꽤나 버거웠다. 그렇지만 곧 정액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군말 없이 아들이 시키는 대로 스스로 엉덩이를 잡아 벌렸다. 좁은 곳에 사정하는 만큼 정액이 넘치고 튀기 마련이라, 최대한 씨를 잘 받으려는 몸짓이었다.

[크흣….]

곧 뜨거운 정액이 몸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안에 뜨거운 것이 확 퍼지는 감각도 좋았지만 역시 수컷의 씨를 받았다는 기쁨이 더 컸다. 체액에 중독된 중년 남성은 희미하게 웃으며 눈을 감았다. 얼마나 즐거운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니콜라스는 갈수록 정액을 받으면서 극도의 희열을 느끼고 아들과의 관계를 좋아하게 된 게 순전히 세계에 순응하기로 마음먹어서라고 생각했다. 역으로 몸이 변하면서 정신까지 영향을 받아 세계의 규칙에 따르기로 한 것이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답은 후자였다.

몸은 알을 갖게 되면서 점점 안정적으로 변이한 번식체의 조건을 갖춰 갔고, 코딜리언의 호르몬의 영향에 취약해졌다. 몸은 존재의 목적이나 다름없는 재생산을 열렬히도 원해, 니콜라스의 의식이 재생산과 관련된 모든 것에 호감을 느끼게끔 했다.

니콜라스는 따끈히 열이 피어오르는 몸을 부여잡고, 아들과 연결된 채로 쌕쌕 숨을 몰아쉬었다. 괴물이 된 아들이 징그럽기는커녕, 오히려 그에게 아주 강한 친밀감을 느꼈다. 이 커다란 수컷이 험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주고 지켜줄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코딜리언이라면 믿어도 좋다고, 내밀한 곳까지 몸을 섞으며 받아들여도 좋다고.

힘이 쭉 빠져버려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중년 남성의 입꼬리가 조금 더 크게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그러다가 누워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 있는 아들과 눈이 마주쳤다.

금색 눈동자가 영롱하게 반짝이는 게, 멋졌다. 저절로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애정 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끼긴 더스틴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그는 희미하게 웃어주는 아버지에게 따라 웃어주진 못했지만, 애정 표현 정도는 해줄 수 있었다. 괴물 아들은 입을 다물고 기다란 주둥이를 아버지의 뺨과 목에 부벼대다가 느릿하게 그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쉬고 계세요. 금방 먹을 걸 가져다드릴게요.]

어스름이 내려앉아 집 안이 어두컴컴해졌다. 유일한 광원은 밖에 설치된 발양석뿐이었다. 더스틴은 아버지에게 수건과 몸을 덮을 만한 것을 가져다주고, 마지막으로 장난스레 꼬리로 얼굴을 한 번 툭 건드린 뒤 날고기를 가지러 떠났다.

*

두 아들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니콜라스의 배는 나날이 불러갔다. 코딜리언은 인간에 비해 알을 품는 기간이 짧았고, 니콜라스의 두 아들은 아버지가 산란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맨몸으로 나가기에는 추운 시기에 접어들 때였다.

“아…! 아, 악, 하아….”

잠들어 있던 니콜라스는 갑자기 아래쪽이 당기면서 배가 아파오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평소 잠을 깨우는 건 대부분 아들들이었고, 자발적으로 눈을 뜨는 일이 잘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신경에 날이 선 채로 깨는 일 자체가 낯설었다.

“로지, 더스…!”

누구든 와서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갑작스럽게 느껴진 진통은 점점 커져만 갔고, 니콜라스는 이를 악물고 신음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굳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산란할 때가 임박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버지의 부름을 들은 두 아들은 재빨리 방으로 들어와 니콜라스를 살폈다. 그의 온몸이 땀으로 흥건해, 흡사 물에 빠졌다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로건은 아버지를 편히 눕혔고 더스틴은 수건에 물을 적셔와 그의 몸을 닦아주었다.

[괜찮으세요?]

“아파, 흐아, 윽… 배가, 배가 아파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복통과는 결이 달랐다. 배가 아픈 것을 넘어서 척추까지 통증이 퍼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끝없이 올라온 감각이 목을 지나 뒤통수를 잡아당기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들었다. 니콜라스는 몸을 벌벌 떨며 얕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길 반복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모르겠어.]

두 코딜리언 또한 직감적으로 아버지가 알을 낳을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번식체가 알을 낳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 뭐부터 해야 할지를 모른 채 막막해했다. 둘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버지가 최대한 편안할 수 있도록 몸을 닦아주고 옆에 있다고 말해주며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일 따위였다.

“하아… 하, 하아….”

니콜라스의 숨이 점차 가빠졌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욱신거리는 통증이 하복부에서 몸 전체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두 아들이 매일같이 힘 좋은 손아귀로 젖이 뭉치지 않게 짜주었건만, 퉁퉁 부은 양쪽 가슴은 살갗 위로 내려앉는 공기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으, 아…!”

알주머니가 강하게 수축하면서 좁은 곳에 빽빽하게 들이차 있던 알들이 밖으로 나올 준비를 했다. 꽉 닫혀 있던 알주머니의 입구가 벌어질수록 니콜라스의 입도 함께 벌어졌다. 삼키지 못한 타액이 입가에 자국을 그리며 턱 밑으로 흘러내렸다. 너무 아파서 전부 불태워버리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아픔에 비례하는 쾌락이 아래쪽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하, 으응…! 아, 흑…!”

알주머니 입구는 민감했다. 둥근 알이 안에서 빠져나오면서 평소에는 벌어진 적 없는 크기로 입구가 벌어지자, 극도의 쾌락이 몸을 찢어발기듯 강타했다. 두 아들 중 누구도 몸에 손대지 않고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와중에 니콜라스는 성기를 빳빳하게 세우고 몸부림쳤다.

성기가 들이박히는 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었다. 아들의 것에 비하면 알의 크기는 크지도 않은데,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아찔한 감각이 잇따랐다. 누군가 혈관을 따라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온몸이 뜨거운데, 그게 또 미치기 직전만큼이나 좋아서 전신을 떨며 헐떡댈 수밖에 없었다.

“흐윽…!”

니콜라스는 쉬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 본인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하는 동안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한참 동안 진통을 겪은 끝에, 마침내 유백색의 단단한 껍질을 가진 알이 점액에 잔뜩 뒤덮인 채 니콜라스의 몸 밖으로 천천히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몸부림치는 아버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면서도, 마침내 그가 자신들의 알을 낳았다는 데 감격한 두 아들은 서둘러 알을 받을 준비를 했다. 타원형의 알은 중반까지는 아주 천천히 몸 밖으로 밀려 나오다가 어느 순간부터 밀려 나오는 속도가 빨라져 이불 위로 툭 떨어졌다.

“흐아, 으, 흐윽… 으….”

알을 하나만 품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알주머니 입구가 다물릴 일이 없었다. 내부에서 벌어진 입구는 쉴 새 없이 다소 점성이 있는 체액을 배출해내며 산란을 도왔다. 꿀렁거리며 알이 몸 밖으로, 아래로 밀려 나올 때마다 니콜라스는 흡사 체벌을 받는 사람처럼 심하게 몸을 들썩이고 울음 섞인 숨을 삼켰다. 하지만 그의 성기는 명백히 발기해 있었다.

극렬한 성감을 이기지 못한 물건은 알 하나가 몸 밖으로 빠져나올 때마다 울컥거리며 정액을 뿜어냈다. 알주머니가 벌어지면서 느끼는 성감과는 별개로, 크고 둥근 알들이 몸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계속해서 전립선을 짓눌러댔다.

[잘하고 계세요, 조금만 참아요.]

곁에 남아 아버지를 지키고 있던 더스틴이 말했다. 로건은 그사이 동생과 협의를 끝내고 아버지의 산란이 끝나고 나면 그를 씻길 목욕물을 데우러 떠난 상태였다.

“흐, 으으… 그, 하, 으윽….”

코딜리언이라면 지치지 않고 무사히 산란할 수 있었겠지만, 인간 남성은 산란을 하는 개체도, 더더군다나 회임을 하는 개체도 아니었다. 몸 전체에 충격을 줄 만큼 강한 오르가슴 속에서 알을 낳던 니콜라스는 알이 다섯 개쯤 몸 밖으로 빠져나오자 지쳐서 가쁘게 숨을 들이쉬었다.

“으, 더스, 안 나와, 알이, 안에서….”

호흡을 따라 부은 젖가슴이 수시로 오르락내리락했다. 아직 알 몇 개가 배 안에 남았으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더는 알을 낳지 못한 채 괴로워했다. 가슴골과 쇄골이 이어지는 곳에 땀이 작은 샘처럼 고일 정도로 니콜라스는 고전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로 알이 나오지 않는다고 호소하자 더스틴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우선 물수건으로 그의 이마를 닦아주었다.

[하실 수 있어요, 힘내세요. 손이라도 잡아드릴까요?]

“아흑…! 아, 더스…! 더스!”

다정하게 구는 데는 영 재능이 없는 더스틴이었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아버지인 동시에 배우자였다. 알을 낳아주는 번식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던 젊은 코딜리언은 그를 위해 물수건부터 들이댔다.

물을 짠다고 짜냈지만, 파충류의 엉성한 손길로 짜낸 탓에 흠뻑 젖은 물수건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니콜라스가 끙끙거리기만 할 뿐, 알 낳는 것에 차도를 보이지 못하자 더스틴의 마음도 덩달아 급해졌다.

아들은 거칠거칠하고 건조한 초록빛 손으로 인간 남성의 축축한 손을 부여잡았다. 아버지의 손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더스틴은 불안한 듯 혀를 날름거리며 니콜라스를 내려다보다가 손보다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꼬리로 그의 배 위를 살살 문질러 주었다. 알을 절반쯤 배출한 니콜라스의 배는 처음보다 크기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크기는 줄었어도 꼬리로 누르면 피부 아래로 여전히 울룩불룩한 알의 형태가 느껴졌다. 더스틴은 아버지의 배 위를 문질러주다가 천천히 아래로 쓸어내리듯 힘을 실어 눌러주는 일을 감행했다. 인간의 시대였다면 의사를 부르든 뭐든 했겠지만, 지금은 코딜리언의 시대였고 산란하는 아버지를 도울 만한 별다른 수가 없어 보였다.

“크하아앗…! 으, 흑…!”

아들의 손을 부여잡은 니콜라스의 크고 투박한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초산이라 알을 낳는 것에 요령이 없었던지라, 힘을 줄수록 알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더스, 아버지는 괜찮으셔?]

[조금 힘들어하고 있는 것 같아….]

산란을 마친 아버지를 맞이할 준비를 끝낸 로건이 방으로 들어오며 물었다. 로건은 아버지의 배를 누르고 있는 더스틴을 안타깝게 보며 새로운 마른 수건을 건넸다.

물리적으로 외부에서 눌러주니 좁아진 내부에 걸려있던 알들이 밖으로 차츰 밀려 나왔다. 덩달아 안에 가득 고여 있던 점액도 터져 나왔다. 이불 위가 흡사 소변을 지린 것만큼이나 축축해졌다. 더스틴은 그래도 개의치 않고 아버지의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정성껏 배를 눌러주었다.

[아버지…. 힘내세요.]

“하, 아, 아아, 으, 앗…!”

니콜라스의 애를 먹이던 알들이 한 번에 주르륵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산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알주머니가 몸의 체액이란 체액은 전부 짜내도록 호르몬을 교란한 게 틀림없었다. 알이 전부 몸 밖으로 빠져나온 순간, 니콜라스의 성기와 양쪽 유두에서 희끄무레한 탁액이 간헐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아…!”

계속 자잘한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지만, 벌어졌던 구멍이 좁혀지면서 달하는 절정의 맛을 잊지 못하고 니콜라스는 몸을 떨었다. 몇 시간이고 쉬지 않고 달렸던 때만큼이나 숨이 찼다. 코딜리언 번식체가 되면서 나빠졌던 폐가 튼튼해지고 폐활량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공기가 폐부로 들어올 때마다 폐가 찢기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흐, 하아… 아, 알은, 어디에….”

그 모든 통증을 감내할 만큼 기분이 좋은 것도 사실이었다. 니콜라스는 잘 움직이지 않는 얼굴 근육을 움직여 힘겹게 웃으며 더스틴에게 방금 낳은 알을 보여 달라고 했다. 번식체로서 자기가 낳은 알에 애착을 갖는 건 당연했다.

니콜라스가 낳은 알은 더스틴이 전부 깨끗한 수건으로 닦아 말끔하게 만든 뒤였다. 점액이 걷힌 알들은 반들거리는 유백색으로, 모체의 체온이 묻어 있어 따뜻했다. 바구니에 수건을 깔고 알들을 안전하게 담은 로건은 니콜라스에게도 그가 낳은 알을 보여주었다.

[정말 수고하셨어요. 곧 씻을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그리고 기운 차리시게 맛있는 것도 먹여드릴 거고….]

잠자리도 깨끗한 이불로 바꿔드리고. 로건은 흠뻑 젖은 니콜라스의 머리를 정리해주고 주둥이 끝을 그의 얼굴에 부비며 다정스레 말했다. 기쁜 기색을 감출 수 없는 코딜리언의 몸짓에 니콜라스가 희미하게 웃었다.

“알을 이리 내, 그 아이들을 품어야겠어….”

지친 목소리로 말하는 니콜라스는 사뭇 단호했다. 그 알이 두 아들과 자신 사이에서 나온, 근친 관계에 의한 알이라는 사실은 중요치 않았다. 알들 또한 사랑하는 아이들이라는 사실만이 중요했고, 지금 당장 알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곤란해요. 알들은 전부 탁아소로 보내야 하거든요. 더스가 나갈 채비를 하고 있어요.]

“뭐, 라고…?”

로건은 아버지에게 친절히 설명하며 더스틴에게 알들이 든 바구니를 건넸다. 눈앞에서 알들이 멀어지는 것을 본 니콜라스는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던 사람이 행하는 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재빠르게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안 돼! 가져가지 마! 안 된다고!”

[아버지, 진정하세요.]

배가 크게 당겨, 흡사 내장을 칼로 벅벅 긁어내는 듯한 통증이 일었는데도 니콜라스는 개의치 않았다. 고생해서 낳은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니, 속에서 감정이 크게 북받쳐 올라와 주체할 수가 없었다.

“싫어, 안 된다고. 내 애를 어디에 데려가려는 거야!”

[아버지, 제발 가만히 계세요, 무리하시면 안 돼요.]

로건이 말려봐야 소용없었다. 맏이는 아버지가 크게 움직일 수 없게 붙잡았지만 니콜라스는 거의 펄쩍 뛰는 수준으로 품에서 버둥거렸다. 방금까지 산란하면서 기운을 빼긴 했어도, 확실히 근육질의 남성다운 움직임이었다.

더스틴은 아버지의 호소를 듣지 않고 바구니를 든 채 고개를 휙 돌렸다. 코딜리언들은 원래 알과 유체를 공동 탁아하는 습성이 있었으므로 알을 맡기는 행위 자체에는 유감이 없었다. 그러나 울면서 괴로워하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니 머뭇거리게 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정신 차리고 할 일을 해야만 했다.

“더스, 제발…! 아빠가 뭘 잘못해서 그러는 거니, 제발 아이들을 데려가지 마….”

더스틴이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현관 밖으로 나가자 니콜라스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안에서 날뛰는 호르몬을 제어하지 못한 결과였다. 산란 직후 예민해진 건 몸뿐만 아니라 감정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으며 슬퍼하게 된 니콜라스는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또 아이를….”

인간인 두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느꼈던 상실감이 속에서 되살아났다. 흐느끼는 니콜라스의 몸을 품에 안고 살살 달래주면서도 로건은 착잡해 했다.

[괜찮아요, 아버지. 제가 옆에 있잖아요. 우선 따뜻한 물로 씻을까요? 자고 일어나면 한결 기분이 나아질 거예요.]

코딜리언이 된 로건은 이렇게 격하고 감정에 크게 휩쓸리는 아버지의 반응이 이해 가지 않았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니콜라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넸다. 니콜라스는 아들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로건의 품 안에서 한참이나 훌쩍거리다가 큼지막한 손등으로 성가신 것을 떨어내듯 눈물을 닦아냈다.

“그래…. 로지, 네가 옆에 있었어. 알은, 다시 가지면 되니까.”

중얼거리던 니콜라스는 손을 뻗어 아들의 배 위를 더듬었다. 흔히 처음 산란을 겪는 번식체들이 보일 수 있는 산란 중독 증상이었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몸을 더듬어 오자 당황한 로건은 그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아버지, 교미도 좋지만 쉬셔야 해요…. 무리하셨잖아요. 회복되면 또 잔뜩 박아드릴 테니까 쉬셔요.]

“안 돼, 로지, 너까지 이럴 거야? 알을 빼앗겼는데 넌 어떻게 이렇게 태연할 수 있어! 네 아이기도 하잖아…!”

니콜라스는 설움에 북받친 얼굴로 로건을 돌아보며 말했다. 충혈된 데다 눈물로 푹 젖은 그의 눈은 슬퍼 보였다. 아버지의 정신 상태가 상당히 크게 흔들린다는 것은 알았지만, 눈을 마주친 순간 로건은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무엇보다도 ‘네 아이’라는 말이 로건의 이성적인 행동을 방해했다. 아버지가 정말로 이 관계를 인정한 거라고 확신이 들자, 코딜리언의 수컷 안에서도 무언가 충동 비슷한 것이 술렁거렸다.

[그렇지만 알은 언제든 가질 수 있으니까요….]

“아냐, 그렇지 않아, 언제든이라는 건 없어. 떠나면 끝이라고….”

니콜라스는 허망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로건을 힘으로 밀어뜨렸다. 인간이 코딜리언 수컷의 몸을 힘으로 이긴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지만, 로건은 혹시라도 떠밀리지 않고 버텼다간 아버지가 다칠까 봐 순순히 그가 하자는 대로 했다.

“빨리, 빨리 박아줘, 로지. 나는 알을 가져야 해….”

니콜라스는 다소 강박적으로 행동했다. 아직 흥분하지 않아 굳게 닫혀있는 로건의 배 위로 뜨겁게 달궈진 둔부를 문질렀다. 산란으로 인해 알주머니에서 흘러나온 점액이 로건의 배 위를 적셨다.

[하… 아버지, 정말.]

로건은 허탈하게 웃는 듯한 소리를 내며 니콜라스가 위에서 엉덩이를 달싹거리지 못하도록 허리를 붙잡았다. 조금 진정하라고 말하려던 참이었다.

“로건, 자지 넣고 싶어. 이건 진심이야, 알도 알인데 안이 허전해졌다고….”

아래에서 음탕하게 구는 아버지를 올려다보고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울어서 충혈된 주제에, 꿈틀거리는 욕정이 가득 들어찬 눈이 특히 그랬다.

맹세컨대, 암컷이 안이 허전해졌으니 넣어달라고 졸라대는데 발기하지 않을 수 있는 수컷은 몇 없으리라. 알을 탁아소에 맡기고 온 더스틴이 이렇게 붙어먹고 있는 것을 보면 한 소리 할 게 뻔했지만, 로건은 아마 그도 합류를 거부하진 못할 거라고 생각하며 혀를 날름거렸다.

닫혀있던 배 위의 틈이 벌름거리는가 싶더니, 점차 갈라지면서 속에서 두꺼운 두 갈래의 성기가 고개를 들었다. 니콜라스는 헛헛해진 구멍을 그 위에다 비비며 점액끼리 섞을 것을 유도했다. 엉덩이골 사이로 두툼하고 시뻘건 성기가 자리 잡고 있는 게 선명히 보였다. 닿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에 부풀게 만드는 묵직한 살덩이는 몸서리가 저절로 쳐질 만큼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넣어도 되는 거지…?”

[아버지께서 그렇게 원하시는데 어쩔 수 없죠. 구멍을 채워드리는 수밖에.]

로건의 비늘 돋은 까끌까끌한 손과 니콜라스의 매끈한 손이 맞닿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성기를 잡아 삽입하려던 둘의 행동이 충돌한 것이다. 아들이 멈칫하는 사이 니콜라스는 두 갈래의 성기를 한데 잡아 입구에 대고 맞추었다. 능숙하게 그 위로 내려앉는 순간, 입에서 달뜬 숨이 터져 나왔다.

“아, 흐, 아아앗…. 좋아, 흐윽….”

방금 알을 낳은 곳이라 구멍은 아주 유연하게 벌어졌다. 로건이 딱히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니콜라스는 아들의 몸 위에서 팡팡 허리를 찍어대며 곧바로 교미에 열중했다.

[흐읏… 이래서야.]

잡아먹히는 건 본인 쪽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한 로건이었다. 눈을 감고 감각에 집중한 채, 붉은 입술을 혀로 축이고 있는 아버지를 당해낼 수 없었다. 보고만 있어도 성기에 불끈거리며 피가 쏠리는 기분이었다. 코딜리언이 감당하기에는 인간은 너무도 변칙적이고 수시로 감정이 날뛰는 동시에 뜨거웠다.

로건은 마치 아버지가 몸 전체를 집어삼키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팔을 뻗어 니콜라스의 양쪽 가슴을 그러쥐었다.

[아까 보니까 젖이 또 꽉 찬 거 같은데. 짜드릴게요.]

허릿짓은 순전히 아버지에게 맡기기로 하고, 본인은 가슴을 주물러 젖을 짜주기로 했다. 손아귀에 힘이 실리면서 니콜라스의 유륜에서 뿌연 유즙이 방울방울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더 힘을 주자 젖이 가느다란 물줄기를 그리며 팔 위로 후두둑 떨어졌다. 니콜라스는 아픈지 인상을 쓰면서도 바쁘게 허리를 놀렸다.

[하… 아버지, 정말….]

닿는 모든 부분이 물렁거리며 몸을 감싸고 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로건은 탄식하듯 크릉거리며 니콜라스를 불렀다. 비늘 박힌 손과 배 위로 닿는 아버지의 탄탄하고 말랑거리는 살집은 최고였다. 돌처럼 단단한 코딜리언의 근육에 비하면 인간은 한없이 말캉거렸다.

“하아, 으욱…. 으, 으응… 읏, 하, 살살 짜줘, 앗….”

가슴을 만져주기만 해도 욱신거리는 감각이 올라왔다. 니콜라스는 반사적으로 손에서 벗어나려고 몸을 틀어대면서도 허리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자극에 취약해진 내부는 성기가 내벽을 살짝 긁기만 해도 왈칵거리며 점액을 내뱉었다.

“아, 아윽… 흐, 어서, 안에….”

허한 감정과 속을 달래려고 쉬지 않고 몸을 위아래로 움직이다가 앞뒤로 비벼대기를 반복했다. 눈을 감고 어둠 속에서 감각을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참을 수 없는 감각의 파도가 몸을 덮치고 올라오면서 눈이 뜨였다.

그러면 똑같이 욕정과 정복욕으로 물든 얼굴을 한 채 몸을 주물러오는 아들이 보였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들은 이제 정말 인간다운 구석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보려야 찾을 수도 없을 만큼 변해버렸는데. 그런 아들의 얼굴에서 표정을 읽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괴물의 얼굴이 사랑스럽다고 생각되기까지 했다.

산란 직후 알을 잃어버린 번식체는 허리를 숙여 수컷에게 구애하듯 입을 맞추었다. 기다란 주둥이를 벌리게 하고 주둥이 길이만큼이나 길고 얇은 괴물의 혀를 핥았다. 다소 격정적인 입맞춤이 이어졌다. 기다란 코딜리언의 혀가 작은 인간의 혀를 얽고 입안 전체를 휘젓는 와중에도 니콜라스는 허리를 부지런히 놀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으우, 흡, 하, 으음… 읏….”

모든 걸 다 잃었어도 몸을 섞고 있는 순간만큼은 아들에게,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럴수록 아들에게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은 더욱 깊어져 갔다.

두 아들이 그랬던 것처럼 니콜라스 또한 그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 코딜리언의 주둥이에 비하면 작은 인간의 손으로 그 얼굴을 붙잡고 갈구하듯 입맞춤을 이어나갔다. 상대가 괴물이든, 아들이든 중요치 않았다.

몸을 열락의 길로 이끌며 씨를 뿌려주고, 사랑을 주는 존재라는 게 핵심이었다. 오랜 시간 감정적으로 괴로워하다가 이제 막 사랑을 만난 사람처럼 니콜라스는 필사적으로 로건에게 매달렸다.

[아버지….]

“로지, 로지….”

한참이나 아버지와 키스하던 로건이 낮은 소리로 니콜라스를 불렀다. 어느새 가슴에서 엉덩이로 옮겨간 손에는 힘이 단단히 실려 있었다.

“사랑해, 로지.”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하는 말일까? 아니면 암컷이 수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하는 말일까.

로건은 굳이 캐묻는 대신 아버지의 몸을 위로 들어 올리며 답했다.

[저도요.]

깜빡거리지 않는 눈동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건 여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스는 몸이 아래로 추락하는 것을 느끼며, 아들의 말이 한 치의 거짓도 섞이지 않은 진심이라고 확신했다.

*

알을 탁아소 담당 코딜리언에게 맡기고 온 더스틴은 다소 허탈한 기분을 느끼며 집에 돌아왔다. 그런 그의 앞에 몸조리는커녕, 형의 몸 위에 올라타 교성을 내고 있는 아버지가 보이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이성을 잃고 합류해서 아버지를 안았을 때야 기분 좋았지만, 실컷 하고 난 뒤 어떤 막막함이 느껴지는 건 필연이었다. 더스틴은 조용히 어둠 속에서 깜빡거리며 빛을 내는 발양석 근처에 자리 잡고 앉았다. 따뜻한 온기를 쬐고 있으니 저절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상급 코딜리언은 눈을 희번덕 빛내며 이렇게 빨리 알을 가져온 변이체는 처음이라고 환호했다. 알의 크기가 좀 작긴 하지만, 첫 알이 이 정도면 충분히 우수한 거라는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놈에게 더스틴은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질문했다.

‘알의 크기가 아이들의 건강에 영향이 있는 겁니까?’

제아무리 겉모습이 코딜리언화 되었다지만, 더스틴은 한때 인간이었고 20년도 넘는 세월 간 인간으로 살아온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그런 그가 아버지의 알을 동족이 아닌 자신의 아이처럼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두령님의 자애가 있다면 아무렴, 다 괜찮을 테지. 드디어 자네도 반푼이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겠군. 잘된 일이야.’

그의 질문을 들은 상급 코딜리언은 별걸 다 물어본다는 투로 대수롭지 않게 말할 뿐이었다. 수컷끼리의 생식으로 인해 생긴 알이니 당연히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었고, 특히 변이체끼리의 재생산이니 그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 작은 알들은 두령이 직접 관리해야만 온전한 코딜리언으로 부화할 수 있을 터였다.

정상적인 방식으로 알을 낳을 수 있는 건 우두머리인 두령뿐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코딜리언들은 같은 어머니를 가지는 격이었다. 그러니 그들은 대체로 알에 대해 자신의 자식이라기보다는 같은 동족, 혹은 두령의 자손이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

‘그럼,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노예로 부려집니까?’

인간의 가치관을 버리지 못한 더스틴은 자신과 형이 반푼이로 취급되었던 것처럼 태어난 자식들도 몸이 약하거나 크기가 작아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노예?’

‘최소한의 식량만 배급하면서 죽을 때까지 일을 시킨다거나.’

더스틴은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가 우려하는 바를 들은 코딜리언은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것을 물어보냐는 듯한 눈치였다. 괴물의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코딜리언은 두령의 휘하에서 자원을 배분받고 시키는 일을 하는 존재였으므로 노예와 자신의 차이점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놈은 터를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무리에 받아들여주는 두령을 자애로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코딜리언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한 건가? 그렇다. 알을 생산하는 변이체인 너희도, 너희가 생산해낸 알도 모두 우리의 일원이 된다.’

인권 혹은 도덕성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 코딜리언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했다. 어떤 습성은 놀라우리만치 잔인했고, 또 어떤 습성은 인간보다 훨씬 더 이타적이었다.

코딜리언들의 사회란 그러했다. 두령은 변이체끼리 혹은 수컷끼리의 교접에 의해 태어난 개체들도 차별 없이 정성껏 돌보았다. 다른 종족에서 변이한 변이체들이 반푼이 취급을 받는 것과 달리, 태생부터 코딜리언으로 자라난 유체들은 엄연히 코딜리언으로 대접받았다.

게다가 코딜리언은 변이체들을 재생산 노예처럼 다루지 않았다. 기존의 체제를 버리고 코딜리언의 규율을 따르기로 한 만큼, 무리를 유지하는 데 기여도가 큰 변이체는 얼마든지 사회에 합류시켰다.

본인의 질문에 엉뚱한 답을 하는 코딜리언을 보며 더스틴은 아직 이 사회에 받아들여지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끝으로 말을 삼켰다. 그가 말이 없자, 오히려 거대 파충류가 미심쩍다는 듯 질문을 던져왔다.

‘그런데 혼자 이 많은 알을 생산해낸 건가?’

더스틴은 사실 둥지를 혼자 차린 게 아니라 하나의 번식체에 두 수컷이 달라붙어 있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코딜리언은 굉장히 흥미롭다는 듯 꼬리를 휘적였다.

‘조만간 두령님이 자네들을 안으로 초청할지도 모르겠군.’

‘그렇습니까?’

‘그렇습니까는, 이래서 반푼이들이란! 감사하다고 해야지. 두령님을 직접 만나 뵐 수 있는 기회는 뭐 아무 때나 오는 줄 아나.’

코딜리언이 그륵대던 소리가 귓가에 쟁쟁했다. 회상에서 빠져나온 더스틴은 눈을 한 번 깜빡였다. 발양석 안의 빛이 불규칙적으로 일렁거렸다.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지쳐 쓰러질 때까지 범해주느라 잊고 있던 불안감이 속에서 꿈틀거렸다. 번식체가 알을 낳는 것도, 알들을 탁아소에 맡기는 것도, 그리고 그 두령이라는 존재를 실제로 마주하게 되는 것도 전부 처음이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불안으로 다가왔다. 더스틴이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여명을 보며 열기를 쬐고 있자, 로건이 그의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덩치가 불어난 두 형제가 앉는 것만으로도 베란다가 꽉 차 한 명은 꼬리를 접어 올린 채 창문에 딱 붙이고 있어야 했다. 꼬리 끝에 차가운 새벽의 기온이 느껴지자 로건은 눈을 깜빡거리며 발양석에 발을 조금 더 가까이 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해.]

[두령님이 우리를 보자고 할 수도 있대서.]

더스틴은 두령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데다, 그녀에게 딱히 큰 충성심을 느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두령님’이라고 불렀다. 모든 코딜리언이 두령님이라고 부르다 보니 어느새인가 그 소리가 입에 붙은 뒤였다.

[뭐? 정말? 어째서?]

놀라 반문하는 로건에게 더스틴은 지금까지 있던 일에 관하여 차분히 설명했다. 동생의 말을 들은 로건은 말없이 깜빡거리는 돌을 바라보았다. 상을 준다니 기뻐할 일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싱숭생숭한지 알 수 없었다.

무리의 우두머리를 두려워하는 코딜리언으로서의 본능이 지금 느끼는 두려움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두 형제는 알지 못했다. 아버지와 진정으로 결실을 맺어 알을 낳게 한 것에 대한 기쁨도 잠시, 둘은 머지않은 앞날에 대한 막막함과 불확실성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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