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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의 밤 외전: Voracity (5/8)

둘만의 밤 외전: Voracity

목에 가뭄이 찾아온 듯 메마르고 따갑다. 낯선 메마름이다. 불현듯 겪었던 메마름은 어느 정도 선에서 참을 수 있었으나 오늘의 메마름은 달랐다. 당장 목구멍에 물을 퍼붓고 싶은 갈증에 알토는 눈을 느리게 떴다. 시야가 한 번에 또렷해지진 않았다. 여러 번, 힘을 빼고 눈을 깜박거리고 나서야 방에 있는 물건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시야가 오롯이 자신의 것이 되고 나서 몸을 일으킨 알토는 속옷만 입은 몸 위에 부들부들한 가운을 걸쳤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3층에 있는 복도를 통해 걸어가는데, 오늘따라 아래가 환하다. 졸음이 남은 눈으로 드문드문 빛이 서린 1층을 난간에서 내려보다가 의문이 들어 천천히 계단을 밟아 내려갔다. 본가 저택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이렇게 일을 엉망으로 할 리가 없었다. 그들은 전문가였다. 아버지에게 일러둬야 하나, 하고 생각하던 알토는 아버지 옆에 강제로 붙어있게 된 형을 떠올렸다. 땀에 젖은 검은 머리카락을 올려주면, 감았던 눈을 뜨는 형은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눈물이 핑 도는 흑청색 눈 아래가 발갛다. 일부러 거기만 빨갛게 칠한 것처럼.

‘아빠.’

‘아빠가 아니잖아.’

아버지가 도톰하게 오른 형의 가슴을 움켜잡으며 알토에게 들으라는 식으로 유쾌하게 말했다.

‘여보라고 해달라니까. 이제 애까지 가졌는데. 아빠라고 하면 그렇잖아.’

형이 셔츠 자락을 움켜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형의 얼굴에 머뭇거림이 남아있다. 이것만은 안 된다는 식으로, 아버지의 손목을 잡아 내리는 손이 길고 하얗다. 최상급 상아를 섬세하게 깎아 만든 것처럼, 힘줄이며 핏줄, 손등의 뼈까지 우아하게 보였다. 아버지는 자신의 손목을 부드럽게 눌러 막는 형의 얼굴을 애틋한 손길로 더듬었다. 형의 눈, 콧방울, 아버지의 것을 물고 빠는 붉은 입술까지. 미세하게 파르르 떨리던 형의 속눈썹 아래 눈이 알토와 마주쳤다. 형이 다급히 아버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무언가 속삭였다. 아이가 봐. 안 봐도 뻔한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보란 듯이 형의 셔츠를 위로 올리며 말했다.

‘그게 뭐. 쟤도 공범이야.’

셔츠 자락이 올라가며 형의 뽀얀 속살이 보이자 알토는 문을 닫고 걸음을 옮겼다. 예전엔 그래도 문을 닫고 둘이서만 즐기더니 요새는 대놓고 형의 몸을 탐하느라 바빴다. 형은 안 된다고 아버지를 말리면서도 결국 끝에 가서는 그에게 함락당했다. 애초에 형은 아버지에게 이길 수 없었다. 그걸 알고 형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 내리던 아버지의 듬직한 손을 생각하던 알토는 헛기침을 했다.

“나도 미쳤나.”

뒷목을 긁적거리며 막 1층 바닥에 발을 대는데, 야릇한 소리가 들렸다. 억지로 막은 듯한 소리였다. 알토는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발을 디뎠다. 해서는 안 되는 짓이라는 건 안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 당연하게 그것을 즐겼다. 롤러코스터의 맨 앞에 탄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전신을 꿰뚫었다.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하는 이 알싸한 쾌감에 중독되어 가고 있었다. 알토는 기척을 죽이며 빛과 소리가 결합하여 터지는 장소에 도착했다.

“읏, 아…. 아, 아빠…. 아, 그, 그만….”

빛보다 하얀 형의 다리가 아버지의 다리에 부분적으로 가려지고, 어떤 부분은 드러나 도드라지게 보였다. 체모가 적고 직선으로 쭉 뻗은 다리가 예쁘다. 거기에 겹쳐진 아버지의 다리는 형의 다리보다 길고 두터웠다. 완벽한 남자의 표본이었다. 발돋움을 한 형의 다리가 삽입이 깊어질수록 움찔, 움찔 떨렸다. 못 참겠는지 형이 울음을 터트렸다.

“아, 싫어…. 너무 깊어요.”

싫다고 말하는 사람치고 목소리가 가느다랗고 갈라져 있다. 아마 아까부터 울었는지, 완연한 울음기도 잔재되어 있다. 거대한 대리석 식탁을 잡고 발돋움한 채 엎드려 있는 형의 팔이며 손을 쓰다듬던 아버지가 부푼 배를 만졌다. 알토는 자기도 모르게 벽을 꽉 잡았다. 몸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가슴이 빠르게, 불규칙적으로 박동한다. 들키면 안 돼. 스스로에게 속삭이며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면서 눈은 크게 떴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기분에 식은땀까지 흘렀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이 상황에 빠져들고 있었다.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한 형이라니. 그리고 반항도 못 하고 울면서 손을 바르작거리는 형은, 아래를 묵직하게 만들었다. 머리가 비틀어지고, 목이 말라가고, 손끝이 떨렸다. 만삭의 배를 쓰다듬는 손길이 부드러워서, 아들을 범하는 아버지 같지 않았다. 형의 신음이 더 커졌다. 아버지는 고개를 숙여 형의 뒷목을 빨면서 속삭였다.

“쉿. 애랑 만나고 있잖아.”

형이 덥고 습기가 있는 숨을 뱉으며 다리를 움직였다.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벌려 아버지를 더욱 깊숙이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아이를 정말 만나게 해주려는 건가. 아버지는 손을 좀 더 내리고, 테이블과 형 사이로 밀어넣어 형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으응….”

아이가 빨기 좋도록 도톰하게 변한 선홍색 유두를 꼬집고, 비틀자 형이 허벅지를 덜덜 떨었다. 손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하얀 가슴을 느리고, 부드럽게 만지는 아버지의 손을 보던 알토는 눈을 질끈 감았다.

배 속에 든 다른 것이 똬리를 튼 것 같은 불쾌감에 알토는 뒤로 물러났다. 이대로 몸을 돌려서 가면 되는데, 형의 몸을 탐하는 아버지의 시선이 서슴없이 움직여 도둑질하듯 훔쳐보는 알토에게 닿았다. 아버지의 시선에 사로잡힌 알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아무 말도 못 하고 벽을 짚은 채 입술을 질끈 물었다. 아버지는 성기를 받아들이느라 여전히 엎드려 있는 형을 안아 조심스럽게 눕게 했다. 빛이 형의 배에 쏟아졌다. 부푼 배를 감싼 형이 헐떡거렸다.

“아, 아빠.”

형이 손을 허우적거리며 아버지를 불렀다. 형의 눈은 아버지의 넥타이로 가려져 있었다. 눈 아래가 흠뻑 젖었다. 형은 오늘도 아버지 때문에 좋아서, 아파서 울었다. 아버지는 알토를 무감한 눈으로 지켜보다, 자신을 이끄는 어설픈 유혹에 넘어가 나이토에게 고개를 숙였다.

“응, 여보.”

아버지가 장난스럽게 여보라고 부르며 키득거렸으나 이내 입을 맞추며 사그라졌다. 형의 신음도, 뜨거운 열도. 다 아버지가 먹었다. 형의 입술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깨무는 행위에 알토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추웁, 춥 하고 게걸스럽게 형의 혀, 입안까지 빨아먹던 아버지가 구부러진 형의 다리를 쓸어 만지다가 양쪽 발목을 손으로 잡아 벌렸다. 눈이 가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치심에 물든 형이 신음을 흘리며 얼굴을 양손으로 가렸다.

“아, 싫어요…. 그렇게 하는 건….”

“왜?”

아버지가 다리를 활짝 벌린 채 허리를 움직였다. 얼마나 세게 움직이는지, 접합부에서 젖고 끈적거리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울려 퍼졌다. 그때마다 형의 몸이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내려오며 삽입이 깊어졌다. 알토는 아래에 점점 열이 몰려 당혹스러움에 뒤로 물러났다. 탁, 하고 알토의 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은 나이토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

“누가 있는 거 아니야?”

형이 겁을 먹고 오들오들 떨었다. 아버지가 “아니야. 걱정 마.”라고 달래며 형의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아버지의 손가락 사이에 잡힌 유두가 살짝 보였다. 알토는 발을 슬금슬금 움직여 도망치려 했다. 슬리퍼와 바닥이 마찰하는 소리를 들은 형이 울먹거렸다. 아버지가 쉬이, 괜찮아, 하고 형을 달래며 가슴에 얼굴을 내렸다. 아들의 부푼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 아버지의 음란한 행위를 참지 못하고, 결국 알토는 등을 돌려 뛰었다.

미쳤어. 다.

정원까지 뛰쳐나온 알토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달빛에 적셔진 밤을 보고 아래를 보았다.

“미친, 씨발, 씨발!”

알토는 형의 가슴을 여유롭게 빨고, 느끼던 아버지와 그 밑에서 신음하던 형을 떠올리며 떨었다.

미쳤다. 다 미쳐버렸다.

*

“왜 임신을 안 하지?”

이른 아침, 직원들이 조심히 움직이는 식탁에서 시작된 폭탄 같은 소리에 나이토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막 음식을 가져다주던 직원이 난감한 눈치로 나이토와 아버지의 분위기를 살피다가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그녀뿐만 아니라, 요리사 조, 그리고 광활한 저택을 관리해주는 집사 또한 여차하면 나갈 수 있게 문을 힐끔 보았다. 알토는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음식을 먹는 듯하면서도, 눈은 연신 아버지의 기분을 살피느라 바빴다. 오로지 나이토만이 아버지의 태연한 시선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나이토는 아버지와 아들, 거기서 더 나아가 연인, 부부 사이까지 도달한 관계에 난처한 기색을 드러내는 이들에게 나가보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그들이 없으면 안 되는데.”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나이토가 차갑게 굳은 얼굴로 쳐다보자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이내 그의 입술에 미소가 감돌았다. 아들을 향한 애정이었다.

“네가 날 도와주려고?”

“알토, 너도 나가.”

나이토가 알토를 향해 넌지시 말하자, 알토가 주춤거리며 일어났다. 그러나 대리석 식탁의 중앙에 있던 아버지가 손을 들어 알토를 막았다. 알토는 바람에 몸을 떠는 잎처럼 눈을 잘게 떨었다. 나이토는 그런 알토를 보다 침음했다. 손으로 입가를 능청맞게 가려 표정을 숨기던 나이토가 결국 짜증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며 엘시에게 입을 열었다.

“알토는 여기서 무슨 상관이야?”

“상관이 있지.”

엘시가 말끔한 얼굴로 피식 웃으며 물이 든 잔을 들어올렸다. 흠잡을 곳이 없는 태도로 물을 마신 엘시는 소리 없이 잔을 내려놓고, 나이토를 보았다. 나이토는 날 선 것처럼 보여도 경직된 태도로 엘시를 대했다. 엘시가 어느 순간 마음을 돌려 이상한 짓을 할까 봐 노심초사했다. 이상한 짓을 감당하는 건 늘 나이토의 몫이었다. 거기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나이토가 관자놀이를 누르며 짜증이 역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토가 무슨 상관이 있어? 어차피 알토는 아빠 사업 물려받기로 했잖아. 그럼 끝난 거지.”

이 상황이 와도, 동생을 먼저 챙기는 나이토의 배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엘시는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 아버지의 자색 눈동자에 흐르는 날 선 기분을 읽은 나이토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내밀어 엘시의 손을 슬며시 잡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퉁명스럽게 행동하던 엘시도 나이토의 손길에 금세 노곤해졌다.

“차라리 알토를 다른 곳에 보내는 건 어때? 아빠도….”

나이토가 그 부근에서 주춤했다. 아버지가 나이토의 기분을 알아채고 웃었다. 그의 웃음은 가볍게 팔랑거렸다. 나이토가 커다란 흑청색 눈으로 응시하자 그가 손을 내밀어 나이토의 머리와 뺨을 연신 쓰다듬었다. 그의 온기가 핏줄을 타고 전신에 흘렀다. 얼굴이 뜨끈해졌다. 나이토는 붉어진 얼굴을 가리며 포크를 잡고 어색하게 움직였다.

정작 그 중심에 있게 된 알토는 어색한 얼굴이었다. 부자지간인지, 연인인지 확실한 구분을 두지 않고 마구잡이로 벌이는 그들의 애정행각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어려웠다.

“알토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아버지의 능청맞은 되물음에 나이토가 알토를 보았다. 알토는 한숨을 내쉬며 식어가는 스프가 든 접시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엘시가 단호한 목소리로 알토를 향해 검지와 중지를 까닥이며 말했다.

“앉아, 알토.”

알토가 접시를 들고 공중에서 굳었다가, 한숨을 속으로 삼키며 착석했다. 알토의 눈은 굳어있었다. 엘시는 심해 같은 눈을 바닥에 고정시키고 자신을 보지 않는 큰아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보며 입을 열었다.

이 모든 일의 결정권은 나이토에게 있었다.

“네가 원하면 내보내 주고 싶은데, 그러면 또 도망가는 거 아니야?”

“뭐?”

나이토가 놀라서 화들짝 되물었다. 나이토의 뺨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엘시는 고고하게 웃는 낯으로 나이토를 보며 태평하게 말을 이어갔다.

“알토가 있어도 도망갔는데, 다른 곳에 가면 더 도망갈 거 같은데.”

“내가 잘하고 있잖아. 그런데도 이러는 거야?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데?”

나이토가 그의 손을 매몰차게 밀치며 화를 냈다. 이미 나이토 입장에서는 아버지 이상으로 그를 대하고 있었다. 매일같이 그와 함께 잠을 자며, 그의 성기를 빨아주고, 그가 원하면 그의 위에 올라타 직접 성기를 몸에 품었다. 배가 아릿할 정도로 그의 위에서 움직이고, 내벽에 든 정액을 긁어내면 몸소 받아먹어 애정을 표출했다.

“연인으로는 안 돼.”

나이토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엘시는 나이토를 보고 느긋하게 웃었다. 그의 손이 나이토의 얼굴에서 미끄러져 날씬한 허리와 탄탄한 허벅지에 닿았다. 나이토가 당황해서 그의 손을 잡고 거칠어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여기서는 안 그러기로 했잖아.”

“난 네가 아빠 애를 낳았으면 좋겠어.”

둘러 말하는 법이 없는 그의 화술에 나이토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자신에게서 아이를 원하는 건 진작 알고 있었다. 남자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약이 있다는 것도, 뉴스를 통해 알았다. 그러나 아버지와 연인 관계를 맺는 것도 힘들었는데, 아이라니. 나이토는 그것만은 절대 하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 그건 못하겠어?”

그러나 아버지는 나이토가 현실에서 시선을 돌릴 수 없도록, 손을 맞잡아 자신 쪽으로 당기며 너그럽게 물었다. 나이토의 동공이 물에 비친 것처럼 좌우로 어지럽게 움직였다. 나이토가 눈을 내리깔자 속눈썹이 드리우며 그림자가 생겼다. 결이 좋고 부드러운 검은 머리가 이마를 덮었다. 하얀 피부가 검은 머리에 대조적으로 도드라졌다.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피부가 빛을 받아 매끄럽게 빛이 났다. 물을 마시느라 젖은 입술을 말할 것도 없었다. 투명하게 반짝거리는 입술이 말갛다. 엘시는 입을 맞추고 싶은 욕심을 내리누르며 아들의 뺨을 다정하게 어루만졌다.

“아버지랑 잤는데, 아이는 싫어?”

“말도 안 되잖아.”

나이토가 그의 손을 맞잡고 내리며 투정 부리듯이 얘기했다.

“어떻게 내가 아빠 애를 가져. 사람들이 욕할 거야.”

“이상하네.”

엘시가 나이토의 뺨을 만지던 손을 내려 나이토의 납작한 가슴, 배를 만지작거렸다. 욕망을 감추는 법이 없는 직접적인 손길에 나이토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알토는 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 계속 접시만 뚫어지게 보았다. 투닥거리면서도 어느 순간 짙어지고 농염해지는 그들의 애정행각이 끝나길 바라는데, 나이토가 무거운 숨을 내쉬며 말했다.

“뭐가 이상해?”

“아빠는 좋거든. 내 아들이 아빠 애를 가지는 게.”

“…아빠가 이상해서 그래.”

나이토가 까칠하게 말하며 몸을 일으키려는데, 그가 손목을 잡아당겨 자신의 품으로 당겼다. 순식간에 엘시의 품에 안긴 나이토가 당황해서 “무슨 짓이야!”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엘시가 나이토의 허리를 한쪽 팔로 감고, 다른 손으로는 나이토의 허벅지를 누르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네가 원하는 진짜 가족을 만드는 거야. 우리만의 가족.”

“…뭐?”

나이토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거부에 숨겨진 묘한 긍정을 피부로 감지한 엘시가 웃음을 지우고 진중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만의 비밀을 아는 가족 말이야.”

엘시가 굳은 나이토의 얼굴을 감싸며 속삭였다.

“너도 그걸 원하잖아. 알토 같은 공범이 아니라….”

그저 맹목적인 책임감이 아닌 진짜 애정으로 이루어진 가족을 가질 수 있다고 엘시가 덧붙여 말했다. 나이토의 눈이 낙엽이 떨어진 수면처럼 어지러운 파동을 보였다. 엘시는 아직도 혼란을 느끼고 있는 나이토를 달래기 위해 두 팔로 테디베어를 안듯 꼭 안았다. 엘시의 턱이 나이토의 어깨에 올라갔다.

“아빠 안 사랑해?”

“…사랑하는데.”

“아빠 애 갖고 싶지 않아? 진짜 가족이야. 네 애라고. 알토 같은 동생이 아니라.”

엘시가 아직 음식을 먹지 않은 나이토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비비며 달콤한 밀어를 입안에 넣어주었다.

“난 네가 내 애를 가졌으면 좋겠어. 그러면 너와 그 아이에게 내 모든 걸 줄 거야.”

“작위 때문에 이러는 거야?”

나이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알토는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기로 했고,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귀족이 되었지만 귀족 자리는 물려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탓에 현재 자작 자리는 공석이었다.

만약 그가 사망하면 그 자리는 다른 이가 갖게 된다. 혹시 그것 때문에 그러느냐고, 나이토가 엘시의 목에 팔을 두르고 묻자 엘시가 개구지게 웃었다. 볼우물이 파이는 깊은 미소에 나이토의 얼굴이 미묘하게 붉어졌다. 아버지가 저런 식으로 청량하게 웃을 때면 마음은 어지러워지고 머리는 굳어갔다.

“아니. 사랑하니까, 네가 내 아이를 낳았으면 해.”

엘시가 걱정 어린 얼굴로 자신만 보는 아들의 등을 부드럽게 다독거리며 알토를 쏘아보았다. 난데없이 아버지의 시선을 표창처럼 받게 된 알토가 슬슬 몸을 일으켜 식탁에서 물러났다. 나이토는 알토가 일어나는 모습을 안심한 모습으로 살피다가,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았다. 아버지의 몸은 너무 컸다. 아늑하고 따스한 품을 감미롭게 맛보며 나이토가 눈을 감고 말했다.

“난 무서운데.”

“아빠가 있어도 무서워?”

“…응.”

“하긴. 나도 네가 생겼을 때 무서웠지.”

이럴 때마다, 그가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이 뾰족하게 느껴져 속이 비틀어졌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였다. 자신의 몸에 그의 피가 흘렀다. 심지어 어린 시절의 기억 속의 그는 지나치게 생생하게 살아나, 아버지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인가. 아버지란 사람과 섹스도 했고, 그의 이름을 등에 새겨 다른 사람에겐 몸도 보여주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걸 노리고 문신을 하라고 압박한 것이겠지만. 정말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거면….”

“응?”

아버지의 품에서 바르작거리며 편한 자세를 잡던 나이토가 그를 물끄러미 보며 쓸쓸한 어조로 말했다.

“이럴 거면 버리지 말지. 그냥 키워주지 그랬어.”

“정말 그러길 바랐던 것도 아니잖아.”

나이토의 회한을 가볍게 짓누른 그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처럼 나이토를 끌어안았다. 나이토가 근육으로 이루어진 그의 상체를 꼭 끌어안고 가슴을 파묻었다. 토라진 아이 같은 행동에 엘시가 피식 웃으며 곁눈질로 알토를 보았다.

나가.

자색 눈에 깃든 나긋한 협박에 알토가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움직여 빠져나갔다. 식사는 아무래도 따로 해야 할 듯했다. 나이토는 알토가 나간 걸 확인하고 나서야 편한 마음으로 숨을 내쉬며 그를 끌어안았다. 엘시는 눈을 내려 어리광을 부리는 아들을 흐뭇한 눈으로 보다가 등과 허리, 엉덩이를 차례대로 쓸어 만졌다. 다정한 손짓에 담긴 음란한 의도를 알아챈 나이토가 눈치채고 미간을 찌푸렸지만, 다가오는 입술마저 저지하진 않았다. 나이토를 꼭 안아 당긴 채, 입술을 포근하게 내려 감싼 그가 감았던 눈을 떴다. 흔들림 없는 보랏빛 우주에 나이토가 떠다녔다.

정말 그만 있으면 상관없을까?

늘 대쪽 같은 그를 보자면, 도리어 자신이 흔들렸다. 그네처럼, 이리저리, 어지럽게. 항상 그걸 잡아주는 건, 이 어지럼증을 유발한 그였다. 눈이 스르륵 감겼다. 엘시는 말없이 나이토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거렸다.

“잘래?”

“아니….”

그러나 목소리엔 갑작스러운 피곤이 역력했다. 엘시는 자도 좋다는 듯 나이토의 눈가를 손으로 지그시 가렸다. 빛만 가릴 정도로. 아빠의 크고 따스한 손에 눈이 가려지자 신기하게도 노곤하게 잠이 밀려왔다. 의식이 배터리가 닳은 손전등처럼 깜박거렸다. 이대론 정말 잠이 들 거 같아, 나이토가 몸을 일으켰다. 어쩌다 보니 아버지의 품을 자기가 다 쓰고 있었다. 나이토가 몸을 일으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 하는데 그가 손목을 잡아당겼다.

“아파.”

손목이 세게 잡히고, 허벅지에 다시 앉혀졌다. 그가 나이토의 셔츠 사이로 손을 넣어 납작한 배를 만졌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자궁도, 아이도.

“이러지 마.”

아침부터 이러고 싶지 않았다. 엘시가 나이토의 어깨에 자신의 턱을 올렸다. 그의 체온, 그의 손, 숨이 너무 가깝게 뺨을 간지럽혔다. 나이토가 간지러움과 미묘한 야릇함에 몸을 움츠리자, 그가 셔츠 안에서 손을 좀 더 올려 도톰하게 변한 유두를 만지며 속삭였다.

“이렇게 했는데 아이가 안 생기는 것도 억울하지 않아? 그럴 바에 차라리 아이를 가지는 게 낫잖아.”

“…논리가 무슨.”

개소리로 치면 수준급이었다. 그는 늘 막무가내였고, 이유는 그럴싸하게 갖다 붙인 수준이었다. 문제는 그 개소리에 자신도 어느새 넘어가서 그의 밑에 깔린 채 받아주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나이토가 이를 악물며 그를 새치름한 눈으로 노려보자, 엘시가 소리 내어 웃으며 발갛게 변한 눈가에 쪽쪽 입을 맞추었다. 다정한 입맞춤에 어깨가 떨렸다.

“여기서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그의 성욕은 논리만큼이나 막무가내라, 하고 싶을 때마다 나이토를 어르고 달래 다리를 벌리게 했다. 지금도 그가 자극하는 손에 무의식적으로 다리가 벌어지려 했다. 그걸 눌러 참은 나이토가 그의 얼굴을 붙잡았다.

“출근해야지. 왕실에 가야 하잖아.”

나이토가 고의적으로 그의 업무를 언급하며 슬금슬금 빠져나갈 기회를 엿보았다. 엘시가 그런 나이토를 가느다란 눈으로 보더니 개구지게 웃으며 허리에 두 팔을 감았다.

“아빠 힘들게 자작 됐는데.”

“…근데?”

“우리 아들들이 안 한다고 하니까, 아빠는 방법이 없잖아. 그렇다고 양자나 양녀 들여서 주기도 그렇고.”

“…나한테 낳으라고?”

“사실 그건 핑계고.”

짓궂은 미소를 싹 지운 그가 그곳에 진중한 표정을 새겼다. 흔들림 없는 그의 태도에 나이토는 태풍에 휩쓸리는 배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진짜 가족이 되는 거야.”

엘시가 나이토의 얼굴을 감싸며 떨리는 숨과 함께 밀어를 속삭였다.

“동생이 아니라, 너만 생각해주는 아이와 너만 사랑해주는 아빠가 있는 거지… 어때, 좋지 않아?”

이럴 때마다 그의 진지하고 다정다감한 목소리에 넘어가는 마음이 야속했다. 왜 이렇게 나는 쉽게 당하는 걸까. 왜 이렇게 아버지에게 약하고, 왜 이렇게….

“허락해줄래?”

그의 눈에 쉽게 지는 걸까. 나이토는 대답 대신 그의 품에 스스로 안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난감해질 때마다 이런 식으로 무마하려는 아들이 꽤 귀엽고 사랑스러워, 엘시는 아들의 정수리에 턱을 대고 눈을 감았다.

아이라…. 생각해보니 정말 끝내주게 좋았다.

*

자작이 되면서 아쉬운 점이라면, 정복을 입을 때 더 이상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목까지 올라오는 정복은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왕실의 옷 형태였다. 여기에 훈장과 배지 몇 개를 달면 끝이었고, 그것으로 우아하고 기품이 흐르는 옷이었는데 자꾸 아쉬움이 남았다.

“안 가?”

엘시는 아무것도 모르고 침대에서 다리를 내놓고 게임을 하는 아들을 넌지시 보았다. 원래부터 대학이 도망 목적이었던 나이토는 아버지를 연인으로 인정하고 나서, 딱히 대학에 의미를 두지 않았으므로 하루하루를 저택 내에서 하고 싶은 걸 했다. 원하는 건 다 엘시가 만들어줬으므로 굳이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 수영장, 승마장, 레이싱 트랙 등등. 18살 어린 연인을 날름 잡아먹었고, 이제는 아이까지 욕심내고 있으니 원하는 건 다 해줄 작정이었다.

“오늘 휴가야?”

나이토는 들판처럼 넓은 아이보리색 침대에 엎드려 아이스크림을 오물오물 빨며 물었다. 나이토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엘시를 보다가 답이 없자 다시 고개를 내려 게임기를 만졌다. 엘시의 커다란 셔츠를 입고 있는 상태라 소매에서 기다란 손가락이 살며시 나와 있었다. 고개를 숙여 게임 화면을 보느라 검은 머리가 이마를 덮고 있었다. 자르지 않아서 뒷목까지 내려온 머리가 덥수룩했지만, 나름대로 잘 어울렸다. 사실 아들은 긴 머리든, 짧은 머리든, 얼굴이 워낙 수려하고 잘생겨서 다 예뻤다. 엘시의 몸이 아들의 얼굴에 자석처럼 이끌렸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뛰었다. 아래가 묵직해졌다.

특히 빛을 받아 상앗빛으로 반짝거리며 빛나는 저 다리. 길고 하얀 저 다리가 허공에서 수영을 하듯 허우적거리면, 당장 벌리고 싶어졌다. 셔츠에 가려진 엉덩이 부근이 솟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엘시의 손끝이 떨렸다. 그의 손은 나이토의 종아리를 대범하게 만졌다. 체모가 적은 피부가 매끄럽다. 오랫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서 딱 잡힌 근육은 만질 때마다 탄력적이었다. 그의 손이 종아리에서 좀 더 올라와 허벅지까지 더듬자, 나이토가 엘시의 손목을 잡고 엄한 눈빛을 보냈다. 흑청색 눈에 깃든 단호함에도 불구하고 엘시가 힘을 줘서 나이토를 침대에 눌렀다.

“아!”

나이토가 신음을 냈다. 금세 하얀 손목에 손자국이 남았다. 원래 자국이 잘 남는 몸이었지만, 최근엔 더 심해졌다. 아이를 엎어놓고 아이스크림 빨듯 핥아서 그럴까. 옷에 가려진 부위는 붉고 푸른, 그리고 흔적이 희미해지는 자국들이 수두룩했다.

엘시가 나이토의 뒷목에 입을 맞추었다. 아들이 쓰는 샤워 제품의 향이 확 밀려들었다. 처음엔 달고, 끝으로 갈수록 시원한 향이다. 그 향을 코로 마음껏 음미하며 혀를 내밀어 아들의 목덜미를 핥았다. 솜털이 남은 피부가 부드럽다. 아들은 이제 겨우 21살이었다. 너무 어렸다. 생생하고, 파릇파릇했으며, 무엇을 해도 예쁜 나이였다.

“아, 너무 예뻐.”

엘시는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예뻐. 그 말을 들은 나이토가 붉어진 얼굴을 돌렸다. 아버지가 넋이 나간 얼굴로 나이토의 셔츠를 벗겨 내려, 척추를 따라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이렇게 예쁜데.”

“으, 응….”

그의 숨이 피부에 달라붙을 때마다 감미롭고 간지러워서 허벅지 안이 덜덜 떨렸다.

“아빠, 일, 일 안 가?”

나이토가 침대의 끝머리를 간신히 붙잡으며 그를 어떻게든 떼어놓으려 했다. 그러나 그가 먹기 좋게 생긴 엉덩이를 한 손으로 꽉 잡고, 허리 부근의 살을 빨아들이자 이성을 잃었다. 그는 아버지답게 아들의 구석구석을 잘 알았다. 나이토의 셔츠가 반쯤 벗겨져 팔뚝에 걸려 불편해하자, 그가 단숨에 옷을 찢어서 던져버렸다. 엄청난 힘이었다.

“아읏, 아…. 아침인데.”

나이토는 자신의 어깨며, 날갯죽지, 팔뚝, 모든 곳을 음미하는 아버지를 향해 칭얼거렸다. 아침에 섹스를 하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대로 가다간 아버지의 비서나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또 라이브로 섹스를 보게 될 것이다. 적응이 안 되는 그들의 시선에 나이토가 움츠러들었지만 엘시는 이미 반쯤 이성이 나간 상태였다.

“응, 여보.”

“여보?”

나이토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고개까지 휙 돌아갔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엘시가 입을 맞춰왔다. 아버지의 입술에선 진한 민트 냄새가 났다. 그리고 나이토의 입에서는 진득한 아이스크림의 단맛이 농후하게 났다. 엘시가 입술 전체를 빨아들이며 고개를 틀었다. 나이토는 좀 더 편하게 입을 맞추기 위해 자연스레 상체를 틀고, 그의 아래에 깔렸다. 나이토의 두 팔이 널찍한 그의 등에 감겼다. 한 무더기의 빛이 아버지의 아름다운 몸 위로 쏟아졌다.

“후읍, 읏…. 응….”

입술을 계속 맞추며 완전히 나신이 된 몸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그것만으로 좋아서 아들이 바들바들 떨었다. 날씬하고 선이 고운 몸을 만지다가, 아버지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혀를 내밀어 쇄골 부근을 쪽쪽 빨았다.

“흐읏!”

“여보, 우리 애 갖자. 응?”

“여, 여보라니…. 미쳤어? 나 아들이야.”

“근데?”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아들의 다리를 벌려 어깨에 걸쳤다. 나이토는 속에서 뭔가가 요동치는 이상한 기분에 얼굴을 가렸다. 나이토의 목까지 붉어졌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부끄러움이 많았다. 달라지지 않은 그대로의 성격에 엘시는 속으로 키득거리며 웃었다.

“아, 안 돼…. 이러면….”

나이토가 아버지의 배를 밀쳤다. 다리로도 그를 밀쳐내려 노력했으나, 그가 허벅지를 잡아 꽉 누르는 바람에 무력하게 그를 봐야 했다. 나이토의 밤하늘 같은 눈에 빗물이 가득 맺혔다.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터져 나오려는 신음과 울음을 참는 게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저렇게 참다가도, 넣어주면 나이토는 수치도 모르고 흐느껴 울었다. 아, 좋아요, 아빠, 하면서. 아파요, 아파요…. 아, 좋아요. 물기가 많은 반항은 금세 태도를 바꿔 그를 휘어잡았다.

“이쯤 되면 여보지.”

“하, 하지만….”

“섹스를 이렇게 많이 했는데, 고작 아들과 아빠로 남을 거야?”

“아, 싫어….”

“싫기는.”

그가 개구지게 웃으며 꺼덕거리는 나이토의 성기를 잡았다. 엄지로 요도를 긁었다. 세고 강한 마찰에 나이토가 입을 틀어막으며 신음을 참았다.

“여보, 좋아요?”

엘시가 존대까지 써가며 귀에 대고 속삭이자 나이토가 “아….” 소리를 내며 사정했다. 정말 빠른 사정에 엘시가 목을 울리며 웃고서 손을 내려 아들의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에 치덕치덕 정액을 발랐다. 통통 부은 입구에 손이 닿기만 해도 나이토가 벌써부터 흐느꼈다. 이제 입술이 벌어지면서 “아파요, 아빠….”라고 애원하겠지.

“아빠, 아파요….”

“쉿.”

그가 아들의 뺨에 입을 맞추고, 검지를 넣었다. 어제도 들락날락한 내부는 자신의 안을 차지한 이방인을 솜씨 좋게 빨아들였다. 놔주지 않고 끝까지 빨아들여서 아늑하게 해주었다.

“여보라고 불러주면.”

“싫어….”

나이토가 울먹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빠의 목에 팔을 두르고, 그를 필사적으로 안으면서 말했다.

“아빤데, 어떻게 여보라고 불러?”

“아빠가 연인이 될 수도 있는 거지. 이거 봐.”

그는 강제로 나이토를 안아 전신 거울 앞으로 데려갔다. 나이토가 벌써부터 기겁하며 몸을 비틀었지만 키도, 덩치도 그보다 훨씬 작은 나이토가 아버지를 이길 순 없었다. 어차피 처음에만 적절하게 힘을 쓰면 남은 일은 별것도 아니었다. 넣어주면 나이토는 좋아서 신음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특히 입구에 귀두가 걸쳐질 정도로 빼주고, 내벽을 짓눌릴 정도로 세게 넣어주면 고개를 숙이고 파르르 떨었다. 두 눈을 꾹 감고, 입술을 반쯤 벌린 상태로 온몸을 웅크리고 떠는 모습은 가학심을 부추겼다. 검은 머리가 땀에 젖어 흔들거렸다. 그 머리를 아래에서 쓸어 올려주면 나이토가 간신히 눈을 떠서 그를 보았다. 그러면, 맺혔던 눈물이 후드득 떨어져 그의 마른 입술에 흘러 들어갔다. 아들의 눈물은 짜고, 썼다.

“이러지 마, 아침부터….”

나이토가 가느다랗게 변한 목소리로 칭얼거리는 것처럼 그의 배를 밀었다. 엘시가 너그럽게 밀려주는 척하며 나이토의 손목을 한 손으로 잡아 자신의 등에 고정시켰다. 나이토의 허리가 숙여졌다. 한순간에 시야가 좁아졌다. 아버지의 구두가 보였다. 반질반질한 구두 앞코가 나이토의 발 사이로 들어와 간격을 넓혔다. 자신이 들어오기 위한 조치였다.

엘시는 어젯밤도 비벼서 붓고, 여린 살이 까진 회음부에 대고 발기한 성기를 비볐다. 하얗고 탄탄한 엉덩이에 성기가 반 정도 파묻혔다가, 붉고 미끈한 귀두가 공중에 쑥 나왔다.

“으응….”

말랑한 고환이 위협적이고 두툼한 성기에 눌려 납작해졌다. 그것만으로도 자극을 예민하게 받아들인 나이토가 부르르 떨었다. 어렸을 적, 맛있는 음식을 입에 한가득 넣고 좋아하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계속 ‘안 돼…. 제발…’이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다 쓸모없는 애원이었다. 엘시는 코웃음 치며 아들의 간절함을 무시하고, 닫힌 입구 위에 성기를 눌렀다.

“흡….”

입구가 빠듯하게 벌어질 줄 알았는데, 너무 쉽게 슬슬 풀려 귀두를 오물오물 빨았다.

“이러는데 아빠라고?”

“흐읏… 아, 아아…!”

“귀여운 건 좋지만, 잠자리에서까지 그러면 재미없잖아.”

그의 성기가 흥분으로 꿈틀거리고, 목소리는 한없이 고요하고 다정했다. 그 간극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이토는 모든 걸 받아들여야 했다. 내부는 홧홧한 열이 옮겨붙은 듯 뜨겁다. 다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그 부근에 열이 고여 터질 것 같았다. 빨리 넣어줘. 빨리, 쑤셔줘. 자신도 모르게 온몸으로 매달리며 그의 성기를 무리하게 빨아들였다.

“고개 들어.”

엘시가 강압적으로 명령했다. 나이토는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싫어…. 나이토의 벌어진 입술에 색색거리는 소리와 신음이 섞여, 완전한 거부가 되지 못했다. 누가 들어도 잠자리에서 연인에게 칭얼거리는 목소리였다.

“고개 들어, 어서.”

그의 성기가 반쯤 들어와서 움직이지 않았다. 아,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하지 말라 해도 그는 할 것이다. 그는 브레이크가 없는, 아니, 브레이크를 스스로 박살 낸 사람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반복하지 않겠지.

그의 성기가 내벽에 자신을 각인시키려는 것처럼, 아주 느리게 들어왔다. 감질난 속도에 입이 벌어졌다. 이런 식으로, 간지러움만 더 불러일으키는 삽입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더 강하게, 빠르게, 안이 망가질 만큼 박아주는 걸 원했다. 나이토는 어느새 아버지의 체향에 흥분하고 있었다.

“고개 들어.”

엘시가 단호하게 똑같은 어투로 말했다. 눈을 감고 버티던 나이토가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거울 너머로 보면서 엘시는 산뜻하게 웃었다. 그의 시선은 빛의 폭우를 헤엄쳤다. 쏟아지는 빛을 따라 내려오자 그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등이 보였다.

엘시.

자신의 이름이 땀에 흥건히 젖어있다. 아들이 아파서, 좋아서, 꿈틀거릴 때마다 이름도 같이 움직였다. 어떻게 이런 자태로 아버지를 운운할 수 있을까. 조금만 더 내려오면 음란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 아침부터 펼쳐지고 있었다. 작고 탄력적인 엉덩이 안을 정확하게 파고드는 거대한 물건이 이질적이었다. 들어가지 못할 만큼 좁은 곳이 기특하게도 아버지의 모양에 따라 벌어지고, 조이고 있었다. 주름 없이 매끈하게 펴진 입구는 잘 익은 자두 같았다. 한 입 베어물면 단내가 풍길 것 같은 엉덩이와 더 달아 보이는 구멍까지. 근엄하고 성스러운 성직자도, 다 죽어가는 노인네의 그것도 세울 만큼 예쁜 모습이었다. 엘시는 엄지로 문신이 새겨진 곳을 일부러 꾹꾹 눌러가며 만졌다.

나이토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만 서럽게 뚝뚝 흘리다가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빛 때문에 시야가 아찔했다. 세상이 온통 백색이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실내가 환했다. 눈물 때문에 따끔해진 눈을 떠서 앞을 보자, 아버지의 좆을 넣고 좋아서 앞을 세운 자신이 있었다. 정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아버지에 비해 셔츠도 없이 나신으로, 아버지의 흉흉한 좆을 박은 채 신음하는 익숙한 모습에 동공이 흔들렸다. 그는 칭찬의 의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서, 성기를 더 깊숙이 파묻었다. 이미 충분히 부어버린 내벽이 다시 붓기 시작한다. 고통은 잠시였고, 그 위에 자리 잡은 쾌감에 나이토의 눈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붉은 입술이 벌어지며 습윤한 숨을 내뱉는다.

뒤에 서서 자신을 취하는 아버지는, 양쪽 손목을 잡고 뒤로 당겼다. 다리는 흐트러지지 않게 그가 단단하게 고정해주었다. 그가 손목을 잡아당기자 성기가 안쪽으로 빨려 들어왔다.

“아빠는 평상시로 충분해.”

“으, 응….”

그가 웃었다, 예쁘게. 나이토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숨을 헐떡이며 그를 부르려다가, 멈췄다. 아빠는 평상시로 충분해. 그 말이 뇌리에 박혔다. 그럼 난 그를 뭐라 불러야 하지? 쾌감으로 둔해진 나이토의 머리가 느리게 움직였다. 머릿속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걸 훑어보았지만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아,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가 손목은 부드럽게 잡아당기고, 허리는 세게 쳐올리면서 속삭였다.

“아!”

그렇게 움직이지 말라고 말하는 탓에 그가 뭐라 말하는지 듣지 못했다. 그는 단숨에 느끼는 부근까지 찔러 넣어주자 숨도 못 쉬고 바들바들 떠는 나이토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훑었다. 집에만 있느라 뽀얗게 변한 몸이 나긋나긋해졌다. 뽀얀데 근육은 자잘하게 많으니, 만질 때마다 탄력적이면서 부드럽고 말랑했다. 그가 손목에 멍이 남을 만큼 잡고 놔주지 않으면서, 허리를 숙였다. 배꼽까지 금세 치고 들어온 성기에 나이토가 아무 말도 못 잇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것조차 예뻤다. 힘을 주느라 턱과 목이 뻣뻣하다.

“잠자리에선 여보라고 해줘. 이제 그 정도 사이는 되잖아. 애까지 낳으면 진짜 부부가 되는 건데, 왜 못 해? 응?”

부부라니. 눈물을 머금고 있는 눈이 커졌다. 거기까진 생각도 못 했다는 듯, 고개를 느리게 저었다. 귀엽기는. 속으로 픽 웃은 그는 허리를 얕게 쳐올렸다.

“아, 앗, 아…. 으응!”

“여보, 좋아?”

“그, 그런 식으로…. 흐윽!”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말아줘.

애원이 입안에서 뭉쳐졌고, 그에 의해 흩어졌다. 무력하게 신음만 흘렸다. 몸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중심은 당연히 그였다. 언제나 중심은 그였다. 모호하게 그 주변을 도는 건 자신이었다. 그는 이제 영원한 안착을 원하는 것이다. 모호하게 말끝을 흐리지 말라는 뜻이겠지.

그런 의미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한 건가. 멍하니 거울을 통해 아버지를 보았다. 잘생긴 얼굴에 흘러내린 한 가닥의 머리카락이 거슬렸다. 하얗고 둥근 이마에 낙엽처럼 위태롭게 흔들거렸다. 그리고 살짝 찌푸려진 미간이 보였다. 그것마저 잘생겼다.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눈매는 오늘따라 유순해 보였다.

“…여보.”

나이토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얼굴에 빠져들어가 ‘여보’라고 불렀다. 거울을 통해 보는 그의 얼굴에 미미한, 그러나 자신으로 인한 균열이 보였다.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보여주지 않은 설렘이 꽃처럼 만개했다. 도저히 못 할 것 같던 호칭도 막상 하니 괜찮았다. 가슴의 초조함이 좀 더 심해졌을 뿐이다. 나이토는 거울 속에서 자신을 범하는 아버지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성기가 이런 관계로 인해 서고 있었다.

“여보?”

그가 웃음을 터트리며 나이토의 안을 마음껏 헤집었다. 아, 좋아…. 나이토는 감은 눈에서 빛이 폭죽처럼 터지는 것을 보며 바들바들 떨었다. 몸이 자꾸 안으로 말려든다.

“아읏, 여보, 아…”

나이토가 다시 한번 여보라고 언급하자 엘시가 나이토의 내부에 있던 성기를 빼냈다. 내부의 퉁퉁 부은 점막이 거대한 성기에 달라붙어 있다가 떨어지는 그 화끈함에 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나이토의 몸이 비틀거렸다. 제대로 서는 것조차 힘들 만큼 몸이 시달렸다. 바닥에 쓰러질 뻔한 나이토를 번쩍 안은 그가 그대로 다시 성기를 삽입했다. 아래에서 위로, 직격으로 점막을 쓸며 들어온 성기에 나이토가 신음하며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등에 팔이 넝쿨처럼 휘감겼다. 나이토의 숨이 그의 넓은 어깨를 유영했다. 완전히 그에게 가려진 나이토의 몸이 느리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흐읏, 으….! 아, 거기…. 좋아요, 아빠.”

나이토가 멍해진 눈으로, 둔한 목소리로, 눌린 발음으로 말했다. 나이토에게 성기를 삽입한 채, 침대로 이동하던 아버지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나이토는 그 작은 소리도 듣지 못하고 어깨에 이마를 비볐다.

“아빠, 아빠….”

아이가 매달리며 신음했다. 엘시는 듣지 못하도록 나이토의 귀를 막으며 작게 말했다.

“나가. 오늘 출근 안 해.”

“…예. 아프다고 말해놓겠습니다.”

비서가 알아서 눈치껏, 달라붙은 두 사람을 보고 도망치듯 나갔다. 똑똑하게도 문은 닫히는 소리가 안 날 만큼 느리게 닫았다. 엘시는 나이토를 넓은 침대에 반듯하게 눕혔다. 여전히 성기는 연결된 상태였다. 얼마나 좋았는지, 나이토의 내부가 쫀득하게 조이며 놔주지 않았다. 뜨끈하고, 감미롭게 성기 전체에 착착 감기는 내부가 마음에 들었다. 다리를 들어 올려 어깨에 걸치자, 나이토가 시트를 잡았다. 그 손을 잡아 목에 감았다.

숨을 색색 내뱉는 얼굴이 붉다. 그중에서 눈가와 입술에 제일 붉었다. 백지에 퍼트린 붉은 물감 같았다.

“여보라고 다시 한번 불러봐.”

“여, 여보라고 부르면…. 안 한다고 한 거 아니었어?”

“내가? 언제?”

양심 없이 날름 말을 바꾼 그가 꺼덕이는 나이토의 성기를 잡고, 귀두를 엄지로 슬슬 만져주었다. 나이토가 전율했다.

“좋아?”

울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아이는 현실적이고, 인정이 빨라서 다행이었다. 앞은 쿠퍼액으로 질척였다. 그는 나이토에게 입을 맞추기 위해 성기를 안쪽에 파묻고서 허리를 숙였다. 아이의 체취가 났다. 아직 솜털이 남아 보송보송한 어깨며, 쇄골, 등등에 입을 맞추고 가장 원하는 지점에 멈췄다.

“여보.”

나이토가 눈물이 범람하는 눈을 돌렸다. 그리고 눈을 느리게 깜박거리며, 입술을 소리 없이 달싹였다.

네, 여보….

아이의 대답에 엘시는 느슨하게 잡고 있었던 것을 놓아버렸다. 사실 그나마 겉치레라도 잘 잡고 있었을 뿐이지, 아이가 여보라고 부른 순간부터 이성은 아슬아슬했다.

*

몸이 데워지는 기분에 눈이 스르륵 떠졌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꺼풀이 따가워 반쯤 뜨다가 재차 감고 말았다. 몸이 너무 무거웠다. 아버지와의 섹스로 인한 후유증이었다. 몇 시간 동안 연결되어 있었던 그곳은 가만히 있어도 열감이 느껴지고, 허벅지 사이는 당겨와 아렸다. 특히 그가 물고 빤 유두는 손이 닿기만 해도 쓰린 정도였다. 얇은 피부 껍질이 벗겨진 듯했다. 너무 당연하게 침실에서 나신으로 엎드려 누워있던 나이토는 문득 자신이 주먹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날 만큼 세게 쥐고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남성도 임신이 가능하게 만드는 약이었다. 두통약처럼 생긴 길쭉한 캡슐이 포장되어 있었다. 까서, 먹고, 안에 아버지의 것을 그대로 받으면 임신이었다. 이 작은 게 웬만한 저택의 가격을 호가하다니. 새삼스럽게 아버지의 재력을 실감했다.

그가 약을 주고 간 상황을 다시 떠올리던 나이토는 아, 하고 짧은 신음을 흘렸다.

‘아…그, 그만…. 더 하지 마…. 마, 망가질 거 같아….!’

허리를 두 손으로 잡은 채, 그가 매섭게 성기를 박아넣고 빼냈다. 점막이 마찰되는 느낌이 척추를 타고, 피부 속을 파고들어 머리까지 금세 치고 들어왔다. 엄청난 쾌감이 단숨에 몸을 지배했다. 무서웠다. 쾌감이 지나치면, 공포로 느껴졌다. 성기가 벌떡 서서 정액을 질질 흘려 보내고, 뒤에선 아버지의 정액이 출입을 반복할 때마다 핏, 핏 소리를 내며 질금질금 나왔다. 앞뒤로 사정하는 이상한 기분에 나이토는 그의 손힘이 풀렸을 때, 앞으로 기어갔다.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안 망가져.’

그가 뒤에서 단호하게 말하며, 귀두가 부은 입구에 걸렸을 때 허리를 두 손으로 잡고 퍽, 소리 나게 박았다. 아버지의 고환이 눌렸다. 그의 치골이 느껴졌다. 숨이 짓이겨지는 쾌감에 나이토가 덜덜 떨면서 몸을 웅크렸다. 자신이 직접 고른 아이보리색 시트에 붉어진 뺨을 대고 아버지를 보았다. 그를 말려야 했다. 더 했다간, 정말 자신이 망가질 거 같았다. 그는 너무 절륜했고, 자신은 그가 주는 쾌감에 민감한 사람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나이토는 잘 익은 자두처럼 변한 입술을 만지작거리다가, 멍한 눈을 돌려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

‘여보, 그만해요.’

엘시의 눈이 커지고, 그의 숨이 멎어가고, 허리를 잡은 손에는 힘이 들어갔다. 허리가 조여지는 아픔에 나이토가 시트에 이마를 비비며 응석을 부리듯 말했다.

‘아파요…. 이제 그만해요. 아이를 낳을 수 없을지도 몰라….’

칭얼거리는 나이토의 말에 그답지 않게 질 낮은 욕설을 내뱉고, 나이토의 안에 사정했다. 뜨뜻한 정액이 되새겨지는 느낌에 나이토가 눈을 깜박거렸다. 눈이 축축하다 못해 아예 눈물에 절은 것 같았다.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내고, 깨끗한 시야로 그를 보았다. 그가 성기를 빼내고 나이토의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정액을 긁어내고 있었다. 길고 굵은, 마디가 툭 튀어나온 손가락이 내벽을 긁으면 불투명한 액체로 더럽혀지는 게 보기가 민망해 베개로 얼굴을 가렸다. 후으, 후…. 아직 눈물기가 남은 숨이 베개에 닿았다.

‘여보라니. 진짜 좋을 때 쓰네.’

‘…그만하라고 했잖아.’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달려드니 무서울 수밖에 없다. 그는 가끔 이런 식으로 절제를 모르곤 했다. 횟수를 정해놓고 하다가도, 이상한 포인트에서 본능적으로 삽입을 했다. 그때마다 앓는 건 나이토였다. 베개를 꼭 끌어안고 있는데 그가 내벽에서 빼낸 정액을 습관처럼 내밀었다. 나이토가 눈을 감고 혀를 내밀어 정액을 핥아 먹었다. 그가 주는 거라면, 나이토는 별말 하지 않고 다 받아먹었다.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손가락을 입에 넣고 마디까지 혀로 이용해 빨던 나이토는 아버지를 물끄러미 보았다. 손가락을 뱉어내자 그가 얼굴을 감싸고 유난히 붉게 달아오른 눈가를 만지작거렸다. 꾹 누르면 달콤한 즙이 나올 것 같은 눈가를 느릿하게 쓸어 만지던 그가 입을 열었다.

‘진짜 여보가 되면 안 될까.’

‘왜 그렇게 아기한테 집착해.’

나이토가 너무 울어서 쉬고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아기 같은 거 없어도….’

‘원래 사랑하면 그 사람 애가 보고 싶은 거라고 하잖아.’

나이토의 눈이 느리게 커졌다. 아빠가 저런 식으로 말할 줄은 몰랐다. 그의 자색 눈에 퍼져가는 진중한 감정에 가슴이 지끈거렸다. 나이토는 조용히 눈을 내리떴다. 이제는 다른 의미로 나이토의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 엘시는 아이가 자신을 보도록 손으로 고개를 올리고 눈을 맞췄다. 엘시의 눈은 단단한 껍질에 둘러싸인 듯 견고해 보였다. 그의 진중한 단호함에 맞닿은 나이토의 눈이 바람을 맞은 꽃잎처럼 떨렸다.

‘이젠 내 마음대로 안 할 거야. 너한테 미움받기 싫거든. 한 번 더 너한테 못되게 굴면, 도망갈 거지? 영영?’

‘…도망 안 가.’

생각 외의 대답에 기분이 고양되었는지, 엘시가 눈을 감고 웃었다. 잠시 후 눈을 떴다. 나이토는 그의 손등에 자신의 손을 겹치고 뺨을 가까이 대었다. 이렇게 하면, 서로의 온기가 너무 잘 느껴졌다.

처음엔 그렇게 싫어했던 사람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엄마의 유언대로 그를 찾아가 살기로 한 것이 시작이었는데 진행은 잔뜩 꼬여 연인이자 가족이자, 부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걷잡을 수 없는 폭풍우 속을 함께 걷는 기분이었다. 가슴은 시종일관 떨리고, 불안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눈을 가려주거나 뒤에서 꼭 안아주면 정말 모든 게 괜찮아 보였다. 이 정도 불안도 그가 해결해줄 것 같아서, 어느새 그에게 기대고 있었다.

사람 일은 정말 알 수 없다니까. 속으로 쓰게 웃으며 고개를 들어 올린 나이토는 그를 직시하며 입을 열었다.

‘도망 안 가. 아빠랑 있을 거야.’

그가 하하, 하고 다정하고 듣기 좋게 웃으며 나이토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꼭 어릴 때로 돌아간 기분이라 배가 알싸하게 아팠다. 일말의 양심이 남아있는 듯했다.

‘아까 내가 말했지. 침대에선 아빠라고 하지 말라고.’

침대에서까지 아빠로 있고 싶지 않다고 그가 관자놀이에 대고 속삭였다. 배의 알싸함이 증가한다. 그의 손이 느리게 뺨과 목덜미를 쓸고, 순흔이 남은 쇄골까지 어루만졌다.

그의 손끝이 마지막으로 빨갛게 익은 유두를 스쳤다. 아, 하고 신음을 흘리며 상체를 움츠렸다.

‘아파.’

‘아이 낳는 거, 네가 선택해. 난 너의 의견에 따를게. 네가 싫다면 애는 안 가질 거고…. 네가 좋다면 애는 가지는 거고. 뭐, 어쨌든 내 애는 있으니까.’

그가 짓궂게 웃었다. 얇은 피부가 벗겨진 유두를 꼬집고, 비틀고, 가지고 노는 솜씨에 나이토가 신음했다. 그의 손목을 잡아 밀었다.

‘하, 하지 마…. 그만해.’

‘이거는 동생 거야?’

그가 또 저질적인 농담을 일삼았다. 나이토가 새치름한 눈으로 노려보자 그가 말없이 웃었다. 그가 어느새 사타구니에 손을 넣어, 반쯤 발기한 나이토의 성기를 능숙하게 만졌다.

‘흣, 하…. 아아, 아, 좋아…’

‘그래도 여기는 아빠 거야. 알지?’

‘으응…. 응!’

속도를 조절해가며 만지는 그의 손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가 산뜻하게 소리 내어 웃으며 느슨하게 풀린 뒤에 손가락 두 개를 쑤셔 넣었다.

‘여기도 아빠 거.’

‘아, 으….!’

상냥한 웃음과 고상한 말투와 어울리지 않는 음란한 말에 나이토가 입을 틀어막았다. 왠지 신음을 내면 안 될 것 같았다. 도덕적인 선은 이미 진작 넘었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다. 듣는 사람도 없으면서, 누가 들을까 봐 조마조마한 기분에 나이토가 눈을 돌렸다. 붉어진 눈가에 눈물이 이슬처럼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손을 뗀 나이토가 그의 넓은 어깨를 슬며시 잡으며 매달렸다.

‘그만한다고….’

‘안 넣어. 그냥 아빠 거라고 말해주려고.’

‘아, 알았으니까…. 아!’

그가 요도를 아주 세게 마찰한 순간, 다리가 오므라들며 덜덜 떨렸다. 정액이 핏, 소리를 내며 빠져나왔다. 그의 쇄골과 목덜미 부근에 이마를 댄 채 숨을 골랐다. 앞과 뒤가 동시에 자극당해 몇 분도 되지 않아 절정에 도달했다. 온몸에 작렬하는 쾌감은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그의 손이 닿기만 해도 서고, 숨소리만 들어도 배 안이 근질거려서…. 더 참을 수 없었다.

‘네 선택에 따를게. 아이는 너의 의사가 중요하니까.’

‘응….’

‘하지만 아이를 낳는다면, 정말 예쁜 아이가 나올 거야. 네가 예쁘니까. 그리고 같이 애를 키우는 거지. 같이 공원도 가고…. 놀이공원도 가고…. 아, 아예 아이를 위해서 놀이터를 만들어야겠어.’

그는 벌써 상상에 잠겨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정작 나이토는 사정의 여운에 젖어 제대로 된 대답도 못 하고, 그가 하는 말에 앵무새처럼 ‘응.’ 하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었다. 눈이 슬슬 감기고 있었다. 몇 시간째 섹스에 시달린 터라, 나이토는 무척 노곤해진 상태였다. 그 모습을 턱을 괴고 유심히 보던 엘시는 몸을 일으켜, 탁상을 뒤적거렸다. 그곳에 자신이 사다 놓은 약이 있었다. 잘못 주면 손이 상할까 봐, 작은 약통에 포장해서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나이토가 그걸 슬며시 쥐더니 졸음이 밴 눈으로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

‘…먹어?’

‘아이 갖고 싶으면 먹고. 싫으면 먹지 말고.’

그가 나이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 난 자기가 하는 선택에 따라갈게.’

“…아기라.”

나이토는 자신의 배를 만졌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이미 임신을 원하고 있다는 걸, 충분히 피력했다. 하지만 마음대로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의 눈이 자신을 어떤 식으로 담고 있는지, 그가 어떻게 자신을 일일이 만지고 쓰다듬는지 잘 느끼고 있었다. 그의 애정이 핏줄을 타고 흐르고 있었으니까.

거부하기엔 이미 늦은 관계였다. 도망갔을 때도 일분일초마다 그가 생각났다. 그가 자신을 누르던 힘, 입을 맞추던 순간, 다리를 벌리며 들어온 때도. 그가 가끔씩 임신 얘기를 하며 배를 만질 때는, 정말 내가 임신을 한 게 아닐까 하고 착각한 적도 있었다.

아이를 가진다면, 그도, 자신도 서로에게 묶여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건가?

문득 거기까지 생각이 치민 나이토는 스스로에게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다.

“미쳤어….”

아빠 애를 떠올리면서 가슴이 떨리다니.

중증이다. 완전히 그에게 짓눌린 것 같다. 나이토는 놀라서 멍하니 약을 보았다. 내가 어느새 이렇게 아빠의 애를 원하게 되었지? 그의 진심 섞인 장난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대답도 꼬박꼬박하고…. 정말 말을 하면 이루어지는 것처럼.

내가 너무 아빠에게 임신 얘기를 자주 들었나? 그래서 나도 임신을 원하게 된 건가? 나이토는 떨리는 손으로 배를 감쌌다. 아직 부풀지도 않았는데. 에어컨 바람이 산들바람처럼 부는 침실에서 멍하니 생각하던 나이토는 무의식적으로 약을 꺼냈다. 반들반들한 캡슐이 보였다.

내 아빠, 내 연인…. 그리고 내 아이의 아빠.

*

크리스털 전구로 환하게 장식된 저택으로 들어서는데도, 발에 걸리는 정적이 기묘할 정도로 스산하다. 이상한 기운에 정복을 입고 들어오던 엘시는 눈살을 찌푸렸다. 나이토가 ‘일찍 와.’라는 문자를 보내서 일찍 왔더니, 정작 안주인이나 다름없는 나이토는 없고 교복을 입은 알토만이 홀에 서서 엘시를 보고 있었다.

“다녀오셨어요.”

알토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지만, 엘시는 듣는 척도 안 하고 나이토를 찾느라 바빴다. 아버지의 자색 눈이 홀, 홀과 이어진 기다란 식당과 거기에 딸린 부엌까지 샅샅이 훑는 걸 본 알토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은 침실에 있어요.”

“왜?”

“모르겠어요.”

나이토는 이제 알토에게 모든 걸 공유하지 않는다. 아니, 나이토가 사생활을 공유하는 사람은 이 상황에서 엘시밖에 없었다. 아버지와의 은밀한 관계가 깊어질 때마다 나이토는 점점 혼자 있는 쪽을 택했다.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 비밀을 아는 사람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었다. 엘시도 아들과의 관계를 위해 입단속은 물론, 행동도 올바르게 하고 있었다. 왕실에서는 왕실의 일에 철저히 하고, 사적인 일은 절대 입에 올리지 않았다. 침묵을 미덕으로 하는 왕실의 예법 덕분에 더욱 비밀은 원활하게 지켜졌다. 나도는 소문이라면, 엘시가 유독 병약해진 아들 때문에 마음을 많이 쓴다는 것뿐이었다. 덕분에 나이토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이목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병약한 아들은 대학도 가지 못했고, 집에서 요양 중이었으니까.

실제로 병약한 아들이 주로 머무는 3층을 지그시 올려다보던 엘시는 정복을 천천히 벗으며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처음엔 느릿하던 발걸음이 3층에 가까워지자 빨라졌다. 크리스털 조명에서 쏟아지는 빛의 향연에 눈이 어지러웠다. 다른 층과 다르게 거실을 좁게 하고, 침실을 크게 만든 터라 3층은 계단 바로 앞에 문이 있었다. 방을 쭉 이어 하나의 침실을 만들어 침실 전체가 하나의 집이나 다름없었다. 그곳에 화장실, 욕실, 모든 것이 다 구비되어 있었다.

3층 침실은 둘만의 세상이었다. 그곳엔 아버지도, 아들이 아니었다. 오로지 서로만을 아는 연인이었다.

이곳에 아들이, 애인이, 이제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연인이 있는 침실의 문을 열었다. 눈이 아프지 않게 은은하게 깔린 빛이 엘시를 반겼다. 문이 탁, 하고 닫히며 잠기는 소리에 안심을 했는지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있던 나이토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이 차분하다. 새벽에 찾아간 호수처럼, 서늘했다. 그 눈을 마주하자 심장이 서서히 뛰기 시작했다.

아이가 처음 이 집을 찾아왔을 때 느꼈던 설렘이었다. 흩어지던 검은 머리카락과, 빛나던 검푸른 눈과 마주했을 때 가슴이 뛰던 것과 같은 박동에 엘시는 주먹을 쥐었다.

왜, 라고 묻기도 전에 나이토가 부스스한 머리를 어색하게 정리하며 느리게 침대에서 내려왔다. 엘시의 연푸른 셔츠를 가운처럼 입은 나이토가 옷자락을 만지작거렸다. 엘시의 자색 눈이 나이토의 굴곡 없이 쭉 뻗은 팔부터 다리까지 한 번에 훑었다. 자신의 흔적으로 얼룩덜룩한 다리가 움직이더니, 어느새 나이토가 엘시의 앞에 서 있었다. 엘시가 손을 내밀어 아이의 뒷머리를 감쌌다. 나이토가 고개를 살짝 들어 그를 보더니, 발돋움을 해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아빠.”

나이토의 입술이 엘시의 입술에 아슬아슬하게 닿을 것 같은 거리였다. 엘시는 진중한 눈으로 아이의 얼굴을 보았다. 길고 긴 기다림의 종지부를 끝낼 시간임을, 확실히 느꼈다.

“…아기 갖게 해줘.”

그 말이 끝나자마자, 엘시가 나이토의 뒷목을 꽉 잡고 입을 거칠게 맞췄다. 이가 부딪혀서 아팠다. 나이토가 아, 소리를 내며 신음하기가 무섭게 입술이 먹혀들어 갔다.

“읍, 아….!”

그의 행동이 오늘따라 거칠었다.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말은 충동적이었다. 사실, 조금 더 생각할 문제였다. 약을 먹긴 했지만, 그래도 불안해서 그가 오면 충분한 상의 끝에 아이를 가질지, 말지 결정하려 했으나 한 폭의 그림 같은 그를 보자마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버지의 아이를 갖고 싶었다. 아버지의 진심이 정말 뇌리에 새겨진 건지, 아랫배에 열이 들끓으며 임신을 원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척추를 따라 살을 만지자 흥분으로 전율했다. 왜 그가 그토록 자신에게 아이를 원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아버지의 아이가 배에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쾌감에 몸이 짜릿했다. 이제 그를 완전히 소유한다는 느낌이었다. 그가 자신을 향해 집착하는 만큼, 자신도 어느새 그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이제 그가 아니면 안 된다. 머리가 이미 그로 잠식되어 버렸다. 그의 향, 그의 손길. 특히 그의 성기가 회음부를 긁어내리고, 박히고 싶어서 안달 난 내부에 들어올 때면, 좋아서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너무 좋아서, 머리가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아빠.”

나이토가 입술이 떼어진 틈을 타서 그를 정신없이 부르며, 그의 셔츠 단추를 천천히 풀었다. 그의 근육을 더듬는 손길을 엘시가 저지했다.

“약 먹은 거야?”

“응.”

엘시가 유쾌하게 소리 내어 웃었다. 그의 웃음은 빠르게 사그라졌다. 으음, 하고 막히는 신음이 둘의 맞닿은 입술 사이에서 났다. 나이토가 발돋움을 하며 그의 입술을 빨아들였다. 그만 있다면. 아빠만 자신을 버리지 않고 사랑해준다면, 이런 행위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좋아할수록, 그가 자신의 발밑에 깔릴수록 쾌감은 강해졌다.

“이제 나 버리면 안 돼. 알지?”

엘시가 다급하게 셔츠를 벗어 던지며 말했다. 나이토의 눈이 커졌다. 어느새 그에게 번쩍 안겨 침대였다. 그새 깨끗하게 바뀐 시트에 셔츠를 입은 채 누워있자, 엘시가 거의 셔츠를 찢듯이 벗겼다. 드러난 쇄골에 입을 맞추고, 물고 빨아서 부풀어 오른 유실을 입에 넣고 혀로 굴리자 나이토가 어깨에 손톱을 세우고 신음했다.

“아응…. 아, 좋아…. 더…”

정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머리와 몸에 오롯이 아빠만 남았다. 뼛속과 혈관까지 지배당하는 기분이었다. 나이토는 헐떡이며 그의 머리를 꼭 끌어안았다. 엘시도 본능만이 남은 사람처럼 나이토의 몸을 핥고, 빠느라 바빴다. 그에게 먹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나이토의 동공이 풀리며 눈이 멍해졌다. 그의 머리채를 잡아채는 손길을 엘시가 잡아 눌렀다. 잘 정돈되어 있던 앞머리가 흘러내려 그의 둥근 이마에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보라색 우주에 나이토의 몸이 풍덩 빠졌다. 헤어나올 수 없었다. 그가 가까워지자 다리가 알아서 벌어지며, 그의 허리에 감겼다.

“후회 안 해?”

“…응.”

나이토가 그의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속삭였다.

“어서….”

*

“내가 미쳤지.”

나이토는 침대에 앓아누운 채, 샹들리에가 걸려있는 천장을 보며 아릿하게 통증이 올라오는 아랫배를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임신시켜달라는 말 한마디에 아버지는 정말 이성을 놓고, 며칠 동안 달려들었다. 약을 먹어도 자궁이 바로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하면서, 가지각색의 체위로 그와 섹스를 했다. 눈을 뜨면 욕조일 때도 있었고, 혹은 그의 어깨, 아니면 테이블 위일 때도 있었다. 제발 침대에서 해달라고 빌어도, 그는 말이 들리지 않는지 잘 훈련된 종마처럼 허리를 움직여 아주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사정했다. 다물리지 못하는 구멍으로 정액이 질질 샐 정도였다. 이대로 했다간, 아이를 갖기도 전에 자신이 죽을까 봐 결국 나이토는 울면서 그에게 매달렸다.

그러자 그는 위로도 임신할 수 있지 않겠냐며 입에 성기를 물렸고 나이토는 그를 달래기 위해 정성껏 구음을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야 만족한 그가 물러났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몇 날 며칠을 잤는지 허리가 아팠다. 섹스를 하는 내내 식사를 하지 못해 허기진 배는 쓰렸다. 그의 것이 며칠 동안 박혀있던 그곳을 만져보자, 다행히 잘 다물려 있었다. 그래도 양심이 있었는지, 하지 말라고 하자 정말 안 한 모양이었다.

“내가 미쳤지….”

그에게 정신이 나가서, 그 짓까지…. 본의 아니게 먹은 게 정액밖에 없었다. 얼굴을 붉히던 나이토는 벨을 눌렀다. 그를 불러야 할 것 같았다. 배가 너무 고팠다. 눈을 감고 그를 기다리는 도중, 잠이 들었는지 방에 예고도 없이 어둠이 스며들어왔다.

그리고 침대에는 그가 앉아있었다. 편한 옷차림으로, 한 손엔 육아 책이 들려 있었다. 정말 작정하고 임신에 대해 생각했는지, 그의 얼굴엔 단호한 의지가 엿보였다. 나이토가 물끄러미 쳐다보는 걸 눈치챈 그는 눈을 슬쩍 돌려 웃었다. 그의 손이 나이토의 건조한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그게 기분이 좋아 눈을 내리뜬 채 가만히 있었다.

“…나 진짜 임신하면 호적은 어떻게 해?”

“친척 애로 올리고 입양해야겠지.”

“친척 눈은 속일 수 있어?”

“돈 주고 보내면 돼.”

자신의 근심을 너무 가볍게 날려버린 그를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약, 호적 문제…. 그가 얼마나 오래전부터 임신에 대해 생각했는지 느껴져, 웃음은 쓰게 변했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면…. 강제로 시킬 생각이었어?”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나이토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졌다. 읽던 부분에 마크를 해 놓은 엘시가 가볍게 숨을 내쉬며, 나이토의 이마와 뺨, 목을 손가락으로 확인하듯 만졌다. 그는 정말 거짓을 몰랐다. 멍한 눈으로 그를 보던 나이토는 응석을 부리는 것처럼 그의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어차피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었다. 이제 와서 물릴 수는 없었다. 그의 강압이 있긴 했어도, 자신의 의사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었으니.

“싫어?”

엘시가 나이토의 머리를 강아지처럼 어루만지며 물었다. 단단한 복근이 있는 곳에 이마를 대고 있던 나이토는 고개를 저었다. 싫진 않았다.

“그냥…. 이렇게 평생 살 수 있을까, 싶어서.”

다만, 가끔씩 무서웠다. 이 관계가 들통이 날까 봐. 자신도 모르게 나이토는 그의 허벅지를 꽉 잡고 놔주지 않았다. 그가 자신을 또 버릴까 봐 무서웠다. 어린 시절이 생각나자 몸이 떨렸다. 어쩔 수 없는 각인이었다. 어린 나이에 처음 겪었던 버림은 가난으로 선명하게 남았다.

나이토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잘 느끼고 있던 엘시는 말없이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버리지 않겠다고, 계속 네 옆에 있겠다고, 진심이라고 말해도 나이토는 불현듯 그런 감정에 시달리며 두려워했다.

“아빠가 그것도 생각 안 하고 널 사랑했을 거 같아?”

나이토의 몸이 움찔 떨렸다. 엘시는 등을 부드럽고 안온하게 다독여주며 속살거렸다.

“설마 그거 때문에 임신하겠다고 한 거야? 그런 거면 아빠, 좀 슬픈데.”

“아니야.”

나이토가 중얼거리자, 엘시가 나이토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아이의 얼굴이 온통 붉었다. 엘시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눈을 내리뜬 나이토가 입술을 달싹이며 아주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닮은 애 낳고 싶어서, 예쁠 거 같아서.”

나이토답지 않게 우물쭈물 말을 흐렸다. 엘시는 그윽하게 소리내어 웃으며 그만 자라며, 등을 토닥였다. 이 이상의 섹스는 아이를 가지긴커녕, 정말 몸을 상하게 할까 봐 엄두도 내지 못했다. 조금 미안하기도 했다. 나이토는 거친 섹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도리어 겁을 먹고 도망가기까지 했으니까. 적당히 자제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자. 몸이 많이 힘들 테니까.”

“응….”

“자고 일어나서, 아빠랑 밥도 먹고.”

“응….”

나이토가 정말 노곤했는지 눈을 감고 졸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모습을 빤히 보다, 엘시도 나이토의 옆에 나란히 누워 손을 맞잡았다.

*

내가 너에게 임신을 시키려는 진짜 이유를 알게 된다면, 넌 뭐라고 반응하려나. 그럴듯한 말을 해서 넘긴다 해도 결국 끝까지 마음은 주지 않았을 테지.

“으음….”

이불에 파묻혀 잠들어 있던 아들은 아버지의 예리한 시선을 눈치챘는지 몸을 들썩였다. 그러나 엘시의 손이 깃털처럼 내려와 머리를 쓰다듬자, 거기에 길들여진 아들은 눈도 뜨지 못하고 깊은 수면으로 계속 빠져들어 갔다. 길들임이란 이런 것이었다. 알게 모르게, 몸에 배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인정하고 안온함을 느끼는 것. 아마 처음부터 애정을 주고 키웠다면 아이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강제로 임신이 아니라 더한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

아예 사회번호를 지워버린다거나. 사망신고를 해버리면, 죽은 사람이 되니 신경 쓸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아버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위장으로 만든 시체와 직계가족인 자신과 알토의 증언이라면, 나이토는 자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될 테지만 몸은 살아 이곳에 갇힌다. 사회적으로 죽은 사람이니 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을 테지.

가장 최악의 방법으로, 거기까지 생각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나이토가 마음을 쉽게 누그러뜨리고 자신을 선택해서 그 방법은 폐기되었다.

그리고 남은 방법은, 확실하게 자신의 옆에 있게 하기 위해 스스로 임신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 스스로의 선택과 의지가 중요했다. 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아이라는 형태로 필요했다. 나이토가 알토에게 약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진심으로 내뱉었다. 네 아이가 있다면 넌 도망가지 않겠지. 그 말에 나이토는 치를 떨었다.

나이토가 몸이 아픈지 미간을 찌푸리고 끙끙거렸다. 이번에는 약까지 먹었으니, 진짜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나이토가 기절한 상태였을 때까지 해댄 게 문제였다.

“다행이야, 정말.”

끝까지 독하지 못해서. 놀랍도록 허술하고, 속이 말랑해서. 자신과 정말 닮지 않은 외모와 내면을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본 그는 이불을 끝까지 올려 턱끝까지 가려주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아이가 끝까지 도망가지 못해서. 그랬다면 나이토와 비슷한 체구의 사람을 데려다가, 성형을 시키고 적당히 무마해서 사망신고를 하려 했는데. 멀쩡한 사람도 살고, 아이도 사회적으로 잘 살아있다.

스탠드 불을 끄고, 밖으로 나갔다. 알토를 1층 응접실로 부른 상태였다. 나이토가 스스로 임신을 선택했으니 이제 알토의 존재는 무의미해졌다. 본래부터 나이토를 심리적으로 잡아두기 위한 목적으로 키운 아이였고, 그 용도를 다했으니 원하는 대로 해줄 예정이었다.

응접실에 도착하자마자, 알토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나이팅게일 장미였다. 계절에 맞게 피어난 오묘한 분홍빛 장미가 기다란 테이블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촛불과 함께 놓여 있었다. 그저 꽃들이 여러 송이 뭉쳐있을 뿐인데 응접실이 순식간에 화사해졌다. 곁눈질로 장미를 보던 엘시는 테이블에서 꾸벅꾸벅 조는 알토를 발견했다. 형 앞에서나 풀어지던 녀석이, 오랜만에 아버지 앞에서 느슨하게 잠을 청하고 있었다.

“알토.”

“네, 네?”

알토가 깜짝 놀라 고개를 휙 들었다. 팔짱을 끼고 피식 웃던 엘시는 커피를 내리기 위해 움직였다.

“너도 커피 마셔?”

“…아뇨.”

형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어도, 자신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아버지의 넓은 등을 보며 알토는 거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좋으면서도 섭섭한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상황에 물들어 가려고 노력하는 알토는 묵묵히 그의 등을 보았다. 순간 아버지의 어깨에 걸쳐진 형의 다리가 생각나서 얼굴이 붉어졌다. 형의 다리가 아버지의 삽입에 따라 흔들거리다가, 어느 순간 발가락이 오므라들고…. 흐느껴 우는 애타는 목소리가 밑에서 울린다.

또다시 아래가 묵직해지는 상상에 알토는 흠칫 놀라 뺨을 때렸다. 막 커피를 내려와 가지고 오던 엘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알토를 보았다.

“…뭐 하는 거야?”

“졸려서요.”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가슴을 다독였다. 아버지가 몸에 밴 상냥함으로 커피를 알토 앞에 내어주었다. 우유든 커피든 달콤하게 먹는 걸 좋아했지만 왠지 아버지 앞에선 그렇게 말할 수 없어 알토는 꾹 참고 커피를 마셨다. 그러면서 힐끔, 아버지를 보았다. 셔츠 단추를 두세 개 풀어서 위압적인 근육이 보였다. 언제 보아도 참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왜 그렇게 사람들이 아버지의 직업을 알고도 빠져들었는지, 이해가 갔다.

그렇다면 형은 무엇 때문에 아버지와…. 멍하니 커피를 마시며 형에 대해 생각하던 도중, 엘시가 입을 열었다.

“네 형이 아이를 낳으면, 넌 집에서 나가도 좋아.”

알토의 입이 다물어졌다. 형이 임신까지 감내하다니. 도대체 아버지의 어떤 면모를 좋아하는 걸까. 이젠 의미도 없는 생각을 나열하는데, 엘시가 가볍게 테이블을 두드렸다. 고개가 올라가며, 웃음이 물든 그의 자색 눈과 마주하게 되었다.

“대신, 이 집에 나가면 네 형과 연락은 다 끊는 거야.”

“…네?”

생각 외의 조건에 알토의 눈이 휘둥그레 변했다. 알토가 살짝 충격을 받은 듯 보이자 엘시가 별것도 아니라는 듯 웃었다.

“어차피 넌 그럴 목적으로 데려온 거니까. 너도 알잖아? 그 덕분에 잘 먹고, 잘 컸으니까.”

맞는 말이긴 했다. 아버지가 형에게 집착하는 걸 이용해서, 자신은 안위를 두둑이 챙겼으니까. 보이는 장소마다 섹스를 하는 둘에게 질려, 둘과 떨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갑작스레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기분이 이상했다.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았다. 그저 어딘가 고장 난 듯 얼떨떨하고 황당했다. 멍한 눈으로 아버지를 보던 알토가 입술을 달싹였다. 목소리가 막힌 듯 나오지 않았다. 엘시는 작은아들을 무감한 눈으로 보며, 말을 이어갔다.

“네 형이 부탁한 대로 성인이 되기 전까진 책임지마. 사업도 너에게 줬으니, 혼자 살기엔 부족하지 않을 거야.”

잠시 반응이 없던 알토는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형하고는 다시 좋아질 기미가 없는 사이였다. 자신은 형을 인질로 삼아 안위를 누렸고, 형은 자신 때문에 얻은 게 없는 삶이었다.

그리고 알면 안 되는 것을 알아버렸고, 거기서 나오는 묘한 껄끄러움이 계속 자신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었다. 형과 아버지가 붙어먹는 걸 보고 흥분하는 자신이 있었다. 정신 건강에 매우 좋지 않았다. 이제 그 정도의 자극이 아니면 서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마저 있었다.

그러니 아버지의 말처럼 빨리 집에 나가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더 이상 형을 보고 이상한 생각에 빠져들고 싶지 않았다.

“형이 도망갈 곳을 만들지 말라는 건가요?”

“그래.”

“…형은 어차피 도망 안 갈 텐데요.”

그럴 성격이 되지 못한다고, 알토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형은 아이한테 약해요.”

“알아.”

그가 싱긋 웃는 걸 보자, 알토는 그의 집착에 오싹해졌다. 정말 집요하고 계획적인 그의 성격에 저 침실에서 곤히 자고 있을 형이 안쓰러웠다. 아버지와 강제로 관계해서 사랑에 빠진 건 그렇다 쳐도, 아이까지…. 어쩌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건지 이해해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알토는 커피를 서둘러 마셨다. 커피를 모두 마셔야 대화가 끝이 난다. 그걸 알고서 저리 행동하는 아들을 보며 엘시는 피식 웃었다.

이래서 애들은 오냐오냐 키우면 안 된다니까. 나이토가 자식을 낳으면, 엄하게 키워야지. 너무 느슨하게 키웠더니 알토는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애로 커버렸다.

“바로 나가도 되나요?”

알토가 희망을 가지고 물었다.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드디어 편하게 인질로 잡혀 살던 집에서 벗어나, 영원히 자유의 몸이 된다고 하니 즐거운 모양이었다.

그걸 보자 조금 괘씸해져서 엘시는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니. 형이 출산할 때까지 여기에 있어.”

알토가 침울해졌다. 그걸 보자 속이 개운해졌다.

*

아버지가 그토록 바라던 임신은 하늘도 원했는지 생각보다 빨리 되었다. 복용방법대로 했더니, 딱 한 달하고도 2주 만에 임신이 되었다. 다른 날과 같이 임신 테스트기를 쓰던 그날도, 두 줄이 안 뜰 줄 알았는데 딱 두 줄이 떴다. 담담하게 나가 임신 테스트기를 보여주자 그는 세상을 가진 사람처럼 환하게 웃으며 나이토를 꼭 안았다.

아버지는 나이토가 임신하자마자, 나이토가 머물던 3층짜리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1층엔 진료실이, 시끄럽지 않은 3층 침실 옆엔 아기방이 따로 생겼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이 소담스럽게 바뀌어있었다.

“…내려주면 안 돼?”

“걷는 것도 조심해야지.”

임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예 걷지 못하게 했다. 떨떠름하게 아버지 품에 안겨 궁전 같은 방들을 구경하게 된 나이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임신을 한 거지, 다리가 부러진 건 아니었는데. 단출하게 셔츠에 바지 하나를 입은 나이토는 누가 봐도 조금 마른 체격의 청년이었다. 근육이 딱 잡힌 몸이 약하긴커녕 적당히 건강해 보였는데, 아버지 눈에는 툭 하고 만지면 부러질 것처럼 보이는 듯했다. 나이토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물들이며 옷자락만 매만졌다. 결국 아버지 목에 팔을 두른 나이토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사람들 좀 나가라고 해. 부끄러워.”

“나중에 동생 낳으면….”

동생이란 말에 식겁해서 나이토가 그의 입술을 검지로 눌렀다.

“어서.”

아버지가 불퉁한 눈으로 보았지만, 나이토의 부드러운 요구에 순순히 넘어갔다. 경호원을 제외하고 모두를 내보낸 엘시는 나이토를 안고 3층까지 올라갔다. 예전에 갇혀 있었고, 레이얀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왔었던 침실이었다. 그 당시에는 옷도 주지 않아, 알몸으로 다닐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CCTV로 찍혀있지 않았던가. 다시 생각해도 우울했던 과거에 나이토는 흠칫 놀라며 그의 어깨를 꼭 잡았다. 아버지는 나이토가 떨어지지 않게, 허리를 두툼한 팔로 감싸며 능숙하게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그가 입을 맞춰왔다. 나이토가 “으음…” 소리를 내며 자연스레 그에게 응수했다. 거절하기엔, 이제 몸이 먼저 반응했다. 목을 더듬는 손이 무척 야릇했다. 분명한 목적이 있는 손길에 눈을 내리뜨고 헐떡이던 나이토가 고개를 틀었다.

“이, 임신했어.”

“미리 인사해두려고.”

“응?”

주치의가 몸 험하게 쓰지 말라고 했는데…. 나이토가 그런 의미를 담아, 사슴 같은 눈망울로 보았지만 그는 모른 척하며 나이토를 눕혔다. 검은 머리가 꽃잎처럼 흩어졌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시트를 잡는 움직임마저 애틋하고 선정적이었다.

“허리 들어.”

나이토가 머뭇거린다. 아이가 있는 배를 감싸고 나이토가 중얼거렸다.

“아직 초기잖아요, 아빠.”

“넌 모를 텐데, 원래 미리 인사해야 하는 거야. 그리고 아빠 애가 이 정도로 망가지겠어? 내 아이라면 그럴 리가 없어.”

순간 나이토의 눈에 ‘그런가?’ 하는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스스로도 원한 임신이라, 나이토는 기쁘게 임신을 받아들였고 그가 하는 행동을 지지하지 않았다. 나이토는 레이얀에게도 그랬지만, 상대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대부분의 행동을 수용해주는 면이 있었다.

그 점이 참으로 마음에 들면서도, 남에게도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거칠게 바지와 속옷을 벗겼다. 하얗고 보송보송한 다리가 드러났다. 부쩍 말랑말랑해진 피부가 마음에 들어 손으로 맛을 보는데, 나이토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미간을 찌푸렸다.

“인사를 이런 식으로 한다고? 말도 안 돼.”

“왜 말이 안 돼.”

“…이상하잖아.”

“아니야, 안 이상해.”

단호하게 말하자, 나이토의 눈빛이 또다시 흔들렸다. 정말 그런가? 아빠의 말이 맞나? 하면서도 생각에 불순물이 섞여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부드럽게 할게.”

“…정말?”

그러다가 나이토가 눈을 흘기며 다리를 오므렸다. 보기 좋은 성기가 가려졌다. 엘시가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벌리려다가, 나이토가 고개를 젓자 입술을 꽉 깨물었다.

“맨날 부드럽게 한다면서, 세게 하잖아요. 아파요, 아빠.”

엘시의 눈이 멍해졌다. 이성이 사라진 눈으로 나이토에게 달려들었으나, 나이토가 어깨를 부드럽게 미는 힘에 낮게 욕을 내뱉었다. 그답지 않은 폭발에 나이토가 놀라서 그를 보고 조심스레 다독였다.

“지금은 세게 하는 거 무리니까…. 입으로만, 입으로만 해요.”

“못 참겠는데.”

“지금은 아기부터 생각해야죠.”

그러면서 나이토가 배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이번 동생은 잘 키우고 싶어요.”

그때, 엘시의 머릿속에 불현듯 어떤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아이를 좋아하면 어떡하지? 아이의 인생에서 자신이 첫 번째가 되어야 했다. 그렇게 하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데. 순간 욱하고 올라오는 생각을 다스리려는데, 그것이 질투라는 걸 깨닫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아이가 임신한 아이에 대해서 질투라니. 죽은 아내와 부모님이 보면 두 번이 아니라 세 번 죽을 것 같은 상황이었다. 후, 하고 숨을 길게 내쉰 그가 나이토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내며 말했다.

“그래, 잘 키워야지.”

그가 웃었다. 여기서 참아야 한다. 못 참으면, 아들이 정말로 화를 낼 것이다. 그는 셔츠 자락이 풀어지면서 드러나는 피부를 보았다. 건강해 보이는 피부엔 아버지의 입술과 손자국이 선명했다. 시간이 지나 옅어진 자리가 있는가 하면, 어젯밤에도 물고 빨아 생긴 지 얼마 안 된 선명한 자국도 있었다. 흔적들로 얼마나 많이, 자주 잠자리를 가졌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정도로 아들의 몸에는 중독성이 있다는 것도, 너무 잘 알 수 있었다. 흔적들을 일일이 만지는 손길에 나이토가 “아….” 하고 신음했다.

“할 거예요?”

검푸른 눈에 걱정이 있다. 요새 들어 거친 섹스에 몸이 힘들었는지, 얼굴이 핼쑥하다.

“안 할 거죠? 아빠도 원한 임신이잖아요.”

엘시는 순순히 손을 내려놓았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자신을 받아들인 때부터 왠지 모르게 아이에게 지고 있었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손짓 하나에도 망가지는 자신인데.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 웃은 그는 나이토의 다리를 오므리게 했다. 나이토가 대충 눈치챘는지, 다리를 붙인 채 고개를 옆으로 젖혔다. 검은 머리가 나비 날개처럼 연약하게 움직였다. 눈과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자태에 묘한 흥분감이 일었다.

“빠, 빨리….”

엘시는 나이토의 마른 허벅지 사이에 대고 성기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살집이 없어, 텅 빈 공간으로 흉기 같은 물건이 솟았다가 내려가길 반복했다. 살갗에 미끈하고 단단한 살덩어리가 마찰되는 느낌에 나이토의 입술이 서서히 벌어졌다. 말캉한 고환 아래로 우람한 성기가 비벼지고, 허벅지 안쪽의 여린 살에 끈적한 액체를 남기는 게 일일이 다 느껴졌다.

“흐응…. 응!”

고환 밑에 있는 붉게 부은 회음부를 아주 세게 스치자, 나이토가 부르르 떨었다. 나이토는 넣을 때나, 뺄 때 특히 더 많이 느끼는 편이었다. 봐주지 않고 세게 박아 넣어주면, 그것만으로도 절정에 달하곤 했다.

“흐윽!”

그리고 지금처럼, 오밀조밀 있는 주름을 펼 것처럼 귀두로 문대면 아이는 자지러지게 느꼈다.

“아아!”

넣어줄 것처럼 귀두를 아주 집요하게 입구에 대고 마찰하니 나이토가 눈을 크게 뜨고 머리를 시트에 비볐다. 너무 느껴서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고 있었다. 쾌감에 전율하는 아이의 성기를 잡고 요도를 긁어주었다. 얇은 표피가 벗겨질 만큼 힘을 가하자 아이가 흐윽, 하고 또 울었다.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거친 쇳소리가 터졌다.

“아읏, 흐….!”

엄지에 대고 사정하면서 나이토가 눈물을 터트리며 몸을 파들파들 떨었다. 꼭 열 감기에 걸려서 떨 때와 비슷했다. 나이토의 큼직한 성기와 고환에 대고 자신의 성기를 비비자 아이가 비음을 흘리며 얼굴을 감쌌다.

“이렇게 민감한데, 어떻게 앞으로 갈 생각을 했어?”

“모, 몰라….”

한때는 앞으로만 레이얀과 했겠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뒤를 쑤셔주지 않으면 가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으니까. 나이토가 질주라도 한 사람처럼 숨을 거칠게 헐떡였다. 뒤가 근질근질했다. 넣어줬으면 좋겠는데, 배 속에 있는 아이가 걱정되어 나이토는 애써 쾌감을 누르려 했다.

필사적으로 아이를 지키려는 모습에 엘시는 욕을 내뱉었다. 그래도 나이토의 말이 맞는지라, 엘시는 순순히 인정하며 아이를 자신의 다리 사이에 앉혔다. 나이토가 반사적으로 입을 벌렸지만, 엘시는 아이의 머리채를 쥐고 자위를 시작했다.

“잘 봐.”

나이토가 도망가지 못하게 머리를 꽉 잡았다.

“아, 아파.”

“쉿. 봐야지.”

나이토의 얼굴을 보면서 커다란 성기를 만졌다. 검푸른 바다에 난파당한 기분이다. 일렁이는 바닷속에 푹 빠져, 헤어나올 수 없었다.

“봐봐, 널 보면….”

“읏.”

나이토의 하얀 얼굴에 떠다니는 홍조에 시선이 박혔다. 꼭 섹스를 하는 얼굴 같다. 저렇게 밝히는 얼굴로, 아이 때문에 안 한다니. 자신이 밀린 듯한 기분에 엘시의 손짓은 더욱 거칠어졌다. 나이토의 검푸른 시선이 손가락 사이로 위험하게 노니는 성기에 꽂혔다. 혈관까지 울퉁불퉁 튀어나온,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성기가 위협적이다. 귀두는 아이 주먹, 아니, 그것보다 더 두툼한 것 같았다. 쿠퍼액으로 찌걱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손에서 미끄덩거리는 액체가 눈에 보일 정도다.

“아빠가 이렇게 돼. 네 동생들이 이렇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거야. 아쉽지 않아? 네가 임신이 진작 되었다면, 동생이 줄줄이 나왔을 거야.”

그의 손이 빨라졌다. 섹스도 잘하고, 혼자서도 잘하는 아버지였다. 나이토는 그의 흥분을 보는 것만으로도 성기를 세우고 있었다. 서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야한 광경이었다. 아버지의 신음이 고조되며 거칠어진다. 머리가 고정된 채, 시선도 오롯이 그의 자위에 집중되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잦고, 빠르게 들리더니 어느 순간 정액이 팟, 하고 분출되며 얼굴에 튀었다. 눈꺼풀과 콧등을 타고 미적지근한 온도를 머금은 백탁액이 흘러내렸다. 장밋빛 홍조로 물든 뺨에 끈적한 액체가 눈물보다 확실한 궤적을 그렸다. 속눈썹이 비에 맞은 꽃잎처럼 떨렸다. 한 차례 떨리던 눈꺼풀이 열리며, 새로운 세계가 당도했다. 투명한 물에 물든 어둠을 비추는 달이 있었다. 세상이 밝아진다.

“아.”

나이토가 입을 벌리며 반사적으로 신음했다. 아버지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분출한 정액을 성기에 대고 얼굴에 문대기 시작했다. 얼마나 성기가 크고 긴지…. 얼굴로 가늠이 되었다. 이렇게 크고 긴 게 몸을 들락날락하며 아이까지 임신시킨 것이다. 정말 파렴치한 아버지인데, 그의 흥분한 얼굴을 보고 자신도 덩달아 흥분하고 있었다.

저런 얼굴은 나만 볼 수 있어. 좋아하고, 슬퍼하고, 질투하고. 이럴 때마다 그가 사랑스러웠다.

“정말 만나면 안 되는 거야?”

들어가고 싶다는 말을 둘러서 말하고 있다. 어떻게 말해도 저급한 표현이었다.

“그 정도로 유산 안 된다니까. 걱정 마.”

“…정말?”

나이토가 어물쩍 넘어가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시선이 돌을 맞은 수면처럼 잘게 일렁거린다. 임신 초기라 안 되는데, 위험한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의 넓은 어깨와 근육으로 이루어진 두툼한 팔뚝을 보자 ‘어쩌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그리 약하지 않은 편이었으니. 정말 조심스럽게, 수면 위에 둥둥 떠서 햇빛을 보는 것처럼 부드럽게 움직인다면 상관없지 않을까.

“그래, 정말.”

“…응.”

나이토가 두 팔을 벌렸다.

“안아줘요.”

엘시가 나이토를 부둥켜안고 침대에 눕히며 입술을 농밀하게 부딪쳤다. 부드럽게, 살살하겠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는지 평상시의 그의 성적 취향과 다르게 다가왔다. 나이토는 눈을 살며시 감고 그의 어깨에 두 팔을 휘감았다. 나이토의 두 팔이 절대 놔주지 않을 것처럼 그를 안았다. 나이토가 그의 등에서 손을 내려, 거칠게 셔츠를 벗기기 시작했다. 그의 탄탄한 근육을 만지는 손길과 눈빛에 황홀함이 역력했다. 같은 남자가 봐도 정말 아름다운 육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망가지긴커녕 탄력적으로 변하는 몸에 나이토는 마른침을 삼켰다.

“흐읏.”

그가 목덜미의 살을 빨아들이고, 이를 세워 깨무는 힘에 나이토가 신음했다. 나이토의 살결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따라와 만지던 아버지의 손이 표피가 벗겨진 유두에 닿았다.

“아, 아파.”

아이도 아닌데, 유독 가슴에 집착하는 그가 너무 물고 빨아서 유두와 유륜은 붓고 쓸렸다. 옷을 입을 때도 그 부분이 따끔해서 아플 지경이었는데, 그는 배 속의 아이라도 된 것처럼 가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빨았는데.”

“미, 미쳤어…. 애 상대로….”

“네 몸에 먼저 들어간 것도 나잖아. 애는 여기에 대한 소유를 주장할 권리가 없다는 거지.”

내 몸은 내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 엄마와 아빠가 만들어준 몸인데 아빠 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기가 막힌 상황에 입술을 달싹거리는데, 그의 질척이는 숨이 닿는 순간 모든 생각이 증발했다.

“하읏…!”

그는 아들을 너무 잘 알았다. 유륜과 유두를 한꺼번에 혀로 핥아주던 그가 전체를 덥석 물어 쭉 빨았다. 강약을 조절하지 않고, 무조건 힘을 줘서 유두를 압박하고 있었다. 허벅지 안이 덜덜 떨렸다. 그것만으로 성기가 꺼덕이며 아랫배에 부딪혔다. 그의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젖혔다. 자신에게 물려준 검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쇄골 부근에서 낙엽처럼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쓸어 만지자, 그가 흥분한 듯 유두를 쪽쪽 빠는 힘이 세졌다.

“흐응, 아…. 아아!”

정말, 좋았다. 입이 벌어졌지만 소리는 안에서 막혔다. 그가 주는 쾌감에 전율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웠다. 안이 욱신거린다. 손가락으로 닿지 않는 배꼽 부근의 가장 깊은 곳까지, 쾌감이 기어들어와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 나이토는 이런 몸으로 하지 않겠다고 버텼던 자신이 멍청하게 여겨질 정도로, 음란해져서 아버지에게 다리를 벌렸다.

“아빠, 얼른….”

“정말 들어가도 되는 거지?”

그답지 않게 허락을 받고 있다. 나이토는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고, 열에 들뜬 얼굴로 헐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미끈하고 단단한 귀두가 촘촘한 주름으로 말려있는 입구에 닿자마자 숨이 멎어갔다. 이제 곧 그가 들어온다.

“아가, 아빠 엄마한테 허락받았어.”

“흐윽….!”

“아, 아빠가 아닌가? 그래도 할아버지는 좀 그렇잖아. 안 그래?”

하하, 하고 유쾌하게 웃는 장난에 나이토가 눈물 맺힌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다리가 더 벌어져 천장에 닿을 것처럼 움직였다. 후으, 흐…. 하고 숨을 고르던 나이토가 허리를 좀 더 들어 삽입이 용이하게 하고서,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

“잠자리에선…. 아빠 안 한다고….”

목소리에서 울음이 확연히 묻어나왔다. 그러면서 자기도 아직 호칭 정리를 못 했으면서. 그는 가볍게 나이토의 말을 무시하며 아들의 입술을 머금었다. 울음과 타액으로 엉망이 된 입술은 언제 빨아도 맛있었다. 적당히 살집이 있는 입술에 달라붙어 안쪽 살점까지 모조리 빨았다.

“으음, 읍…!”

그것만으로 나이토의 성기가 질질 사정했다. 민감한 몸이었다. 물론, 자신이 그리 만든 것이었다. 발소리만 들어도 아래를 세울 수 있게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그러니 임신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관계였다. 진작 임신을 하고도 남았을 몸이었다. 고개를 틀어가며, 입안 구석구석까지 탐하는 사이 성기는 착실하게 안까지 들어갔다. 하지만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더 깊은 곳까지, 안을 벌려 자궁 입구까지 들어가고 싶었다.

“하으으, 너, 너무 깊어…!”

아이가 배를 감싸며 울었다. 시선을 내리자, 아이를 임신한 배인데 자신의 성기대로 툭 나와 있었다. 살이 빠지면서 아이의 배는 살점이 거의 없어 살가죽에 성기 모양이 보였다. 솟아오른 작은 산을 손바닥으로 만지게 하자 나이토가 흐느끼며 울었다. 손에 힘겹게 쥐고 있는 시트가 몸과 함께 떨렸다.

“거긴 안 돼, 거긴…. 아윽!”

“왜?”

“싫어…. 거긴 싫어!”

“만져 봐. 이중으로 임신한 거 같지 않아?”

“이러지 마…. 아, 아기가 싫어해….”

“아니야, 좋아하고 있어.”

거짓말인 걸 알고서 나이토가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 거짓말…. 아이가 입을 틀어막고 울었다. 우는 얼굴이 보고 싶어서 손목을 잡아 누르고, 허리를 아주 느리게 움직였다. 감질날 정도로, 애타는 동작에 나이토가 손을 뻗어 그를 안았다.

“아, 아기 잘못되면…. 아, 아읏, 아, 살살…!”

“괜찮아. 유산 안 돼.”

성기가 느리게 빠져나가면, 뱃가죽을 따라 성기가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그리고 다시 힘을 실어 넣으면, 배가 부풀었다. 정말 성기를 임신한 것 같은 느낌이라 기분이 오묘했다.

그리고 뭐, 유산되어도 다시 임신하면 그만 아니겠는가. 임신은 언제든 가능했다. 중요한 건, 아이의 마음이었다. 아이가 정말 모르는 깊숙한 곳에서 비릿하게 웃던 엘시는 아이의 상체를 끌어안고, 허리에 힘을 실어 세게 박아 넣었다.

“아! 아앗!”

아이의 말대로, 정말 상냥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늘 하던 대로 귀두가 걸쳐질 만큼 빼내지 않고 반 정도 삽입한 상태에서 느릿하게 출입을 반복했다. 그것만으로도 느끼는 지점에 제대로 마찰할 수 있었다. 나이토의 입이 더 벌어지며 색색거리는 신음이 무력하게 터져 나왔다. 붉게 상기된 얼굴이 미치도록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볼만큼 달아오른 유두도, 재차 예뻐하고 싶을 만큼 앙증맞았다. 저걸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도 양보하라고?

우습지만, 아빠가 되어서 배 속 아이에게 질투하고 있었다.

“여보, 수유는 나한테만 해주면 안 돼?”

“흐응, 응…”

신음인지, 대답인지 모를 소리에 엘시가 키득거렸다.

“요새는 분유가 더 좋대. 알지?”

“으응, 흣….!”

하지만 나이토는 그의 성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움직임에 따라 움찔, 하며 떨고 신음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나이토는 쾌감에 너무 약했다. 앞으로 애인과 동침했다는 과거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뒤로 완전히 가고 있었다.

*

침대 앞에 전신 거울 속, 셔츠 안을 마음대로 누비는 두 개의 손이 윤곽으로 보였다. 어느덧 임신 8개월. 가슴은 눈에 띄게 풍만해졌다. 저택 1층에 마련된 진료실에서 확실히 보았는데도, 뭐가 그리 불만인지 엘시는 침대 앞에 거울을 갖다 놓고 나이토의 부드럽고 말랑한 가슴을 손에 쥐고 만졌다. 그는 그걸 검사라고 일컬었고, 부부 사이에 당연한 일이라고 했으나 나이토는 미심쩍어서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앞에 봐.”

“하지만….”

나이토가 이거 거짓말 같다고, 그의 손목을 잡고 내리려 해도 그가 “조용히.”라고 말하자 정말 몸이 뚝 멎었다. 그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거짓을 말해도 진실 같은 힘에 오늘도 홀라당 넘어가고 있었다. 다 알면서도, 거울 속에서 웃고 있는 그의 자색 눈을 보면 모든 게 수그러졌다. 민감하게 달아오르던 신경도, 복잡스러운 머릿속도. 그가 웃는 자태에 흐물흐물 변해버렸다. 중증이었다.

셔츠 안에서 꿈틀거리는 손이 묘하게 야하다. 늘 그렇듯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것인데.

“아!”

유두를 잡고 비트는 손에 나이토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밀려오는 아픔과 찌릿한 쾌감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던 나이토가 손으로 그를 제지했다.

“아파.”

그가 손에서 힘을 슬슬 풀면서, 가슴을 꽉 틀어쥐었다. 그의 손이 큰 건지, 풍만해져도 아직은 작은 건지, 손 안에 자리가 남았다. 손바닥에 감기는 살결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가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서 입술을 움직였다.

“부드러워.”

그의 입술도 부드러웠다. 매끈한 입술이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숨결은 따사로웠다. 핏줄을 타고 흐르는 온기에 몸의 긴장이 풀어졌다. 양쪽 가슴을 주무르던 손 중에 오른손이 내려와 부푼 배를 만졌다. 아이가 커갈 때마다 나이토의 몸도 변화하고 있었다. 살은 임신하기 전보다 근육이 빠져 부드러워졌다.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더욱 진해졌다고,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자신의 체취에 대해서 모르니 나이토는 가만히 있었다. 가슴은 셔츠를 입으면 봉긋 솟은 게 보일 정도로 부풀었다.

“정말, 부드러워.”

자신의 가슴과 배를 만지며, 후각으론 체취를 빨아들이는 그의 모습을 거울로 보자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손길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의 가슴에 얌전히 등을 대고 있던 나이토는 눈을 내리뜨고 부푼 배를 보았다.

워낙 건강한 체질이라 그런지, 임신을 한 후 아버지와 관계를 맺어도 유산되는 일은 없었다. 신기하게도 입덧도 없었다. 임신 때 조심해야 하는 음식만 가려먹고, 먹고 싶은 건 다 먹었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아버지가 알아서 다 사다 주었다.

‘나 치즈 케이크 먹고 싶어.’

그러면 왕실에 다녀온 그의 손에 꼭 치즈 케이크가 들려 있었다. 나이토가 좋아하는 베이커리에 가서 직접 주문한 것이라며 으스대기도 했다. 모든 고용인들도 나이토를 국왕 폐하를 모시듯 대했다. 특히 아버지는 만지면 부서질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대했다. 전보다 극진해진 그의 손길에 나이토는 기분이 묘하게 달아올랐다. 그가 좋아하는 걸 보자 내심 뿌듯하기도 하면서, 좀 더 그를 안달 나게 만들고 싶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자다가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그를 흔들어서 깨웠다.

‘아빠, 나 아이스크림.’

그러면 그가 졸린 얼굴로 일어났다. 냉동실에 있다고 그가 중얼거렸지만, 나이토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먹고 싶은 건 그게 아니라고, 전에 아빠랑 갔던 호텔에서 먹었던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졸랐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투정에도, 그는 짜증을 내지 않았다. 묵묵히 옷을 차려입고, 차를 몰고 나가 어떻게든 구해서 왔다. 그런 모습에서 ‘아, 그래도 아빠구나.’ 하는 걸 느꼈다. 정말 그를 사랑하게 되었더니, 그는 자신에겐 한없이 다정한 연인이자 아빠가 되어주었다.

그런 점이 좋았다. 알토에겐 의무와 책임만을 느끼는 아버지지만, 자신에겐 진짜 아버지였다. 타인에겐 냉정하고 단호하면서도, 자신의 말에는 절대 이기지 못하는 남자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아빠, 제발, 이 두 단어에 그는 정신없이 흔들렸다. 자제가 되지 않아 이를 악물고 버티려는 게 눈에 선하게 보였다.

‘너한테 홀린 거 같아.’

언제 반했는지도 모를 만큼, 홀려버렸다고 표현하는 아버지였다. 그리고 자신은 그에게 길들여졌다. 서로에게 다른 의미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고, 그 증거가 배 속에 있었다. 아이는 아버지와 자신을 이어주는 새로운 사슬이었다.

“아빠.”

나이토는 배를 쓰다듬는 그의 손등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고개를 돌리자, 그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맞춘다. 담배 냄새가 홀연히 사라진 입술을 머금자, 그가 서서히 침대에 누웠다. 나이토가 그 위에 올라타 입술을 농염하게 탐했다. 아버지의 손이 등을 뱀처럼 타고 올라왔다.

“배가… 무거워.”

“8개월이니까.”

그가 웃으며 배를 쓰다듬었다. 아기가 아빠의 손을 느꼈는지 꼼지락거리는 게 느껴졌다. 밖에서 윤곽으로 보였다. 나이토가 놀라서 눈을 크게 뜨는데도, 엘시는 능숙하게 배를 만지며 아이의 태동을 만져보았다. 꿀렁, 하고 움직이는 게 느낌에 눈을 깜박거렸다.

“이상해.”

“뭐가?”

“…그냥, 진짜 아기가 있다는 게.”

그렇게 평평했던 배가 아기가 생기면서 부풀었다는 것도 놀랍고, 가슴도 봉긋 솟아오른 것도 신기했다. 정말 아이를 갖기에 적합하게 말캉한 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가 나이토의 드러난 허벅지를 느릿하게 만졌다.

“난 너무 좋은데. 네가 내 애를 가져서.”

나이토는 말없이 그를 응시했다. 6개월이 되기까지, 워낙 주변에서 깨지는 유리 인형 취급해줘서 그런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아이와 산모 모두 건강했다. 좋은 징조였다.

계속 이런 날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아버지와 연인 사이라는 게 밝혀지지도 않고, 그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도 이 저택에서만 알게.

“여보는?”

그가 눈을 반쯤 내리뜨고 있는 나이토의 뺨을 감싸며 물었다. 모두가 조용한 밤, 오로지 둘의 목소리만 살아 숨 쉬고 있다. 나이토는 그를 보고 슬며시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좋아.”

너무 좋아서, 이 시간이 안 깨졌으면 좋겠다는 소원뿐이다. 이제 더 이상 굶주리고 싶지 않다. 부모를 잃고 싶지도 않다. 넘치는 부를 만끽하며 평화롭게 살고 싶었다.

임신에 후회는 없었다. 자신도 원한 것이었으니까. 아이를 낳음으로써 모든 것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그리 믿으며 나이토는 그의 손길에 신음했다. 그의 기가 막힌 취향으로 인해, 오늘도 셔츠를 입은 상태로 그의 위에 올라타 성기를 삽입했다.

“아, 깊어….”

단숨에 아래에서 위로 치고 올라온 성기에 몸이 경직되었다. 다리가 오므라지고, 고개가 숙여지면서 밭은 신음이 빗방울처럼 엘시의 가슴으로 떨어졌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뽀얀 가슴을 만지기 전부터 이미 한 차례 뒹굴었던 터라 정액이 안에 차 있던 덕에 쉽게 들어왔지만 고통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안에 열상이 있는 듯 뜨겁다. 나이토는 그의 가슴에 두 손을 올린 채, 호흡을 고르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이가 배에서 꿈틀거린다. 앞에는 아기가, 뒤에는 아버지의 성기로 꽉 찬 느낌에 고개를 젖히며 신음했다.

“하아, 하…. 배가….”

“무거워?”

“응…. 근데, 아, 좋아…. 좋아요, 여보.”

엘시가 그동안 ‘여보’라고 말하도록 길들인 덕에, 나이토는 이제 잠자리에서 아빠가 아니라 여보라고 부르게 되었다. 엘시의 자색 눈이 음험하게 짙어졌다. 그가 손을 뻗어 부푼 가슴을 양쪽에서 세게 틀어잡았다.

“아흑….”

나이토가 부들부들 떨며 다리를 더 오므렸다. 성기가 서서 꺼덕거렸지만, 아랫배가 부풀어 위까지 올라오지 못했다. 부푼 배와 발기한 성기가 맞닿은 묘한 장면에 음심에 불이 붙었다.

“그, 그렇게 해도…. 젖은 안 나와요.”

“알아.”

“세게…. 잡지 마.”

“움직여.”

단호하게 말하며 나이토의 하얀 둔부를 찰싹, 소리가 나게 때렸다. 나이토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아파서, 좋아서. 아이는 두 개의 감정에 혼동되어 울고 있었다.

“네….”

나이토가 고개를 끄덕이며, 숨을 헐떡이며 느릿하게 움직였다. 크고 거친 성기에 달라붙었던 점막이 움직일 때마다 떨어지고, 다시 붙는 게 선명하게 안에서 느껴진다. 열이 오르고 있었다. 아버지가 가슴을 잡은 손에서 강약을 조절하자, 거기서도 쾌감이 동반되어 허리가 덜덜 떨렸다. 배 속의 아이는 그네라도 타는 듯 움직인다. 아버지의 한쪽 손이 아이가 꿈틀거리는 배에 닿았다. 그가 배를 만지는 손길에 흥분하고 만 나이토가 멍한 눈으로 그를 보며, 허리를 좀 더 세게 움직였다.

“하읏!”

그러던 중, 느끼는 곳에 성기가 완전히 문질러지자 나이토가 떨면서 그의 상체에 무너졌다.

“아흐, 흐…. 아, 아!”

결국 참지 못한 엘시가 나이토를 부드럽게 안아 돌렸다. 삽입한 채로, 점막이 맞닿아 돌아가는 고통이 선연해 나이토가 목을 뒤로 젖히며 울었다.

“아파아…!”

“괜찮아, 여보. 쉿. 아기 놀라.”

“하아, 흐윽….”

눈물로 가득한 뺨에 연신 입을 맞추며, 허리를 빠르고 얕게 쳐올렸다. 느끼는 부근만 자극했다. 찔걱, 하고 젖은 내부와 단단한 성기가 마찰하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흘렀다. 연결된 부위에서 흘러내린 정액으로 그 부근의 시트만 짙은 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안에 고였던 정액이 빠른 출입에 따라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만삭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가 있는 배를 조심해 상체를 띄웠다. 나이토의 몸이 완전히 엘시에게 가려졌다. 보이는 거라곤, 그의 허리에 걸린 두 다리뿐이었다. 하얀 발가락은 성기가 깊어지면 오므라들었다. 그리고 바들바들, 떨렸다.

“아, 좋아…. 흐읏, 아아…. 응…!”

“아기도 좋아하지? 아빠가 들어와서?”

“몰라…, 아, 좋아…. 흐윽, 여보, 아, 거기….!”

완전히 뇌가 아버지의 성기가 주는 쾌락에 절은 기분이었다. 나이토는 그의 팔뚝을 지지대 삼아 잡고 매달렸다. 아이가 있는 배 때문에 속도는 나지 않았지만, 정확하게 느끼는 부위만 귀두로 비벼주고 찔러주자 좋아서 몸에 힘이 들어갔다.

“자기야, 우리, 아기 하나 더 낳자. 우리 자기, 아기 임신하니까 좋아 죽잖아. 응?”

“아아….!”

나이토는 쾌감에 시달리느라 엘시의 질 나쁜 농담에도 대답하지 못하고 흐느끼며 고개를 왼쪽으로 젖히고 거친 숨을 내뱉었다. 그때, 엘시의 성기가 아주 깊숙이, 자궁 입구까지 들어온 듯했다. 얼마나 긴지,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실제로 버거워 나이토가 헛구역질을 하자, 놀란 엘시가 잠시 멈추고 나이토를 보았다. 정말 그의 말대로, 임신을 이중으로 한 느낌에 나이토가 눈을 질끈 감고 익숙해지려 노력했다.

그러던 사이, 엘시는 나이토가 안정을 찾아가자 부푼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가슴에서 모유가 나오지도 않는데, 모유를 빠는 아이처럼 힘을 줘서 쪽쪽 빨고 있었다. 연한 분홍색이었던 유두가 임신을 통해 붉게 변하고 통통해졌는데, 그게 마치 포도알같이 아버지의 입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아흣…. 으응, 아…. 좋아…!”

엘시의 오른손에는 나이토의 풍만한 가슴이 잡혀있었다. 힘을 조절해 주무르자, 나이토가 그걸로 느꼈는지 비음을 흘렸다. 빠는 힘이 강해질수록 나이토는 너무 느껴서, 정액을 실금처럼 흘렸다. 얼마나 사정했는지 정액이 투명했다. 배가 무거우니 도망갈 수도 없어, 그의 이마를 밀어내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쪽, 쪼옥, 쭙, 하고 빠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나오지도 않는 젖을 정말 아버지에게 물려준 듯 이상한 기분에 나이토는 눈을 감아버렸다. 안에 든 성기는 여전히 발기해서, 내부를 확장하고 있었다.

“하아….”

아버지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나이토가 느끼면서 좋아할수록 배 속 아이도 함께 좋아해 움직이고, 아버지의 성기도 안에서 마찰하며 정액을 밖으로 빼내었다. 정말 묘한 기분이었다. 나이토는 아래에 깔린 채 초점이 흐려진 눈으로 그를 보았다. 아버지의 손이 내려와 뺨이며 눈가를 다 닦아주었다.

“나중에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

“…몰라.”

어느새 목소리가 잔뜩 쉬었다. 나이토는 눈물 젖은 눈으로 그를 빤히 보다 눈을 감았다. 고였던 눈물이 시트에 떨어졌다.

“할 거잖아….”

그리고 그가 원하면, 결국 들어주게 되어있었다. 나이토는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당기며 소리 없이 속삭였다.

아이가 좋아하고 있어.

그러자 엘시가 나른하게 신음하며 입을 맞추었다.

*

알토가 저택을 나갔다. 대학 진학보단 타지로 가서 사업을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뜻으로, 알토는 저택에서 짐을 다 뺐다. 부쩍 큰 알토의 뒷모습을 멀찍이 서서 지켜보던 나이토는 영원한 작별을 감지하고 등을 돌렸다. 이제 알토도 안 것이다. 자신과 예전의 형제로 돌아갈 수 없으며, 형제의 애를 느끼기엔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고. 알토가 자신을 보고 혼란을 느끼는 건, 혼탁해진 눈으로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유일하게 남은 혈육이니 어떻게든 챙겨보려 했으나, 만삭의 몸으로 식탁에서 아빠와 섹스하는 걸 본 후 알토는 자신을 버렸고, 나이토도 후련하게 알토를 보내줄 수 있었다.

이미 배 속엔 새로운 여동생이자 아이가 있었으니까. 나이토는 곧 나올 아이를 애정 담긴 눈으로 보았다.

아이는 동생이 될 예정이었다. 현재 재혼을 하지 않은 아버지이니, 사람들의 이목을 받지 않기 위해 친척의 아이를 입양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실제로 아이가 없는 귀족들은 타인에게 주기보다 그나마 피가 통한 아이를 입양해 작위를 이양하곤 했다.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기에, 나이토는 안심하고 출산을 할 수 있었다.

아이는 3.2kg, 여자아이였고, 아주 건강한 상태로 태어났다. 이름은 라이샤가 되었다. 예전에 딸을 낳으면 꼭 짓고 싶었던 이름이었다며, 엘시는 라이샤를 안고 환하게 웃었다. 나이토는 지친 얼굴로 딸을 안은 아버지를 보다가 긴 잠을 청했다.

‘고생했어, 여보.’

엘시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뺨에 입을 맞추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푹 쉬어.’

나이토가 산후조리에 들어간 동안, 아이의 양육은 휴가를 낸 엘시의 몫이었다. 그래도 아이 둘을 키워본 아버지라고, 그는 능수능란하게 아이를 안고 달랬다. 가끔 노곤한 잠을 청하던 나이토가 일어날 때면 엘시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장소에 앉아 라이샤를 안고 웃고 있었다. 라이샤를 보는 그의 눈빛은 햇볕보다 따사로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침대에 누워 숨을 새근새근 내쉬며 라이샤와 아버지를 보던 나이토는 아, 하고 탄식했다.

이제야 깨달았다.

그가 처음부터 자신을 보던 눈빛을. 그가 언제부터 자신을 그렇게 생각했는지, 너무나 또렷하고 선명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저 눈빛이 부모의 것이었는데, 왜 자신은 몰랐을까. 그때는 그게 아버지의 눈빛인 줄 알고…. 아이를 낳고 나서야 그의 본질을 깨닫게 된 나이토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베개에 머리를 대었다. 안 된다고, 이건 아니라고, 거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와의 관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아이까지 낳았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연인, 부부까지. 다른 사람이 들으면 미쳤다고 소리칠 이야기가 이 집안에선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흘러갔다.

아버지는 나이토가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손을 대지 않았다. 라이샤를 임신하고 있을 때와 달랐다. 그때는 인사를 핑계로, 아이와 인사를 해야 한다고 어떻게든 관계를 하더니. 아이를 낳고 나이토가 육체적, 심리적으로 힘들어하자 그도 생각이 달라졌는지 극진히 나이토를 간호했다. 라이샤는 그에게 있어 2순위였다.

그리고 나이토에게도 어쩔 수 없이 라이샤는 2순위가 되었다. 아버지가 라이샤를 부모의 감정으로 사랑하듯, 자신도 라이샤를 부모의 감정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라이샤를 낳게 해준 아버지는 연인으로서 사랑하고 있었다.

나이토는 스스로 엘시의 허벅지에 앉았다. 책을 읽고 있던 엘시를 물끄러미 보던 나이토는 그가 쓰고 있던 안경을 벗겼다. 엘시의 손가락은 나이토의 헐렁한 셔츠에 닿았다. 살짝 당기자 나이토가 입고 있는 수유 속옷이 보였다. 언제든지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 편하도록 입고 있는 것이었다. 한없이 쑥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던 나이토가 머뭇거리며 손을 들어 엘시의 뺨을 감쌌다.

“키스… 해도 돼?”

“네 건데 무슨 상관이야.”

엘시의 웃음기 어린 대답에 나이토가 눈을 감고, 입을 느리게 맞추었다. 나이토의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갔다. 그때, 엘시의 손은 당연하다는 듯이 수유 속옷을 풀고 아이가 먹던 젖을 슬며시 잡았다. 나이토의 입에서 흐응, 하는 옅은 신음이 나왔다. 아이를 낳기 전과 다르게 확실하게 커지고 도톰해진 유두와 유륜 부위를 살짝 누르기만 해도 젖이 줄줄 나왔다. 다른 손으로 허리를 꽉 잡아 나이토가 떨어지지 않게 했다. 이 자세로는 불편한 걸 알아채고, 나이토가 입술을 떼어내고 이마를 맞닿은 채 속삭였다.

“해 줘, 얼른….”

나이토가 그의 어깨에 매달렸다.

“안아줘.”

“몸은 괜찮아?”

“응.”

그러면서 나이토가 그의 귀에 대고 말했다. 아빠 걸로, 다시 임신하고 싶어. 그 말이 도화선이 되어 엘시의 눌러 참았던 음심을 단번에 터트렸다. 엘시는 나이토를 급한 대로 테이블에 눕혔다. 셔츠를 벗길 시간이 없어, 힘을 줘서 찢고 벗겨진 수유 속옷을 던져버렸다.

“아아!”

그리고 자신을 향해 탐스럽게 움직이는 왼쪽 가슴을 머금었다. 유두를 머금고, 힘을 살짝 줬을 뿐인데 전과 다르게 젖이 쭉쭉 나왔다. 처음 맛보는 맛에 엘시는 신음하며 힘을 줘서 더 빨아보았다. 젖이 입안을 흥건히 적셨다. 다른 손으로 가슴을 만지작거리자, 거기서도 우유가 사방으로 나왔다. 그 모습이 너무 아까워 고개를 돌려 오른쪽 가슴의 유두와 유륜을 빨아들였다. 아이와 다르게 성인의 힘으로 쭉쭉 빨아들이면서, 치아에 여린 피부 조직이 상하지 않게끔 조심하는 모습에서 허리가 달아올랐다. 그의 혀가 유두를 머금고 돌릴 때면, 찌릿한 쾌감에 가슴에서 퍼졌다.

오랜만에 맛보는 쾌감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젖이 그의 입에서, 그리고 허공에서 흘러내리고 터질 때 내부는 그의 성기를 원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릴 때처럼 그에게 젖을 주던 나이토는 허리를 세웠다. 마음껏 젖을 맛보던 엘시는 나이토의 눈에 감도는 열을 깨닫고, 나이토를 바닥에 앉혔다. 꺼덕거리는 성기를 입에 대주자 나이토가 눈을 감고 성기를 목구멍을 이용해 받아들였다.

“흐읍, 읍….”

목구멍에도 성기 모양이 은근히 나 있다. 괴로웠는지 성기를 문 채 콜록거리던 나이토는 살짝 뱉어내고, 가장 두툼한 귀두부터 입에 넣고 사탕처럼 빨았다. 뾰족하게 혀를 세워 요도를 애무하고, 일어난 혈관도 혀로 쓸어 빨았다. 또한 말랑하고 부드러운 고환도 입에 넣어 구슬처럼 굴렸다.

“하, 그렇게 좋아?”

엘시가 피식 웃으며 나이토의 타액으로 흥건한 성기를 잡고, 아들의 몸을 돌려 테이블을 잡게 했다. 알토가 보았을 때와 같은 자세였다.

엉덩이를 벌려 몇 달째 들어가지 않은 입구에 손가락을 하나, 둘씩 넣어 넓혔다. 그새 좁아진 입구가 빠듯했다. 손가락을 세 개나 넣어 안을 가늠했다. 역시, 지금 넣기엔 너무 좁았다. 나이토도 아팠는지 고개를 테이블에 처박고 호흡을 고르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테이블에 닿은 가슴이 보였다. 엘시는 한 손으로 구멍을 넓히면서, 다른 손으로 가슴을 만졌다.

“흐읏!”

위와 뒤에서 만져지는 쾌감에 나이토가 테이블을 꽉 잡으며 바들바들 떨었다.

“벌써부터 좋아서 세우면 어떻게 해.”

“좋으니까….”

나이토가 울먹거리며 대답했다. 뒤를 돌아보며, 눈물이 맺힌 눈으로 엘시를 보며 나이토가 더듬거리며 얘기했다.

“아빠가 좋아.”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나이토를 바닥에 엎어놓은 후였다. 입구는 느슨하게 벌어져 정액이 마구 새어 나왔고, 자신은 가슴에 처박혀 아이의 젖을 빨고 있었다. 얼마나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시간이 무척 많이 흘렀다는 건 알았다. 나이토가 몇 번 기절을 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었다.

“아흣, 여보, 아….!”

아이는 이미 바닥 카펫에 눌려서 삽입을 당하고 있었다. 입구가 활짝 벌어져 성기가 고환까지 안으로 파고들 기세로 푹, 푹 들어갔다.

“흐윽…! 아…!”

아이의 신음에선 쇳소리가 가득하다. 잔뜩 긁히고, 쉰 목소리에 흥분했다. 몇 번이나 내부에 사정했는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엘시는 양손으로 아이의 가슴을 틀어잡았다.

“흐으읏!”

젖이 흘렀다. 손가락을 타고 흐르는 젖이 아까웠다. 위에선 젖을 줄줄 흘려대고, 아래로는 아비의 정액을 받아 또다시 임신을 하는 아들이었다.

“여보….”

그리고 여보라고 부르는 완벽한 아들. 드디어 완전하게 소유하게 된 아들을 보며 엘시는 이를 드러내고 웃다가, 아들을 안아 올렸다.

“아, 아!”

아들의 다리가 허리에 감기고, 몸이 어린 짐승처럼 상체에 달라붙었다. 그 상태에서 들어서 움직이니 성기가 제멋대로 움직였다. 아들을 안고 침대로 옮기는 사이, 나이토가 너무 강한 자극에 사정하고 축 늘어져 있었다. 깨울 생각도 하지 않고, 눕혀서 다리를 어깨에 걸쳤다.

“여보, 사랑해.”

그 말에 나이토가 감은 눈을 파르르 떨었다. 정액으로 흠뻑 젖은 입구에 대고 성기를 꾸욱, 누르자 무리 없이 성기가 들어갔다. 다시 들어오는 성기에 늘어져서 헐떡이던 나이토가 눈을 겨우 뜨고, 그를 보며 흐릿하게 웃었다.

“네, 여보.”

아무래도, 오늘은 둘째를 가져야 할 것 같았다.

*

“으아아아앙, 엄마.”

테오도어가 우는 소리가 저택 1층에서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왕실에서 일찍 퇴근해서 돌아온 엘시와 방에서 은밀한 행각을 즐기던 나이토가 깜짝 놀라 몸을 뒤로 움직였다.

“라이샤랑 또 싸웠나 보지. 내버려 둬.”

엘시는 둘째 테오도어의 목소리에 짜증을 내며 나이토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나이토는 집으로 돌아오면, 밖에서 ‘형’이라 부르던 테오도어가 집에선 ‘엄마’라고 바꿔 부르는 것에 약했다. 2층 거실에서 그와 노닥거리던 나이토는 테오도어의 목소리에 이끌려, 엘시를 소파에 내버려 두고 빠르게 계단으로 내려왔다. 오랜만에 아이들이 없는 틈을 타 아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농밀한 키스를 즐기던 엘시는 텅 빈 품을 보고 헛웃음을 터트렸다.

엘시가 얼굴을 감싸며 한숨을 내쉬는 사이, 나이토는 1층 홀에서 울고 있는 테오도어에게 다가갔다.

엘시의 말대로, 아이는 누나인 라이샤와 대판 싸웠는지 얼굴이 붉었다. 안 봐도 뻔했다. 또 라이샤가 네 살이나 어린 테오도어를 밀치고 때린 것이다.

“라이샤, 너….”

나이토가 옆에서 엘시와 똑같은 자세로 팔짱을 끼고 건방지게 코웃음이나 치는 라이샤에게 화를 내는데, 라이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애교 있게 웃으며 나이토의 품에 안겨들었다.

“오빠, 아니, 엄마.”

“너 내가 테오 때리지 말라고….”

“테오가 먼저 제 간식을 뺏어 먹었어요.”

라이샤가 엘시와 같은 자색 눈을 느리고 확실하게 깜박거렸다. 자신과 닮은 얼굴로, 엘시와 똑같은 자색 눈으로 배시시 웃자 나이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테오가 잘못했어요, 엄마. 저는 잘못한 게 없어요.”

라이샤가 짧고 통통한 팔을 뻗어 나이토의 허리를 꼭 안았다.

“화내지 마요. 라이샤는 엄마가 화내는 게 제일 무서워.”

“아니, 그래도…. 테오를 때리면 안 돼. 테오는 동생이잖아.”

나이토가 더듬거리며 말하고, 우는 테오를 보았다. 테오는 라이샤보다 네 살이 어려, 라이샤처럼 또박또박 말하는 게 힘들었다. 특히 이런 식으로 라이샤에게 당한 때면 테오는 서러워서 엉엉 울 뿐 이렇다 저렇다 말을 못 했다. 우는 테오를 안아주고 싶은데 라이샤가 애교 있게 허리에 두 팔을 감고 얼굴을 비벼오니 테오를 안아줄 수가 없었다. 이게 다 자신을 붙잡기 위한 수작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이토는 엘시와 같은 수법으로 매달리는 라이샤를 혼낼 수 없었다.

라이샤가 허리에 매달려, 예쁜 자색 눈으로 방긋 웃으면 가슴이 떨렸다.

“라이샤, 떨어져.”

그러던 사이, 홀로 내려온 엘시가 테오도어를 안아 올리며 말했다. 라이샤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내가 왜? 아빠 또 나랑 엄마랑 사이좋으니까 질투하는구나?”

“동생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아빠가 분명히 그랬을 텐데.”

봐주는 법 없는 엘시가 단호하고 냉정한 어투로 라이샤를 혼냈다. 테오도어는 자신을 구해주러 온 아빠의 목에 팔을 두르고,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서럽게 울고 있었다.

“아빠아아, 누나가, 누나가 나 때렸어요. 여기랑, 여기.”

테오도어가 얼굴과 어깨, 손등을 작은 검지로 가리키며 징징거렸다. 엘시는 누나에게 당하고 와서 서글프게 우는 둘째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라이샤는 아빠의 잔소리가 심해질 걸 알았는지, 덥석 나이토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이끌었다.

“엄마, 책 읽어주세요. 엄마가 읽어주는 게 좋아요.”

“라이샤, 그 전에 약속부터 해. 다시는 테오도어 괴롭히지 마. 알았어? 밀지도 말고, 때리지도 말고. 테오도어 얼굴에 흉이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엄한 척 말은 하고 있지만, 나이토는 이미 라이샤의 자그마한 손에 이끌려 방으로 가는 중이었다. 유독 딸과 아들에게 약한 나이토의 등을 보며 엘시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빠, 저 호, 해주세요.”

테오도어가 라이샤에게 맞아 다친 손등을 내밀었다. 사실 그리 심한 상처는 아니었다. 아마도 라이샤가 장난감을 가지고 어린 테오도어와 함께 놀아주다가 스친 상처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 번 상처가 생기고, 낫길 반복했다. 그때마다 라이샤는 자기는 놀아주려고 한 것뿐이라며 항변했다. 얼굴은 나이토를 닮아 순박하면서, 맹랑한 게 영락없이 엘시였다.

엘시는 저 멀리 사라지는 라이샤와 나이토를 보다가, 훌쩍이는 테오도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다음부턴 네가 먼저 안겨.”

“네에.”

테오도어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다시 손등을 톡, 톡 가리키며 울먹거렸다.

“아빠, 아파요. 호 해주세요.”

이러니까 맨날 누나한테 맞지. 엘시는 아파서 울먹거리는 테오도어의 등을 토닥거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아이는 둘로 만족해야지. 오랜만에 겪는 다사다난한 육아에, 정작 나이토와 오붓한 시간이 줄어들고 있었다.

오늘은 반드시 라이샤와 테오도어를 따돌리고 나이토를 실컷 안으리라. 엘시는 정액이 질질 샐 만큼 안아주겠노라고 다짐하며 음험하게 웃었다. 그걸 어떻게 느꼈는지 나이토는 라이샤를 안고 방으로 가다가 살짝 떨었으나, 이내 아닌 척 어깨를 으쓱였다.

둘만의 밤 외전: Voracity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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