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페라도-139화 (139/157)

[데스퍼라도] 139. 프레아세톤

데스퍼라도(Deperado)

프레아세톤

그로부터 3 일 후 리크는 카젠모르 숲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산 정상에 마이클과 목유성과 같이 올라와 있었다. 밤늦은 시간 하늘에는 세계의 위성이 밝게 비추어주고 있 하지만 이들이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프레아세톤 위성이었다. 바로 오늘만큼은 그 프레아스톤 위성의 비밀을 밝히려고 마음먹었는지 리크의 얼굴에는 비장감 마저 감돌았다. 목유성은 리크가 땀을 뻘뻘 흘리며 마지막 비전을 밝히는데 고전을 하자 못내 안타까워했다.

"리크. 잘 안되나 보군. 나 역시 신공(神功)을 수련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항시 거대한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야말로 사람을 맥놓게 만들지."

그때 마이클 목유성을 빤히 쳐다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도 참. 지금 리크가 고심하는 비전이 아저씨의 신공과 무슨 연관이 있다고 그래요?"

"뭐라고? 이..이놈이..어차피 모든 무공의 원류는 시간과 공간이 다를지라도 다 한 근본에서 파생된 것임을 모르더냐? 분명 지금의 리크가 새로운 비전을 밝히려 함 역시 그 힘의 원천은 바로 리크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것을 네 놈이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거야. 암 모르고 말고."

"쳇."

[탁!]

"아얏! 왜 때려요!"

"쳇이라니? 이놈이 정말 싸가지하고는?"

그때 리크가 저 상공에 밝은 빛을 내는 프레아세톤으로부터 자신의 칠계 검을 거두고 뒤 편 목유성과 마이클이 있는 곳으로 힘없이 걸어왔다.

"마이클..목유성 아저씨 말씀이 맞는 것 같아. 비록 프레아세톤의 위성을 밝히려 이곳 에 올라왔지만 정작 그 비전을 풀 수 있는 것은 내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 같아. 난 아직도 준 각성 단계에 있을 뿐 뭔가 안개 같은 것이 나의 내부에 가리워 져 있음을 느낄 수 있거든. 그러한 안개를 걷어내야만 하는데 그 방법을 도저히 모르겠어."

그때 목유성이 자신의 가슴 안쪽에서 술병을 꺼내들고 한잔 쫙 들이키고 리크에게 건넸다.

"정말 이 세계의 위성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군. 어쨌든 자네의 마지막 비전을 밝히는 것도 좋지만 이 런 분위기에 술 한잔하지 못한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이지.."

미이클이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투덜거렸다.

"정말 지금 술을 드실 때에요? 리크는 비장하리만큼 현재 비전의 비밀을 밝히려 고분분투하고 있는데 술까지 권유하시다니?"

그때 리크가 목유성이 건네준 술을 받아들고는 한 모금 마셨다.

"커! 정말 좋네요."

"리크 네가 지금 술 먹을 때야?"

"마이클. 너도 한 모금 마셔 봐! 위성의 빛이 이 카젠모르의 숲 전체를 은은하게 비쳐주니 마치 영롱한 세계에 신선이 된 기분이야!"

목유성은 리크에게서 술병을 낚아채더니 마이클을 노려보았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다고는 하지만 네놈 줄 술은 없다."

"쳇. 줘도 안 먹어요!"

"누가 준대? 험."

리크는 무심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도 실패인가? 도저히 모르겠어. 칠계의 검을 찾는 순간 이젠 마지막 전인 프레아세톤의 비밀을 밝힘으로서 완전한 각성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말이야."

"리크 너무 서두르지마. 아직 시간은 많이 있잖아."

"시간이 별로 없어서 하는 얘기야. 지금 칠계에서는 멸성인들의 세력이 너무 거대해저서 칠계의 주민들뿐만 아니라 창조주마저 위협을 느낄 정도인데 난 이곳에서 벌써 한달 째 허송 세월만 보내고 있으니 말이야."

목유성과 마이클 역시 아무런 대답도 못한 체 그저 밤하늘만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침묵이 잠시동안 흐른 뒤 갑자기 리크가 한마디했다.

"목유성 아저씨. 저 한가지 여쭈어볼게 있는데요.."

"내게 말이냐? 그래 말해봐라.."

"아저씨의 세계인 무림(武林)이라는 역시 서로간에 대립과 전쟁이 난무하는 세계인가요?"

"허허. 그 이상이지. 그런데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는 게냐?"

"모르겠어요. 그저 산다는 것이 하루하루 투쟁의 연속이란 생각이 들어서.."

"투쟁이라? 뭐 리크 자네의 운명은 태어날 때부터 거대한 세력의 힘과 맞물려 있으니 그런 투쟁과 대립의 과정들을 피할 수 없었겠지. 어차피 다른 전사들 역시 일단 힘의 논리에 운명을 타고났으니 끊임없는 전투를 통하여 성장해나가지 않으면 안될 인생들이지. 살아남기 위해선 이겨야 하는 운명 말이야."

"굳이 살아남으려고 싸우는 존재들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칠계의 멸성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세력을 확장시키기보다는 주변 종족들에 대한 배타적이고 오만함으로 인하여  지금의 전쟁을 조장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뭐 그런 족속들도 있겠지. 피를 즐기고 상대방의 비명에 쾌락을 얻는 놈들..내가 있던 무림(武林)에도 그런 자들이 많았어. 정파나 사파를 막론하고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그런 무리들이 있게 마련이지."

이번엔 마이클이 목유성을 빤히 쳐다보더니 질문을 하였다.

"그나저나 아저씨는 무림(武林)에서 제법 이름 좀 날렸나요? 제가 보기에는 그냥 어느 군소방파의 이름 없는 문주 정도로밖엔 보이지 않는데요.."

"허허. 군소방파의 이름 없는 문주라니? 정녕 내가 그렇게 보이는냐? 하긴 네 놈이 날 깎아 내리던 말든 지금 이 세계에 와서 무슨 소리를 한들 소용 있겠느냐?"

"솔직히 무림(武林)에서 한가닥 하셨다면 이곳에서도 제법 힘 좀 쓰셔야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저 중급전사 수준으로밖에 안보여서.."

"이놈이 듣자듣자 하니까..야 이놈아 네가 언제 내 무공(武功)을 본적이 있더냐?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프리즘의 전사들과도 능히 대적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겠냐?"

"프..프리즘의 전사라고요? 프 하하하하. 정말 기죽긴 싫으셔서..알았어요 그냥 믿어드릴게요.

프리즘의 전사들이 동네 개 이름인가? 그들과 비교를 하시다니.."

[탁!]

"아 얏! 정말.."

"어찌 네 놈같이 하찮은 존재가 하늘의 존재를 알겠느뇨..험"

"전 솔직히 이번 칠계로 가는 특별 전사팀에 아저씨가 포함된 것에 몹시 걱정스럽단 말이에요. 과연 멸성인들과 몇 초도 겨루어보지 못하고 당하실까봐!"

마이클의 말을 듣던 리크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마이클 그만해! 사실 목유성 스승님은 지금까지 특별한 전투 기회가 없어서 그 능력을 잘 모르는가 본데. 아마 내 추측이 맞다면 현재 프리즘의 전사들을 능가하실 지도 몰라."

"헉! 리크. 아무리 목유성 아저씨를 위로하는 발언이라도 그건 너무 억지 같은데. 어떻게 프리즘의 전사를 아저씨와 비교를 하니?"

"오히려 목유성 아저씨가 프리즘의 전사들과 비교 당하는 것이 옳지 않아.."

"하하하. 리크 네가 아무리 예의 바른 놈이지만 적어도 사실은 사실대로 말해야지.."

"적어도 내가 느끼는 스승님의 기류는 그래.."

남도 아닌 현 사계의 통치자이자 위대한 창성인 리크가 하는 말인지라 이번만큼은 마이클도 더 이상 반문을 못했다. 단지 자신이 알고 있는 목유성 아저씨가 그토록 강했는가 하는 점에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리크는 그런 마이클의 표정을 보고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마이클 그렇게 사람을 못 믿어서야..너도 지구 출신이니 혹시 과거 무림(武林) 세계에 대한 정보를 들어서 알고 있겠지?"

"알다 뿐이냐? 한때 무협이든 판타지 가상현실 게임에 미쳐서 산적이 있는데."

리크가 하몬의 검을 처음 접하고 나서 최초로 만난 스승이 목유성과 아론인만큼 그에게서 배운 무공(武功)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자신은 하몬의 후계자이니 창성인으로서 주로 이곳 세계의 전투기술인 갈비아스 파동검술과 칠계의 검을 사용함으로서 무공(武功)과는 그 맥락이 다른 전투기술을 사용했지만 진정 목유성 스승에게 배운 무공(武功)에 대해서 경외 할 정도였다. 어쨌든 리크만이 목유성 스승의 숨겨진 능력을 알 수 있었으니 오늘 처음 리크의 입에서 스승에 관한 얘기가 나오려고 했다. 거의 술을 다 들이켜 얼굴이 붉어진 목유성은 리크와 마이클이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역시 칠계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려고 각오했는지 더 이상의 자신의 무공(武功)을 숨기는 연막작전 같은 것은 필요 없었는지 몰랐다. 어쨌든 마이클은 리크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나 경청의 자세로 기다리고 있었다.

"삼화취정(三化聚頂), 오기조원(五氣造元) 환골탈태(換骨奪胎) 반로환동(反老換童) 만독불침(萬毒不侵)..그리고.."

"잠..잠깐만..리크. 지금 너 무협 소설 쓰냐? 갑자기 그게 다 무슨 말들이야?"

"무림(武林)의 몇 안 되는 고수들만이 거치는 최고의 경지이지..물론 목유성 스승님은 위와 같은 경지를 넘어서도 이미 한참 넘었어."

리크는 갑자기 얘기하다 말고 목유성에게 질문하나 했다.

"스승님 혹시 지금 연세가?"

"험..102살인가 103살인가? 아니지..이 세계로 넘어오기 전 갓 100이었으니 110살이 넘었을지도.."

"헉!"

마이클의 입에서 탄성의 소리가 나왔다.

"반로환동(反老換童)으로 인하여 스승님은 아직 20대의 모습을 하고 계시는 거야! 솔직히 나 역시 스승님의 현재 어떤 경지까지 오르셨는지 모르겠지만 단지 거대한 기류에서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아마.."

"리크 그만 하거라! 네가 얘기한들 저 멍청한 마이클 놈이 뭘 알겠느냐? 저 놈은 아직도 과학이니 뭔지 하는 이론에 만에 사로잡혀 있어 소귀에 경 읽기나 마찬가지야..사실 난 이 세계로 오기 전 오로지 신공(神功) 한가지에만 매달려 왔고 그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 세계로 넘어오게 되었지. 어쨌든 뭐 이곳 세상도 사람들이 사는 곳은 매 한가지. 더구나 리크와 같이 훌륭한 제자를 만나게 되었고 나 또한 얼마 전 네가 그토록 원했던 신공(神功)을 완성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군."

"그 신공(神功) 이름이 어떻게 되죠.."

"험.험 그게 말이야 좀 나중에.."

"지금 알려주시면 안되요?"

"신공(神功)을 알려주기 전 자네들은 내가 있던 무림(武林)의 역사를 조금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사실 인도의 어느 왕국에 태자였던 달마가 일찍부터 불교에 심취하여 많은 중생들을 교화하고 나서 100세가 넘어서야 중국으로 역근과 세수를 전하게되었지. 여기서 중요한 건 많은 무림인들이 생각하기를 무림의 시조가 소림사를 창건하신 달마조사로 알고 있는데 사실 중국 고대 오호십육국(五虎十六國)시대에 불교가 처음 중국으로 전파되면서 수나라에 이르기까지 제법 많은 인도 고승들이 온 적이 있었지. 그 후에 달마가 중국에 왔을 때 단지 그는 세인에게 널리 알려졌을 뿐이지. 다른 이름 모를 위대한 탄트라의 고승들은 저 깊은 초야에 묻혀 오로지 범어로 된 신비 경전들을 한학으로 해석하는데 남은 일생들을 보냈지. 난 원래 어려서부터 천양지체의 신체를 타고난 기재 중에 기재였지 17살 때 이미 외가 무공과 내가 무공에 통달을 하고 초혼검법을 만들기도 하였는데 그 검법은 당대 서열 5위안에 드는 무시무시한 위력이 있었지. 허허. 리크 저놈도 내게 초혼검법을 배운 적이 있는데..아무튼 난 무슨 연유로 진정한 무(武)는 바로 불교와 밀접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 날로 소림사에 들어갔지 단 일년만에 소림 72절기를 다 배우고 별 할 일이 없어서 몇 년 동안 범어를 배우고 소림서고실에서 범어로 된 수많은 인도 경전들을 한학으로 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했지. 그러다가 달마 조사께서 전파하신 역근과 세수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그 날로 소림사에서 나와버렸어. 허허. 그러고 보니 난 원래 소림 속가제자출신이었군. 어쨌거나 13년 후 난 광서성 어느 협곡 동굴에서 무려 1500년 전 인도의 위대한 고승이신 나야타께서 평생 경전을 해석한 동굴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진정 위대한 비전문을 찾았네. 일단 얘기하자면 기네. 아무튼 쉽게 얘기하자면 바로 그 때 비전문의 내용이 너무 난해하여 그 뜻을 이해하는데 단지 3할 정도만 알았을 뿐인데도 난 무림(武林)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문파인 천하제일문(天下第一門)세울 정도였으니 그 비전문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나 하겠는가? 그로부터 세월이 많이 흐른 뒤 네가 100살이 되었을 때 난 그 비전문의 5할 정도를 밝히려고 신공 수련을 하다 그만 이 세계로 넘어와 버렸으니 이 얼마나 황당한 줄 알겠는가? 어쨌든 사실을 말하자면 이제 서야 나야타 고승이 남긴 비전문을 모두 깨우칠 수 있었고 내가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내가 있던 무림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네. 하지만 그곳엔 더 이상 내 적수가 될만한 고수가 없으니 돌아간들 별 재미없을 테고 나야타 비전절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한군데 바로 칠계의 멸성 존재들이라네..허허."

"정말 대단하군요."

리크는 목유성 스승의 말을 듣고는 제법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마이클을 아직도 불신의 눈으로 목유성을 바라보았다.

"정말이에요?"

"네놈이 믿든 안 믿든지..뭔 상관이야. 하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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