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12화 (1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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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세계, 언더 에스트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

Start.

무언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엑시투스 여신님께서 나를 향해 손을 한 차례 휘저은 뒤, 아까 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그렇지만 그게 무엇인지 도통 생각나지를 않았다.

"제 종족은 드래곤이잖아요, 당연한 걸 왜 물어 보세요?"

나의 대답에 두 여신님께서는 흡족한 표정을 지어 보이셨다.

"맞아, 드래곤이지. 이제 너는 저기 보이는 레이어드라는 드래곤의 몸 속에 들어가게 될 거야."

"...저랑 이름이 같다니, 살짝 기분이 나쁘네요."

"...킥!... 그래그래, 그럴 만도 하지. 자, 아까 전에 내가 말해주었던 것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지? 너에게 두 가지 선물을 주겠다고 한 것 말야."

"에이, 중급신으로 만들어주시겠다고 한 것은 왜 빼고 그러세요. 설마 입 닦고 모른 척 하려고 그러신 건 아니죠?"

"아핫, 들켰나?"

여신님께서 그 화려한 은발을 찰랑거리며 귀엽게 웃음을 지어보이자, 가지런한 모양새로 하얗게 빛나는 작은 송곳니가 눈이 부실 정도다.

"여신님, 너무 귀여우신 거 아니에요?"

"얘는, 그런다고 떡 줄 생각도 없으니까 아부 떨지 마, 짜샤!"

"쳇..."

나는 비록 드래곤이었지만, 눈 앞에 있는 여성은 무려 '여신님'이셨다. 그렇기에 강한 존재를 동경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가 동일할 터. 솔직히 말해서 꼬셔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었지만, 가벼워 보이면서도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여신님이시다.

아, 가벼워 보인다니. 이런 말은 실례지, 실례.

잠시 불경한 생각을 품은 나 스스로를 자책하며 여신님의 다음 말씀을 기다린다.

"좋아, 시간이 너무 지체 된 것 같네... 바탈리아?"

"......음."

둘의 만담을 희미한 미소를 지은 채로 지켜 보고 계시던 바탈리아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 오신다. 역시 엑시투스님이 권능을 사용하신다면 다른 신들 나부랭이에게 들킬 위험이 있으니까, 바탈리아님께서 처리 하시려는 것이겠지.

나의 예상이 들어 맞았는지 바탈리아님께서 화면 안으로 보이는 만신창이가 된, 나와 이름이 똑같아서 기분 나쁜 드래곤을 향해 살며시 손을 들어 보인다.

"...죽어."

살짝 소름이 돋았다. 워후, 무섭네 이거.

바탈리아님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나오기가 무섭게, 레이어드 놈의 고개가 푸욱- 숙여진다. 그래, 레이어드는 둘이면 곤란하다고. 나 하나면 족하지.

"역시 여신님들의 힘은 굉장하네요, 저도 저렇게 손 쉽게 죽을 수 있는 거예요?"

"아니, 저 아이의 영혼은 우리가 이미 사전작업을 해놓았으니까 손짓 하나로 목숨을 거두어 들인 거야. 드래곤이라는 존재는 아무리 신이라 해도 손짓하나로 목숨을 빼앗기 힘든 존재거든. 뭐, 오랜 시간 공을 들인다면 루시아렌처럼 조종까지는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역시 해츨링이니까 가능했던 것이겠지."

"그렇군요, 어서 들여보내 주세요."

"오, 의욕이 충만한데? 좋아좋아, 그런 자세 아주 좋아!"

나의 어깨를 팡팡! 두드려 주시는 엑시투스님의 손길에 가슴이 설레어 오는 기분, 일을 모두 수행한 후에 중급신이 된다면 꼭 도전 해봐야겠다고 다짐하며 자신만만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는다.

이런 나의 생각을 아시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엑시투스님께서는 그저 환하게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셨다.

"이제 가 봐. 먼 훗날 다시 보자, 레이어드?"

"예, 꼭 뵙게 될 거에요. 저 이래 봬도 드래곤이라고요?"

"쿡쿡쿡... 그래, 그럼 다음에 봐! 안녀엉 -!"

흐뭇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봐 주시는 '전쟁과 불화의 여신' 바탈리아님과 맑은 웃음을 입에 머금으며 손을 흔들어 주시는 '죽음과 황혼의 여신' 엑시투스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눈에 담는다.

이렇게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면 시간이 꽤나 흐른 후에야 다시 뵙게 될 것이었으므로. 음, 역시 눈호강은 많이하면 할수록 더 좋은 것이니까.

나의 몸 전체를 휘감아 오는 따뜻한 기운을 느끼며 자연스레 눈을 감으니, 다시금 몸이 허공에 붕- 떠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어온다.

'...어디서 이 기분을 느껴본 것 같은데... 언제였지?'

작게 솟아오르는 의문을 뒤로 한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려 여신님들께서 행하시는 일인데, 나는 그 분들의 뜻에 따라서 행동하면 되는 거야.'

그렇게 나의 목적을 다시 한 번 되뇌이고나니, 의식의 끈이 점점 가늘어지는 것이 느껴져 왔다.

'이제 시작이야.'

희미한 웃음을 머금으며 의식을 가장 깊숙한 바닥 부근으로 미끄러 뜨린다.

-Guardians of DragonNest-

"......"

"......"

조금씩 정신이 들어오면서 두 귀로 희미한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도착한 건가...'

따뜻한 이불의 감촉이 눈을 뜨고 싶지 않게 만들고 있었다. 그에 따라오는 나른한 분위기에 기분 좋은 미소를 입에 머금는다.

"레이어드는 언제쯤에야 정신을 차릴지..."

"그래도 다행이지 않습니까? 저번 사건 당시에 숨이 끊어진 줄 알고 얼마나 놀랐었는지..."

"음, 나도 크게 당황했었네. 설마하니 심장이 멎을 줄은 그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예, 곧바로 다시 박동이 돌아왔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동족을 허무하게 보낼 뻔 했지 않습니까."

"음..."

두 남성의 목소리는 아무래도 이 몸의 원래 주인이었던 레이어드라는 놈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 뭐 어때, 지금 이 몸의 주인은 누가 뭐라고 해도 나인 걸? 레이어드는 엑시투스님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

생각해 보니까 조금 질투 나려고 하네, 엑시투스님의 품이라니.

뭐 그래봤자, 망령이겠지만. 하고 떠오르는 질투를 저 수면으로 던져 넣는다. 이윽고 수면에 닿아 아래로 잠겨드는 질투심은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그나저나, 루시아렌이 레이어드의 마력을 모두 빨아들이고 봉인하는 바람에... 그도 참 안 되었군요, 마법을 쓸 수 없는 드래곤이라니."

"...후우... 아마도 드래곤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겠지. 그 봉인의 힘이 너무도 거대해서 지금 이 시기에는 해제할 수 조차 없으니..."

"...멜그라스님께서 살아계셨다면..."

"...고룡께서는 편안히 잠드셔야 할 테니 그 분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토록 하게. 이미 가신 분을 언급 해봐야 좋을 게 없다네."

"예... 저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라... 뭐, 엑시투스님께서 나를 이 녀석의 몸 속으로 들여보내 주시기 위해서 고생한 것도 있고 하실 테니, 내가 좀 더 구르면 될 일이겠지.

그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작게 몸을 뒤척이자, 놀란 목소리가 들려온다.

"...방금, 레이어드가...!"

"저, 저도 봤습니다. 움직였어요!"

'......'

조금 더 누워 있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괜히 움직인 것 같다. 그냥 자는 척이나 하고 있어볼까?

그렇게 생각하고 꼼짝않고 누워있으니, 두 남성의 대화가 다시금 이어진다.

"아무래도 혼수상태에서는 깨어난 것 같습니다, 다행이군요."

"그러게 말일세, 그래도... 저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안 그래도 돌연변이로 태어나 본체화하지 않는 이상에야 인간 남성 정도의 힘 밖에 내지 못하고, 하물며 미약하게나마 존재하던 마력까지 봉인 당해버렸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그건 그렇고, 드-비샤는 여전히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었던가?"

"예, 아무래도 그녀는 레이어드보다도 그 상태가 더욱 심각했으니까요."

"허어... 어쩌다 이런 비극이 일어난 것인지..."

아무래도 이 녀석의 연인이었던 드-비샤라는 드래곤은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뭐, 어차피 그 녀석은 죽었으니 연인이고 뭐고 나랑은 별 상관 없지만.

나른한 기운에 몸을 맡긴 채로 가만히 있으니 잠이 솔솔- 절로 오는 기분, 그다지 저항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기에 수마에게 몸을 순순히 내어 주기로 했다.

-Guardians of DragonNest-

수 많은 인간들이 모여 있는 장소, 어림 잡아도 200명은 되어 보인다.

"자, 이렇게 고조선의 역사를 살펴 보면, 제대로 된 증거 자료는 없이 '삼한이라는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 신라시대에 부각된 것이 많지 않았는가' 하는 의견이 주축을 이루어..."

그 인간들의 가장 앞 쪽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인간. 인간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중년에 접어들었을 법한 나이로 보인다.

"후우..."

옆에서 들려오는 한숨 소리에 시선이 저절로 한숨 소리가 들려온 쪽을 향한다. 시야가 닿은 곳에는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평범하게 생긴 청년이 지루한 표정을 지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자! 수강생 여러분 일어나요! 지금 말하는 내용 시험에 반드시 나옵니다!"

이윽고 청년이 앞에서 외치는 중년의 인간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번쩍 뜨더니, 펜을 잡고 새하얀 책 위로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여기는... 어디지...?'

내가 이 장소에 왜 와있는 것인지 그리고 눈 앞의 청년은 누구이고, 이 수 많은 인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중년 사내가 말하는 것에 따라 어째서 일제히 같은 행동을 보이는 지에 대한 의문이 솟아오른다.

나는 이 장소가 어디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너무 익숙했다.

'이 장소는 너무 낯이 익은데... 처음 와보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친숙한 느낌이 드는 것이지...?'

혼란스럽다기보다는, 그저 의아했다.

'...이 곳은...'

팟 -!

무겁게 내려앉아있는 눈꺼풀을 들어올린다.

"...밤인가, 꽤 어두워졌네."

따뜻하게 감싸오는 이불의 포근함에 좀 더 누워있고 싶었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 이불을 걷고 그대로 침대의 끝에 걸터 앉았다.

"꿈을... 꾼 것 같은데..."

무언가 아주 익숙한 꿈을 꾼 것 같았는데, 그 내용이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러나 머릿속을 파고드는 그 오묘한 기분이 계속해서 내 자신을 자극해오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 기억해내라고, 그 내용을 기억해야 한다고 소리치는 것만 같아서 한참동안이나 그대로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음...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이 안나네... 뭐, 정말 중요한 꿈이었다면 언제고 다시 꾸게 되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가볍게 결정하고는 이제는 나의 몸이 된, 같은 이름을 썼었던 드래곤의 육체를 대충 흝어본다. 인간의 모습으로 화한 상태였기에 그 본체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리저리 흝어보고 손목을 꺾고, 팔과 다리를 천천히 움직여 보며 새로운 몸에 적응해 나간다.

누가 뭐라해도 이 몸은 이제 내 것이니까.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싶은 생각이 들었기에, 앉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눈을 뜨자마자 느꼈었던 것처럼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익숙한 광경이 보였는데, 무려 450년 간을 지켜봐왔던 장소였기에 그다지 낯설다는 기분 조차 들지 않았다.

"레이어드의 집이군."

집의 내부는 그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는 상태였다.

"...음?"

끔찍하다고... 생각한 건가? 여신님께서 행하신 일인데 끔찍할 리가 있나. 잠시 뭔가를 잘못 생각했나 보네.

기억이 나지 않는 꿈에서 깨어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묘한 기분이 들어옴에 작게 실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이 몸에 들어올 때 부작용 같은 게 있었나 보지 뭐."

대충 스스로를 이해시키며 주방으로 걸어가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무언가 먹을 만한 것을 찾아 서성인다.

"음... 딱히 먹을 건 없는 것 같고."

뭐, 녀석이 혼수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주인이 깨어나지 않는 집에 먹을 것을 놓아두어봤자 상하게 될 뿐일 테니.

"...사냥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배가 고픈데... 응?..."

무언가 이상한 기분에 사로 잡혔다. '배가 고프다.' 그런 단어는 드래곤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나는 원래부터 드래곤이었고, 그러므로 드래곤의 신체 구조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것이 당연했다.

드래곤은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 그저 미각을 즐기기 위해 음식을 조리하여 먹는 정도에 불과할 것일 터였다. 그런데 분명 나는 '배가 고프다'라고 느꼈고, 그렇게 말을 꺼내었다.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토록 오랫동안 드래곤으로서 존재해 왔던 내가...

"......?"

다시금 의아함이 머릿속을 파고 들었다.

'내가... 이 녀석의 몸 속에 들어오기 전에는 대략 몇 살이었지...?'

오랫동안 드래곤으로 존재해왔는데, 그 기간이 얼마나 되는 지가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일천 년? 이천 년? 그도 아니라면 삼천 년?

원래의 나이에 대한 부분이 비어있는 것으로 봐서 이 몸으로 들어오면서 그 부작용이 발생한 것 같았다.

'뭐, 여신님들이라고 해도 모든 것에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일 테니까. 게다가 이번처럼 영혼을 다른 드래곤의 몸에 집어 넣는 일도 처음이셨을 것이고.'

그저 어깨를 으쓱이며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손을 들어 보인다.

"......"

마법 주문이 생각나지 않았다.

"......"

마법의 종주로 태어나고 오랜 세월을 살아왔기에 분명 손가락을 까닥이는 것보다 쉬운 것이 바로 마법일진데, 마치 백짓장이라도 된 것처럼 새하얗게 비어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이 것도 부작용인가?'

잠시 선 채로 고민해 보았지만, 답이 떠오르지 않는 것에 그저 한숨을 내쉬고는 침대로 걸어가 털썩 주저 앉았다.

'음...생각해 보니까 이 녀석은 돌연변이라 마력도 미약한데, 그나마 있는 마력 조차 루시아렌이라는 드래곤에게 빼앗기게 만들었었지.'

부작용 때문에 마법을 못 쓰게 된 것 같아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어차피 이렇게 될 것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어깨를 으쓱- 들어 올린다.

그나저나, 여신님들의 명을 받아 이 세계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 넣어야 할 텐데 이렇게 나약하고 마법도 못 쓰는 녀석의 몸으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지가 걱정이다.

'일단, 힘을 키워야겠지.'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어떻게 힘을 키워야 하는가' 라는 문제가 눈 앞을 막막하게 가로막아 온다. 돌연변이이기에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있을 때에는 근력도 평범한 인간의 수준에 불과하고, 마법 조차 쓰지 못하는 드래곤이라니.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어렵게 이 몸을 얻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 세계로 온 이상 내 스스로 힘을 키우고 적응하고, 여신님들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움직여야 했다.

"아, 그러고 보니 게임 시스템인가 뭔가를 적용해주신다고...?"

[시스템 적용 되었습니다.]

'게임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말하자 마자 나의 시야 앞으로 반투명한 창이 생겨나며 귓가에 차분한 어조를 가진 여성의 청명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야, 이게 게임 시스템이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저는 이 시스템의 도우미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입니다. 앞으로 레이어드님의 여행을 도와 드리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귓가로 생생하게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에 조금 묘한 기분으로 허공을 향해 말하자, 또다시 그 청명한 목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인공지능?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지능이라는 거야?"

[예, 저를 만들어 주신 분들은 ...입니다.]

"...뭐야, 누군데 얘기를 안 해?"

[시스템 보안에 의해 막혀있는 상태입니다.]

"음... 어차피 엑시투스님이나 바탈리아님 둘 중에 한 분이겠지. 그건 그렇고, 따로 이름이라도 있어?"

[정해진 이름은 없습니다. 레이어드님께서 직접 지어 주시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름을 지어줄 수 있다라... 어떤 이름이 좋으려나? 딱히 떠오르는 이름 같은 건 없는데.

"갖고 싶은 이름이라던가 하는 건 없어? 별로 떠오르는 단어도 없고 그런데."

[딱히 없습니다. 이름을 지어주지 않으셔도 앞으로의 여행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흠... 그래도 지금 네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계속 나와 함께하게 될 것 같은데, 계속 인공지능이라고 부르기도 뭐하고... 아! 버지나(virginal) 어때?"

순결하고 처녀러스하고, 좋잖아.

[......]

"왜, 마음에 안 들어?"

[...아뇨, 버지나로 하시겠습니까?]

"...너 어째 좀 망설인 것 같은데?"

[기분 탓입니다.]

"......"

따박따박 대답하는 인공지능의 언어 구사력에 황당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있으니, 머릿속으로 이러한 생각이 저절로 떠올랐다.

'이 새기... 인공지능 아닐 지도 몰라.'

-Guardians of DragonNest-

============================ 작품 후기 ============================

한 가지 말씀 드리자면 저는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조금 스포를 해드리자면 앞으로의 목적이 될 신들의 이미지를 정확히 잡는데 성공해서 독자님들이 이 두 X을 매우 싫어하시는 것 같아서요. 악역 배우는 욕을 많이 먹을 수록 연기를 잘 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흐뭇...(죄송합니당, 두 X의 묘사를 너무 하드하게 했나 보군요.ㄷㄷ;) 물론, 극후반부에 도착하면 맴매맴매 할 거에요! 기분 푸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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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란 -*

코멘들 중에서 많은 독자 분들께서 공감하실 것 같은 내용을 추려 설명을 해드리는 란입니다.

노스아스터님의 코멘 : 저 두 여신도 나중에 드래곤 스피어로 혼을 내줘야겠네요.

포도토끼의 리코멘 : 독자님들을 화나게 한 X년들을 가만 내버려 둘 수는 없죠...훗.

장미십자가님의 코멘 : 드래곤이라는 종족은 어차피 죄책감과 도덕 의식이 없는 종족이 아닌가?

포도토끼의 리코멘 : 구둥수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설정이군요ㅎ 구둥수의 주인공은 그야말로 '게임'을 즐기는 거였고, 그에 비해 현재의 주인공은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던 중에 갑자기 끌려와 버린 설정이죠. 그래서 '죄책감과 도덕의식 등'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제가 원하는 그런 장면(...아시죠?ㅎㅎ)을 이끌어 내기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이런 설정을 넣게 되었습니다.ㅎ

DJ르마이유님의 코멘 : 루시아는 히로인이 아니라 육노예 행이었군요.

포도토끼의 리코멘 : 사실 루시아를 메인에 넣으면 또 꽁알대는 사람이 들러 붙을까봐 5화 안 쪽에 저런 글을 넣은 거죠. 제가 루시아 과거사 짜면서 하룻밤을 꼬박 지새워가면서 만들었는데 그냥 버리면 너무 아깝죠!ㅠ흣흣...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면 나올겁니다.(흐뭇) 으핳핳핳!

이상입니다! 앞으로도 설정에 관하여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질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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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멘 -*

M4SONIC 11화째 신들한테 붙잡혀있음...

= 내려왔습니다! ㅎ (너무 오래 잡혀 있어서 죄송합니다ㄷ)

장미십자가 죄책감과 도덕의식이 없다라... 근데 드래곤이라는종족은 어짜피 죄책감과 도덕의식이 없는종족아닌가??

= 구둥수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설정이군요ㅎ 그런데 구둥수의 주인공은 그야말로 '게임'을 즐기는 거였고, 그에 비해 현재의 주인공은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던 중에 갑자기 끌려와 버린 설정이죠. 그래서 '죄책감과 도덕의식 등'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제가 원하는 그런 장면(...아시죠?흐흐)을 이끌어 내기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이런 설정을 넣게 되었습니다.ㅎ

天空意行劍 신이 개념을 상실했네 저신들 고위신이아니라 그냥 짭아님? 그렇지않고서야 괜히 대리인시켜서 힘키우는짓거리하지는않을텐데?

= 스포가 될 수 있어서...ㅎㅎㅎ

DJ르마이유 루시아는 히로인이 아니라 육노예 행이었군요 ㅎㄷㄷ

= 사실 루시아를 메인에 넣으면 또 꽁알대는 사람이 들러 붙을까봐 5화 안 쪽에 저런 글을 넣은 거죠. 제가 루시아 과거사 짜면서 하룻밤을 꼬박 지새워가면서 만들었는데 그냥 버리면 너무 아깝죠!ㅠ흐흐...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면 나올겁니다.(흐뭇)

별거없어요 왠지 모르겠지만 일부러 읽기 싫은 글로 쓰신건가요???

= 헉...! 죄, 죄송해요, 두 X년의 묘사를 너무 하드하게 했나봐요.ㄷㄷ;

我晋 작가님이 다 생각이 있으신거겠지만... 저 두X들 완전욕나오는데요? 그리고 역겹구요. 간만에 소설 보면서 두통까지 온듯...

= 일부러 X년으로 만들었죠... 죄송합니다(유유)

노스아스터 저 두여신도 나중에 드래곤 스피어로 혼을 내줘야 겠네요

= 독자님들을 화나게 한 X년들을 가만 내버려 둘 수는 없죠...훗.

rrrt1234 애초에 신이 먼저 인간기준 싹다 무시하면 주인공도 도울이유 없는거아님? 신이 지들 영향력키우는데 인간이 무슨상관이냐고 신이 인간기준을 인정안해주는데 인간이 왜 이해 해줘야 하는거지?

rrrt1234 저 신들 좀 재수없네 애초에 신이 되는법도 모르는 세계에서 대려 와놓고 꼬우면 신이되라고? 인간의 기준을 무시하면서 지들 영향력키울려고 주인공 납치해놓고는 도우라고? 제정신인가?

= 나중에 땟찌땟찌 해주려고 일부러 X년으로 만들었습니다. 너무 하드하게 만들었나봐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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