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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렷, 핑구르르!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
Start.
홀든 마을의 촌장은 생각보다 젊은 남자였다. 늙구수레한 노인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조금은 의외이긴 했지만 그렇게 딱히 걸릴만한 점도 없었고, 그대로 의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뢰라고 할 것도 조금 뭐한 것이, 작은 마을에 불과한 홀든에서는 의뢰에 상응하는 댓가를 지불할 여력이 없었고 그에따라 이 곳의 일을 처리해주는 대신에 식량과 물을 넘겨받기로 하였다. 티티카가 있는데 물을 따로 챙길 필요는 없지 않냐고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었다가 로하트린에게 한 대 맞은 것은 안 비밀.
"분명 핑크 고블린인가 하는 종족의 주거지가 위치해 있는 곳이 이 쪽 방향이라고 했었지?"
"으응. 그런데 마을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잡아간다더니, 그 흔하디 흔한 고블린 조차 보이지 않는 걸?"
"...고블린? 그러고 보니까 핑크 고블린도 같은 고블린 아니야?"
나의 물음에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이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 젓는 그녀였다.
"하여간, 상식이란 게 없는 남자라니까. 잘 들어, 핑크 고블린은 분명 그 이름 때문에 고블린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 두 종족은 서로가 전혀 달라."
"...다르다면, 어떻게 다르길래?"
"핑크 고블린은 어린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는 자그마한 종족이야. 그렇지만 그 피부색이 분홍빛을 띄고 있기에 핑크 고블린이라고 불리우는 것이지."
"...피부만 핑크색일뿐,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다면 어째서 고블린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아니, 고블린이라 하면 녹색의 피부에 조그맣고 못생긴 몬스터를 지칭하고는 하잖아."
"......"
나의 말에 잠시 침묵을 지키던 로하트린은 다시금 작게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어나갔다.
"고블린은 원래 요정족이었어."
"...요정처럼 생기지는 않은 것 같던데?"
"그래, 지금의 고블린이야 물론 그렇겠지. 그러나 그들은 분명 요정이었고, 아름다운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어. 비록 '몬스터화' 덕분에 그렇게 몰골이 추레해지기는 했지만 말이야."
"흐음... 그런 건가? 그렇다면 핑크 고블린이라는 종족은 아직 요정다운 외모를 간직하고 있다는 거네?"
"뭐, 그렇지. 게다가 그들은 고도로 발달된 기술력을 지니고 있어. 인간들에게 그 기술을 나누어 주지는 않지만, 그들이 가진 마법 장비들을 생각한다면 섵불리 볼 수 없는 게 사실이야."
"마법 장비라면 어떤 것들을 가지고 있길래?"
"나야 잘 모르지, 그렇지만 그 곳을 방문했었던 이가 잠깐이나마 보았던 광경은 새총에서 화염구가 나간다거나 하는, 인간들로서는 꿈도 못 꿀 만한 경지였다고 해. "
"...새총에서 화염구가 나간다니, 그건 좀 무섭잖아."
몸을 살짝 떨며 질린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그저 어깨를 으쓱여 보이는 그녀였다.
"어쨌거나, 일단 가보자고."
"그런데 너도 모르는 것 같더니 잘 알고 있잖아?"
"당연히 알고 있었지, 다만 그들이 이 근처에 산다는 것을 몰랐던 것 뿐이야. 그래서 정보료를 지불한 것이었고."
"음... 그렇군. ...티티카, 배 아파? 왜 그렇게 만지고 있어?"
평소와는 달리 너무나도 조용한 티티카였기에 의아한 마음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인상을 잔뜩 찌푸린 소녀가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음식이라는 거... 이상하다."
"티티카에게 잘 안 맞았던 거야?"
"모르겠다... 굉장히... 뭐랄까...? 찝찝하다고 할까, 무언가가 뱃 속에서 꾸물대는 것 같은 기분이... 아무튼 다음부터 음식 같은 건 먹지 않을 거다..."
왠지 티티카가 입고 있는 원피스를 들추면 음식물들이 그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몸 안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그다지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에 옷자락을 들추는 것은 그만 두기로 했다.
티티카의 머리를 토닥토닥- 해주니, 꾸잉대며 요동치는 소녀의 모습에 다시금 웃음이 밀려들어오고 있는 그 때였다.
[레이어드님, 갱신 된 지도를 확인하여 보시겠습니까?]
"...음, 알았어. 지도 실행."
"뭐야, 또 미행이야?"
"...잠시만."
목소리를 낮추며 질문해오는 로하트린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눈 앞으로 떠오르는 지도를 관찰한다. 정 가운데에 나와 로하트린 그리고 티티카가 표시되어 있었으며, 시선이 닿은 부분까지 갱신이 된 그 위로는...
"...전방에 다른 생물체가 있어."
"......"
스르렁 -!
그 말을 듣자마자 로하트린이 긴장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나 또한 티티카를 뒤로 끌어당겨 숨기며 아공간 주머니에서 단검을 꺼낼 준비를 했다.
사락- 푸석- 사라락-
풀을 헤치며 무언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인지 기척을 숨기지도 않고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핑크 고블린인가?"
"아마도 그렇겠지."
짧게 대화를 주고 받은 후, 전방을 주시하고 있으니 나타나는... 핑크빛 소녀?
"...어디에서 온 분들이십니까요?"
"......"
"......"
귀여운 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얼추 들어맞았으나, 그 연분홍빛을 띄고 있는 살결과 어울리는 화려한 핑크빛 머리카락을 노오란 리본을 이용하여 양 갈래로 땋아내린 모습은 로하트린이 얘기한 것처럼 무시무시한 마법 무기를 사용하는 종족이라 보기 힘들 정도였다.
거기에다가 핑크빛으로 반짝이는 눈동자까지 합세하니 컬러풀 핑크핑크매직! 이라는 둥의 대사를 당장이라도 외칠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뜻 밖의 만남과 그 외양에 잠시 말을 잃은 우리의 침묵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티티카였다.
"큭큭큭... 이 몸은 무려 일천 년을 살아온 호수의 대정령 티티카님이시다!"
"...대정령...입니까요?"
티티카가 입고 있는 핑크빛 곰인형 원피스를 미심쩍은 눈초리를 한 채 위아래로 주욱- 흝어보는 핑크빛 소녀. 아무리 보아도 전혀 못 믿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 낌새를 알아챈 것인지, 티티카가 버럭! 하고 성질을 내온다.
"한낱 미물 주제에 눈초리가 무엄하구나! 이 몸의 비기를 맛 보아야 정신을 차리겠...잉!"
꾸잉-
"이봐, 꼬마 아가씨. 혹시 핑크 고블린족이야?"
다시금 폭주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티티카의 머리를 꾸욱 누르며 말을 건네자, 이번에는 눈 앞의 핑크빛 소녀가 이의를 제기해온다.
"제가 어딜 봐서 꼬마 아가씨입니까요? 저는 이래 봬도 87년이나 살아온 완연한 처녀입죠."
"...여든 일곱 살이라고? 할머니 아니야?"
"무슨 소리이십니까요? 저희 핑크 고블린의 수명은 짧기 그지 없는 인간의 수명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깁니다요, 고로 저는 성숙한 처녀인 것입죠."
무언가 꼬마라는 말에 콤플렉스라도 있는 것처럼 '처녀'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하는 핑크빛 꼬마 아가씨였다.
"그러니까, 제 어딜 봐서 꼬마라는 것입니까요?"
"...가슴?"
"......"
놀려 주려는 의도 반, 진심 반으로 짓궂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꺼내니, 녀석의 핑크빛 얼굴이 더욱 진하게 물들어 그냥 핑크에서 핫핑크로 진화하는 진귀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왠지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어 보이자, 그야말로 핑크 풀- 해진 얼굴로 버럭-버럭- 대들어온다.
"이, 이건 종특입죠! 종족 특성! 이건 나이가 들어도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란 말입니다욧!"
"...호오... 진리의 로리 종족, 그야말로 진로리인가."
"진로리는 또 뭡니까욧!"
저 얼굴에 저 몸매로 여든 일곱살? 녀석이 가지고 있는 조건만 봐서는 완전 반칙의 수준이었다. 아무리 봐도 꼬꼬마 느낌만 나는데다가 그녀의 그 완전하고도 정직하게 뻗은 완전 평면, 직선, 스트레이트한 젖가슴이 있을 만한 부분을 봐서는 어떻든 간에 성년을 넘은 여성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 있으니, '아, 아니라니까욧!' 하며, 버닝 모드에 빠져드는 핑크 고블린 소녀였다.
"그래서, 네 이름이 뭔데?"
나의 질문에 소녀가 드디어 정신을 차린 듯, 갑자기 순진한 얼굴 위로 결연한 표정을 떠올리며 자랑스레 자신을 소개해온다.
"제 이름은 쿠! 핑크 고블린 제 3전투 중대, '핑구르르 전대'의 중대장과 대대 참모직을 겸임하고 있습죠!"
"...네가 참모를 맡고 있을 정도면 그 종족도 알만 하네."
"...무슨 뜻이십니까요?"
"아, 아니. 대단한 종족일 것 같다고, 하하하!"
"...그 뜻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입죠."
갑자기 양아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불만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에 나도 모르게 뜨끔하여 어색하게 웃어 보이자, 미심쩍인 눈으로 보다가도 이내 그 표정을 풀고 방긋- 웃음 짓는 꼬마 아가씨였다.
"그러니까, 꼬마 아가씨가 아니라굽쇼. 이래 봬도 전 '대위'라는 어엿한 계급도 갖추고 있습니다요."
"인간의 나이로 따지면 한 여덞 살 정도 밖에 안 되어 보이는데, 혹시 소위는 일곱 살이라던가?"
"아니, 이 싸람이!"
'쿠왕!'하고 날카로운 손톱을 들어보이는 것에 웃음을 터트리며 손사래를 치자, 작게 투덜거리며 내 옆의 로하트린과 티티카를 바라본다.
"인간 둘과... 음... 음... 대, 대...정령... 하나..."
"뭐, 뭐냐! 티티카님이 대정령이라는 것에 불만이라도 있는 것이더냐! 그 뜸들임의 정체를 밝히거라!"
왠지 이 두 녀석을 같이 세워두면 재미있는 콩트 한 편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흥미로운 눈으로 두 소녀들을 지켜본다.
"호오...? 의자 소환."
턱-
"뭐야, 너 또 이상한 생각하고 있는 거지?"
딴지를 걸 듯 내 옆구리를 툭툭- 쳐오는, 재미없는 로하트린은 그냥 저렇게 놔두기로 하고 아공간 주머니에서 의자를 꺼내어 앉은 채로 둘의 만담을 관람한다.
"그다지 뜸들이지 않았는데 말입죠."
"거짓말 말 거라! 이 몸은 무려 일천 년이나 살아온 대정령! 티티카를 속일 수 있는 것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큭큭큭... 큭하하하핫!"
"...혹시 어디가 아프진 않으십니까요, 대정령님?"
"큭하하하...하... 으응? 티티카는 딱히 아픈 곳은 없는데... 왜 그러느냐?"
"어딘가 아파보이셔서 말입죠, 특히 머리 쪽이..."
"응응? 하나도 안 아픈데, 애초에 티티카를 아프게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큭큭큭...큭하하하핫!"
"......"
곰돌이 인형이 수놓아진 핑크빛 원피스를 입고 크게 웃어 젖히는 대정령을 보던 '쿠'라는 소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다시금 시선을 돌려 내 눈동자를 마주 본다.
"일단 저희 종족이 거주하는 마을로 안내해드릴 테니 따라 오시면 됩니다요."
"안내...? 납치가 아니라?"
"...납치요? 무슨 납치를 말씀하시는 겁니까요?"
순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홀든 마을의 사람들이 말했던 납치라는 항목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 것에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들어 떠보듯 말을 건넨다.
"너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다면?"
"...뭐, 굳이 스스로 오지 않으셔도 상관 없긴 합니다만은... 그냥 직접 오시는 게 더 나을 거라고 보는데 말입죠?"
"...그게 무슨 뜻이지?"
스르렁-
소녀의 표정과 그 말투에 뭔가 위화감이 있음을 느낀 나와 로하트린이 각자의 무기를 천천히 빼어들자, 쿠가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작게 손가락을 튕긴다.
딱-
서석- 서서석- 푸석-
'아뿔싸.'
지도를 계속 확인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눈 앞의 소녀의 외형에 눈길을 사라잡힌 나머지 생각 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내 실수였다. 그런 나의 실수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변에서 몰려드는 풀이 꺾이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져온다.
"매달려 가시든, 걸어 가시든 상관 없긴 한데... 기왕이면 서로가 편하게 갈 수 있도록 직접 걸어가시는게 나을 것 같은데 말입죠?"
이윽고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는 핑크 고블린들의 손에는 요상하게 생긴 막대기들이 들려져 있었다.
"...일단 저렇게 들고 있으니 무기 같기는 한데, 무슨 효과가 있는 거야?"
사탕처럼 생긴 작은 별장식이 달려있는 가느다란 막대기를 들고 있는 핑크 고블린을 바라보며 황당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니, 쿠가 다시 한 번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겨온다.
"......"
"......"
"......"
"......"
"...?"
"...?"
좌중으로 고요함이 번져 나간다. 그 숨막힐 듯한 고요함에 우리가 침을 꿀꺽- 삼키고 몸의 긴장을 세우고 있기를 몇 분. 그 후로도 여전히 고요한 분위기에 긴장이 조금씩 풀어져 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을 즈음에야 쿠가 당황한 목소리로 누군가를 호명한다.
"아니, 일링! 여기서는 일링 이병이 딱! 하고 마법을 촥! 하고 뾰로롱! 써 주어야 제 입지가 살지 않겠습니까요!"
"이병, 일링! 죄, 죄송해요... 아직 핑크마법소녀봉의 사용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이잇... 어서 사용하세욧!"
"네, 넷! 알겠습니다!"
쿠의 부름에 대답한 것은 역시 핑크빛 눈동자와 핑크빛 살결을 가지고 있었으나, 녹색으로 빛나는 긴 생머리를 가진 핑크 고블린 소녀였다.
"쟤네 참 가지가지 하는 것 같네."
"아아, 공감."
"티티카도 저 마법봉이 갖고 싶다!"
맥이 탁- 하고 풀리는 기분에 우리가 시시덕거리고 있으니, 쿠라는 소녀가 다시 한 번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겨옴에 느긋한 마음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기로 했다.
"...저기, 일링 이병?"
"가, 갑니다! 핑크핑크 러브젤리!"
"...왠지 모르게 야한 주문인 것 같은데?"
"...저 주문을 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 밖에 없을 걸, 이 변태야."
"네, 그럴 지도 모르지만 저 주문은 완벽하게...윽?"
슈웅- 쿠과과광!
"......"
"......"
귀여운 '핑크핑크 러브젤리'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그 끝에서 시커먼 검은 탄환이 튀어나오는 것에 놀란 내가 로하트린의 뒷덜미를 잡고 급하게 몸을 낮추자, 머리 위로 슝- 하고 지나간 검은 공이 저 먼 바닥에 부딪혀 강하게 폭발한다.
"아, 아니! 러브 젤리라면서? 무슨 젤리가 저렇게 터져!"
불만을 토로하는 내게 쿠라는 핑크 고블린이 손가락을 까딱까딱하고 휘저으며 혀를 쯧쯧 차고는 방긋방긋 웃어 보인다.
"모두 참모인 저의 계략인 것입죠, 쿠쿠쿠...! 젤리라는 이름은 페이크! 사실은 폭탄입니다요!"
"아니, 무슨 마법봉에서 폭발 탄환이 발사 돼?"
"세상에는 신비롭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 것입죠."
"저런 걸 생각해내는 네 머리속이 더 신기하거든!"
"쿠쿠쿠... 아직 놀라기는 이릅죠. 좋아요, 핑구르르 대! 모두 각자의 무기로 공격하는 것입니다요!"
'핑구르르 -!'
'핑구르르 -!'
'핑구르르 -!'
"...이런."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우리를 둘러 쌓은 핑크 고블린들의 숫자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버지나, 전투 보조 좀 부탁할게."
[생각해보...고 싶지만 사태가 심각한 것 같으니 알겠습니다.]
"고마워."
[칭찬 감사합... 좌측 하단 방향으로 분석되지 않은 물체가 접근 중.]
슈욱- 펑!
버지나의 말을 듣자마자 날아오는 무언가를 피해내자, 나를 지나쳐 간 그 것이 공중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반짝이는 가루를 휘날린다.
"...뭐야, 저건."
[생일 파티용 폭죽입니다, 후방에서 분석되지 않은 물체가 접근 중.]
"설마 이번에도 폭죽은 아니겠지?"
[일단 피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버지나의 말을 듣고 자리를 피하니, 내가 서 있었던 자리에 번쩍- 하고 눈부신 빛줄기가 내리꽂힌다.
슈욱- 번쩍- 콰앙!
"으악! 뭐, 뭐야? 도대체 무슨 탄환이길래 마른 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져?"
[전격계 마법인 라이트닝(lightning)이 담겨 있는 폭발 탄환입니다.]
"생일 파티용 폭죽이랑은 차원이 다르잖아, 도대체 저 마법봉은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쿠쿠쿠... 이 핑구르르 대의 전투력을 얕보시면 곤란합죠."
"...이크!"
눈 앞으로 다가오는 다른 탄환을 피해내자, 터진 자리 위로 장미꽃들이 '뾰로롱-!'하고 피어오른다.
"이건 또 뭐야?"
"핑크 고블린은 자연 친화적인 종족입죠."
"자연 친화적이면 폭발 탄환은 쓰지 말라고!"
"무리입죠, 무리."
"으윽...!"
입술을 짓씹으며 폭발 탄환들을 피해내다가, 문득 들어온 생각에 로하트린과 티티카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니...
"...저기... 쿠?"
"왜 그러십니까요?"
"...쟤네들은 왜 공격 안 해?"
내가 손가락을 들어 가리킨 방향에는 아까 전에 꺼내었던 의자에 앉아 티티카를 무릎 위에 앉힌 채로, 내가 구르는 모습을 흥미진진한 눈으로 보고 있는 로하트린이 있었다.
황당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쿠가 다시금 낮게 웃으며 설명을 들려준다.
"쿠쿠쿠... 저 분들께는 따로 말씀 드렸습죠. 저희 중대의 임무는 남성체를 데려가는 것 뿐, 저 분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요."
"아니, 그... 그런게 어디 있어!"
"바로 여기 있습죠, 쿠쿠쿠!"
다시금 웃음을 터트리는 쿠를 황당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로하트린에게 시선을 돌려보이니 작게 손을 흔들며 손수건까지 꺼내어 자신의 눈가를 훔치는 그녀였다.
"굳이 나까지 희생할 필요는 없지, 잘 가 레이어드... 그 동안 즐거웠어."
"아니, 무슨! 임마! 장난치고 있을 상황이 아니잖아! 티티카 너도...응?"
순진한 표정으로 나를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던 소녀의 귀에 로하트린이 무언가를 속삭이자, 티티카도 그녀를 따라서 훌쩍훌쩍 우는 연기를 해보임에 기가 막혀왔다.
"야, 임마! 니네 둘! 내가 만...윽!"
퍼엉! 뽀로롱 -! '승리하신 것을 축하드려요! 무적의 핑구르르 중대, 만세 만만세!'
"아, 진짜! 분위기 망가지잖아!"
귀 옆에서 '승리의 핑구르르'인가 뭔가하는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에 성질을 부리자, 일전의 녹색머리의 핑크 고블린이 울상을 지어 보인다.
"으...으... 그, 그게... 상관의 명에 복종해야 해서..."
"일링 이병에게 뭐라고 하면 안 됩니다요, 아직 신병 보호 기간이지 말입죠."
"아니, 그 것보다. 와! 쟤네... 와나!... 후우, 알았어. 그냥 내 발로 걸어갈게."
"좋은 선택인 것입죠. 중대원 모두 연장 챙기십쇼, 철수합니다요."
'핑구르르 -!'
'핑구르르 -!'
'핑구르르 -!'
"......"
왠지 허탈한 기분에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고는, 나를 향해 잘 가라는 듯 손을 흔들고 있는 로하트린과 티티카를 돌아본다.
'늬들은 돌아오는 즉시 드래곤 핑거스톰 예약이다.'
-Guardians of DragonNest-
============================ 작품 후기 ============================
야생의 쿠가 나타났다!
====================
여러분의 추천 한 방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m(. .)m 큰 절)
====================
리코멘 -*
류파 하티하티하티 ho!
= 쿠쿠쿠쿠쿠!
코이86 핑크고블린+_+ 쿠 나오나요. 근데 왜 플래그만 세워요. 이러다 4p나오...
= 나왔습니다 ㅎ 그리고 플래그가 완벽하게 선다음 먹어야 매끄러운 법이죠 후후..
1and1 힝 내껀데
= ㅋㅋㅋㅋㅋ
rrrt1234 핑크고블린!!!
= 핑구르르!
giffmoneyss 언제쯤포풍떼뜨하는건가요 그것도 3p이상으로
= 전개하다보면 나올겁니다 ㅎ
天空意行劍 으으 언제나와
= 나왔습니다 ㅎ
노스아스터 티티카는 주인공만 만질수있죠 ㅋㅋ
= 옳소!
짝퉁족제비 제목이!! 제목이!!! 이제 곧 나옵니다요!!!! 진히로인이 나옵니다요!!!!!
= 나왔습니다(빵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