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82화 (82/311)

0082 / 0311 ----------------------------------------------

전사의 자존심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

Start.

쿠는 볼살이 핫핑크핑크! 색으로 물든 채, 부루퉁한 어조로 입을 열어보였다.

"아직 주인님이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으신데다가 힘도 봉인 되어 있는 상태이시고... 그래서 나약한 드래곤... 아, 아닙니다욧! 여, 여튼 간에 규모가 좀 있는 도시에 대한 공격은 좀 위험할 것이라 생각됩니다요."

말하는 내용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에, 그녀의 볼살을 잡아당기려 하자 기겁을 하면서도 말을 끝까지 잇는 꼬마 집사님이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야 당연히 토벌군이 몰려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죠. 아무리 주인님이 드래곤이라고 하시더라도 왕국이 보내는 토벌군이 몇 천씩이나 몰려든다면 둥지 내의 병력과 주인님의 무력으로는 막기가 힘들 것 같습죠."

"...음... 본체 상태로 브레스 한 방 날려주면 얼추 정리될 테고... 그런 다음에 둥지 내의 병력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마무리를 하면 되지 않을까?"

"...후웅... 절대로 무리입죠."

"무리라고?"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쿠는 그 핑크빛 눈동자를 마주쳐오며 담담하게 말을 꺼내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요, 분명 주인님께서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밖에 본체화 스킬을 사용할 수 없다고 제게 말씀해주셨었습죠. 그런데 본체화 스킬을 사용해서 마을이나 도시 등을 공격해서 수입을 얻었다 치더라도 둥지로 돌아왔을 때 바로 토벌군이 떼거지로 몰려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요?"

"음... 분명 그 때에는 본체 상태로 돌아갈 수가 없으니 곤란한 게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겠네."

"그렇습죠!"

역시 대대의 참모직을 겸하고 있었던 쿠 다웠다. 그녀의 논리정연 말에 의하면 분명 규모가 큰 도시나 성을 공격할수록 왕국에서 심상치 않게 여기고 대규모의 토벌군을 파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작은 마을이나 도시부터 공격하여 자금과 둥지의 방어를 탄탄히 한 뒤에 공격의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란다.

"이해가 가셨으리라 봅니다요. 그래서 여기 지도를 보시면..."

촤락-

쿠는 나와 마주 앉아있는 테이블 위로 지도를 펼쳐 들어 한 지점을 가리켰다.

"요기요기, 작은 화전민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요. 이 곳에 가서 주인님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죠. 인구는 대략 오십 여 명에 가옥 십 여 채 정도인데, 혹시라도 전부 파괴하지 못하면 토벌군이 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니 그 파괴 된 지형의 규모를 토대로 주인님이 가진 브레스의 위력을 알아보시면 될 것 같습죠."

"흐음... 쉽게 말해서 일단 보이는 것은 다 부숴야 한다는 소리네."

"네, 제가 지금까지 해 드린 말은 모두 이해하셨습니까요?"

"물론이지. 역시 너 밖에 없어, 집사님."

"에에엣 -!"

볼을 살짝 꼬집으며 낯간지러운 말을 하자, '에에-' 거리며 양 손바닥으로 자신의 볼을 감싸는 쿠. 그녀의 머리를 한 차례 쓰다듬어 주고는 위쪽이 탁 트인 공간으로 이동했다. 아무래도 둥지의 건축은 나날이 순조로워 천장까지도 천천히 골자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태였기에 이 곳에서 본체 상태로 변하는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그대로 날아올랐다가는 지금까지 만들어 온 건축물 구조 자체가 붕괴 될 위험 또한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출발하실 겁니까요?"

"응, 여기서 딱히 할 일도 없고."

"알겠습니다요, 잘 다녀오십쇼."

"그래, 집 잘 보고 있어요 집사님."

"이를 말입니까요."

"...본체화."

샤아아아-

밝지만 눈부실 정도는 아닌 빛에 의해 몸 전체가 잠기며 시야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 느껴져왔다.

"오, 주인님! ...! ...!"

옆에서 뭐라 뭐라 말하며 감탄하는 듯하던 쿠의 목소리는 나의 몸집이 점점 커져가는 것에 따라 저 아래쪽으로 점점 멀어져, 곧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발 밑에서 안 그래도 조막만한 몸이 더 조그맣게 보이게 된 쿠에게 예의 상이라도 잘 다녀오겠다고 말하고는 싶었지만, 역시 이 상태에서는 제대로 말을 할 수가 없었기에 내 울음 소리는 그저 위협적으로 그르렁 대는 듯한 소리에서 그쳤다.

'하루 빨리 봉인을 해제해서 메시지 마법이라도 배워야지... 이거야 답답해서 원.'

본체화를 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에도 날개를 움직여 하늘로 날아오르지는 못했었기에 약간 긴장도 되었지만, 일단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날개를 제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했다.

게다가 날개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굉장한 망신이고.

'드래곤이 날개를 못 움직여서 하늘에서 추락이라도 하면 웃기잖아. 날다가 실수로 떨어지는 용이라니, 그만큼 창피한 일도 없다고.'

펄럭- 펄럭- 펄럭- 펄럭-

날개를 움직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야 날개를 움직이는 근육을 캐치하는 것 조차 어렵기는 했는데,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자 적당히 익숙해질 수 있었다.

펄럭- 펄럭- 펄럭-

거대한 날개에서 나오는 풍압은 상당한 내 생각보다 상당한 모양이었다. 나무들이 세차게 흔들리고, 자욱한 흙 먼지가 솟아올랐다. 지나가던 고블린이 땅 위를 데굴데굴 구르고 라미아들이 공포에 질려 어디론가 스르륵 하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며 혹시 쿠가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였지만, 그녀는 이미 몸을 피신한 뒤였는 지 보이지 않았다.

'하여간 도망가는 건 정말 빠른 집사님이라니까.'

피식 웃으며 날개를 움직이는 것에 박차를 가하자, 거대한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짙은 남색의 몸체가 거친 풍압을 일으키며 날아오르는 것을 보는 것은 그야 말로 장관이었겠지만, 그 몸체의 주인이 나였기에 이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기는 했다.

펄럭- 펄럭- 펄럭-

날개를 계속 움직이며 몸을 앞 쪽으로 조금 기울이자, 시야가 점차 앞으로 전진해 나아갔다.

"크르르르..."

이 상태에서 버지나에게 말을 어떻게 걸까 하는 고민이 떠올랐지만,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생각이 전달 되는 것인지 그녀가 알아서 정확한 대답을 해왔다.

'버지나, 쿠가 보여준 지도와 화전민 마을의 위치는 이미 갱신 되어 있지?'

[네, 지도와 화전민 마을의 위치를 축소 시켜 시야에 표시하시겠습니까?]

'응, 부탁할게.'

[지도 항목을 축소시켜 시야의 우측 하단에 표시합니다.]

버지나의 말이 끝나는 것과 함께 시야의 우측 하단이 짧게 점멸하더니 축소 된 지도가 떠올랐다. 내 시야가 닿는, 한정 된 범위마다 새로이 갱신이 되고 있었기에 본체화 상태로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는 것도 꽤나 도움이 될 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왔다.

스아아아 -

바람이 온 몸을 빠르게 스쳐지나가며 상쾌한 기분을 전해주고 있었다. 본체 상태가 되어 하늘을 나는 것이 얼마 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였지만, 확실히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기분은 절로 미소를 띄워 올리는 것이었다.

'오랜만이라... 오랜만... 으, 으잇챠!'

조금 의아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자칫 추락할 뻔하고는, 생각을 접고는 자세를 바로 잡았다. 대지 위의 모든 것들이 콩알만한 크기로 빠르게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빠르게 날아온 덕인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아서 도착한 화전민 마을은 아주 작은 규모였고 그에 따라 마을 내를 돌아다니는 인간의 수도 매우 적었다.

갑작스레 마을 전체에 드리워지는 거대한 그림자에, 무심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다 상공에 떠 있는 거대한 괴수를 보고는 공포에 질린 채로 비명을 지르며 분주히 움직이고 달아나는 화전민 마을의 인간들.

마을의 상공에 멈춘 채로 스킬 목록 창을 열어 랜덤 브레스의 정보를 확인한다.

====================

랜덤 브레스(Random breath):(본체화 스킬 활성화 상태에서만 사용 가능, 초보)

- 스킬 상세 설명 : 돌연변이라서 그런 것인지 브레스 또한 사용할 때마다 다른 종류의 브레스가 발동 된다. (순수 혈통의 정상적인 드래곤이 사용하는 브레스의 50%의 피해를 입힌다)

====================

스킬의 설명도 돌연변이 뭐 어쩌고하면서 음울한 내용이 적혀있는 것에 살짝 기분이 나빠지기는 했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발 아래의 화전민 마을을 전부 파괴하는 것이었기에 그대로 스킬을 사용한다.

'랜덤 브레스.'

파츠츠츠-! 파츳! 파츠츳!

스킬을 사용하자마자 입 안에서 뭔가가 타다닥- 튀어 오르며 따끔따끔- 하는 작은 통증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마도 블루 드래곤들이 사용한다는'라이트닝 브레스'인 것 같았는데, 이 스킬의 위력을 토대로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려는 목적을 상기하며 그대로 아래를 향해 토해내었다.

츠츠하- 파츠츠-! 츠- 파츠츠츠! 츠팟!

이윽고 번개로 이루어진 작은 강이 화전민촌의 한복판에 내리 꽂혔다.

쿠과과광 -! 파츠츠츳! 쿠르르르릉-!

아비규환, 아수라장, 지옥도. 어떠한 말로 표현해야 하는 것일까.

번개의 강에 직격 당해 바스러지는 가옥들과 한 때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던 고깃덩이들, 잔해들, 그리고 먼지들까지.

그 사납게 춤추는 벼락 줄기에 닿는 모든 것들이 검게 타오르고 바스러져가고 있었다.

너무나도 끔찍한, 벼락 줄기로 이루어진 브레스의 가공할 위력에 점점 바스러져가는 가옥들과 그에 맞춰 들려오는 버지나의 음성.

[소지금이 증가하였습니다.]

['화전민 마을'의 방어 수단은 '없음' 상태입니다.]

[살아남은 '화전민 마을' 인구 수는 현재 '11명'입니다.]

[소지금이 증가하였습니다.]

[살아남은 '화전민 마을' 인구 수는 현재 '3명'입니다.]

[소지금이 증가하였습니다.]

[살아남은 '화전민 마을' 인구 수는 현재 '0명'입니다.]

[소지금이 증가하였습니다.]

['화전민 마을'이 전부 파괴 되었습니다.]

['화전민 마을'이 지도에서 사라집니다. 인간들이 이를 인식하기에는 일정의 시간이 소요 됩니다.]

[전부 파괴의 성공으로 인하여 소지금이 대폭 증가하였습니다]

[스킬, '랜덤 브레스'의 효과 지속 시간이 모두 종료 되었습니다.]

[스킬, '랜덤 브레스'의 사용 가능 횟수가 모두 소진 되었습니다.]

스킬 사용이 종료 되자, 화전민 마을이 있었던 자리에는 죽음의 향기만이 가득했다. 원래 무엇이었는지 상상 조차 힘들만큼 끔찍한 모습으로 변한 물체들이 사방의 시야에 가득했다.

그런 끔찍한 모습을 눈 앞에서 목격해도, 별 다른 감흥은 떠오르지 않았고, 그저 첫 공격이 완벽하게 성공했다는 안도감만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 걸?'

아무래도 제대로 된 드래곤 브레스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위력이라하여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라면 충분히 용값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같은 드래곤만 아니라면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을 법한 위력에, 아직 미미하게 스파크가 남아 있는 입가에 절로 미소가 피어 올랐다.

랜덤 브레스 같은 경우에는 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았는 데도 사용 가능한 횟수가 모두 소진 되었다고 하니 아직 힘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래도 이 정도의 위력이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결과였다.

그대로 고개를 들고는 둥지가 있는 방향을 향해 몸을 돌리니, 다시 몸 전체에 다가 와 부딪치는 바람이 더욱 상쾌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Guardians of DragonNest-

둥지에 거즘 도착하자마자 보인 것은 현재 건축 중인 둥지의 모습이었다. 안에 있을 때는 몰랐지만 이렇게 높은 위치에서 바라보니 실로 놀라운 규모의, 마치 거대한 성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아직 천장 부분의 공사가 미비하기는 하지만 모두 완성 되고나면 꽤나 웅장함을 자랑할만한 모습이었기에 핑크 고블린들의 건축 기술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모습으로 화하였지만 내게 다가오는 이들은 없었다. 역시 드래곤의 본래 모습을 눈 앞에서 목격한 덕에 겁을 잔뜩 집어먹은 탓일까, 휑하기까지 한 둥지의 입구에 내려서고는 살짝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건 그렇고... 돈도 벌어왔는데 쿠가 건축 가능한 건물들의 차트라도 보여주지 않으려나..."

허리 춤에 매달려 있는 아공간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웅얼거리듯 작게 말하는데.

"뿅!"

하는 소리와 함께 핑크빛 머리카락과 핑크빛 눈동자를 가진 귀여운 꼬마 집사님이 눈 앞으로 나타났다.

"...올 땐 오더라도 예고 좀 하고 와 주면 안 될까?"

"넵? 주인님께 따로 연락할 수단도 없지 않습니까요."

"뭐, 그건 그렇네."

하마터면 드래곤 하트가 뚝- 하고 떨어질만큼 놀라기는 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며 따지듯이 묻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당연하다는 듯한 어투로 이야기하는 쿠의 말을 듣고는 반박할 말이 없어 그저 머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 그건 그렇고... 혹시 내가 말하는 것을 듣고 온 거야?"

"물론입죠! 벌어오신 돈을 펑펑! 쓰기 위해 그렇게 말씀하신 것 아닙니까요?"

"...어째 날이 갈수록 장사꾼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쿠쿠쿳... 대대 참모직이란 금전의 계산에도 능통해야 하는 법입죠."

"이제는 그냥 집사일 뿐이잖아?"

"......"

내 말을 들은 쿠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그래, 난 이제 그저 한낱 집사일 뿐이야... 하며 좌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건 그렇고, 제대로 듣고 온 것이면 차트부터 보여주었으면 좋겠는데."

"아앗! 물론입죠, 고갱님... 아, 아니! 주인님! 어디 보자, 차트가... 앗! 여기 있습니다요! 헤헷."

손바닥을 부비적거리며 장사꾼의 미소를 띄우는 쿠를 보고 있자니 내가 가진 로리 캐릭터들에 대한 로망이 산산이 부숴지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뭔가 호갱님 비스무리한 단어를 들은 것 같은데...?

골딕을 벌어들일 생각으로 해맑게 웃어 보이는 쿠를 향해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의심을 지워버리고는, 차트를 넘겨받아 그 내용을 확인한다.

"좀 비싸네..."

받아 들자마자 현기증이 몰려오는 기분에 차트를 잠시 내려놓자, 환한 얼굴로 방긋방긋 웃어 보이는 꼬마 집사님이었다.

"혹여나 소지금이 문제가 되신다면 대출도 가능한 것입죠!"

"대출이라고? 이자는 얼마나 하는데?"

"원금의 십 퍼센트의 이자율입죠?"

"음... 십 퍼센트라고?"

생각보다는 낮은 이자율이었건만, 쿠의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의심이 새록새록 피어 오르고 있었기에 확인 차 다시 질문한다.

"연 이자가 십 퍼센트라고?"

쿠는 내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웃음을 뚝- 그치며 정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이, 장사 한두 번 해본 것두 아니고 무슨 소리이십니까요? 당연히 월 이자가 십 퍼센트인 것입죠!"

아주아주 당당한 태도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멍- 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응? 월 이자?

"그거 연 이자는 일백하고도 이십 퍼센트라는 소리네?"

"물론입죠, 쿠쿠쿳!"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해맑게 웃는 쿠를 보아하니 내가 잘못 계산한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어오고 있었기에 다시 한 번...

"그럼 오천 골딕을 대출하면 일 년 뒤에는 얼마로 갚아야 해?"

"그거야 당연히 일만... 으헹!"

더 이상 들을 가치가 없는 듯하여 쿠의 양 볼을 주욱- 잡아 당겼다.

주우욱- 주우욱-

"으허어, 주이니! 가짜기 또 왜 이러시니까뇨, 으갸아-!"

징징거리며 말을 돌리려 하는 쿠의 볼을 계속해서 잡아당기며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

"너는 도대체가 군인이냐, 사채업자냐? 아주 그냥 살림 거덜내려고 작정했지?"

"구닌잉니다요..."

볼이 늘어난 채로 말하느라 발음이 표쇼쇽- 새어 나오는 꼬마 집사님 되시겠다.

"내가 보기에는 집사나 군인도 아니고 그냥 장사하러 온 사채업자 같으신데요?"

"으하으아... 장나니었능데..."

"장나아아안 -?"

주우우욱 -

"으헤엥 -! 자, 자모태터효!"

그 볼살을 주욱주욱 잡아당겨주고 나서야 반성하는 기미가 보였기에 잡은 손을 살포시 놓아주었다.

그래, 장난도 정도 껏 쳐야지. 정말 살림 거덜 낼 일 있나.

"으흐아... 아프어..."

핫 핑크 색상으로 물든 볼이 얼얼한 것인지 손바닥으로 부비적거리며 말하자 발음이 새어 나오는 게 살인적인 귀여움을 발산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괴롭혀주고 싶은 마음이 다시금 새록새록 솟아오르고 있었지만, 정말 아픈 듯 울상이 된 것을 봐서라도 한 번쯤은 봐주기로 하고 쿠의 뒷통수를 부여잡았다.

"으헤엣 -?"

스윽-  쪽!

그대로 쿠의 자그마한 뒷통수를 끌어당겨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후흐아앗?"

나의 기습 공격을 전혀 예상치 못한 탓일까, 그녀의 조막만한 얼굴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핫 핑크핑크! 하게 물들었다.

깨끗한 물에 물감을 한꺼번에 쏟아 부은 듯 순식간에 변해버리는 얼굴색에 감탄하며 그 핫 핑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으니, 갑자기 팔을 좌우로 흔들어 대며 버럭버럭-! 소리쳐 오는 쿠였다.

"우흐하아아! 우으아! 우으아!"

'뭐라는 거야' 하며 킥킥- 웃자,  눈을 꾸욱- 감은 채 양팔을 더욱 거세게 흔들며 우아우아! 거린다.

"우! 우으으! 우아!"

계속 알 수 없는 단어를 내뱉으며 고래고래 우아!우아! 하고 소리치는 쿠, 팔까지 파닥파닥거리며 바둥거리는 모습이 코미디가 따로 없다는 생각에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아, 이런 여동생 하나 있었으면 정말 평생 아껴줬을 텐데.

"우흐아아!"

"푸훗... 차트는 다음에 다시 보도록 할 테니까 가서 공사 감독이나 해."

뭐라고 우가우가 대든 그저 웃으며 등을 떠미는 나를 씩씩대며(우아우아!거리며) 쳐다보던 쿠는 또 다시 우아-! 하고 소리치며 둥지의 입구로 쏘옥 들어가 버렸다.

진심 귀여운 펫 하나 키우는 기분이네, 그게 장사꾼 펫이라서 탈이기는 하다만.

"우아, 우으아아-!"

"대, 대위님?"

"우으아아!"

"......"

핑구르르 중대원들의 모습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충 들려오는 목소리만 듣더라도 그녀들의 잔뜩 당황한 표정이 이 곳까지 훤하게 보이는 듯했다.

"...저럴 땐 엄청 순진한데 말이지."

피식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둥지의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Guardians of DragonNest-

============================ 작품 후기 ============================

====================

추천 수를 보니 하루 3회 연재를 하게 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네요ㅎ

80화, 81화의 추천 수 합계 = 82개.

추천 수 합계가 55개를 넘었으므로 금일은 83화까지 총 두 편이 업데이트 됩니다.

현 저축량 = 0.5 (편)

====================

후원 쿠폰과는 다르게 원고료 쿠폰은 주신 분의 닉네임이 안 나와서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없는 점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

(연참 기준은 바뀔 수 있습니다)

연참은 해당 편 업데이트 날짜부터 다음 날, 다음 편이 올라오기 전까지의 글에 추천이 55개가 될 때마다 1회씩 추가 하겠습니다.

55개 = 1회 추가 연재, 110개 = 2회 추가 연재, 165개 = 3회 추가 연재, 220개 = 4회 추가 연재, 275개 = 5회 추가 연재 (5회 추가 연재까지만. 이 기준은 후에 바뀔 수도 있습니다.)

만약 추천이 55개 달려서 1회 추가 연재 하였을 시 각 회차의 추천 수 합계가 110개라면 1회 연재를 더 추가하여 명일에 총 3회 분량을 업데이트 하게 됩니다.

====================

여러분의 추천 한 방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m(. .)m 큰 절)

====================

리코멘 -*

짝퉁족제비 드디어 시작이네요ㅋㅋㅋ 기다려라 카린!!!!

= 우후후훗!

페이탈리스 드디어 튜토리얼 종료!! 애완토끼 한마리 분양받고 가요! 부임무에 드래곤의 피 먹이기!

= 슬슬 챙겨야죠...ㅎ

天空意行劍 쿠는뭐.....그렇네요

= 쿠, 너의 매력을 어필해버렷!

노스아스터 쿠는 젖매(젖가슴이 매력)이기도 하죠!일링하고 이링하고도 어서 섹스를 하죠

= ㅎㅎㅎ그렇죠

잉여보노 아왜에에에에에에 집다아아아안난교오오오오

= 난교는 나중에요 ㅋㅋ

rrrt123 쳇......로리여우가.....흐윽...

= ㅠ_ㅠ 스토리 진행하다보면 먕도 우걱우걱하는 날이... 오겠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