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85화 (8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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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자존심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

Start.

콸모쿠의 우세로 기울어져 가는 듯했던 두 오크의 결투는 고루바가 공세로 바꾸며 그 전세가 확 뒤집어져 버렸다.

제 자리에서 꿈쩍도 않은 채 오만한 눈으로 상대를 내리깔아보며 맞받아치거나 반격만을 하던 고루바는 그 눈빛에 떠올라있던 오만함이라는 감정을 지우고 직접 발을 움직여가며 콸모쿠를 수세로 몰아넣었다.

퍼억! 퍼벅!

둔탁한 소음이 끊임 없이 울려 퍼지고 거친 흙 먼지가 솟아올랐다. 공격을 할 때는 자신의 기량을 뽐내며 이리저리 몰아붙이던 콸모쿠는 완벽하게 드러나는 힘의 차이 앞에서 상당히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뀍뀍뀍! 콸모쿠, 그렇게 위풍당당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느냐! 뀌익- 뀍뀍뀍!"

"조용히 해라, 꾸익!"

두 오크의 육중한 몸이 거칠게 맞붙었다.

퍼어억!

둔탁한 소음과 함께 나동라진 것은 다름 아닌 콸모쿠였다. 지금까지 얻어맞은 것만 해도 상당한 데미지가 축적되었을 것 같았는데, 콸모쿠는 눈썹 하나 꿈틀거리지 않는 강인한 전사의 모습으로 땅을 밟고 일어섰다.

챠아악-

발이 바닥을 끌어 다시금 흙 먼지가 시야를 어지럽혀왔다. 흐릿하게 보이는 시야에 콸모쿠의 굳게 다물어진 입과 매섭게 부릅 뜬 눈이 보였다.

조금 걱정하는 마음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으니, 콸모쿠가 고개를 돌려 나와 시선을 마주해왔다.

"뀍, 걱정마라! 콸모쿠는 위대한 오크 전사다, 전사는 지지 않는다!"

"......"

그의 두터운 의지가 엿 보이는 말이었기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고개가 끄덕이는 것을 본 콸모쿠는 손에 들린 도끼를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휘이이잉 -

약한 바람이 스쳐지나가며 흙 먼지가 걷어내지자, 흐릿하던 시야가 다시 뚜렷해졌다. 두 오크는 긴장 속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틈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고루바의 팔뚝에 불룩 솟아오른 힘줄이 그 크기를 살짝 더했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고루바가 지면을 박차고 콸모쿠에게로 뛰어들었다.

"뀌이이익 -!"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던 고루바는 달려가는 방향 그대로 몽둥이를 강하게 내질렀다.

부우우웅 -!

몽둥이가 목표로 삼았던 이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이미 상대가 치고 들어올 거리를 계산하여 뒤로 물러난 콸모쿠는 타격할 대상이 없어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고루바의 머리를 향해 도끼를 내려쳤다.

쿠걱!

다시금 두터운 소음과 함께 고루바가 휘청거렸다. 안타깝게도 콸모쿠가 날린 회심의 일격은 고루바에게 정확히 들어가지 못했다. 그는 어깨에 도끼를 박아넣은 채로 험상궂은 얼굴을 한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죽인다...!"

무기를 잃은 콸모쿠의 모습은 생각보다 당당했다. 거센 파도에 맞서는 어부처럼, 위대한 전사의 뒷모습이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꾸익! 죽일 수 있으면 죽여 봐라!"

그 말과 함께 콸모쿠는 맨 손으로 고루바에게 달려들었다.

퍼억 -!

육중한 힘이 실린 주먹이 고루바의 안면을 강타했다. 얼굴을 직격당한 고루바는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럼에도 손에 들린 몽둥이를 콸모쿠의 옆구리를 향해 휘두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꾸이이익 -!"

콸모쿠의 신형이 허공을 날아가 지면에 처박혔다. 그는 괴로운 듯 몸을 비틀었으나, 이내 자리를 털고 천천히 그리고 힘 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간신히 몸을 일으킨 콸모쿠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굉음을 내며 날아오는 몽둥이였다.

뻐어어억 -!  쿠당탕탕 -!

"꾸이이이..."

날아온 몽둥이에 복부를 가격당한 콸모쿠는 다시 한 번 지면에 쓰러지며 얻어맞은 부위를 부여잡았다. 아무래도 옆구리를 가격당한 것에 이어 가까운 복부를 한 번 더 얻어맞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던 로하트린이 나를 콕콕- 찔러왔다.

"콸모쿠... 저러다가 정말 죽을 것 같은데... 내버려 둘 거야?"

"......"

나는 로하트린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내게 결연한 의지를 눈빛으로 보여주는 콸모쿠는 위대한 전사 그 자체였다. 비록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지면 위에 누워있었지만 그는 전사였다.

"......"

고루바는 지면 위에 누워 뒹굴거리는 콸모쿠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그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터벅- 터벅- 터벅-

고루바가 걸음을 옮기는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떤 때보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콸모쿠는 고통에 신음하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꾸익... 꾸... 꾸익... 꾸익..."

숨을 몰아쉬는 그의 모습은 퍽 애처로워 보였지만, 눈빛만큼은 강렬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마음이야 지금 당장에라도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의 눈빛이 움직임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대로 붙잡아 못 박힌 것처럼 나의 개입 자체를 막아서고 있었다.

이윽고 콸모쿠의 앞에 선 고루바, 처음과는 다르게 콸모쿠는 고루바에 비해 한 층 더 작아보였다.

"뀌익. 콸모쿠, 이제 죽을 시간이다! 뀌꾸르르!"

"꾸익... 꾸익... 꾸... 익..."

숨을 몰아쉬고 있는 콸모쿠를 향해 고루바가 그 두터운 손을 천천히 내밀었다.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느껴지는 가운데, 콸모쿠가 몸을 숙여 자신의 목을 향해 다가오는 고루바의 손을 피해내자마자, 고루바의 무릎이 치고 올라왔다.

뻐어억 -!

"......!"

얼굴을 무릎에 직격당한 콸모쿠가 허공을 날았다.

...털썩 -!

콸모쿠는 다시 힘 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손에는 고루바의 어깨에 박혀 있던 도끼가 들려 있었다.

"뀌익... 뀌익... 콸모쿠는... 위... 위대한..."

"...꾸익?"

끝까지 온 힘을 다하여 발악하는 콸모쿠의 모습에 기가 질린 것인지, 고루바가 주춤하고 뒤로 물러섰다.

"콸모쿠는... 뀌익... 위대한... 오크 전사다!"

그 말과 함께 콸모쿠가 크게 포효를 내질렀다.

[스킬, 배틀 크라이가 감지 되었습니다.]

[상태이상, '둔화'에 걸렸습니다.]

[상태이상, '둔화'로 인하여 움직임이 약간 느려집니다.]

[상태이상, '공포'에 걸렸습니다.]

[상태이상, '공포'로 인하여 움직임이 약간 부자연스러워집니다.]

['유지형 스킬, 상태이상 저항 50%' 자동 발동됩니다.]

[상태이상, '둔화'에 저항하여 효과가 감소합니다.]

[상태이상, '공포'에 저항하여 효과가 감소합니다.]

드래곤인 내가 이럴 진데 다른 이들의 상태는 불 보듯 뻔했다. 콸모쿠가 내지른 포효를 들은 오크들은 혼비백산하여 '뀌익- 뀍!' 하고 커다랗게 비명을 질러대었고, 개 중에는 자리를 뜨는 오크도 있었다.

일행이 무사한가 확인해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니...

"...호오, 배틀 크라이라니... 오크 주제에 제법이네, 콸모쿠."

흥미로운 눈으로 콸모쿠를 바라보는 로하트린.

"큭큭큭... 이 몸의 힘에 비하면 절대로 나약한 힘이지만... 그래도 봐줄 만한 포효로구나."

혼자만의 세계에서 상상의 일인 연극을 펼치고 있는 티티카.

"므응 -? 저게 뭐냐믕? 몸이 살짝 간지럽다믕."

"키르르르 -"

"배틀 크라이믕? 먕은 그게 뭔지 모른다믕."

태연한 어조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먕과 라미아라.

"......"

순간 할 말을 잃고 일행들을 멍하니 바라보자, 되려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 거냐는 물음에 조용히 고개를 돌려 콸모쿠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설마 얘들 중에서 내가 제일 약한 건가..."

참으로 슬픈 가정이었지만... 아무래도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는 보통 인간이 가지고 있는 힘 밖에 내지 못한다고 하였으니 가정이 아니라 사실일 수도 있다는 점이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었다.

"......"

우울함을 뒤로 미뤄두고 콸모쿠와 고루바를 바라보자, 콸모쿠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고루바를 향해 도끼를 치켜들고 있었으며, 그에 반하여 고루바는 잔뜩 당황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뀌익! 배, 배틀 크라이라니! 꾸, 꾸익! 콸모쿠 네 녀석이 설마...!"

그의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콸모쿠가 들고 있던 도끼를 힘차게 내려찍어왔기 때문이었다.

"꾸레에엑!"

괴성을 지르며 콸모쿠의 도끼를 간신히 피해 낸 고루바는 확실히 전보다 움직임이 느려져 있었다. 기회라고 한다면 지금이 최상일 텐데... 콸모쿠는 현재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도끼를 잡지 않은 손으로 자신의 옆구리를 부여잡은 채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아무래도 갈비뼈가 나가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게다가 얼굴을 직격 당해 그 두터워 보이던 어금니 하나가 부러져 어디로 갔는 지도 모르는 상태가 되었으며, 묵직한 코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런 최악의 상태에도 콸모쿠의 눈빛은 전혀 죽지 않았다. 오히려 투지를 불태우는 전사의 모습을 완연하게 나타내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뀌이익...! 오, 오지 마라! 이리 오지 마라! 꾸이이익!"

"...꾸익... 뀌익... 꾸... 꾸익..."

고루바는 지면에 엉덩이를 댄 채로 발로 땅을 밀어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절대 물러서지 않는 콸모쿠의 투지를 눈 앞에서 목격하고 또 그런 자의 결투 상대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에 극심한 혼란과 공포를 동시에 맛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꾸익... 꾸익..."

콸모쿠는 숨을 몰아쉬며 고루바에게로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섰다. 이내 고루바는 땅에 엎드려 콸모쿠에게 절을 해보였다.

"뀌익! 사, 살려줘라! 조, 족장은 콸모쿠 너다! 내가 졌다, 꾸이익!"

"......"

"......"

"......"

잠시 무거운 침묵이 장내를 감돌았다. 결투가 벌어지는 이 장소에 모여 있는 모든 이의 눈과 귀가 두 오크를 향해 있었다.

"...꾸익... 족장의 자리는... 이제 내 꺼다... 고루바... 너는 이제... 더 이상 족장이... 아니다..."

"아, 알겠다! 뀍, 콸모쿠 네가 족장이다!"

콸모쿠는 붉게 충혈 된 눈동자로 눈 앞의 고루바를 바라보며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그의 말을 들은 고루바는 더욱 더 몸을 웅크리며 항복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었다. 고루바의 말이 끝난 직후, 결투장 내에 격한 환호가 밀려들었다.

"꾸이이이이 -!"

"꾸이익! 새로운 족장이다!"

"뀍뀍! 새 족장, 콸모쿠 만세! 만만세! 꾸이이익!"

콸모쿠와 고루바를 제외한 모든 오크들이 환호하며 자신의 무기를 하늘 높이 던져올렸다.

척! 척! 척! 척! 척!

이윽고 떨어지는 무기들을 정확히 받아낸 전투 종족, 오크들은 거센 함성을 지르며 새로운 족장의 등극을 축하하고 있었다.

콸모쿠는 잠시 무거운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다가, 엎드려 있는 고루바에게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꾸익, 일어나라. 지금까지 고루바 네가 저지른 일들은 더할 나위 없이... 꾸익. 악행이었지만, 나는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 뀍."

"...꾸익... 꾸익... 감사한다, 족장... 뀍..."

고루바는 여전히 엎드려 있는 상태로 콸모쿠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크들은 더욱 더 거세게 환호하며 콸모쿠를 향해 온갖 찬사의 말을 던졌다

"투가텔의 가호가 콸모쿠에게! 꾸이이익!"

"뀍! 새로운 족장의 등극을 축하한다!"

"뀌이이익! 콸모쿠! 콸모쿠!"

환호하는 오크들을 잠시 바라보던 콸모쿠는 이내 입가에 호탕한 미소를 띄워올렸다. 부러진 송곳니와 만신창이가 된 몸 때문에 그 모양새가 조금 떨어져 보일 수는 있었으나, 콸모쿠는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 그대로 '위대한 오크 전사'였다.

"꾸익꾸익... 부끄러우니까 다들 조용해라, 뀍!"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이 자리의 모든 오크가 콸모쿠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각자의 무기를 거칠게 들어올리고 있었다.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콸모쿠!"

그들의 거센 환호에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인 콸모쿠는 자신의 도끼를 회수하여 다시 허리 춤에 매듭 지어 묶었다. 매듭이 제대로 묶였나 다시 한 번 확인한 콸모쿠가 고개를 돌려 나와 시선을 마주쳐왔다.

"형! 콸모쿠가 족장이 되었다, 꾸익!"

걸음을 옮겨 나에게로 천천히 다가오는 콸모쿠. 약간 다리를 저는 모습이 걱정 되었기에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로 가려 할 찰나였다.

뻐어어억 -!

"......!"

"......!"

"......!"

장내에 흐르던 환호의 물결이 한 순간에 멎어 들었다.

둔탁한 소음과 함께 콸모쿠의 신형이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스르륵... 쿠웅 -

넘어진 콸모쿠의 뒤로, 비열한 웃음을 가득 문 채로 몽둥이를 들고 있는 오크 '고루바'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꾸르르르... 족장은... 나다! 족장의 자리는 넘겨줄 수 없다!"

배틀 크라이에 잠깐 제압 당해서 그런 모습을 보였던 것일까, 고루바는 예상보다 훨씬 쌩쌩한 모습이었다.

"......"

"......"

"......"

자리에 있는 모두의 눈이 부릅 떠졌다. 숨 소리 하나 흐르지 않는 장내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그러던 중, 한 오크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침묵을 뚫고 나왔다.

"꾸이이익! 비겁하다! 콸모쿠가 족장이다! 고루바는 패배했다!"

그의 말을 시작으로 하여 여기저기서 봇물이 터지듯 성난 고함 소리가 빗발쳐 들었다.

"꾸이익! 오크의 수치다!"

"고루바는 투가텔을 배반했다, 뀌이익!"

"같은 오크로서 부끄럽다, 뀌익!"

성난 고함 소리가 빗발치는 와중, 고루바의 얼굴은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그는 몽둥이를 든 손을 천천히 휘두르더니, 주변을 향해 몽둥이를 하나 하나 겨누어 보였다.

"꾸익, 족장은 나다. 고루바가 족장이다! 불만 있는 오크는 나와 봐라! 모두 죽인다, 꾸이익!"

"...정말 못 봐줄 돼지 놈이군."

그의 추태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자, 고루바가 안 그래도 험악한 인상을 더욱 사납게 만들며 송곳니를 드러내어 으르렁거렸다.

"뀌익, 인간. 너는 어차피 죽는다. 말해도 죽는다, 말하지 않아도 죽는다. 뀍, 그러니까 떠들고 싶으면 마음껏 떠들어라."

"...후우..."

이 녀석을 어떻게 잡아 찢어버려야 속이 시원할까...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흐릿한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꾸익... 형은... 가만 있어라... 꾸익."

"......!"

"......!"

"......!"

장내에 다시 놀라움의 물결이 일었다.

그토록 강하게 뒷통수를, 다른 누구도 아닌 고루바가 휘두른 몽둥이에 정통으로 얻어맞고 쓰러졌던 콸모쿠가 꾸역꾸역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꾸익... 형은... 인간이다... 오크의 일은... 오크가 해결한다... 꾸익."

콸모쿠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굳어져 있었다.

"...괜찮겠어?"

조심스레 걱정을 담아 물어보자, 콸모쿠는 부러진 송곳니를 혓바닥으로 핥으며 웃어 보였다.

"뀍, 오크 일은... 오크가 해결한다. 형은 구경만 해도 된다."

"...음."

결국 다시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콸모쿠는 자신의 도끼를 묶었던 매듭을 천천히 풀어 단단히 거머쥐었고, 그의 모습을 본 고루바는 정말 질렸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고루바... 꾸익... 콸모쿠는 분명히 고루바에게 기회를 줬다... 뀍... 기회를 걷어 찬 것은 고루바다."

"...꾸, 꾸이익...?"

다시금 뒷걸음질 치기 시작한 고루바에게로 콸모쿠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섰다. 그에 고루바가 손에 든 몽둥이를 강하게 휘두르자, 부우웅- 하는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으나 콸모쿠는 묵묵히 그에게로 다가가는 발걸음을 옮겼다.

터벅- 터벅- 터벅-

결국 콸모쿠가 지척에 다가서자, 고루바는 손에 들고 있던 몽둥이를 떨어뜨렸다.

공포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고루바는 잔뜩 굳은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콸모쿠를 응시하고 있었다.

콸모쿠는 굳은 얼굴로 고루바의 앞에 멈추어 섰다.

"고루바..."

"꾸, 꾸익... 콰, 콸모쿠 족장...!"

다시 자세를 낮추려는 듯한 고루바를 향해 콸모쿠가 그 입을 열어보였다.

"미안하다, 형제여."

그 말과 함께 콸모쿠가 휘두른 도끼가 고루바의 목줄기에 정확히 파고 들었다.

-Guardians of DragonNest-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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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83화의 추천 수 합계 = 67개.

추천 수 합계가 55개를 넘었으므로

금일은 85화까지 총 두 편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현 저축량 = 0.5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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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쿠폰과는 다르게 원고료 쿠폰은 주신 분의 닉네임이 안 나와서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없는 점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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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 기준은 바뀔 수 있습니다)

연참은 해당 편 업데이트 날짜부터 다음 날, 다음 편이 올라오기 전까지의 글에 추천이 55개가 될 때마다 1회씩 추가 하겠습니다.

55개 = 1회 추가 연재, 110개 = 2회 추가 연재, 165개 = 3회 추가 연재, 220개 = 4회 추가 연재, 275개 = 5회 추가 연재 (5회 추가 연재까지만. 이 기준은 후에 바뀔 수도 있습니다.)

만약 추천이 55개 달려서 1회 추가 연재 하였을 시 각 회차의 추천 수 합계가 110개라면 1회 연재를 더 추가하여 명일에 총 3회 분량을 업데이트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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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추천 한 방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m(. .)m 큰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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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멘 -*

짝퉁족제비 뀍! 이대로 콸모쿠를 쓰러뜨리고 우리 다같이 드래곤통구이를 해먹자 뀍뀍!!!!

= 콸모쿠!

듀스테고 결투는 언제나 급소를 노려야하는 법!

= 그, 급소를 노리지 않았...(필력부족무룩...)

天空意行劍 핥짝 이맛은 거짓말을 하는맛이로구나!

= ...!? 드래곤의 거짓말 맛은 무슨 맛일까요?(궁금궁금... 혹시 포도 맛이라거나...!! > .<

rrrt123 이결투의 끝은....티티카에게 배운 애널 디스트로이어다!!!

= 네...? 배워요?ㅋㅋㅋㅋㅋ 항문 파괴자의 길을 걸어야 하는 것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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