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161화 (161/311)

0161 / 0311 ----------------------------------------------

블랙 드래곤, 파로스카그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

Start.

반대편으로 도망쳐간 침입자들은 이윽고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괴상하게 생긴 몬스터 무리와 마주하게 되었고, 그 혐오스러운 외양은 보기만 해도 다리가 떨려올 지경이었지만, 그들은 티를 내지않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저, 저게 뭐야? 처음 보는 몬스터인데?"

평범한 도시 사람이 왕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오지로 가서야 만날 법한 중급 이상의 몬스터를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기괴한 모습을 가진, 덩치가 큰 몬스터가 네 마리. 그리고 푸른색의 창백한 피부에 커다란 눈알이 박혀있는, 보기만 해도 혐오감이 피어오르는 몬스터들이 공중에 몇 마리 둥둥 떠 있었다.

무지의 댓가는 크다, 침입자들은 무지의 댓가를 치를 준비도 하지 않고 짧은 시간만에 무모한 결정을 내린다.

"어쨌든 죽여버리자, 저 녀석들도 그 드래곤의 수하일 거야."

"그, 그래! 한 방에 죽여버리자!"

그렇게 서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침입자들이 무기를 단단히 부여잡고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미동도 없이 굳건하게 버티고 서 있는 몬스터들에게로 일제히 달려든다.

푸우욱-!

푸욱-!

스거걱-!

퍼어억!

"좋아! 들어갔어! 해치웠다! 이 자식들 별거 아닌데?"

"그래, 좋아. 이제 저기 공중에 떠 있는 몬스터들을 처리하면..."

각자 네 마리의 덩치들을 칼로 베고 몽둥이로 가격한 후에도 몬스터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다소 안심한 침입자들의 만면에 여유로운 미소가 떠오른다.

그런데.

"...어? 뭐야?"

분명히 검날을 세워 몬스터의 몸을 깊게 찌르자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초록색 피까지 확인했는데, 어느새 회복되어 오히려 자신의 무기를 꽈악- 물고 있는 몬스터의 살점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게... 무슨..."

거기까지 말한 침입자는 자신의 머리 위로 덮쳐오는 몽둥이를 허망하게 바라본다.

퍼어어어억-!

방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타격음과 함께 덩치 큰 몬스터의 복부에 검을 찔러 넣었던 사내의 머리가 수박처럼 터져나간다.

"그워웍! 그웍우웍!"

상대를 한 방에 저승으로 보내버린 강력한 몬스터, '트롤'이 몽둥이를 추켜들며 승리의 함성을 내보낸다. 상대가 검으로 깊숙이 찔렀던 그 부위는 이미 남은 상처 하나 없이 찔려있는 검을 꽈악- 물고 있다.

"이, 이런 미친!"

퍼어어억-! 퍼억-!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일방적인 학살.

침입자들의 머리가 마치 물풍선 터지듯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간다.

나약하게.

다시 무력하게.

"도, 도망쳐! 이길 수 없어!"

"제, 제기랄! 이것들은 모두 괴물이야!"

무지의 댓가는 크다.

그렇게 뒤로 돌아서는 침입자들의 눈앞으로 창백한 푸른 피부를 지닌 눈알 몬스터들이 공중에 둥둥- 뜬 상태로 다가온 모습이 보인다.

몬스터의 눈 안에서 무언가 빛이 반짝이며.

그들에게로 쏟아져 내린다.

-Guardians of Dragon Nest-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이들, 그 침입자들은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결국은 같은 공간에서 만나게 되었다.

둥지의 가장 깊숙한 곳, 드래곤이 휴식을 취하는 바로 그곳에서.

침입자들은 이곳이 어떤 장소인지, 무엇을 하는 장소인지조차 모르는 듯 하였지만 그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육중한 덩치의 트롤과 중무장을 하고 있는 오크, 그리고 그 위로 부유하며 날아다니는 눈알 형태의 몬스터는 결코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프리스티스들이 그 몬스터들의 옆을 지키고 있다.

그것도 꽤 많이.

아주 많이.

짱 많이.

"...이게... 무슨...?"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침입자들의 앞으로 그들 중 대표자로 보이는 프리스티스가 나선다.

"레스티나와 따스한 달빛이 함께하기를- 반가운 상황은 아닙니다만, 인사는 드려야겠군요. 자애로운 레스티나의 종, 하이 프리스티스 아일로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본능이 먼저인 것일까, 자신을 하이 프리스티스라고 소개하는 그녀의 농염한 미모와 거대한 가슴을 보며 침입자들은 침을 꿀꺽- 삼킬 뿐이었다.

"...돌아가 주시지요, 레스티나께서는 더 이상 피를 보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출렁- 출렁-

그녀가 뭐라고 하든- 침입자들의 눈에는 그저 하나만 보일 뿐, 자신을 하이 프리스티스 아일로나라 소개한 여인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초거유, 최소한 살아생전 그러한 사이즈를 본적이 없는 침입자들로서는 저절로 눈이 돌아가는 모습이다.

"......"

그렇게 자신의 말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챈 하이 프리스티스가 체념한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것과 동시에 검은 그림자가 그들에게로 쏘아져 나간다.

슈거억-!

프프프픗! 프슛-!

부지불식간에 목이 뎅겅 잘려나가는 한 사내의 모습, 그와 함께 비어버린 목 언저리로부터 붉은 핏줄기가 분수처럼 솟구쳐 오른다.

그 잔인한 모습에 고개를 돌리는 프리스티스들.

"뭐, 뭐야!"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그 그림자의 정체를 확인한다.

"사... 사람?"

묵묵히 검에 묻은 피와 살점을 털어내고 있는 짙은 남색 머리칼의 사내가 보인다.

"...죽으러 온 것이니 원하는 대로 해준 건데, 뭐 문제라도 있나?"

방금 살인을 해놓고도 씨익- 웃어보이는 모양새가 섬뜩한 기분을 잔뜩 몰아온다.

"뭐, 뭐야! 넌 뭔데 우리를 공격하는...!"

슈거억-!

툭- 툭- 데구르르르-

분명 짙은 남색 머리칼의 남자는 저 앞에 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사내의 목이 떨어져 나가며 피 분수가 솟구친다.

"뭐... 뭣!"

남은 침입자들이 당황하여 뒤를 돌아보니, 사람을 죽여놓고도 아무런 느낌도 없다는 듯이 다시금 검을 휘둘러오는 여검사가 하나.

채애앵-!

"...크읏-!"

가까스로, 힘겹게 검을 막아내고는 뒤로 물러선다.

여자인데도 힘이 장난이 아니다, 하루 이틀 수련한 것이 아닌 자가 분명했다.

"너, 너희들은 뭔데 드래곤의 둥지에서 이렇게...? 설마! 그 드래곤의 정신 나간 노예들이냐!"

침입자 중 한 명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든 뭐하든 그 둘은 신경도 쓰지 않는 태도이고, 그에 더해 짙은 남색 머리칼의 남자가 씨익- 웃으며 여검사에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일단 저쪽은 마조 노예가 맞긴 하다만? 나이스, 하티. 이따가 궁디팡팡 해줄게."

"...누가 노예고 하티냐! 딘 로하트린이다!"

발갛게 달아오르는 미모의 여검사. 그녀의 얼굴을 본 침입자들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구... 궁디팡팡...?'

'...그러고 보니 저 여검사... 엉덩이가 좀 큰데...?'

'...꿀꺽...'

'나, 나도 때려보고 싶다...'

'나도 찰지게 때려줄 수 있는데...'

조그맣게 소근거린다고는 했지만, 본의 아니게 다 들어버린 여검사의 얼굴이 홍시처럼 달아오르며 애꿎은 검의 손잡이를 꾸욱- 쥐는 모습이 보이고, 그런 여검사를 보며 짙은 남색 머리칼의 남자가 호쾌하게 웃어 보인다.

"그래도 엉덩이 이야기는 안 하는 걸 보니 궁디팡팡 맞고는 싶은가 보네? 그래, 엉덩이 안 맞은 지 꽤 되었지?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건데 말야. 보너스로 내 불기둥도 네 음란한 구멍에 꽂아주지."

"...다,닥쳐... 그런 얘기는 두... 둘만 있을 때 하라고, 이 ‘변태룡’ 같으니..."

그 적나라한 표현에 여검사의 얼굴이 더욱더 붉어지며 고개를 수그린다.

그리고-

덩달아 얼굴이 붉어지며 여검사의 펑퍼짐한 엉덩이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침입자들의 얼굴에 놀란 빛이 스치지나가고 뒤이어 심각한 그림자가 덧씌워진다.

"용...? 용이라고?"

"마, 맞아! 나도 들었어! 저 자식이 드래곤이야!"

"죽어버려! 이 저주받은 도마뱀 자식!"

각자 무기를 꼬나 쥐며 달려드는 침입자들의 모습을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짙은 남색 머리칼의 남자. 아니,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드래곤이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탓-

지면을 박차고 옆으로 이동하며 들고 있던 검을 사선으로 강하게 그어내린다.

슈거억-!

너무도 허망하게, 다시금 한 사내의 머리가 땅을 뒹군다.

프슈슛-! 프부부붓!

뿜어지는 피보라에 기세 좋게 달려들던 침입자들의 차림새가 엉망이 되고, 잠시 멈칫하는 그들에게 인간의 모습을 한 드래곤이 씨익- 웃어 보인다.

"겨우 그 정도의 실력으로 내 둥지에 쳐들어온 건가? 날 너무 얕본 거 아니야? 이건 정말 서운해지려고 하는데."

킥킥- 웃으며 그들을 도발하듯, 검을 휙휙- 돌려댄다.

터억-

술렁이는 침입자들의 무리 사이를 가르고 한 사내가 걸어 나오고, 그가 들고 있는 검을 발견한 드래곤의 눈빛이 낮게 가라앉는다.

"...너... 그 검..."

드래곤이 웃음기를 지우는 모습을 본 사내가 의기양양하게 소리친다.

"푸하핫! 그래! 이 도마뱀 자식! '용살검'이다! 오늘 내가 너를 이 검으로 꿰어주러 온 거다!"

사내가 위풍당당하게 소리치는 모습에 침입자들이 덩달아 자신감이 솟구친 모양으로 왁자지껄하게 떠들어 댄다.

"좋아, 랭스! 저 드래곤을 죽여버려!"

"랭스! 죽어간 사람들의 원수를 갚아줘!"

그 환호에 '랭스'라고 불린 사내의 미소가 더욱 짙어진다. 그 미소를 신호라고 여기기라도 한 듯, 침입자들이 각자의 무기를 꼬나 쥐고 인간의 모습을 한 드래곤에게로 쇄도해 들어간다. 그러나 정작 그 대상이 된 드래곤은 착- 가라앉은 눈빛으로 사내가 들고 있는 붉은 검을 묵묵히 바라볼 뿐.

촤좌좌앙- 채애앵-! 채앵! 좌좌좌앙-

그런 드래곤의 앞으로 반투명한 막이 생겨나, 짓쳐들어오는 침입자들의 무기를 막아낸다. 갑자기 생겨나는 방호막에 당황한 침입자들이 시선을 돌리자, 각자 양손을 앞으로 뻗고 있는 프리스티스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런 프리스티스들의 옆에는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는 몬스터들이 마치 호위를 하는 것처럼 서 있다.

"뭐, 뭐요! 신성한 레스티나의 프리스티스들이 악랄하고 잔인한 드래곤을 돕다니!"

그 억울한 듯한 목소리에 거대한 유방을 가진 하이 프리스티스 아일로나가 짐짓 얼굴을 굳힌다.

"죄송합니다, 여러분. 그분은 다치셔서는 안 됩니다. 프리스티스 여러분, 신성의 방패를 더욱 강화해 주세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자신의 가슴 위로 성호를 그리는 하이 프리스티스, 그런 그녀의 명령에 따라 드래곤의 앞에 펼쳐져 있는 반투명한 방호막이 발산하는 빛이 더욱 선명해진다.

털썩-

"이... 이이이익-! 이런! 다 왔는데! 드디어 이 드래곤을 죽일 기회가 왔는데! 이렇게, 이렇게 억울하게! 이렇게 끝낼 순 없어! 이대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용살검'를 들고 있는 사내, 랭스가 그대로 자리에 꿇어앉아 오열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가라앉은 눈빛으로 바라보던 드래곤의 입이 나지막하게 열린다.

"그렇게 억울하면, 나와 일대일로 겨루어 보는 건 어떤가?"

"...뭐?"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들어 드래곤에게 시선을 향하는 랭스, 그러나 그런 그의 눈빛을 받는 드래곤은 그저 무심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이윽고 할말을 잃은 듯 가만히 있던 사내가 미친 듯이 웃어 젖힌다.

"푸하하하핫! 다른 몬스터도 아닌 용이 '용살검'을 들고 있는 자에게 일대일 대결을 청한다고!? 웃기는 일이구나! 빨리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이로군! 오냐! 내가 너를 저승길로 보내주마! 푸하하하하!"

그렇게 사내가 미친 듯이 웃던 말던 인간의 모습을 빌린 드래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저 무심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붉은 검'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동안 미친 듯이 웃어대던 랭스가 드디어 입을 다물자, 그의 웃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침묵을 유지하던 드래곤의 입이 천천히 열린다.

"다 웃었으면 시작하지, 주위를 물려라."

"오냐! 다 들으셨습니까? 제가 저 도마뱀을 작살내버리겠습니다! 잘 기억해두십시오! 드래곤을 찢어 죽인 슬레이어의 영광스런 탄생을!"

그렇게 랭스가 벌써부터 이긴 것처럼 소리치던 말던 드래곤은 그에 신경 쓰지 않고 하이 프리스티스를 바라보고 뒤로 물러나라 눈짓한다. 그의 눈짓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 챈 하이 프리스티스 아일로나의 얼굴 위로 걱정이 덧씌워진다.

"정말... 방호마법을 거둬 들여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이 드래곤을 잃는다면 입장이 곤란해지는 것은 레스티나의 신전에 속해있었던 자신들도 마찬가지이기에 그는 죽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허나, 상대는 용을 죽일 수 있다는 용살검을 들고있는 인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진심을 담아 최대한 조심스레 물어본다.

그러한 그녀의 진심어린 걱정에 드래곤 둥지의 주인, 레이어드는 입꼬리를 슬쩍 들어올리며 웃음을 짓는다.

"골목대장 노릇하는 개는 자신이 최고인 줄 알고 거드름을 피우다가, 인간의 몽둥이에 맞아 죽는 법이지."

-Guardians of Dragon Nest-

============================ 작품 후기 ============================

====================

*160화 ~ 163화의 추천 수 합계는 11월 15일 정오에 집계됩니다~

*11월 14일 통계

154화 ~ 159화의 추천 수 합계 : 158

158 - 110 = 추천 수 48개 저축 및 2편 추가 연재

저축된 추천 수 합산 및 사용

=> 26 + 48 = 74

=> 74 - 55 = 19 (1편 추가 연재)

현재 저축된 추천 수 = 19

저축된 추천 수 사용 : 160화

기본  일일  연재 : 161화

추천 수 55개 돌파 : 162화

추천 수 110개 돌파 : 163화

현재 저축된 추천 수 = 19 (55개 저축 시 사용하여 1편 추가 연재)

====================

(연참 기준은 바뀔 수 있습니다)

연참은 해당 일에 업데이트 된 글의 추천이 55개가 될 때마다 1회씩 추가 하겠습니다. 추천 수 집계는 다음 날 '정오'마다 실시합니다.

55개 = 1회 추가 연재, 110개 = 2회 추가 연재, 165개 = 3회 추가 연재, 220개 = 4회 추가 연재, 275개 = 5회 추가 연재 (5회 추가 연재까지만. 이 기준은 후에 바뀔 수도 있습니다.)

만약 추천이 55개 달려서 1회 추가 연재 하였을 시 각 회차의 추천 수 합계가 110개라면 1회 연재를 더 추가하여 명일에 총 3회 분량을 업데이트 하게 됩니다.

====================

여러분의 추천 한 방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m(. .)m 큰 절)

====================

리코멘 -*

노스아스터 츤뱀아가씨는 어서 인간의 언어를 익히고요!(레이어드가 통역마법을 익히는거는 너무 한참 미래이기때문에요)

= 츤뱀 아가씨의 성대 구조 자체가 달라서 못합니다 ㅋㅋ

노스아스터 토끼는 언제 활약하나요!순진한척 하다가 침입자들을 잿더미로 만들어야죠!

= ㅋㅋㅋㅋ 이런 애들은 티티카만으로도 충분합니다!

Mulrin 비!기! 부순다! 나는! 항!무!운!

= 디스트로ㅇ이어어어엇!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