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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결
[드래곤 둥지의 수호자들]
Start.
콸모쿠의 부락에도 들러 이야기를 마친 후, 예전의 둥지로 향했다. 일단 가디언들은 데리고 왔다만, 고블린이나 하피, 트롤 등의 몬스터 중 아직 인간을 껄끄러워하는 녀석들은 이곳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케륵? 주, 주인! 케륵케!"
이곳에 남아있는 몬스터 무리의 통솔을 맡긴 건 다름 아닌 괴도 고블이었다. 녀석은 트리시아에게 개조 비슷한 것을 당한 후로 지능도 높아진 데다 꽤 순종적이었기에 둥지의 관리를 맡기기에 충분한 역할을 수행해내고 있었다.
"케륵케! 둥지 내 가디언! 100기 조금 안 된다!"
그 동안 둥지에 침입해오는 인간들을 차례로 패퇴시키던 몬스터들이기에 꽤 훌륭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내가 살림을 아예 옮긴 후 이곳은 드래곤의 둥지가 아닌 그저 몬스터 소굴이라 불러도 될 법했지만, 그렇기에 모험가들의 발길을 더욱 붙잡는 것 같았다.
드래곤의 둥지였지만, 이제는 그가 떠나 몬스터들이 차지한 거대한 건축물. 마치 드래곤의 재보라던가 여러 희귀한 아이템을 품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에 발을 들인 자들은 강력한 몬스터들 앞에 무릎 꿇었다.
뭐... 물론 원래부터 강력했던 게 아니라 하도 쌈박질을 하다보니 레벨만 주룩주룩 높아진 몬스터들이기에 희귀 재료를 내놓을 리도 없는데다, 내가 있었을 때도 둥지에 제대로 된 골딕 한 푼 없었는데 이사를 가면서 그런 걸 두고 갈 리도 없었으니 모험가든 일반 침입자든 그저 헛걸음을 하는 것일 터였다.
하여튼 일반적인 몬스터들보다 강한 건 사실이기에 토벌당한다거나 하는 안 좋은 일은 생기지 않을 듯했다. 게다가 이 정도의 몬스터를 토벌하려면 적어도 영지급의 병력이 와야했는데, 로자리스가 직접 하사한 영주 작위를 취득한 나이기에 예전 둥지에 그런 병력이 파견될 리도 없었다.
아예 이곳을 침입이나 탐사가 불가능한 지역으로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곳에 남은 몬스터들의 능력을 키울 겸 그대로 놔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싶었다.
"좋아, 그럼 괴도 고블. 앞으로도 계속 수고해줘. 그리고 나중에라도 내 얼굴 까먹고 공격하거나 하지 말고."
"케륵케!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래그래, 믿음직스러워서 좋네."
그렇게 둥지에 들러 한 바퀴를 주욱 둘러보니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드래곤으로서 존재해온 나날들이 그리 짧지 않았던 터라 이곳에서 보낸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물론 기억을 되찾기 전에는 헤벌쭉 해서 바보짓만 하고 다녔던 것 같지만, 그래도 추억이라는 것이 어디로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가자, 하티."
"응..."
로하트린도 뭔가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둥지를 둘러보았다. 그런 모습을 보아하니 그녀도 분명 이곳에 정을 많이 붙인 것 같아 보였다. 그렇지만 한 곳에 계속 머무르다간 발전은 없을 테고, 챙겨갈 수 없는 거라면 그 자리에 두어야만 했다.
그렇게 콸모쿠의 부락을 살펴보고, 여기까지 온김에 둥지에도 한 번 들렀다가 다시 레이어드 영지로 향했다. 점점 기울져 가는 해가 저녁이 다가옴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영지 시찰까지 마무리가 되어갈 무렵, 작은 헤프닝이 발생했다.
"악덕 영주 나빠! 귀족은 나쁜 거야!"
웬 꼬마 하나가 귀족 운운하며 내게 돌을 던져왔다. 그러나 울분을 토해내던 아이는 로하트린에게 금세 제압되었고, 그녀는 아이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다가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몸을 숙이니, 아이의 맑은 눈동자가 잔뜩 겁에 질려 이리저리 떨리고 있었다.
"넌 이름이 뭐지?"
"히, 히익!"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을 보고 안심하라는 뜻으로 아이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 곧, 아이의 부모로 나오는 이들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아이고 영주 어르신! 제발 이 아이의 무지함을 용서해주십시오! 철없는 아이라 세상 모르고 이리 어리석게 군 것입니다!"
무조건 몸을 낮추고 보는 영지민들. 이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겠으나, 이 어린 아이마저도 귀족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후일을 생각했을 때 좋지 못한 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나는 아이의 부모를 무시한 채, 여전히 아이와 눈높이를 맞춘 채로 조그마한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자에게 대항한다는 건 보통 용기를 가진 자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지. 훌륭한 마음가짐이다. 네 이름이 뭐지?"
"...폴! 폴이요!"
"그래, 폴. 네 용기를 높이 사서 기회를 주마."
"...기회요?"
"기사가 돼 보고 싶지 않느냐?"
"기, 기사요!?"
아이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사 학교를 세운다고 해도 입학하게 되는 건 마을 단위로 따졌을 때 가장 뛰어난 가능성을 지닌 아이 혹은 청소년이 되겠지만, 현재 상태로는 기사 학교 수련생이 하나도 없기에 무작위로 몇 명을 뽑아 훈련시키는 것도 괜찮을 듯했다. 어차피 마을에 몬스터 등이 침입할 때 제대로 된 훈련을 받고 성장한 아이들이 스스로 막아낼 수 있다면, 그만큼 나 혹은 영지의 병력이 움직이는 빈도를 줄일 수 있었다. 게다가 영지 전체의 무력이 증가하게 되니 두 배로 좋은 셈. 어느 하나 손해될 부분이 없었다.
"그래, 네가 영지 내의 기사 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추천장을 써주마."
"어억...! 정말이세요!? 거짓말하시는 거 아니죠?"
거짓말이라는 단어에 아이 부모의 얼굴이 다시 창백해져 갔다. 귀족이 싫어할만한 단어란 단어는 모조리 모아서 구사하는 아이를 보는 그들의 얼굴엔 단단히 혼쭐을 내주겠다는 기색이 서려있었다.
그걸 막을 필요는 없었다. 가정에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든, 아예 잘못된 것만 아니라면 각자의 방식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물론 나중에는 어찌어찌해라 라는 행동 강령 등을 전해줄 테지만, 아직 그런 게 없으니 그저 미소를 머금은 채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의 얼굴에는 희망의 그림자가 부풀어 올라 있었다. 거짓말 아니냐는 둥 귀족이 싫어할 단어를 골라 말하는 아이였지만, 애초에 나는 귀족이 아니었고 그 조그마한 감투를 으스대는 이들을 싫어했다.
"폴, 그럼 며칠 내로 사람을 보내마. 그때까지 부모님을 잘 설득해서 짐을 싸놓도록 하거라."
"에에? 설득...요? 제 대신 말해주시는 거 아니었나요?"
물론 아이가 부모를 설득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그럴만한 논리도 뭣도 없을 테지만, 예고 지금이고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는 법이었다.
어차피 아이의 결정에 따라주게 될 터이니 내가 굳이 대신 설득해줄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너희 부모님도 네 꿈을 존중해주실 거란다."
전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언제나 기계처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아온 영지민들에게 꿈이라는 것을 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영지 전체가 크게 바뀌게 될 터였다. 영지민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거나 한층 나은 기분으로 여가를 즐길 테고, 그것이 영지 전체의 생산량을 올려주거나 방어에 관련된 무력을 키워줄 것이었다.
아이의 부모는 용서해주셔서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여보였다. 그러나 엄청난 저자세, 땅에 고개라도 박을 듯한 태도로 자신을 더더욱 낮추었다. 그걸 그대로 받고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그저 무심하게 고개를 돌리자, 더욱 애가 타는 듯 좀 더 몸을 낮추어 보였다.
"일어나라."
"영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드래곤이다. 인간들의 예법은 내게 전혀 상관이 없다."
"예? 드래곤이시라는 건 이미 들었지만... 그렇다면 예법은...?"
"드래곤들은 상대방에게 감사를 표현할 때 목과 가슴, 허리를 주욱 펴고 당당한 자세를 유지한다. 그게 바로 드래곤들의 최고 예법이다."
"아! 그렇군요!"
그렇군요는 개뿔이, 당연히 그런건 없었다. 그러나 내 말에 완벽하게 속아넘어간 그는 몸을 꼿꼿하게 편 채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고, 나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이의 부모가 간 후, 옆에서 모든 걸 지켜보던 로하트린은 결국 바닥을 굴러다닐 기세로 웃어대기 시작했다.
"적당히 웃어, 좀."
"푸하하하하! 푸흡으헤! 푸후흐흐흐...!"
이미 웃음보가 터져도 심각하게 터진 모양이라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였다.
"음... 역시 기사 학교의 교관으로는 하티가 낫겠지."
"누가 하티냐!"
"너요."
"으이익...! 아, 그것보다 내가 교관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야, 내 가디언 중에 너보다 실력이 뛰어난 기사 비슷한 녀석이 없으니 네게 교육을 맡겨보려는 거지."
솔직히 이런 말을 해주면 엄청나게 감동할 줄 알았건만, 로하트린은 그저 이상을 팍! 써보였다.
"뭐냐, 그 똥이라도 씹은 표정은?"
"난 백수가 좋다고! 어차피 드래곤 나이트라는 직업도 있는데 어쨰서 투잡을 뛰어야 해?"
"...에라이 양심 없는 하티야."
"누가 하티냐!"
"엉덩이?"
"으윽!"
손바닥을 쫘악 펼치며 짓궂게 웃어보이니, 로하트린의 얼굴이 붉게 물들며 당황이 서렸다.
"음... 카린은 이미 둥지로 돌아갔고... 좋아, 하티. 영주 성으로 돌아가면 오랜만에 섹스나 하자."
"아오! 말 좀 가려서 해! 천박하게 섹스니 뭐니."
"넌 변태니까 이런 말 좋아하지 않아?"
"누가 변태냐!"
"너요, 엉덩이 나이트님."
"엉덩이 기사 같은 소리하네!"
그렇게 말하며 로하트린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엉덩이를 가렸다... 라고 해봤자 손바닥보다 엉덩이가 커서 전부 가려지지 않았다. 음... 역시 엉덩이 하나만큼은 로하트린을 따라올 자가 없는 것 같다. 아주 훌륭해.
그 엉덩이를 보며 입맛을 쩝쩝 다시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천천히 고개를 돌려 먼 산을 보는 시늉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반응이 귀엽다고 생각하며 웃음을 머금었다.
인간의 기억을 모두 되찾았다 하더라도, 가디언들에게 전과 다른 모습만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이미 내 인간일적의 몸은 사라진 지 오래일 테고, 드래곤의 몸을 가진 채 영겁에 가까운 시간을 살아가게 될 터였다.
여신들의 장난에 재수 없게 걸려들어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으니, 즐길 것은 확실히 즐기고 내 가디언은 내 손으로 직접 챙겨줘야 했다.
음... 역시 로하트린은 엉덩이를 챙겨줘야 하는 법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로하트린에게 다가가 그 엉덩이를 움켜쥐었...
"역시, 너무 커서 제대로 쥘 수가 없단 말이지."
"...변태룡 같으니."
"그래, 난 변태룡이지."
그녀의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즐겁게 웃었다. 역시 영주 성에 돌아가게 되면 오랜만에 로하트린과 파워 섹스나 한 판 벌여야겠다는 생각에 벌써 아랫도리가 불끈불끈거렸다.
-Guardians of Dragon Nest-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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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추천 한 방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m(. .)m 큰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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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멘 -*
노스아스터 쿠:왜 자꾸 제가 할일을 늘리세요!주인님!결국에는 전부다 제일이잔아요!주인님이 하세요! ... 오크부락을 정착시키는 일때문에 쿠가 화가 났다!
= 쿠의 성격 상 이런 걸로 화 안 납니다 ㅋ
노스아스터 그러고 보니 초야권이 제대로 사용된게 근세에서 근대초기더라고요.귀족들이 자기네가 가진 특권이 없으니까 한참전에 죽은 법이 된거를 다시 살리는 악랄한 행동을 해서요.(그리고 중세때보다 평균미모도 아주 조금은 나아진것도 있고요)
= 신부가 될 여자를 꼼꼼하게 씻기고 꾸민 뒤 처녀성을 날름하는 악랄한 행위였죠.
LunaticF 음 사랑하는 사람이 제 핸드폰을 저도 모르게 해킹해서 카톡내용이라던가 통화내용같은걸 확인하고 위치추적까지 한다면 소름돋을것같아요 ㄷㄷ... 그정도면 얀은 맞습니다. 거기서 평소 행동까지 구속하려고 한다던지하면 소프트랑 하드가 나뉘는 정도... 메가데레랑 얀데레는 종이 한장차이라.
= 사실 조금 창피하지만, 저도 어릴 때 그 뭐였더라...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커플끼리 통화 목록 문자 목록 위치 확인 가능한 어플을 깔아서 이래저래하다가 깨졌던 기억이 있죠. 음... 사람마다 다르니 확실히 규정지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카린이 얀이라 주장하시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시는 것 같아요 ㅇㅅㅇ
jonfull ㅂㄷㅂㄷ
= ㅂㄷㅂㄷ!
페이탈리스 야맛찡 이라면 세금은 세금대로 거두고 처녀는 처녀대로 따먹을 놈인지라 실제하곤 반대쯤인 이유로 초야권이 존재하는듯. 합법적인 ntr플레이...(영지법?을 정하는게 야맛찡이니)
= ㅇㅅㅇ 초야권이 저렇게 쓰인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天空意行劍 어차피 초야권이 세금먹이기든뭐든간에 저렇게 쓰는경우도없으란법은없으니...
= ㅇㅅㅇ 초야권이 저렇게 쓰인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짝퉁족제비 여러 종족을 겪으며 타 종족 배척을 약화시키려 하나 보네요. 헌데, 작가님 타 종족은 어떤 종족들이 있나요? 인어 같은 애들도 있나요?
= 스포는 하지 않습니다... 후훗.
노스아스터 초야권은 사실 영주가 영지민들이 전부다 자신의 자식이라는 상징적인(그러니까 실제로 하는거는 아님)거에 결혼세를 때릴려고 있는거죠.결혼세에 관련된거는 향향공주님이 적으셨고요.상징적인것은 영지민들을 자신에게 충성하게 하려고 한거고요.자신하고 영지민하고는 하나라는 정체성을 부여한거 정도로요.
= ㅇㅅㅇ 초야권이 저렇게 쓰인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루블리츠 휘유
= 휘유~
향향공주 초야권, 현실과 픽션은 다르더군요. 실상은 영주놈들이 좀 더 합법적으로 세금 삥 뜯으려고 만든 거. 애초에 위생관리도 안하고 지저분하게 살던 영지민들과 몸을 섞고 싶을 턱이 있나?
= ㅇㅅㅇ 초야권이 저렇게 쓰인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신부가 될 여자를 꼼꼼하게 씻기고 꾸민 뒤 처녀성을 날름하는 악랄한 행위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