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18화 (18/132)

18화

소위 말하는 강자의 여유라는 것이다. A급 헌터라고 하지만 이 헌터 등급은 오로지 실적만으로 매기는 급수다. 실력이 있더라도 실적이 없으면 급은 오르지 않거나 내려갈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이영한 같은 경우가 그 경우다. S급 헌터는 S급 몬스터를 단 한 번이라도 사냥해야 얻을 수 있는 칭호이자 등급이다. 당연히 S급 몬스터는 지옥에서나 볼 수 있다.

S급 헌터가 50명도 안 되는 이유가 이 사실 때문이다. 세계에 S급 몬스터가 10번도 체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옥에서는 운이 좋지 않으면 볼 수 있다.

S급 몬스터와의 사투에서 살아남는 이만이 S급의 헌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어중이떠중이는 괜히 싸움을 걸다가 죽고 진정한 원석만 살아남는다.

태천의 누나인 희선이 그 경우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 재능과 힘을 인정받아 S급 헌터가 된 것이 아니다. 그녀가 처음 지옥에 갔을 때.

S급 몬스터를 함께 잡아서 살아남았기에 S급 헌터가 된 것이다.

“거기서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지만 조금 여유가 된다면 S급 헌터도 노려볼 만합니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태천님 같은 경우라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겠죠.”

“뭐. 그건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요.”

그렇게 말하며 몬스터가 이제는 육안으로 보이는 곳까지 왔다. 그리고 B급 몬스터는 사자와 같이 생겼지만 당연히 그 덩치는 압도적으로 거대했으며 머리가 2개였다.

“호오. 투 헤드 라이온. 오랜만에 보는 녀석이군요.”

“투 헤드 시리즈는 저도 처음 보는 군요.”

몬스터들 중에서도 희귀한 몬스터들. 그것들 중 한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투 헤드 시리즈다. 어떠한 몬스터라도 어떤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2개의 머리를 가지면 그 몬스터의 시체는 일반적인 시세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연구원들에게 너무나도 훌륭한 원구자료이며 이 투 헤드 시리즈를 연구할수록 더욱 좋은 장비를 개발할 수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증폭장치만 해도 이 투 헤드 시리즈를 연구해서 얻은 부산물이다. 그렇기에 많은 기업에서 투 헤드 시리즈의 몬스터는 사고 싶어도 없어서 못 사는 희귀한 몬스터다.

“하지만 에테르 결정체 수치가 너무 낮군요. 뭔가 이상합니다.”

문제는 투 헤드 시리즈의 몬스터들이 강하다는 거다. 같은 동급이라고 해도 최소 2배 이상의 강함을 보인다. 그런 투 헤드 시리즈의 몬스터의 결정체가 고작 3만.

투 헤드라고 하면 각 등급에 있어서 최상위에 속하는 것이 기본인데 지금 이들 앞에 있는 투 헤드 라이온은 너무나도 그 수치가 적었다.

“뭔가 다른 비밀이 있는 것 같군요. 예를 들면 힘을 숨기고 있다던가. B급 몬스터가 여기까지 인간이 들어 왔는데 자고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들의 감각은 일반적인 인간이나 동물들 보다 수백 배까지 뛰어나니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군요.”

“조금 새롭게 얻은 것들을 시험해보고 싶었지만 그건 나중으로 해야겠네요.”

상대가 어떠한 능력이 있는지 모르는 이상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일순간에 당할 수도 있기에 태천은 안전하게 가기 위해서 몬스터를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듀얼. 소환. 빛의 처형자. 네이틀. 복수의 대행자. 피에르.”

10일이지만 그 전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늘어난 정신력 덕분에 무난하게 이 두 몬스터를 소환했다. 물론 무난하다고 해도 이 두 몬스터를 제물 없이 소환하느라 정신력 반 정도가 소모되었지만 예전에는 바로 기절했을 것이니 많이 성장했다고 스스로 느끼는 태천이었다.

“방심하지 말고 저 사자 녀석을 처리해줬으면 해. 뭔가 이상하거든.”

“흐음. 어때? 네이틀.”

“둘이서 한다면 가능해 보이는 상대다.”

“그렇지? 그러면 해볼까. 비기. 백팔의 처형!”

네이틀과 피에르가 이야기를 하더니 돌연 바로 필살기로 투 헤드 라이온을 공격하는 피에르였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눈을 감고 있던 투 헤드 라이온이 일어나며 피에르의 108개의 단검을 피했다.

“킥킥킥. 그 정도로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고양아!”

하지만 108개의 단검은 피에르의 손짓에 따라 위로 솟구치며 투 헤드 라이온에게 적중.

“공연 종료!”

피에르의 외침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검은 연기 속에서 몸 전체가 조금씩 그을린 투 헤드 라이온이 땅에 착지 했다.

“하아압! 빛의 심판!!!!”

그 사이 자신의 대검에 빛을 모으던 네이틀이 필살기를 사용하며 투 헤드 라이온을 향해 빛의 참격을 쏘아 보내자 투 헤드 라이온이 자신에게 날아오고 있는 빛의 참격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리고.

화르르르르!!!

“불... 이라. 역시 힘을 숨기고 있었군요. 지금 수치는 6만8천입니다.”

측정기를 바라보며 말하는 이영한의 말에 태천이 말했다.

“에테르 수치를 숨기는 것도 가능 한 겁니까?”

“저들도 살아 있는 동물. 자신을 위장하고 먹잇감을 노리는 것은 아주 좋은 사냥 방법 중 하나죠. 아무래도 저렇게 B급 몬스터를 유인해서 잡아먹은 것 같습니다.”

“골치 아프네요.”

“더 심각한 것은 에테르 결정체 수치는 어디까지나 수치일 뿐이고.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의 전투능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태천은 머리를 빠르게 굴린다. 지금 장비 카드나 마법 카드를 사용해서 저 둘을 보조하느냐. 아니면 융합을 사용해서 빛과 어둠의 대리인 피니트를 소환하느냐.

이 두 가지에서 태천은 고민하고 있는 사이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투 헤드 라이온. 2개의 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은 피에르와 네이틀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큭! 어둠의 단검!!”

“빛의 참격!!”

각기 다른 기술들을 외치며 피에르와 네이틀이 싸우고 있지만 상대는 강했다. B급 최상위. 그것도 투 헤드의 몬스터다.

저번에 싸웠던 B급 최상위 몬스터 사이클롭스도 희선과 정수가 있기에 잡았는데 이번에는 좀 더 강한 투 헤드 라이온이다. 이 둘이서 투 헤드 라이온을 잡는 것은 무리였다.

“어쩔 수 없나.”

지금 상태에서 보조는 쓸모없는 해동이라고 판단한 태천은 급히 NC의 오른쪽 아래에 있는 카드 뭉치를 누르고 융합카드를 누른다.

“마법 카드 발동! 융합!”

그리고 대상은 네이틀과 피에르. 그 모습을 보던 이영한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치 현실에서 듀얼 몬스터즈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블랙홀이 나타나며 두 몬스터를 삼키더니 곧 두 몬스터의 융합 소환으로만 소환할 수 있는 8레벨의 몬스터. 빛과 어둠의 대리인 피니트가 나타났다.

“크윽...”

그리고 순식간에 쭉 줄어드는 정신력이 태천이 비틀거리자 옆에 있던 이영한이 태천을 부축하며 말했다.

“괜찮습니까?”

“끙.... 죽지 않았습니다.”

어지러운 상태에서 대충 대답을 한 태천이 전방을 바라보자 곧 커다란 폭음과 함께 투 헤드 라이온을 밀어 붙이고 있는 피니트를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소환이라는 개념의 초능력은 아닌 것 같군요. 정확히 말하면 듀얼 몬스터즈를 현실로 만드는 능력이라고 할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일단 크게 보면 소환이나 다름없지만요.”

“혹시 흑염룡 소환 가능 하십니까?”

“8레벨 몬스터 소환하는 것으로 기절하기 직전인데 10레벨 몬스터 소환은 어림도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쩝. 역시 그렇겠죠?”

이영한의 말에 태천은 고개를 저었다. 흑염룡. 10레벨의 몬스터로 강한 드래곤 속성의 몬스터다. 하지만 특별한 능력은 없다.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특출나게 강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 흑염룡은 네이틀과 융합해서 레벨 11의 몬스터 빛과 불꽃의 용기사 네이틀을 소환할 수 있다. 그가 흑염룡의 소환을 물어본 이유는 순전히 이 몬스터를 보고 싶어서 일 것이라고 태천은 장담할 수 있었다.

“끝나가는 군요. 역시 강합니다. 피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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