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27화 (27/132)

27화

<7. 지옥에서(1)>

다음날. 드디어 지옥으로 향하는 날이 왔다. 자신의 동생들이 잔뜩 긴장을 할 거라는 희선의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젠장. 내가 미쳤다고 너를 선택했을까.”

“나도 너 같은 놈이 마스터라니 울고 싶군.”

긴장감은 커녕 완전 고등학교 교실에서 쉬는 시간에 볼 수 있는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태천과 피니트였다. 단지 정수는 긴장한 듯이 보였다.

지금 이들의 주위에는 십만이 넘는 천족과 마족들이 모여 있으니 긴장이 된다. 거기다가 그들의 맨 앞에 있으면 긴장 안하는 것이 더 이상하다.

‘난 놈은 난놈이구나. 태천아...’

본인 스스로는 모르지만 본래 본인의 장점은 본인이 모르고 타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법이다. 희선이 뽑은 태천의 가장 큰 장점은 냉정함과 긍정적인 생각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대한 이성적으로 냉정함을 유지하고자 했으며 그 중에서도 긍정적으로 상황을 본다. 이것은 헌터들에게 있어서 어떻게 보면 강력한 힘 보다 더욱 필요한 능력일 수도 있는 능력이다.

“모두 모였군.”

그때 격식에 맞게 화려하게 차려 입은 신과 마왕이 나타났다. 단지 의아한 것은 그 둘은 전투복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신과 마왕의 전투복을 입고 있는 것은 그 둘의 뒤에 있는 남성과 여성이었다.

“흠... 벌써 그런 시기인가.”

“하긴. 이제 거의 300년이로군.”

“그래도 두 분이 모두 자식 농사 잘 지으셨잖아. 오히려 기대 되는 걸?”

뒤에서 말하는 천족과 마족의 대화에 희선은 전투복을 입고 나온 남성과 여성을 바라보았다. 남성은 꼬리가 있을 것을 보면 마족이다. 거기다가 검은색의 갑옷과 커다란 흑색의 대검을 등에 메고 있었다.

거기에 비해서 여성은 가냘픈 모습이었다. 청조하다고 할 수 있는 미녀. 단지 그 미모가 자신도 뛰어넘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은 희선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나름대로 미모에 자신 있었으니 말이다.

“... 역시인가.”

천족과 마족은 모르지만 인간인 자신의 동생은 완전히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첫사랑은 커녕 두근거림도 느껴보지 못 했던 동생이 너무 높은 나무를 보는 것 아닌가 걱정되었다.

하얀색의 갑옷. 그리고 등에 있는 하얀색의 날개와 긴 귀는 그녀가 천족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날개?’

날개는 천족과 마족 둘 다 있다. 천족은 흰색. 마족은 검은색의 새와 같은 형태의 날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날개는 본래 전력을 다할 전투에서나 발현되는 것이다.

그것을 지금 발현 한다는 것은 조금 이상했다. 실제로 그녀를 제외한 그 누구도 날개를 발현하지 않았다. 심지어 신과 마왕조차 말이다.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들의 임기가 다 끝나간다. 우리가 신과 마왕이 된지도 어느 덧 294년이 흘렀다. 앞으로 6년 후. 여기 있는 우리들의 자식이 그대들을 이끌 새로운 신과 마왕이 된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이번 원정에 참여하지 않고 모든 지휘권을 이 둘에게 넘겼다. 동시에 선봉에는 이 둘과 이번에 온 투신 김창민. 그의 아들이자 현 세계의 유일한 소환사인 김태천. 이 3명이 같이 선봉에 나선다.”

신의 말에 천족과 마족들은 의외로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들의 반응은 태천을 선봉으로 세워달라고 말한 희선도 의외의 반응이었다.

희선은 잘 모르지만 천족과 마족들 사이에서 이미 김태천은 유명인물이다. 일단 김창민의 아들이라는 점이 있다. 김창민은 천족과 마족에서 인정한 몇 안 되는 인간 중 한명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인정한 자에 대해서는 지대한 관심과 호의를 보인다. 물론 그 과정이 힘들지만 받기만 하면 투자한 만큼 뽑을 수 있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렇기에 김창민의 자녀들인 김희선과 태천, 정수는 알게 모르게 천족과 마족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특히 새롭게 나타난 소환사. 그것도 무려 A급의 몬스터를 혼자 잡은 소환체를 소환하는 소환사는 굳이 김창민의 아들이 아니더라도 유명히지지 않을 수 없다.

선봉은 강한 이들만이 가는 것이다. 그들이 미리 사전의 최대한 위협을 파쇄하고 그 후에 뒤에 있는 이들이 싸우는 것. 가장 위험하지만 동시에 가장 명예로운 자리다.

하지만 역시 최우선 적인 사항은 강함이다. 즉 강하기만 하다면 천족이나 마족. 그 누구도 선봉에 선다는 것에 불만은 없다. 자신들의 생존률이 올라간다는 말도 되니까 말이다.

“너희 둘은 각각 천족과 마족들을 이끈다. 그리고 너희 둘은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김태천의 말을 듣고 움직이는 것이다. 이번 원정대의 모든 권한은 그에게 준다. 그가 후퇴하면 후퇴하고 돌진하면 돌진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마왕의 말에 이번에는 조용하던 천족과 마족들도 웅성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동급이라면 모르지만 상하관계라니? 저 둘은 자신들의 차기 마왕이자 신이다. 그런 이가 인간에게 명령을 듣는다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가 될 수 있ㄷ.

“반론은 없다. 이건 마왕으로서 그리고 신으로서 우리가 내리는 명령이다.”

마왕의 말에 마족과 천족들은 예의를 갖추며 고개를 숙였다. 명령이라는 말이 나온 이상. 반론은 불필요. 불만이 있어도 상관없다. 자신들의 왕이. 신이 명령을 내렸으면 그저 따르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왕과 신을 믿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마왕과 신은 자신의 아들과 딸에게 다가서 말했다.

“태천이 누구에 아들인지 알지?”

마왕의 말에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둘도 김창민은 만나 본 적이 있다. 상당히 강렬한 기억으로 말이다.

“비록 그 녀석의 무력을 제대로 이어 받지는 못 했지만 나와 신의 생명의 은인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이번에 그를 도와주라는 겁니까?”

“그래. 인간들의 세상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늘리는 것에는 아무래도 이게 최고일테니까.”

신의 말에 이번에는 마왕의 아들이 말했다.

“복수.. 를 할 생각입니까?”

“우리가 한다면 곤란하지만 그의 자녀들이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우리는 그것을 조금 도울 뿐이다. 그래도 아주 경우가 없지 않으니 죽이거나 하지 않을 거다. 그것이 가장 하책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테니까. 무엇보다 단순히 이런 이유만으로 그를 원정대의 총대장으로 임명했다고 생각하지 않겠지? 아무리 멍청한 너라고 해도 그 정도의 머리는 있을 거다.”

“... 듣는 멍청이 많이 섭섭합니다. 아버지.”

“사실이니까. 그의 소환사로의 능력은 이미 우리를 능가할 수도 있다. 어쩌면 리모네 보다 강할 수도 있지.”

마왕의 말에 이번에는 마왕의 아들과 신의 딸. 둘 모두 놀랐다. 특히 리모네. 신의 딸인 그녀는 직접적으로 크게 놀랐다.

인간들이 잘 모르는 것 중 하나가 날개는 단순히 전력으로 싸우기 위해서 펼치는 것이 아니다. 날개는 동시에 힘을 분출하기도 하는 것이다. 몸 안에 있는 힘을 효율적으로 분출하는 것.

그것이 날개의 진짜 존재 이유다. 그렇기에 날개를 펴리면 강해진다. 어중간한 힘이 100%로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동시에 크게 지친다. 말 그대로 쌀 한 톨 만한 힘 하나 남기지 않고 모조리 쏟아 부어버린 것이니까.

하지만 리모네. 그녀는 예외다. 몸에 힘이 너무나도 넘친다. 태어날 때부터 너무나도 강력한 신기를 타고났다. 아버지인 신 조차 제어하지 못 할 강력한 힘을 말이다.

그 힘을 제어하는 것은 노력했지만 불가능 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날개를 상시 개방하여 그 힘을 어떻게든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2년마다 가는 지옥의 원정 덕분에 아직 폭주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점점 그 힘이 강해져서 신도 마왕도 그리고 리모네 본인도 곤란해 하고 있었다.

그런 리모네 보다 강하다는 것은 곳 3개의 종족을 통틀어서 가장 최강이라는 것을 뜻할 것이다.

“지금은 좀 부족할 수도 있지만 후에는 확실하게 뛰어넘을 거다. 그러니 그와 친하게 지내도록 해.”

“정치도 들어가 있네요.”

“이 위치에 올라와 바라. 친구 하나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절실하게 깨달을 거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따로 알아 본 결과 친하게 지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사내기도 하지. 내가 보기에 삼남매 중에서 창민이를 가장 많이 닮은 건 아들인 태천이야.”

“그 아저씨를 말이죠...”

“그래. 일단 같이 가서 너희가 한번 직접 보고 판단해라. 그리고 리모네.”

“예.”

“잊지 말고 힘 다 쓰고 와라.”

“걱정마세요. 아저씨.”

마왕에게 아저씨라고 부르는 리모네지만 마왕은 상관하지 않았다. 리모네가 태어난 순간부터 같이 해왔으니 전혀 이상할 것 없었다.

“그럼 이제 그만 출발하도록 하자.”

““예.””

그리고 둘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자 이번에 둘은 얼떨떨해 있는 김태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담 갖지 마라. 여차하면 우리 자식들이 도와줄테니까.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것들만 하면 된다.”

마왕이 말했다.

“우리는 단순히 너희 아버지 때문에 너를 총대장으로 삼는 것이 아니란다. 그 사실을 잊지마렴. 너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능력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신이 말했다.

“출전해라!!!”

마왕의 외침에 천족과 마족들이 자신들의 왼쪽 가슴을 한 번 두들겼다. 그리고 얼떨결에 총대장이 된 김태천과 함께 지옥을 향해서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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