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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리스트-32화 (32/132)

32화

최강이자 최악의 사냥터. 인간이 몬스터를 잡는 것이 아닌 몬스터가 인간을 사냥하는 사냥터. 이 안에서 인간은 철저하게 약자다.

개개인이 A급 이상인 몬스터들만이 득실거리며 살고 있는 곳. 여기서 한 마리만 잡아도 평범한 헌터들은 평생 돈 걱정 없을 수 있다. 물론 잡는 다는 전재조건 하에 말이다.

“조용하네.”

“폭풍전의 고요라는 것이겠지. 나오면 일단 우리는 물러날 테니 아수라로 상대해 봐라. 그 힘이 어느 정도 인지 직접 보는 것이 좋을 테니까.”

“그럴 생각이야.”

그리고 길을 걸어갔다. 이곳에는 딱히 자리잡거나 하는 것을 하지 못 한다.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몬스터들의 표적이 된다는 소리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밤에 쉬는 도중에 많은 기습이 온다. 평소보다 배 이상의 경계 인원이 필요하며 피로도 2배. 여러 가지로 최악인 장소가 바로 이 연옥이었다.

“음?”

길을 가던 피니트가 멈추었다. 그러자 태천도 걸음을 멈추며 피니트를 바라보았다.

“이런. 손님이 벌써 온 모양이군.”

“손님? 어디서?”

“땅의 진동을 느껴라. 너는 몰라도 아수라는 느낄 수 있을 테니까.”

피니트의 말에 태천은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생각했다. 진동을 느끼라고. 그러자 아수라의 발이 태천의 발 위에 나오더니 땅에 대고 있자 곧 태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매우 미약하지만 분명 땅이 울리고 있었다.

“이런 것도 느낄 수 있는 거야?”

“너와 아수라는 하나니까. 동시에 안 좋기도 하지. 우리들이 큰 데미지를 받아 역소환을 당하면 너는 그냥 타격을 입지만 아수라가 타격을 받거나 상처를 입는 다면 그 모든 타격은 너에게 그대로 올 거야. 그걸 잊지 말라고.”

“그보다 너는 나를 너라고 부를 거야 마스터라고 부를 거야? 하나만 통일해서 불러.”

“내 기분에 따라 달라지겠지. 그보다 준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아니. 나 혼자 할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 네가 미리 말 해줘.”

태천의 말에 피니트는 어깨를 으쓱 거린 후 뒤에 있는 리모네에게 말했다.

“어이. 지금 몬스터 접근하고 있으니까 전투 준비해라. 급은 모르지만 일단 오고 있어.”

피니트의 말에 리모네와 사이라그가 고개를 끄덕이고 외쳤다.

“전투 준비!!! 몬스터가 접근 중에 있다!!! 모두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를 하도록!!!”

사이라그의 말에 마족과 천족들이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그리고 태천은 아수라를 언제든지 꺼낼 준비를 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 멀리서 검은색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온다. 준비하라고. 마스터.”

“그러니까 하나로 통일해서 부르라고. 피니트.”

“전원 공격 준비!!!!”

리모네의 외침에 천족과 마족들이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이제 서서히 다가오는 몬스터를 볼 수 있었는데 그 몬스터를 본 이들의 표정이 단단하게 굳어버렸다.

“망했군.”

그렇게 중얼거리며 태천이 전방을 바라보았다. 한 마리가 아니다. 수십마리의 A급 몬스터가 달려오고 있다. 이곳이 연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저 몬스터들이 B급일리는 없다. 반대로 S급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말이다.

“다이아몬드 드래곤!!!”

태천의 외침에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대려오자 태천은 아수라의 힘을 이용해서 다이아몬드 드래곤의 머리 위에 올라 탄 후 말했다.

“최대한 쓸어버려!!! 이대로 돌진하면 부딪치면 안되니까!!!”

천족과 마족이 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상한 지시지만 그 누구도 반론은 하지 않았다. 나는 몬스터를 공격할 수단이 없다? A급 몬스터가? 그럴 일은 없다.

A급 정도 되면 지상이건 공중이건 상관없다. 그들은 반드시 공중 공격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요 수백 년간의 기록을 보면 그러했다.

“가자!”

그리고 그런 몬스터 때를 향해 태천은 오히려 돌진을 했다. 그 모습에 피니트가 인상을 찌푸리며 찬가지로 자신의 등에 있는 마검과 허리에 있는 긴 흰색의 장검을 뽑으며 말했다.

“마스터의 말 들었지? 움직인다.”

* * * * * * * * *

“37마리인가...”

다이아몬드 드래곤 위에서 아수라를 통해 달려오고 있는 멧돼지 형태의 A급 몬스터들을 보며 태천이 중얼거렸다. 측정기로 측정한 결정체의 수치는 약 10만.

높다고 볼 수 없는 수치지만 문제는 37마리라는 숫자였다. 아무리 약해도 A급 몬스터 중에서 약한 것이다. A급 몬스터 한 마리만 나타나도 상대하기 힘들다.

그런 몬스터 37마리면 정말로 답이 없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태천은 이상 할 정도로 평안했다. 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거기다가 지금 자신은 미친 짓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성적으로 봐도 미쳤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하지만 몸은 그리고 본능은 말하고 있었다. 하라고. 가라고. 힘을 느껴보라고.

“나도 무슨 짓인지 모르겠지만 해볼까. 다이아몬드 드래곤. 너는 여차하면 도와주고 그 전까지는 나서지마.”

그 말과 함께 태천은 뛰어 내렸다. 지상에서 공중까지 약 30m정도의 높이. 하지만 가볍게 뛰어 내렸다. 신체능력은 일반인인 태천이다. 이대로 떨어지면 죽는다. 이대로 떨어지면 말이다.

오오오!!!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나타난 아수라가 가볍게 태천을 받아든다. 그리고 이제는 확연하게 땅의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앞에 자신을 향해 멧돼지형의 몬스터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아수라!! 아수라파천육연격!!!”

오오오오오!!!!!“

아수라의 6개의 손에 검은색의 기운이 생긴다. 그리고 아수라가 달려오는 멧돼지형의 몬스터들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

오라오라오라!!!

6개의 거대한 검은색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손이 몬스터들을 덮친다.

콰콰콰콰쾅!!!

꾸에에엑!!!!

일순간에 31마리의 몬스터가 죽고 나머지 6마리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속도가 더울 빨랐다. 어금니. 아니 뿔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오싹했다.

뭐하는 짓인가 싶었으며 머리는 당장 도망치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몸은 그리고 본능은 싸우라고 외치고 있었다. 어서 손을 뻗으라고. 명령을 내리라고.

“아수라! 백팔지옥연격!!!”

태천의 외침에 아수라가 완전히 태천의 몸에서 빠져나오며 빠르게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향해서 6개의 손을 뻗는다.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무차별하게 쏟아지는 주먹의 향현. 말은 분명 108인데 때리는 횟수는 가볍게 108대를 넘은 횟수로 보였다. A급의 몬스터가 전신에 주먹 자국이 생기고 미처 사라지기 전에 새로운 주먹이 꽂힌다.

6마리의 몬스터가 멀리 날아가지도 못 하고 계속해서 맞는다. 완전히 다진 고기로 만들어 버리는 아수라였다.

오라앗!!!

그리고 또 한번의 기합 소리와 함께 드디어 주먹의 연타에서 해방된 멧돼지들이 공중에 붕 뜨더니 곧 땅에 떨어지자 그 몸무게 때문인지 땅이 울렸다. 동시에 태천은 침을 삼키며 놀라고 있었다.

“이게... 12레벨 몬스터의 힘이구나.”

순식간에 37마리의 A급 몬스터를 처리해버린 능력. 힘. 거기다가 방금 전의 싸움은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다이아몬드 드래곤이 한 학살과는 차원이 다른 힘이었다.

“그나저나. 왜 계속 오라오라 그러는 거냐. 마치 내가 쇼쇼의 재미있는 모험에 나오는 쇼쇼 같네.”

재미있게 본 만화를 떠올리는 태천이었다.

“그보다 지금 내 상황도 그 만화에서 나오는 그 스톤스 를 사용하는 스톤스 술사와 똑같네. 단지 재미있는 모험은 하지 않지만.”

그렇게 중얼거리며 태천은 완전히 뻗어버린 몬스터들을 바라보더니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피니트 일행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정신력 소모만 아니면 참 좋은데 말이야.”

2개의 필살기를 사용한 대가로 상당한 정신력이 소모되었기에 아수라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아타까울 뿐인 김태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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