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65화 (65/132)

65화

“하아. 도망치는 것에 익숙해지면 좋지 않은데 말이야.”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습니까? 마스터. 뇌를 날려버려도 재생하는 괴물을 무슨 수로 상대합니까?”

“내 말이.”

그리고 조정하는 것을 포기한 채 100자루의 천지만신검을 만들어낸 태천은 그것을 모두 SS급 몬스터의 얼굴을 조준하고 그냥 쏘아보냈다.

손을 들어 막으려고 하기는 하지만 검들은 그것들을 모조리 관통하며 얼굴을 벌집으로 만든다. 하지만 저래도 죽지 않는다. 정말로 답이 없는 괴물이었다.

“마법 카드! 빛의 봉인식 발동!”

괴물의 발밑에 흰색의 마법진과 함께 흰색의 쇠사슬이 튀어나오며 몬스터의 전신을 묶었다.

“장삼봉! 성녀! 후퇴한다!!! 창고 챙겨!!!”

태천의 외침에 둘은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물러났다. 동시에 가이아의 성녀는 다시 땅을 움직이며 창고를 움직였다.

“후우. 이건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니네요.”

움직이는 창고의 위에서 성녀가 중얼거린다. 그 말에 장삼봉도 태천도 고개를 끄덕인다. 강하기는 강하다. 11레벨의 몬스터가 아무것도 못 할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재생력이다. 그냥 잡고 싸우는 것과 죽이는 것이라면 성녀와 장삼봉 둘 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심장을 찔러도 머리를 터트려도 죽지를 않는다.

이 정도니 회복이 아니라 재생이라고 해야 했다. 이 무식한 재생력 덕분에 지금 태천은 후퇴를 선택한 것이다. 재생을 못 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 방법을 찾지 못 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물러나는 것이다. 물론 미친 척 하고 죽을 때까지 죽이는 방법도 있지만 그 전에 지쳐서 쓰러질 것 같아서 할 수 없었다.

정신력의 한계가 있는 태천이기에 계속해서 그 괴물과 싸우는 것은 무리였다. 후퇴한 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런 괴물이 있을 줄은 정말로 몰랐어.”

태천의 말에 다른 3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력과 방어력. 이 2가지만 해도 충분히 S급과 격이 다른 존재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역시 재생력.

그 말도 안 되는 재생력 때문에 손을 쓰지 못하고 결국은 후퇴를 선택한 것이다.

“신을 소환한다고 해서 잡을 수 있을까?”

조금 회의적인 태천의 말에 다른 3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이아님이라면 땅속 깊숙하게 묻어버리실 수 있으니 충분히 잡을 수 있어요.”

“신이 되면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지. 그것들만 해도 충분히 그 괴물을 잡을 수 있네. 우리는 아직 부족해서 못 했지만 왕이 생각하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테니 걱정 말게나. 신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신뿐이네.”

“아니면 더 강하던가.”

“그렇지.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네. 기껏해야 괴물들. 신을 상대로 어떻게 할 수 없지. 왕도 이미 느끼고 있지 않은가? 12레벨과 13레벨의 차이를. 이미 EX급과 초월급. 이 두 가지의 차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건 그렇지...”

백신검과 천지만신검. 이 두 가지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었다. A급 몬스터라고 해도 단 일격에 죽일 수는 없었던 백신검과 달리 천지만신검은 두부 썰듯이 썰어버렸다.

물론 백신검으로 A급 몬스터는 충분히 잡는다. S급 몬스터도 잡기는 잡는다. 하지만 천지만신검은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수월하게 모든 것들이 가능하게 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방금 만난 SS급 몬스터의 그 두꺼운 가죽조차 종이처럼 관통해 버리는 것이 바로 초월급. 신의 카드라고 불리는 신의 경지를 넘어 버린 최강의 장비 카드의 힘이었다.

“후우. 그 녀석 잡으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태천의 중얼거림에 장삼봉이 말했다.

“신을 소환해야지. 그것 이외의 다른 수단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또 있어?”

“천지만신검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괜찮겠지. 지가 아무리 잘라도 공간 그 자체를 잘라 버리거나 아예 공간의 저편으로 날려버리던지. 아니면 죽음 그 자체를 몸에 심어버리면 죽일 수 있을 거다.”

“그 전에 내가 늙어 죽지...”

천지만신검. 세상 모든 것을 검으로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검. 그리고 그 모든 것에는 단순히 바람이나 땅이 아닌 시간과 공간. 심지어 죽음마저 포함된다.

하지만 그것들을 사용할 수 없다. 태천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천지만신검은 만드는 것 자체도 정신력의 소모도 정신력의 소모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집중이 요구 된다.

바람으로만 천지만신검을 만드는 이유는 만들기가 쉽다는 것이 그 이유다. 땅도 쉽지만 위력 자체는 바람이 가장 좋다. 그 절살력이 굉장하기 때문이다.

바람이나 물로는 아직 제대로 만들 수 없다. 만들 수는 있어도 실전에서 사용할 정도가 아니다. 태천도 놀고만은 않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지금의 강태천에게는 말이다.

“더 강해져야 해...”

* * * * * * * * * *

“오랜만입니다. 아버님.”

“... 그래. 오랜만이구나.”

조용한 정자. 요즘 시대에 흔히 없는 장소에서 중년의 여인과 늙은 노인이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은... 그 녀석이 죽은 이후니 20년이 다되어 가는 구나.”

“그렇군요... 제가 온 이유를 아버님께서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들 때문인가?”

“예. 제 아이들... 그 아이들이... 위험합니다.”

“그 아이들이 위험하다? 희선이는 이미 아는 사람들이 아는 헌터들의 여왕이라고 해도 좋은 아이야. 그 아이의 말을 거절할 헌터는 거의 없을 텐데? 태천이는? 사상최강의 헌터로 불리는 아이 아닌가? 거기다가 정수도 잘 하고 있고.”

“희선이가... 그이의 죽음을 알고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희선이는 그자들을 건드릴 생각입니다. 그것도 매우 크게요.”

“... 그건 하지 말라고 분명 말했을 텐데. 기어이 말을 했나 보군.”

“아니요. 저는 말하지 않았어요. 어느날 희선이가 와서 물어봤어요. 확신을 가지고...”

“그 아이가 거기까지 알아내었다는 건가?”

“지금의 희선이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되요. 그 아이는... 그 후부터 계속 준비하고 있었어요. 거의 10년을요. 그리고 얼마전에는 그 일에 태천이와 정수도 가담한 것 같아요.”

“그래서 도와달라는 건가?”

“손자, 손녀가 죽는 것을 볼 건가요? 제가 아무리 싫어도 태천이는 김씨 집안의 장손이에요.”

“나는 단 한 번도 그 아이를 내 손자라고 본 적 없지. 다른 두 아이도. 지금 내가 자네하고 이렇게 앉아 있는 이유는 다 죽은 그 아이의 얼굴을 봐서 참고보고 있는 거야.”

“... 정말로 지독하군요. 아직도 그러는 겁니까?”

“그래. 아직도 그렇지. 애초에 왜 그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가?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

“역시 헛수고였군요. 그만 돌아가도록 하죠.”

그리고 중년 여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자에서 나가자 노인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때 돌연 느껴지는 기척에 눈을 뜨기 무섭게 손을 뻗었는데 그 앞에 있는 대상을 확인하고 손을 멈추었다.

“... 어떻게 왔느냐?”

“걸어서 왔습니다. 그나저나 여전하시군요.”

“그렇다. 그러면 어쩔테냐?”

“걱정 마시죠. 그렇게 아등바등 치지 않아도 곧 죽을 겁니다. 물론 그 전에 일단 이 가문이 무너지는 것부터 봐야 겠지만요.”

“머리 좀 컸다고 기어오르는 구나. 그 헌터 나부랭이들을 믿고 움직이는 것이냐?”

“제가 여기까지 오는데. 누가 저를 막았다고 생각합니까? 천신문의 문주인 당신조차 내가 코앞에 온 것도 몰랐는데 말이죠.”

“... 그 망할 능력은 잘도 작동하는 군. 시간을 멈춘다니 말이야. 인간의 몸으로 신의 능력에 도전하는 어리석은 짓이나 다름없어.”

“천신이 되기 위해서 수련하는 당신의 입에서는 듣고 싶지 않군요. 할아버지.”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말거라.”

“저도 부르고 싶어서 부른 것 아닙니다. 단지 노인을 부를 때는 그렇게 부르라고 하는 것이기에 부르는 것이죠.”

“허허허. 그런 건가? 하긴 그렇겠지. 그래서 어쩌자는 것이냐?”

“경고를 하기 위해서 왔어요. 천신문이. 3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곳인 것도 알고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것도 알겠지만. 부디 저와 저의 동생들의 앞을 막지마세요. 이건 아버지의 얼굴을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하는 경고입니다.”

“... 정말로 주제를 파악하지 못 하고 날뛰는 구나. 어린 계집이.”

“지금 제가 당신을 죽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그러면 당신이 너무 편하게 죽어서 그런 겁니다. 최대한 발악해 보세요. 어차피 이 천신문은 10년 안에 망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최후의 천신문의 문주가 되겠죠.”

“네 이년!!!”

노인은 외침과 함께 손을 다시 뻗었지만 어느새 여인은 다시 사라져 있었다.

“으드득... 김희선.. 그 천한년의 핏줄이 감히 누구에게...”

“무슨 일 있으십니까? 태상문주님.”

정자가 있는 곳으로 달려 온 젊은 무인들을 바라보며 노인이 혀를 치며 말했다.

“아니다. 그리고 장로들을 불러라. 1시간 이내로. 이곳으로 오라고 전하거라.”

“알겠습니다. 태상문주님.”

그리고 그들이 떠나자 노인이 이를 갈며 말했다.

“세상을 지배하는 건 우리들이다. 수백년 전부터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계집..”

============================ 작품 후기 ============================

신작 때문에 이 녀석이 어떻게 될까 걱정하시는 분들. 걱정마세요. 그 증거로 3연참 입니다. (내 비축분!!!!!)아. 그리고 글을 보며 다음 내용 혹은 이상한 설정에 갑작스러운 내용에 당황하시는 분들! 코멘으로 남겨주시면 보고 제가 실수한 것은 수정하지만 차후 내용에 연계되는 것은 노 코멘트 하겠습니다.

이상하다 싶어도 믿고 봐주세요. 저도 짭(?)이 있는데 설마 무식하게 막할까봐요. 하하하하..... 하하... 하아... 어찌되었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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