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101화 (101/132)

101화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네.”

태천이 돈을 쓰기로 작정 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땅을 알아보는 일이다. 서울에다가 학교를 만들면 참 좋지만 서울은 땅값도 땅값이지만 그만한 부지가 없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서울은 불가능 했다.

그렇다면 눈은 경기도로 돌려졌다. 경기도에서 태천은 경기도 전체 면적의 20%에 해당하는 땅을 샀다. 여기에 약간의 프리미엄을 주고 닥치는 대로 최대한 빠르게 사느라 총 30조원이 소모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 하는 일은 학교의 건설이다. 그냥 학교가 아닌 21세기에 있던 만화의 배경인 학원도시. 이것을 떠올리고 태천은 학교도시를 만들 생각이었다.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있으며 근처 편의 시설이나 혹은 취미활동 등을 위한 시설들. 그리고 학생들이나 상인들이 지낼 아파트 등등. 여러 가지 것들을 태천은 생각하고 이 일을 맞길 업체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곳을 리셀이 추천해주었다.

“제가 생각한 것은 학교 도시입니다. 6개의 꼭짓점을 두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만들 겁니다. 그리고 각 학교마다 필요한 건물들도 전혀 부족함이 없게 크게 만들 것이고 근처의 필요시설. 편의점이나 피시방. 백화점이나 아파트 같은 것들도 만들 겁니다. 위치는 서울로 진입하는 하남이니 이런 씩으로 크게 만들어서 나쁠 것은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태천의 말에 태천의 맞은 편에 앉은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야 의뢰인이 원하는 대로 건물을 지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건 도시 계획이군요.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자금도 매우 많이 소모될 거구요.”

“돈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그리고 모든 재료는 최고급으로 합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역시 안전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과하다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준비해주셨으면 합니다.”

“흐음...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중심이 되는 건물들인 학교 건물들부터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에 일정 구역으로 나뉘어서 그 구역을 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어디는 전문 연구소만 모여 있고 어디는 상점만 있고 어디는 오락시설만 있도록 말입니다.”

“그거 좋군요. 그리고 이동하기 편하게 모노레일 같은 것들도 설치할 생각입니다. 지하철도 물론이고요.”

“하하. 제2의 수도라도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중년인의 말에 태천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설마요. 단지 제가 직접 만드는 도시고 저의 도시이니 좋게 만들 뿐입니다. 돈은 일단 200조를 따로 배정해두었습니다. 거기에 맞출 필요 없이 최고급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돈이야 얼마든지 더 드릴 수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설계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건 간단한 일이 아니라서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겁니다.”

“길게 보고 하는 일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빠르게 해주었으면 좋겠군요. 3파트로 나뉘어서 8시간씩 일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거기에 대한 비용은 당연히 지불하고요. 근처에 아시는 분들 있으면 그 분들에게 외주를 주셔도 괜찮습니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러면 일단 도시의 설계도부터 완성하고 난 후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예. 그러면 잘 부탁드립니다.”

중년인과의 악수 후 태천은 최고 건설이라고 쓰여진 건물에서 나오며 NC를 통화 리셀에게 전화를 걸었다.

- 무슨 일이지?

“건설에 대한 문제는 끝났어. 도시 하나 만든다고 하니까 설계할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

- 일이 커졌으니 그렇겠지. 간단한 학교들을 모여서 짓는 것도 아니고 수도라는 서울 보다 더 큰 크기니까.

“그건 그렇더라.”

경기도의 총 면적은 서울의 약 16배다. 그중 20%를 가져갔으니 지금 태천 개인이 소유한 땅은 서울의 3.5배 정도의 크기다. 그 크기가 결코 작을 수가 없다.

당연히 그 모든 곳을 개발하려고 하니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 수밖에 없다. 그것도 모두 최고급으로 하면 정말로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다. 거기다가 일반적으로는 어느 중심을 잡고 하는 것과 다르게 태천은 6개의 중심을 잡아서 동시에 발전시키는 것이니 다른 곳 보다 6배의 돈이 더 소모된다.

- 이걸로 1천조는 금새 바닥나겠군.

“그럴 것 같다.”

천조. 대한민국의 1년 수입에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지금 들어갈 공사비용이나 인부들의 고용비 기타 등등을 계산하면 이것도 상당히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거기다가 건물을 짓고 끝이 아니라 학생들을 거의 대부분이 전액 장학금을 받을 테니 거기에 대한 돈도 필요하다. 연구비용도 필요하고 교수나 선생들의 돈도 필요하다. 마지막의 대미를 장식할 정 중앙에 있는 헌터 스쿨. 그것도 생각하면 돈은 턱없이 부족해진다.

- 그래도 축하한다고 해야 하나? 소원대로 돈을 다 쓰게 되었으니까.

“뭐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일자리 창출이지.”

서울의 3배가 되는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일거리가 넘칠 것이다. 거기다가 장사하는 사람들도 더욱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런 것들을 보면 일자리 창출이 틀린 말은 아니다.

단지 이 모든 것들을 하기에 돈이 얼마나 투자될지.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지만 말이다. 일단 최대한 많은 돈을 투자해서 그 시간도 단축시킬 생각이었다.

“외국에서 사람들 끌어다가 써야 하나 싶다. 아니면 내 몬스터들을 이용할까?”

- 어떻게?

“기계 관련된 신도 있거든.”

- 그런 신도 있나?

“네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신의 종류는 다양하거든. 어찌되었든 이거 몇 년이나 걸릴 것 같아?”

- 10년 이상은 걸리겠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도시라는 것은 돈으로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법이지. 산 땅을 보니 대부분 산이던데. 그것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지?

“산이야 밀어야지. 안 그래도 그거 하려고 지금 가는 중이야.”

- 혼자서?

“혼자서. 금방 할 수 있거든.”

그 말과 함께 태천은 허공답보의 위의 경지인 축지법을 사용하며 자신이 산 땅을 향해 움직였다. 그곳에 산이 몇 개 있는데 커다란 산 3개만 없앨 생각이었다.

“건축자재를 위해서 산을 부셔야 하나?”

어차피 없어질 산을 좋은 쪽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고민했지만... 답은 역시 필요 없다. 최고급으로 하는데 굳이 산에 있는 돌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았으니 말이다.

- 필요 없을 걸. 그보다 어떻게 산을 부술 생각이지? 혼자서 하는 거면..

“괜찮아. 다 방법이 있거든. 그러면 끊을게.”

- 나중에 집에서 보도록 하지.

“아아.”

그리고 통화를 끊은 태천은 산에 도착했다. 이 산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땅 밑으로 넣어버리는 방법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산산조각 내버리는 것이다.

“그럼.”

거대한 바람의 검을 만든다. 만들어지는 검의 숫자는 총 200개. 반반씩 나누어서 가로와 세로에 배치한다. 이 검을 그대로 정면으로 날리면 그걸로 끝. 산은 이 검에 의해 조각조각 나서 붕괴하게 된다.

단지 여기서 문제는 그 만큼 검을 크게 길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못 할 시도지만 지금은. 듀얼리스트의 혼이 있기에 가능하다.

“산을 조각내고 그 조각들을 좀 더 작은 크기로 나누면 그걸로 끝이지. 나머지는 뭐 사람들이 하겠지.”

그리고 바람의 칼을 전진 시키자 너무나도 부드럽게 산을 한번 훑으며 지나간다. 잠시 후. 쿠구구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산이 무너져 내린다. 정사각형의 모양으로 짤린 산의 조각들. 이것을 다시 한 번 잘게 조각내면 그것으로 산 하나 해체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것들을 하고 다음에는 은행으로 가면 되나?”

태천이 작정하고 돈으로 쓰기로 한 것은 이 도시 계획이 전부가 아니다. 또 하나는 바로 은행이다. 이 은행을 통해서도 작정하고 돈을 퍼부울 생각이다.

물론 돈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서 걱정도 되기는 하지만 어차피 태천에게 큰돈은 필요 없다. 무엇보다 자신이 돈이 없다고 해도 리셀이 있는 이상 걱정 없다. 그녀의 자산도 태천보다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은 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오라암찬~ 하루일을~ 끝마치고서~”

느긋하게 노래까지 불러가면서 산을 해체하는 태천. 그는 아직 자신의 앞날을 모르고 있었다. 정신없이 싸워야 하는 앞날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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