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1화 (1/110)

00001  서장 - 다른 세계의 새끼 고양이-  =========================================================================

"아~ 즐거웠다!"

기분좋은 여운을 느끼며 나는 고양이카페를 나섰다. 집에서 부터 도보로 5분거리에 위치한 한 고양이카페.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지만, 나 혼자 살고 있기도 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기르지는 못하고 있다. 주말에 한번씩 이렇게 고양이들과 어울리는게 내 취미다. 고양이 카페는 여러 품종의 고양이들이 있고, 큰 고양이, 작은 고양이, 날씬한 고양이, 통통한 고양이 등등 서로다른 매력의 고양이들과 마음껏 놀 수 있기때문에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어렸을적 부터 난 고양이를 좋아했다. 친구들 중에는 고양이보다 개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고양이파인 나는 항상 외로웠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동네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개 보다는 자주 볼 수 없고, 어쩌다 마주치게 되더라더 붙임성 없이 도도한 그 모습에 끌렸을지도 모르겠다.

고양이와 내 짝사랑의 공통점은 바라만 보아도 마냥 좋다는점. 그리고 또 하나는 둘다 내게 관심이 별로 없다는점. 차이점이라면 고양이는 고양이풀이나 딸랑이로 갖은 애교를 떨면 시큰둥하게 반응이라도 해준다는점 이랄까? 내 짝사랑에게는 애교는 커녕 말도 붙일 자신이 없다.

아무튼 좋은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 오는길은 언제나의 일상이었고, 특별하게 변한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늘이 지나면 학교에가고 또다시 주말이 찾아오고. 변함없이 챗바퀴 돌듯이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나는 아무 불만없이 그저 순응하고 살고있었다. 오히려 조금 만족스러운 정도로.

그러나 운명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삶을 변화시킨다.

그날 나는내인생을 크게 변화시킬 운명과 마주치게 되었다.

냐~옹~

어디선가 아기고양이의 가냘픈 울음소리가 들렸다. 작은 소리였지만 내귀에는 확실히 들렸다.

주위를 둘러보다 하얀색 털의 너무나도 귀여운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나무위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있는것을 발견했다. 눈이 똘망똘망하고 입이 야무진것이 아주 똑똑해 보이는 아기 고양이였다.

"왜 그러니, 냐옹아? 혹시 무서워서 못내려 오는거니?"

제법 높은 위치까지 올라간게 신기했지만 고양이니 그러려니 했다. 고양이가 높은곳에 올라갔다가 무서워서 못내려 오는일은 흔한 일 이니까. 하지만 곤란한 점은 나도 무서워서 구하러 올라갈수 없다는 점이였다. 가여운 고양이를 위해서 어떻게든 해주고 싶지만 무서운건 무서운거다.

마침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없어서 할수없이 119에 전화라도 해야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을때, 놀랍게도 아기고양이가 내게로 뛰어내렸다.

냥!

퍼억!

"윽!?"

아기고양이 답지않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내 머리위에 안전하게 착지했다.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래서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는데 고양이는 태연자약 하기만 하다.

"냐~ 옹~"

"하하하... 다행이네, 내려올수 있어서."

나는 손을 머리위로 들어 고양이를 안아들려고 했다.

냥! 냐~앙!

그러나 아기고양이의 반항으로 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내 머리위가 마음에 들었는지 내려올 생각을 하지않는 아기고양이. 내게 이런 관심을 보이는 고양이는 네가 처음이야. 뭔가 감동이다. 진짜 고양이 관심한번 끌어보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아무도 모를거다.

"내 머리위가 마음에 든거니? 야옹아."

설마 이게 소문으로만 전해지는 집사간택? 나 집사로 선택받은거니? 미안해서 어떻하지 지금난 널 받아들일 여유가 없어.

하는 수 없이 고양이를 머리위에 올린체로 그 주변을 돌아다녀 보았다. 아기고양이는 표식이 없어서 집고양이 인지, 야생고양이 인지 구분할수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알아보는 사람이 있는지 돌아다녀 보았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주인을 찾기위해서.

"없네..."

한시간 정도 돌아다녀 보아도 주인을 찾을 수 없어서, 결국 고양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머리위에 고양이를 올리고 돌아다니는 이상한놈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너무 부끄러워서 더는 돌아다닐수가 없었다. 안그래도 사람들에게 시선을 받는게 익숙치 않은데 이건 벌칙게임 수준이라고. 나중에 다시한번 고양이를 잃어버린 사람이 있지않을까 확인하러 와봐야 겠다.

보통 개나 고양이를 줒으면 동물병원에 데려가는게 먼저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고양이는 동물병원에 안들어가려고 반항을 했다. 억지로 데리고 들어가려고 해도 내 머리카락을 당기고 두드리며 격렬하게 거부 반응을 보인거다. 그렇게 병원이 싫은가? 어렸을적 주사맞기 싫어서 병원가기를 정말 싫어했던 기억을 떠올리자 어느정도 납득이 갔다. 너 겁쟁이구나?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 근처의 위치한 작은 평수의 원룸이 내가 살고있는 보금자리이다. 일단 집값이 싸다. 교통과 편의시설이 약간 부족하지만 이곳이 서울이라 지방에 살때는 생각도 못할만큼 비싼 짒갑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 곳을 선택하였다. 하지만 혼자살기에는 넘칠정도로 충분한 집인데, 물론 혼자서 자취하고있다. 참고로 나와 다른 성별의 사람은 단 한명도 이 집에 들어온적이 없었다. 아~ 약간 쓸쓸해졌다.

이 집과 대학등록금을 내주시면서 아버지는 더이상 네 뒷바라지는 하지 않을태니 이제 알아서 살아라! 라고 말씀하셨고 그날 이후 나는 정말로 방임주의속에 살고있다. 아르바이트는 힘들지만 그보다 더 좋은 자유가 내게는 있었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그동안 내 머리 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전혀 하지않았던 고양이가 폴짝 뛰어내렸다. 무겁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떨어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 했었다.

"여기가 살 집이라는걸 아는거니?"

아기 고양이는 처음 들어와 보는 집인데도 불구하고 낯설지도 않은지 태연자약하다. 나보다 더 강심장인것 같은데? 다른 고양이들은 처음 와보는 집을 굉장히 낯설어 한다고 하던데 말이다.

그나저나 곤란하게 되었다. 나한테 고양이를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면 벌써 예전에 길렀을텐데, 내게는 그런 여유가 현재 없어. 돈도없고.

그렇지만 몇 일 정도는 돌보아줄 여유가 있다. 단지 주인을 찾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시설에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다른 좋은 사람을 찾아주던가.

"조금만 기다려 야옹아. 우유라도 데워 줄테니까."

집에 남아있는 우유가 있다는걸 기억해 내고, 고양이에게 먹여주기로 했다. 아기들처럼 데워주면 되겠지?

"우유는 맛없다냥. 참치캔을 달라냥~"

"응? 아기고양이가 참치를 먹던가?"

고양이에게 먹이를 줘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뭐, 달라니까 줘야... 응?

"... 누구 있어?"

나 이외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이거, 무서워! 분명 집에는 아무도 없는데? 환청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때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참치캔을 달라냥! 배고파 죽겠다냥~ 어제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다냥!"

"또야!?"

휙휙!

고개를 돌려 집안을 살펴보았지만 분명히 나말고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분명히 들렸는데? 여자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저기 냉장고 위에있는 참치캔 먹어도 되는거냥?"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거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데리고 들어온 아기고양이가 싱크대를 가볍게 타고 오르더니 옆에있는 냉장고 위에 안착했다. 그리고는 조그만 앞발로 참치캔을 집어들더니 퐁! 하고는 뚜껑을 따고서는 냠냠 맛있게 참치를 먹기 시작했다!

"어버버..."

아니, 어떻게 뚜껑을 딴거야? 물리적으로 불가능 하잖아...

"뭘보냥? 고양이 참치먹는거 처음보냥?"

"처음봐! 아니 그전에 고양이가 말을... 말을...!?"

방금 고양이의 움직임을 촬영해서 유티뷰에 올리면 대박이겠다. 아니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망할! 너무나 비정상적인 상황에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

"배부르다냥~ 잘먹었다냥~"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할 이야기가 있다냥. 이리 와서 앉아봐냥"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참치캔 하나를 후딱 먹어치운 아기 고양이가 내 침대위로 올라가서는 침대를 손으로 탁탁치며 나를 불렀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기 때문에 고양이는 약간 뾰루퉁한 얼굴을 했다.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아직도 그러고 있냥. 말하는 고양이 처음 봤냥? 촌놈이 따로없다냥."

아니!? 저 고양이, 내가 시골출신인걸 어떻게 알았지?

"촌놈 아니야! 그래도 번화한 읍면 출신이라고!"

아니 그보다 말하는 고양이가 흔한거냐, 서울!? 내가 이상한거야?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그만 좀 정신 차려라냥. 내가 제대로 설명을 해주겠다냥."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고양이가 말을..."

"........ 고양이 펀치!"

퍽!

"아얏!"

고양이가 열받았는지 펄쩍 자리에서 뛰어올라 앙증맞은 작은발로 내 이마를 강타했다.

...아프다. 아무래도 꿈이 아닌가봐...

하지만 충격때문에 약간은 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아~ 정신차리고 잘 들어라냥. 나는 이곳 세계의 고양이가 아니다냥."

"... 응?"

시작부터 황당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이곳 지구와는 전혀 다른 차원. 아셀탄트라는 세계에서 왔다냥."

이건 설마...?

"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실이다냥. 증거도 있다냥."

오오오오오!!!!! 정말로? 정말로 이런일이!?

아기고양이가 귀여운 앞발을 들어서 공중에 휙휙 그림을 그리듯 저었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화련한 문양을 가진 원형의 무언가가 나타났다.

"나, 나... 이거 알아! 마법이나 뭐, 그런거지!? 정말로 다른 세계에서 온거야? 우와!? 세상에 만화나 소설에서나 보던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수많은 판타지 소설과 게임을 접하면서, 나에게는 이런일이 안일어나나? 하고 생각 하고는 했었지! 그런데 드디어 내게도 이런일이!

"...알아줘서 고마운데냥, 좀 진정해라냥!"

파지직!

"으엑!"

마법진(?)이 완성되고 고양이가 앞발로 그것을 건드리자, 내 머리위로 번개가 내려쳐졌다.

아파!아파!아파!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듯한 찌릿찌릿한 느낌에 사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제좀 믿겠냥?"

"...아까 부터 믿고 있었는데 번개는 너무하잖아..."

"미안하다냥. 그렇게 쉽게 믿을줄 몰랐다냥. 한번 발동한 마법은 취소할수 없다냥."

거짓말이다! 지금 이 고양이 분명히 내 눈을 피했어!

번개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았을때, 아기 고양이는 자신을 '큐비'라고 소개했다. 큐비가 이곳 지구로 차원을 넘어서까지 온 이유는...

"마물헌터?"

"그렇다냥. 내 고향 아셀탄트의 던젼을 공략해 그곳에 살고있는 마물들을 토벌할 헌터가 될 자질있는 자를 찾고있다냥."

어라? 이런식의 이야기 흐름이라면?

"혹시 나야? 내가 네가 찾는 그 헌터인거야?"

"정답이다냥! 너 밖에 없다냥! 헌터가 될 자질이 넘친다냥!"

우와~ 정말로 소설속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야!

"그런 자질이 내게 있다니! 그럼 나도 아까 너처럼 마법을 쓸수 있는거야?"

"물론이다냥."

"검기같은것도 펑펑 내뿜을수 있고?"

"가능하다냥."

"나도 배우 원진처럼 잘생겨질수 있는거야?"

"그건 신룡이라도 들어줄 수 없는 소원이다냥. 그냥 그 얼굴로 살아라냥."

"아, 왜!?"

참고로 난 절대 못생긴 얼굴이 아니다. 극히 평범하게 생겼을뿐이다. 진짜다!

"아무튼 헌터의 자질이 충분한 너에게 부탁이 있다냥... 근데 네 이름이 뭐냥?"

살다 살다, 고양이에게 자기소개하는 날이 오다니...

"강한. 김강한이야."

내 이름을 들은 아기고양이 큐비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강한, 나와 계약해서 마물헌터가 되어주지 않을래?"

============================ 작품 후기 ============================

고양이에게 우유나 참치를 주면 안된데요!

오탈자 지적 부탁드립니다.

개연성 태클 대환영입니다.

발암없는 소설 쓰고싶어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