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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9화 (9/110)

00009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내가 저쪽 아셀탄트에 가있는 동안에는 이곳의 시간이 정지한 상태로 있다. 반대로 내가 이곳에 있을때는 저쪽의 시간이 멈춘다고 한다.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라고 외치고 싶지만은 사실은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

단지, 내가 어느곳에 있던지간에 비어있는 한쪽세계의 시간은 0에 가까워 질만큼 한없이 느리게 간다고 한다. 당연히 정상적인 시간을 보낸 나만 나이를 먹어버리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것이다. 조심해야겠다. 나혼자 할아버지가 되는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니까.

그런 이유로 새벽 3시 넘어서 저쪽세계에 갔다가 돌아온 시간이 역시 새벽3시 정도였고, 덕분에 아침일찍 학교에 와있는 나는 피곤에 쩔어있는 상태인거다. 무엇보다 저쪽 세계에서 식사를 하지 않아도되지만 그대신 이쪽 세상에서는 식사를 배로 해야 한다. 던젼에 먹을것이 있을리가 없기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체중관리도 큰일이다.

정신 차려야지! 오늘은 반드시 달성해야만 하는 중요한 미션이 있으니까.

야만의던젼 공략은 초반부터 막혀있는 상태로 그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플러스 에너지가 필요로 하는데, 나는 오늘 그 에너지를 모으기위한 작업을 위해 이렇게 학교에 나와있다.

...아니아니, 에너지 모으려고 특별히 학교에 나왔다는게 아니라 학교에서 에너지를 모을 중요한 방법을 찾을수 있다는 뜻이다. 난 평상시에도 성실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다. 정말이다?

나의 학교 생활은 언젠가 말한적이 있듯이 지극히 평범하다. 성적도 그렇고, 교우 관계도 그렇고... 아, 잘못 말했다. 교우관계가 평범한건 사실이지만 그 중 일부는 굉장히 특이하다. 아무튼 내가 어느날 학교에 안나온다고 하더라도 '그래?'하고 넘어갈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그나마 아주 친한 친구 한명이 그나마 걱정 좀 해주겠지만 그 친구와도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목숨을 걸만한 뜨거운 우정같은 상황은 아니고.

비몽사몽 정신없는 가운데 에너지모으기 이벤트의 키를 쥐고있는 중요인물이 등장하셨다.

키 160에 몸무게는 모르지만 무척 날씬한 몸매. 허리까지 내려오는 윤기나는 검은생머리. 전체적으로 하얀색바탕에 하늘색으로 멋을낸 깔끔한 옷차림. 요리조리 뜻어보아도 어디하나 흠잡을데없는 아름다운 얼굴.

우리과의 여신이라고 불리우는 '이지은'양의 등장이다.

그녀는 눈부신 외모만큼이나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지고 계신데, 놀랍게도 취미와 특기가 봉사활동이시란다. 취미가 봉사활동이라고 하는것은 그녀가 이끌고 있는 '마음나누미'라는 봉사활동 동아리를 보면 잘 알수있다. 거의 매주 빠지지 않고 주말마다 동아리 인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으니, 취미활동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동아리 인원이 우리과 남학생들로 체워져 있다는건 안비밀이다.

그렇다. 그녀야 말로 어려움에 처한 나를 구해줄 한줄기 동아줄인것이다. 그녀와 함께 봉사활동을 할수있다면 분명 쓰레기 줍는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얻을수 있을것임에 틀림없다. 그녀의 동아리도 함께 따라올테니까, 분명.

참고로 특기가 봉사활동이라는건 그녀의 성격에 관한 이야기 인데, 그녀는 부탁을 받으면 왠만해서는 잘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우리과 남학생들이 군대에 갔을때 면회를 와달라고 부탁을 하면 반드시 면회를 가주었다. 여신급인 그녀가 면회장에 나타나면 당연히 그 부대는 날리가 났고, 면회받은 그 남학생들의 군생활은 당연히 활짝 피게된것이다. 그리고 더더욱 그녀를 여신으로 추앙하게되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게 되고말이다.

그리고 내가 군대에 있을때도, 그녀는 면회를 와주었다. 물론, 극을 달릴정도로 부끄럼쟁이인 내가 그녀에게 그런 부탁을 할수있을리가 없지만...

지은양이 빈자리를 찾아서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봤지? 우리는 인사도 거의 잘 안하는 그런 데면데면한 사이이다.

그런 그녀가 내 면회를 와주었던 이유.

"요! 좋은아침!"

내가 우리과에서 친구라고 부를만한 유일한 존재. 성찬영군의 등장이다. 친구 찬영군은 내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그녀의 면회를 성사시켜주었다. 그 역사적인 이벤트로인해 내를 짝싸랑에 빠지게 만든 극악한 놈이지만.

사실 찬영이와 나는 겉으로 보아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녀석은 우리 과는 물론이고 학교전체에서 보아도 톱을 달릴정도의 외모를 갖고있다. 내가 부러워 미칠정도로 잘생긴 얼굴이다. 거기에 성적도 좋고 운동신경도 수준급이다. 이정도면 거의 엄친아라고 불린만한 수준인거다.

그런 녀석과 친해지게된 계기는 단지 찬영이의 착각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애니보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지 절대 오타쿠가 아니다. 그리고 그날도 그냥 시간때울겸 폰으로 애니를 보고있었을 뿐이다.

"어? 너도 이거 좋아해? 이야, 과내에서 동지를 만나게 될줄 몰랐네!"

라며 갑자기 말을 걸어온 찬영이. 그렇다! 이녀석이야말로 진성 오타쿠였던거다. 녀석은 내가 같은 오타쿠인줄 착각하고 그렇게 연이되어서 지금은 진짜 친한친구가 되버린것이다. 가끔가다 집에 놀러와서 밤새 게임을 하거나 애니를 보거나 하고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녀석 아직도 내가 오타쿠라고 착각하고 있는것 같아서 곤란하다. 지금도 어제 방영한 애니가 어떻고 저렇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데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있다. 어쨋든 유일한 친구인데 상처를 줄수도 없고, 내가 오타쿠가 아니라는 사실은 당분간 찬영이에게는 비밀로 해야겠다.

"아침부터 기분나쁘게 강의실에서 오타쿠균을 퍼트리고 있는거야?"

하지만 세상은 불합리하게도 이렇게 정반대의 시선을 보낸다.

찬영이가 애니를 보면,

"어머, 찬영이는 정말 순수한것 같아."

내가 애니를 보면

"우웩, 기분나빠."

라고 한다. 방금전에 대사도 아마 나를 보고 한 이야기인것이겠지!

"한나은! 너말야! 몇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냐! 난 오타쿠가 아냐!"

"흥! 말도 안되는 변명은! 네가 찬영이를 물들인거잖아!"

이 말도 안통하는 싸가지가도 우리과의 학생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지은양의 절친이라는 말도안되는 포지션을 차지한 인물. 외모도 작은 얼굴에 단발머리가 잘 어울려서 객관적으로 봐도 나쁘지는 않지만 언제나 옆에 지은양이 있으니 외모로 빛을 볼 일은 거의 없다. 주변에서 그녀에대해 외모로 평가하는 일은 거의 없다. 단, 어느 특정분야에서 만큼은 우리 대학 최고 수준이 아닐까 한다.

바로 싸가지!

뚫린 입이라고 아무 말이나 툭툭 뱉는다. 그게 또 복장을 뒤집어나서, 이쪽에서 뭐라고 하면 전혀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한다.

정말 이여자와 이야기 하고 있으면 벽을보고 대화하는것 같아서 답답해 죽겠다.

"아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의 표준적인 남자고! 찬영이야 말로 진짜 성골 오타쿠라고!"

"잠깐!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말을 지꺼리는군, 서민."

윽... 이 타이밍에 이녀석까지 등장하다니.

"성골은 왕족중에왕족을 지칭하는 것! 그렇다면 세계의 정점에 설 바로 이몸만이 쓸수있는 단어!"

온 몸으로 잘난체포스를 품어내는 인물. 역시 우리과 동기인 김지환이다. 이녀석은 진짜로 잘나신 몸이다. 누가뭐라해도 우리나라 재계서열1위, 세계에서도 열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기업 총수를 할아버지로 두고있고, 그 넘버2를 아버지로 두고있는 인물. 바로 재벌3세다.

그런데 이녀석 어떤분야의 성골인지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자기가 성골이라고 주장한다. 이녀석은 정말 태어날때부 잘난체왕이었나보다.

잘나신 재벌 3세가 찬영이를 보면서 말했다.

"그렇지만 넌 진골정도는 쓸수있도록 허락해주지."

"고마워."

뭐가 고마운데, 찬영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찬영이와 재벌3세는 꽤나 친한 편이다. 그리고 두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안좋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우리과 여학생들이 꽤나 많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적이 있다. 이 놈도 외모가 상당히... 아니 솔직히 말하면 찬영이와 톱을 다툴정도로 잘나게 생겼다. 젠장.

거기에다가 성격이 괴상하기는 하지만 나쁜놈은 아니라는게 주변의 평가다. 본인은 평가따위 신경도 안쓰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참고로 넌 2두품이다, 서민."

"그거 중간에 없어진 계급이잖아! 심지어 귀족조차 아니고!"

"그러니까 너와 잘 어울리는거다, 서민."

이녀석이! 어째서인지 이놈의 재벌3세는 나를 볼때마다 서민, 서민이라고 부른다. 아니, 우리과에 나 말고도 서민이 얼마나 많은데!

난 이 얄미운 재벌 3세가 정말 싫다. 단순히 계급간의 갈등으로 인한 불화는 결코 아니다. 원래라면 얻어먹을 콩고물이 많은 재벌3세님의 발바닦이라도 핥... 흠흠... 친해질수 있다면 친해지는게 좋을 신분이지만 말야...

"좋은아침, 지은양. 어때, 오늘에야 말로 세계의 정점에 군림할 이몸의 반려가 되어줄 준비가 되어있나?"

"으응, 나한테는 안 어울리는 자리인것 같아. 미안해."

"후후훗. 죄스러워 할것 없다. 하지만 잘 들어라, 지은양. 너를 위해서라면 우리나라를 다시 왕정으로 되돌려 왕비의 자리를 마련해줄용의가있다."

"으응, 그러지마, 지환아. 난 민주주의 국가가 좋아."

바로 저렇게 나의, 아니 우리의 지은양에게 쉬도때도 없이 대쉬를 하는점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감히 절벽위의 꽃을 꺽으려 들다니! 이건 우리과 남학생 모두의 공통된 심정일것이다.

다행이도 지은양에게는 든든한 보디가드가 붙어있기때문에 안심이된다.

"자자, 오늘은 여기서 그만! 지은이가 곤란해 하니까 지환이도 그만해."

"훗, 이몸에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조로 말하다니, 자기 분수를 알아야지."

"이게 정말!"

"뭐, 좋다.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하지만 지은양이 내 반려가 되는것은 이미 1만년 하고도 3천년전에 정해진 운명이다. 이몸은 지은양의 마음의 준비가  될때까지 1만년의 시간이 더 지나가더라도 기다려 주겠다. 하하하하하!"

"무슨 소릴하는거야, 너?"

저 싸가지 덕분에 지은양에게는 날파리가 붙을 틈이 없다. 싸가지의 유일한 존재 가치랄까?

강의가 끝나고 나는 찬영이에게 몰래 지은양의 봉사활동 동아리를 움직일수 있도록 교섭을 부탁했다. 나혼자서는 도저히 용기가 안나서 말이다. 찬영이는 혼쾌이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단지, 내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결해 버렸다.

"지은아! 강한이가 한강변 쓰레기줍는거 도와달래."

아니, 이 인간이! 그걸 공개적으로 말하면 어떻하자고!

"어머, 정말? 잘됐다. 마침 이번주에 예정이 아직 안정해져 있는데."

물론 지은양은 기쁘게 받아들여 주셨지만...

"서민, 이건 대체 무슨 분수에 맞지않는 행동이지? 자기의 신분을 망각한건가?"

"기분나쁜 오타쿠주제에 어디서 지은이에게 추파를 보내는 거야! 병균옮아!"

이 싸가지 콤비가...!

그리고 우리과 남학생들 전체의 싸늘한 시선도 함께 내게 쏟아졌다.

"잘됐네."

이 상황을 만들어버린 주범이 웃으면서 말했다. 아오!

봉사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찬영이가 아닌 내가 하게 되는 바람에 지은양과 뜻밖의 대화를 하게되었지만 너무 긴장 되어서 무슨 말을 했는지 집에 돌아가서 야 알 수 있었다.

모처럼의 대화기회라서 휴대폰으로 그 대화를 녹음했거든.

어찌되었던 주말에 이루어진 한강변 쓰레기 줍기 이벤트는 성황리에 맞칠수 있었고, 나는 이번 이벤트로 무려 1만포인트의 플러스 에너지를 확보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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