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0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개인강화 2회분. 준비 완료."
1회용 스킬이라서 사용후에는 재구입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 망할 아바타 시스템은 재구입시에는 전회의 2배의 포인트를 요구하는 극악한 시스템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아껴서 사용을 해야한다. 하지만 지금은 죽느냐 사느냐의 중요한 순간. 고블린들이 계곡의 입구를 틀어막고 있어서 어쩔수없이 50마리가 지키고있는 진영에 돌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죽는다 해도 현실에서 죽는게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건 없지만, 분신체가 죽으면 이곳에서 얻은 스킬, 포인트, 그리고 힘들게 잡은 고블린 100마리분의 모든 스텟이 날아가버린다.
-준비 다 되었냥?
큐비의 물음에 나는 비장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였다.
"응. 준비됐어. 강화를 부탁해, 큐비."
-알았다냥. 개인강화 발동!
시스템스킬인 개인강화가 발동되었다. 앞으로 3분간 내 모든 능력이 2배로 늘어난다. 하지만 고블린의 체력을 2천 전후로 파악하고 있으니까 크리티컬이 없다면 원샷원킬은 무리다. 방패스킬로 틈을 만들면서 크리티컬을 노리거나, 3연참 위주로 공격을 해야겠다. 운이좋으면 3연참 한번에 3마리를 잡을 수도 있다. 적이 밀집해 있으니까 확률은 높을것이다.
3연참은 공격이 물흐르듯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으면 발동되지 않지만, 패시브 스킬 이기때문에 기력소모가 없다는것이 장점이다.
"하아앗!"
은페,엄페 다 필요없다. 입구는 오직 하나이기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이 정면돌파다!
강화된 민첩성으로인해 내 달리기 속도는 우사인볼트는 우습게 재칠정도로 빨랐다. 이대로 고블린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는 진영안으로 들이친다.
쾅!
고블린들이 만들어 놓은 어설픈 목책위로 점프하면서 들고있던 방패로 선두의 고블린에게 힘껏부딛쳐내렸다.
"쿠엑!"
"크윽!"
달려들어간 관성때문에 부딛친 고블린은 날려보냈지만, 나 역시 균형을 잡지못하고 뒹굴고 말았다.
-포위되면 끝이다냥! 일어서서 달려라냥!
"알고있어!"
이번 돌격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진영을 돌파하는것으로 고블린의 전멸이 아니다. 50마리의 고블린들을 한꺼번에 상대하는건 아직 무리고, 어떻게든 포위당하지 않게 조심하면서 돌파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고블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쉽게 돌파를 못하고있는 상황. 사방에서 클럽이 날아들어서 정신이 없다. 왠만한건 방패로 막고, 검으로 쳐내고 있지만 빈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공격때문에 적지않은 피해를 입고있다.
방어만 하고있어서는 끝이 없다. 방어는 방패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3연격 위주로 반격을 시도하였다. 강화된 능력치로 인해서 3연격 한번에 3마리씩 없앨수 있어서 그나마 완전 포위당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상황. 하지만 강화의 제한시간은 겨우 3분.
-중앙은 포위벽이 두텁다냥! 오른쪽 대각선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라냥!
오른쪽 말이지?
왼쪽에서 들어오는 공격을 방패로 막고, 오른손에 든 검으로 고블린들을 쓰러트리고 있기때문에 오른쪽의 포위망이 얉아졌다.
앞으로 한번만더 공격을 성공시킨다면 포위망을 뚫을수 있을것 같다. 나는 왼쪽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고블린 한마리를 방패로 밀쳐낸 다음 방향을 돌려 오른쪽의 세 마리를 사정권에 집어 넣었다.
"우와아앗!"
3연격으로 오른쪽 3마리를 쓰러트림과 동시에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재빨리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순간 포위망이 풀리면서 길이 열렸다. 이대로 달려나가면 진영을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때 큐비의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앗! 강화시간이 끝났다냥!
"큭!"
하필 이 타이밍에! 막 포위망을 뚫고 나오려는 순간이었는데 강화 효과가 떨어지면서 몸의 밸런스가 살짝 무너졌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고블린들이 다시 나를 포위 하기 위해 움직였다. 정면이 막히면 끝이기 때문에 나는 공격을 포기하고 전속력으로 앞으로 다려 나갔다.
강화의 효과가 끝나면서 달리기 속도도 느려졌지만, 고블린들의 공격을 방패와 몸으로 맞아주면서 나는 아슬아슬하게 포위망을 돌파할수 있었다.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라냥!
강화효과가 떨어졌어도 민첩성에서 고블린에게 뒤지는 일은 없기때문에 더이상 위험한 일은 없어졌다.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 이곳에서 완벽하게 벗어나는게 좋을것 같다.
나는 고블린들이 쫓아오길 포기 하고 나서도 한참을 더 달려갔다.
"후우~ 죽는줄 알았어..."
정말 정신없이 맞고 또 맞았다. 통각 감소효과가 없었다면 그 고통때문에 중간에 쓰러졌을 텐데, 다행이 잘 버텨냈다.
-수고했다냥. 하지만 아직 위험하다냥. 주변에 고블린들이 모여들고 있다냥.
고블린진영을 간신히 돌파하는데 성공했지만 이 앞쪽은 토벌한적이 없기때문에 아직 많은 고블린들이 돌아다니고 있는것 같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뒤 포탈을 타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그대로 바닥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체력이 20% 이하로 떨어졌다냥. 아슬아슬했다냥. 조금만 더 데미지를 입었다면 죽을뻔 했다냐.
전체 체력이 절반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체력이 회복되는 기능이 멈추고, 25%이하가 되면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5%이하가 되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그대로 죽고만다.
"강화가 없었으면 큰일 날뻔했어."
최대한 막는다고 막아봤지만 역시 다구리에는 장사가없는것 같다. 사실 좀더 냉정하게 전투에 임했다면 이렇게 까지 피해를 입지 않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변을 온통 둘러싸고 있는 녀석들의 모습과 함성소리와 지독한 악취 때문에 냉정하게 임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피해가 컸던거고.
-체력과 기력이 다 회복될때까지 쉬고있어라냥.
"그래... "
큐비와 뭔가 대화를 나눈것 같지만 사실 정신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체력이 떨어진 영향인지 나는 금새 잠이들어 버렸다.
베이스캠프의 레벨이 1 뿐인지라 회복속도는 아주 더뎠다. 한참을 자고 일어난것 같은데도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였다. 그래서 폴을 불러 전부터 사려고 벼르고 있었던 그 물건을 구매하기로 했다.
주머니에서 폴에게서 받은 호루라기를 꺼내었다. 그러고 보니 그토록 엄청 두들겨 맞았지만 호루라기는 멀쩡했다. 운이좋아서 비켜간건지 아니면 워낙에 튼튼하게 만들어 진건지.
피이이~
경쾌한 호루라기 소리가 끝나자 마자, 차원상인 폴이 나타났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강한님."
언제봐도 정중하다. 상인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손님을 기분좋게 만드는 무언가가 폴에게는 있다.
나는 포에게 용건을 말했다.
"포션이 필요해요. 체력을 아주 많이 회복시켜주는."
그동안 회복은 주로 베이스캠프를 의존해왔다. 하지만 오늘처럼 급박한 전투에서는 포션이 꼭 필요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션은 여벌의 목숨을 하나 더 가지고 다니는것과 마찬가지이다. 특히 '한번죽지 두번죽냐'로인해 부활을 했을때 10%의 체력이면 금방 다시 죽어버릴 수 있기때문에 회복포션의 보조는 꼭 필요한 일이다.
... 문제는 가격인데.
"회복포션의 종류는 4가지가 있습니다. 소 부터 특대 까지인데요, 특대가 100% 회복이고 나머지는 25%씩 회복량이 줄어듭니다. 물론 회복포션이라고 해도 체력이 5% 이하로 떨어지면 회복은 불가능 해집니다. 포션을 구매하시겠 습니까?"
소자가 25%회복이면 너무 안좋다. 적어도 50%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가격이 얼마씩 하나요?
정말 돈이, 아니 포인트가 없어서 서럽다.
"소자가 500, 그리고 그 다음 부터 500 포인트씩 가격이 올라 갑니다. "
역시나 비싸다. 그래도 할 수없다. 꼭 필요한거니까.
"소짜리 하나 주세요."
"여기 있습니다. 구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체력을 25% 회복시켜주는 포션을 하나 사니까 전재산이 날아갔다. 포션은 아공간에 보관해 두고 정말로 필요한 순간에나 써야겠다.
그러고보니 전에 큐비가 폴이 내가 살고있는 세계의 화페를 다루고 있다는 말을 한적이 있었지. 궁금한데 물어볼까?
"저기요, 폴 궁금한게 있는데요?"
폴은 전혀 귀찮아 하는듯한 기색도 없이 정중하게 말했다.
"얼마든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태도다. 정말 상인의 귀감인것 같아. 나는 현실 세계의 화페에 관해서 물어보았다.
"전에 큐비가, 폴이 포인트를 우리 세계의 화폐로 바꾸어 준다고 했는데, 정말인가요?"
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연이 있어서 강한님의 세계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나라의 화폐들을 보유하고 있지요. 물론 강한님의 조국의 화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보유하신 포인트와 교환해 드리겠습니다."
과연 어떤 인연인지 무척 궁금했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 이므로 넘어가고 중요한 그것에 관하여 물어보았다.
"교환비율이 어떻게 되요? 원화로요."
"포인트와 원화가 1 : 100 입니다. 날짜와 시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 현제는 그렇습니다."
1포인트가 100원이라는 소리니까 1000 포인트면 10만원이다. 언젠가는 포인트를 마구마구 벌어서 돈으로 왕창 바꿀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첫거래 감사합니다, 강한님. 이건 저희쪽에서 준비한 선물입니다."
"선물이요?"
폴이 건네준것은 명함크기의 종이였다.
"서비스 이용권?"
"저희 폴상회를 이용해 주시는 고객님께 보답하고자 준비한 특별 서비스입니다."
짝짝!
폴이 자신의 귀옆으로 손을올려 박수를 두번 쳤다. 그러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오두막 한체가 갑자기 나타났다.
"뭐, 뭐야?"
"자, 안으로 들어가 보시죠."
나는 폴에게 등을 떠밀려서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우와~"
밖에서본 오두막은 아주 작은 크기였는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 나왔다. 오두막 안 가운데에는 침대가 놓여있었고 그 위에는...
"바, 바니걸!?"
"Hi~ 만나서 반가워요. 린네라고 해요~ 올해 나이 22살!"
금발머리의 미모의 아가씨가 바니걸 복장을하고 침대끝에 걸터앉아 있었다.
"서비스권 보여주시겠어요?"
"아, 예."
나는 폴에게서 받은 서비스권을 린네씨에게 보여주었다.
"예, 첫거래 서비스권 확인 했습니다. 그럼 서비스를 시작할게요~"
"무, 무슨 서비스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전개 나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후훗 알면서. 기.분.좋.은.일."
어버어버...
잠시후.
멍...
"후후, 이번에는 여기까지. 다음에는 좀더 좋은걸 해드릴게요. 바이바이~"
멍...
난생처음 맛본 황홀한 체험이었다.
오두막을 나왔을때 폴이 기다고 있었다.
"본 상회의 서비스는 어떠셨나요? 만족 하셨습니까?"
끄덕끄덕
"앞으로도 거래실적에 따라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니 많은 이용 부탁드리겠습니다."
끄덕끄덕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폴이 작별인사를 하고 떠났다. 그제야 나는 어느정도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던젼을 공략해야하는 이유를 하나 더 찾은것 같아."
죽을힘을 다해서 포인트를 모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된 날이었다.
============================ 작품 후기 ============================
이번에는 그냥 올리지만 다음화 부터는 편집을 바꿔서 올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