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8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길드가 등장했다고? 생각보다 빠른데? 여기를 어떻게 알았지?"
내가 1계층의 플로어 마스터를 쓰러트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이곳에는 밤낮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그래봤자 2, 3일 정도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벌써 길드에서 이 던젼을 발견하고 진입해 온것에 상당히 놀랐다.
-이곳이 열린건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냥. 그렇게 화려한 변화를 주변에서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냥?
"그렇구나, 이곳에서 사람을 본적이 없어서 다른사람의 존재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어."
솔직히 무인행성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봉인이 풀린 후 에도 주변에 민가 같은것도 전혀 없었으니까. 사람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 나혼자 있다는 생각을 했었던것 같다.
"그래도 너무 행동이 빠른거 아니야?"
-길드는 던젼을 탐색하는 모험자들의 모임이다냥. 던젼을 발견했다고 하는 보고를 듣자마자 달려왔을 거다냥. 던젼만 보면 환장하는 개미때들 같다냥.
개미때라니, 뭔가 무서운 표현이다. 잠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게 이 던젼으로 들어오는 상상을 해보았다.
"길드가 이곳에 얼마나 있어?"
-왕국 소속만 따져도 20개가 넘는다냥. 마스터급을 포함하는 길드도 3개나 된다냥.
"마스터?"
소드마스터, 쿵푸마스터 할때 그 마스터? 내가 잘 몰라하는 눈치이자 큐비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검술이 일정 수준에 이르는 달인을 마스터라고 한다냥. 강한이 네 기준으로 말하면 검술랭크 5 이상이다냥."
검술랭크 5라면 마이너스 포인트가 무려 이백 오십만이 필요한 어마어마한 경지다. 지금으로서는 꿈도 못꾸는 수준인것 같다.
"그런 녀석들을 상대로 내가 먼저 이 던젼을 정화 시켜야 한다는 말이야? 그게 가능이나 한거야?"
도저히 불가능한 임무를 떠 맡은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괴물들을 제치고 내가 먼저 이곳의 보스를 쓰러트려야 한다고?
하지만 큐비의 다음 말에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마스터쯤 되면 엉덩이가 무겁다냥. 그렇게 쉽게 움지이지 않는다냥."
그 마스터가 움직이기 전에 마스터를 능가해야 한다는 말이구나. 포인트 오십만. 언제 쯤 가능한 일 일까?
"그 마스터들이 나를 적대시 하거나 하는 일이 있을까?"
던젼의 주인을 퇴치하는 일도 힘든 일인데, 그런 괴물들까지 상대해야 한다면 목숨이 몇 개 있었도 모자라겠다. 일단, 수없이 많기는 하지만.
"길드 성향에 따라서 다르다냥. 어떤 길드는 던젼 내에서 다른 길드의 길드원을 습격하는 악질 길드도 있다냥. 강한이 너도 혼자 다니다보면 얕보일 수 있으니까 최대한 숨어서 다녀야 한다냥."
이 던젼은 겉으로는 개방되어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떤 규모의 테두리 안에 갇혀있는 폐쇄된 곳이다. 이런 곳에서는 언젠가 다른 길드에게 노출 될 수 도 있을것이다. 그래도 최대한 조심해서 다녀야겠다.
"일단 지금 들어왔다는 녀석들을 보러 갈까? 던젼 입구가 바로 근처지?"
베이스캠프가 던젼 입구의 바로 좌측 구석에 생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여기서라면 조심해서 접근하면 안들키고 구경할 수 있을것 같다.
-알았다냥. 나도 어떤 녀석들일지 궁금하다냥.
큐비의 동의를 얻고, 새로 들어온 길드를 확인 하기 위해 입구방향으로 향했다. 이 곳의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지 매우 궁금했다.
"확실히 이공간형 타입의 던젼이네. 저기 하늘을 봐."
"응, 주변 풍경을 보니까 와일드포스 세력의 던젼인것 같아."
입구쪽으로 향하던 중에 앞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였다. 나는 속도를 늦추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얼마안가 길드원들로 보이는 인원들이 보였다. 목소리가 들린 2명 이외에도 8명이 더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지구의 인간들과 다를것이 없어보였다. 역시 큐비나, 폴은 특이한 분류에 들어가는 것이였어.
"이계층에 있는 고블린들은 나 혼자서도 충분 하니까 파를로는 쉬고있어."
여성이 도도한 표정으로 동행하고 있던 남성에게 말했고, 파를로라고 불린 다소 선이 가는 보라색 머리의 남성은 곤란하다는 듯이 두 손을 저으며 말했다.
"세리스에게만 맡기고 있을 순 없잖아. 나도 도와줄게. 사부님의 본대가 오기전에 공략을 끝내놓자."
앞에 서있는 두명을 포함해서 전원이 비슷한 복장을 갖추고 있었다. 청색빛이 감도는 철제 갑옷위에 녹생의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망토에는 세검과 방패가 교차하는 문장이 세겨져 있었는데, 아마도 길드를 나타내는 표식인 모양이다. 무기는 저마다 다른 종류의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 앞에 두사람은 표식처럼 세검과 방패를 장비하고 있었다.
인원들중에 유일한 여성인 길드원은 같은계통의 갑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형태가 약간 달랐는데 가슴위쪽은 깊게 파여서 하얀 피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하반신의 갑옷은 스커트형태로 되어있었다. 스커트 밑으로는 검은색 타이즈를 입고있어서 속옷이 노출되는 불상사는 없을것 같다.
그리고 얼굴은... 어? 그 여성의 얼굴을 보다가 순간 깜짝 놀랐다. 현실 세계의 지은양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세히 보니 똑같은 얼굴은 아니였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나 닯았다. 세상에는 닮은 사람이 세사람은 있다고 하던데, 이세계에도 닮은 꼴이 있는건가? 만약 그렇다면 나 닮은 사람은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다.
"먼저 숙영지를 건설할 곳을 찾자. 임시적으로 사용할거니까 너무 좋은곳을 찾을 필요는 없지만, 식수확보를 위해 되도록 입구 근처에서 찾아봐. 와일드포스세력의 던젼은 물이 항상 부족하니까."
"예, 아가씨!"
세리스라고 불렸던 여성이 주위를 둘러보면서 말하자, 뒤에 있던 사람들이 명령대로 좋은 장소를 찾기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아무래도 저 세리스라는 여성은 높은 신분의 사람인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한것 같아서 다행이야. 발바롯사 놈들이 움직인다고 해서 서둘러 달려온게 정답이었나봐, 세리스."
다른 사람들은 흩어졌지만 파를로라는 남성은 곁에 남아있었다. 저 남성도 다른 이들보다 신분이 높은것 같다. 그의 말에 여성은 뭔가를 떠 올린듯 치를 떨며 말했다.
"으읏! 그 재수없는 놈들, 다음에 또 시비를 걸면 그때는 정말 안봐줄거야!"
두 남녀가 내가 알아듣지 못할 내용의 이야기를 나누며 안쪽으로 걸어갔다. 나는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기다렸다가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베이스캠프에 돌아와 길드원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다 한가지 위화감을 깨달았다. 그들의 대화가 한국어로 이루어 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내게는 한국어로 들린것이다.
큐비에게 물어보았다.
-아바타 시스템은 이계에서 자질을 갖춘사람을 찾아서 이곳으로 보내는 마법장치다냥. 그러니까 당연히 통역마법이 달려있다냥.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다. 요즘 외국인과 대화한적도 없었고, 영화나 텔레비를 본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편리한 기능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현실로 돌아가면 토익시험 준비를 해야겠다.
"그런데 그들이 이곳을 이공간형 던젼이라고 했어. 그게 뭐야?"
모르는것 투성이라 어쩔 수 없이 큐비에게 물어보았고, 큐비는 간단히 대답해 주었다.
-이곳처럼 던젼안에 다른 공간이 있는 던젼의 형태를 말한다냥. 이곳을 보면 던젼 안이라고는 생각이 안들지 않냥?
"그러고 보니 그랬지. 난 던젼이란 다 이렇게 생긴건줄 알았어."
고마워요, 큐비 웨건.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때 동굴속에 하늘이 있는걸 보고 깜짝 놀랬었다. 이곳은 특별한 형태의 던젼인 모양이다.
그리고 보니 그 두사람, 이곳 계층에 고블린들만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듯 했지. 던젼에 대해서 잘 아는 그 두사람이 어째서 잘못 알고있는거지?
큐비 웨건이 대답해 주었다.
-이 던젼이 특이한 경우다. 던젼자체가 봉인 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상에 있는 계층부터 고블린이 진출해 있었다냥. 보통은 1계층에 고블린이 있다냥.
아하, 그래서 그런 착각을 한거구나. 어쩐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렇다면 저 사람들 약간 위험한거 아닌가? 고블린인줄 알고 기다렸더니 오크가 튀어나오는 결과가 될테니까.
"큐비, 아까전에 두사람 에널라이즈 결과를 보여줘."
큐비의 설명에 따르면 두 사람만이 제대로된 전투인원이고 나머지는 보조나 잡일역할을 하는 이들이라고 한다. 실제적인 전투는 두사람만이 나서서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두사람은 고블린들 정도는 자신들 만으로도 돌파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었다. 그럼 어느정도는 실력을 갖추고 있을것이다. 어쩌면 나보다도 강할지도.
-알겠다냥. 에널라이즈 결과 출력한다냥.
[세리스?}
체력 : 4300 무기 : 500
기력 : ??? 갑옷 : 500
힘 : 28 방패 : 200
지력 : 21 부츠 : 2
민첩 : 17
방어 : 31
저항 : 20
[파를로?]
체력 : 4500 무기 : 500
기력 : ??? 갑옷 : 350
힘 : 22 방패 : 200
지력 : 19 부츠 : 2
민첩 : 20
방어 : 19
저항 : 17
"가, 강해!"
두사람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나를 압도한다. 특히나 무기와 방어구의 수치가 엄청 높다. 내가 무기랭크를 3까지 올려도 저것보다 높을지 알 수 없다. 예상되는 수치는 400인데 4랭크까지 올려야 비로서 넘을 수치인것이다. 4랭크까지 가는데 50만 포인트가 필요하다는걸 생각하면 얼마나 비싼 방어구인지 짐작이 될것이다.
한가지 이상한 점은 여성이 장비한 갑옷이 노출도가 더 많은데 방어력은 오히려 높다는 점이다. 그에 대에 큐비는 원래 그런거라는 소리를 했다.
아까 위험할거라고 했던 말 취소다. 저런 스텟과 장비라면 오크 20마리쯤은 몇초면 사냥할것 같다. 통상공격 한방이 오크기병의 돌격보다 더 강력하니 말 다했지.
고블린 상대로 무쌍찍으면서 한없이 높아졌던 자신감이 뚝하고 끝모르게 추락했다.
"여기 사람들은 다 저렇게 괴물들 뿐이야?"
체력조차 내 10배다. 마스터가 문제가 아니다. 당장 이번층 플로어 마스터도 저 들이라면 쉽게 잡을지도 모른다.
-저들의 문양을 보니까 렐리라는 길드의 인원들이다냥. 렐리길드는 렐리라고 하는 여성 마스터가 만든길드다냥. 그 마스터가 기른 제자들 같다냥.
"아무튼 저 사람들보다 먼저 플로어마스터를 쓰러트려야 한다는 거잖아! 무슨 수로!"
-...힘내라 냥.
이렇게 된 이상 여유 부릴 시간은 없다. 서둘러 오크들을 사냥해서 300마리 토벌 보너스를 받아야 해. 제길, 거기다 저들에게 들키지 않고 던젼을 탐색하면서 사냥까지 해야 한다니. 산너머 산이다.
"큐비! 오크들의 위치를 파악해줘! 그리고 아까 그 길드 사람들도! 들키지 않게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오크들부터 차례로 사냥해야겠어."
-알았다냥. 그리고 플로어마스터도 먼저 쓰러트려야 하니 탐색도 잊지 말라냥.
"알고있어."
큐비는 다시한번 내가 먼저 플로어마스터를 쓰러트러야 한다고 말했다. 중요하다고 두번 말했다.
나도 그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지금은 실력이 부족한걸 어쩌라고.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베이스 캠프를 나섰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매우 좋았었는데 길드의 실력을 알게 된 이후로 급격하게 텐션이 가라앉았다. 지금 던젼에 들어온 사람들과 그 뒤에 있다는 마스터의 존재까지.
큐비의 부탁을 들어주는 일은 멀고도 험란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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