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9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오크무리들을 사냥하는데 있어서 장비랭크를 올린 효과가 확실히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기병들의 돌격의 의한 데미지도 거의 받지 않게되었고 오크전사의 방어력도 문제가 없었다. 화살공격은 여전히 짜증이 났지만, 실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는건 아니라서 버틸만 했다. 랭크 한단계의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지니, 어떻게 해서든 랭크를 올리는게 중요하게 느껴졌다.
"검술랭크도 포인트, 스킬습득도 포인트, 장비랭크도 포인트, 포인트, 포인트...."
-히, 힘내라냥
모아도 모아도 모이지 않는 포인트때문에 한숨이 나왔다.
사냥하는데 있어서 가장 짜증나는건 바로 길드녀석들이다. 한참 사냥을 하고 있더라도 녀석들이 접근하면 도망을 쳐야 했기 때문이다.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녀석들이라(아니 우리의 목적을 생각하면 적이지만) 내가 저들 보다 강해지기 전에는 저녀석들에게 내 존재를 들켜서는 안된다. 아니 강해지더라도 왠만해서는 알려지지 않는편이 좋다. 플로어마스터를 저들보다 먼저 사냥하는데 있어서 내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나에게 좋은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몬스터 700체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체력 100 기력 20이 영구히 추가됩니다.]
[오크궁수 300체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전 능력치 1이 임시로 추가됩니다.]
아무튼 놈들을 피해가면서 이리저리 열심히 움직인 끝에 무려 스무 무리의 오크들을 사냥할 수 있었고 몬스토 토벌 500체와 700체 보너스 그리고 오크궁수와 오크전사 토벌보너스로 체력과 기력 스텟을 올릴 수 있었다. 현재 체력은 1100을 돌파했다. 드디어 고블린의 반 정도까지는 올라간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건 몬스터 토벌 개체수에 300마리 이상 잡은 몬스터는 더이상 포함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홉 고블린을 잡으면서 수없이 많은 고블린도 꼽사리로 잡았지만 토벌수는 전혀 늘지 않았다.
"아직 그 남자녀석에게는 미치지 못하려나?"
스텟에서는 차이가 거의 나지 않지만 무기의 차이가 심했다. 검술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마스터를 사부로 두고있는 녀석보다 내가 앞설것 같지는 않다.
그 파를로라는 녀석은 왠지 처음 볼때부터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놈때문에 사냥에 몇번 실패하고 나서는 더욱더 싫어졌다. 현실세계의 재벌3세를 보는것 같은 기분이다. 생긴것도 성격도 다른데 왜 두 놈이 비슷하게 느껴지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놈다 싫다. 내 당면의 목적은 그놈을 스텟으로 눌러버리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서른 무리의 오크들을 토벌했고, 렐리길드의 녀석들도 보이는 족족 사냥에 나섰기때문에 더이상 근처에는 오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럼 이제 남은건 저기를 지나는것 뿐인데."
지도를 작성하면서 던젼 안쪽으로 향하기위해 길을 찾아보았지만 높은 절벽으로 가로막혀 있어서, 도저히 넘어갈 수 없었다. 유일한 길은 던젼의 가운데 쯤에 있는 경사진 고개길 뿐이었는데 지상에서와 마찬가지로 몬스터 진영에 의해 가로막혀 있었다. 이번에는 고블린이 아니라 오크들이 지키고 있을 뿐 아니라, 목책같은 방어 시설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서 쉽게 뚫어낼 수 없을것 같아 보였다.
"저곳에 오크들이 몇마리나 지키고 있는거야?"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많은 수의 오크들이 있었는데, 특히나 평소에는 귀찮기만 할 뿐 그렇게 위력적이 못했던 오크 궁수들이 길게 열을 맞추어 서있는 모습은 두려움 마저 느끼게 했다.
-오크궁사만 50마리다냥. 오크전사가 30마리에, 오크기병 20마리도 진영 뒤쪽에 대기하고 있다냥.
제길 오크궁사 50마리가 일점사 한다면 반만 맞아도 한번의 125의 체력이 깍여나간다. 체력이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최소데미지 판정은 짜증나게 하는 요소이다. 강화스킬로 강화해도 입는 데미지량은 똑같기 때문에 어찌보면 이 진영에서 가장 짜증나는 적이 바로 궁수일 것이다.
"일단, 다른 곳에 길이 있는지 더 찾아보자."
-좌측에 아직 맵이 완성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냥.
큐비가 안내해 주는 곳으로 움직였지만, 솔직히 길이 있지는 않을것 같았다. 다른 길이 있다면 저런 길목에 진영을 세워두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윗층에서도 이런식으로 길을 막고있는 진영이 있었고, 아마도 다음 층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일단 더 찾아보기는 해야겠다.
아직 맵이 완성이 되지 않았던 지역은 사막이 넓게 펼쳐져 있는 곳이었다. 지도상으로 거의 4분의 1이 사막지형인데 이곳은 특히 그 넓이가 넓었다.
"소설 같은데 보면 이런 지형에는 웜같은 몬스터 들이 살고 있던데."
눈앞에 내려다 보이는 거대한 사구는 웜이 숨어있기 딱 알맞은 장소였다. 하지만 이곳 던젼에는 와일드포스 세력의 몬스터들 외에는 살지 못한다고 한다. 던젼의 주인의 영향력이 너무나 크기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절대로 와일드포스 이외에 몬스터가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냐.
큐비는 자기가 그렇게 설명해줬으면서 자기가 그 말을 부정한다.
"예외라도 있는거야?"
-그렇다냐, 보통 '규격외 몬스터'라고 불리우는 개체들이다냥. 그들은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에 미궁의 주인들의 압력도 견뎌낼 수 있다냥.
그런 녀석들이 던전에 있다면 상당히 위험한 일인데. 만약에 탐색중에 마주치면 어떻하지? 도망이나 제대로 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보이게 된다면 내가 미리 알려주겠다냐. 걱정말라냐.
"고마워 큐비게이터."
-이상한 별명을 붙이지 말라냐.
나에게는 강력한 탐색능력을 갖고있는 큐비가 있으니까 그런 몬스터들이 있다고 해도 미리 알고 도망칠 수 있을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안심이 되었고, 나는 다시 탐색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나 길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것 같다. 사구를 피해서 좀더 안쪽으로 접근 해 보았지만 맵 중앙에서부터 시작된 절벽은 가장 왼쪽 구석에 다다를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그 끝은 결계가 가로 막고 있었다.
"역시 그 중앙의 오크관문을 뚫을 수 밖에는 없는 걸까?"
-음냐, 오른쪽은 이미 충분히 살펴 보았지만 다른 길은 없었다냥. 어쩔 수 없이 뚫고 지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냐... ! 멈처라, 강한! 규격외 몬스터다냥!
큐비가 매우 놀라서 떨리는 목소리로 경고했다. 규격외라고? 설마 아까 이야기한 바로 그 강력한 몬스터?
"어디야?"
아직 위치파악을 하지 못해서 그자리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큐비에게 물어보았다.
-바로 뒤에 있다냥! 아직 강한이를 눈치채지는 못한것 같다냥!
조심 스럽게 돌아보니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거대한 녹색의 전갈 한마리가 보였다. 꼬리를 바짝 위로 세워 올리고 거대한 앞발로 모래밭을 해집고 있는 중이었다. 그 크기는 경비행기 1대에 필적할만큼 거대했다. 딱봐도 강력해 보이는 녀석이다.
-조심스럽게 떨어져라냥! 눈치 채이는 순간 전투모드에 돌입하고 만다냥!
전투 모드에 들어가면 포탈을 열 수가 없게된다. 조마조마 한 마음으로 살짝살짝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 그때 내 주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생겨났다. 엄청 싫은 느낌이 들면서 뒷머리가 쭈삣하고 섰다. 나는 있는 힘껏 옆으로 몸을 날렸다.
쾅!
"으악!"
내가 서 있었던 곳에 커다란 무엇인가가 떨어져 내렸고 그 충격파는 몸을 날린 나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데굴데굴 구르다가 일어서서 무슨일인지 살펴보니 아까본 거대전갈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가만히 노려만 보고있는데도 다리가 떨릴정도로 기세가 흉악했다. 다만 아까 그 전갈은 녹색이였는데 이녀석은 빨강색이었다는 점이 다를뿐이었다. 아마도 절벽 위에서부터 떨어져 내린것 같다.
-미,미안하다냐, 다른 한놈때문에 인식을 못했다냐...
큐비가 사과를 해왔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큐, 큐비, 에, 에널라이즈..."
-알았다냐...
[그레이트 스콜피온/적]
체력 430000 무기 ???
기력 ??? 갑옷 ???
힘 52
지력 17
방어 43
민첩 32
저항 3
"......"
압도적인 스텟을 보고 할말을 잃어버렸다. 이건 죽었다가 깨어나도 못이긴다.
죽으라는 거구나 여기서. 그것도 한번 죽어도 곧 바로 부활하니까 2번 죽으라는 거구나. 이런 놈을 여기에 풀어놓은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살의가 부글부글 끊어 올랐다.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 된다냥. 강한이는 죽어도 죽지앟는 불사신이다냥.
큐비도 포기한것 같다. 어떤일과 무슨일이 동시에 일어나도 이건 죽을 수 밖에 없다는걸 아는것이다. 녀석이 집게발을 올리는것을 보고 나는 몸에 힘을 빼고 눈을 감았다.
퍽!
엄청난 충격과 함께 몸이 붕떠서 날아갔다. 단번에 체력이 0이 되었다. '한번죽지 두번죽냐' 속성이 발동되어 체력이 다시 10% 남은채로 살아나겠지만 그래봤자 별 수 있나. 다시 한번 죽을 뿐이지.
철퍽!
체력이 0이된 상태로 붕 떴다가 그대로 모래사장에 쳐박혔다. 체력이 0인 상태라 아무런 감각도 없다. 그러다 몸에서 빛이 나더니 통증과 함께 체력이 10%까지 차올랐다.
...그러면 뭐해, 어차피 도망도 못가는거.
압도적인 민첩성의 차이는 도망갈 의지조차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자 이제 마무리 해라, 망할 놈의 전갈녀석아. 그때 큐비가 갑자기 소리쳤다.
-!!! 일어서라냥. 방금 한번의 죽음으로 녀석이 너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냐!
"?"
무슨뜻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큐비 말대로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도 녀석을 나를 보지 않고 있었다. 이건 대체...?
-일종의 무적시간이다냥! 빨리 도망쳐라냥!
벌떡!
만약 그렇다면 살 수도 있다! 나는 전력을 다해 뛰어보았다.
"크앙!"
그렇지만 녀석이 그런 나를 발견해 버렸다. 안타깝게도 무적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뭐가 이렇게 짧아!
비록 지금은 거리가 벌어져 있지만 민첩성의 차이때문에 그 거리는 금방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 거리는 나에게 충분히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시스템! 서몬 홉고블린!"
남아있는 기력을 모두 투자해서 홉고블린을 나와 전갈 사이에 소환시켰다.
[서번트와의 힘스테이터스 매칭에 패배하였습니다. 소환 가능시간이 1/10 로 줄어 듭니다.]
그랫지, 참! 그래도 2초면 어디야, 좀 막아봐라, 홉고블린! 그 사이에 나는 도망칠테니!
"겔록?"
갑자기 소환되어 나타난 홉고블린이 당황한듯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러다가 자신앞에 어떤 존재가 있는지 보게되었다.
"...겔록"
퍽!
돌연변이 홉고블린이 단 1초도 못버티고 집게발 스매쉬에 맞아 날아가 버렸다. 미안하다 홉고블린. 첫 소환이 이런식이라서.
하지만 덕분에 나는 간신히 전투 구역을 벗어날 수 있었다.
"큐, 큐비... 포탈..."
-알았다, 냐!!!
체력이 계속 줄어들어 5%를 향해가고 있었다. 거의 죽기직전에 나는 포탈을 타고 베이스캠프에 돌아올 수 있었다.
"사, 살았다아~"
죽는줄 알았는데 살아났다. 만약에 죽었다면 그동안 쓴 포인트가 모조리 날아가기 때문에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는 정말 힘든 일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위층의 고블린들이
전멸한 상태이고, 지금 있는 계층에서도 절반 가까이의 오크들을 사냥했다. 몬스터들이 리젠되거나 하지는 않는 이상, 전혀 포인트를 모으지 못한 상태로 플로어마스터를 상대해야 하는데, 그건 그냥 자살 행위이다.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삶의 찬가를 부르고 싶은 기분이다. 그때 시스템의 알림이 있었다.
[새로운 길드가 던전에 진입 하였습니다.]
몰라, 귀찮아...
체력도 기력도 완전히 방전된 나는 움직이지 못한체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 작품 후기 ============================
추천, 선작이 조금씩 늘때마다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