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8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하이레딘이라면 검술 6랭크급의 마스터라는 발바롯사의 의형이잖아. 그런 놈이 이곳으로 온다는거야?
검술 2랭크만으로도 얼마나 강해 질 수 있는지 체감했는데, 6랭크라면 얼마나 강할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마스터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걱정할것 없다냥. 마스터가 5, 6계층도 아닌 겨우 2, 3계층 돌파한 시점에서 움직이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거다냥.
"낮은 계층에서 마스터가 활동하지 않는 이유라도 있는거야?"
처음부터 그 전략 병기들이 활동한다면 던젼공략은 우습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아직 마스터들을 본적이 없다.
-이공간형 던젼이 갖는 특징 때문이다냥. 이런 던젼들은 각층마다 사용 가능한 에너지양에 제한이 있다냥.
"어떤 에너지를 말하는거야?"
-인간이나 동물 몬스터등 모든 살아 움직이는 것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다냥. 각층에 있는 플로어 마스터를 쓰러트리고 다음층을 개방하지 않는한 그 제한이 걸린다냥.
"그 말은 마스터가 온다고 해도 에너지의 제한때문에 본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야?
-그렇다냥. 그건 몬스터들에게도 적용된다냥. 그래서 몬스터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에너지가 제한받지 않는 층에 거주한다냥.
1계층은 고블린, 2계층은 오크, 3계층은 트롤... 그러고보니 딱딱 층별로 처음 등장하는 몬스터들이 정해져 있었다. 그건 누군가가 그렇게 배치해서 라기보다는 트롤이 에너지 제한때문에 2계층으로 올라올 수 없었던 것이였구나.
하지만 거기에 의문이 하나 생겼다. 바로 남쪽에서 마주친 전갈녀석들의 존재.
"규격외 몬스터라던 그 전갈은 그렇게 강한 녀석이 왜 이런 저층에 나타난거지?"
그녀석 정도로 강한 몬스터라면 적어도, 4, 5계층에서 나와줘야 예의 아닌가? 큐비는 그것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그녀석은 이 던젼을 지배하는 세력 와일드 포스의 속한 몬스터가 아니다냥. 그래서 이 던젼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고 자체적인 에너지만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냥. 그래서 외부와의 에너지 라인을 차단했기 때문에 던젼의 에너지 제한을 무시 할 수 있다냥.
"던젼이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그렇다냥. 그렇지 않으면 몬스터들이 무얼먹고 생활하겠냥?
생각해보니 던젼안에는 식물은 존재하는데 동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식물도 그렇게 왕성한 생장을 보이지는 않는다. 몬스터가 식물을 먹는건 상상이 안가는데?
"그럼 결국 그 전갈녀석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건데?"
-아주 조금씩 말라죽어가고 있다냥.
"헐..."
-그리고 인간도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는걸 잊마라냥.
응? 무슨 소리야? 렐리 길드원들 보면 매 끼니마다 아주 잘 챙겨먹던데?
-공기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받아들인다냥. 인간은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기때문에 던젼에서 흡수하는 에너지의 양은 많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받아들이게 되면 던젼의 에너지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냥.
죽을 각오를 하고 외부의 에너지 공급을 차단한다면 저층계 에서도 자신의 원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굶어죽게 되겠지. 응, 알았다. 힘이 제한되는곳에 마스터들이 나타날리가 없겠네.
그럼 하이레딘이라는 놈은 왜 여길 찾아 온다는 거야?
아직 움직일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는 중소길드연합을 뒤로 하고 나는 다시 사냥에 나섰다. 루이스의 길드는 아직 던젼 입구에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다. 베이스캠프 근처는 큐비의 탐색범위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루이스의 길드가 그곳에 도착하면 큐비가 바로 알아챌 수 있다.
뭐 던젼의 넓이가 있으니까 하루나, 이틀은 걸리겠지. 난 좀 더 사냥을 해서 루이스에게 산처럼 쌓아놓은 장비와 사체를 보여주기로 했다.
북쪽으로 조금씩 올라가면서 오크들을 찾아 사냥을 하던 중이었다. 어느 순간 오크전사나 울프라이더들이 보이지 않게 되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찰라 오랜만에 오크궁병들이 눈에 들어왔다.
"포인트 얻는데는 더 이상 도움이 안되는 놈들이지만 이제는 돈이 되는 녀석들이지."
-하아... 그 시간에...
"알았어, 알았어. 조금만 잡을게."
일부러 찾아다닐 필요는 없지만 눈 앞에 나타났는데 안잡을 이유가 없지. 나는 검을 들고 재빨리 녀석들에게 달려 들었다. 그런데 이녀석들 움직임이 이상하다. 내가 달려들면 죽어라 도망을 간다. 화살공격 범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인가 했는데 그렇다기에는 너무 필사적으로 도망간다. 그리고는 내가 멈추어서면 다시 돌아와서 찔금찔금 화살을쏜다. 아주 신경을 자극할 정도로. 그 움직임은 마치.
"저녀석들 설마 나를 유인하고 있는거야?"
-오크가 유인책을 쓴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다냥.
"그렇지만 저건 누가봐도 나를 유인하고 있는거잖아."
내가 자리에 멈춰서서 가만히 있었더니, 녀석들이 좀더 대담하게 접근해 화살을 쏘아보냈다. 그러다 내가 덤벼들것 같은 모션을 취하니 기겁을 하고 달아난다.
-...유인책이 확실하다냥.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다냥.
매복이라도 하고 있는건가?
"뭐가 있던지 간에 일부러 함정에 빠져줄 필요는 없겠지."
나는 다시 화살을 날려대는 오크궁수들을 무시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아! 칸, 마침 출발하려던 참이었어요."
렐리 길드가 야영을 하고있던 장소로 돌아왔을때 길드원들은 짐을 정리하고 이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
나는 별말없이 대열의 맨 뒤로 이동해서 묵묵하게 걷기 시작했다. 파를로가 선두에서 길드원들을 이끌었고 세리스는 나를 향해 걸어왔다.
아까전에 들었던 '얼음공주'라는 충격적인 별명을 떠 올리고 다시 세리스를 바라보았다.
"어디 있다가 오셨어요? 사냥?"
역시나 나긋나긋한게 얼음공주와는 거리가 있었다. 원래 성격과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뭔가 의도하는바가 있을터. 나처럼. 나는 세리스를 조금 경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오크들이 유인책을 쓴다는 소리를 들어본적있나?"
"오크들이요?"
세리스의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매너를 보여주었다. 세리스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소리는 들어본적도 없어요. 오크들에게는 그럴만한 지능이 없는걸요?"
"그런가."
전술이라면 몰라도 전략을 논하기에는 오크들의 머리속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건가?
그때, 선두에 서있던 파를로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나를 잠시 째려보듯 처다보고는 세리스에게 말을 걸었다.
"세리스, 앞에 오크 궁수들이 있어. 어떻게 할까?"
그러면서 나를 또 힐끔 쳐다보았다. 마치 빨리 튀어나가서 잡고오라는듯한 눈빛이었다. 언제나 오크가 나타나면 미친듯이 달려가서 사냥을 하는 나였기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세리스도 그럴거라고 생각했는지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내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않자 고개를 갸웃하고는 물어보았다.
"이번에는 사냥 안하세요?"
"안해."
오크 궁수라는 말에 아까전에 본 녀석들이 생각났다. 같은 녀석들인지는 모르겠지만 포인트도 안주는 녀석을 일부러 사냥하고 싶지는 않았다. 보는 눈이 많아서 전리품도 챙기지 못하니까.
"파를로. 인원 몇명을데리고 쫓아버리고 와."
"...응, 알았어."
파를로가 나를 또 째려보고는 전투가능 인원들을 데리고 오크궁수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고 보니 사는곳이 어디에요? 왕국국민이시죠? 소속된 길드는 없나요?"
옆에서 세리스가 뭐라고 하는것 같지만 무시하고 파를로가 쫓아간 오크궁수들의 움직임을 살펴 보았다. 역시나 찔금찔금 유인해 내면서 한쪽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었다. 파를로는 자신의 신경을 거스르는 녀석들의 화살공격이 좀 짜증이 났는지 겉으로 보기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추적을 계속했다.
오크들은 조금씩 방향을 틀더니 4시쪽 방향으로 파를로를 유도했다. 아까 내가 마주친 오크들이 분명 10시 방향으로 움직였으니 목적지는 서로 다른 모양이다.
그나저나 파를로 녀석. 열심히도 쫓아간다. 저러다 일낼라. 파를로야 강한녀석이니까 무슨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길드원들은 아니다. 나는 세리스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세리스, 길드원들을 불러들여."
"... 왜죠?"
내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서 뺨을 부풀리고 있던 세리스가 의아한듯이 말했다. 나는 대답대신 손으로 오크궁수들을 가르켰다.
궁금한듯 고개를 돌려 잠시 동안 오크궁수들을 바라보던 세리스가 이내 탄성을 질렀다.
"세상에! 저건!"
"유인책이 확실한것 같군."
세리스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잠시 할말을 잃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리스가 핫 하고 정신을 차리고는 길드원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는 파를로에게 뭔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오크들의 움직임에대해 설명해 주고있는것이겠지.
나도 그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정말로? 오크들이 그런 움직임을 보인다고?"
"그래! 칸이 그렀다고 했어. 그러니까 그만 돌아가자."
세리스의 이야기에 파를로가 움찔했다. 그가 나를 돌아보았다.
"...오크가 유인책을 쓴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는데요?"
파를로의 얼굴에는 약간 짜증이 남아있었다. 오크궁수들이 깔짝대면서 화살을 날려댄게 어지간히 짜증이 났나보다. 나는 말없이 오크궁수들을 가르켰다. 저걸 보고도,
"...모르겠나?"
빠직.
파를로의 내면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린것만 같은건 내 착각일까?
"...우습군요. 오크가 유인책이라니. 그리고 만에 하나 유인책이라고 해도..."
파를로가 휙하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오크들을 향해 전력으로 뛰어갔다.
"오크따위!"
"파를로!"
세리스의 만류에도 파를로는 멈추지 않았다. 저러다 큰일나지.
"저도 가야겠어요! 파를로를 말려야 해요!"
세리스가 자신의 세검을 뽑아들고 파를로를 향해 달려갔다. 아놔, 나는 가기 싫은데... 하지만 만에 하나 무슨일이 있다면 파를로는 상관없지만 세리스는 다치게 하고싶지 않았다. 나도 할 수없이 세리스의 뒤를 쫓았다. 그러면서 길드원들을 향해 말했다.
"당신들은 여기있어요. 무슨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길드원들이 내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외부인의 말을 들어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말이 통하는 모양이다.
오크들이 명백하게 유인을 하고 있지만 세리스와 파를로는 실력이 뛰어나다. 던젼의 구조상 규격외의 몬스터가 아니라면 그렇게 큰 위험은 없을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나는 조금 속력을 줄여서 세리스의 뒤쪽에서 이동했다.
무슨일이 있으면 세리스를 데리고 도망가면 되겠지.
도망가는 오크들을 파를로가 열심히 쫓고, 그뒤를 세리스와 내가 뒤따랐다. 한참을 그렇게 달렸을때 오크들이 달려가는 방향에 커다란 공터가 보였다. 오크들은 그 공터를 향해 달려나갔고 바로 이어서 파를로도 쫓아서 공터로 진입했다. 그때 주위의 공간이 이그러 지면서 전방에 오크때가 나타났다. 얼핏 보아도 수백마리의 오크들이었다. 나타난 오크들이 순식간에 파를로를 포위했다.
-말도 안된다냥! 갑자기 나타났다냥!
세리스도 너무 놀란듯 멈추어 섰다.
"어떻게! 아무런 기세도 없었는데!?"
큐비도 세리스도 아무런 기척을 느끼지 못한 모양이다. 그야말로 갑자기 나타난것이다.
"파를로!"
세리스가 파를로를 구하기 위해서 벽을 만든 오크전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칫!"
그 뒤를 따라 나도 할 수없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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