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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29화 (29/110)

00029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숲 안쪽 공터는 그야 말로 오크들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안에 갖혀버린 파를로가 과연 살아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다행히 렐리의 검술은 검뿐만 아니라 방패도 잘 다루기 때문에 잘 하면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르겠다.

세리스는 정말 필사적으로 달렸다. 파를로와는 사제관계로 아마 어렸을때부터 함께 자랐을테니 눈앞에서 죽어가는걸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을터 일테지. 하지만 간절한 그녀의 심정과는 달리 오크전사들로 이루어진 포위벽은 매우 두터웠다.

"세리스, 물러서!"

나는 세리스를 지나쳐 앞으로 달려나갔다.

"크로스 소드!"

횡으로 넓게 휘둘러지는 검에 앞에 있던 5마리의 오크전사들이 쓰러졌다. 그리고 다시 발을 앞으로 내 딛으면서 다시한번 기술을 펼쳤다.

"크로스 소드!"

두번의 연속된 공격에 어느정도 앞이 트였고, 그 틈을 세리스가 달려들었다. 가벼운 몸 놀림으로 휙휙 피하면서 지나치는 오크전사들의 목을 찔러나갔다.

"취엑!"

마치 춤을 추는듯한 몸놀림으로 벽을 통과한 세리스가 파를로를 향해 달려갔다. 포위벽의 틈 사이로 얼핏보인 파를로의 상태는 이미 심각한 상태였다. 수많은 울프라이더들의 공격을 다 막아내지 못하고 어깨와 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었다. 원래 부상을 당한 상태의 파를로는 이런 대규모의 공격을 버텨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파를로!"

세리스가 파를로의 곁으로 달려가 그를 공격하려던 울프라이더 2마리를 순식간에 쓰러트렸다. 그녀의 찌르기 공격은 워낙에 빠르고 정확해서 일격에 1마리를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파를로를 대리고 포위벽을 빠져나오는건 쉬운일이 절대로 아니다. 특히 빠른 몸놀림을 위주로 싸우는 세리스인지라 파를로를 부측하느라 방패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오크궁수들의 화살공격도 무시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세, 세리스 도, 도망..."

"닥쳐! 너를 놔두고 혼자 도망갈것 같아?"

세리스는 필사적으로 세검을 움직이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나도 포위벽이 수복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여야 했다.

"크로스소드!"

기력이 쭉쭉 빠져나갈 정도로 크로스소드를 남발했지만 잠시만 지체해도 금세 포위벽이 완성되기 때문에 절대 쉬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공격후에 빈틈이 생기는 기술인지라 이미 많은 체력이 깍여나간 상태.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이였다면 이미 예전에 죽었을거다.

나는 피해를 무시하고 정신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러는 사이 용케도 세리스가 파를로를 끌고 내곁으로 다가왔다.

눈이 마주친 그녀가 내게 시선으로 감사인사를 보냈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뒤돌아서서 달려라. 뒤는 내가맡지."

그녀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는 말도안된다며 빽 하고 소리쳤다.

"무슨 소리예요! 같이 도망가야죠!"

"부상자를 데리고? 시체를 세구나 만들셈이냐?"

누군가는 남아서 오크들을 막아야한다. 그래서 내가 남겠다고 한것이다. 물론 자기희생이니 하는 생각으로 나선것은 아니였다. 공터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좁은 편이었고, 왠만해서는 죽지않는 나 이기때문에 할수 있는 일이다.

저 많은 포인트 덩어리들을 두고 어디를 가겠는가?

"전갈때를 잊었나? 방어는 내 특기다."

"칸, 당신 그때 날아가 버렸잖아요! 한방에!"

윽, 그렇긴 하지만 한방을 강조하지 않아도 돼잖아.

"몸을 피하기위해 공격을 이용한것 뿐이다. 걱정말고 가라. 나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남자다!"

세리스가 입술을 꾹 깨물고는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는 내게 말 했다.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해요."

"...가라!"

왠지 사망플래그 세우는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졌다. 나에대해 모르는 세리스로서는 당연한 행동이겠지만 거기서 얼쩡되는게 더 나를 위험하게 만든다. 세리스만 그걸 모른다.

드디어 세리스가 파를로를 업고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겨우 갔구나. 나는 나를 포위하기 위해 주위로 몰려드는 오크전사들을 견제하면서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몇마리의 울프라이더들이 숲을 가로질러 세리스를 쫓아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저정도는 세리스가 처리할 수 있을것이다. 나는 눈앞에 녀석들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먼저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위해 아공간 안에서 포션을 꺼내어 단숨에 들이켰다. 50% 밑으로 내려갔던 체력이 75%로 올라갔다. 이걸로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을것이다. 미리 좀더 사둘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지난일.

그리고는 방패를 최대로 활용하면서 차근차근 오크전사들의 수를 줄여나갔다. 그러는 틈틈히 파이어에로우로 좌우의 나무들에 불을 붙혀서 숲을 통과해 돌아 나오려는 울프 라이더들을 견제했다.

뒷걸음질 치면서 검을 휘두르는건 쉬운일이 아니였지만 난전이 특기라고 할 수있는 나는 피해를 어느정도 감수하는 공격으로 포위당하지 않고 버틸 수가 있었다. 오히려 지금은 공격해 들어오는 오크전사들의 수가 상당히 줄어있었다. 정신없이 공격했기때문에 몰랐는데 벌써 100여마리의 오크전사들을 쓰러트린것 같다.

오크전사들의 포위망이 느슨해 지면서 이번에는 울프라이더들이 달려들었다. 오크전사들을 상대할때는 방패를 이용해 반격위주로 수를 줄여나갔지만, 울프라이더의 경우 늑대와함께하는 공격때문에 방패로 막아내기 까다로운 상대다.

나는 숲속으로 뛰어들었다. 덩치가 큰 늑대들이기 때문에 나무사이로 잘 움직이지 못했다. 게다가 불이 계속 번지고 있어서 우왕자왕하는 경우도 생겼다. 나는 빠른 몸놀림으로 울프라이더들의 공격권을 벗어났다. 어느정도 거리가 생기고 마법을 쓸 시간이 만들어졌다.

"인비져빌리티!"

2랭크 투명화 마법. 30초 뿐이지만 숲에서 투명화된 상대를 찾아서 공격하는건 쉬운일이 아닐것이다. 나는 재빨리 나무사이를 이동하면서 울프라이더들을 사냥했다.

한방에 한마리. 20마리가 넘어가는 울프라이더들을 쓰러트렸을때 마법이 풀렸다. 하지만 이미 울프 라이더들의 수는 많이 줄어들어 있었고, 그대로 몸을 계속 움직이며 울프라이더 들을 사냥해 나갔다. 이제는 굳이 투명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30마리쯤의 울프 라이더들을 더 사냥했을때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칸! 무사했군요!"

돌아올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돌아 올줄이야. 세리스가 길드원들까지 대동하고 돌아온 것이다. 파를로의 모습이 안보이는 걸 보니 어디다 던져놓고 온 모양이다.

"세상에! 이 많은 오크들을 혼자서?"

숲속이며 오솔길위며 온통 오크들의 시체로 뒤덮여 있는모습에 길드원들이 깜짝 놀라했다. 체력이 0이되지 않는한 죽지않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위엄이다.

"세리스, 길드원들을 대리고 오크전사들을 상대해라. 울프라이더는 내가 맞지."

이미 300마리 넘게 토벌한 오크전사들은 획득가능한 포인트가 확 줄어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 300마리까지 많이 남아있는 울프라이더는 꼭 내가 처리해야한다.

세리스가 고개를 끄덕이고 길드원들과 함께 몇 안남아있는 오크전사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나머지 울프 라이더들을 한마리도 남기지 않고 모두 사냥했다.

"다친곳 없으세요?"

전투가 끝나고 세리스가 걱정스러워 하는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 몸을 구석구석 살피더니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상처가 하나도 없으니 상당히 놀란것 같다.

"말했잖아. 방어가 특기라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 많은 오크들을 상대하면서도 아무런 상처도 입지않다니, 너무 놀라워요."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체력이 이미 20% 밑으로 떨어졌고 지금도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중이다. 빨리 캠프로 돌아가서 쉬고 싶다.

"파를로가 그 꼴이 되었으니 던젼탐색은 무리겠군."

파를로의 이야기가 나오자 세리스의 얼굴표정이 어두워 졌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아무래도 그렇죠. 일단 던젼을 나가서 파를로를 치료하면서 사부님을 기다려야 할것 같아요."

"그런가? 그럼 계약은 여기 까지군."

원래는 엔트러스를 발견할때 까지가 계약이지만, 일이 이렇게 된이상 우리들의 동행은 여기서 끝이었다. 세리스같은 미인과 헤어져야 하는것은 아쉽지만 더이상 이 오그러드는 케릭터를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는것은 무척 후련한 일이다.

"저, 다시 돌아 올거예요. 그러니까 그때까지 꼭 무사하세요."

세리스가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얼음공주는 안어울리는 별명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따뜻한 목소리다. 그리고는 길드원들과 함께 내곁을 떠나갔다.

약간 쉬원 섭섭한 감정을 느끼며 뒤돌아 서려는데 멀리서 세리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칸!"

내가 뒤를 돌아보자 세리스가 입에 손을 모으고 큰소리로 외쳤다.

"다음에 만날때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헉... 그녀의 말에 나는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설마 연기하고 있는걸 눈치채고 있었던거야? 기분탓인지 옆에 서있는 길드원들도 웃고 있는것 같았다.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때까지도 나는 그자리에 얼음처럼 서 있었다.

"으, 쪽팔려~"

그동안 세리스와 길드원들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이블을 걷어차고 싶을정도로 쪽팔렸다. 특히나 그 순한 얼굴로 피식, 하고 비웃는 파를로의 얼굴이 떠오르자 졸도하고 싶을정도로 부끄러워졌다.

-연기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냥.

"우우우... 앞으로 세리스는 철저하게 피해 다녀야 겠다."

부끄러운 흑역사를 봉인하기 위해서라도 세리스와 렐리길드는 절대로 피해야만 한다.

나는 일단 베이스캠프로 돌아가서 체력을 회복한 뒤에 격전을 치뤘던 장소로 돌아갔다. 공터에 남아있던 오크궁수들을 마저 처리한 후 장비들을 베이스캠프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혼자서는 감당이 안될 정도였다.

"큐비, 지금 플러스 에너지가 얼마나 되지?"

-3만 6천정도 된다냥.

신문, 방송을 타고 수많은 포인트를 빨아들이던 나의 영웅적인 행적은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며 순식간에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졌다. 예상외였다. 조금더 포인트를 벌어줄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나는 일단 베이스캠프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는 예의 그 문서를 꺼내어 들었다.

"시스템! 슬레이브 스킬 개방, 플러스에너지 3만 포인트!"

[슬레이브 스킬이 개방됩니다. 소환커맨드와 귀환커맨드 부활커맨드가 활성화됩니다.]

[현재 슬레이브 슬롯은 1입니다. 등록된 슬레이브, 회복서포터 '아리'가 베이스캠프에 위치하게 됩니다.]

폴이 아르메디아 꽃에대한 보상으로 넘겨준 노예 서포터 아리. 그동안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해방시켜주게 되었다. 이제서야 해방 시켜주는게 조금 미안하긴 했다.

"반갑습니다. 주인님. 명령을."

베이스캠프 한가운데로 시스템에 갇혀있던 아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내게 사무적인 목소리로 인사했다. 아름다운 20살 처녀의 순종적인 모습에 아주 잠깐 검은 충동을 느꼈지만 인간으로서 할짓이 못된다는 생각에 단호하게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냈다.

"주인 아니야, 너는 이제부터 노예가 아니거든."

나는 손에 들고있던 아리의 노예문서를 그녀의 눈앞에서 갈기갈기 찣었다. 그모습을 본 아리의 눈이 더 할 나위없이 커졌다.

"넌 자유야. 어디든 갈 수 있어."

나는 그녀의 눈을 보면서 말했다. 아리의 커다란 눈망울이 흔들리면서, 물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여기를 벗어나도 갈곳은 있어?"

아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뭐, 고향이 있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노예가 될정도인데 정상적인 상황은 아닐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제안을 건냈다.

"너 당분간 내 밑에서 일 안할래?"

============================ 작품 후기 ============================

추천 감사합니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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