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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31화 (31/110)

00031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생존자 발견! 모두 7명 오크들에게 완전 포위 되어있다냥!

"어디야?"

큐비가 생존자를 발견했다고 전해왔고, 나는 다급하게 물어보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생존자가 있다고 해도 결코 안전한 상태는 아닐 것이다. 큐비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나는 반사적으로 앞으로 달려갔다. 만약 생존자가 있다고 한다면 안쪽일 확률이 높다.

-가장 안쪽이다냥. 100여마리 정도의 오크들이 둘러싸고 있다냥!

달리며 살펴보니 인간들의 시체 말고도 오크들의 시체도 상당히 많이 있었다. 격렬한 전투가 이루어 졌음을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무엇인가를 둘러쌓고 있는 오크들의 무리가 보였고 그 안쪽으로 인간들이 구석으로 몰려 있었는데, 이미 많은 상처들을 입고있는 상태로 보였다.

나는 망설임없이 새로얻은 검기를 전개했다.

"하아아아았! 라인어택!"

내 몸이 한줄기 빛이 되어 오크들의 장막을 뚫고 지나갔다. 이 기술이라면 아무리 두터운 포위벽이라도 한 순간에 뚫어버릴 수 있다.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생존자들을 향해 달려드는 울프라이더들이 보였다. 제발 더 빨리! 혼신의 힘을 다해서 달린 보람이 있었다. 간신히 울프라이더들의 뒤를 잡은 나는 주저없이 검을 뿌렸다.

"크로스 소드!"

"취엑!"

글레이브를 쳐 들었던 세 놈의 울프라이더들의 몸이 이등분되었다.

"익스퍼트!"

"살았다!"

환호하는 그들을 등지고 돌아선 나는 완벽하게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는 오크들을 노려보았다. 이미 지겹게도 싸운 녀석들이다.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내 뒤에서 나를 희망에찬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모두 살리기 위해서는 보통의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레이징 소드!"

녀석들의 속으로 뛰어들었다. 강력한 내려베기의 일격후 몸을 숙인 그대로 270도 회전하면서 베고 올라간다. 특별한 기술이 아니지만 랭크2의 검술과 무기 공격력의 조합으로 멋진 결과를 만들었다. 사방에서 나를 향해 도끼를 휘두르던 오크전사들을 한번에 날려버린것이다.

우측의 오크전사를 베고 반대로 돌아 내려베기로 울프라이더를 세로로 이등분. 그 상태로 오른 다리를 중앙에 놓고 아래로 길게 다운스윙. 정면의 적이 쓰러진 틈을 타서 앞으로 내달렸다.

"따라 오세요!"

생존자들에게 외치면서 달려나가자, 남아있던 생존자들이 화들짝 놀라 급히 따라서 달렸다. 좌우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포위되지 않도록 생존자들이 달릴 수있는 통로를 유지하면서 그들이 가까이 접근하길 기다렸다. 약 5보 정도 앞까지 도착했을때 정면을 향해 다시한번 검기를 날렸다.

"레인어택!"

전방 7m를 뚫어버리는 한줄기의 빛. 공격이 끝나고 반대편에 도달한 나는 다시 몸을 뒤로 돌려 생존자들을 지나쳐 달렸다.

이제 생존자들의 앞에는 어떤 오크들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대로 달려나가면 살 수 있을것이다. 나는 그들을 추격하려고 하는 울프라이더들을 파이어 에로우로 견제하면서 한마리 한마리 수를 줄여나갔다.

이미 생존자들이 멀리 도망간 상태라 나는 마음놓고 날뛸 수 있었고, 얼마안가 오크들을 전멸 시킬 수 있었다.

내가 남아있던 오크들을 모두 처리하고 중소길드연합의 시체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왔을때 생존자들이 나를 보고 반갑게 달려왔다.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7명모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왔다. 그들의 눈에는 살아난것에 대한 기쁨과 많은 동료들을 잃은 슬픔이 뒤섞여져 있었다. 그들의 대표로 보이는 한남자가 나서서 일의 전말을 이야기 해 주었다.

"연합을 결성한 우리들은 상당히 고양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오크들이 나타났고 우리들에게 패해 도망가는 모습에 더욱더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태였죠. 우리도 할 수 있다. 뭐, 그런 생각이 머리속을 꽉채우고 있었습니다."

그가 자조적으로 미소지으며, 씁쓸하게 고개를 젓고는 말을 이었다.

"도망가는 오크를 정신없이 쫓아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명백하게 유인하는 움직임 이였지만,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죠. 누가 오크가 유인책을 펼칠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큐비는 이곳의 사람들이 오크는 유인책을 쓸 수 없다는 편견을 갖고있다고 말한적이 있다. 아마도 이 사람들도 똑같은 상황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그 오크들을 쫓아 이곳까지 왔을때 사방에서 오크 무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어디에 그 많은 오크들이 숨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쪽의 인원도 많았기때문에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그동안 우리들이 상대했던 오크들보다 훨씬 강한 녀석들이었죠."

루이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남쪽에 있던 오크들보다 명백하게 강한 녀석들이라고. 그때는 그냥 넘어갔는데 이 사람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있는것이다.

"정신없이 싸우다 밀리고 밀려서 구석으로 몰렸을때는 겨우 이 인원만이 남게되었죠. 그리고 나리께서 구해 주셔서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게되었습니다."

"칸입니다."

이들도 나를 귀족으로 생각하는것 같다. 굳이 정정해 주지 않고 이름을 알려주었다. 나리 같은 호칭으로 불리고 싶지는 않으니까.

"칸님.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감사인사를 전하는 그들을 바라보다가 한마디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들은 왜 헌터가 되신거죠?"

뜬금없는 내 질문에 당황한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들중 한명이 내게 말했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죠."

"하지만 다른일도 많은데 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이런 위험한 일을 하시는거죠?"

그말에 말문이 막힌 그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다른 한사람이 대답했다.

"뭐,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 일확천금을 노리고 이 일을 하고있는거죠."

그리고 또 한사람이 다른 대답을 했다.

"전쟁터에 끌려가서 뒈지나 여기서 뒈지나 마찬가지 아니요."

"농노로 살다가 굶어죽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생각지도 못했던 대답에 당황했다. 전쟁이니 농노니 하는 말들은 나와는 인연이 없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

"던젼의 마력에 홀렸기 때문이겠죠."

뭔가 가슴에 와닿는 말이였다.

나는 이상한 질문을 한것을 사과하고 그들과 함께 죽은 사람들을 묻는 작업을 시작했다. 무려 200명에 가까운 인원이 희생되었다.

"저희가 어리석었습니다. 우리도 모이면 뭔가를 이룰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죠. 거대길드에 맞서서 우리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우리도 던젼을 공략하고 던젼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겨우 오크들에게 이런 비참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죠.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을 꿈꾸었던 겁니다."

사방에 널린 시체들을 한곳에 모아서 묻고는 간이 장례식을 치른 후에 그들의 대표가 한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큐비가 이야기한 '송사리는 모여도 송사리'라는 말이 떠올랐다. 나도 마음속에서 '약한자들이 전장에 서니까 이렇게 되는거다'라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장례식이 끝나고 오크들의 사체와 장비들을 모았다. 그들은 내게 모든걸 양보하려고 했지만 죽은 사람들이 생각나서 받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것들은 제가 모아서 나중에 여러분들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죽은 사람들에대한 보상금으로 써 주세요."

그들은 몇번 거절하다가 끝내 받아드렸다. 죽은 사람들의 가족도 있기때문에 돈은 꼭 필요했으니까. 자신들이 하겠다는것을 나는 렐리길드의 이름을 팔아서 그들을 돌려보냈다. 입구에서 기다리면 찾아가겠다고 말하니 그들은 알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는 떠나갔다.

"미안하다 또 힘든 일을 시켜서."

나는 아리를 불러내어 오크사체와 장비들을 수거했다. 또다시 만난 사체의 산에 혼절할것 같은 표정을 보인 아리이지만 이내 아무런 불만없이 묵묵히 작업을 시작했다. 나는 그런 아리의 모습을 잠시동안 바라보다가 다시 사체를 옮기는 일을 시작했다.

아리가 무슨 사정으로 노예가 되었는지 궁금했지만 물을 수 없었다. 안그래도 우울한 기분인데 더 이상 우울한 이야기를 들으면 정신건강에 안좋을것 같아서 나중에 안정을 찾으면 그때 물어보기로 했다.

"이, 이건...!?"

루이스는 또 다시 쌓여있는 사체의 산을 바라보며 할말을 잃은듯, 입을 멍하니 벌리고 서있었다. 겨우겨우 절반 가까이 일을 진행했는데 새로운 일거리가 생긴것이다.

"이건 제것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잠시 보관만 하는겁니다."

"그,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안심... 아니, 일을 하기 싫다는게 아니라, 그게..."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속마음에 당황한 루이스가 내 눈치를 살피며 이야기했다.

"괜찮아요. 이해 합니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일이 이렇게 많으면 하기 싫어질 수 밖에는 없겠지. 그보다 나는 다른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전에 북쪽의 오크들이 남쪽의 오크들보다 강하다고 하셨죠?"

"네? 아, 네 그랬습니다. 남쪽의 오크들은 우리 길드도 충분히 상대할만 했는데, 북쪽에서 마주친 그 오크들은 우리들로서는 버거운 녀석들 이었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하늘에 떠있는 빛나는 표식을 바라보았다. 엔트런스에 있는 플로어마스터에게는 무언가 특별한것이 있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나는 오랜만에 현실로 돌아왔다. 방금전까지 오크들과 사투를 벌인게 꿈에서 벌어진 일처럼 느껴졌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 가만히 방 천장을 바라보다가 옆에 앉아있는 큐비를 쓰다듬으며 말을 걸었다.

"큐비야, 내가 그곳에서 헌터일을 하는것이 의미가 있는 일이니?"

"왜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하냥?"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내가 그곳에서 헌터일을 하는 이유. 큐비의 부탁이나 경제적 상황이나 그런것들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난 단지 남들과는 다른 체험. 소설에서 읽었던 새로운 곳에서의 모험. 마치 가상현실 게임을 하고있는듯한 그런 가벼운 이유로 시작한 것이였는데 갑자기 엄청난 무게에 짓눌리는 느낌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 혼란스러운건 알겠다냥."

"..."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것이 있다냥."

"뭔데?"

"다른사람들에게는 저곳이 현실이다냥. 목숨이 걸린 위험한 곳이다냥."

죽어있는 사람들의 시체들을 바라보았을때 내가 느낀 감정은 비현실감이었다. 실제로 사체를 접한다기 보다는 잘 만들어진 게임속 오브젝트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너는 안전하다냥. 죽지않는다냥."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 시체들을 현실감없이 바라보았는지도 모르겠다.

"다들 던젼의 부산물과 자원에 눈이 팔려 있지만, 던젼의 봉인을 풀고 안정화 시키는 일은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냥. 아셀탄트의 미래가 걸려있는 일이다냥."

큐비는 내 가슴위로 펄쩍 뛰어 올라왔다. 그리고는 내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가 강해져서 그 일들을 할 수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위험에 빠지는 일은 없을것이다냥."

그곳이 또다른 현실이라고 해도 나에게는 비현실이다. 내가 그곳에서 죽는 일은 없다. 그러니까 내가 강해져서 플로어마스터든 던젼의 주인이든 모두 해치울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목숨을 버리는 일은 없을것이다.

그들의 현실을 나의 비현실로 지켜주고 싶다.

"좋아! 이렇게 되면 철저하게 강해져 주겠어! 드래곤이든 대마왕이던 다 물리쳐 주겠다고!"

내 말에 큐비가 의미 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 잊지 마라냥."

응? 뭔가 지뢰를 밟은 기분이 드는데?

============================ 작품 후기 ============================

추천 감사합니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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