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8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앞에는 녹색전갈 뒤에는, 빨강색 전갈. 눈치빠른 녀석들이 정찰중인 나를 발견하고 바로 전투포지션으로 들어갔다. 이 상황은 마치 이종격투기에서 거인 최용민을 상대 해야하는 땅꼬마 하히가 마운틴 포지션을 당한체 경기를 시작해야 하는상황이다.
처음부터 꼬이니 한숨밖에 안나왔다. 그래, 어디 해보자!
나는 녀석들이 경계하느라고 아직 움직이지 않을때를 이용하여 마법을 발동시켰다.
"인비저빌리티!"
믿을건 투명마법뿐! 우선 이 포지션을 벗어나야 한다. 나는 마법이 발동된걸 확인한 후 녹색전갈의 뒤쪽으로 돌아가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자 어떻게 알아챘는지 두마리의 전갈이 동시에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뭐, 뭐야!?"
-자이언트 스콜피온은 땅의 진동으로 먹이를 찾아낸다냥!
큰일났다. 그것도 모르고 인비저빌리티를 사용하는 바람에 50의 기력을 날려버렸다. 앞으로 라이트닝볼트를 사용할 수 있는 횟수는 5번!
녹색전갈의 거대한 앞발을 고개를 숙여 간신히 피해냈지만 바로 빨강색 전갈이 달려들어와 앞발을 휘둘렀다.
깡!
"으윽!"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방패로 간신히 막아냈지만 그 충격으로 몸이 붕 떠서 날아갔다.
철퍼덕!
"아야야얏! 우확!"
아파할 시간도 없이 다시한번 이어지는 두마리 전갈의 공격을 피하기위해 죽어라 앞으로 달렸다. 하지만 놈들은 한번의 점프로 다시 내 앞으로 날아들었다.
"어떻게 저렇게 잘뛰는거야!"
불평할새도 없이 녹색전갈의 왼발공격이 이어졌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 그 공격을 피해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른발 공격이 누워있는 나를 향했고, 나는 죽어라고 오른쪽으로 굴렀다. 그리고 안심할 틈도 없이 이번에는 날카로운 꼬리로 나를 찍어내려는듯이 공격해왔고, 나는 죽을힘을 다해 뒤로 뛰어서 피해냈다.
-점프공격이 온다냥!
하지만 뛰어서 피한 바로 그 장소에 거대한 그림자가 생겨났다. 볼것도없이 뒤로 돌아서 최대한 몸을 날렸다.
쿵!
거대한 몸체가 떨어지며 내는 충격파가 몸을 날린 나를 쓸어버렸다. 덕분에 한참을 굴러가야 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내게 생각지도 않던 찬스가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나와 전갈 2마리의 위치가 일직선이 된것이다.
"라이트닝볼트!"
찬스라고 생각한 나는 제대로 일어서지도 않은 상태에서 라이트닝볼트 마법을 날렸다.
파지지직!
호빗이 내게 사용했던 라이트닝 볼트가 물결처럼 휘몰아치는 방식이었다면, 내가 사용한 라이트닝볼트는...
"초전자포!?"
마력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것인지 가공할 위력의 전기마법이 직선상의 전갈 2마리를 휩쓸고 지나갔다. 라이트닝볼트에 적중한 전갈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체력이 두마리모두 5만씩 줄었다냥!
역시 저항력이 약한 놈들은 전기로 지지는게 최고야! 무려 5만이나 체력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기력도 4회분 밖에는 남지 않아서 앞으로 공격할때 한마리만 놓쳐도 이길 수 없게된다. 지금의 내 검술로는 저녀석들의 단단한 껍질을 뚫을수가 없다.
"다시한번 간다!"
하지만 내가 막 마법을 발동하려고 하였을때 두마리의 전갈이 몸을 회복하고 양쪽으로 갈라져서 날아갔다.
"큐비, 놈들이 멈춰있던 시간은?"
-1초다냥.
겨우!? 초전자포, 아니 라이트닝볼트같은 공격계 마법은 쿨타임이 없다. 하지만 발동후 경직이라고 할까 자세를 추스리는데 시간을 잡아먹어버리기 때문에 바로 연사하기가 힘들다.
-두마리 모두 점프 시간차 공격!
"젠장, 죽겠네!"
쿵! 쿵!
녹색 전갈과 시간차로 날아 왔기 때문에 나는 두번 연속으로 몸을 날려야 했다. 덕분에 두번째는 착지에 실패해서 앞으로 굴르고 말았다. 그 틈에 전갈 2마리가 내 바로 뒤에까지 기어와서 앞발을 쳐 들었다.
휙! 휙! 휙! 휙!
놈들이 사이좋게 한번씩 왼발, 오른발을 휘두르는 동안 난 죽어라 이리뛰고 저리 뛰며 공격을 피해야했다. 그리고 2마리의 시간차 꼬리 공격도 간신히 피해냈을때 다시 한번 찬스가 왔다. 일직선 상은 아니였지만 서로의 위치가 가까워 공격범위에 2마리 모두 끼워넣을 수 있었다.
"라이트닝볼트!"
파지지지직!
"쿠엑!"
두마리의 전갈을 관통한 마법이 사라지기 전에 다시한번 라이트닝 볼트를 날려보냈다.
"크윽! 라이트닝 볼트!"
파지지지직!
경직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연속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바람에 팔에 무리가 왔다. 하지만 녀석들을 일직선 상으로 유도하는 일이 힘들었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때 공격을 성공 시켜야 했다.
파박!
라이트닝볼트의 궤적이 끝나기도 전에 두마리의 전갈이 양 옆으로 몸을 날렸다. 연속으로 공격을 맞아서인지 두번째 공격에서는 경직을 입지 않은 모양이다.
"데미지는 확실히 들어간거야?"
-그렇다냥. 나머지 십만! 조금만 더 힘내라냥!
양옆으로 갈라졌던 녀석들이 다시 한번 점프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몇번이나 본 기술이다!
나는 그림자가 생겨나는 위치를 확인한 후 두개의 그림자와 일직선이 될수있는곳을 향해 달렸다.
쿵! 쿵!
두마리의 나를 향한 점프 공격은 실패로 끝났고 그 대가를 받아야 할 차례다.
"받아라, 이것이 나의 라이트닝볼트!"
점프 공격 실패후 멈추어 있던 녀석들을 향해 나의 번개공격이 작렬했다.
파지지지!
"이것으로 끝이다, 라이트닝볼트!!"
바로 이어서 마지막 라이트닝볼트를 사용했다. 내 기력도 모두 떨어졌지만 녀석들의 체력도 이 공격으로 끝이다!
파지지직
"쿠우우우엑!!!"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녹색의 전갈이 엄청난 양의 검은 연기를 내뿜으려 바닥에 쓰러져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드디어 한마리를 쓰러트린 것이다. 하지만...
"솨아.. 솨아..."
빨간색 전갈이 괴로운 소리를 내면서도 버텨내고 말았다. 다리의 힘이 쫘악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기력은 바닥났다.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투를 이탈해서 베이스캠프로 가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저녀석의 체력을 깍으면서 생긴 마이너스에너지도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마법없이는 녀석의 껍데기에 생체기를 내기도 힘들다. 진퇴양난이다.
"솨아... 솨아..."
-자이언트 스콜피언의 체력이 약 5천 남았다냥.
녀석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거의 바닥난 체력때문에 지금은 죽어가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그냥 내버려 둬도 시간이 지나면 죽겠지만... 녀석은 혼자서 죽기는 싫은 모양이다.
녀석이 마지막 힘으로 내게로 다가와 앞발을 휘둘렀고, 나는 뒤로 훌쩍 뛰어 피해냈다. 녀석도 부상탓에 움직임이 정상이 아니다. 반면에 나는 체력이 줄었지만 능력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놈의 느려진 움직임을 피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한다. 마냥 녀석이 죽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일이고.
-파이어 에로우를 사용해라냥!
큐비가 큰소리로 외쳤다.
"아, 그게 있었지!"
라이트닝볼트만을 생각하다보니 파이어 에로우를 잊고있었다. 아직 기력은 30이 남았고 이걸로 6발은 사용할 수 있다. 큐비녀석, 마지막 카드로 내 첫 마법인 파이어에로우를 선택한건 나이스다!
"파이어 에로우!"
화르륵!
마법의 불화살공격을 받은 전갈이 몸을 크게 뒤틀며 괴로워 한다. 상처를 불로 지지는 느낌이 저런게 아닐까?
-약 천의 데미지. 남은 체력 4800!
그리고 이어서 4발의 파이어 에로우를 적중시켰다. 남은 기력은 5, 놈의 남은 체력은 820.
그냥 둬도 죽겠지만 난 마무리를 넣어주기로 했다.
"잘싸웠다, 전갈. 넌 최고였어. 다음에는 체력이 완전한 상태에서 붙어보자."
나는 마지막으로 파이어에로우를 날리기위해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때 몸에 불을 붙힌 체로 녀석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마지막 발악식의 공격이었지만 마지막 일격을 앞두고 긴장이 풀렸던 나는 녀석의 마지막 돌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퍼억!
아놔, 마지막까지 잘 피해 다니다가 마지막 한방을 못피하고 당해버리고 말았다. 체력이 0이되어 날아가면서 녀석의 모습을 보니 만족한듯한 표정으로 그자리에 멈추어 서있었다.
오래지 않아 체력 10% 상태로 부활하자, 빨강색 전갈의 몸에서 검은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마지막 공격을 시도함과 동시에 체력이 다해서 죽은것 같다.
"후우~ 어쨌던 이겼다.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지만."
-수고했다냥.
그리고 기다리던 시스템알림음성이 들려왔다.
[규격외 몬스터 자이언트 스콜피온 적(赤), 녹(綠)의 토벌에 성공했습니다.
체력이 600, 기력이 120 상승합니다.
전스테이터스 영구히 2 상승합니다. ]
생각보다 보상이 별로인데? 서번트로 등록도 되지않고... 그나마 영구스텟이 2 오르고, 체력과 기력이 오른게 다행이라고 할까.
사실 그것보다도, 이런 강한 녀석을 쓰러트렸다는 게 더 보람있게 느껴졌다. 아마 용기스텟이 있다면 상당히 올랐을것 같다.
-레너드 길드가 가까이 오고 있다냥.
기분좋은 여운의 잠겨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때 큐비의 경고가 있었다. 고개를 돌려서 바라보니 레너드길드의 일행들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도 나를 발견했는지 진로를 변경해서 내쪽으로 다가왔다. 그냥 좀 가지 지금 피곤한데...
"우휴! 이게 뭐야, 이거 자이언트 스콜피온 아냐! 그것도 2마리나?"
제일 먼저 다가온 랄프가 전갈들의 사체를 보고서는 깜짝 놀라했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이걸 너 혼자서 잡은거야? 두마리다?"
나는 왠지 싫은 예감이 들어서 적당히 대답했다.
"규격외 몬스터가 시간이 지나갈 수록 점점 약해지는건 알지? 그래서 어떻게든 잡을 수 있었어."
"그야, 알고있지. 그리고 에너지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내적에너지를 폭발시켜서 체력이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사실도 말이야. 말해봐, 도대체 이놈들을 어떻게 잡은거야? 너, 검사잖아. 이놈들을 검으로 때려잡으려면 적어도 마스터는 되야 하는데, 너 설마 마스터냐?"
... 그런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 어쩐지 체력이 너무 많다 생각했다. 그나저나 랄프가 너무 끈질기게 물어본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건 비밀로 하고 싶은데. 옆에 다가온 파랑머리 파라도 놀란눈으로 전갈의 사체를 확인하더니 흥미롭다는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비전이다. 알려고 하지마."
나는 렐리길드의 녀석들이 당황하게 만들었던 진가의보도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그게 뭐 대단하다고 째째하게 그러냐? 궁금하니까 좀 알려줘라."
...렐리길드하고는 많이 다르구나. 이녀석이 특이한건가? 내가 알려줄 생각을 안하자 랄프가 이내 포기하는듯 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랄프를 너무 쉽게본것이었다.
"좋아, 뭐 안알려 준다면, 할수없지. 그럼 한판 붙어보자. 붙어보면 비전이 뭔지 알겠지."
이이간 전생에 싸움질 못해서 한이 맺쳤나. 왜이렇게 붙는걸 좋아해?
"보다시피, 난 지금 막 전투를 끝내고 무척 힘든 상황이야. 피곤하고."
실제로 체력이 10% 이하라서 계속 깍여나가는 중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거지? 그럴것 같지는 않지만 지쳐있는 나를 녀석들이 공격할수도 있었다. 조심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녀석은 처음부터 그럴마음따위는 없는듯 했다.
"쳇, 어쩔 수 없지. 알았다. 그럼 나중에 꼭 붙는거다!"
그리고는 길드원들을 데리고 떠나갔다.
...의심해서 미안하군. 길드가 모두 발바롯사같은 놈들만 있는건 아닐텐데.
나는 레너드 길드의 인원들을 눈으로 배웅하고 체력이 다 떨어지기 전에 전갈들의 사체를 기념품으로 챙겨서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