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2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현실세계에서 돌아오면서 한 백화점의 여성의류 카탈로그를 구해다가 아리에게 넘겨 주었다. 이곳에서 아리는 간호사복과 비슷한 갑옷을 주로 입고 그 안에 루이스를 통해 구해온 이곳세상의 옷들을 입고있었는데, 내 눈에는 옷의 재질이나 모양이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현대의 옷들을 사다줄 생각으로 카탈로그를 가져온것이다.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것 있으면 골라봐. 나중에 사다줄테니까."
백화점 물건이라 비싼 편이지만 카탈로그가 있는 옷가게는 별로 없었고, 일반 잡지를 가져오기에는 똑같은 옷을 찾는것도 일이라서 그냥 백화점 카탈로그로 정했다. 생각보다 이곳에서의 수입이 많은 편이라서, 부담이 안된다는 이유도 있다.
한동안 내가 가져다준 카탈로그를 구멍이 뚫어질 정도로 집중해서 보던 아리가 작게 한숨을 쉬면서 카탈로그를 내려놓았다.
"강한님의 세상은 정말 신비로운게 많은것 같아요."
뭐, 내가 보기에는 이쪽세상이 더 신비한게 많은것 같지만, 아리입장에서는 반대인가보다. 다음에 현실세계로 돌아갈때까지 원하는걸 말하라고 해준뒤에 텐트 밖으로 나왔다.
"자 그럼 이번에는 내가 원하던걸 해결 해 볼까?"
이번에 현실로 돌아갔던 이유. 바로 아공간을 늘리기 위해서 였다. 제법 편리한 기술인 아공간이지만, 용량이 너무 작았다. 그래서 이번에 아예 2단계 랭크를 한꺼번에 올리기로 했다.
"시스템! 아공간 랭크3! 플러스 포인트 55000!"
[ 시스템스킬 아공간이 3랭크로 올랐습니다. 용량이 10t으로 늘어납니다. ]
군용 카고트럭이 1.5t 이었던걸로 기억한다. 10t이면 충분하다. 다음에 현실세계로 돌아가면 이것저것 여러가지 물품들을 사올 생각이다. 여긴 불편한게 너무 많다.
"불편한게 많은건 사실이지만 자연 경관만은 정말 최고인것 같아."
다리를 건너와서 처음 본지형은 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지대였다. 그리고 그 넘어로는 험준한 산들이 보였는데 헬기타고 내려다보면 정말 멋질것 같았다. 문제는 헬기가 없어서 저 험한곳을 걸어서 지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큐비, 혹시 마법중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마법있니?"
나는 마법만능설에 기대어 하늘을 나는 마법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마법이란 내가 스킬로 쓸수있는 마법이어야 된다.
-물론 있다냥. 5랭크 마법중에 플라이라는 하늘을 날 수 있는 마법이 있다냥.
정말 있었어! 마법 만세다.
-30초간 하늘을 날 수있는데, 제한 시간이 다되면 떨어진다냥.
위험하잖아 마법. 뭐, 5랭크라니, 아직은 까마득하게 먼 이야기다. 지금은 그저 두 발로 걸어나갈뿐. 하지만 경치는 참 좋다. 사진 많이 찍어두어야지.
현실에서 사온 카메라로 산의 이곳 저곳을 찍어 보았다. 어디를 어떻게 찍어도 멋진 풍경사진이 되니까 사진찍을 맛이 났다.
"이야~ 이건 정말 멋지다. 높은 산등선을 타고 날으는 한마리의... 응? 큐비야 이건 무슨 동물이야? 아님 새? 던젼에 동물이 살고있었나?"
-그리폰이다냥!
큐비가 사진의 동물을 확인했는지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그런데 그리폰이라... 이것도 몬스터 아니였나?
-규격외 몬스터다냥.
"헉. 또 규격외야? 잠깐 이 사진은 어디를 찍은거였지? "
그리폰이라고 불리는 규격외 몬스터의 위치를 확인 하기위해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을때 였다.
"끼이에엑!"
독수리의 울음소리를 10배정도 크게틀어 놓은듯한 울부짓음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려온곳을 바라보니 하늘에는 사진에서 본 그 동물, 사자의 몸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보유한 몬스터, 그리폰이 날고있었다.
"큐비, 에널라이즈!"
[ 그리폰 ]
체력 170000
기력 ???
힘 42
지력 7
방어 38
민첩 27
저항 30
같은 규격외몬스터였던 전갈과는 전혀다른 아주 약해보이는 스텟이다. 아니 실제로 약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의 내게 있어서는 트롤보다 조금 강한 정도였다. 체력만은 월등히 높지만 말이다.
-하늘을 나는 몬스터다냥. 쉽지 않은 상대다냥.
그러고 보니 나는 하늘을 날으는 몬스터를 상대해 본적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싸워야 하는거지?
"끼이이엑!"
다시한번 그리폰이 울부짖었다. 그리고는 내가 있는곳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쳇, 나를 먹이로 생각하는 모양이지?"
이미 더 강한 규격외 몬스터를 상대해 본적이 있다. 하늘을 난다는 점이 조금 성가시지만 상대못할 정도로 강하지는 않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자세를 잡고 녀석의 공격을 기다렸다.
그리폰은 일단 내 근처까지 날아왔다가 내 주위를 빙빙 돌다 다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뭐야, 그냥 가는거야?"
내가 어이없이 생각하고 있을때 큐비가 외쳤다.
-하강 공격을 위해 비행 거리를 확보하는거다냥. 조심해라냥!
그리폰을 바라보니 높이 날아간 후에 방향을 선회해서 다시 내쪽으로 꽃아내려왔다.
"끼이이엑!"
빠르다! 그리폰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내려들고 있었다. 나는 녀석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시선을 집중하다가 녀석이 다리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오른쪽으로 살짝 피했다. 그러자 녀석은 내가 서있던 곳의 바닥을 치고는 다시 날아올라갔다.
"아깝다. 공격 찬스였는데."
녀석이 혹시나 바닥을 찬후 내쪽으로 돌격해올까봐 방어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그 속도에서 방향전환을 할만한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은 모양이다. 이번에 다시 찬스가 오면 확실 하게 한방 먹여줘야 겠다.
공격에 실패한 그리폰이 다시 방향을 바꿔서 떨어져 내렸다. 다시한번 신중히 녀석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았다. 이윽고 녀석이 나를 공격하기 직전에 바로 옆으로 한발짝 물러나면서 바닥을 찬 녀석의 몸통을 오라가 맺은 검으로 베었다.
"끼에에엑!"
공격이 정확하게 적중하면서 하늘을 날으려는 시도를 했던 녀석이 잠시 붕떴다가 다시 바닥으로 쳐박혔다.
"찬스다!"
날지 못하는 놈을 향해 달려갔다. 녀석이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내가 방패째 부딪혀 놈의몸을 날려 버렸다. 몸집이 황소만한 놈이라 나도 조금 충격이 있었지만 좀더 확실한 찬스가 났다. 그대로 놈을 따라가서 연속으로 검을 휘둘렀다.
정신없이 공격을 당한 녀석이 날개를 펼쳐 나를 공격했다. 나는 그 공격을 방패로 막아낸후 다시한번 공격을 시도했다.
검이 수차례 그리폰의 몸을 가르고 지나갔고 그때마다 녀석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끼이이이엑!"
공격을 당하던 녀석이 이번에는 발톱으로 공격해 들어왔고 나는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하는 스텝을 밟았다. 그리폰의 옆구리가 다시한번 노출되었고 나는 놈의 날개를 베어버렸다.
그리폰이 고통에 차 비명을 지르며 난동을 부리기에 살짝 뒤로 물러섰다. 이걸로 놈은 하늘을 날 수단을 잃어버린것이다.
난동을 부리던 그리폰이 부리를 이용해 내 머리를 노려왔고, 방패로 공격을 막아내었다. 그 순간 놈은 내게 머리를 길게 내어준 꼴이 되고 말았다.
"하아아앗!"
오른발을 살짝 옆으로 벌려서 녀석의 측면을 바라보고 선 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목을 오러가 실린 검으로 강하게 내리 그었다.
깨끗하게 살이 갈리는 손맛과 함께 그리폰의 목에서 피가 솓구쳤다. 그상태로 손목의 방향을 바꾸어 몸 안쪽에서 바깥쪽을 향해 대각선으로 베어냈다. 다시한번 그리폰의 목에 치명상이 들어갔다. 그리폰은 목에서 대량의 피를 흘린 상태로 몸을 부들부들 떨고있다.
"젠장, 아직 살아있어!"
체력이 너무 많아서인지 약점에 공격이 적중했는데도 불구하고 놈이 살아있었다.
"그만 좀 죽어!"
세번째로 놈의 목을 베어냈을때 드디어 놈의 머리가 몸통가 분리되었다. 머리가 날아간 크리폰의 몸이 땅에 쳐박혔다.
쿵!
[ 규격외 몬스터 그리폰 토벌에 성공했습니다.
체력이 300, 기력이 60 상승합니다.
전스테이터스가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규격외 답지않게 약한 녀석이었지만, 보너스는 전갈들과 같은 내용이었다. 덕분에 스테이터스가 한계치인 32에 도달했다.
-수고했다냥. 설마 날아다니는 몬스터를 이렇게 쉽게 잡을지는 몰랐다냥.
"그러게 초반에 날개를 자를 수 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못잡았을지도 몰라."
나는 목이잘린 그리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찰칵. 이걸 인터넷에 올리면 과연 합성논란이 일어날까?
쓰잘대기 없는 생각을 뒤로하고 나는 안전을 위해 일단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다, 다녀오셨어요."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을때 아리는 내가 가져다준 의상 카탈로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내가 온것을 보고 후다닥 덮고는 일어나서 인사를 해왔다.
"보라고 가져온건데 그거 보고있다고 뭐라고 안그래. 편히 봐."
저렇게 나를 조심스레 대할때마다 편히대하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아리의 태도는 쉽게 변하지 않았다. 나는 아리를 향해 한번 웃어주고는 획득한 마이너스 에너지를 포인트로 전환하였다.
"전갈때 얻은 포인트를 생각하고 기대했는데 겨우 5만포인트네."
물론 5만포인트가 적은건 절대 아니지만, 전갈이 마리당 10만 이상이였던걸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양이였다.
-그만큼 쉽게 잡았으니 당연한거다냥.
"그건 그렇네."
"또다시 규격외몬스터를 토벌하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또 깜작놀라게 갑자기 등장한 차원상인 폴이었다.
"언제나 갑자기 나타나시네요."
"죄송합니다. 이것이 저의 이동방식인지라 미리 알려드릴수가 없군요."
그렇게 말하면 할말이 없지.
"그래서 무슨일 이세요?"
폴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나왔다는것은 무엇인가 부탁이 있다는 소리다.
"강한님, 혹시 '베르타'라는 꽃을 본적이 없으신가요?"
뜨끔했지만, 나는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하며 말을 받았다.
"글쎄요, 그런데 그 꽃은 왜 찾으시죠?"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폴이 잠시후 입을 열었다.
"베리타를 필요로 하시는 저의 고객님이 한분 계십니다. 그분께서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매입해 주신다고 하셔서 찾고있는 중입니다. 이 던젼의 2층계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더군요. 혹시 알고 계십니까? 만약 그 꽃을 찾아서 제게 넘겨주시면 충분한 보상을 해 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노예로 준다고 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뜸을 좀 드리기로 했다.
"음, 그런데, 보상은 어떤걸 받을 수 있나요?"
"제가 보상으로 드릴 수 있는건 저번과 같은 서포트형 노예입니다."
나는 폴의 말에 고개를 단호하게 저었다.
"노예는 곤란합니다. 다른건 없나요?"
하지만 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멀직이 떨어져 있는 아리를 바라보면서 내게 조용히 말했다.
"아리양도 잘 지내는군요. 아리양처럼 강한님이 일단 노예로 받아들이고 난 뒤에 자유를 주면 되지않습니까. 누가 될지 모르겠으나 한명의 노예가 자유를 되찾도록 도와주시는 일입니다."
아니 그러면 나에게는 보상이 없잖아요. 라고 말할수도없고 참...
"알았어요. 자아, 이것 맞나요?"
나는 아공간에 보관중이던 베르타꽃과 꽃병을 꺼내어 들었다.
"아, 바로 그 꽃입니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시는 나이대의 신사분들에게 정말 인기있는 꽃이지요. 역시 강한님께서 보관하고 계셨군요."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폴에게서는 더이상 좋은 보상을 뜯어내기 힘들것 같다.
"그럼 베르타의 꽃은 제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폴은 베르타를 잘 갈무리한뒤에 박수를 두번 짝짝하고 쳤다. 그러자 눈앞에 어떤 여성한명이 나타났다.
============================ 작품 후기 ============================
원고료쿠폰 정말 감사합니다.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