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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47화 (47/110)

00047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심지어 색조차 없는, 눈으로는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 조차 확인 할 수 없는 그런 공간 이었다.

그곳에 문이 하나 생겨났다.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던 나는 그 문을 열고 들어갔다.

끼익

그런 소리가 난것 같지만 사실 아무런 소리조차 없는 공간이라 실제로 소리가 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갑자기 세상의 감각이 돌아왔다. 그곳은 정원이었다. 풀과 나무와 꽃이 있고, 새소리가 들려왔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 위로 다리가 한채 새워져 있다. 나는 그 다리를 향해 다가갔다.

"여기저기에 여러가지 안배를 해 놓았는데 이제야 겨우 이곳을 찾아왔구만."

다리위에는 어떤 한 노인분이 계셨다. 백발이 성성한 점잖아 보이는 노인이였는데 입고있는 옷이 양복이 아니라면 영낙없는 산신령으로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산신령이 양복입지 말라는 법은 없나?

"누구시죠? 여긴 어디고요?"

내 질문에도 그 노인은 대답해 주지 않고 나를 바라보면서 클클 웃기만했다. 답답해진 내가 뭔가 다그쳐 보려고 했을때 그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도 어떻게 아셀탄트에 적응은 한 모양이군. 나름 생각도 좀 하고있는것 같고."

순간 멈칫 했다. 나에 대해 알고있다?  이사람 큐비와 관련된 사람인가?

"당신이 그 아바타 시스템을 만든 사람인가요?"

큐비는 전에 아바타시스템을 만든 사람이 있고, 그가 지금 자리를 비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그게 이사람인걸까?

"그게 어떤건지는 알고있지만, 분명히 말해서 그건 나랑 상관없는 물건이다."

아닌건가? 하지만 아바타시스템을 알고있는걸 보니 무언가를 알고있는 사람인건 틀림없는 것 같은데.

"그래,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힘을 갖게되니 신나고 좋은가?"

아바타시스템에 대해 알고있다면 그 기능에 대해서도 알고 있겠지. 이 사람이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일부러 경계를 할 필요는 없을것 같아서 나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분위기 때문인지 나는 의심과 걱정보다는 마음이 편안함을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후후훗. 솔직해서 좋구만. 뭐, 남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는건 신나는 일이지. 가령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말이야?"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태이고, 그때문에 조금 불안을 느끼는건 사실이지만... 그 이상의 흥분됨과 설레임이 있다. 큐비를 믿고있다는 이유도있고 말이다. 노인이 바로 말을 이었다.

"아바타 시스템이란건 참 잘 만들어진 물건이야. 그게 있다면 자네는 언젠가 모든 이들을 발 아래 두게 될지도 모르지."

확실히 내가 강해지고 있다는건 사실이다. 그리고 큐비의 목적역시 나를 강하게 만들어 이곳 아셀탄트의 모든 마물을 토벌하는 것이라고 했고.

"그런데 자네는 자네의 선택으로 세상의 내일이 변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면, 그 선택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갑자기 무거운 화두를 던져왔다. 내 선택이 세상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내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자, 그 노인은 희미하게 웃고는 어조를 바꾸어 말을 이어나갔다.

"뭐, 인간이 덜된 자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것은 조금 빠른감이 있군."

인간이 덜되었다니, 무슨 망발을!

"대신 이곳을 방문한 기념으로 자그마한 선물 하나를 하도록 하지."

선물?

"현금이나 고가품같은 선물은 아니니까 그렇게 기대는 하지 말게나. 그저 더 이상 남의 감정에 휘둘려서 이성을 잃는 일은 없도록 해 주겠네."

그 노인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내 속에서 무엇인가 기분나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와서 공기속으로 사라졌다. 뭐지? 마이너스 에너지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는데?

"이정도면 도중에 미쳐버리는 일은 없을걸세. 그럼 자네가 어디 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계속 지켜보도록 하지."

뭐야, 갑자기. 지켜본다고? 그동안 입이 막힌듯 아무말도 못했던 내 입이 드디어 열렸다.

"대체 당신은 누구시죠? 무얼 알고있는건가요?"

내가 그 노인을 향해 질문을 퍼 부었지만 그 노인은 빙긋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

"자네가 그걸 알필요는 없네. 내 목적은 일단 이루었으니 이만 가보게나. 이곳에서 있었던 일도 곧 잊게 될거야."

노인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을때 내 의식은 전원이 꺼진 텔레비처럼 순식간에 픽하고 사라졌다.

-강한! 정신차려라냥!

머릿속에 큐비의 목소리가 울린다. 골이 지끈거릴정도로 시끄러운 목소리.

"조용! 골이 울려서 머리아파!"

-아! 정신차렸다냥. 갑자기 쓰러져서 놀랐다냥.

그러고보니 나는 지금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돌기둥이 바로 보였다. 이 기둥에 뭔가 있나 싶어서 조사하고 있었는데 왜 여기에 누워있는거지?

-괜찮냥? 몸에 이상은 없는데 왜 기절을 한거냥?

"나도 몰라. 난 기절을 했다는 인식조차 없다고."

그냥 눈을 떠 보니 바닥에 누워있었다. 뭐야, 이 황당한 상황은?

"이 돌기둥이 무슨짓이라도 한걸까?"

-글쎄다냥. 여기서 봤을때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냥.

무언가 이유가 있으니까 정신을 잃고 기절을 한것이겠지. 나는 조심 스럽게 돌기둥들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특이한점을 발견할수는 없었다. 검으로 톡톡 쳐보고, 발로도 차보고, 손으로 만져보기도 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상하네. 그렇지만 언제까지 여기서 돌기둥과 씨름하고 있을 수 없으니까, 그만 가야겠다."

나는 의문을 느끼면서도 할 수 없이 그 돌기둥이 있던 곳을 벗어났다.

4층계로 향하는 입구는 2층계나, 3층계나 변함없이 똑같은 모양이었다. 만화영화에 자주 나오는 다른 세계로 향하는 입구. 뭐,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내가 입구에 손을 가져다 대자, 입구를 막고있던 결계가 사라졌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고 안으로 들어갔다.

4층계에 들어가서 처음 본것은 뿌옇게 흐린 하늘이었다. 그리고 황량한 대지. 풀은 말라있었고, 산에는 나무가 없었다. 저 멀리 인간의 발길이 닿지 못할법한 거대한 산맥이 보였다. 땅위에 처음 발을 디뎠을때 머릿속에 알림음이 들려왔다.

[ 4층계에 도착 하셨습니다. 총 2종의 새로운 몬스터가 확인되었습니다.

임시 베이스캠프를 4층계 입구에 설치합니다. ]

드디어 4층계까지 내려왔구나. 이 던젼도 절반이 꺽였어.

-이곳에서 주의해야 할 몬스터는 당연 오거다냥. 돌연변이 워트롤보다 오히려 공격력이 더 세다냥. 회복능력이 없는 만큼 상대하기는 더 쉽겠지만 피부가 질기고 강해서 오러가 아니면 공격이 안먹힌다냥.

"무조건 오러로만 상대해야 하는 몬스터라... 이곳에는 워트롤도 있겠지?"

개체수는 많지 않을것 같지만 오거를 상대로 하려면 기력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것같다. 일단 싸워봐야 알겠지만 워트롤도 오러가 필요할테고.

목표는 언제나 변하없이 이곳의 끝에 있을거라고 생각되는 엔트러스의 발견과 제압. 그 전에 그곳으로 가기위한 중간구역의 발견이다.

나는 메마른 대지위를 걷기 시작했다.

-전방 50m 트롤 3마리발견! 워트롤 1마리도 포함되어 있다냥!

하늘에 떠 있는 빛을 길잡이 삼아서 걸음을 옮기고 있을때 큐비가 3마리의 트롤을 발견해 주었다. 그 중 한마리가 워트롤 이었는데, 전에 보았던 돌연변이와 생김새는 똑같았다.

놈들도 나를 발견하고는 다가오기 시작했다. 대열이라는걸 모르는듯 워트롤이 먼저 달려왔고, 트롤 2마리는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일단 조심스럽게 한번 공격해 볼까."

나는 달려오는 놈의 돌도끼 공격을 피하면서 옆구리에 오러를 불어넣지 않은 공격을 먹여보았다. 검에 베인부분에서 피가 튀었지만 큰 상처는 아니였다. 다시 옆으로 휘두르는 돌도끼를 고개를 숙여 피해 내고는 녀석의 사타구니를 베어 보았다.

"쿠아아앙!"

놈이 비명을 지르며 양손으로 마구 공격을 시도 했고, 나는 살짝 살짝 피하면서 놈의 사정권에서 벗어났다. 어느세 놈의 사타구니의 상처도 아물어져 있었다.

"흠... 돌연변이 만큼 공격이 안먹히는건 아니지만 오러없는 공격으로는 회복량 이상의 데미지를 주기 힘들것 같네. 어쩔 수 없이 워트롤 상대로는 오러를 사용해야 겠다."

나는 놈에게 정면으로 달려들어 오러가 실린 검으로 놈의 배를 공격했다. 보기에도 많은 피가 흘렀고 상처도 깊었다. 돌도끼 공격을 방패로 흘리면서 놈이 회복을 하기 전에 연속으로 검을 휘둘러갔다. 정확히 7번 휘둘렀을때 놈의 체력이 0이 되어 쓰러졌다.

"덩치가 크니까 목을 노리기 힘드네. 더럽지만 어쩔 수 없이 그곳 위주를 노리면서 공격해야 겠어."

뒤늦게 다가온 트롤들을 마저 정리하고는 다음 사냥에 대비했다. 몇마리의 워트롤을 상대하고 나서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트롤들은 3층계보다 오히려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건 오크로드를 포함한 오크무리가 약 500마리 규모로 돌아다닌다는 사실이다. 고블린 500마리는 별 문제되지 않는다. 단순히 머릿수만 많을 뿐이니까.

하지만 오크로드가 포함된 오크무리들은 전술이 가미되어있는 움직임때문에 조금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 오크로드를 빼고는 포인트도 별로 안주고, 스텟향상도 없기 때문에 오크로드만 골라 잡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시 몬스터웨이브라도 발생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보이는 족족 모두 사냥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시간도 엄청 잡아먹어야 했다.

"다른 길드는 도대체 뭐하고있는건지... 원래 던젼공략을 이렇게 혼자서 하는거야?"

다른 길드들이 있으면 이런 조무래기들은 그들에게 맡기면 될텐데 4층계에는 나말고는 아무도 없다. 3층계에도 제대로 활동하는 길드가 없다. 원래 길드의 목적이 던젼의 제압도 있지만 몬스터 사냥으로 인한 부수입의 창출이라는 점에서 보면 지금 상황은 이상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네가 너무 빨라서 그런다냥. 거점확보, 병참확보, 수색 및 토벌의 과정이 전부 생략 되어버리니까 그들도 지금 정신이 없을거다냥.

숙영지를 편성하고 보급을 끝내기도 전에 몬스터가 토벌되고 다음층계로의 문이 열린다. 다른 길드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황당하기는 할것같다. 그나마 레너드길드나 렐리길드 처럼 던젼의 공략이 우선인 길드들은 어느정도 따라올 수 있지만 다른길드들은 뒤쳐질 수 밖에 없는것이다.

나름 조직력을 갖춘 발바롯사 길드가 아직 2층계에서 헤매고 있던걸 생각하면 그들의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속도를 늦출수도 없고 말이지. 다른 녀석들에게 플로어마스터를 넘겨 줄수도 없는 일이고. 별 수 없이 나혼자 해야하나."

머릿속에 아리가 떠올렸지만 그녀를 억지로 전투에 참가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데려오기에는 그녀가 너무 약했다.

-일부러 사냥하지 않고 방치해두고 일부러 몬스터 웨이브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냥. 시간 낭비없이 한번에 처리가 가능하다냥.

큐비의 제안이 끌리기는 했지만,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게 발바롯사라면 대환영이지만, 루이스같은 이들이 피해자가 되면 곤란했다.

그래서 결국 타협을 하기로 했다. 눈에 보이는 몬스터는 모두 잡고 넘어가되 일부러 찾아다니면서까지 전멸 시키지는 않기로 말이다.

하지만 그건 고블린이나 오크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고, 트롤은 다소 멀리 떨어져 있다고해도 발견즉시 달려가서 사냥을 했다. 피바다군이 모은 트롤의 피와 교환한 포션의 양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일부러 찾아가서 사냥해야 하는 놈들이 있다.

-좌측 50m에 오거 발견!

오거는 과연 어떤 몬스터 일까?

============================ 작품 후기 ============================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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