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1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아티펙트 '트윈엔젤'. 이것의 효과는 방금 처리한 오거 두마리가 몸으로 보여 주었다. 바로 한명이 죽어도 다른 한명이 살아있으면 부활한다는 사기적인 능력 말이다. 그 기능을 확인 하는 순간은 정말 하늘을 날으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상세능력을 확인했을때 그 기분은 지상 50m까지 추락했다. 생각지도 못한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 소유자나 지정 파트너가 전투상황중 사망했을 경우 한쪽이라도 생존시 다른 한쪽이 부활합니다.
소유자와 파트너의 유대관계가 깊을 수록 전투당 부활가능 횟수가 증가합니다.
-초기 부활 횟수 : 1회 ]
유대관계가 뭐야. 설마 우정이나, 사랑같은 그런거 말하는걸까? 그러면 원래 소유자인 그 오거들은 설마 부부나 뭐 그런거였나? 대체 얼마나 깊은 유대였던걸까?
아무튼 그 오거들만큼 미친듯이 부활하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1번의 부활기회가 있다는건 엄청난 특전이다. 그 오거들은 체력이 완벽한 상태로 부활했다. 사기스러운 것에도 정도가 있지, 동시에 죽을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그말은 다시말해 언제나 예비 생명을 지니고 다닌다는 말이다. 죽음을 각오한 특공같은 말도 이제는 살아져야 할것 같다.
나는 이걸 어떻게 사용할까 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일이지. 나는 아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아리야, 이 아티펙트는 너랑 내가 사용하자."
그러자 아리는 눈을 크게뜨고 놀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여서 수긍했다. 뭐, 다른 사람이 없으니까.
"네! 부탁드려요, 강한님!"
좋아, 그럼 어디 실제로 사용해 볼까?
나는 아티펙트를 내 몸에 장착해 보았다. 그뒤 파트너로 아리를 지정했다. 그러자 예기치 못한 음성이 들렸다.
[ 알수없는 오류로 인하여 기능에 제한이 생겼습니다.
- 남은 부활가능 횟수 : 김강한(0회)
아르시아 스텐베르크 (3회)
뭐야이게!? 왜 이러지? 왜 나는 부활가능 횟수가 0인건데?
오류라고 하는데 그럼 디버그는 어떻게 해야 하는건데?
나는 몇번을 재 장착을 해 보았지만 여전히 오류상태였다. 아리에게 장착시켜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나만 부활횟수가 0 이었던것이다.
-아마도 아바타 시스템과 충돌을 일으킨것 같다냥. 뭐라해도 시제품이라 아직 완벽하지 않다냥.
그런것도 있었나. 아무튼 지금 상태로는 별달리 방법이 없었으므로 그냥 이대로 쓰기로 했다. 적어도 아리가 어디가서 비명횡사당하는 일은 없을테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아리야. 너 본명이 아르시아 스텐베르크 였었니?"
내 질문에 아리가 깜짝 놀랐다. 경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아, 그러고 보니 아리는 시스템의 설명을 들을 수 없었지. 나는 시스템이 알려준 사실을 말해주었다. 아리는 납득했지만, 얼굴표정이 어두웠다. 뭔가 과거에 안좋은일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 모양이다. 괜한 소리를 했네.
뭐라고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서 뒷통수만 긁적이고 있을때, 아리가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지금은 아리가 제 이름이예요. 아르시아 스텐베르크는 이제 없어요."
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이럴때는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게 현명한 일이겠지.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덕분에 아리의 부활횟수가 3이된 이유에대해 아리의 의견을 물어보지 못했다.
-레너드 길드와 한센 길드가 접근중이다냥.
아리에게 소모된 체력을 회복받고 있을때, 레너드 길드와 한센길드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두 길드가 같이 다니기로 한건가?
랄프가 멀리서 나를 보더니 이곳 까지 들릴정도로 원통하다는 듯 소리쳤다.
"제기랄! 역시 저녀석일줄 알았어! 또 한발 늦었잖아!"
아마도 3계층 엔트런스를 내가 먼저 통과한걸 가지고 그러는것 같다. 그리고 한발이 아니고 이미 여러발 늦었어, 랄프. 나는 그들이 도착하는것을 기다리며 아리가 베이스캠프에서 가져온 아셀탄트산 홍차를 홀짝였다. 음, 좋네.
"4층계의 입구가 열려있는데 엔트런스의 아무도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가했는데 역시 너였구나."
그러고 보니 3층계 엔트런스에 아무런 표시도 해놓지 않았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거길 통과할 만한 사람이 나뿐이라는건 여기있는 누구나 알고잇는 사실이다.
"한센씨랑 같이 다니는거야?"
내 질문에 한센이 나서서 대답했다.
"이곳에는 오거가 있으니까요. 본래대로라면 저희 길드가 이곳까지 진출 하는 일은 없을테지만, 4층계의 중앙구역 거점공략을 같이한다는 조건으로 레너드길드와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도 인원이라면 오거도 문제 없을테니까요."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벌써 중앙거점도 내가 먹었는데. 랄프가 아직도 분한지 씩씩 거리면서 말했다.
"이번에야 말로 내가 너보다 앞서고 말겠어! 4층계의 중앙구역만은 양보못해!"
그말을 듣고 나는 조용히 한마디를 거넸다."
"여기야."
"뭐가?"
"중앙구역 거점."
"......"
랄프가 침묵했다. 옆에있던 파라가 주변을 한번 돌아보더니, 감탄사를 내뱉었다.
"정말 지형을 보니까 이곳이 중앙구역이 맞는것 같아. 랄프, 또 강한에게 졌네?"
그말에 랄프가 폭발해버렸다.
"크아아악! 말도안돼! 왜냐고!"
미안하지만 출발선이 달라서 그래. 아마도 현실세계에서 오토바이라도 가져오게 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질지도 모른다.
한센이 고개를 흔든 후 말했다.
"칸에게는 못당하겠군요. 우리길드가 이곳 까지 온 의미가 없어졌군요."
"그거 미안하게 되었네요."
내말에 한센이 미소를 지었다. 참 성격좋은 사람이다.
"그럼 저희는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뒤에 3층계로 돌아가도록 하지요. 아무래도 오거가 돌아다니는 이곳에서의 사냥은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에반해 랄프는 상당히 진취적이었다. 그는 지금 당장 엔트런스를 향해 달려나갈 기세였지만, 파라에 의해 제지되었다.
"휴식도 안취하고 돌격하면 어쩌자고! 다른 길드원들도 생각해야지!"
"칫!"
그런데 이런 위험한곳을 길드원들을 데리고 돌아다닐 생각인가? 이들의 수준은 높아봤자 오러유저 상급.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검술랭크 1이나 2의 수준이다. 시스템의 보정을 받지 못하는걸 생각하면 거기에도 훨씬 못미친다.
내가 파라에게 슬쩍 그 이야기를 하자 파라가 나를 가소롭다는듯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흥, 네가 우리 길드원들을 무시하는 모양인데, 우리 길드원들은 검제 레너드의 사사를 받은 실력자들이라고. 오거쯤은 우리 길드 전체가 덤비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정말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자신있게 말하는걸 보면 오거를 상대하는 어떤 방법이라도 있나보다. 뭐, 알아서 하겠지.
"그런데 칸, 혹시 4층계에서 발바롯사를 본적이 있습니까?"
한센이 길드원들에게 휴식을 취하게 하고는 다시 돌아와서 내게 발바롯사의 행방에대해 물어보았다. 그동안 3층계에서도 본적이 없다고 한다. 나는 적어도 지도를 작성한 범위내에서는 발바롯사를 만난적이 없었다.
"조용히 넘어가면 좋겠지만, 자존심으로 똘똘뭉친 그자가 어떤식으로 나올지 알수없으니 불안하군요. 칸도 충분히 주의하세요."
한센이 나를 걱정하며 이야기 해 주었지만, 전에도 말한것 처럼 나는 오히려 한센이 걱정이다.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해 줄수있는 방법이 있는건 아니지만.
나는 휴식을 취하려는 레너드 길드와 한센길드들과 헤어져 남쪽 구역의 나머지 부분을 탐색하기로 했다. 지도도 완성하고 혹시나 발바롯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몬스터사냥도 하면서 탐색을 진행했고 동행하는 아리의 숙련도도 계속 올리게 했다. 한참을 걷다가 아리가 힘들어하면 베이스캠프로 보내어 쉬게 하고, 다시 피곤을 풀고나면 합류하는 식으로 돌아다녔더니, 남쪽의 지도를 완성했을때 마침 아리의 약초술의 숙련도가 Max를 달성했다.
"축하해 아리. 드디어 숙련도 달성이야."
내가 수고했다고 아리를 칭찬해 주었더니 아리가 방긋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고마워요, 강한님. 그래도 실감은 잘 안나네요."
스텟을 볼수없는 아리로서는 숙련도 Max라고 해도 직접 사용해 보지 않는한 잘 체감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텟을 볼 수 있는 나는 아리의 스킬창의 스킬명 옆에 표시된 Max라는 문자를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숙련도가 최대까지 되었을때 새로운 알림음성이 들렸다.
[ 회복 서프터 슬레이브 아리의 약초술 스킬 숙련도가 최대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스킬 체력회복을 습득했습니다.]
아리가 새로운 스킬을 습득한 모양이다. 체력회복은 포션과 같이 상처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적어도 약초술보다는 편리한 기술인것이다.
아리는 자신의 내부에 생긴 새로운 힘을 감지하고 약간 당황한듯 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힘이 생겨났으니 어쩔줄 몰라하는것도 당연할것 같다. 나는 아리에게 되도록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 그럼 이 힘으로 강한님의 도움이 될 수있는건가요?"
그야 물론이다. 포션이 필요 없어지는 상황이니까. 하지만 아리에게 약초술의 숙련도를 높이도록 부탁한것은 내가 만드라고라를 좀더 효과적으로 복용하고 싶어서 였고, 더 이상 아리를 데리고 다니며 전투에 참가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너무 좋아하는 아리의 모습에 그런말은 꺼낼 수 없었다. 뭐, 전투에 휘말려도 죽지는 않을테니까 원하는데로 해주자.
"응, 기대할게 아리야."
"네!"
너무 성실해서 탈이라니까 아리는. 하지만 그래도 분명히 말은 해둬야겠다.
"앞으로 위험한 탐색에는 데려갈 수 없어. 만약 규격외몬스터라도 나타나면 바로 돌려보낼테니까 그렇게 알아둬."
내말에 아리는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풀고는 말했다.
"열심히 할게요, 강한님."
의욕을 불사르는 아리였다. 다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조용히 아공간에서 만드라고라를 꺼내어 아리에게 넘겨 주었다.
"이걸 약초술을 이용해서 내게 먹여줄래?"
그말에 아리의 얼굴이 벌개졌다.
"머, 먹여드려야 해요?"
"응, 약초술이 발동되야 하니까."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난건데, 이거 '앙~'이라고 하는 연인들이나 하는 부끄러운 이벤트 아닌가? 의식을 했더니 약간 부끄러워졌다. 아니, 이건 그런 달콤삽살한 연애이벤트가 아니라, 단지 약을 좀더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선택이야!
아리가 만드라고라를 받아들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내게 만드라고라를 내밀었다.
"그, 그럼 강한님... 아, 앙~"
"!!!"
아니, 아리야! 그런 부끄러운 대사까지 할 필요는 없어! 나는 한없이 부끄러운 상태에서 입을 벌려 만드라고라를 받아먹었다. 그리고 한없이 부끄러운 상태에서 부끄럽게 씹어먹었다.
상황이 어찌되었던 아리의 약초술 스킬은 확실하게 만드라고라에 적용되었고, 나는 그 효과를 독톡하게 받을 수 있었다.
[ 숙련도Max의 약초술이 적용되어 만드라고라의 효과가 올라갑니다.
약초술 적용 ( 200%)
- 체력 +2000, 기력 +400 ]
역시 판타지세계의 절대영약 만드라고라! 효과가 정말 엄청나구나.
"고마워, 아리야. 약초술때문에 확실히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었어."
그러자 아리는 굉장히 기쁜듯했다. 아까의 부끄러운 이벤트로 벌개진 얼굴로 미소지으며 말했다.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예요."
왠지 두근거리게 만드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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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