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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52화 (52/110)

00052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만드라고라도 무사히 흡수했고, 아리덕택에 이득을 보았기 때문에 아리에게 뭔가 원하는게 없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던 그녀였지만 내가 계속 말해보라고 재촉하자 어느 장소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나와 아리는 지금 3층계에 있는 북쪽의 초원지대에 와있다. 북쪽으로는 만년설이 보이는 산악지대이고, 남쪽으로는 중앙구역 너머 갈대밭이 보이는 곳으로 고지대 특유의 산들바람이 기분좋은 곳이다.

사실 이곳에 처음 방문한뒤에 사진을 대량으로 찍어서 아리에게 보여준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한번 와보고 싶었다고 한다.

"경치도 아름답고 바람도 매우 기분이 좋아요!"

아리는 특유의 간호복형 갑옷이 아니고 내가 사다준 옷들중에서 하얀색 바탕에 노랑색 리본으로 포인트를 준 여름용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바람에 살짝 흩날리는 검은머리칼과 매우 잘 어울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나는 사진기속에 실컷 담아두었다. 배경이 멋진데, 모델까지 살아있어서 굉장히 좋은 작품이 나왔다. 아리가 원하는걸 들어주려는 의도였는데 오히려 내가 득을 본것같은 기분이다.

그녀에게 내가 찍은 자신의 사진을 보여줬더니 부끄러워 하면서도 뚤어지게 쳐다보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드는듯 했다.

그 후에 잠시 앉아서 아리가 싸온 빵과 홍차를 먹으며, 풍경을 감상했다.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포털을 열었을때 아리가 수줍은 얼굴로 내게 말했다.

"이렇게 멋진 장소에 데리고와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뭔가 후련해지는 기분이에요."

그러면서 방긋 웃는데 얼굴에서 빛이 나는듯한 착각을 느꼈다. 아리는 귀엽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알림음이 들려왔다.

[ 아티펙트 트윈엔젤의 의한 부활회수가 갱신되었습니다.

- 남은 부활가능 횟수 : 김강한(0회)

아르시아 스텐베르크 (4회) ]

어? 아리의 부활가능횟수가 1이 올랐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0회였다. 아리가 원하는걸 들어주었더니 횟수가 올랐다는것은 그녀가 내게 마음을 조금 열어주었다는 이야기 일까?

다음에 다시 이런 자리를 만들어 봐야겠다.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후 가볍게 정비를 시작했다. 주로 탐색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는데, 언제라도 포털을 타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올 수 있기때문에 그리 대단한것들은 아니고 전에 개방된 4랭크검기를 익히고, 아리의 장비들을 재 점검하고 간단한 음식들을 챙긴 정도였다. 이제부터는 아리도 탐색에 동행하기로 한것이다. 아리의 회복 스킬이 있으면 다소의 무모한 돌격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돌연변이 워트롤에게서 얻었던 피데미지를 50% 경감하는 아티펙트가 있다. 여기에 아리의 회복스킬이 더해지면 거의 트롤급의 회복력을 갖추게 되는것이다.

여전히 아리를 전투에 데려가는건 조금 양심에 찔리지만 그녀는 노예로서가 아닌 동료로서 함께 하고 싶어했기에 나도 조금은 마음편히 그녀를 데리고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서포터로서의 아리는 말그대로 최고의 도우미였다. 오거에게 공격을 허용해도 금새 회복이 되었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없이 돌격을 할 수 있었다.

오히려 아리에게 휘험한 몬스터는 오크들이었다. 300마리씩 몰려다니는 녀석들인지라, 내가 보호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인데, 아무리 부활이 가능하다고 해도, 위험한건 위험한거라 그럴때는 베이스캠프로 돌려보냈다.

어쨋든 그렇게 조금 더 안정적인 오거 사냥이 가능해지고 있을무렵 큐비가 굉장히 불길한 소식을 전해 주었다. 거점을 중심으로 탐색이 가능한 큐비가 이상한 움직임을 발견한 것이다.

-방금 3층계 중앙구역을 발바롯사 길드가 빠른 속력으로 통과했는데 아무래도 행동이 수상하다냥. 그리고 3층계 엔트런스를 통과한 한센길드가 아직 중앙구역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냥.

"한센길드가 3층계 엔트런스를 통과한 지 얼마나 지났지?"

-한참됬다냥. 적어도 정상적인 진행속도라면 벌써 보이고도 남았어야 한다냥.

굉장히 싫은 예감이 들었다. 행동이 수상해 보이는 발바롯사 길드와 3층계 엔트런스 통과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한센 길드. 그리고 발바롯사 길드는 한센 길드와 반목한적이 있다. 일방적인 관계였기는 하지만 말이다.

"안돼겠어. 내가 직접 가봐야지. 아리, 넌 베이스캠프에 돌아가있어."

아리가 아주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하세요, 강한님."

나는 안심하라고 해준뒤 그녀를 베이스캠프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4층계 임시베이스캠프를 거쳐서 3층계 엔트런스로 돌아갔다. 이곳에서 중앙구역까지의 길을 되집어 간다면 한센길드를 발견할 수 있을것이다. 나는 빠른 속도로 중앙구역을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3층계 엔트런스에서 중앙구역으로 가는길은 무척이나 멋있는 풍경을 가지고 있다. 나도 이곳을 지나가면서 몇번이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똑같은 장소, 똑같은 환경인데 지금 이곳의 풍경은 멋지고 감탄스런운것이 아니라, 슬프고 비참한 광경으로 변해있었다.

"뭐, 뭐야... 이게..."

황녹색계통의 갑옷과 주황색의 망토를 입은 시체들이 길을 따라 널부러져 있다. 한센길드였다. 불길한 예감이 맞았던 것이다.

-앗!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냥! 한센이다냥!

"어디!?"

큐비가 아직 숨이 붙어있는 한센을 발견했다. 달려가 보니 치명상을 입고 쓰러져있었지만 미약하게나마 숨이 붙어있었다. 나는 아공간에서 포션을 꺼내어 상처에 부었다. 그리고 아리를 급하게 소환했다.

"강한님?"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소환된 아리가 당황하여 나를 찾았다. 그러다가 주변에 쌓여있는 시체들을 보고 깜짝놀라서 내게 달려왔다.

"이게 무슨일이예요?"

"시간이 없어. 한센의 치료를 부탁할게."

상황을 설명해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나는 급하게 아리에게 한센의 치료를 부탁했고, 그녀의 치료마법이 한센을 감쌌다. 그러자 한센의 상처가 급격하게 아물어갔다. 다행스럽게도 한센이 의식을 되찾았다. 상처가 나았어도 아직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였는지 한센은 잘떠지지 않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카, 칸..."

"괜찮아요? 일어날 수 있겠어요?"

한센은 내게 부축을 받아서 겨우 일어날 수 있게되었다. 그는 잠시동안 그의 길드원들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힘겹게 말을 했다.

"발바롯사... 그자였습니다. 그자가... 내 길드원들을... 큭!"

역시 발바롯사의 짓이였나? 어떻게 이런짓을 저지를 수 있지? 내 상식에서는 이해가 가지않는 행동이었다.

"큐비, 발바롯사는?"

-아직 3층계 입구에 도착하지 않았다냥.

놈을 잡아야 한다. 잡아서 왜 이런짓을 했는지 들어봐야겠다. 그리고 죄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나는 아직 움직이기 힘든 한센을 아리에게 맡기고 발바롯사를 추적하기로 했다.

"아리, 혹시모르니까 한센을 데리고 4층계 임시캠프 근처까지 움직이고 있어. 곧 갈테니까."

"네, 강한님."

아리가 한센을 부축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센은 떠나기전에 나를 보고 말했다.

"복수를... 길드원들의 복수를 부탁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고 계세요."

한센은 고개를 한번 숙여보이고는 아리와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3계층 임시캠프로 이동했다.

아직 발바롯사는 보이지 않고있었다. 녀석은 분명히 이곳을 지날 것이다. 나는 차분하게 녀석을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후, 드디어 발바롯사와 그의 길드원 27명이 모습을 보였다. 한명이 비는데 한센길드와의 전투에서 사망한것 같다. 나는 검을 꺼내어 들고 녀석들의 길을 막아섰다.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고 있는거지?"

발바롯사가 나를 발견하고는 움직임을 멈추고 도끼를 어깨에 걸쳤다.

"네놈을 여기서 만나다니, 운이 좋군."

녀석이 입술을 혀로 핥으며 나를 노려보았다. 그 눈은 붉게 충혈되어있었다. 마치 피에 굶주린 몬스터의 눈과 같았다.

"왜? 한센길드에게 한것처럼 나한테도 그런짓을 하려고 하나?"

"크크크, 그래! 한센도! 네놈도! 그 랄프도! 모조리 죽일것이다! 아니, 이 발바롯사님을 무시하는 모든 놈들을 다 죽여버릴것이다!"

-이성이 던젼의 에너지에게 먹혀버린 모양이다냥.

발바롯사의 어이없는 말에 할말을 잃었을때, 큐비가 그런말을 했다.

"그게 무슨 뜻이지?"

-이 던젼의 주인은 와일드포스세력이다냥. 그리고 그들은 폭력 그리고 분노를 상징한다냥. 그 영향으로 이 던젼이 가지는 에너지 역시 폭력과 분노를 유발한다냥. 인간도 이 에너지를 흡수하기때문에 분노와 폭력의 영향을 받기 쉽다냥. 그래도 보통은 저렇게 까지 폭주를 하지는 않는데, 저녀석은 어떤 계기로 인해서 완전히 폭발해버린 모양이다냥.

폭력과 분노가 지금의 저녀석을 지배하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그렇지만 그것이 놈이 한 행동에대한 핑계는 될 수 없다. 녀석은 죄값을 치뤄야만 한다.

"녀석을 죽여버려!"

발바롯사가 길드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27명의 길드원들이 나를 공격하기위해 진형을 갖추어섰다. 녀석들은 발바롯사의 명령에 따라서 움직일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봐줄 생각은 없다.

나는 의식을 검에 집중했다. 그러자 검에서 하얀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머리위로 검을 치켜올리며 외쳤다.

"오러 프라슈!"

검에서 강력한 오러의 기둥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빛의 기둥은 27개의 줄기로 갈라져서 27명의 발바롯사 길드원에게로 날아갔다.

"크아악!"

27명 전원이 그 공격에 하복부가 뚫리는 부상을 입었다. 오러유저인 그들의 단전이 모조리 파괴되었다. 이제 더이상 검을들수는 없을것이다. 순식간에 발바롯사 길드의 전원이 무력화 되었다.

"이제 네 차례다, 발바롯사."

나는 차가운 눈으로 녀석을 쳐다보았다. 놈의 얼굴빛이 울그락 불그락 거리고 있다.

"네놈이! 네놈이 감히!"

발바롯사가 그레이트 엑스를 한손으로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달려들면서 그레이트 엑스를 휘둘렀다. 일순식간에 x자 모양으로 2번 휘두르는 발바롯사 특유의 공격이 이루어졌다.

챙!

하지만 나는 그 중심부위를 쳐내는 것으로 간단하게 무력화 시켰다. 그 뒤로도 발바롯사는 계속 공격해 들어왔다. 그 특유의 2회공격은 그렇다고 쳐도, 발바롯사의 움직임 자체는 느린편이었기 때문에 나는 녀석의 공격에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놈, 죽어!"

악에받친듯한 기세로 맹렬하게 공격하는 발바롯사. 하지만 내 눈에는 녀석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보이고 있었다.

챙!

싹뚝!

"크헉!"

다시한번 놈의 공격을 쳐낸 이후에 그레이트 엑스를 들고있는 녀석의 팔을 잘라내었다. 어깨쭉지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네놈이!"

녀석의 눈이 점점 더 시뻘게 졌다. 놈은 갈고리가 달려있는 왼팔로 나를 공격했지만 그것은 의미없는 손짓일 뿐이었다. 나는 녀석의 왼팔마져 잘라버렸다.

"크악!"

녀석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굴렀다. 나는 그런 놈을 발로 밟고는 놈의 단전에 검을 박아넣었다.

"크읍!"

눈을 크게 부릅뜨고 고통스러워하는 발바롯사. 녀석은 너무나도 큰 고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나는 아공간에서 포션을 하나꺼내어 발바롯사의 상처에 발라주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죽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도 녀석은 이를 뿌뜨득 갈면서 나를 노려보았다.

치료를 마친 나는 녀석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놈을 한센에게 데려가기 위해서다.

"네놈을 죽일지 살릴지는 한센이 결정할 것이다."

나는 아직도 고통에 신음하는 발바롯사 길드의 녀석들을 남겨두고 그자리를 벗어났다. 이곳이 3층계 입구니까, 운이 좋으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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