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4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4층계의 플로어 마스터, 트윈헤드 오거를 쓰러트렸다. 5계층 으로의 길이 열린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당장은 5계층으로 향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5계층 부터는 일명 신화의 영역이라고 불리고, 5계층부터 서식하고 있는 싸이클롭스와 베히모스는 신화급 몬스터라고 불린다. 아직 마스터가 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준비는 철저하게 해야 했다.
우선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아리를 쉬게하고는 먼저 차원상인 폴을 불러내기 위해서 그가준 호루라기를 힘껏 불었다.
"찾으셨습니까? 강한님."
역시나 금새 나타나는 폴. 나는 그에게 용건을 전했다.
"무기 랭크를 올리겠습니다."
"그렇습니까? 벌써 4랭크에 도달하시겠군요. 그럼 500000의 포인트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어마어마한양의 포인트를 지불하고 무기랭크를 3에서 4로 올렸다. 내가 입고 있던 갑옷이 밝게 빛이나더니 검은색의 갑옷으로 바뀌었다. 역시나 모양이나 구성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성능만이 올라갔을 뿐이다.
"색은 파랑색으로 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강한님."
역시 검은 색보다는 파랑색의 갑옷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럼 한번 지금의 내 능력치를 확인해 볼까?
[ 김강한 ]
체력 6000
기력 1190
힘 39
지력 39
방어 39
민첩 39
저항 44
무기 500
갑옷 250
방패 150
부츠(민첩) 4
투구(지력) 600
예상 외로 장비의 성능이 3랭크에서 별반 오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폴에게 물어 보았더니, 폴이 말하길.
"고 랭크로 갈 수록 더이상의 성능의 향상은 힘들어 집니다.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되면 무기랭크 올리는건 나중으로 미루어야 할것같다. 포인트가 모이면 우선적으로 검술랭크부터 올리고 보자.
무기 업글까지 마친 나는, 아리와 함께 4계층의 모든 곳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오거와 워트롤을 사냥했다. 하지만 오거와 트롤이 거의 보이지 않을때까지 사냥을 하고 돌아다녔지만 오거는 100마리, 워트롤은 200마리 넘기는게 고작이었다.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이상 강해지는건 불가능 한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이 상태로 5층계에 도전해야 할것같다.
5층계의 문을열기전에 일단 베이스 캠프로 돌아왔다. 나는 아리의 안내로 그동안 모은 금으로된 장신구들과, 보석들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말그대로 보물의 산이었다. 내가 전에 디그마법으로 파주었던 땅이 가득찰 정도로 쌓여있었다. 이걸 다 현실로 가져가서 돈으로 바꾸게 되면 난 순식간에 부자가 될 수 있을것 같다.
-강한이는 아직 금전감각이 부족한것 같다냥. 겨우 이정도에 만족하는거냥? 마이너스포인트를 모으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 있다냥.
버는 족족 쓰게되는 포인트따위, 지금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눈앞에 쌓여있는 보물들이 내게는 현실이었다.
아리가 내게 여기 쌓여져 있는 물건들의 리스트를 가져다 주었다. 그 리스트에는 여지까지 루이스와 거래를 한 내용들이 꼼꼼이 적혀있었다. 나는 자연스레 감탄의 말을 내뱉었다.
"우와. 언제 이런걸 다 정리한거야?"
"루이스씨와 거래가 있을때마다 정리했어요. 가끔씩 시간날때마다 수량을 확인해 두었으니 틀린부분은 없을거예요."
우리부대 행보관이 보았다면 눈물을 좔좔흘리며 보급계로 스카웃트 해갈 정도의 깔끔한 정리내용 이었다. 만약에 아리가 없었다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역시 내게는 아리가 꼭 필요하단 말이야. 아리없으면 안돼."
이렇게 깔끔한 정리는 내게 어울리지 않고 그럴 능력도 없다. 내게는 아리의 이런 꼼꼼한 면이 꼭 필요했다.
"아, 저, 고, 고맙습니다."
아리가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몸을 배배꼬았다. 음, 아리가 의외로 칭찬에 약하구나. 칭찬에 돈들어가는것도 아니니 나는 더욱더 칭찬에 열을 올렸다.
"응,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내게는 너같은 사람이 꼭 필요해."
"네, 네!"
그때 시스템의 알림음이 울렸다.
[아티펙트 트윈엔젤의 의한 부활횟수가 갱신되었습니다.
- 남은 부활 가능횟수 : 김강한 ( 0 회)
아르시아 스텐베르크 ( 5 회) ]
오! 또 올랐다. 역시 칭찬에 약하구나 아리! 이걸로 아리의 안전이 더욱더 굳건해졌다.
5층계로 향하는 엔트런스 앞에서 나는 레너드 길드의 랄프와 파라를 보게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너희들도 5층계로 향하는거야?"
"아니,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랄프가 내게 다가오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는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입구쪽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는 이 던젼에서 나갈 예정이다. 더 이상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있는 일이 없거든."
역시 보통의 길드들은 4층계 까지가 한계인 모양이다. 랄프는 계속 말을 이었다.
"쳇, 이번 던젼에선 우리가 얻은게 거의 없다. 누군가가 다 독차지 해서 말이야."
음, 조금 미안해 지네. 중간 구역은 양보할걸 그랬나? 어차피 통행료도 받지 못하는데.
"그래서 이번에 나가면 죽어라 수행을 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마스터의 길이 가까운것 같거든."
랄프가 자신 만만하게 말했다. 랄프의 스승은 레너드 라고 하는 마스터였다. 분명 마스터가 될수있는 어떤 방법을 배웠을거라고 생각된다.
"다음에 만날때는 마스터가 되어있을거다. 그때는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
말을 마친 랄프가 별다른 인사없이 떠나갔다. 아리와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고 있던 파라가 내게로 다가왔다.
"그럼, 우리는 저 바보가 마스터가 될때까지 뒷바라지에 들어가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 사냥 많이해서 돈 많이 벌어."
그리고는 아리에게도 작별인사를 하고는 길드원들을 데리고 떠나갔다. 다음에 볼때는 마스터, 인가? 정말 그렇다면 강력한 라이벌이 될것같다.
드디어 5층계의 문이 열렸다. 5층계에 들어서자 멀리 높이 솟은 산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위치로 보면 아마도 중앙구역에 해당할 것 같은데, 길이 그곳에 의해 가로막혀있거나 한것은 아니였다.
그리고 그 산을 중심으로 각 대각선 4방향에 역시 거대한 산들이 위치해 있었다. 나무가 거의 없는 바위산들 이었다. 그리고 산과 산 사이에 길목들에는 여러채의 진영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고블린이나 오크들이 주둔하고 있는 곳들로 보였다. 딱히 길목을 막고있는듯한 포진은 아니였다. 아마도 저곳이 녀석들이 사는곳인것 같다. 한눈에 보아도 대규모의 인원이 모여있는것이 보였다.
일단은 중앙에 있는 산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4층계 까지의 중앙구역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곳을 중심으로 4곳의 산으로 가는 길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리는 일단 베이스 캠프에 돌아가 있어. 이곳에 어떤 녀석들이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필요할때 부를게."
"알겠어요. 그럼 조심하세요!"
나는 아리에게 고개를 끄덕여 준뒤에 아리를 베이스캠프로 귀환 시켰다. 그리고는 검과 방패를 장비하고 천천히 중앙구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길은 외길 이었는데 그 길을 가는 동안에 수많은 고블린과 오크들의 습격이 있었다. 굳이 전멸을 노리는게 아니라서 다가오는 녀석들만 상대하면서 길을 재촉했는데, 그것만으로도 한번 전투에 거의 300마리가 넘는 몬스터를 쓰러트려야 했다.
고블린과 오크 사이에는 가끔가다 트롤과 오거까지 섞여 있어서 나를 놀라게 했다. 고블린, 오크와 트롤, 오거의 연계는 나에게도 상당히 위협이 되었는데 만약 오러유저 수준의 10, 20명 단위의 길드는 물론이고, 랄프정도 수준의 익스퍼트였다면 그야말로 끔살을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몬스터들의 습격이 지나간뒤에는 반드시 아리를 불러내어 체력을 완전히 회복하였다. 그렇다고 아리를 동행시키지는 못했는데 5회 부활권이 있다고 해도 버티지 못할정도로 위험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몬스터들의 기습을 겪으며 며칠을 걸은 끝에 중앙지역의 산 가까이에 접근할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부터가 문제였다. 근처에 있던 몬스터들의 진영에서 몬스터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온것이다. 아무곳이나 시선을 두어도, 시야에 오거 두세마리는 반드시 들어왔다.
질릴정도로 밀려오는 몬스터들을 상대하면서 안쪽으로 계속 접근해 갔다. 겨우겨우 몬스터들을 뚫어내고 산기슭에 도착했을때, 나는 그 산 전체가 결계로 둘러 싸여져 있는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딘가에 이 결계를 구성하는 마법진이 있을거다냥. 그걸 찾아서 해체하면 이 결계가 풀린다냥.
그말을 듣고 바로 떠오른것이 이 산을 중심으로 연결되어진 4곳의 산이었다. 이곳은 결계로 둘러싸여져 있고, 이곳에서 그곳까지 길이 연결되어 있기때문이다. 나는 그중의 한곳, 지도 전체로 보았을때 8시 방향에 위치한 산으로 향하기로 정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몬스터 무리들이 있는곳을 지나가야했다.
수없이 많은 몬스터들을 죽이고 또 죽이면서 전진을 거듭한 끝에 첫번째 산의 초입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바로 포탈을 열어서 베이스캠프로 돌아갔다.
"주, 죽겠다아..."
"수, 수고하셨어요..."
포탈에서 튀어나오자 마자, 그자리에 쓰러져 누워버리는 나를 보고 아리가 달려와 회복을 시켜주었다.
"고마워, 아리. 그런데 나 이대로 좀 잘게."
"텐트로 들어가서 주무세요!"
아리가 나를 억지로 일으켜세워서는 텐트로 안내했다. 나는 아리가 이끌고 가는데로 끌려가서는 야전침대위로 엎어졌다. 정말 죽을 정도로 피곤한것 같다.
"그렇게 많은 몬스터들이 한곳에 있는 장면은 처음봤어..."
"나중에라도 몬스터사체들을 꼭 회수하셔야 해요."
어차피 3층계 이후로는 아무길드도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다른녀석들이 채갈 걱정은 없지만... 음, 아리가 이렇게 알뜰한 아이였던가...? 아무튼 나는 그 대로 기절한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였다.
산을 오르는 길은 산전체를 삥 두르는 형태로 나있었는데, 절벽을 기어오를것이 아니라면 그 길을 따라 빙글빙글 도는 수 밖에는 없었다. 문제는 길목에 수많은 몬스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좁은 길목이 오거나 트롤이 가로막고 있으면 더 좁아보였다.
"도대체 이곳에 몇마리의 몬스터가 있는거야?"
-숫자를 세는건 예전에 포기했다냥. 그냥 닥치는대로 잡아라냥.
"그말이 정답이네."
사냥이 목적이 아니라 길을 통과하는게 목적이지만, 오거와 워트롤만은 꼬박꼬박 잡고 지나갔다. 어느새 워트롤은 300마리를 가득 채웠고, 오거도 200마리를 넘어섰다. 싸이크롭스가 보통 몬스터처럼 바글바글 거리지는 않을것 같으니, 이제 오거만 300마리를 채우게 되면 이곳 던젼에서 얻을 수 있는 보너스 스텟은 모두 얻은게된다.
이렇게 몬스터들이 무진장 달려드는걸 보니 오거 100마리쯤은 금방 사냥할 수 있을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어느세 정상부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자아, 결계를 만들고 있는 마법진은 어디있을까나? 나는 마법진 비슷한것이 있는지 사방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럴듯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때였다.
-피해라냥!
이럴때 큐비의 말은 무조건 듣고 봐야한다. 나는 있는힘껏 몸을 날렸다.
쾅!
내가 있던 자리에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날아와서 쳐박혔다. 만약 그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면 틀림없이 오징어포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나는 그 바위가 날아온곳을 바라보았다.
엄청나게 커다란 외눈박이 괴물이 산 정상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신화급의 몬스터 싸이클롭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