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8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날려져버린 나는 산비탈을 한참동안 굴러떨어지다가 겨우 멈추어 섰다. 과연 30m 가까이 되는 신장에 저 엄청난 덩치가 발한번 구르니 그 충격파도 장난 아니다. 녀석의 다리를 집중공격해야 하는 나에게는 상당한 패널티가 될것같다.
다시 검을 쥐고 산비탈을 달려 올라갔다. 녀석의 시선이 나를 향했고 나는 재빨리 옆으로 벗어났다. 역시나 싸이클롭스 킹의 레이져 공격이 시작되었다. 레이져를 피해 달리면서 산정상에 올라섰다. 싸이클롭스 킹이 버티고 서있는 넓은 지역은 주변에 높은 지형이 없기 때문에 녀석의 얼굴부위로 점프를 시도할만한 방법이 없었다. 기껏해야 녀석의 몸을 타고 오르는 것인데, 그걸 쉽게 성공하도록 놔두지를 않았기 때문에 성공이 희박한 방법이다.
어쩔 수 없이 다리를 공략해서 놈의 몸을 낮추는 수 밖에는 없다. 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녀석의 다리 밑으로 달려갔다. 놈의 레이져 공격과 발밟기 공격을 피해 가며 적극적으로 무릎뒤쪽을 노렸다. 양발을 버둥거리며 나를 밟으려고 애썼기 때문에 공격이 쉽지 않았지만 차그차근 데미지를 쌓기위해 노력했다.
놈이 다시한번 점프를 하였다. 하지만 이미 예상을 하고 있던 나는 녀석이 점프하는 타이밍에 맞추어 힘껏 점프한후 녀석의 몸을타고 올라갔다.
쿵!
하지만 녀석이 절묘한 타이밍에 착지를 하는 바람에 발을 헛딪어 버렸다.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균형을 잡고 땅위에 착지하자마자 놈의 다리를 피해서 이동했다. 그리고 바로이어진 레이져 공격도 몸을 바닥위로 구르며 피할수 있었다. 마스터가 되면 바닥을 구르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싸움이 그렇게 우아하지가 못하게 전게되고 있다.
그 이후에도 녀석을 무릎꿇리기 위한 나의 시도와 그걸 방해하는 녀석의 시도가 치열하게 전개 되었다. 물론 한방에 가버릴 수 있는 내쪽이 더 힘겨웠지만 마스터에 이르러 강력한 하이퍼 오러를 사용하게된 내 공격력도 만만치 않았다. 나는 놈의 레이져 공격을 계속 경계하기위해 놈의 시선을 주시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다리를 공격해 들어갔다.
그렇게 죽어라 공방을 반복한지 거의 한시간만에 드디어 놈의 오른쪽 다리의 힘줄을 끊어놓을 수 있었다.
"크윽! 네놈이!"
쿵!
억지로 무릎을 꿇게된 싸이클롭스 킹이 한맺힌 소리를 질렀다. 이제 다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녀석의 반격은 거기서 더 거칠어 졌다.
지이잉!
놈의 레이져가 지면을 휩쓸고 지나갔다. 놈은 고개를 정신없이 돌리며 나를 맞추기 위해서 애를 썼다. 그리고 내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면 양손을 강하게 휘드르며 저지하려고 하였다.
나역시 빠른 몸놀림으로 그 공격들을 피하면서 조금씩 놈에게 다가섰다. 놈이 주저앉아 있지만 역시나 높이가 있어서 쉽게 약점을 노출하지 않았다. 놈은 내가 머리나 목을 노리는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목이나 머리를 노릴 필요가 없게되었다. 녀석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기때문에 등판에대한 수비가 전혀 안되고 있었다.
"크악!"
하이퍼 오라베기가 녀석의 등에 다시한번 작렬했다. 약점에 비해서 데미지가 덜 들어가겠지만, 높아진 내 공격력은 단단한 등이라고 해도 놈에게 어느정도 피해를 줄 수가 있었다. 전체 체력의 1/3을 깍는것이 내 목표인지라 굳이 서커스를 해가면서 머리나 목을 노리지는 않았다. 그저 공격하기 쉬운 등을 노리고 공격했고, 데미지는 점점 쌓여져 갔다.
-됐다냥! 체력이 32만 밑으로 떨어졌다냥!
끝났다.
30m가 넘는 거구가 하늘위로 날아오르는 광경은 비현실적이었지만 매우 멋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거구가 추락하여 땅에 쳐박히는 모습도 마찮가지로 장관이었다. 한편으로는 산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기술명을 하르마게돈으로 바꿀까?"
-갑자기 무슨 헛소리냥.
녀석을 오러 스트라이크로 마무리를 지은후 벅차오르는 성취감에 말도안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을때, 시스템 알림음이 들렸다.
[ 플로어마스터 돌연변이 싸이클롭스 킹의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신화급 몬스터 토벌로 임시 스테이터스가 1, 체력이 100, 기력이 20 상승 합니다.
플로어 마스터 토벌로 영구 스테이터스가 1 상승합니다. ]
신화급 몬스터라 그런지 서번트로는 등록이 되지 않았다. 약간 아쉬운 느낌이다.
녀석을 쓰러트리고 얻은 에너지량은 역시나 엄청낙 많았다. 검술랭크를 올릴 수 있을만큼의 에너지랴은 아니였지만. 큐비의 말에의하면 한계를 초월한 에너지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고 했는데 별다른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신이 더 없이 맑은 상태였기때문에 미치거나 그럴것 같지는 않았다.
-...이상하다냥. 그래도 다행이다냥.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빨리 베이스캠프로 돌아가 포인트로 변환시켜야지."
나는 서둘러 포탈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멈추었다. 고개를 돌려 엔트런스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산정상에서 약간 안쪽으로 들어간곳에 6층계로 향하는 입구가 보였다. 나는 몸을 돌려 먼저 6층계를 개방시켰다. 이걸로 하이레딘에게 걸려있던 모든 제한은 사라지게 되었다. 나는 녀석과의 승부를 기대하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포탈안으로 들어섰다.
"수고하셨어요!"
내가 포탈에서 나오자 아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누군가가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 준다는건 그렇게 나쁜 기분은 아니다. 실제로 무척이나 지쳐있던 나는 아리의 목소리를 듣고 약간이나마 피로가 풀린 느낌이 들었다.
한숨자고나자 체력과 기력이 모두 회복 되었다. 이제는 하이레딘이 5층계 엔트런스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면 된다. 검술랭크를 하나더 올리고 싶었지만, 필요한 포인트는 무려 천만인데 지금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는 700만이다. 아쉽게도 지금당장 포인트를 더 모을 방법이 없기때문에 지금 이 상태로 하이레딘과 겨루어야 한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까지 항상 나보다 더 강한 놈들과 싸워왔다. 이제와서 랭크가 부족하다고 꿀리지는 않을것이다. 나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아바타시스템의 보조가 있다. 물론 아티펙트도 있고.
그리고 하이레딘을 이기게 되면 다음은 이 던젼의 주인인 베히모스. 이제는 끝이 보이는듯 했다.
그리고 이 던젼을 클리어 하게되면 나는 아리를 독립시켜줄 생각을 하고있다. 그러러면 아리의 대해서, 아리가 노예가 된 이유를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싫어 할거라는 걸 알고있지만 그 이유에대해서 물어보았다.
아리는 잠시 침묵을 지킨뒤에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저는, 저희 스텐베르크 가문은 왕국의 여러 귀족 가문들 중에 하나였어요. 자작이셨던 아버지는 영주민들에게 사랑받는 훌륭한 영주님 이셨구요. 그런데 이웃영지의 프로스트 남작가문과 작은 다툼끝에 영지전이 일어나게 되었고, 결국 우리는 영지전에서 패배하게 되었죠. 가난한 우리가문에서는 영지전 패배로인한 배상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었고, 저는 노예로 팔려가게 된것이예요."
역시 아리는 귀족 출신 이였구나. 스텐베르크라는 성을 보고는 그렇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영지전인가? 정말로 이 바깥세상은 중세시대랑 비슷한 세상인것 같다.
어쨌든 그런이유로 아리가 노예가 된것이라면 이미 내가 노예에서 해방시켜 주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을것이다. 그렇지만 아리는 어떻게 하고 싶을까?
"다른 가족들은?"
아리는 슬픈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살아있는 사람은 이제 저밖에는 없어요."
"독립을 하게 되면 역시 가문을 일으켜세우기위해 행동할거니?"
"아니요. 저에게는 그럴만한 힘이 없는걸요."
솔직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리가 가문을 일으키려고 한다면, 양심상 내가 그걸 외면할 수 없으니 도와주어야 하는데, 이곳은 내가 살던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게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러니 나는 그녀가 그저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랄뿐이다. 그거라면 얼마든지 지원해 줄 수 있으니까.
"그럼 독립을 하게되면 무엇을 하며 살고싶니?"
하지만 그녀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아직 마음을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 모양이다. 하긴 귀족가의 영예였다가 노예로 전락했다. 무슨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네가 어떤 일을 선택하던지 내가 반드시 도와줄게. 그러니까 마음 편이 먹어. 이래뵈도 나 마스터야."
사실 마스터라는게 내게는 특별함이 조금 부족한 단어이지만, 이곳세계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를 부여해주는 단어였다. 그러니 마스터인 내가 도와준다고 하는것은 이곳 세상의 주민인 그녀에게 큰 격려가 되어줄 수 있을것이다. 여관을 하던, 잡화점을 하던 그녀가 자리잡고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도와줘야지. 아, 치료사로 살아가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겠구나. 그녀의 치료능력은 최고이니까.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강한님. 노예에서 해방시켜 주신것도 모자라서 이렇게... 저는..."
아리의 눈에 물기가 여렸다. 거참 울릴 생각은 아니였는데 아리가 감정적이 된것같다.
[아티펙트 트윈엔젤의 의한 부활횟수가 갱신되었습니다.
- 남은 부활 가능횟수 : 김강한 ( 0 회)
아르시아 스텐베르크 ( 7 회) ]
또 올랐다. 정말로 아리가 감동을 크게 받은 모양이다. 뭐, 나쁜 기분은 아니다. 그녀가 독립하는건 조금 아쉽지만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나도 최선을 다해주어야 겠다.
-하이레딘이 5층게 엔트런스에 도착했다냥.
드디어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과연 나의 힘이 이세계의 마스터에게 통할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나는 큐비에게 다시한번 확인을 받기로 했다.
"내가 만약 여기서 죽게되면 어떤 것들이 리셋이 되는거야?"
-익히고 있는 마법, 검술랭크, 무기랭크가 리셋된다냥. 다시말하면 마이너스포인트로 얻은 것들은 전부 리셋된다냥.
그동안 그 고생을 해서 모은것들이 다 날아가는것이다. 목숨은 위험하지 않지만, 그런건 사양이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네. 데미지 경감 아티펙트도 있고, 부활특성도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거기에 체력이 있는한은 절대 죽지 않으니까 녀석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쉽게 죽지는 않을것이다.
나는 준비를 끝마치고 아리를 데리고 5층계 엔트런스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 렐리길드의 렐리와 세리스, 그리고 라냐라고 하는 주황색 단발머리의 여자.
그리고 하이레딘 길드의 카스트로 라고 하는 검은 수염의 남자.
"칸!"
세리스가 나를 발견하고는 달려왔다. 그러다 내 옆에 있는 아리를 보고는 잠시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세리스는 아리를 처음보는 거였나? 하지만 굳이 소개를 시켜주지는 않았다. 세리스와 내가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고 말이다.
세리스가 나와 아리를 복잡한 시선으로 번갈아 쳐다보고 있을때 렐리와 라냐가 다가왔다.
"정말로 5층계 엔트런스를 제압했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점령할 수 있었던거지? 우리도 늦장을 부린것은 아니였는데 말이야."
실제로 상당히 빠른 시간에 도착을 한것이다. 거의 일주일은 걸릴 거리를 4일도 안되어서 도착을 한 셈이니까.
"그런데 그 옆에 여자는 누구지? 세리스도 모르는 눈치인데 말이야."
왠지 렐리의 시선이 차갑게 느껴지는 기분이다. 저쪽에서 먼저 물어본 이상 대답을 해주는게 인지상정이라지.
"그녀의 이름은 아르시아 스텐베르크. 지금은 제 조수를 하고 있지요."
내가 그녀의 풀네임을 말하자 아리가 깜짝 놀라했다. 그리고 렐리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스텐베르크... 어디서 들어본 성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