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1 1 장 - 와일드포스 야만의던젼 - =========================================================================
"쿠오오오오오!!"
불완전한 마스터니 뭐니 해도 오러의 위력은 차이가 없다. 녀석이 큰 데미지를 입은것을 알 수 있었다.
"좋아! 브라인드는 통한다, 이말이지?"
하지만 녀석은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정확하게 나를 향해 방향을 돌리면서 발톱을 휘둘렀다.
휙!
겨우 피하고 뒤로 물러섰다. 간신히 잡은 공격기회가 무산된것이다.
"장님이 되었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나를 찾아서 공격해 오는거지?"
기세를 파악하고 덤벼드는건지, 아니면 청각이나 후각을 이용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눈멀었다고 마음껏 덤벼들어도 되는 상대가 아닌건 분명했다.
-그래도, 브라인드가 먹힌탓에 이상한 이동공격은 사용할 수 없을거다냥!
확실히 놈의 순간적으로 다가와서 가하는 공격은 위협적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공격을 사용할 수 없으니 조금은 숨통이 트인샘이다.
"어디한번 해보자!"
놈의 움직임을 눈을 쫓으면서 열심히 빈틈을 찾아 움직였다. 눈이 안보이는 녀석이 나를 찾아 공격을 해 왔지만 확실히 정타는 없었다. 그나마 내 근처를 휩쓸듯이 공격해 오는 것이 전부였고, 나는 그것을 이용했다.
녀석의 공격타이밍을 포착하고 미리 움직일곳을 확인했다. 그리고 놈의 공격을 피해서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프레쉬 투 스톤!"
놈의 오른쪽 뒷다리를 향해 마법을 먹여주었다. 한쪽다리가 돌이 되어버리자 놈이 균형을 못잡고 휘청거렸다. 이내 마법이 풀리고 나는 그곳을 향해 제빨리 하이퍼 오러베기를 연속적으로 사용했다.
"쿠오오오오!"
놈이 고통스런운지 큰 비명과 함께 발톱을 크게 휘둘러서 나를 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역시나 부정확한 공격이었고, 큰 위험없이 피해내었다.
"프레쉬 투 스톤!"
다시한번 오른쪽 다리를 돌로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러베기!
하지만 그건 놈을 너무 무시한 공격이었던것 같다. 녀석은 왼쪽 다리만 가지고 가볍게 점프했고, 그 가벼운 점프공격은 내몸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쿵!
"크헉! 젠장, 한쪽다리만으로 저 체중을 가지고도 점프가 가능하다니!"
다리공격이 무산 된 이상, 다른 공격포인트를 찾아야 했다. 나는 놈의 발톱공격에 맞추어 안쪽으로 파고든 후에 가볍게 점프하여 놈의 사타구니에 하이퍼 오라베기를 먹여주었다.
"쿠오오오오!"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포효소리. 하지만 방심하지 않고 이번에는 배쪽을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그리고 정확하게 공격이 들어간걸 확인 후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녀석이 앞발을 교차로 휘둘러가며 내가 있던 위치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나는 점점 여유가 생겨서 이제는 1랭크 보조 마법을 모조리 걸어가면서 놈에게 데미지를 입혀나갔다. 그리고 녀석의 마법이 풀릴때쯤 다시한번씩 브라인드마법을 걸어주었다.
놈에게 입히는 데미지는 점점 싸여져 갔다. 놈이 공격에 익숙해 지지 않도록 여러군데를 노렸다. 다리, 사타구니, 배, 가슴까지. 그 위로는 위치가 너무 높아서 공격이 힘들었다. 아무래도 사타구니쪽이 데미지가 많이 들어갔지만, 그곳은 놈도 필사적으로 방어를 했기때문에 공격 성공률이 낮은 편이었다.
그나마 배부위가 공격이 가장 쉬웠는데, 점프로 인한 충격파도, 양발톱을 이용한 공격도 쉽게 피하면서 공격이 가능한 부위였기 때문이다.
데미지는 계속 쌓여갔지만, 사실 아슬아슬한 상황이기는 했다. 브라인드로인한 기력소모와 하이퍼 오러의 사용으로 인한 기력소모가 점점 쌓여가서 여유 기력이 부족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최소한 3랭크 검기를 사용할 기력 250은 남겨 두어야 했는데, 베히모스의 방어력이 너무나 높았고, 체력도 엄청 크다보니 32만을 깍는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기력이 떨어지는것이 먼저냐, 아니면 녀석의 체력을 깍는것이 먼저냐의 싸움이었다. 만약 기력이 먼저 떨어지게 되면, 놈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는 것이다. 브라인드도 쓰지 못하고 오러도 사용하지 못한다.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면 움직임도 둔해질 수 밖에 없고 남은것은 놈에게 두들겨 맞아 죽는것 뿐이 될것이다.
그런데 얼핏 계산을 해보니 아무래도 기력이 먼저 떨어질듯 보였다. 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놈의 공격을 피하는 것 만으로도 벅차서 좋은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이럴때는 단순하면서도 내가 가장 잘할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미 수회의 발톱공격을 피하여 보았기 때문에 그 타이밍은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였다. 나는 놈이 발톱공격을 하는 모션을 파악하고는 정확한 타이밍에 그 공격을 피하면서 앞발을 타고 놈의 몸위로 올라갔다. 당황한 녀석이 처내려고 시도 했지만 요령껏 피해내면서 어깨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그리고는 머리를 향해 하이퍼 오러베기를 먹여주었다.
푸확!
이걸로 상당한 데미지가 들어갔겠지만 노리고 있는것은 이것이 아니다. 녀석이 몸을 앞뒤로 크게 흔들었다. 나는 놈의 머리를 밟고 높이 도약했다. 그리고는 공중에서 강하게 몸을 피틀어 옆으로 회전을 시도했다. 그리고 떨어지는 힘과 회전력을 합한 강력한 하이퍼 오러베기를 놈의 머리에 작렬시켰다.
"쿠오오오오!"
놈의 이마가 깊게 패이면서 피가 크게 튀었다. 보기만 해도 큰 데미지가 들어간걸 알 수 있었다. 이걸로 기력이 떨어지기 전에 충분히 32만의 데미지를 입힐 수 있게되었다.
"하아아아아!"
32만의 데미지를 주는것에 성공한 후 바로 마무리에 들어갔다. 브라인드에 걸린 상태로는 내 공격을 피하는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놈을 하늘높이 띄어보냈다.
그뒤 힘껏 점프하여 놈이 있는곳까지 올라간후 총 8회의 검격을 넣었은후 마무리 일격을 가하는데 성공하였다.
"쿠오오오오오!"
쿵!
굉장한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녀석이 땅에 처박혔다. 큐비에게서 녀석의 체력이 0이되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휴우~ 끝났나?"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을때, 쓰러진 베히모스의 몸이 움찔 떨렸다. 그리고는 힘겹게 눈을 떴다.
"사, 살아있어!? 녀석의 체력은 분명히 0이 되었는데?"
-화광반조다냥.
그런것도 있는거냐, 이세계는?
"크으윽... 멋대로 이런곳에 ... 가두어 두고는, 멋대로 ... 쳐 들어와 목숨마져 가져가다니... 빌어먹을 ... 인간... 놈.. 들..."
베히모스는 그런 의미불명의 말을 남기고는 완전히 숨을 거두었다.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을때 시스템 음성이 들려왔다.
[ 신화급 몬스터 베히모스의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이하의 특수능력이 개방됩니다.
- 시야내 공간이동술 ]
공간이동술!? 베히모스가 사용하던 그 엄청난 기술을 배울 수 있게된건가? 이건 정말 쓸모있는 기술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곳을 공간을 뛰어넘어 이동한다는 소리잖아.
그리고 계속해서 시스템의 알림음이 이어졌다.
[ 와일드 포스 소속의 야만의 던젼을 클리어 하였습니다.
체력이 300, 기력이 60, 모든 스테이터스가 3 영구히 상승합니다.
모든 임시 스테이터스가 초기화 됩니다.
야만의 던젼이 인간의 던젼으로 변경됩니다.
인간의 던젼의 소유권이 김강한에게 넘어갑니다. ]
소유권이 내게로 넘어왔단다. 별로 그런 실감은 들지 않았지만. 하지만 잠시 후 그런 생각은 싹 들어갔다. 주변 환경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잿빛의 하늘이 푸른 하늘로 바뀌었고, 황량한 바위산이 푸르른 나무들이 가득한 아름다운 산으로 바뀌었다. 돌과 모래뿐인 벌판에 파릇파릇한 풀들이 자라났고 말라버린 강바닥에 물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 이게 이곳의 원래 모습이야?"
-그건 아니다냥. 이곳은 이공간타입의 던젼이다냥. 지배자가 와일드포스에서 인간인 강한이 너로 변하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난것이다냥.
와일드포스의 몬스터들이 그런 황량한 환경을 만들었다면, 인간인 나는 이런 푸르름을 간직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구나. 내 스스로 마음속이 황량한것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아는 모양이구나.
"이제는 소유권이 내게로 넘어왔다는 생각이 어느정도 드는데? 이제 이 던젼을 어따 써먹으면 되는거야?"
-가지고 있으면 귀찮으니까 돈 받고 팔아라냥.
아니, 이렇게 힘들게 얻은 던젼인데 그냥 돈받고 팔으라고?
-가지고 있어봐야 자원개발을 할것도 아니고, 이제 몬스터도 없는데 뭐에 쓰냥?
"몬스터가 없어?"
-없다냥. 인간이 몬스터를 키우는것도 아닌데 인간소유의 던젼에 몬스터가 있을리 없잖냥.
그럼 이던젼의 가치는 순전히 자원을 얻는데만 있다는 소리구나. 그러고보니 전략적 가치도 있다고 했는데 그것도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고.
"그럼 누구에게 팔아야 하는데?"
-자원개발을 하는 상단이나, 대영주, 아니면 왕국에 직접 팔아도 된다냥.
"내가 직접 나서기는 그렇고 대리인을 내세울까?"
머릿속의 루이스를 떠올렸다가 이내 지웠다. 루이스는 엄밀히 말해 상인이 아니다. 거기에 익스퍼트도 안되니 귀족도 아니고. 그럼 렐리길드에 의뢰해야 하나?
내가 던젼의 처분을 놓고 고민하고 있을때, 바로 그 렐리 길드의 인원들이 다가왔다. 렐리가 먼저 내게 다가와 말했다.
"정말로 혼자서 베히모스를 처리해 버리다니. 마지막에 그 기술은 도대체 뭐였지? 그런 커다란 덩치가 하늘위로 치솟아 오르다니."
"비기예요. 저만의 검기죠."
"흐음, 그래?"
역시 비기라는 말에 더는 물어보지 못하고 물러났다. 미안하지만 나도 모른다고. 어떤 원리로 그런 괴상한 기술이 가능한지.
"하아~ 이번 던젼에서 우리길드는 수확이 제로네요. 이리아 언니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이야기를 듣고 있던 라냐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리야? 또다른 렐리의 제자인가?
어쨌든 잘되었다. 마침 부탁할 일도 있었는데. 나는 렐리에게 제안을 하기로 했다.
"렐리, 부탁이 있는데요."
내 말에 렐리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더니 할말이 있으면 해봐라는듯이 고개를 들었다.
"이 던젼이 제 소유가 되었는데, 이걸 처분하는데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수수료는 충분히 드릴게요."
길드가 움직였는데 수입이 없다면 곤란할 거다. 나는 수수료를 미끼로 도움을 요청했다. 렐리는 골치아프다는 듯이 눈썹을 찡그리고는 세리스에게 말했다.
"세리스, 네가 이리아와 이야기해서 결정해라. 난 그런 골치아픈건 모르니까."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면서 은근한 목소리로 한마디했다.
"그것보다. 어때 지금이라도 한번 승부해 볼래? 약속한 보상이 있잖아?"
우와... 이사람 역시 색기가 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것을 간신히 참았다.
"지금은 사양할게요. 아무래도 지친 상태라서요."
렐리도 정말로 승부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지 깔깔거리고 웃더니 순순히 물러났다. 그 뒤로 자신의 스승을 살짝 째려보면서 세리스가 다가왔다.
"던젼 제패 축하해요, 칸. 이 던젼의 처분은 저희가 도와 드릴게요."
세리스가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뭐, 세리스라면 믿어도 되겠지. 그때 라냐가 끼어들었다.
"아무리! 세리스언니의 은인이라고 하더라도 공과 사는 지켜야 해요! 자세한 이야기는 이리아 언니와 나누도록 하죠."
"그사람이 누군데?"
내 질문에 세리스가 나서서 대답했다.
"제 사저이자, 우리 렐리길드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어요."
렐리가 저런 상태니 재정을 담당할만한 사람이 확실히 필요하겠지. 뭐, 나는 그렇게 이익에 집착할 생각은 없으니 알아서 잘 처리만 해주면 된다. 나는 세리스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맡길게. 자, 그럼 어디로 방문하면 되지?"
드디어 이 던젼에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바깥세상은 잘 모르니 여기서는 렐리길드에 빌붙을 생각이다.
"특별히 들릴곳이 없다면 저희와 함께 움직이시겠어요?"
내가 바라던 바다. 나는 세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세리스의 표정이 환해졌고, 옆에있던 라냐가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 작품 후기 ============================
그랑죠도, 후레쉬맨도 마무리는 학상 똑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