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62화 (62/110)

00062  인터벌  =========================================================================

렐리길드와는 던젼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일단 헤어졌고, 나는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칸님! 무사하셨군요!"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자마자 아리가 바로 달려왔다. 그녀도 이 던젼이 변화한 모습을 지켜본 모양이다. 내가 던젼을 제패한것을 기뻐해 주었다.

"드디어 이 던젼에서 나가게 되었네."

"... 네!"

잠깐 침묵을 지키던 아리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이 던젼을 처분하기 위해서 일단 렐리길드와 합류할 생각이야. 이곳이 처분될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곧 아리가 살만한곳과 생계수단을 마련해 줄테니까."

"...네."

아리의 표정은 뭔가 중요한 결정을 내린 사람의 표정으로 보였다. 아마도 자신이 할 일을 결정한 모양이다.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일단 이 던젼이 처분될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아리에게는 베이스캠프를 정리하도록 시켰다. 필요없는물건은 버리고 필요한것만 따로 정리해 두면 나중에 내가 아공간으로 옮기기로 한것이다. 그렇게 지시를 내려놓고 나는 루이스를 만나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루이스와 루크들은 내가 전해준 몬스터사체를 정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싸이클롭스같은 신화급 몬스터의 사체도 가져다 놓는바람에 외부에서 전무가들도 초빙한 모양이다. 바깥에서는 이미 루이스와 루크의 사체처리 전문길드가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칸님의 명성은 더욱더 높은 상태지요. 그런데 이제는 던젼의 주인이 되셨으니, 곧 왕궁에서도 사람이 찾아 올거라고 확신합니다."

루이스는 바깥의 소식을 전해주면서 그런소리를 하였다. 왕궁에서 나를 왜 찾아? 내 의문에 루크가 대답을 해 주었다.

"칸님이 마스터시니 당연히 찾아뵈야지요. 익스퍼트만해도 남작이나 자작의 작위를 받습니다. 그런데 마스터라면 백작의 작위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던젼의 주인이시니 당연히 찾아오는게 맞지요."

던젼의 처리에 관해서 상담도 할겸 작위와 관련된 이야기도 할겸 찾아올거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모르는게 있는데, 현재의 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분이라는 거다. 이곳의 왕국의 국민이 아니라는 이야기지. 과연 이런 내게 작위를 내어줄까? 아무리 마스터라고 해도 말이다.

그에관해서는 렐리길드에 맞기기로 했으니 일단 지켜봐야겠다.

나는 루이스들에게 서둘러 몬스터해체작업을 완료할것을 주문했다. 이제 곧 이곳을 나가서 다른 던젼에 도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렐리길드가 이곳에 도착할때까지 3, 4일 정도 걸릴테고, 이 던젼을 처분하는데에 약 2,3주 가까이 걸린다고 해도, 워낙 몬스터사체의 양이 많다보니 시간안에 모두 처리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도 하청주고있는 길드의 수가 많은것 같으니 어떻게든 될것 같기도 하다.

렐리길드가 입구에 도착할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나는 아리와 함께 던젼의 이곳저곳을 돌아보았다. 어디를 가도 멋진 풍경이라 눈이 즐거웠다. 현실세계에서 그림으로만 보던 풍경들이 이곳에는 실제로 펼쳐져있다. 북유럽의 멋진 사진들을 보고 꼭한번 가보고 싶어했던 풍경들보다 이곳의 풍경이 훨씬더 아름답고, 또 멋있었다.

나는 아리를 모델로 삼아서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 사진을 현실에 인터넷에 올리는 날에는 여러가지 의미로 날리가 날것같다.

그렇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관광을 즐기고 있다보니, 어느세 렐리길드가 던젼의 입구에 도착을 했다. 나와 아리는 모든 짐을 아공간에 집어 넣고 렐리길드를 기다렸다.

"그럼 가요! 목적지는 렐리 시티!"

세리스가 신나는듯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나를 이끌었다.

"렐리시티?"

"사부님이 영지로 받아서 다스리는 곳이예요. 실제로 운영은 시청에서 하지만요."

마스터인 렐리가 백작위를 가지고 있는건 놀랄일이 아니지만 영지를 가지고 있다는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시청을 두고 운영을 한다고는 해도, 실질적인 주인이 렐리라는 이야기니까. 국가에서 마스터에게 작위뿐만 아니라 영지까지 준다는 소리다.

길드소속 마스터는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것이 아닌 길드를 운영해 이득을 취하는 자들이다. 그런 마스터들에게까지 영지를 나누어주는것은 얼핏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길드가 사익을 위해서 움직이는건 맞지만, 국가의 위기시에 마스터들은 국가를 위해서 싸워야할 의무가 있다냥. 그러니 그정도 대우는 받을 수 있다냥.

그러니까 길드의 마스터를 예비군 비슷하게 취급을 하는것이구나. 그래서 영지도 주는거였어. 흠... 의무라.

렐리길드와 우리들은 드디어 던젼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일단, 던젼의 바로 바깥은 전에 고블린들의 구역인 1층계가 있던 곳이다. 지금은 그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처음 던젼 밖으로 나오게 된것이지만, 다른 세계에 왔다는 실감은 나지 않았다.

나와 아리는 말이 없었기 때문에 렐리길드의 짐마차를 얻어타고 갔다. 이곳에서 렐리시티까지는 약 3일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도중에 작은 마을에 들릴 예정이란다. 그리고 그동안 나는 줄곧 이런 상태로 가야 하는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이런 상태란... 좌측에는 아리가 앉아서 과일을 깍아주고 있고, 우측에는 세리스가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지도 모르는 포지션이지만, 이유를 알수없는 프레셔가 느껴져서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나는 렐리나 라냐에게 헬프를 보냈지만, 렐리는 재밌는 구경을 한다는 듯이 멀찍이 떨어져서 이쪽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고 있었고, 라냐는 못볼것을 보았다는 태도로 이곳을 쳐다보지 않기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의자형태의 나무에 연인들끼리 앉았을때 그 자리에 딱 맞으면 그 연인들은 영원한 사랑을 얻게된다고 해요!"

나는 세리스에게 렐리시티에 관해서 물어보았는데, 아까부터 세리스는 이런류의 이야기만 계속 하고있었다. 내가 렐리시티의 관해서 궁금했던점은 주민들의 삶의 양식이나 질, 도시의 방어수준, 이웃영지와의 역학관계등 이었지만 세리스에게서는 그런 식의 이야기는 일절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옆에 앉아서 관심없는 척 가만히 듣고 있던 아리는 그런 핑크빛 만발한 이야기에 귀를 쫑긋 거리는 것이 상당히 관심이 가는 모양이다.

"하아... 사실 그런이야기를 듣기만하고 실제로는 한번도 시도해 보지 못했거든요. 아~아 정말 한번 해보고싶은 이야기들이예요."

그러면서 세리스가 묘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본다.

...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세리스가 그런 경험을 못해본것이 내 탓은 아니지 않은가. 왜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한숨을 쉬는지 모를일이다. 그때,

-전방에 몬스터 출현! 우르크 5마리!

우르크라면 오크의 사촌쯤 되는 녀석들로 오크보다 덩치가 약간 더 크고, 힘도 조금 더 센 녀석들이라고 한다. 세리스와 다른 렐리길드원들도 그들을 발견했는지, 경계를 시작했다.

"던젼이 아닌곳에도 몬스터가 출현을 하는거야?"

전에 듣기로 대륙의 몬스터들은 모두 던젼안으로 살아졌기 때문에 던젼밖에서는 몬스터를 만날일이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마주치니 희안했다.

-아주 없는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보기 힘든건 사실이다냥.

"이런곳에 몬스터라니! 이 근처에서 몬스터가 발견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마치 큐비의 말을 보충하듯이 세리스가 놀란 목소리로 말을했다. 그말에 라냐가 세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에서는 처음이지만 듣기로는 요즘들어 몬스터들이 던젼 밖에서 나타나는 빈도가 점점 늘고 잇다고 해요."

아무튼 전방의 우르크 5마리는 대규모의 인간무리를 보고도 겁내지 않고 오히려 이쪽으로 달려들었다. 우르크가 강해봐야 오크보다 약간 더 강한 몬스터이다. 렐리길드원들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여기서는 내가 나서기로 했다.

"잠깐 비켜주세요. 실험해 보고 싶은것이 있어요."

던젼을 클리어 하면서 모든 임시 스텟이 초기화가 되었다. 영구적으로 상승한 스텟들은 그대로 지만, 갑자기 능력이 낮아져서 전투 감각이 이상해졌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걸 확인해 보고 싶었다. 또 던젼 밖에서 얼마만큼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 보아야 했다.

"당신이 직접? 뭐, 본인이 그러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을게."

마스터가 직접 나선다는 말에 렐리를 비롯한 길드원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듯 했다. 내 사정을 모른다면 의아하게 생각할만하기는 하다. 나는 검을 뽑아들고 녀석들의 앞을 가로 막았다.

"취익! 인간들을 죽이고 짐을 빼앗아라, 취익!"

이녀석들 산적질하는 우르크들 이었나? 하긴 던젼안에 사는 몬스터들과 다르게 이녀석들은 따로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니까 인간을 습격하여 생활의 필요한 물건들을 빼앗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죽인 인간들은 식용으로 사용하던가... 생각해보니 열받네!

"죽어!"

스텟은 확실히 떨어졌지만, 검술과 전투벨런스는 그대로였다. 우르크 4마리는 그들의 글레이브를 한번도 휘두르지 못한체, 내게 모두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우르크는 특별히 파이어에로우를 먹여주었다. 마법도 문제없이 쓸 수 있는것 같다.

"당신 마법도 쓸 수 있었나? 이모저모 특이한 녀석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혹시 엘프아냐?"

전사가 마법을, 그것도 마스터가 마법을 쓰는것이 이세계에서는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고 한다. 단지, 엘프들의 경우에는 마법도 검술도 수준급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렐리가 그런소리를 하는것이다.

"특이체질 이라서요. 엘프는 아닙니다."

이렇게 생긴 엘프 봤냐! 봤다면 나는 이 세계에 굉장히 큰 실망을 할지도 모른다. 엘프는 판타지의 로망이니까.

그 이후로는 몬스터의 습격은 없었다. 아까전에 보았던 우르크들이 특이한 경우로 보통 던젼밖에서 몬스터들을 만나는 일이 흔한일이 아니고 만난다고 해도 이런 대규모 인원을 보고도 덤벼드는게 이상한 일이었다. 그래서 저녁이 될때까지 아무일도 없이 이동을 계속했고, 해가 넘어가기 시작할즈음 되어서 이동을 멈추고 숙영지를 편성하기 시작했다. 익스퍼트들은 아무일도 안하고 길드원들만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예전 군생활 할때의 광경이 떠올랐다. 열심히 24인용 텐트를 치고 있을때, 아무것도 안하고 구경만 하던 간부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저도 도울게요!"

마스터가 나서서 숙영지 편성을 돕겠다고 하자 길드원들이 황송해 하는듯 했다. 마치 투스타가 직접 나서서 작업을 한다고 할때의 일병들의 표정이라고 할까? 그리고 내가 나서자 아리도 따라 나서려 했고, 나는 렐리에게 정중한 제지를 당했다.

"당신은 가만히 앉아서 쉬는게 돕는거야. 괜히 우리애들 괴롭히지 말고."

음... 난 단지 옛날에 얄밉게 생각했던 간부들처럼 되고싶지 않았을 뿐인데.

숙영지가 편성된 후에는 아리가 실력발휘를 해서 길드원들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그동안 나를 먹이느라 상당히 노력을 했던 아리의 요리실력은 수준급에 이르러 있었고, 길드원들은 모두들 대만족이라며 아리의 요리솜씨를 칭찬했다.

"이정도면 우리 길드에서 스카웃을 하고 싶을 정도야. 당신이 부러워 지는군."

길드마다 던젼에 데리고 다니는 요리사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위험한곳에 전문 요리인을 데리고 다닐 수는 없는일이기 때문에, 그동안 이정도로 뛰어난 요리를 먹지 못했던 길드원들이었다. 그러다가 이런 맛있는 요리를 대접받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그렇게 렐리길드 내에서 아리의 주가는 굉장히 높게 올라갔다.

============================ 작품 후기 ============================

로또만 당첨되면 하루에 4회라도 글을 올릴 수 있을텐데요 ㅎㅎ

주말에는 한번 달려보겠습니다. 추천 잊지 말아주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