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6 2장 - 정글포스 탐욕의 던젼 - =========================================================================
이건 무슨뜻일까? 노예근성이 쩌든 사람이라면 자유보다 구속이 좋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상태로는 보이지 않는데. 나는 이해가 되지않는 그녀의 발언에대한 의문과 답답한 나의 심리상태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뭐잘못 먹었니?"
그녀가 빙긋 웃음지었다. 그녀의 얼굴은 노예지망생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저를 노예에서 해방시켜 주신다고 했을때 느낌이 팍 하고 왔어요. 이분이라면 이 한몸 믿고 맡기기에 충분하신 분이라고."
벨이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동작을 취해보였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저를 노예에서 해방시켜 주신다고 해도, 집도 의지할 친척도 없는 저에게는 사회는 너무나 가혹한 세상인걸요. 하지만 주인님 밑에서 있을 수 있다면 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리도 마찬가지 였지만 노예의 신분이 된건 그녀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태어나면서 부터 노예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녀의 생각은 자유인이 되어서 세상에 내던져 지는 것 보다 내 밑에서 안전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인것 같은데...
"그렇다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없어. 나도 달랑 자유만 주고 밖으로 내 몰 생각은 없으니까. 네가 자립할 수 있을만큼의 충분한 지원을 해 줄 생각이야."
내말에 그녀가 다시 방긋 웃음을 지었다.
"역시, 제가 사람을 잘 본 모양이예요. 그렇다면 더욱더 주인님 밑에 있고싶어지는데요. 이렇게 책임감 강하신 분이라면 저를 얼마나 잘 챙겨주시겠어요!"
음... 나 호구잡힌건가? 하지만 바로 이어서 그녀가 내게 말을 건내왔다.
"저는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고 주인님은 저같은 미인을 마음대로 하실 수 있고요. 어때요?"
그러면서 눈을 찡긋하며 바라보았다. 읏, 이, 이건 제법 강력한데? 자신의 미모를 이용할줄 아는 여자같다. 하지만 이런 제안을 덮석 받아들이는건 나의 폴리시가 용서하지 못한다.
"그럴수는 없지. 상대적인 입장차를 이용해서 남을 마음대로 굴리는건 내 취미에 어긋나는 행동이야."
명백한 거절에 말에도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벨은 내 등뒤를 가르키며 말을했다.
"그러실 거라는건 저 뒤에서 이곳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계시는 분을 보고 알수있었어요."
뒤를 돌아보니 아리가 짐을 정리하다말고 이쪽을 불안한듯 바라보고 있었다. 벨이 방긋웃으며 말했다.
"애인이나 부인으로는 보이지않으신데, 아마도 저랑 같은 처지일것 같은데 맞나요?"
아리의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태도를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저도 저분처럼 주인님의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하면서 주인님의 곁에 있고싶어요. 제게 주어진 이 신기한 힘은 그걸 위해서 있는것이겠죠? 물론 저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하는건 여전히 유효한 제안이니까 잊지마세요. 그정도 각오는 되어 있으니까요."
아무레도 슬레이브 시스템에 의한 능력을 느끼고 있는것 같다. 슬레이브 시스템은 나를 서포트해주기위한 능력을 슬레이브로 등록된 자에게 부여하는 장치이다. 아마도 그녀는 방어쪽으로 특화된 서포터인것으로 보인다. 아리는 회복계의 서포터이고 말이다.
그녀에 몸을 맘대로 어쩌고 하는건 둘째치고, 그녀의 서포터로서의 능력은 확실히 내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까지 말하는데 굳이 세상밖으로 떠밀 필요는 없을것 같다. 나는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좋아, 알았어. 대신에 그 주인님이라는건 그만둬. 내 이름은 강한이다. 이름으로 부르도록 해."
"네! 강한님!"
그녀가 빙긋 웃음지으며 내 이름을 불렀다. 님자도 필요없기는 한데. 뭐, 아리도 그렇게 부르고 있으니까. 나는 뒤에서 이쪽을 조마조마하게 보고있는 아리를 향해 손짓했다.
"아리야, 이쪽으로 와봐."
"네, 네!"
아리가 쪼르르 이쪽으로 달려왔다. 나는 아리에게 그녀에 대한걸 맞기기로 했다. 서포터로서는 아리가 선임이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잘부탁드려요, 언니!"
"네? 아, 응, 잘 부탁해..."
벨은 성격이 싹싹해 보이니까 아리와도 잘 지낼 수 있을것 같다. 아리는 벨에게 베이스캠프를 안내해주고, 이곳에서 해야할 일들을 알려주었다. 주로 몬스터 사채나 장비를 정리하는 일들 말이다.
나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자리를 비켜주었다. 이럴때는 내가 없는게 여러모로 편하겠지. 그때 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걸 안알려 주셨어요, 언니."
"중요한거?"
"강한님의 밤자리 시중을 들어가는 순서요. 아, 혹시 언니랑 동시에 들어가나요?"
헉,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그런거 필요없어!"
나는 돌아서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저거 자유롭게 어쩌구 한거 농담이 아니였나? 위험하다. 벨이라면 정말로 잠자리 시중이라던가 목욕시중이라던가 꿈같은 시츄에이션을 정말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것같다.
내 반응에 벨이 잠시 고민을 하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강한님... 혹시 고자?"
"아니거든!!!"
단지, 입장차를 이용해서 강제로 그러고싶지 않을 뿐이다. 벨도 말은 저렇게 하지만 진심이 아닐것이다. 우리는 만난지 하루도 되지않았으니까. 지금의 아리라면 또 모를까...
아리가 벨의 성격을 반만 닮았어도 벌써 역사는 이루어지고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리을 슬쩍 처다보았다. 아리는 벨의 돌발 발언에 얼굴이 빨게져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약간 아쉬운 눈길로 바라보다가 그 자리를 벗어났다.
베이스캠프의 정리가 끝나고 본격적인 탐색에 돌입했다. 검술랭크가 1로 제한되었지만, 이곳 1층계의 몬스터들은 사실 검술랭크 1 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영구적으로 오른 스텟들이 꽤나 많고 무기도 랭크가 높기 때문에 저번 야만의 던젼때에 비교하면 난이도가 대폭 하락한 상태이다. 무엇보다 내게는 서포터가 두명이나 존재한다.
"쿠륵!"
시계가 확보되어있지 않은 정글속에서 놀 2마리가 튀어나와서 우리를 노렸다. 하이에나의 머리를 달고있는 2족보행 몬스터로 가시박힌 철추를 메달은 도리깨를 무기로 사용하는 녀석들이다.
캉!
한녀석의 공격을 벨이 타워실드로 방어하는 동안 나머지 한마리는 내가 가볍게 처리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벨을 공격한 녀석의 머리도 날려버렸다.
벨은 방어형 서포터로써, '커버'라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나나 다른 서포터, 아리같은, 를 보호해주는 기술이다. 피데미지가 1/4까지 줄어들기 때문에 자코전은 물론이고 플로어마스터같은 보스전에도 충분히 역할을 수행해 줄것같다.
벨과 아리의 스텟은 현재 이런 상태이다.
아리시아 스텐베르크 베르나르 로렌츠
체력 2000 5800
기력 200 180
힘 12 22
지력 27 14
방어 14 32
민첩 16(+5) 21(+5)
저항 27 29
무기 300 350
갑옷 500 600
방패 500
부츠(민첩)5 5
투구(마력)700
탐색을 시작하기전에 차원상인 폴을 불러내어 무기랭크를 5랭크까지 올렸기 때문에 무기빨로 1층계에서는 넘사벽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벨은 방어형이라서 공격력에는 기대할수 없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벨의 낮은 공격력 으로도 충분히 몬스터들을 상대할 수 있을것 같다.
덕분에 나는 여유를 가지고 약한 놀들을 상대로 검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고블린들을 상대할때는 아무생각없이 검을 휘둘렀지만, 지금은 검의 움직임과 다리의 움직임에 신경쓰면서 하나하나 신중히 상대하고 있는것이다.
세리스에게서 배웠던 기초 검술이 제 역활을 독톡히 해서 의미없이 휘두른는 일이 사라졌다. 검술랭크 1의 가이드로는 볼수 없었던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시스템에 의지하는 검술이 아닌 나 자신의 검술을 서서히 완성해 가고있는 기분이 들었다.
다만 한가지, 잘 안되고 있는것이 있는데, 바로 상대의 기세를 느끼는 것이다. 검술은 기초검술을 지도받아 서서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지만, 이 기세만큼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글속에서 튀어나오는 놀을 상대하다보니 기척에 관해서는 어느정도 느낄 수 있었는데, 기척과 기세는 다른 놈인것 같다. 전에 세리스의 설명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기세라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의 기세를 느껴야 하는데, 마스터조차도 못느끼는 내 기세를 어떻게 느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지금은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욱 기세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격고있다.
기세를 파악하는 훈련은 3층계 이후로 미루고, 지금은 최대한 몬스터들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검술을 가다듬는데 신경을 써야 할것같다.
정글 속에서 길을 찾아 다닌다는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어떻게든 얼핏얼핏 보이는 하늘의 빛을 좇아서 전진하고 있지만 길이 보이지 않는곳이 많아서, 해메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게다가 정글을 걷다보면 늪지대에 자주 빠져버리고는 해서, 상태가 아주 엉망이었다. 날씨가 더워서 짜증도 많이 났다. 그래서 자주자주 포탈을 이용해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그러다보니 탐색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지금도 탐색도중 몸을 씻기 위해서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베이스캠프의 랭크를 올려서 세면장을 설치한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던것 같다. 지저분한 상태로 탐색을 계속하는것은 상당한 곤욕이기 때문이다.
벌컥!
"강한님! 등 밀어드릴게요!"
내가 세면장에서 샤워를 하고있을때 갑자기 세면장 문을 열고 벨이 난입해 들어왔다.
"우왓! 깜짝이야! 먼저 말을 하고 들어와!"
홀딱 벗고있었던 나는 깜짝 놀라서 몸을 가리고 고개를 돌려 벨을 바라보았다.
"헉!"
벨은 나와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즉, 홀딱 벗고 들어온 것이다. 순식간에 벨의 예술같은 몸매가 망막을 통해 뇌에 새겨졌다. 그때문에 나는 서둘러 몸을 돌려야 했다. 신체의 일부가 임전상태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등을 밀어주는건 고마운데, 옷을 벗고 들어올 필요는 없잖아?"
"목욕탕에 들어오면 젖어버리는걸요?"
"그래도, 가릴곳은 가려야지!"
"어머? 강한님은 전라보다는 보일듯 말듯한 복장이 더 좋으세요?"
"그게 아니고!"
강적이다. 나의 인내심을 사정없이 시험하고 있다.
첫 역사를 직업여성이라고 할 수 있는 린네와 이룬뒤로 결심한것이 있다. 역사는 반드시 감정의 교류가 충분한 상태에서 이루기로 한것이다. 그러니까 차라리 아리를 불러와!
그녀는 내 사정은 아랑곳 없이 열심히 내 몸을 닦아주었다. 무척이나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덕분에 나는 본능과의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만 했다.
"다음부터는 이러지 않아도 돼. 너한테 그런쪽으로 요구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샤워를 마친후에 나는 벨을 불러서 한마디 해주었다. 이러다가는 정말로 밤자리 시중을 들겠다며 쳐들어올지도 모를것 같았다.
하지만 벨은 여전히 빙긋 웃음지으면서 말했다.
"제가 원해서 하는 일인걸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싶은데로 하게 해 주세요."
남자로써는 기쁜일이지만 인간으로써는 괴로운 일이다. 내 이성은 몸으로 해오는 공격을 방어해 낼수 있을정도로 강력한 놈이 절대로 못된다. 얼마 못버티고 함락당할것이 뻔히 보인다.
나는 벨을 잘 타일러서 돌려 보냈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을 보니 다음번에도 또 이런일이 있을것만 같다.
그때 어딘가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얼른 고개를 돌려보니 아리가 한쪽에 숨어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몸을 숨겼다. 윽, 벨이 한 행동을 알고 있는건가?
괜히 죄지은 느낌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촉매를 투입시켰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