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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70화 (70/110)

00070  2장  - 정글포스  탐욕의 던젼 -  =========================================================================

도발스킬을 얻게 된 벨 덕분에 탐색은 좀더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도발 스킬에 걸린 놀들은 하나같이 벨에게 달려들었고, 나는 내 앞에서 뒤를 보이고 벨에게 달려드는 놈들을 쉽게 쉽게 정리해 나갈 수 있었다.

"강한님~ 도발스킬 사용 안하면 안될까요오~"

벨은 도발스킬을 사용하는것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편리한 스킬을 사용 안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게다가 숙련도가 쌓여야 다음 스킬도 얻을 수 있을테니, 나는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를 권했다.

"숙련도 쌓일때까지만 참아."

벨은 풀이 죽은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미안하네. 하지만 숙련도를 위해서 조금만 참아, 벨. 아리가 풀이죽은 벨을 위로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때, 큐비가 새로운 몬스터의 출현을 알려주었다.

-전방, 70m. 리자드맨 무리발견, 숫자는 10마리.

처음 조우하는 몬스터, 리자드맨 이였다. 아직 수풀에 가려져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아리와 벨에게 대기하라고 지시하고는 조심스럽게 리자드맨 무리에게 접근해 보았다.

놈들은 아직 우리일행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리자드맨의 모습은 인간처럼 이족보행을 하는 녹색피부의 도마뱀이였는데, 갑옷을 입고 창을 장비하고 있었다. 그 창은 끝이 3갈래로 갈라진 포크모양을 하고있었다.

-리자드맨 전사다냥. 길다란 트라이던트로 찌르기 공격을 해온다냥. 점프후 찌르기 공격은 휘협적이니 조심해라냥.

저 무기를 트라이던트라고 하는건가? 아무튼 자신들의 신장보다도 더 기다란 무기를 이용해 찌르기 공격을 주로 해오는 모양이다.

아직 오러를 사용할 수 없기때문에, 놈들에게 달려들지는 않았다. 트라이던트라는 무기의 상당히 긴 리치도 신경쓰였기 때문에 일단 아리와 벨이 있는곳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리자드맨이요?"

내 설명을 들은 아리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처음 접하는 몬스터라서 겁이 나는 모양이다. 생각해보면 귀족가의 아가씨가 노예로 팔려와서 지금은 몬스터 사냥에 참가하고 있는 처지다. 비록 그녀가 원해서 나를 돕고 있다고는 해도, 몬스터를 상대하는 일이 익숙해지지 않는것은 어쩔 수 없는일 이겠지.

그에반해 벨의 눈은 전의로 불타고 있었다. 이 아가씨, 노예가 되기전에는 직업이 뭐 였을까? 나중에 시간날때 한번 물어봐야겠다.

나는 아리와 벨과 함께 리자드맨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주변에 연못이나 늪이 보이지 않는것으로 보아, 녀석들은 단순히 정찰중인것으로 보였다. 물이 없는 환경에서의 리자드맨은 그렇게 경계할만한 몬스터는 아니라고 들었다. 먼저, 벨이 방패를 단단히 틀어쥐고는 리자드맨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거기 머리가 비어보이는 도마뱀 아저씨들, 시간있으면 나랑 놀아보지 않을래요?"

그녀가 도발을 시전하자 리자드맨들이 거기에 걸려들었다.

"쉬익!"

리자드맨들이 뱀의 그것 처럼 두갈래로 갈라진 혀를 낼름 거리며 일제히 벨을 향해 달려 들었다.

캉! 캉!

리자드맨들의 무기인 길다란 트라이던트가 벨의 타워실드에 막혔다. 녀석들은 상당히 먼 거리에서 팔을 쭈욱 펼쳐 트라이던트를 찔러왔는데, 벨의 방어를 뚫지는 못했다.

"쉬익!"

일부는 힘껏 점프를 한뒤에 트라이던트를 찔러내리는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벨을 능숙하게 방패로 그 공격을 막아내었다.

캉!

벨은 떨어져내린 리자드맨을 창으로 공격하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놀도 쉽게 쉽게 상대하더니, 리자드맨의 공격도 문제없는 모양이다. 나는 벨을 향해 공격을 집중하고 있는 리자드맨들의 배후에서 놈들을 향해 달려 들었다.

뒤를 보이고 있던 리자드맨 3마리의 목을 순식간에 날려 보내고 다른 한마리의 등을 크게 베어냈다.

"쉬이잇!"

등을 베인 리자드맨은 즉사를 면했지만 크게 고통스러워 하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나는 그런 놈에게 다시한번 검을 휘둘러 숨을 끊었다. 역시 오러가 없으니까 리저드맨을 한방에 보내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남아있는 6마리의 리자드맨들 중에서 4마리가 계속 벨을 공격하였고, 남은 2마리가 나를 향해 몸을 틀었다. 한마리가 트라이던트를 길게 찔러 들어왔고, 남은 한마리는 내 쪽을 향하여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흡!"

나는 찔러 들어오는 트라이던트를 옆으로 피하면서 아래로 쳐 내렸다. 그리고는 그 충격에 몸이 앞으로 숙여진 리자드맨의 목을 쳐냈다. 그리고 점프하는 바람에 내 뒤로 지나쳐간 나머지 한마리의 리자드맨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놈은 내 얼굴을 향해 트라이던트를 찔러 왔는데, 나는 그것을 아래서 위로 쳐 올렸다. 그리고는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해 들어가면서 리자드맨의 측면으로 이동후 비어있는 놈의 목을 베어냈다.

그동안에도 벨은 리자드맨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고, 나는 바로 이어서 벨을 공격하고 있던 나머지 4마리의 리자드맨들도 정리를 끝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전투가 끝나자 수풀속에 숨어서 벨을 회복시켜주고 있던 아리가 걸어나왔다. 그러고 보니 벨이 합류한 이후에, 전투중에는 한번도 아리의 치료를 받아본적이 없는 것 같다. 벨이 자기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다. 아리역시 그런 벨의 체력회복을 확실하게 맡아주고 있고.

역시 두 사람의 합류는 내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육체적인 면에서나 정신적인 면에서나. 그래서 오늘은 그런 두 사람에게 뭔가 보답을 해 주고 싶어졌다.

"오늘 탐색은 이쯤에서 끝내자. 그리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면 내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도록 할게."

내말에 벨이 눈에띄게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럼 강한님의 세계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건가요?"

야채나 채소를 좋아하는 아리와는 달리 벨은 상당한 육식계였다. 특히나 내가 현실에서 가져온 패스트푸드들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다.

나는 우리 일행의 요리담당인 아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오늘은 아리도 쉬도록 해. 내가 아리가 좋아하는 팥죽도 사다줄테니까."

아리는 현실세게의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전문점에서 사다준 팥죽을 먹어보더니 그 맛에 반해버렸다. 그 이후, 그 맛을 스스로 재현해 보려고 여러번 시도해본 모양이지만 잘 안되는것 같다. 지금은 포기했느지 팥죽만큼은 내가 사다주는것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만세! 그럼 빨리 돌아가요, 강한님."

나는 베이스캠프로 향하는 포탈을 열고 두 사람과 함께 들어갔다.

"잘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아, 행복해라."

편의점에서 돌려온 냉동식품을 두 봉지나 먹어치운 벨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벨은 은근히 과식을 하는편인데, 몸매는 전혀 무너지지 않고있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제국의 황도에서도 먹어본적이 없어요."

"제국? 벨은 제국출신이였어?"

맛있게 팥죽을 떠먹던 아리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벨을 바라보았다. 벨은 행복한 표정을 지은채로 내게 말했다.

"네, 저는 원래 제국 황도에 거주하는 어느 귀족영애의 근접호위를 맡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황도의 음식들은 많이 먹어봤는데 이 냉동식품이라는것만큼 맛있는건 먹어본적이 없어요."

의외로 쉽게 자신의 과거를 밝히는 벨이였다. 노예가 되었을 정도니까 그렇게 좋은 기억은 없을것 같은데, 과거를 이야기하는 그녀의 표정에는 그늘이 없었다.

그녀가 나를 처다보면서 빙긋 웃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강한님. 노예에서 해방해 주시고, 특히! 이렇게 맛있는 음식도 알려주시고. 다른 사람의 노예로 살았다면 이런 맛있는 음식은 먹을 수 없었을 텐데, 생각만으로도 끔찍해요."

냉동이 그렇게 마음에 든건가? 사람의 입맛은 제각각 이라더니, 정말로 취향에 직격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지금 무척이나 행복한 기분이라는 사실을 알게해주는 소리가 들려왔다.

[ 아티펙트 트윈엔젤의 부활가능 횟수가 갱신되었습니다.

- 김강한 : 0 회

- 베르나르 로렌츠 : 5 회 ]

음... 벨과의 관계가 진전된건 좋지만, 그 이유가 설마 냉동식품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은 아니겠지?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실세계에서 가져온 음식들로 배를 채우고는,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있을때 큐비가 던젼안으로 루이스의 길드가 입장했음을 알려주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네."

렐리시티를 떠나기전에 사람을 보내서 루이스에게 행선지를 전해주었었다. 루이스의 길드는 거의 내 전속인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고, 새로운 던젼에 도전한다고 했더니, 자신들도 꼭 동행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그런 그들이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도착을 한 모양이다.

나는 아리와 벨을 데리고 루이스들의 마중을 나갔다.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장소가 바로 입구 근처였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자 마자 루이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칸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사실 한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그렇게 인사를 건내온 루이스였다. 그와 함께온 길드의 인원들이 전보다 더 많아 보였다. 단단히 준비를 하고 이곳으로 온 모양이다.

"사실 던젼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갈 필요가 없어서, 전투인원은 줄이고 작업인원을 많이 늘려 왔습니다. 아무래도 칸님이 가져다 주시는 일거리를 전부 소화해 내기에는 기존의 인력만으로는 부족하니까요."

그러면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루이스였다. 중년을 넘어선 아저씨의 초롱초롱 눈빛 공격은 상당히 부담스러웠기에 나는 서둘러 루이스에게 일거리를 넘겨 주었다.

그동안 모았던 몬스터사체를 아공간에서 꺼내어 놓고 루이스에게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베이스캠프의 한쪽 구석에 모아둔 몬스터들의 장비는 아리와 벨을 통해 넘겨주게 하였다.

"이쪽은 내 새로운 조수로 벨이라고 합니다."

나는 루이스에게 벨을 소개시켜 주었다. 탐색이 없을때는 그녀도 아리를 도와서 루이스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반갑습니다. 루이스라고 합니다. 아리님에게 지지않을 만큼 무척이나 아름다우신 분이시군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루이스가 의미심장한 눈으로 나를 흘끔 쳐다보면서 벨에게 말했다. 벨은 아름답다는 루이스의 말에 볼에 손을 대고는 부끄럽다는 행동을 해보였다.

"아름답다니, 무슨 그런 당연한 말씀을...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벨이 확실히 아리보다는 친화력이 좋은것 같다. 금새 루이스와 편하게 대화하는 사이가 된것같다.

이렇게 되면 루이스와의 교섭은 벨에게 맡기고, 내부의 정리는 아리에게 맡기는게 좋을것 같은데? 아무래도 아리는 낯을 가리는 경향이 있으니까 말이다.

단순히 루이스와의 몬스터부산물 거래만이 아니라 앞으로 영지를 얻게 되면 영지를 맡길 시장과의 교섭도 벨에게 맡기면 잘 해낼것 같다.

왕실과의 교섭을 통해, 작위를 얻으면서 영지도 함께 받게되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영지를 직접 운영하기는 힘들것 같아서, 렐리시티처럼 전문 경영인을 고용할 생각이다. 그 전문경영인과의 의사소통을 벨에게 맡길면 잘해줄것 같다. 그리고 꼼꼼한 아리에게는 내 재산관리를 맡길 생각이고. 음, 그렇게 되면 나는 아무 걱정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되겠군.

머리속으로 열심히 일하는 벨과 아리, 그리고 그 사이에서 편히 쉬면서 놀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욕심많은 주인과 불쌍한 노예가 연상되는 모습이었다.

매력적인 상황이지만 그런 인간은 되고싶지 않아!

나는 그런 못된 인간이 되지 않기위해서 열심히 던젼을 탐색해 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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