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2 2장 - 정글포스 탐욕의 던젼 - =========================================================================
다리가 완성되자 그동안 극렬한 저항을 보여주던 리자드맨 무리가 일제히 후퇴를 시작했다. 아르헨과 브로틴도 굳이 도망가는 녀석들을 쫓지는 않았다. 대신 자신의 길드원들을 향해서 크게 소리질렀다.
"우리의 승리다!"
"와와!!"
"이 곳, 2층계 중간구역은 우리 아르헨과 브로틴길드가 차지하였다!"
"와와와!!!"
두사람은 각자 자신들의 길드원들의 함성을 유도한 후 서로를 바라보고 악수를 나누었다. 서로간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힘겨운 전투를 끝낸 길드원들이 저마다의 무기를 머리위로 들어올리며 함성을 내질렀다. 이곳에 있는 자들 가운데 무덤덤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것은 나와 저들의 노예들 뿐일 것이다.
나는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숨어있던 곳에서 몸을 일으켜 천천히 걸어나왔다. 길드원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던 아르헨과 브로틴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약간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왔다.
나는 그런 그들을 향해서 살짝 얼굴에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축하의 말을 건내었다.
"중간구역 점령한것을 축하드립니다. 정말 멋진 전투였습니다."
희생을 내는 방식은 내가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인사치례로 그런 말을 건내었다. 그러자 아르헨과 브로틴의 경계심이 어느정도 풀린모양인지, 그들도 미소를 지으며 말을받았다.
"보고계셨습니까? 하하, 마스터에게 부끄럽지 않은 전투를 보여드렸다면 다행이겠네요."
"아르헨길드와 우리 브로틴 길드가 힘을 합치면 이정도쯤은 문제 없죠, 하하하."
중간구역을 점령해 낸것이 기뻤는지 두 사람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나를 반겼다. 나는 그들에게 준비해둔 금화를 건내주었다.
"여기 제 몫의 통행료 입니다. 제가 혼자다니다 보니 개시 통행료로는 조금 부족한듯 하지만 받아주세요."
브로틴이 내가 내민 금화를 바라보고는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마스터로부터의 개시통행료라니 이번 던젼은 정말 느낌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르헨이 내가 내민 금화를 돌려주면서 말을 이었다.
"받은셈 치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던젼의 주인이 되시면 지분이나 확실히 챙겨주세요."
1인분의 통행료에 불과한 푼돈을 받는것보다 나와의 친분을 쌓는것을 선택한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빚지는 것은 싫으니까, 나는 아르헨에게 통행료를 억지로 넘겼다.
"제가 던젼의 주인이 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그럴수는 없는 일이죠. 그리고 개시손님이 공짜 손님이면 재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냥 받아두세요."
내가 그렇게 까지 말하며 받기를 권하자, 아르헨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금화를 받아드렸다. 나는 그들에게 다시한번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는 다리를 건너 호수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시야에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걸어간 다음에, 나는 베이스캠프에서 대기중인 아리와 벨을 소환하였다.
"아, 강한님! 여기는 호수 반대편 이군요?"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벨이 내게 확인하듯이 말했다. 나는 그녀들에게 아르헨과 브로틴길드의 일을 말해주었다.
"그런 방식이 있었군요. 역시 인원수가 어느정도 있어야 수월한 던젼탐색이 가능할것 같아요."
"하지만, 만약 강한님이 아니였다면, 아리언니나 나나 그런식으로 희생당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해요. 강한님, 주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뜬금없는 벨의 감사인사에 나는 딱밤으로 대답해 주었다.
딱콩!
"아얏!"
"줍긴 뭘줏어. 쓸때없는 소리 그만하고 탐색을 재개한다. 휴식은 충분히 취했지?"
"네!!"
두사람이 기운차게 대답을 했다. 우리는 2층계의 남아있는 엔트런스를 향해서 전진을 시작했다.
호수 반대편 역시 끝없는 수풀이 가득한 정글 지형이었다. 놀과 리자드맨들이 달려드는것도 여전했다.
하지만, 남쪽구역과 다른 점이 한가지 있었는데, 그건 바로 리자드맨 궁수들이 출현한다는 것이다.
리자드맨 궁수들이 나무뒤나 나뭇가지 위에서 우리를 향해 화살을 날려왔다. 오크궁수들의 활보다는 조금 더 상태가 좋은 활을 장비하고 있었고, 화살의 촉도 조금 더 날카로웠다.
탱! 탱!
화살공격은 벨이 전면에 나서서 잘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녀석들의 의도는 화살공격만이 아니였던것 같다.
벨과 내가 정면의 리자드맨 궁수들으 경계하고 있을때, 큐비가 급하게 경고를 해주었다.
-리자드맨 전사들이 후방으로 접근중이다냥!
부스럭!
"쉬익!"
큐비의 경고를 듣고 후방의 아리에게 달려갔을때, 숨어서 접근하던 리자드맨 전사들이 수풀을 박차고 뛰어나오면서 기다란 트라이던트로 아리를 공격해왔다.
"꺄악!"
챙! 챙!
간신히 한발먼저 아리의 옆으로 도착한 나는 왼손으로 아리를 감싸서 보호하고는 오른손에 든 검으로 트라이던트를 처내었다.
다행이 아리의 몸이 가벼워서 한손으로 들다시피 하면서 이동할 수 있었다. 나는 트라이던트 공격이 막혀서 멈칫하고있는 리자드맨들을 정리하면서 아리를 안전한 곳으로 유도했다.
"강한님! 아리언니!"
리자드맨 궁수들의 화살 공격을 방어하던 벨이 우리쪽으로 이동해 왔다. 나는 벨에게 아리의 보호를 맡기고 주변의 리자드맨의 정리를 시작했다.
리자드맨 궁수는 벨이 도발을 이용해 공격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무시하고 리자드맨 전사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했다.
그렇게 한참을 리자드맨들과 실랑이를 벌인끝에 남아있던 놈들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자드맨들의 습격은 탐색내내 계속되었다. 특히나 늪이나 연못이 있는곳에서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정도로 리자드맨들이 튀어나왔다. 뭐, 그런 지형이 보이면 일단, 경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황해서 피해를 입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그런 곳이 보이면 먼저 멀리서 라이트닝볼트로 지지고 보았기 때문에, 그 안에 있던 녀석들은 시커멓게 그을린채 물에 둥둥 떠오르는 일도 많았다.
아무튼 리자드맨들의 습격은 끝도 없이 이어졌지만 벨의 방어와 아리의 회복의 연계를 이겨낼만한 거센 공격은 없었다. 게다가 절대 무리하는 일 없이 습격을 받은 후에는 반드시 베이스캠프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였기 때문에, 탐색은 더디었지만 진행자체는 수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강한님의 포탈마법은 사기에요!"
베이스캠프에서 샤워를 하고있는 와중에 또다시 벨이 난입해 들어왔다. 이제는 익숙한 일이기때문에 나는 벨이 샤워중에 들어와도 별말없이 내 등을 벨에게 맡기고는 했다.
"그래서 싫어? 탐색중에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서 샤워를 할수있는 상황이?"
"그럴리가요! 포탈마법 만세!"
벨이 내 등을 문지르다 말고 만세를 불렀다. 등을 지고있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 벨은 전라인 상태라는 말이지? 나는 하루빨리 베이스캠프의 랭크를 올려서 거울이 달린 멋진 욕실을 마련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더디기는 하지만 안전하고 확실한 탐색은 계속해서 이루어졌고, 우리는 드디어 2층계의 엔트런스를 눈앞에 두게 되었다.
하늘에 밝은 빛무리가 떠있는 곳의 바로 밑에는 정글과는 어울리지 않는 약간 넓은 공터가 있었다. 땅 위에는 수풀보다는 흙이 많이 보였고, 주변에는 늪이난 연못도 없었다.
공터의 끝부분에는 다음층으로 향하는 입구가 보였고 그 앞을 플로어마스터가 가로막고 있었다.
한손에는 롱소드를 한손에는 원형실드를 장비한채 오연하게 서있는 리자드맨.
-영웅 리자드맨이다냥.
다른 리자드맨 전사들보다 머리하나는 커 보이는 녀석이다. 적어도 신장이 190cm는 되보이는데? 그리고 특이하게도 다른 리자드맨들과는 달리 트라이던트가 아닌 검을 사용하는 녀석이다. 한손에는 방패도 들고있다.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다른 리자드맨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는 녀석 혼자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큐비에게 에널라이즈를 부탁했다.
-영웅 리자드맨의 능력을 출력하겠다냥.
[ 영웅 리자드맨 ]
체력 33000
기력 ???
힘 39 무기 200
지력 17 방패 50
방어 23 갑옷 120
민첩 21 부츠 2
저항 10
힘을 제외하면 그렇게 높은 능력은 아니다. 지금현재 검술랭크 2로 제한되어있는 상태에서는, 내 스텟의 한계치가 22이기때문에 신체능력만 따지면 나와 막상막하가 될것같다. 물론 무기성능에서 내가 월등하게 앞서지만, 녀석은 힘이 나보다 훨씬 높으니까.
거기에 내게는 벨이 있으니 전혀 문제될것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일행이 녀석을 향해 접근했을때 시스템의 경고음이 울렸다.
[ 특수 아티펙트의 영향으로 해당지역으로의 입장인원이 제한됩니다.
입장가능 인원 수 : 1명 ]
이건 무슨 소리지? 내가 당황하고 있을때 큐비가 설명을 해 주었다.
-저녀석이 이상한 아티펙트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냥. 그래서 일행중에 한사람만이 저녀석이 있는곳으로 갈 수 있다냥.
"그럼 뭐야, 저녀석의 아티펙트때문에 무조건 1 대 1 전투만 가능하다는 소리야?"
-그렇다냥.
한마디로 강제로 일기토 상황을 만드는 아티펙트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구나. 나는 다시한번 녀석을 쳐다보았다. 놈은 여전히 오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1 대 1이라면 자신있다는 태도였다. 나는 혹시나 해서 큐비에게 확인을 받았다.
"그 이외에는 다른 아틱펙트는 없는거야?"
-그렇다냥. 다른건 감지하지 못했다냥.
"하하하!"
나는 하늘을 향해 한번 호탕하게 웃어준후, 녀석을 향해 걸어갔다.
"강한님!"
뒤에서 아리와 벨이 나를 불렀지만, 나는 그녀들을 강제로 베이스캠프로 돌려보냈다. 어차피 나 혼자만이 싸울 수 있다면 만약을 위해 그녀들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버리는게 나을것 같아서였다.
뭐, 아리의 회복마법을 받을수도 있었지만, 정당한 대결을 하고싶다는 내 의지의 표현이다.
스르륵
나는 녀석앞으로 다가선 후 검을 빼내어 들었다. 녀석도 나를 마주보고는 검을 치켜들었다. 그동안 기초적인 검술을 익히고 응용해 왔다. 수많은 놀과 리자드맨을 상대로 검술을 갈고 닦았다. 오러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오직 검술만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진정한 검술실력을 시험해볼 좋은 기회다.
"쉬익! 인간이 겁도없이 덤비겠다는건가?"
녀석은 거만한 태도로 나를 향해 말했다. 리자드맨 특유에 쇠가 갈리는듯한 목소리가 아닌 약간 중저음의 들어줄만한 목소리였다. 역시 다른 리자드맨들과는 확연히 다른 녀석이다.
"일대 일 대결이라면 자신있다고 생각하는건가? 그게 얼마나 바보같은 생각이었는지 알게해주지."
"흥! 쉬익."
녀석이 내말에 콧방귀를 뀌고는 손가락을 까딱했다.
"와라. 쉬익."
"그럼 사양않고."
나는 녀석을 향해 달려들면서 검을 수직으로 내려쳤다. 놈은 그 공격을 왼쪽으로 살짝 피하는것으로 빗겨냈지만 나는 바로 횡베기를 시도하여 놈을 쫓았다.
캉!
녀석이 방패로 공격을 막아내고는 다른 한손에 쥔 검으로 나를 공격했고, 나역시 방패를 들어 그 공격을 흘려냈다. 그리고는 놈을 향해 대각선으로 휘두르며 내려베기를 시도했다.
챙!
영웅 리자드맨이 빗겨나간 검을 힘껏 끌어당기며 자신에게 휘둘러진 내 검을 쳐내었다.
퍽!
녀석의 검에의해 내 검이 튕겨나가는 순간 나는 방패를 들어 녀석의 몸을 밀쳐내었다.
"쉬익!"
녀석은 뒤로 살짝 밀렸지만 곧 방패를 들어 방어자세를 취했기때문에 추격해서 공격하는것은 포기했다. 녀석이 씨익 웃으며 말을했다.
"인간 주제에 제법이다. 쉬익."
"인정해줘서 영광이군. 하지만 지금부터가 진짜 내 실력이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동안 갈고 닦았던 검술을 마음껏 펼쳐낼 순간이왔다.
============================ 작품 후기 ============================
쿠폰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최대한 문장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도록 열심히 고민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