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3 2장 - 정글포스 탐욕의 던젼 - =========================================================================
기초검술을 배운후 내 검술에 크게 3가지의 변화가 있었다.
첫째, 검을 휘두르는 동작에 무리가 없어졌다. 그동안은 검을 휘두를때 그저 힘에 의존해서 휘둘러 왔다.
캉!
내가 힘의 한계수치 22만큼의 힘을 실어서 휘두른 검이 영웅리자드맨의 방패에 의해 막혔다. 고블린이나 놀같은 약한 몬스터라면 몰라도, 보스급의 몬스터라면 압도적인 차이의 힘이 아닌 이상에는 모든 힘을 실어 휘두르는 단순한 공격이 먹혀들기가 쉽지 않다.
그런 단순한 공격이 먹히게 하려면 여러가지 방법을 총동원하여 빈틈을 만들어내야 한다. 아니면 민첩성의 차이로 압도하던가.
팅!
내 공격을 막아내었던 영웅리자드맨이 반격을 시도했고, 나는 그 공격을 방패로 흘려버렸다. 혼심의 힘을 다했던 공격이 막혔으니 반격을 허용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굳이 온힘을 다해서 공격할 필요없이 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공격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챙!
내가 휘두른 검을 영웅리자드맨이 맞받아쳤다. 공중에서 서로의 검이 얻갈렸다. 나는 녀석의 검과 부딪히는 순간 검을 회수하면서 오른쪽으로 몸을 회전시켰다. 그리고 그 회전력을 이용해서 단숨에 영웅리자드맨의 허리를 베어들어갔다.
스삭!
"쉬익!"
영웅리자드맨의 허리에서 피가 크게 튀었다. 인간의 붉은 피와는 다른 초록색에 가까운 피였다. 녀석이 고통스러워 하며 몸을 뒤로 물렸다.
검을 휘두를때 그 움직임이 자연스러우면 자연스러울수록 공격후의 경직이 적어진다. 그말은 공격을 이어가던 방어로 돌아서던 다음 행동으로의 이어짐이 좀더 빨라진다는 이야기다.
영웅리자드맨은 옆구리에 한방먹은 후 소극적으로 변하여 방어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이런 녀석에게 단순한 공격은 잘 먹혀들지 않는다.
캉!
검을 자연스럽게 휘둘러보지만 녀석은 방패로 잘 막아냈다. 하지만 기초검술을 익힌 후 상대의 이런 방어태세를 흔들 수 있는 요령이 생겼다. 나는 다시한번 영웅도마뱀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고, 녀석은 방패를 들어 그 공격을 막아내려 하였다.
스삭!
"쉬익! 인간녀석!!"
영웅리자드맨은 내 검의 궤도를 읽고 방패를 들어올렸지만, 나의 검은 궤도를 변경하며 녀석의 빈틈을 노렸고, 그 결과 놈의 허벅지에 기다란 검상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놈이 분노를 표출하며 내게 검을 휘둘렀지만, 나는 이미 검을 회수하고 뒤로 물러난 뒤였다.
나를 상대하던 하이레딘의 심정이 이랬을까? 분명히 영웅리자드맨의 신체능력은 강력한 편이지만, 그 검술이 너무 단순했다.
몸에 부상을 입어 거동이 불편해진 영웅리자드맨을 노리고 다시한번 검을 휘둘렀다. 놈은 내 검을 보고 다시 방패를 들이댔다. 이번에는 제법 신중하게 내 검의 궤도를 읽고 대응을 하고 있었다.
나는 녀석의 방패를 스치듯이 검을 휘두르고는 녀석의 목을 노리고 검을 찔러넣었다. 그러자 놈이 움찔하며 내 검의 궤도를 자신의 검으로 가로막았다.
챙!
나는 영웅리저드맨의 검을 아래쪽으로 쳐 내린후 녀석의 오른팔뚝을 잘라내었다.
싹둑!
검을 들고 있던 녀석의 오른팔이 깨끗이 잘리어 허공으로 날아갔다.
"쉬익!!!"
녀석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이것이 기초검술을 익힌후에 갖게된 세번째의 변화, 자연스러운 검의 흐름이다. 전에 사용하던 삼연격처럼 억지로 이어붙인 정영화된 검술이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는 검술이다. 기초가 부족했다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격이 이어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여기저기 부상을 입은데 이어서 공격할 수단마져 빼앗긴 영웅리자드맨이 침착함을 잃고 흥분된 상태로 방패를 들이밀면서 억지로 돌격해 왔다.
녀석의 돌격을 살짝 피하면서 공격을 성공시키는건 무척이나 간단한 일이었다.
스삭!
"쉬익! 쉬익!"
공격을 당하면 당할수록 녀석의 흥분은 점점 더 심해졌고, 결국 방패마져 놓친채로 악에바쳐 돌격해 왔다.
"끝이군."
나는 돌격해 들어오는 녀석에게 카운터로 검을 날려주었고, 그 공격은 영웅 리자드맨의 머리와 몸을 분리시켰다.
피슛!
머리가 붙어있던 자리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녹색피가 솟아 오르면서 힘을 잃은 몸통이 뒤로 넘어갔다.
쿵!
녀석이 쓰러짐과 동시에 시스템의 알림음이 들려왔다.
[ 2층계 플로어마스터 돌연변이 영웅 리자드맨의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체력과 기력, 모든 스테이터스가 1 영구히 상승합니다.
돌연변이 영웅리자드맨이 서번트로 등록됩니다.
이하의 아티펙트를 새롭게 입수하였습니다.
- 일기토매니아 ]
체력, 기력, 스텟이 오르고 아티펙트도 흭득했다. 거기에 검술도 정리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고.
2층계 플로어 마스터, 돌연변이 영웅 리자드맨. 참 고마운 녀석이다.
새롭게 흭득한 아티펙트, 일기토매니아는 예상했던것 처럼 일 대 일 대결장소를 강제로 만들어내는 기능이 있었다. 영웅 리자드맨이 이 기능을 이용해 엔트런스 전체를 일 대 일대결의 장소로 만들었던 것이다.
보통의 길드였다면 매우 위력적인 아티펙트였겠지만, 녀석에게는 아쉽게도 나한테는 안통하는 아티펙트였다. 나로써는 다른 리자드맨들이 없는편이 더 싸우기에 유리하니까 말이다. 체력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도 최소데미지 판정은 나를 귀찮게 만드는 요소이다.
아무튼 플로어마스터도 쓰러트렸고, 나는 엔트런스에 표식을 남긴후 3층계로 통하는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 3층계에 진입하였습니다.
임시 베이스캠프를 설치합니다.
에너지 제한이 일부 해제됩니다.
- 검술랭크 3
- 마법랭크 3 ]
3층계에 들어서자 에너지 제한이 완화되어 3랭크 까지의 검술과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검에 오러를 불어넣어 보았다.
스스슥
자연스럽게 오러가 검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아무런 기세도 느껴지질 않았다. 역시나 보통의 방법으로 기세를 느끼게 되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3층계 역시 변함없는 정글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포탈을 열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갔다.
탐색을 마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면, 언제나 아리와 벨이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반갑게 맞아주고는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왠지 두사람의 분위기가 새벽 3시 넘어서까지 술마시다 들어온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처럼 느껴졌다.
"너무해요, 강한님! 어떻게 그 상황에서 저희들만 돌려보낼 수 있는거죠?"
벨이 내게 항의하듯이 외쳤다. 이어서 아리도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저는 너무나 걱정되서... 걱정되서..."
음... 두 사람의 안전을 생각해서 베이스캠프로 돌려보낸것이 두사람에게는 속상한 일이 되었나보다. 마음은 기쁘지만 그래도 두사람의 안전이 최 우선이지.
"미안하지만, 앞으로도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너희들은 먼저 되돌려 보낼거야. 그게 싫다면 앞으로 탐색에는 참가하지마. 나 혼자 다닐테니까."
아리와 벨이 무척이나 섭섭한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래도 이것만은 양보할수 없다.
"내 몸의 본체는 현실세계에 있어. 그러니까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실제로 죽는일은 없어. 하지만 너희들은 아니잖아? 나는 앞으로도 너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거야."
비록 트윈엔젤이라는 아티펙트의 사기적인 능력으로 몇번의 부활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그 아티펙트의 원주인은 내손에 죽었다. 어떤 강력한 적이 나타나서 두사람을 한꺼번에 죽이는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는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재수가 없어서 익사하는 일이라도 발생한다면, 물에 빠진 상태에서 부활하게 되어 부활할때마다 계속해서 죽어야 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티펙트 트윈엔젤이 만능은 아닌것이다.
두사람은 섭섭함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듯 했지만, 내 마음을 이해해 주었다. 나는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 현실로 돌아가 여러가지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돌아왔다. 2층계 제패기념으로 가벼운 파티를 열기로 한것이다.
그리고 마음껏 먹고 편히 휴식을 취하면서 3층계 탐색에 대비하였다.
3층계 역시 정글이 가득한 곳이었다. 과연 정글포스. 질릴정도로 나무와 늪과 이름모를 괴상한 식물들이 자라나는 곳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글만이 아니라 거대한 산맥이 중간구역 근처에 자리잡고 있었다.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도 그 높이가 얼마나 높을지 짐작이 가능할 정도로 크고 웅장한 산맥이었다.
-새로운 몬스터를 확인했다냥. 바실리스크다냥!
그동안 주로 사냥했던 아인간종이 아닌 괴수형 몬스터 바실리스크. 닭과 뱀을 합쳐놓은듯한 외형을 지닌 도마뱀 이었는데, 그 크기가 1톤트럭 정도의 크기에 달했다.
"샤악!"
그에비해 몸놀림도 빠른 편이라 공격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주로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는 공격을 해오는데, 그걸 피하면 꼬리를 휘둘러서 공격한다. 몸전체를 빠르게 회전시키며 가하는 꼬리공격은 강력한 위력을 내포하고 있었다.
캉!
"꺄앗! 이 망할 도마뱀!"
타워실드로 방어한 벨이 뒤로 한참이나 밀려나갔다. 나는 벨을 공격한 바실리스크를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놈은 꼬리를 다시 내쪽으로 휘둘러서 내 공격을 무마시켰다.
이런 덩치큰 녀석들에게는 검술이고 뭐고 없이 무조건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 나는 바실리스크의 주위를 돌면서 틈을 노렸다.
그때 벨이 바실리스크를 향해 도발을 시도했다.
"덤벼보세요, 닭대가리! 진흙을 발라서 구워드릴테니까!"
"샤악!"
도발이 먹혀들었는지 분노에찬 포효와 함께 벨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공격을 먹일 찬스다!
나는 재빨리 바실리스크를 뒤쫓아갔다.
다다다닷
"하아아앗!"
스삭!
녀석에 모가지를 향해 힘껏 점프한 후 오러베기를 먹여주었다. 강력한 오러의 힘으로 바질리스크의 두꺼운 모가지를 한번에 잘라버릴 수 있었다.
"됐어!"
바실리스크는 공격력은 강력한 편이었지만 방어력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였다. 오러를 실은 공격한방에 목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바실리스크들은 보통 한번에 2, 3마리씩 몰려다녔다. 피부색이 녹색에 가까워서 정글속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큐비의 네비가 없었으면 몇번이나 기습을 당했을 것이다.
나는 오러를 사용할 수 있게된 다음부터 오러가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기 위해서 항시 검에 오러를 씌운체로 탐색을 하였다. 그러다 보니 기력소모는 늘어만 갔다. 그런데도 도통 오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를 느낄 수 없었다.
소모되는 기력이 상당해서 몇번이나 베이스캠프를 오가야 했다.
그리고 지금도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때 큐비가 던젼에 새로운 길드의 등장을 알려주었다.
그 길드는 내게는 매우 익숙한 길드였다.
-렐리 길드가 들어왔다냥. 역시나 렐리는 없다냥.
나는 입구쪽으로 가보았다. 그곳에는 세리스와 파를로 그리고 10명정도의 렐리길드원들이 모여있었다.
세리스가 나를 보고는 반갑게 달려왔고, 그 뒤에서 파를로가 나를 보면서 뭐씹은 얼굴이 되어 고개를 돌렸다.
"칸!"
"오랜만이야, 세리스."
한달은 안되었지만 그래도 꽤 오랫동안 못만났던 기분이 든다.
"역시 이곳에 있으셨군요, 칸. 새로운 던젼이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고 생각했어요."
세리스는 들뜬 표정으로 내게 다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시선을 돌려 내 뒤에 서있던 아리와 벨을 바라보았다. 아리와 슬쩍 눈인사를 나눈 후 벨에게 시선을 고정시키는 세리스. 벨이 나서서 빙긋 웃음지으면서 세리스에게 인사를 건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강한님, 아니 칸님의 새로운 여자인 베르나르 라고 합니다. 벨이라고 불러주세요."
세리스의 눈매가 무척이나 날카롭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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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있던 학생시절이 그립네요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