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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78화 (78/110)

00078  2장  - 정글포스  탐욕의 던젼 -  =========================================================================

4 층계 임시 베이스캠프로부터 우리는 탐색을 시작했다. 4 층계 역시 끝없이 펼쳐진 밀림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특이한 건 입구와 임시 베이스캠프가 있는 곳이 전체지도로 볼 때 5시 방향의 구석진 곳이라는 점이다. 거기에 좌측으로는 거대한 산맥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탐색의 진행방향이 북쪽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엔트런스를 가리키는 빛무리는 산맥 너머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산맥을 넘어가야 하는 게 아니라면 산맥 자체를 빙 둘러서 진행해야 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산맥을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해 보자. 지금까지와는 지형이 많이 다른 것 같으니까."

아리와 벨이 고개를 끄덕였다.

놀과, 리자드맨, 거기에 코카트리스가 끼인 바실리스크무리까지. 4 층계까지 진행하니 습격해 오는 몬스터의 수가 점점 많아져 갔다. 거기에 아직 이곳에만 서식하는 몬스터는 발견하지 못한 상태.

하지만 오히려 탐색은 3 층계보다 더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내 검술랭크가 4랭크까지까지 제한이 해제된 탓이다. 역시나 3랭크 검술과 4랭크 검술은 그 수준 차이가 심해서 돌연변이가 아닌 코카트리스 까지도 쉽게 쉽게 정리가 가능했다.

놀이 30 마리, 리드자맨이 20 마리 바실리스크가 10 마리 정도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때도 있었다. 나무가 많고, 수풀이 우거진 곳이라 한쪽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고 사방에서 몰려들었는데, 벨이 아리를 잘 막아주고, 그동안 내가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 몬스터들을 배어 넘겼다. 아리는 벨의 회복에 주력하면서도, 틈이 생기면 라이트닝 볼트로 엄호해 주었다.

그렇게 별 피해 없이 몬스터들의 공격을 물리치고 나면 사체들을 정리해서 임시 베이스캠프로 보내놓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뒤에 다시 탐색을 시작하는 식으로 진행해 나아간 끝에 전체지도 북쪽 근처에 다다를 수 있었다.

"산맥은 여기서 왼쪽으로 꺾이는군. 역시 산맥을 삥 둘러서 진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강한님 저기 보세요! 호수가 있어요!"

내가 산맥을 살펴보는 동안 아리가 북쪽에 있는 호수를 발견하고는 말했다. 그 호수는 여태껏 보았던 호수들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호수였는데, 물은 매우 깨끗하여 바닥이 훤히 비쳐 보였고, 물결은 잔잔했으며 고기들이 여기저기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

마치 요정이 산다는 동화 속의 호수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했다.

"아리, 벨. 저 호숫가에 가서 서 볼래? 너희를 모델로 해서 사진 좀 찍어두게."

단순한 풍경 사진 보다는 역시 예쁜 여자모델이 있어야 풍경이 더 살아나는 법이라는 사진에 대한 신념을 가진 나는 두 사람에게 모델을 부탁했다.

"네, 네! 잘 부탁 드려요."

아리는 이런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금방 수긍하고 호숫가로 걸어갔다. 그리고 사진은 본 적이 있지만 찍히는 경험은 처음인 벨도 빙긋 웃으면서 아리를 따라갔다.

"예쁘게 찍어 주세요. 아, 벗을까요?"

"정말!?"

너무나도 고민이 될 정도로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이성을 억누를 자신이 없어서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았다.

게다가 내 사진 실력으로는 멋진 풍경 사진이 외설적인 사진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냥 참기로 했다. 역시나 조금 아까운 기분.

벨도 진심이 아니었는지 내 반응을 보고는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아리옆에 가서 섰다. 벨이 아리의 팔짱을 끼면서 달라붙자, 아리도 벨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역시 두 사람이 모델이 되니까 풍경이 훨씬 살아나는구나……. 누드도 괜찮을 지도….

멋진 호수를 배경으로 두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약간의 욕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 파인더 속에 그녀들의 뒤쪽 호수에서 기괴한 식물의 줄기로 보이는 어떤 것이 꿈틀거리며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줄기는 호수를 등지고 서 있던 두 사람을 노리고 움직여왔다.

"피해! 뒤에서 온다!"

나는 두 사람을 향해 급하게 소리치면서 달려갔다. 내 당황한 모습을 보고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벨이 아리를 보호하면서 방패를 들어 올리고 뒤돌아섰다. 그리고 자신을 덮쳐오는 식물의 줄기를 바라고 깜짝 놀라 눈을 치켜떴다.

"꺄악! 뭐예요, 이건!?"

그 식물 줄기는 벨의 방패를 피해서 교묘하게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벨의 온몸을 칭칭 감아서 들어 올렸다.

"벨!"

식물에 감긴 벨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아리역시 자신에게 다가온 또 다른 줄기에 엮여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줄기를 이용하여 두 사람을 묶어버린 녀석이 호수 속에서 정체를 드러냈다.

"뭐, 뭐야 저녀석? 괴상하게 생긴 식물 같은데?"

-식물형 촉수 괴물이다. 냥! 줄기를 이용해서 먹잇감을 잡아채어, 본체에 달린 입에 집어넣어서 녹여 먹는다 냥!

헉! 위험한 녀석이잖아! 아리와 벨을 줄기로 묶은 모습이 묘하게 자극적이어서 잠시 멍해져 있었다. 서둘러 구하지 않으면 두 사람이 위험에 빠지게 될 거야!

"하앗!"

나는 힘껏 점프하여 아리와 벨을 묶고 있는 식물 줄기를 잘라내었다. 식물 줄기는 쉽게 검의 의해 잘려나갔다.

하지만 잘려나간 줄기 대신에 다른 줄기들이 연달아서 나타나서는 다시 한 번 아리와 벨의 몸을 묶어버렸다.

"가, 강한님!"

"주, 줄기가 이상한 곳을!"

아리와 벨이 괴로운 신음을 내었다. 서둘러 구해주지 않으면!

나는 다시 한 번 줄기들을 검으로 잘라내었지만, 또다시 새로운 줄기가 나타나서 다시 한 번 그녀들을 묶어버렸다.

"나에게는 줄기를 내보내지 않는 건 다행이긴 하지만, 줄기를 잘라봐야 소용이 없겠어!"

나는 줄기를 내보내고 있는 촉수 괴물의 본체를 바라보았다. 얼굴로 추측되는 부분이 보였고, 그곳에 입이 달려있어서 그곳으로 먹이를 먹는 모양이다.

"파이어볼!"

나는 식물 촉수의 얼굴을 향해 마법의 불덩이를 날려주었다.

쾅!

불덩이가 식물의 얼굴에 작렬했다. 역시나 식물이라 그런지 불에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것도 잠시, 본체는 물속으로 숨어들었고 식물 줄기도 빠르게 물속으로 향해 빨려 들어갔다.

"꺄악! 강한님!"

"안돼!"

나는 물속으로 향해 빨려 들어가는 아리와 벨을 구하기 위해 줄기를 닥치는 대로 잘라내었다. 이번에는 본체가 물속으로 숨어들어 가서 인지 새로운 줄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서둘러 두 사람을 베이스캠프로 돌려보냈다.

일단 한고비 넘기고 난 후 여유를 가지고 호수 속으로 들어간 촉수 괴물이 다시 나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놈은 한참이 지나도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나오지 않네?"

-촉수 괴물은 여자만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냥. 남자만 있으니까 나오질 않는 거다 냥.

성격이 참 괴악한 몬스터구나. 그럼 여기서 죽치고 있어 봐야 소용없겠네. 모처럼의 아름다운 호수를 그런 녀석 때문에 그냥 지나 쳐야 하는 게 아쉽지만, 그렇다고 물속으로 들어가서 놈을 끄집어낼 수도 없는 일이니, 그냥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베이스캠프로 돌아가서 놀란 아리와 벨을 진정시켜 주었다. 아리와 벨은 촉수 줄기에 감겼을 때 느껴진 끔찍한 감촉에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그런 체험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저도요, 생리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싫은 느낌이었어요!"

단순히 식물의 줄기 이상 여성의 심기를 자극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러면 아리와 벨을 탐색에 데리고 가는 건 무리겠는걸?

"그럼 두 사람 다 쉬고 있어. 이번 층 탐색은 나 혼자 진행 할 테니까."

내 말에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얼굴에 갈등의 빛이 떠올라있는 모습이었다.

이윽고 결정을 내렸는지, 아리와 벨을 굳은 얼굴로 내게 말했다.

"호수를 벗어나면 그 이상한 괴물은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 저는 강한님과 같이 가고 싶어요!"

"저도요. 만약에 다시 그놈이 나타난다고 해도, 아리 언니는 제가 지키겠어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본인들이 원한다면 들어주어야겠지.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서는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뭐, 녀석이 다시 나타난다면 바로 베이스캠프로 돌려보내면 되니까.

호수를 지나쳐서 다시 탐색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왼쪽으로 산맥을 끼고 서쪽 방향으로 탐색해갔다.

그 이후로 호수는 보이지 않았고, 다시 촉수 괴물이 나타나는 일도 없었다.

"라이트닝 볼트!"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무리를 지어 달려들었지만, 우리 일행은 별 어려움 없이 탐색을 진행할 수 있었다.

확실히 파티에 마법사랄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인원이 생기니까 조금 더 편해진 느낌이다. 물론 아리는 회복전문이지만, 벨의 체력이 떨어지는 일 자체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아리에게 여유가 생겼고, 아리는 그 틈을 이용해 라이트닝 볼트로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나중에 공격마법을 배울 수 없는 아리를 위해서, 좋은 공격용 아티펙트가 생겼으면 좋겠는걸?

-우측에서 촉수 괴물 접근 중!

탐색을 계속해 나가고 있을 때, 큐비의 경고가 들려왔다. 나는 큐비가 경고해준 방향에서 괴물의 기세를 찾아내었다. 아까 그놈이다! 호수에서만 사는 게 아니었구나!

"조심해, 벨!"

수풀 속에서 여러 줄기의 촉수가 튀어나와서 벨을 노렸다. 나는 검으로 그 촉수들을 저지해 내는 것에 성공했지만, 반대편에서도 줄기가 튀어나와 뒤에 있던 아리의 몸을 감아올렸다.

"아리언니!"

벨이 아리를 붙잡은 촉수를 창으로 후려쳤지만, 촉수는 우리를 풀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촉수가 나타나서 벨마저도 잡아채려고 시도했다.

"하앗!"

나는 일단 벨을 노리는 촉수를 검으로 저지하고, 우리를 구하려고 했는데, 이미 아리는 수풀 안쪽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아리!"

이런, 아리가 끌려가 버려! 녀석의 본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지만, 끌려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활 횟수가 있다고 해도, 몇 번이나 죽음을 반복해서 겪게 되면 정신이 버텨내기 힘들지도 모른다.

일단, 벨을 베이스캠프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벨을 돌아보았다. 그때 벨이 무엇인가 놀라운 장면을 본 듯이 눈을 크게 뜨고 손가락을 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

그 방향은 아리가 끌려간 방향이었다. 나는 얼른 고개를 돌려보았다.

"저건!?"

촉수에 붙잡혀 끌려갔던 아리가 이쪽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문제는 아리가 지금 타고 있는 하얀색 생물이었다.

말인 것처럼 보이는 생물이었는데, 머리에는 뿔이 달려있었고, 그 뿔이 지금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리! 괜찮아?"

아리를 태운 말이 우리 쪽을 향해 터덕터덕 걸어왔다. 아리는 그 위에 올라탄 채로 약간 겁에 질려있는 모습이었다. 아리가 간신히 말을 꺼냈다.

" 줄기에 붙잡혀서 촉수 괴물의 본체가 있는 곳으로 끌려가는 걸 유니콘이 숲에서부터 달려 나와서 구해주었어요."

유니콘? 그러고 보니 이야기로만 들었던 유니콘의 모습이랑 똑 닮았다.

-유니콘은 순결한 처녀를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들었다 냥. 그래서 괴물 촉수에게 붙잡혀 가는 아리를 구해준 것 같다 냥.

처녀를 좋아하는 유니콘이라. 유니콘이 나타난 뒤로 촉수 괴물의 촉수 줄기는 더는 나타나지 않았다.

-유니콘의 뿔에는 상당한 마력이 담겨있다 냥. 그래서 지금처럼 뿔을 이용해 촉수 괴물들을 견제하고 있는 거다 냥.

유니콘의 뿔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녀석이 우리와 함께하게 되면 촉수 괴물은 더는 겁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구나.

"고맙다, 유니콘. 아리를 구해줘서."

나는 고마운 마음에 유니콘에게 다가가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푸르릉!"

하지만 녀석이 거세게 투레질을 하면서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순결한 처녀를 좋아하는 녀석이라서 남자는 거부한다 이거냐!

마음에 안 들지만 아리를 구해준 건 사실이니 내가 참아야지. 그런데 벨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왜 그러지?

============================ 작품 후기 ============================

원고료 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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