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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83화 (83/110)

00083  2장  - 정글포스  탐욕의 던젼 -  =========================================================================

"이런, 미친!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거야!"

한참 달려가는 와중에 큐비가 들려주는 실황중계에 머리에서 김이 날 정도로 열이 받았다. 더 지체하면 큰일이 날 것 같아서 온몸의 힘을 쥐어짜네요, 녀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큐비의 중계는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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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를로가 세리스의 겉옷을 벗겨내었을 때 기절한 듯 누워있던 세리스의 눈이 살며시 떠졌다. 그녀는 처음에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아직 정신이 멍해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후 자신이 속옷만 입고 있는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매우 깜짝 놀랐다. 거기에 그런 자신의 앞에는 파를로가 빨갛게 충열 된 눈으로 자신을 지금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한 번 더 놀랬다.

"파... 를..로?"

"후후후. 정신이 들었어, 세리스? 지금부터 너와 나 사이의 굉장히 중요한 일이 시작될 거야."

"무... 슨...?"

세리스의 의식이 돌아왔지만, 몸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아직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세리스가 파를로를 바라보았다. 그가 세리스를 향해 작게 속삭였다.

"몸을 움직이지는 못할 거야. 마비 독을 사용했거든. 설마 평소에 준비해 둔 마비 독을 너한테 사용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말야."

파를로가 고블린들이 가지고 있던 마비 독을 조금씩 모아서 가지고 있었다. 몬스터 사냥할 때에 있어서 만에 하나의 사태를 대비하여 평상시에도 가지고 다녔던 것이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몬스터가 나타났을 때를 대비한 보험 정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파를로는 그 마비 독을 자신의 오랜 짝사랑인 세리스에게 사용하고 만 것이다.

"왜...?"

마비독에 의해 아직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세리스였다. 그녀의 얼굴은 경악과 불신으로 점점 물들어져 갔다. 그런 세리스의 표정을 바라보는 파를로의 얼굴이 점점 더 환희로 가득 채워져 갔다.

"너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야. 언제나 마음속으로만 그려왔던 내 꿈을 오늘 드디어 이루는 거야!"

파를로가 신나서 외쳤다. 그의 마음속에 이미 이성은 날아가고, 탐욕만이 남아있었다.

"우... 리는 ... 사... 제...."

세리스가 힘겹게 말을 이었다. 그녀가 어떻게든 자신의 의사를 파를로에게 전하기 위해서 잘 움직이지 않는 입을 힘겹게 벌렸다.

"사제?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고? 그딴 건 알 바 아니야! 내게는 너를 내 것으로 만들 거라는 사실만이 전부라고!"

파를로가 거칠게 세리스의 가슴가리개를 잡아챘다.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러...지...마...."

"닥쳐! 넌 내 거야! 내가 무엇을 하던 넌 그냥 따르면 돼!"

파를로의 거친 손이 세리스의 마지막 남은 하얀 천 조각조차 거칠게 잡아 찢어버렸다. 세리스의 잘 단련된 아름다운 육체가 흥분상태의 파를로의 눈에 들어왔다.

"이, 이것이…. 내 거가 되는 거야! 나만의 것이 되는 거라고! 절대로 다른 놈에게 넘겨줄까 보냐!!"

흥분상태가 최고조에 이른 파를로가 세리스의 다리를 잡아들어 옆으로 벌렸다.

"그... 만.... 제.... 발...."

세리스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의 얼굴에 배신감과 절망감이 떠올랐다.

"드디어! 드디어 하나가 되는 거야, 세리스!"

파를로가 세리스의 다리 사이로 몸을 밀어 넣었고 자신의 물건을 그녀의 소중한 곳에 가져다 대었다.

푸슛!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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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세…. 아…. 다행히 시간 안에 도착했구나."

나는 파를로의 등을 베어버린 검을 허공을 향해 한번 휘둘러서 검의 묻은 파를로의 피를 털어냈다.

"카...안...?"

세리스가 이쪽을 놀란 얼굴로 바라보았다. 나는 서둘러 아공간에서 모포를 하나 꺼내어 세리스의 몸을 덮어주었다.

"괜찮니? 다행히 늦지는 않은 모양이구나."

큰일이 벌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세리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파... 를... 로...?"

자신에게 심한 짓을 한 상대를 아직도 걱정해 주는 세리스였다. 사제관계 라는 건가? 내가 모르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있겠지. 나는 차가운 얼굴로 파를로를 바라보았다.

"죽지는 않았어."

"다... 행...."

음…. 다행인지 어쩐지는 아직 모를 일 인 데. 녀석의 정신이 돌아올지 어쩔지 알 수 없는 일이고 말이다. 그리고 제정신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아마 죽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녀석으로서는 말이다.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지금 아리를 불러올게. 아리의 치유마법이라면 마비된 몸을 회복시킬 수 있을 거야."

나는 세리스를 안심시킨 뒤에 조금 떨어진 장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베이스캠프에 있는 아리를 불러내었다.

소환된 아리에게 사정을 설명한 후 세리스가 있는 장소로 데리고 돌아갔다. 세리스의 모습을 본 아리가 무척이나 놀랬다. 그녀는 입을 손으로 가린 채 잠깐 멈추어 있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세리스에게 상태 이상 회복 마법을 걸어주었다.

"고마워요, 아리씨."

세리스가 아리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전했다. 마비는 회복되었지만, 세리스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녀는 상처 입고 쓰러져 있는 파를로를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아리에게 부탁을 했다.

"파를로의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나요?"

아리가 나를 쳐다보며 눈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그녀에게 허락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잠시 후 아리가 파를로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고, 파를로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나는 아리를 내 뒤로 물러나게 하였다.

과연 파를로의 정신이 제대로 돌아왔을까?

파를로가 고개를 들어 나와 세리스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의 눈은 여전히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너만…. 너만 없었으면!!!"

파를로가 몸을 벌떡 일으켜서 내게로 달려들었다. 무기도 아무것도 없는 맨몸으로 말이다. 세리스가 경악해서 소리를 질렀다.

"파를로!!!"

나는 내게 달려들어 오는 파를로를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 녀석을 베어버리는 건 무척 쉬운 일이지만, 그러면 세리스가 슬퍼하겠지. 나는 녀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잠시, 머리 좀 식힐래?"

나는 달려들어 오는 파를로와 나 사이에 서번트가 된 여왕 촉수를 불러내었다.

"캬오오오!"

"뭐, 뭐야!?"

소환된 여왕 촉수가 달려들어 오던 파를로의 전신을 촉수로 붙잡아 올렸다. 나는 여왕 촉수에 명령을 내렸다.

"죽이지는 마."

"캬오오오!"

여왕 촉수가 신난다는 듯이 소리를 질렀고, 파를로는 알 수 없는 비명을 질렀다.

"싫어! 으악! 건드리지 마! 거긴 안돼! 아흥..."

목숨만 붙어있으면 되겠지. 세리스가 조금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괘, 괜찮은 거야?"

"죽지는 않을 거야."

목숨을 잃는 일은 없을 거다. 다만, 남자의 존엄성에 관해서는…. 보장할 수 없겠네.

그나저나 세리스를 모포 한 장 두른 상태로 내버려둘 수 없는 일이지. 나는 아리에게 부탁해서 세리스에게 옷을 가져다주도록 했다. 사이즈 적으로 벨의 옷은 맞지 않을 것 같지만 아리의 옷은 충분히 맞을 것 같다.

잠시 후, 세리스가 아리의 옷으로 갈아입는 걸 완료했다. 그녀가 내게 다시 감사인사를 해 왔다.

"고마워요, 칸."

그녀의 표정은 아직 복잡해 보였다. 사제이자 오랜 친구 사이인 파를로가 야수로 돌변해 자신을 덮쳐온 상황이다. 쉽게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겠지.

"파를로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지?"

그녀는 잠시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사부님께…. 말씀드릴 거예요. 처벌은 사부님께서 내리시겠죠."

파를로 역시 던젼의 에너지에 정신을 침식당한 상태로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벌인 일이 아니고, 마음속의 어두운 부분이 폭발해서 저지른 일이기 때문이다. 그 책임은 져야 하겠지.

나는 한참 여왕 촉수에게 시달리고 있는 파를로를 바라보았다. 뭐, 지금도 충분히 죗값을 치르고 있기는 하다. 나라면 절대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저런 상황은 사절이다.

약 10분간 여왕 촉수에게 시달리던 파를로는, 소환이 해제되면서 자유를 되찾게 되었다. 여왕 촉수는 역소환 되면서 아직 부족하다는 듯한 태도를 나타내었지만, 여왕 촉수에게서 해방된 파를로의 눈은 이미 죽어있는 상태였다.

탐욕에 지배당하던 상태에서는 벗어난 듯 했다. 그렇지만 평상시와 같은 정신 상태로 돌아올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남자로서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으니까.

나는 공황상태의 파르로를 포박하고는 세리스를 렐리길드가길드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렐리 길드원들은 내게 포박당해 끌려온 파를로의 모습을 보고는 매우 놀랐지만, 세리스가 나서서 적당히 설명했다.

"파를로는 개인의 욕심 때문에 길드를 배반하는 죄를 저질렀습니다. 처분은 돌아가서 사부님께 받게 될 것입니다."

돌아가는 정황을 보아서 파를로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길드원들은 눈치를 챈 모양이다. 그렇지만, 길드원들은 달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파를로의 멘탈이 붕괴한 이유에 관해서는 무척 궁금해하는 모양이었다.

"저희는 이만 이 던젼에서 물러날 생각이에요. 이 상태로는 더 이상의 탐색은 불가능하겠죠."

그녀는 매우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내게 말했다.

"던젼 공략이 끝나면, 반드시 길드로 찾아와 주셔야 해요! 알겠죠?"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던젼을 떠나가는 세리스와 렐리길드를 배웅해 준 후, 나는 아리와 함께 베이스캠프로 돌아갔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나는 벨에게도 세리스와 파를로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벨은 세리스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흥미진진한 태도로 파를로와 촉수 여왕에 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파를로씨는 어떤 벌을 받은 건가요? 혹시 촉수 여왕과의 플레이를 저장해둔 기록물 같은 건 없는 건가요?"

뭘 기대하고 있는 거야, 이 아이는? 나는 이상할 정도로 흥분해서 달려드는 벨의 이마에 딱밤을 한대 먹여주고는 5 층계 탐색으로 돌아갔다.

저번에 와이번을 상대했던 곳부터, 다시 외길을 따라 달려나갔다. 도중에 길목을 막아서는 몬스터들이 있었지만, 지금 와서 문제가 될 부분은 전혀 없었다. 나는 녀석들을 가볍게 상대해 나가면서, 달리고 또 달렸다.

가끔가다 와이번이 나타나기도 했다. 녀석들이 공중에서 머무를 때는 별다른 대처 방법이 없었지만, 일단 지상으로 내려오면 우선 날개부터 잘라버렸다. 그 뒤로는 4 층계 몬스터만도 못한 전투력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여유롭게 처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중간에 있는 몬스터들을 간간이 처리해 가면서 한참을 달려간 끝에 5 층계 엔트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5 층계 엔트런스는 숲으로 둘러싸인 공터 안에 있었는데, 그 공터는 상당히 넓어서 보잉 747 정도 크기의 비행기라면 충분히 착륙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플로어 마스터가 보이지 않는걸? 어디에 있는 거지?"

멀찌감치 떨어져서 엔트런스를 살펴보았지만, 그곳에 플로어 마스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주변에는 없는 것 같다냥. 하지만 플로어 마스터는 반드시 존재한다냥. 마음 놓지 마라. 냥.

큐비의 말이 아니더라도 방심할 생각은 없다. 나는 조심스럽게 엔트런스를 향해 접근했다.

기감을 확대하여 주변을 탐색해 보았지만, 역시나 걸리는 것은 없었다. 설마 정말로 엔트런스에 플로어 마스터가 없는 걸까?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멀리서 이곳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아주 강력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이건?"

나는 그것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시야를 점점 가득 채워가는 어두운 무엇인가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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