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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87화 (87/110)

00087  2장  - 정글포스  탐욕의 던젼 -  =========================================================================

뜨거운 열기가 주변을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머리가 3개만 남은 히드라의 생각지도 못했던 공격은 그 위력이 엄청나서 주변 일대가 쑥대밭이 되어버렸다. 주변의 땅은 완전히 파여서 그 속이 드러나 있었고, 나무들은 몽땅 뽑혀서 날아가고, 수풀은 전부 새카맣게 타버렸다.

그리고 그 와중에 내 몸에는 상처하나 생기지 않았다. 내가 서 있는 곳만이 주변 상황과 동떨어져 있는 듯 아주 멀쩡한 상태였다. 나를 중심으로 한 세모꼴의 지형은 전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나는 히드라의 엄청난 공격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막아버린 것이다.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는 히드라의 공격이 나를 덮쳐왔을 때, 처음에는 한번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히드라의 공격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순순히 죽어 줄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야말로 죽을 각오를 하고 반항을 시도해 보았다.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그때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이 무협소설에서 자주 나오던 검막이라는 기술이었다. 검강을 이용해 방어막을 치는 기술인데, 나 역시 그와 비슷한 하이퍼오러, 즉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따라 해 본 것이다.

그 결과 방향은 같았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히드라의 공격이 나를 향해 덮쳐왔을 때, 나는 오러블레이드를 만들어 내어 그 공격과 맞부딪쳐갔다. 검막을 만드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무작정 오러블레이드를 만들어내어 휘둘렀다.

그 결과 히드라가 쏘아낸 엄청난 불덩어리를 반으로 쪼갤 수 있었고, 반으로 나누어진 불덩어리가 그 힘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나를 패해서 내 주변을 휩 쓸고 지나가 버렸던 것이다.

어쨌든 히드라의 발악은 실패로 돌아갔고 나는 즉시 녀석을 향해 달려갔다. 이제 마무리를 지을 시간이다.

하지만 히드라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보여주었다. 갑자기 가운데에 있던 머리가 나머지 두 개의 머리의 목을 물어뜯었다.

"뭐, 뭐야!?"

나는 그 기괴한 장면을 목격하고 나도 모르게 멈칫하고 말았고, 그 틈을 타서 히드라의 마지막 머리가 최후의 공격을 시도했다.

"콰오오오!"

히드라 머리의 눈이 붉은색 안광을 내 뿜고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입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에너지가 몰려들었고, 그 에너지가 최고점에 달했을 때 녀석이 바닥을 향해 그 에너지의 덩어리를 뱉어내었다.

쾅!

주변이 새하얗게 변하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물론 이번에는 나도 어쩔 수 없이 그 공격에 노출되고 말았다.

잠시 후, 히드라가 있던 곳 주변은 완전히 초토화가 되어버렸다. 풀 한 포기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원폭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렇게 깨끗하게 휩쓸어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남아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히드라가 모든 힘을 잃고 주저앉아 있었다. 그 엄청난 공격은 히드라 자신에게도 피해를 준 모양이다. 아니면 모든 힘을 쏟아내는 방식의 공격이었던가.

"무슨, 이런 사기 같은 공격이 다 있어…."

바닥에 대자로 뻗은 상태로 쓰러져서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탄을 내뱉었다. 이건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공격 아닌가?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건 그냥 맞고 죽을 수밖에는 없는 종류의 공격이었다. 부활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대로 죽을 수밖에는 없는 공격이었다.

나는 일어서서 히드라쪽을 바라보았다. 녀석의 몸체는 바닥에 엎어져 있었고, 머리도 힘을 잃고 축 늘어져 있는 상태였다. 목을 길게 빼고 바닥에 뉘어져 있었는데, 뱀 같은 혀를 내밀고는 미약하게 호흡을 이어가고는 있었지만, 거의 다 죽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구경하고 있지 말고, 서둘러 처리해라 냥. 머리가 하나 남아있는 상태라서 곧 본체의 체력이 회복 될 거다 냥.

그랬었지, 참. 머리만 남아있으면 본체는 불사신처럼 부활한다고 했으니 서둘러 머리를 잘라내야겠다.

나는 아공간에서 포션을 하나 꺼내어 입에다 들이부으면서, 히드라를 향해 걸어갔다. 히드라는 힘이 하나도 없는 듯 몸을 부들부들하면서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래, 네가 이겼다. 정말 잘 싸웠어, 너. 그런데 미안해서 어떡하냐. 살아남는 것은 나인데 말이야."

나는 검을 꺼내어 들고는 끝까지 나를 노려보는 히드라의 일격에 잘라냈다.

슥삭!

녹색의 피가 솟아오르면서 히드라의 머리가 깨끗하게 본체로부터 잘려나갔다. 그런데도 히드라의 본체는 숨을 쉬는 듯이 몸이 들썩거렸다. 대체 어떻게 호흡을 하고 있는 걸까? 양서류도 아니고 파충류인데 말이다.

-머리가 없으니 그냥 놔두어도 금방 죽을 테지만, 강한이 네가 직접 마무리를 지어라 냥.

"오케이, 잘 가라 히드라여."

나는 오러블레이드를 만들어내어 히드라의 본체를 향해 휘둘렀다. 녀석의 남아있던 체력이 0 이 되어, 본체에 남아있던 미약한 움직임도 완전히 멈추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시스템의 알림음이 들려왔다.

[ 신화급 몬스터 히드라의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이하의 특수능력이 개방됩니다.

- 파이널 어택 ]

파이널 어택은 남아있는 체력과 기력을 모두 소비하여 주변 50m를 말 그대로 쓸어버릴 수 있는 공격이란다. 단, 체력만은 약 7% 정도가 남는 모양이다.

히드라의 마지막 공격은 그 기술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계속해서 시스템의 알림음이 이어졌다.

[ 던젼 포스 소속의 탐욕의 던젼을 클리어하였습니다.

체력이 300, 기력이 60, 모든 스테이터스가 3 영구히 상승합니다.

모든 임시 스테이터스가 초기화 됩니다.

탐욕의 던젼이 인간의 던젼으로 변경됩니다.

인간의 던젼의 소유권이 김강한에게 넘어갑니다. ]

두 번째 던젼을 습득하였다. 이것도 왕국에 팔아넘기면 이곳 아셀탄트에서의 내 기반을 확실하게 다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내게 주어질 영지가 결정되어 있을 테니, 이 던젼을 왕국에 팔아넘기고 그 돈으로 영지를 키우면서 아리와 오손도손, 알콩달콩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뭐, 큐비와 맺은 계약도 있으니 그렇게는 안 되겠지만 말이다. 그 큐비가 내게 축하인사를 건네왔다.

-잘했다 냥! 벌써, 두 마리의 던젼의 주인을 쓰러트렸다 냥!

큐비의 목소리에서 기쁨의 감정이 전해져 왔다. 현실 세계에서 새끼고양이의 모습으로 기뻐하고 있을 녀석의 모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씨익 웃어버렸다. 자, 그럼 슬슬 돌아가 볼까?

나는 포탈을 열고 아리가 기다리고 있을 베이스캠프로 돌아갔다.

"강한님!"

베이스캠프로 돌아왔을 때, 내게 제일 처음 안겨든 사람은 아리가 아니고, 벨이었다. 얘가 분위기를 못 읽네. 이럴때는 연인끼리 찐한 키스를 나누도록 배려해 주어야 하는거 아니니?

아리가 벨의 뒤를 이어서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내 모습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잠시 뒤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무사하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전투에서는 패배했지만, 결국은 사지 멀쩡하게 이기고 돌아왔으니까, 일부로 그런 말을 꺼내어 걱정시킬 필요는 없겠지.

나는 내게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벨을 끌고서, 아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녀와 키스를 나누었다. 아리는 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개 졌지만, 거부하지 않고 받아주었다. 그걸 바로 옆에서 바라보고 있던 벨이 발끈해서 소리쳤다.

"지금 저를 투명인간 취급하시는 거예요!?"

물론,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아리와의 키스를 이어갔다. 음, 뭔가 묘하게 흥분되는걸? 그렇다고 해도, 타인이 있는데 애인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건 조금 그렇겠지?

나는 벨을 떨어트리기 위해서 임무를 맡겼다.

"던젼을 클리어했으니까, 이제 렐리시티로 돌아갈 거야. 루이스에게 가서 작업을 마무리하도록 전하고, 너는 베이스캠프에 남아있는 물자들을 모아두도록 해."

쪼오금 양심에 찔리지만, 지금은 아리와의 둘만의 시간이 갖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을 모질게 먹고는 벨에게 명령을 내렸고, 벨은 그런 나를 잠시 지긋이 노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하지만 두고 보세요. 이 보답은 반드시 받아내고 말겠어요!"

벨이 그런 말을 내뱉고는 몸을 돌려 베이스캠프 밖으로 나갔다. 벨의 말이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아리가 우선이다. 나는 부끄러워하는 아리를 번쩍 안아 들고는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나와 아리는 두 사람만의 달콤한 시간을 만끽한 후 세면장으로 이동하여 서로의 몸을 씻어주었다. 아리는 내가 자신의 몸을 씻어주겠다고 나서자, 당황해서는 결사반대를 외쳤지만, 나는 끝내 내 의지를 관철했고, 아리는 빨개진 얼굴로 내게 몸을 맡겨야만 했다.

어렸을 때에는 아버지의 등을 밀어드리는 것도 귀찮아 했는데, 상대가 아리가 되니까 구석구석 빠트린 곳도 없이 성심성의껏 씻어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것 참, 아버지께 미안해지네. 그렇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아리의 피부가 너무 부드러워서 참을 수가 없어! 아리를 씻어주는 내내 꽉 끌어안고 싶은 걸 참느라 정말 힘들었다.

정말 힘들어서 중간에 씻는 행위 말고, 다른 길로 빠져버리고 말았지만, 어쨌든 아리의 몸은 내가 완벽하게 씻어 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리가 나를 씻어주고 있었다.

"강한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말해봐."

아리의 부탁이라면 뭐든지 들어 줄 수 있다. 나는 별 고민 없이 대답을 해 주었다. 그런데 아리의 입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 흘러나왔다.

"강한님이 저를 받아주신 것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부탁할게요. 벨도 강한님의 여자로 받아주시면 안 되나요?"

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어떻게 아리, 네가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거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 소리에 한참 동안 아리에게 대답을 해 주지 못했다.

그러다가 겨우 생각을 정리하고는 아리에게 말했다.

"만약에 말이야, 아리 네게 다른 남자가 생기게 된다면, 난 정말 돌아버릴지도 몰라. 그런 끔찍한 기분을 아리 네게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아. 절대로!"

아리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내가 벨을 내 여자로 만든다는 것은 아리에게 그런 끔찍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절대로 그렇게는 못한다.

하지만 아리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면서 내게 몸을 기대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강한님. 그런 걱정 하시지 않아도 돼요. 저는 앞으로도 영원히 강한님이 것이니까. 이 육체가 사라져도 제 영혼은 언제까지나 강한님의 곁에 머무를 거예요. 그러니까 부탁할게요.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벨을 받아드려 주세요."

솔직히, 자신의 애인에게 다른 여자를 권하는 아리의 정신을 현대인인 내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아리의 간절한 이야기에 차마 거부를 계속할 수가 없어서 일단 생각해 보겠다며 답변을 미루었다. 그렇지만 지금으로써는 벨을 받아들일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아리는 만족인지 나를 뒤에서 꼭옥 끌어안아 주었다. 덕분에 내 심정은 더욱 복잡해져 버렸다.

샤워를 끝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벨이 이미 던젼을 떠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있는 상태였다. 짐들은 내가 아공간에 집어넣기 좋게 정리가 되어있었고, 불필요한 물건들은 루이스에게 맡겨서 처분하게 시켰단다.

"저, 잘했죠?"

벨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나는 순순히 인정하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러자 벨이 내게 당당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상을 주세요! 키스! 저한테도 키스를 해 주세요!"

나는 아리쪽을 슬쩍 쳐다보았는데, 아리는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말로 질투도 없는 건가, 아리는?

나는 살짝 오기가 올라서 아리에게 보란 듯이 벨의 뺨에다가 쪽 하고, 뽀뽀했다.

음…. 아리는 별 반응이 없었고, 오히려 벨이 얼굴을 찡그리면서 불만을 말했다.

"뺨에다 말고, 입술에다가 해 주셔야죠!"

딱콩

"아얏!"

"기어오르지 마라."

나는 벨의 이마에 딱밤을 한대 먹여주었다.

============================ 작품 후기 ============================

월, 화, 수, 목, 금, 금, 금.

로또만이 유일한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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