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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96화 (96/110)

00096  3장  - 데드포스  암야의 던젼 -  =========================================================================

돌연변이 스켈레톤의 공격은 갈수록 거세어져 갔다. 지금은 아직 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서 피해를 당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게 되면, 내가 먼저 지쳐서 쓰러질 것 같다.

언데드가 지친다는 개념이 있을지 모르겠으니까.

뭔가 수를 내어야 하지만, 지금 아무리 마법을 쏟아 부어도, 금세 회복을 할 것이 뻔한데 쓸데없이 힘을 낭비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녀석의 회복을 방해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도 없었고 말이다.

능력 제한만 당하지 않았어도, 저런 녀석쯤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녀석의 커다란 검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공략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도저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금단의 시스템 스킬인 능력 강화를 사용할까 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바로 5 랭크의 마법 중에 하나인 임플로젼(Implosion) 이라는 마법이다. 이 마법은 대상의 핵을 찾아내어 그것을 부수어 버리는 굉장히 강력한 마법이다.

물론 지금은 마법 랭크가 3랭크 이기 때문에 이 마법을 배우지도 쓰지도 못하지만, 중요한 건 그 마법이 아니고, 사용원리다.

핵을 찾아서 부순다.

녀석이 저렇게 거대해 지기 전의 바로 그 녀석이 아마도 돌연변이 스켈레톤의 핵일 것이다. 저 커다란 녀석의 몸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그 핵을 찾아내어 부술 수 있다면, 어쩌면 저 커다란 녀석을 쓰러트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문제는 어떻게 핵이란 걸 찾아내는가 하는 것인데….

그리고 그것의 해결방법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2랭크의 보조마법 비젼(Visions) 이었다. 이 마법은 사실 값이 싸서 그냥 익혔지만, 굉장히 쓸모가 없는 마법이다. 바로 상대의 성향을 파악하는 마법이었다.

몬스터에게 사용해 보았자, 혼Q돈-악이라고 하는 당연한 결과만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이 마법에 주목한 이유는 이 마법을 적용하는 방법이 바로 핵을 찾아내는 방법과 일치할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사람이나 몬스터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어느 곳을 스캔하겠는가? 몬스터라면? 아마도 그 스캔하는 곳이 바로 핵이 있는 곳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맞을지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 방법을 사용해 보기로 하였다.

"비젼!"

약간의 기력이 소모되면서, 돌연변이 스켈레톤에게 마법이 걸렸다.

[ 혼돈 - 악 ]

결과는 당연했지만, 나는 그 과정을 주목했다. 마법이 녀석에게 걸리는 순간, 어디에 걸렸는가 하는 것 말이다.

마법이 걸리는 위치는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스템이 부여해준 마법이라는 힘은 굉장히 직관적이기 때문에 표적의 위치는 붉은 원으로 나타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위치는 녀석의 표면에 닿아있을 뿐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마법을 사용하고, 그 표적이 가리키는 곳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세를 느끼는 요령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음…. 간질간질하는 것이 알듯 말듯 아리송하다. 나는 다시 한 번 마법을 사용했다.

"아…!"

확실한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어렴풋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몬스터들이 뿜어내는 기세와는 전혀 다른 미지의 어떤 감각. 위치도 확인했고, 지금 느낀 감각으로 핵의 존재도 확인했다. 녀석을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낸 듯 하다.

"으랏차!"

너무 핵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 보니, 녀석의 공격을 허용할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이했기에, 깜짝 놀라서 그 공격을 피해냈다. 하지만 이제는 방법을 찾았으니 이번에는 내 차례다.

"좋아, 어디 한번 해보자."

공략의 방법을 생각해낸 나는 일단 녀석의 핵을 둘러싸고 있는, 저 커다란 몸체를 깎아내기로 했다.

돌연변이 스켈레톤의 커다란 검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면서, 아이스 스톰과 라이트닝 볼트의 콤비네이션 공격을 열심히 쏟아 부어주었다. 되도록 큰 피해를 주어서, 녀석이 핵을 드러내게 할 생각이었다.

녀석의 체력이 많이 깎여나가면 아까와 마찬가지로 다시 다른 스켈레톤들을 불러일으켜 체력을 보충하려고 할 것이다. 나는 그때를 노리고 열심히 마법을 사용했다.

마법에 적중당해 뼛가루가 부스스 날리며, 녀석의 몸이 상당히 작아졌을 때 녀석이 다시 한 번 포효를 질렀다.

"우오오오오!"

지금! 나는 서둘러 녀석에게 달려가며 일단 비젼을 사용해 핵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표적이 나타내는 곳에 정신을 집중해 핵이 있는 곳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몸체가 작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핵의 위치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문제는 오러의 도움 없이 그 핵을 핀포인트로 노려서 공격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냥 검을 휘둘러서 핵을 파괴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핵이란 것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부위가 아닌 만큼 일반적인 검으로 공격해 보았자 소용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드러난 곳이 아니므로 파이어 에로우같은 마법도, 라이트닝 볼트같이 관통하는 공격도 사실 소용이 없었다.

"내게는 공파참같은 기술은 없지만 말이야, 이 방법이 있다고."

나는 핵이 있는 곳의 감각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라인 어택!"

2 랭크의 검기, 라인 어택은 분명 오러를 사용한 기술이다. 원래 내 의지대로 조절할 수는 없는 기술로, 몸이 저절로 미리 정해진 방식대로 공격을 시도하는 기술이지만, 나는 집중력을 발휘해서 돌연변이 몬스터의 핵을 강하게 의식했다.

내 몸이 빛으로 변해서 녀석을 통과하는 순간에도 그 의식을 잃지 않고 끝까지 유지했고, 순식간에 녀석을 통과하는 와중에 확실하게 그 핵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

빛의 상태로 녀석의 반대쪽으로 빠져나와 자리에 착지한 후, 나는 서둘러 뒤를 돌아보았다.

"실패했나!?"

돌연변이 스켈레톤은 이미 수복을 완료하고 난 후였다. 그 몸은 다시 거대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내게 등을 보인 자세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잠시 후, 녀석의 몸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수많은 뼈다귀로 변하여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성공했구나!

그때 나는 플로어 마스터를 쓰러트렸다는 기쁨보다도, 핵을 느끼고 공격해 냈을 때의 그 감각에 빠져서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시스템에서 플로어 마스터를 쓰러트렸다면서 스테이터스를 오려주었지만, 신경도 쓰지 못했다. 그만큼 지금의 이 감각은 나를 정신없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큐비는 내가 이루어낸 업적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말도 안 된다 냥! 분명히 돌연변이 스켈레톤의 체력은 가득 찬 상태였다 냥! 그리고 2랭크의 검기로는 도저히 그 체력을 한 번에 없앨 수 없는 일이다 냥! 이해할 수 없다 냥!

아무래도 큐비가 저렇게 당황할 정도의 일을 벌였던 모양이다, 내가 말이다.

엔트런스에 있는 3 층계로 내려가는 입구를 개방해 능력제한을 어느 정도 해소한 후,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힘들게 일하고 돌아오면, 집에서 따듯하게 맞아주는 상황. 참 괜찮은 기분이다.

아리가 준비해준 식사를 끝마치고, 나는 잠시 벨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벨과의 관계를 더는 질질 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 너 진심으로 내 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니?"

벨은 전혀 망설임도 없는 태도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 약간 기대감이 섞여 있는 듯이 들렸다.

"물론이어요. 강한님이 허락해 주신다면, 전 언제나 제 모든 걸 드릴 준비가 되어있어요."

요즘 와서 느끼는 거지만, 벨의 이 발언은 단지 성적인 의미만을 의식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다. 물론 그것도 포함되어 있기는 하겠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인생 전체를 내게 맡긴다는 의미가 더 강한 것 같다.

단순한 연인 관계가 아니다. 그리고 아리가 내게 몸을 맡긴 것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요즘 들어 하고 있다. 나는 그녀를 연인 관계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나를 대했으니까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연인 관계는 분명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보다 더 깊은 종속을 원했다. 그러니까 벨도 받아들여 달라는 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고.

그녀들이 내게 느끼는 감정은 아마도 시스템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그녀들은 나와 시스템으로 묶여있는 마스터와 슬레이브의 관계다. 전에 큐비가 신과 사도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이 관계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관계였지만, 마치 영혼이 종속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내가 벨을 거부한다는 것은 그녀를 무척이나 힘들 게 만드는 일이었다.

아리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어본 후, 나는 벨을 거부하는 것이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고, 결국 벨을 내 사람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을 내렸다.

"알았다. 벨, 네 마음을 더는 거부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제부터 너는 내 여자다."

결국, 연인 관계는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 깊은 관계를 벨과 맺게 된 것이다.

만약에 벨이 여자가 아닌 남자였어도 이 관계는 변함이 없었을 것이다.

무척이나 기쁜 듯이 벨이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너무 기뻐요, 강한님! 이제야 저를 완전히 받아주시는 거군요."

"그래, 이제부터 너의 인생은 내가 책임지도록 할게."

"감사합니다, 강한님.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제 모든 것은 강한님의 것이에요!"

솔직히 약간 씁쓸한 감정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 때문에 더는 아리나 벨을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 생각을 억지로 지워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때 시스템음성이 들려왔다.

[아티펙트 트윈엔젤의 의한 부활횟수가 갱신되었습니다.

- 남은 부활 가능횟수 : 김강한 ( 0 회)

베르나르 로렌츠 ( 8 회) ]

아, 역시 올랐구나.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던 일이었다. 그런데 놀란 것은 그다음에 일어난 일이었다.

[ 타인의 평생소원을 이루어 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30만의 플러스에너지가 추가됩니다. ]

어? 평생소원이라고? 내가 그런 걸 이루어준 일이 있었던가?

나는 확인을 위해서 벨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너 누군가에게 의존을 하고 싶어하는 병이라도 있는 거니?"

의존증이라도 걸린건가 해서 물어보았더니, 벨은 당당한 태도로 말했다.

"병이라니요. 저는 그저 제 모든 걸 믿고 맡길 수 있는 주군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뿐이에요."

"과연, 그랬던 거군."

이곳 아셀탄트는 그런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곳이었다. 삼국지나 그런 곳에 보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벨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벨은 자신의 능력을 내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는 이야기구나. 어쩐지 탐색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게 이해가 되는듯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벨은.

벨이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띄운 상태로 내게 달려들면서 말했다.

"그럼 당장 저를 강한님의 여자로 만들어 주세요!"

"주군이 갖고 싶었던 것뿐이라며!"

"여자로서도 받아들여지고 싶어요!"

그날 결국, 나는 벨의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이 아셀탄트라는 세계에서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아리에 이어서 또 한 명 늘어난 것이다. 점점 더 현실 세계보다도 이곳의 세상이 내게 더 중요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후, 벨의 아티펙트 트윈엔젤에 의한 부활횟수가 최고치인 10회를 달성했다.

============================ 작품 후기 ============================

원고료 쿠폰 주신게 너무 고마워서 감사인사를 드렸더니,

원고료 폭탄으로 돌려 주셨네요ㅠㅜ

정말 열심히 쓸게요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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