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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98화 (98/110)

00098  3장  - 데드포스  암야의 던젼 -  =========================================================================

무덤 같은 분위기의 으스스한 곳을 걸어서 안쪽으로 향했을 때, 안쪽에서 느껴지던 커다란 핵의 존재 역시 나를 향해서 이동해 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아마도 와이트의 상위종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눈으로 보기는 쉽지 않겠지."

가뜩이나 어두운 곳인데, 녀석들은 몸 자체가 검은색으로 덮여있다. 눈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모습이다.

안쪽에 있던 핵은 매우 느릿한 속도로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이동을 멈추고 검을 들어 느긋한 기분으로 녀석이 도착하는 것을 기다렸다.

이윽고 거대한 핵의 주인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와이트가 소름 끼칠 정도로 흉악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는 유령이었다면, 저 녀석은 겉모습만은 점잖아 보였다. 검은색 후드를 몸에 두르고 은색으로 빛이 나는 거대한 낮을 손에 들고 있었다. 후드 속은 암흑 그 자체라 얼굴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사신이라는 존재와 흡사했는데, 몸체가 나의 2배 정도는 되어 보일 정도로 커다랬고, 몸은 공중에 두둥실 떠 있었다.

-레이스라는 언데드다 냥! 속도와 공격력 자체는 높지 않은데, 즉사의 효과가 있는 공격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냥!

"즉사!? 한 방에 죽어버린다는 거야?"

-그렇다 냥. 방어력도 무시하고 한 방이다 냥!

그런 사기적인 공격이 다 있다니! 그럼 공격을 한 번이라도 허용하면 위험하다는 말이군. 신중해 져야겠는걸?

내가 큐비의 경고를 듣고 조심스럽게 경계의 자세를 취했을 때 녀석에게서 움직임이 있었다.

레이스가 공중에서 몸을 흔들흔들하더니 검은색의 몸체가 어둠과 동화되어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어?"

순간 당황했지만, 핵의 존재는 분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 핵이 아주 느릿한 속도로 이동을 시작했다. 주변을 삥 둘러서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 핵이 내 배후에 도착했을 때 나는 검을 휘둘러 그 핵이 있는 곳을 공격했다.

내가 휘두른 검과 녀석의 낫이 부딪쳐서 불꽃을 만들어 냈다. 검은 후드 속에 얼굴 부분이 암흑인지라 표정 따위는 보이지 않았지만, 얼굴이 있다면 지금 분명 당황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뭔가 대단한 순간이동 같은 것도 아니고, 몸을 숨긴 체 뒤를 노리는 비겁한 수법이구나!"

그리고 녀석이 내게 낫을 휘두르려고 들어 올릴 때는, 낫의 날 부분이 번쩍하고 빛이 났기 때문에, 공격을 막아내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즉사 속성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스치기만 해도 즉사 속성이 발동한다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니까 말이다.

녀석이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눈을 감지는 않았다. 낫의 움직임을 확인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핵의 존재는 마음의 눈으로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내 배후로 삥 돌아가는 중이었다.

지능이 없는 몬스터 다운 행동이다. 이미 통하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으면서도 다시 그 수법으로 노려오는 것이다. 나는 이번 공격에서 찬스를 엿보기로 했다.

배후로 돌아온 레이스가 거대한 낫을 나를 향해 휘둘렀다. 나는 은빛 궤적을 오러를 싫은 검으로 베어냈다.

챙!

녀석의 낫이 크게 뒤로 밀려났고, 그 틈에 녀석의 핵을 빠르게 공격했다. 역시 실체화가 되지 않은 녀석은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내 공격을 허용해야 했다.

픽!

녀석의 공격을 의식했던 탓일까? 한 방에 끝내지 못하고 빗맞히고 말았다. 젠장!

아직 수행이 부족한 건가.

덕분에 레이스에게 공격찬스를 허용했고, 녀석이 낫을 크게 휘둘렀다. 나는 그 공격을 방패로 흘려내면서 뒤로 물러났다.

"즉사 효과는 저, 낫에 있는 거니?"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냥?

큐비도 확신은 없는 모양이었다.

레이스의 낫과 몇 번 부딪혔지만, 내게 별다른 피해는 생기지 않았다. 즉사 효과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다만 한가지, 녀석이 낫을 휘두르는 궤적을 생각해보면, 항상 일정한 곳을 향해 휘둘러졌다.

"비젼!"

나는 성향을 판별하는 주문을 나 자신에게 걸어보았다. 바로 나의 핵이 있는 곳 말이다.

"역시! 녀석은 핵을 노리고 공격하는 거였어! 그렇다면 즉사 속성이라는 게 아니고 단지 핵을 공격당해서 즉사처럼 보이는 것이었던 거구나!"

핵이 부서지면 남은 체력에 상관없이 즉사해버린다. 즉, 녀석도 나처럼 핵을 노리는 공격을 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더는 녀석의 공격을 겁낼 필요가 없다. 핵이 있는 곳만 조심해서 보호하면 될 테니까. 낫을 휘두르는 공격 자체는 그렇게 위협적이지 못하다.

녀석은 지금 어둠과 동화되어 나를 향해 이동해 오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검과 함께 방패를 손에 꽉 쥐고는 녀석을 향해 오히려 달려들어 갔다.

"너의 움직임은 훤히 다 들여다보고 있다고!"

나는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녀석의 공격은 방패로 막으면서, 핵을 노리고 검에 오러를 싫은 채 빠르고 날카롭게 휘둘렀다. 이번에는 빗나가는 일이 절대 없을 것이다.

파삭!

"키에에에엑!"

오러가 실린 검에 정확하게 적중한 레이스의 핵이 갈라지면서, 레이스의 단말마가 울렸다. 그리고 곧이어서 레이스의 몸을 구성하고 있던 어두운 기운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사라졌다.

텅그렁~

그 자리에 레이스가 들고 있던 낫이 떨어졌다. 그 낫을 잠깐 살펴보니, 핵을 공격하기에는 아주 적당한 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베어낼 수도 있고, 핵을 노리고 정확하게 찌를 수도 있고 말이다. 단, 나는 시스템 때문에 이 무기를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전리품으로 삼으면 되겠네."

사신의 낫이라고 하면, 비싼 값으로 팔리려나? 나는 그 낫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 3층계 플로어 마스터 돌연변이 레이스의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

-모든 스테이터스가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특수한 속성 `클로킹`이 개방되었습니다.

[ 클로킹 ]

-검은색 계통의 의복을 입고 있으면, 상대에게서 자신의 몸을 숨길 수 있습니다.

레이스가 사용했던, 몸을 숨기는 기술이구나. 검은색 계통의 복장이라. 망토라도 두르면 되려나? 아니면 갑옷 전체를 검은색으로 바꾸던지. 하지만 검은색 갑옷은 마음에 들지 않으니 망토를 구입하는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플로어 마스터도 이렇게 간단히 토벌할 수 있어 졌구냥. 벨런스 패치가 시급하다 냥.

"무슨 그런 무서운 소리를."

이제야 조금 먼치킨의 참맛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인데 말이다. 나는 4층계로 향하는 통로를 개방한 후, 베이스캠프로 돌아갔다.

베이스캠프에서 아리와 벨과 함께 신체 건강한 젊은이들다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이 던젼에 새로운 길드가 진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스터가 포함된 길드다 냥. 골치 아픈 존재가 함께 있다 냥.

"마스터? 렐리? 아니면 하이레딘?"

-무카파 라는 녀석이다 냥.

헌터로 활동하는 마스터는 이곳 왕국에는 단 세 명만이 존재한다고 들었다. 그중에서 내가 본 적이 없는 마지막 마스터가 등장을 한 것이다.

"그럼 한번 가 볼까? 어떤 녀석인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 말이야."

내가 침상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하자, 그 옆에 누워있던 벨이 담요로 자신의 몸을 가리면서 내게 물어보았다.

"어디를 가시게요?"

"무카파라고 하는 마스터가 이 던젼에 들어왔다고 하네? 한번 얼굴이라도 보고 오려고."

그러자 아리가 내가 벗어놓은 옷을 집어 들고 내게 다가오면서 말을 했다.

"무카파요? 그 사람…. 아니, 그 길드 전체가 별로 좋지 않은 소문이 돌던데요? 조심하셔야 해요."

"알았어."

나는 아리가 챙겨주는 옷을 걸치고는, 그 위에 갑옷을 장비했다. 그리고는 두 사람의 뺨에다 입을 맞추어 주고는 밖으로 걸어 나왔다.

입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곳에서 녀석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검은색 계통의 갑옷들을 몸에 두르고 있었고, 망토에는 검은색 까마귀의 형상을 한 인장이 새겨져 있었다.

수는 약 30여 명 정도 되었는데, 그중에서 익스퍼트급의 이르는 녀석이 4명 있었고, 가장 덩치가 큰 녀석이 그중에서 가장 강해 보였다. 그 덩치는 신장이 거의 2m는 되어 보였고, 거대한 대검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녀석의 민머리가 가장 눈에 띄었다.

-그 녀석이 바로 무카파다 냥.

역시, 그렇구나. 지금은 에너지가 제한된 상태이기 때문에 익스퍼트의 에너지량밖에는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그것만 해도 다른 녀석들을 압도할 정도로 강한 기세가 느껴졌다. 다른 세 명의 익스프터는 모두 초급 수준으로 보였다.

그때, 무카파라는 녀석이 자신의 대머리를 갸웃거리다가 부하들을 향해서 말했다.

-이 던젼이 발견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마스터.

-그런데 벌써 4층계가 열렸단 말인가?

-그럴 수가? 그게 정말입니까?

무카파의 말에 그의 부하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녀석들의 목적이야 이 던젼의 제압일 테니 당황할 수밖에.

-그렇다면, 이곳에 들어온 것은 그 자일 가능성이 크겠군요.

-그 녀석 말인가? 신발견의 던젼만 골라서 비정상적인 속도로 점령해 낸다는 새로운 마스터.

-그렇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던젼을 독점하기 위해서, 야비한 술수를 사용하여 진입한 모든 길드를 전멸시킨다는 아주 악질적인 녀석이죠.

뭐라고!? 저 녀석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저 악질적인 녀석이라는 건 나를 가리키는 말 같은데, 그런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말이야!?

무카파 녀석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을 이었다.

-그 녀석 말이군. 듣기로는 오러 마스터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애송이라고 하던데,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 않는군. 남의 흉내나 내고 말이야.

-그렇습니다, 마스터. 그 녀석은 우리의 밥줄을 노리고 들어올 게 뻔합니다. 마침 이 던젼에 그놈이 있다면, 이참에 정리를 해버리는 게 어떻겠습니까. 녀석은 항상 혼자서 돌아다닌다고 들었는데요.

-그래야겠어. 오러 마스터를 사냥하는 건 참 오랜만이 되겠군. 레너드 녀석을 사냥했을 때 이후로 그 손맛을 잊을 수가 없지.

녀석이 자신의 대검에 손을 올리면서 몰했다. 레너드? 첫 번째 던젼에서 만났던 그 랄프의 스승이었다는 마스터를 말하는 건가?

무카파의 길드는 던젼 안쪽의 있을 것이라는 나를 찾기 위해서 던젼 안쪽으로 향해서 이동을 시작했다.

-너를 노리고 무작정 뚫고 들어오면 빨리 던젼 안쪽에 도착할 거다 냥. 어떻게 할 생각이 냥?

나는 잠시 무카파 녀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마스터라고 해도, 지금은 에너지 제한을 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녀석들이 나를 노린다면 나는 가장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서 녀석들을 맞아주면 된다.

무카파와 일 대 일 대결이라면, 내가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 녀석은 잘해봐야 하이레딘정도의 수준일 테니 말이다. 분명 전에 나는 하이레딘에게 진 적이 있다. 다만 그때는 아직 내가 미숙한 수준일 때였다. 그리고 그때에도 내가 시스템 스킬을 총동원해서 상대했다면, 못 이길 상대는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분명하게 내가 이길 자신이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변수가 될 수 있는 나머지 3명의 익스퍼트와 길드원 들인데….

"녀석들은 5 층계를 개방한 후 상대한다. 잔챙이들은 한 번에 날려버리고 무카파 라는 녀석을 내가 일대일로 상대하면 되겠지."

5랭크 검기로 잔챙이들을 한 번에 날려버리면 깔끔하게 해결될 일이다.

"마스터라. 녀석에게도 핵을 공격하는 기술이 통할까?"

지금 내가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원고료 쿠폰 정말 감사합니다. 생일선물 받은 기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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