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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101화 (101/110)

00101  3장  - 데드포스  암야의 던젼 -  =========================================================================

옥좌에 앉아있던 뱀파이어녀석이 나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그놈의 옆에는 전라의 금발미녀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는데, 뱀파이어에게 붙잡혀온 노예처럼 보이는 모습이었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몸과 겁먹은 눈동자가 힘없이 가련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여자가 신경이 쓰였지만, 지금은 눈앞에 뱀파이어에게 정신을 집중하기로 했다.

뱀파이어 녀석이 입을 열었다.

"놀라운 일이군. 정말로 혼자서 이곳까지 도달하다니 말이야. 인간으로서도 제법 쓸만한 놈이야. 네놈의 그 훌륭한 육체를 꼭 내 손에 넣고 싶군. 훌륭한 언데드가 될 것 같단 말이야, 후후후."

"미친놈."

녀석의 눈매가 꿈틀거렸다. 하지만 아직은 분노를 나타내지 않고 어디까지나 오만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녀석이 옥좌에서 일어났다.

"설마 진혈의 뱀파이어인 이 몸이 고작 열등한 인간을 상대로 직접 손을 쓰게 되다니."

"진혈인지 진상인지 모르겠지만, 전형적인 악당의 대사를 지껄이는 구나. 그렇다면 전형적인 악당다운 최후를 맞게 해 주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네놈의 말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갈기갈기 찢어주마!"

뱀파이어 녀석의 몸이 검은 연기로 변하면서 이동을 시작했다. 검은 연기는 내 뒤쪽으로 돌아서려고 시도하였다. 하지만 내가 먼저 녀석의 핵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휙!

빠른 검격이었지만, 아쉽게도 핵을 건드리는 것에 실패했다. 내 공격에 놀란 녀석이 뒤로 빠지면서 몸을 다시 돌려놓았기 때문이다.

"안개 상태로 변한 나에게 위협을 느끼게 하는 공격이라니! 어떻게 되먹은 녀석이냐!?"

내가 자신의 핵을 노렸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챈 모양이다. 녀석이 안개로 변하는 것을 그만두고 새로운 공격방법을 선보였다. 순식간에 녀석의 몸체가 다섯으로 늘어났다.

"분신?"

"크하하하! 분신이지만, 허상이나 그림자가 아니다. 모두 실체를 가지고 있지. 네놈은 다섯이나 되는 나를 상대해야만 하는 것이다!"

다섯으로 늘어난 녀석들이 모두 똑같은 말을 내뱉으며 사방으로 퍼졌다. 여러 방향에서 나를 공격하려는 모양이다. 나는 주저함 없이 그 중 한 녀석을 향해 달려가서 검을 휘둘렀다. 다섯 마리의 뱀파이어 들 중에서 유일하게 핵을 가지고 있던 녀석이다.

"뭣이!?"

깜짝 놀란 녀석이 팔을 들어 올렸고 나는 녀석의 핵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지만, 팔을 베어내는데 그쳤다. 그리고 녀석의 팔이 잘려나가는 순간 나머지 네 마리의 뱀파이어 분신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끄악! 네, 네놈이!"

팔이 잘려나간 녀석이 고통과 분노의 감정이 뒤섞인 비명을 지르면서, 남아있는 왼팔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손톱이 나를 노렸지만, 그보다 내 검이 녀석의 남은 팔을 잘라내는 것이 먼저였다.

싹둑!

"끄아아악!"

녀석이 처절할 정도로 고통스러운듯한 비명을 질러댔으나, 나는 일말의 동정심도 품지 않은 체 이번에야말로 녀석의 핵을 베어내는 데 성공했다.

"컥! 이, 이 내가…. 고, 고귀한지, 진혈의 뱀파이어…. 가…!"

마지막 말도 다 끝내지 못하고 녀석의 몸이 검은 연기가 되어 흩어졌다. 시체가 남지 않은 것이 의아했지만, 핵은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아!"

전라의 몸으로 옥좌 옆 바닥에 앉아있던 여성이 탄성을 질렀다.

"드디어, 드디어 자유를 되찾게 되는 거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용사님!"

그녀가 감격한 얼굴로 몸을 일으켜 내게 다가왔다. 눈부신 나신이 너무 매력적이었지만, 나는 눈을 돌리지 않고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괜찮으신가요? 뱀파이어에게 붙잡혀 계셨던 거군요. 이제 안심하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그녀가 점점 더 내게로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은 청수하면서도 가련했다. 뱀파이어에게 붙잡혀 고생했다는 점에서 연민 감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챙!

내가 휘두른 오러가 실린 검이 그녀의 맨손에 의해서 막혔다. 쳇, 쉽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짓인가요?"

"미안하지만, 당신 수작에 넘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말이야."

그녀의 표정이 급변했다. 겁먹은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가우면서도 나른한 권태감과 함께 신비하면서도 요염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가 너무 강렬해서 나도 모르게 몸을 흠칫 거릴 정도였다. 이것이 그녀의 진정한 모습인 것이다. 바로 4 층계의 플로어 마스터, 뱀파이어 퀸.

"큭!"

만약에 이곳으로 향하는 도중에 그 참혹한 광경을 보지 못했다면, 아마도 상대의 외모에 빠져 마음에 빈틈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광경을 다시 떠올리며 눈앞에 있는 상대에 대한 혐오감과 분노를 끌어 올렸다.

더는 눈앞에 있는 여성이 아름답게도, 요염하게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있는 것은 인간을 장식물처럼 수집하고 꾸며둔 사악한 뱀파이어 한 마리뿐.

"호오? 나를 거부하는 것인가? 대단한 정신력이군. 그나저나 어떻게 나의 정체를 파악한 거지? 인간의 수법으로 나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거늘."

"당연한 거다. 이곳에 있던 누구보다도 네년의 핵의 힘이 가장 강력했거든. 도저히 붙잡혀온 가련한 인간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는 말이지."

사실 큐비와 아바타 시스템조차 도 이 뱀파이어 퀸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가 정체를 드러내고 나서야, 아바타 시스템도 그녀를 플로어 마스터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핵?"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마도 핵이라는 것의 개념을 모르는 것이겠지. 알려줄 필요도 없고.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어떤 방에 들어갔었는데 말이야. 그곳의 광경은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참혹한 것이었단 말이지. 그거, 네가 한 거냐?"

"방? 아, 나의 컬렉션을 모아둔 곳에 다녀왔나 보군. 그래 인간이라는 하찮은 재료를 예술로 승화시킨 나의 작품이다."

역시, 이 년은 사악한 뱀파이어였다. 겉모습에 현혹되었다가는 큰일 날뻔했어.

지금도 그녀는 나신을 가릴 생각도 하지 않고, 내 앞에 당당히 모든 걸 드러내고 있었고, 그것은 나에게 상당한 데미지를 주고 있었다. 그녀에 대한 분노와 혐오감으로 그녀에게 넘어가는 일은 없었지만, 한심한 내 본능이 자꾸만 엄한 곳에 시선을 보낼 때가 있었다. 내가 그렇게 수양이 깊은 것이 못되어서 말이다.

잠시 자신의 그 악행을 고상한 취미인 듯 말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분노의 차오른 목소리로 변했다.

"인간 따위 고귀한 나의 취미를 만족하게 해주기 위한 재료에 불과하지. 그런 인간이, 그런 열등한 인간이! 나를 이런 곳에 가두어두고 봉인을 해! 절대 용서 못 해 인간!"

인간이 그녀를 가두어 두고 봉인을 했다고? 전에 비슷한 말을 들었던 적이 있던 것 같은데? 베히모스였나?

그녀의 분노와 함께 성이 흔들릴 정도로 거대한 힘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소름 돋을 정도로 엄청난 기운이었다. 역시 쉽게 가려면, 아까 끝냈어야 했어. 나는 그녀에게 모여들던 기운이 점차 안정되어 감을 느끼며 검을 들어 전투를 준비했다.

"죽여주마, 인간!"

"나 역시 네년이 한 짓을 용서할 생각은 없다!"

"흥!"

그녀의 몸이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눈으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는 움직임!

그리고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서 가녀리지만 방심하면 끝장인 하얀 손이 튀어나와 나를 공격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공격이었기 때문에 대응이 늦었고, 그 공격은 내 갑옷에 큰 상처를 남겼다. 난 한 번의 공격에 갑옷의 1/3 정도가 뜯겨나갔다. 속도와 파워, 무엇 하나 나보다 부족하지 않았다.

거기에 몸을 안개로 변화시킨 뒤 공간을 뛰어넘어 공격해오는 수법은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고작해야 공격해오는 순간 핵의 존재를 느끼고 간신히 몸을 피하는 것이 다였다. 내가 공격을 시도하기 전에 그녀의 공격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녀의 공격 자체는 실체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행해지기 때문에 틈만 생긴다면 핵을 직접 노리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필사적으로 공격을 피하면서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기회보다 먼저 위기가 찾아왔다. 그녀가 내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 나타나서는 나를 보면서 말했다.

"벌레 같은 인간이 벌레처럼 잘도 피해 다니는구나. 그렇다면 이 공격을 받아보아라! 다크 사이트!"

그녀가 양손을 번쩍 위로 들어 올린 후 힘껏 아래로 휘둘렀다. 나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방패를 들어 올렸는데, 갑자기 주변이 새까만 어둠에 둘러싸여 버렸다.

츠팟!

그리고 나의 양옆에서 번쩍이는 낫이 나타나서 나를 동시에 공격해 들어왔다. 왼쪽의 공격은 방패로 막아냈지만, 오른쪽의 공격은 피하지도 못하고 허용해 버렸다.

"크윽!"

이럴 때는 상처가 남지 않는 몸이라 다행이었다. 체력이 많이 줄었지만, 전투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니까. 나는 서둘러 포션을 마시고 체력을 회복했다.

이 공격이 펼쳐지는 동안, 그녀는 아마도 무방비가 되는듯했다. 그녀는 공격을 시도한 위치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그대로 서 있었으니까.

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 달려들어 갔다.

"그래, 어디 발버둥을 쳐봐라."

하지만 그녀의 손짓 한번에 다시 낫이 어둠을 뚫고 나에게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그 공격을 피하려고 사정없이 굴러야만 했다. 이렇게 구르는 거, 참 오랜만이구나.

전혀 반갑지 않은 옛 기억과 함께 이리저리 구르며 공격을 피하느라 도저히 공격할 틈이 없었다. 낫이 휘둘러지는 궤적을 검으로 받아쳐 보았지만, 힘에서 밀렸다. 적어도 마스터급의 오러가 없으면 이 공격을 받아내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절대 4 층계의 플로어 마스터의 수준이 아니야! 대체 뭐야, 저년은!?"

이럴 때 일수록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지만, 오랜만에 땅을 굴러다니게 되니, 나도 모르게 열이 올랐다. 그리고 냉정함을 잃은 대가로 다시 한 번 공격을 허용해야 했다.

"크헉!"

어깨에서부터 반대쪽 허리까지 낫에 의해서 길게 베어져 버렸다. 그리고 이어서 반대쪽 낫에 의해 목부터 꼬리뼈까지 또 한 번 공격을 당하고 말았다.

"크읔, 사, 상처회복!"

포션을 마실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시스템 스킬에 의존할 수밖에는 없었다. 플러스 포인트는 여유가 별로 없는 상황이었지만, 아끼다가 새될 수도 있는 상황인지라 시스템 스킬을 사용하고 말았다. 이제 다음에는 소비량이 2배로 오를 것이다.

하지만 덕분에 위기는 벗어났다. 나는 다시 한 번 이어진 그녀의 공격을 방패와 검으로 각각 쳐내고는 태세를 정비했다.

뱀파이어 퀸이 나를 보는 눈이 약간 이상했다. 마치 희한한 생물을 보는 것 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놈이지? 상처도 나지 않고, 죽지도 않아. 네놈, 데스나이트인가?"

"그런 더러운 언데드따위를 어디다 들이대! 나는 인간이다!"

나는 크게 소리치면 다시 한 번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아무래도 보통 방법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으니 비장의 수를 쓰는 수밖에!

어차피 그녀 하나만 제거하면 끝이다. 나는 뒤를 걱정할 필요 없이 전력을 다할 각오를 하였다.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공격을 멈추었다. 주변의 환경도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나는 어리둥절 해져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말 흥미로운 놈이야. 네놈의 육체, 꼭 손에 넣고 싶어졌다."

그러면서 손을 뻗으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벌이려고!

나는 그녀의 주문이 끝나기 전에 그녀를 공격하려고 하였지만, 그보다 먼저 그녀의 주문이 완성되었다.

"오너라, 나의 수하들이여!"

그리고 내 앞에 검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기 시작했고, 그 안개는 사람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형태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10마리의 귀족 뱀파이어 들 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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