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젼헌터-마물헌터 가되 었습니다-110화 (110/110)

00110  에필로그  =========================================================================

"자, 출발!"

"출발!"

"추, 출발…."

여전히 벨은 기운이 넘쳤고, 아리는 부끄러움이 많았다. 나는 사랑하는 두 여인 사이에 앉아서 말고삐를 쥐었다. 고삐를 잡아당기자 마차에 메인 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벨에게서 며칠 마차를 모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정도 능숙하게 마차를 모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리야, 물병이랑 꽃은 잘 챙겼지?"

"네, 강한 님."

"정말 그거라도 무사한 게 다행이에요. 다른 아티펙트들은 다 사라져 버렸잖아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래도 괜찮아. 이 육체만 멀쩡하면 아무 문제 없어."

게임능력은 사라졌다. 유용한 아티펙트도 다 사라지고 남은 것은 단 두 개.

그렇지만 나에게는 이 육체가 있다. 바로 마스터의 육체. 오러도 사용할 수있고, 신체의 강인함도 그대로다. 단지 게임 능력이 없으니 다치면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적응해야 했지만 말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여전히 핵을 감지해내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수 천m 떨어진 곳의 생명체들 감각을 느낄 수가 있다. 육체는 오러 마스터, 탐지력은 수 천m, 그리고 궁극의 공격기 핵베어내기(가칭).

나는 지금 그렇게도 원했던 먼치킨이 되어있던 거다. 이번에는 온전히 나의 힘. 누군가에게 빼앗길 염려가 없는 나만의 힘이다.

"이 힘으로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하나."

"당연히 영지를 위해서 사용해야죠. 지금도 강한…. 아니, 달링의 힘이 필요한 곳이 얼마나 많은데요."

"나라를 위해서 사용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제국과의 전쟁이 임박했다고 들었는데요."

뭐, 좋겠지. 이제는 여기가 내 세상. 무엇을 하든 간에 두 사람과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일단은 영지를 안정시켜야지. 제럴드가 잘하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나는 가신으로 맞이한 젊은 시장을 떠올리면서 말했다. 그라면 지금쯤 어느 정도 영지에 대해 파악을 끝내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아티펙트가 있으면 아무리 척박한 환경이라도 분명히 번영시킬 수 있을 거예요."

아리가 신성한 물이 흘러나오는 꽃병과 어떠한 척박하고 저주받은 땅이라도 정화할 수 있는 꽃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저 아티펙트들은 다른 것들과는 달리 아리와 함께 결정화가 되었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이 사라진 지금도 남아있을 수 있었다. 정말 천운이다.

"몬스터들도 사냥을 해야 하잖아요. 방금 들린 마을 주변에서도 몬스터가 여기저기 출몰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아마 대륙 전체에 다시금 몬스터들이 출현하기 시작한 거 아닐까요."

이제 와서 몬스터 사냥은 조금 질리기는 하지만,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영주인 내가 한팔 걷어 붙어야지 않겠어? 두 사람은 서포터로서의 능력을 잃어버렸으니, 천생 나 혼자서 돌아다녀야 하겠지만.

"그리고 영지가 안정화 되고 나면 바로 영지 전이다!"

"네에!?"

"설마 달링이 패도의 길을?"

"지금은 우리가 향하는 곳이 스텐베르크 영지가 되었지만, 원래의 스텐베르크 영지를 되찾아야 하지 않겠어?"

"강한 님…."

"하지만 왕국에서 스텐베르크와의 영지 전은 금지했잖아요?"

나는 벨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자신 있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훗, 핑계야 만들면 되는 거야, 만들면. 사후약방문이라는 말도 모르냐?"

"...제가 그 말의 뜻은 잘 모르겠지만, 절대로 사용처가 틀렸다고 생각해요. 달링."

벨이 내 말에 태클을 걸어왔다. 뭐 어때, 의미만 통하면 되지. 그리고 벨이 글썽거리는 눈망울로 내게 말했다.

"강한 님. 저 때문에 라면 괜찮으니까 무리하지 말아 주세요."

"아니, 내가 안 괜찮아. 이제 아리는 내 여자라고. 내 여자의 복수는 내 손으로 이루어야지!"

"강한 님…."

"좋겠다, 아리언니."

벨이 부러운 표정으로 아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는 벨을 향해 한번 웃어주고는 말을 이었다.

"그다음에는 제국으로 가자."

"네? 제국에는 왜요?"

"당연히 벨을 노예로 팔아넘긴 귀족을 잡으러 가는 거지."

"정말로요? 힘들 텐데요?"

"걱정하지 마. 방법은 많으니까."

혼자서 무쌍을 찍으며 제국을 돌파하는 것도 좋고, 밤에 복면 쓰고 그 귀족의 집에 찾아가는 것도 좋다. 왕국에 입관해서 전쟁에 참여하는 것도 괜찮겠네.

무서울 게 뭐가 있겠는가. 이미 난 먼치킨인데.

이 세계에서 내가 할 일은 무척이나 많다. 앞으로 굉장히 바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 아래의 하얀 구름이 우리 뒤로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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