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188)

어쨌든 프리더네 언어로 나오는 스카우트를 부르마네 과학기술을 통해 이쪽 언어로 바꾸었으니, 그것을 측정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야..야무차 350 처..천진반 579 

차오즈 210 야지로베...135 

그..그리고 넌...넌... 13500!!”

“그런 말도 안되는... 저거 고장난 거 아냐?”

계속 기절해있을 줄 알았던 야무차 녀석이 일어나면서 의문을 표했지만...

“미안하지만 네 아둔한 머리보다도 캡슐주식회사의 부르마 아버지 머리가 훨씬 좋거든?

그 분이 직접 개조한 걸 고장이라니...

네 따위가 뱉을 말이 아니지...”

“그..그분?”

“뭐 부르마랑 싸워줘서 고맙다.

덕분에 내 여자가 되어있으니 말이야...크하하하!!”

“이..이 녀석...”

“아아, 지금은 여자의 몸이니 만나도 별 수 없겠지?

애석하게도 부르마는 

여자를 좋아하는 체질은 아니니깐 말이야... 크하하하하!!!”

박장대소하며, 야무차 녀석을 비웃어주었고, 그 녀석은 엄청 열받았으나, 13500에 달하는 내 전투력이 사실임을 알고 있었기에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쯤에서 그만두도록 하지...

내 자네를 계왕님이 계신 곳으로 안내하겠네...”

중년의 모습으로 가운데 ‘神’이 들어간 흰 옷을 입은 녀석이 등장했고, 난 놀려먹는 것을 그만두고, 한 마디만 남긴 채, 신전을 떠났다.

“잘 들어두라구. 너희들이 싸워야 될 상대...

두 명의 사이어인의 전투력은 각각 5천과 2만이다.

그 녀석들이 가지고 오는 재배맨녀석들만 해도 전투력 1200... 지금의 실력으론 털끝하나 건드릴 수 없으니 조심하도록...”

내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렴 어떻겠냐는 심정으로 나는 신의 안내를 받아 염라대왕이 있는 그곳으로 향했다.

“네가 손오공의 동생이냐!”

차마 보기 싫은 녀석을 보고 말았다는 염라대왕의 얼굴...

분하지만, 아직 저 녀석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렇소.”

이렇게 정중히 대답할 수밖에...

“손오공이라면, 방금 뱀길에 들어갔다.

네가 부탁한 이상한 소원 때문에 말이다.”

‘역시...된 건가...’

지구에서 나고 자란..이란 명제를 달긴 했지만, 솔직히 손오공마저 여성이 될지는 의문이었지만, 염라대왕의 성난 얼굴을 보아하니, 내 예상대로 된 것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여튼 저 뱀길만 지나면 위에 계왕님이 계신 작은 별이 보일거다.”

그 말만 남기고는 조용히 

자신의 업무를 하는 염라대왕... 뭐 상관없었다.

“읏챠. 그럼 가볼까?”

“저, 저기 잠시만... 이 뱀길의 총길이는...”

부록으로 딸려온 도깨비 녀석이지만, 

녀석이 말할 내용은 

이미 머릿속에 숙지되어 있었다.

“100만 킬로미터다. 그 얘기지?

구름 아래로 떨어지면 지옥이고...”

“어, 어떻게 그걸...”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럼 난 간다.”

이 말을 마치고 전속력으로 날아가는 나...

“저..저 사람도 반칙 쓴다.”

아마도 손오공을 뱀길로 안내했던 그 도깨비였던 것 같다.

“후우...중간에 뱀공주 성이 있었지? 뭐 상관없지만...”

전투력 1만3천은 폼으로 있는 게 아니었다.

그 따위 뱀한테 먹힐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기에...

나는 안심하며 전력으로 날아갈 수 있었다.

“조금 있으면 보이겠군.

내 소원으로 아름답게 탄생할 그녀가...하하하하!!”

“흐음... 배고파!!”

정신없이 달리는 손오공... 그, 아니 그녀는 지금 달라진 자신의 몸을 보고 놀라 구름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이다.

“그런데 내 몸이 왜 바뀐 거지? 흐음...

힘도 약간 줄어든 거 같고... 기분 탓인가?

아무렴 어때... 훗, 오반이 엄마가 두 명이 되는 건가? 치치가 보면 화내겠다.”

단순명쾌하게 현재의 상황을 해석해버린 그녀는 아무렴 어떠냐는 투였다.

그리고...

“어라? 저거는 뭐지?”

그녀로 바뀌어버린 오공의 눈앞에서 멈춰선 한 개의 점...

그 점은 점차 커지더니, 

지상에서 내려오고 나서는 

한 명의 인영으로 바뀌어버렸다.

“누구...”

“잘 지냈나 모르겠군. 카카로트..아니, 내 둘째 형이라고 해야 되나?”

“둘째...형? 그럼 너도!!!”

“맞아. 사이어인이지...”

“이 자식! 너도 지구를...”

“워워, 진정하라구. 난 지구를 지킬 생각이니깐 말이야...”

“뭐?”

“지구를 사이어인으로부터 지킬 생각이라구.

그러니깐 진정해 형...아니 누나라고 해야 되나?

쿠쿡...”

꽤나 많이 달려온 손오공이지만, 내가 뱀길로 향하기 얼마 전에 달려왔으며, 

죽어서 여기로 올때 고작 

1000 언저리에 있던 그녀에 비하면, 몇 배는 빠른 스피드와 체력을 겸비한 나인지라 금세 따라올 수 있었다.

“뭐야, 그럼 좋은 녀석이잖아. 하하하하!”

“누나 그렇게 웃으면 안된다구. 여자는 호호호!

그렇게 웃어야지.”

“그런가? 하지만 난 이게 편한걸...”

“그래도 웃음소리는 가급적 

낮고 경박하지 않게 하도록 해...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될 수도 있어.”

“알았어.”

지구를 지켜준다는 말에 경계심을 풀어버린 손오공의 몸을 난 찬찬히 훑어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신녀라 봐도 손색이 없겠어.”

손오공 특유의 헤어스타일은 

여자가 되면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지금 그녀의 모습은 원래의 손오공이라기보다는 팡...

그의 손녀가 성장한 모습을 닮아있었다.

‘뭐, 피는 못 속이는 법이니깐...’

대충 생각을 마친 나는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 세계로 오면서 잠시 의견충돌이 있었어.

덕분에 무천도사?라는 에로 할아범을 죽이긴 했지만...”

“뭣이!! 네 녀석이 감히 무천도사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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