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6/188)

“유머감각이 전 우주에서 

가장 뛰어나신 계왕님이 당신이십니까?”

“흐음... 그래! 내가 전 우주에서 가장 유머감각이 탁월한 계왕이다.”

푸른 눈에 선글라스는 안 어울리게 1년내내 끼고 다니고, 고양이가 고향이다... 뭐 이런 허섭쓰레기 같은 농담에도 큭큭거렸던 계왕이 지금 내 눈앞에서 얼쩡대는 뚱땡이라면, 아마 맞을 것이다.

저기 옆에는 계왕의 펫인 바브루스가 있으니...

멍청한 원숭이 같으니라고...

“그런데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나?”

“저, 아니... 우선 소개부터 드려야겠군요.

제 이름은 크루비츠, 그리고 옆에 있는 여인은 제 누이인 손오공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계왕...으읍!!”

버릇없는 행동으로 이상한 개그를 하라거나, 그런 제안을 받게 된다면... 불이익이기에...

나는 얼른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으응? 사이가 좋구나...사이...사이 팔!!”

“..............”

순간 전율이 흐를만큼 차가워진 분위기...

하지만, 이대로 나가면 좋지 않다.

“푸하하하하!!! 역시나 우주 제일의 위트입니다. 쿠쿠쿡...”

“크루비츠 왜 그래 너....으응?

쿠..쿠쿠쿡... 큭큭큭큭...하하하하!!!”

천박한 웃음을 내뱉으며, 

나를 따라 웃음을 짓는 손오공...그건 뭐...

손오공의 옆구리를 있는대로 간질러줬으니..

당연할지도?

“정말로 내 유머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냐 너희들?”

“물론이지요. 계왕님의 위트는 이 은하..

아, 아니 우주 제일입니다. 하하하하..

사이 팔... 그 상황에서 그런 유머가 나오다니...

계왕님밖에 할 수 없는 유머에요. 암요...”

“......................”

‘너무 띄워줬냐...아냐, 아냐...

이 정도의 정적이라면...’

“그렇단 말이지? 크크크큭...

내 위트는 역시 우주제일이야...큭큭큭큭...”

“물론입니다.”

“그런데 너희들... 여기는 무슨 일로 왔냐?”

돌연 띄워준 비행기에서 비상착륙하려는 계왕...

“저희는 계왕님께 수련을 받고자 뱀길에서부터 온 지구인입니다.”

“지구...인?”

“물론이죠. 지구인!!”

“지구인이라... 네가 보기엔 넌 사이어인이 확실한 거 같은데?”

‘제길... 꼬리를 자르는 걸 잊어버렸다.’

아직까지 꼬리는 그닥 쓸모없었다.

그러므로 괜히 냅뒀다가 잡혀서 힘 못쓰는 것보다는 자르는 편이 훨 나았다.

하지만... 무심결에 오공과의 H만 생각한 관계로 꼬리를 자르지 않았고, 계왕은 그것을 보자마자 날 사이어인이라 짐작해버린 것이다.

“하하하하... 지구를 사랑해서 지구인이 된 사이어인...

뭐, 그렇게 해석해주십시오. 계왕님...”

“그런가...아무튼 수행? 위트수업이라면...

힘들텐데, 너희들이 내 위트를 따라갈 수 있을까?”

“위..위트는 포기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계왕님만큼 잘 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힘!

사이어인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배우기 위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힘? 사이어인을 물리쳐?

사이어인이 사이어인을 물리친다....

신종 개그인가? 재미없군 그래...”

역시나 계왕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생각하면 곤란하지...

“지금 지구로 날아오는 사이어인이 둘 있습니다.

그들은 지구를 멸망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것을 막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사이어인이라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 이 지구를 누구보다 사랑하니까요...”

“크..크루비츠 너...”

“흐음...”

다시금 새롭게 나를 바라보는 오공과 계왕...

“너 정말 착한 녀석이었구나!!”

“어라..누, 누나..이건...”

갑자기 달려들면서 나를 힘껏 안는 오공...

이 정도로 얼굴을 붉히기는커녕, 물건에 힘도 들어가지 않는 나였지만, 그래도 계왕 앞에서 이런 행위는 보기 안 좋았기에...

서둘러 떨어질 것을 권고했다.

“크흠!!”

때맞춰 헛기침을 해주는 계왕덕에 간신히 손오공을 떼어낼 수 있었던 나...

“네 마음가짐은 잘 알았다. 그래, 어느 정도 수업을 받을 예정이지?”

“제 추측이지만 사이어인이 지구로 오기까지는 대충 200일정도 남았을 겁니다.

그때까지 사이어인을 처치할 힘을 저희에게...”

“흐음... 솔직히 난 사이어인보다 약하다.

그리고 짐작컨대... 너보다도 지금 난 약하다!”

“그..그런...”

손오공은 말도 안된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계왕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데도 내 밑에서 수련을 받겠다는 거냐?”

그리고 잠시간의 정적...

‘지금이야!’

“전 강합니다.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겐 누구보다 훌륭한 스승이 없습니다.

계왕님과 같은 뛰어난 스승은 

우주에서 찾아도 없을 겁니다.

그런 분 밑에서 수련을 한다니...

그것만으로도 전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비데 신공 12성으로 시전!!

그리고 결과는...

“흐음...좋다! 너는 지금 바로 수업에 들어가도록 하겠다.

지금의 너라면 테스트를 해도 통과할테지...

하지만 너를 따라온 저 손오공이란 여인은!

시험을 치러야겠다.”

“나..나 말야?”

“누나!! 계왕님 앞에서 버릇없이...”

“아아, 됐다. 됐어... 그래, 너 말이다.

넌 아직 내 수업을 받을 자격이 안돼...

그러니깐 일단은... 바부르스?”

“우끼우끼!”

고릴라녀석이 우끼라니...

이상하긴 했지만, 뭐, 같은 원숭이 계통이니깐 상관없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저 녀석을 잡도록 해라. 그 다음에 수업에 들어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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