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188)

“옷을 벗는다.”

“옳지, 누나 착하네...”

개 길들이기를 하듯 

조용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던 나는 

땀에 젖은 그녀의 도복이 

그녀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고, 곧 나신의 자태로 50인분의 식사를 뚝딱 해치우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계왕의 눈을 피해서 

도둑질이라도 하듯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지만...

사이어인만 물리치고나면...

저 별을 내 별장으로 삼으리라...’

이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지만...

포기해버렸다.

10배의 중력에서 있어봐야 

겨우 집 한 채와 고물 자동차, 고릴라에 메뚜기자식, 사과나무 정도가 다인 그곳을 별장으로 삼다니...

차라리 적수없는 천하제일무도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상금으로 지구에 있는 섬을 사들여 별장을 세우는게 훨씬 나을 듯 했다.

‘가장 큰 섬을 사고, 

엄선된 미녀들만 들여놓고, 

하렘의 꿈을 완성하는거야....’

우리집의 메이드들은 120명...

각각 다른 개성을 지녔...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 늙은 마귀할망구한테 예법이니 뭐니 그런걸 배운 탓에 120명 전부...

딱딱하기 그지없는 성격이었다.

게다가 그녀들을 건드려면 업무 외 수당까지 두둑이 줘야 된다.

아무리 한 달 용돈이 5억이라고는 하지만...

그녀들도 돈 맛을 알았는지, 

내가 원할 때마다 그 액수를 올려대니...

이제는 돈의 귀중함을 모르고 살았던 내가 용돈이 없어지는 두려움을 겪게 될 정도로 액수는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젠장, 얼굴, 몸매가 연예인...

미연시 게임 속 히로인급이면 뭐하냐..

한번 할 때마다 5천만원씩 줘야되니...’

그녀들의 1년 연봉 10억에 비하면, 적은 돈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다 흥에 취해 3P, 4P라도 하게 된다면...

한 달 용돈은 내 품에서 사라져버린다.

한여름밤의 꿈이라도 되는 양 말이다.

‘그에 비하면, 같은 미녀들이라도 여기서는 돈도 안 내도 되니...

음허허허! 실로 파라다이스라 할 수 있구나...’

여러명의 미녀들을 안다가 

극락으로 가게 된다는 복상사...

그것도 가현내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느정도 이상의 흥분상태가 되면, 캡슐이 알아서 인지하고, 자동저장 후 강제종료시켜버리니깐...

복상사로 죽을 염려는 없는 것이다.

“크루비츠...크루비츠!!”

“....어? 무슨 일이야...”

“나 밥 다 먹었어.”

“벌써!!!”

어떻게 50인분의 식사를 

잠시 상념에 빠진 사이 전부 비울 수 있단 말인가...

대충 걸린 시간을 유추해보니, 20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얼른 하자.”

“어?”

“약속... 지켜야지. 얼른 하고 수업 받아야돼...”

그리고 오공은 늘 하던 식으로 

내 바지를 벗긴 채 

모종의 의식을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크윽..이건 반칙이라구!!”

“하히한 사아이 자오이야(딴 짓한 사람이 잘못이야.)”

어느새 주도권을 빼앗긴 나는... 정말이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다시 품에 안았다.

사이어인이 지구로 오기까지는 이제 6개월, 

위기감이 조성되는 지구에서 

멀찍이 떨어진 북쪽 계왕별 밑 뱀길에서는 서로 뒤엉킨 남녀들의 교성소리가 아득하게 울려퍼질 따름이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38&WTV1471013=28194894&WTV1392781=23857361&WTV1357910=293774&WTV1357911=2168838&WTV246810=13&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사이어인을 물리쳐라 사이어인!&WTV9172643=“흐흠! 그럼 수업을 시작하도록 하겠다. 크루비츠?”

“예! 계왕님...”

“만물의 기를 모으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그들과 조화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호소하고 명경지수와 같은 깨끗한 마음으로 그들의 기를 감사히 받아들이는 겁니다.”

“에이~~ 그렇게 딱딱하게 말해서야, 네 누이가 알아듣겠냐?”

“우우... 너무 어려워...”

계왕네별에서 한판 벌인 그날로부터 4개월 뒤...

계왕권을 다 마스터한 나와 오공은 지금 원기옥에 대한 수업을 듣고 있었다.

“계왕님의 복안을 헤아려주십시오.”

“거참, 외계인이면서 

지구의 딱딱한 예법은 어디서 배운건지...”

“그럴 일이 있습니다.”

‘젠장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귀빈들 매일매일 만나봐라, 하기 싫어도 자동적으로 나오는 이 딱딱한 어투...

나라고 하고 싶은 줄 알아?’

“흐음... 뭐, 크루비츠 네가 한 말이 맞다.

원기옥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을 만들 수 있는 만물의 기가 필요하다.

순수한 기의 에너지는 

결코 너희들의 힘만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예!”

“대답 참 시원해서 좋구나... 흐흠!

그럼 그 기를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악인의 마음은 절대 그 구슬을 만들 수 없다.

애초에 원기옥을 만든 이유가 

그 악인을 징벌하기 위함인데 악인이 그 구슬을 만든다면, 그만한 재앙이 또 어디있겠느냐...”

“명심하겠습니다.”

“좋아좋아...얌마!”

제대로 이론수업을 듣고있는 나와 달리, 꾸벅꾸벅 졸고있는 오공...

그게 계속 맘에 걸렸는지 계왕이 훈계를 내렸다.

“일주일간 간식금지!!”

“우우...”

역시 오공을 다루는 법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계왕이었다.

“우우...크루비츠...”

“누나가 잘못한 거야. 그러니깐 내 비상식량 달라고 그러진 마, 알았지?”

“뿌우!!”

단단히 삐진 듯 했지만, 뭐 어쩌겠는가, 수업시간에 졸고 있던 사람 잘못이지...

“그럼 수업을 계속하겠다. 악한 사람은 그 구슬을 만들 수도, 만질 수도 없다.

원기옥은 순수한 기가 모임 집합체...

이해하겠느냐?”

“예...”

“자, 그럼 실습에 들어가도록 하자.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리고, 

명상에 잠기듯 조용히 눈을 감아라.”

드디어 원기옥 준비자세에 들어간 나와 오공...

두 팔을 벌리고 조용히 눈을 감자 다음 말이 이어졌다.

“다음에는 마음속으로 이곳에 있는 나무, 꽃, 모든 생물들에게 기를 나누어달라고 외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