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프리저라는 악당으로부터 드래곤볼을 지켜주시게...”
“저...그런데 마지막 드래곤볼은 어디에...”
내가 프리저의 종노릇을 잠시 하기로 선언한 사이,
손오공과 크리링은 원래라면
베지터에서 죽임을 당해야할 나메크성인들에게 볼을 받은 채, 다음 목적지로 자리를 옮겼다.
‘대장로가 있는 곳? 서두르자!’
그리고 그녀들은 자신들이 찾은 볼을,
부르마에게 넘겨주기 위해
자신들의 기지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죠. 크루비츠씨?”
“예 말씀하십시오 프리저님.”
“분명 그대의 전투력은 5천밖에 되지 않았는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진짜 전투력을 이 프리저에게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아... 예 알겠습니다.”
분홍 돼지의 전투력은 2만 3천...
5천밖에 표시가 되지 않았던 내가 이길 확률은 스커우터 상으로는 제로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건 뭐... 내가 기를 최대한 억제한 상태에서 약간...아주 약간 무공술을 펼치기 위해 힘을 줬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지금 프리저는 그 모순된 사실을 증명하고자, 나에게 본신의 실력을 보이라 말하고 있었다.
‘일종의 검사인가? 좋아... 뭐, 기뉴보다는 조금 더 높게 설정해볼까?’
그리고 나는 프리저가 측정하기 쉽게 기를 서서히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3..3만, 4만, 5만...8만... 10만...”
어린 여자아이의 얼굴로 꽤나 놀라는 표정의 그녀...
뭐 당연할 수밖에
‘너한테 보이는 전투력은 고작해야 25만 정도일 거다.
왜냐? 너무 전투력을 높게 설정하면 나중에 제거하려들지 모르니 말이야...’
결국에는 지 말고는 아무도 믿지 않는 프리저 녀석임을 아는 나이기에... 일단은 지보다 훨씬 허약한 녀석이라 방심하게끔 하기 위해 본신의 힘에 반 정도만 펼치는 것임에도 전력을 다하는 척 연기를 하고 있었다.
“2..2...25만... 기뉴 대장보다도 위군요.”
“그래봐야 프리저님에 비하면 멀었습니다. 하하하하...”
어느새 기를 줄이고는 프리저 옆에 대동하는 나.
“흐음... 그런데 사이어인이 아직도 있었다니... 놀랍군요.
분명 혹성 베지터는 운석에 소멸되었다고 들었는데...”
자기가 날려버린 혹성임에도 태연하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그녀...
“다행히 저를 잉태하신 어머니께서 근처 혹성으로 유람을 가셔서 말입니다.
덕분에 운석에도 살아남아 저를 낳으셨지요...
곧 돌아가셨지만...”
원래부터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가상의 어머니를 설정한 나는 그로 하여금 출생의 비밀과 함께 내가 자신을 배신할 일은 결코 없을거라는 믿음을 그녀에게 조금씩 심어주고 있었다.
‘말빨이다. 말빨로 프리저를 조금씩 구워삶는 것이다..
크크크크...’
“흐음, 큐이도 막 도착한 듯 싶군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원래라면 분홍빛 돼지와 마찬가지로 프리저 왼쪽에 시립한 자봉녀석이 읊을 대사지만, 지금 그 녀석은 우주선으로 돌아갔으니, 대신 프리저가 말을 해주었다.
“지금 베지터... 그러니깐 크루비츠씨가 모셔야할 사이어인의 왕자님께서 이 별에 도착했거든요.
제게 반기를 든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와 호각의 전투력을 가진 큐이가 그를 징벌하기 위해 막 도착한 듯 합니다.”
“흐음... 아무래도 큐이씨만으론 부족할 듯 하군요.”
“예? 무슨 말씀이시죠 크루비츠씨?”
“제가 기지에 갔을 때 베지터씨는
어디서 많이 다치셨는지
메디컬 머신에서 치료중이셨더라구요.
프리저님도 아시죠? 사이어인은 반죽음 상태에서 다시 회복하면 전투력이 엄청나게 상승하는 거.
과연 큐이라는 분이 상대가 될까요?”
“흐음... 그건 그렇군요.”
“제가 다녀오도록 하죠. 베지터 녀석...
아직은 신출내기라서 프리저님 옆을 계속 보좌하기도 그렇고요... 대신 베지터를 잡아오면 상이라도 주세요. 헤헤...”
“상이요? 그게 무슨...”
“나중에 잡아오면 말씀드릴게요. 그럼...”
그리고 나는 베지터를 잡기 위해 사라졌다.
‘상이라...어쨌든 남자중에서는 우주에서 제일인 사내니깐... 괜찮을지도? 호호호호!!’
묘하게 웃음을 띄우면서 자신의 기지로 돌아가기 위해 채비를 마치는 프리저였다.
“베지터, 놓치지 않는다.”
한편 베지터를 따라서 나메크성 관광을 온 큐이...
단역 캐릭터인 관계로 별 대사없이 바로 베지터와 맞짱을 뜨러 가는 참 부지런한 녀석이다.
“찾았다. 베지터...하하하하 프리저님의 명령이다.
이걸로 네놈을 당당하게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생애 가장 긴 대화를...아, 아니지.
나중에 베지터한테 빌붙을 때 좀더 긴 대화였으니
무튼지간에 단역치고는 조금
기다란 대사를 읊조리는 녀석이었다.
‘엉아가 얼렁 가줄게. 뭐, 내가 도착해도 네녀석이 죽는 것은 못본 척 해주마...’
단역 캐릭은 사라져주는 것이 예의니 말이다.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거지? 기다려주는 것도 지쳤다고. 큐이”
“하하하하, 네손에 곧 죽을 녀석이...
네 눈은 장식이냐? 스카우터에서 내 전투력이 더 높이 나온게 보이지 않느냐?”
“아직도 스카우터에 의지하다니... 한심한 녀석.”
‘네놈도 한심하다 자식아...
어서 끝내 저 단역 캐릭터...’
이제 뭐 내 전투력도 어느 정도 들어내도 되는 이상, 어지간한 속도로 베지터가 나름 잘난 척 하는 꼴을 보기 위해 멀리서부터 날아온 나...
그리고 지금 이 곳은 한 단역캐릭터의 죽음으로 주연 캐릭터의 파워를 실감하게끔 만드는..
일종의 팬서비스 형식의 전투가 벌어지는 나메크성 어딘가의 벌판이다.
“드디어 라이벌끼리 승부를 낼 때가 온 거 같구나...
하지만 실력이 조금 떨어졌군.
이 정도의 전투력으로는 날 이길 수 없다구 베지터.”
“라이벌끼리라고? 하하하하, 그럼 좋은 걸 보여주지.
내가 지구에 갔을 때 녀석들에게 배운 재미있는 걸 말이야.”
“빨리 도망치는 것 말이냐?”
“전투력의 제어다! 크아아아!!!”
역시 나름 가오를 내주는 주연캐릭터 베지터...흐음
‘그래봐야 발릴 녀석이... 까불고 있어.’
그래도 나름 별 하나는 날릴 정도의 실력을 갖춘 놈들이니...
한번 꼴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봐줄 생각이었다.
그래봐야...
‘베지터 너의 전투력은 2만 6천... 알고 있지만 말야...
그래도 심심하니 한번 봐줄게. 그리고...
네가 큐이를 죽이는 순간, 내가 알아서 발라줄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어느덧 단역 캐릭터와의 싸움은 종반으로 치닫고 있었다.
뭐, 큐이 녀석이 베지터한테 놀라는 장면...
그리고 그것을 지나 지금부터는 자신과 베지터가 힘만 모으면 프리저 따위는 어림도 없다는...
정말 어림도 없는 생각으로
베지터를 꼬시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