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맞는 고통은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자해할 경우, 그 고통은 몇 배나 적용된다.
예를 들어 내가 커터칼로 손목을 그어버린다면...
순간의 섬뜩함 뒤에 밀려오는 따가움과 고통...
그 고통의 몇 배가 나를 엄습해오는 것이다.
물론 자해를 통한 전투력 상승을 막기 위해 그러는 것일 테지만...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자해를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이 덜컥 생겨버렸기에...
‘이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나를 자해하게 된다면 난 2배의 전투력 상승을 겪는다...
그리고 아직은 숨이 붙어있을 대장로를 찾아가 힘을 상승시키게 된다면... 크하하하 4800만...
17호를 흡수한 셀보다도 강해진다. 그럼 쿠우라 정도야 껌이지...’
하지만... 나는 두려웠다.
뭐라고 해야할까...
일전에 초사이어인이 되기 위해 한 자해의 고통...
옆구리를 파고든 나의 주먹... 뭉툭하게 파인 나의 옆구리...
그것을 선두로 인해 채울때의 극렬한 고통...
여자가 아닌지라 출산의 고통은 모르겠지만...
남자가 일생동안 겪을 수 있는 고통을 모두 합해도 이것보다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아팠다.
그래도 그때는 선두가 있었기에 그 고통의 시간이 오래 가지 않았지만...
지금의 경우는 사정이 다를 것이다.
상처 치유에는 제법 시간이 걸리는 메디컬 머신 안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자해하는 것이니...
그 극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
하지만 나는 곧 체념했다.
여기서 2배 상승해봐야 1200만...
프리저는 가지고 놀 수 있어도 쿠우라는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그 결정이 내려진 순간, 나를 감싼 메디컬 머신의 액체용액은 순간적이지만 붉은 색으로 물들어버렸다.
“아무래도 안되겠어.”
“무슨 소리야 오공?”
한편 기분좋게 목욕을 마치고 나온 오공일행...
우유까지 들이키면서 목욕의 여운을 만끽하던 오공은 굳은 얼굴로 말을 했다.
“베지터를 도와주러 가야겠어.”
“말도 안돼. 오공 네가 왜 도와준다는 거야?”
크리링의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악인끼리 서로 맞붙는 상황... 다시 말하면 이이제이인 상황인 가운데 자신들은 어부지리만 취하면 되는 것이었다.
베지터건 아니면 기뉴건 누가 이기건 간에 자신들이 숨어있는 곳을 찾기는 힘들테고, 잠적한 상태에서 크루비츠가 오기만 기다리면 자신들의 승리로 끝날 터인데... 왜 그 악인을 도우려고 하는지...
그녀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베지터는 내가 쓰러뜨려야해.
그리고... 우리 편이잖아?”
단순한 이유... 자신이 쓰러뜨려야 한다는 것과 임시적이나마 자신들의 편이었기에 도와줘야한다는 오공의 말...
더는 듣지 않겠다는 듯 도피처에서 나가는 오공을 바라보며 멍하니 바라만보던 크리링은 쓰게 웃으며 눈으로 오공을 배웅한다.
‘원래 저 녀석은 이해하기 힘든 녀석이었어.
적이라 해도 쉽사리 죽이지는 않았지.’
그러면서 크리링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오공이 나간 자리를 바라보는 오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오공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올테니깐... 믿어. 오반...”
“아...네!”
얼떨결에 오공일행과 같이 목욕해버린 부르마를 제외하고는 그곳에서는 미소가 번져가고 있었다.
“역시... 지금쯤에는 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한편 자신의 언니를 마중하기 위해 나선 프리저...
그런 그녀를 알아본 쿠우라는
허가를 내려 우주선의 입구를 연다.
“오랜만이야. 프리저...”
“온지 오래 되었나요 언니?”
“아니야... 온지는 얼마 안됐어. 뭐 오자마자 한판 벌여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그게 무슨...?”
“제법 쓸만한 부하를 뒀어. 프리저...후훗, 사이어인이라는게 약간 걸리긴 하지만...
심심풀이엔 딱이었어.”
“네?”
쿠우라의 말에 놀라는 프리저... 현재 그녀에게는 사이어인이 두 명 있지만 베지터의 경우는 쿠우라를 만족시킬 만한 전투력이 전혀 없으니...
그렇다는 말은...
“크루비츠... 그가 여기 있군요.”
“아아... 나랑 한판 벌이고 나서 메디컬 머신에서 쉬고있는 중이지...”
“언니는 패배한 상대를 반드시 살려두지 않는데...
어째서...”
프리저는 대놓고 물어보았다.
분명 자기가 아는 쿠우라는 자신과 전투한 상대가 패배를 했을 때 절대 살려두지 않는 여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살려두다니...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후후... 네 부하라고 그러더군. 그리고 사이어인치고는 제법 높은 전투력을 가지고 있길래 실험용으로 살려둔 것뿐이야.”
그러면서 쿠우라는 프리저의 궁금증을 일축했다.
‘우주에서 가장 강한 남자라... 한번 눈독을 들일 만하지...’
그런 자신의 속내는 감춰둔 채...
“위이이잉!”
메디컬 머신이 돌아간지 30여분...
원래는 큰 부상이 없었기에 10분 정도면 충분히 끝났을 치료과정이지만 중간에 사용자가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낸 덕분에 시간이 제법 걸리게 된 것이다.
‘하아... 좋아. 이 정도라면... 이정도면 괜찮을지도...’
2600만...
초사이어인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도 모자라서 지금 시대에는 현존 최강의 전사로 거듭난 나...
덕분에 죽을 듯한 극통을 겪어야 했지만...
그래도 그 고통 때문에 최강의 칭호를 가지게 되었으니 이제는 그 무엇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크하하하! 이제 그 누구도 나를 이길 순 없다. 그 누구도 말이야...”
아무도 없었기에 옷을 입지 않고 한바탕 광소를 하는 나...
그런데...
“호오,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구요?
왠지 다시 한 번 싸워보고 싶은걸?”
“누, 누구.... 헉!”
“그 사이 날 잊어버린건 아니겠죠? 후훗...”
쿠우라... 그래 그녀였다.
그리고 옆에서는... 얼굴을 붉히면서 나를 바라보는 프리저까지...
곤란하다면 나름 곤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딱 하나였다.
‘덮밥’
그래... 오늘은 덮밥을 먹겠다는 생각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46&WTV1471013=101323833&WTV1392781=27184894&WTV1357910=293774&WTV1357911=2471313&WTV246810=41&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3대악마 프리저 조교전성기&WTV9172643=“후훗... 다시 한 판 해볼까요?”
“그, 그게... 저...”
머릿속은 덮밥을 먹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떡밥을 덥석 먹어버린 상황...
떡밥과 덮밥...
언뜻 보기에는 비슷한 단어긴 하지만...
뜻은 완전히 다른 것...
그래도 힘을 가진 이상 내가 두려워할 것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은 전투력 2600만...
쿠우라의 거의 두 배 뻥튀기 된 전투력인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단순히 힘으로만 즐길 수는 없는 법...
일단은 이 상황을 타계할 생각에 프리저 앞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예를 갖췄다.
난 형식상으로는 프리저의 부하로 되어 있으니...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어디 갔나 했더니, 언니의 우주선에 계실 줄이야...
이 프리저 놀라움을 금치 못할 지경입니다.
호호호호....”
‘나 화났어요.’라는 얼굴로 지그시 웃어주시는 프리저 양...
그런다고 해서 쫄을 나도 아니었지만 어쨌든 미안한 얼굴은 만들어줘야 한다.
“죄송합니다. 그게... 잠시 정찰을 하기 위해 나메크성을 둘러보던 중, 쿠우라님을 만나게 돼서 어떻게 잠시 본연의 임무에 소홀해지다보니 부득이하게 프리저님에게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