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꿔놓은 미래도 어느정도 작용을 했는지...
원래의 오공을 부르는 호칭이...
아저씨가 아닌 아주머니가 된...
이상한 경우가 생겨버렸다.
뭐 오천의 경우도 생각보다 일찍나오게 되었으니...
역사가 뒤틀려도 무진장 뒤틀린 셈이지만...
내가 파오즈산에 돌아왔을 때, 치치의 배는 이미 만삭이 되어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 이미
부르마를 통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난 그 배안에 잠들어있는 아기가 오천임을 직감했다.
아마도 3년 뒤에는 2살 정도 먹겠지...
마인 부우 전에서는 10살이 넘을 것이다.
결국, 나 하나 때문에 정상적인 스토리를 벗어나버렸다.
오천이니 트랭크스니 괜히 나 때문에 몇 살을 더 먹게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크루비츠 아저씨가...
여기 시대에 있다고 어머니가 그러셨지?
한번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그리고 무심코 위를 쳐다보는 트랭크스...
그리고 그 뒤에는 한 명의 남자와 네 명의 여인이 서 있었다.
“저 녀석이 프리저님께 악의를 품고 있는 녀석인가요?”
“저런 몹쓸... 대장님 우리가 나서도록 해요.”
“아니... 그냥 너희들은 여기서 기다리도록 해라.
어차피 저 녀석도 초사이어인인 이상, 지금의 너희들은 방해만 될 뿐이니...”
“그치만 대장님!”
“수련! 사천왕의 수칙, 그 첫 번째가 무엇인지 읊어봐라.”
“대장의 말은 절대복종, 그것이 설사 프리저님에 대한 반역이라도 복종해야 한다.”
“알면 됐다. 대기하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 말대로 사천왕들은 자신들의 기를 계속 숨긴채 대기하고 있었고, 나는 빠르게 트랭크스에게 다가갔다.
“누구...서, 설마 크루비츠 아저씨?”
“트랭크스... 많이 컸구나.”
“그야 당연... 근데 어, 어떻게 제 정체를 알고 계신거죠?”
“캡슐 주식회사의 마크, 그리고 보랏빛 머릿결...
하지만 무엇보다도 부르마를 빼어닮았구나. 네 얼굴이...”
“그, 그렇지만...지금의 트랭크스는 갓난아기입니다.
제가 트랭크스라는 건...”
“이미 네 입으로 말했잖아! 그보다, 일단은 넌 빠지도록 해.
괜히 참견해서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행위는 하지 말고...”
‘정확히 말하면 내 계획에 딴지 걸지 말라는 얘기지...’
지금 나서지 않으면 괜히 프리저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죽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버리면 애써 내가 나메크성에서 조교한 것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터이기 때문에...
원래 시나리오대로라면 저 녀석이 미래에서 온 트랭크스라는 사실을 모르는 척하면서 관전해야 하지만, 난 여러모로 프리저를 죽일 생각이 없기에, 본의 아니게 등장해서, 부르마랑 닮았다는 뭐 같잖은 이유를 들먹이며 녀석을 다른 곳으로 내몰았다.
“아, 아저씨...”
정확히 따지면... 아버지이겠지만...
과연 신룡에게 부탁한 그 소원은 누군가가 지우지 않은 듯 했다.
‘수련! 들리나?’
‘예, 말씀하십시오. 대장님.’
‘내가 이 녀석을 대충 처리하고 프리저님을 맞는 동안, 너는 이곳에 들어올 잔챙이들을 막도록 해라.’
‘하, 하지만... 베지터가 오기라도 한다면...
손오공님은 자택에 계신 것이 확인되었지만, 지금 베지터의 기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스카우터에 잡혔습니다.’
‘그 녀석은 내가 맡으마...’
‘그,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 스카우터의 무선을 통해 사천왕 리더 격인 수련에게 명령을 내린 나는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프리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날, 신룡에게 소원을 빈 다음날...
도로 신의 자리를 반납받은 나메크인 녀석이 내가 그곳에 가지 않으면 프리저의 평소 일처리 방식대로 지구의 인간들이 모두 죽어나갈 것이라 이야기했고, 뭐 나 역시도 내 계획을 위해서라면 지금 프리저를 만나두는 것이 좋기에...
처음으로 그 녀석 말대로 따라주었다.
“이제 오셨습니까? 프리저님...”
“크루비츠!!!!!!”
이건 뭐... ‘3대 악마중 1인인 프리저가 이렇게까지 여성적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로멘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내게 달려와 다짜고짜 끌어안는 프리저다.
자, 여기서 농담조로 하나를 얘기하자면, 게임상 내 키는 187cm...
하지만 프리저의 키는 142cm다.
자, 그것을 참고하고 나서 지금의 재회를 떠올리기 바란다.
‘이건 뭐, 초등학교 소풍보낸 딸내미 끌어안는 꼴이구만.’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묘한 웃음을 짓는 쿠우라...
그리고,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 콜드...
하지만 신룡의 소원을 빌어, 세 모녀를 전부 내 소유(?)로 만든 이상, 이런 일에 하나하나 태클을 걸지는 않을 터였다.
“저기, 프리저님...”
“어차피 부하들도 없으니 애칭으로 불러주세요. 크루비츠...”
“하, 하지만 뒤에 콜드님부터 해서 쿠우라님도...”
“이미 크루비츠 당신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으니 상관없어요. 네?
어서요... 헤어진 지 며칠밖에 안되었지만 그래도 당신에게 애칭으로 불리길 얼마나 바랬는지 알아요?”
“그, 그렇다면... 저기 프린... 잠시 할 이야기가 있어.”
“여기서 하면 안되는 이야기인가요?”
“으음, 두분께는 미안하지만... 둘이서 할 이야기니...
잠시 자리를 이동해줬으면 해.”
“흐음... 당신의 뜻이라면...알았어요.”
자, 이걸로 신룡에게서 불확실 판정을 받은 프리저 설득...
준비 끝났고, 나머지 세뇌된 두명은 그대로 둔채...
난 최후의 보루... 프리저에게 영원한 생명 욕망 잠재우기 프로젝트에 들어가기로 했다.
뭐 프로젝트라 봐야 단순한 설득에 불과하겠지만...
“그, 그럴 수는 없어요!!!”
“프린, 내 말좀 들어줘.”
“싫어요! 아무리 사랑하는 크루비츠 당신이라도 지금은 듣고 싶지 않아요.”
“프린...”
“훌쩍, 난... 단지 크루비츠와 오랫동안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냥 당신하고 영원히 살고 싶을 뿐이에요...
그것도 안되는 건가요?”
“미안... 신룡은 나를 어떻게 하지는 못해... 불사의 몸도...
그리고 설사 내가 죽더라도... 날 살릴 수는 없어.”
“크루비츠...”
“여기서 누군가가 이미 드래곤볼을 사용했기 때문에...
앞으로 5년은 걸려... 드래곤볼을 다시 사용하는 데에는...
그래, 이곳 지구를 새로운 기지로 삼아 5년을 버틴다면...
쿠우라님과 콜드님... 그리고 프린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어...
하지만, 난...언젠가는 늙어서 죽게 되겠지...”
“...훌쩍...”
“그렇게 된다면 난 저승에서 프린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
이미 불사의 몸을 가진 프린은 저승에 올 수도 없을거고...
평생을 나 없이 혼자서 살아야만 해...”
“그, 그건... 싫어요!!”
“나도 그래... 그래서 이렇게 양해를 구하는 거야...
우리 둘이서 행복하게 살자...
누구 한사람 먼저 보내는 일 없이... 죽을 때는 같이 죽자...
남아있는 사람 슬퍼하지 않도록...